러브, 마이 러브
배정애 캘리그라피, 북로그컴퍼니 편집부 엮음 / 북로그컴퍼니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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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마이 러브라니. 왠지 딱히 어울리지 않는 도안이면 어쩌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그래도 컬러링이라고 하면 이렇게 사랑스러운 하트가 많이 있는 것도 그리 어색하지는 않겠다 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주 많은 컬러링북을 사거나 해본것은 아니지만 짬짬이 아무런 생각없이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멍하니 앉아있기보다는 손이라도 움직이며 화려한 색을 보고 싶을 때 가끔씩 컬러링북을 꺼내들어 맘에 드는 색연필을 잡아 아무곳이나 펼쳐들고 한두어개 칠하다 덮어두곤 한다. 그럴때는 역시 아기자기하고 오밀조밀한 도안이 있는 것도 괜찮으려니 하는 생각에 이 책을 선택했는데 역시 모든 도안에 하트가 들어가 있다. 그 중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바로 이것.

 

 

어떻게 칠하면 이쁠까 생각하며 망설이다가 역시 LOVE라는 글자는 밝은 색이 좋겠다는 생각에 전체적으로 힘을 빼고 밝은톤으로만 슬슬 칠해나가기 시작했다. 내가 색선택을 잘 못해서인지 전체를 다 채우기 전에는 좀 맘에 들었는데 다 채우고보니 왠지 밋밋해져버린 느낌이다. 그래도 이건 세상 어디에도 없는 나만의 컬러링이니까 나름 괜찮지 않을까?

이 책은 소장하고 있어도 되는 것이지만, 잘 뜯어내면  - 물론 엽서용은 아니다 - 낱장으로 뜯을수도 있어서 지인들에게 카드 대신 선물처럼 보내줄수도 있어서 더 좋다.

엽서 두배의 크기이며 88쪽이지만 한쪽면은 글이 들어가 있어 컬러링을 할 수 있는 도안은 40여개가 된다. 사랑에 관한 좋은 글귀가 담겨있으면 더 좋았을텐데, 조금은 오글거리는 간단한 한두문장 정도가 담겨있어서 아쉽기는 하지만 배정애의 캘리그라피가 아쉬움을 덮어주고 있기는하다.

 

 

갖고 있는 색연필이 수성이라 완성하고난 후 색이 거칠어보여 처음으로 붓질을 해 봤는데 저녁 늦게 별 생각없이 붓을 대버려서 뭔가 하다만듯한 느낌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처음보다는 많이 부드러워졌다는 느낌은 든다. 이렇게 물을 묻혀도 종이에 구김이 가지 않을만큼의 두께이고 완전히 펼칠수도 있게 되어 있어서 그것은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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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의 기도 - 깊은 상처와 갈등을 해결하는 1500년의 지혜
안셀름 그륀 지음, 배명자 옮김 / 나무의마음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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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셀름 그륀 신부님의 글이라니 반가운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런데 좀 더 솔직한 심정을 말하자면, 만약 이 책 '치유의 기도'가 분도출판사나 기타 종교성을 띤 출판사에서 출간이 되었다면 선뜻 읽어볼 생각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한때 종교서적을 많이 읽기도 했고 지금도 역시 종교생활(이라는 표현은 좀 어딘가 이상하지만)을 하고 있는 내가 오히려 종교적인 색채를 띠고 있는 서적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이 이상할지도 모르겠지만 나의 내면은 그렇다는 것이다. 문득 이것은 어쩌면 이 책의 제목처럼 '치유의 기도'가 필요한 상태를 드러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안셀름 그륀 신부님의 글은 어렵지 않은 표현으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게 해주는 깊은 힘을 갖고 있다. '깊은 상처와 갈등을 해결하는 1500년의 지혜'라고 되어 있는 것은 신부님의 말 자체가 아니라 이미 성경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우리의 많은 문제와 갈등을 해쳐나갈 수 있는지 그 답을 보여주고 있으며 그것을 우리가 알아듣기 쉽게 풀어주고 있을 뿐이라는 겸손의 표현이라는 생각을 한다.

지금 괜히 뭉뚱그려 보편적이라 할 수 있는 이야기만 꺼내고 있는데 솔직히 나의 것들을 꺼내기가 쉽지 않다. 구체적인 상황을 이야기하면 이 책을 통해 내가 얼마나 많은 위안을 받고 생각이 달라지고 마음가짐이 바뀌었는지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지극히 개인적인 것들과 내 주위 환경에 대해 털어놓을 준비가 되지는 않았다.

어쨌든 이 책을 읽는 동안 내 안에 얼마나 많은 분노가 담겨있었는지를 깨달을 수 있었고, 갈등이 생긴 사람들과의 관계를 떠올려보면서 그것이 진짜 '사람과의 관계'에서 생겨난 문제인지 '일'로 인해 생겨나는 갈등인지를 구분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무조건 내가 참아야 한다거나, '나 아니면 너의 잘못'이라는 이분법적인 생각을 버리게 되었고 갈등의 해결은 누군가의 승리와 누군가의 패배를 결정짓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깨달았다.

물론 여전히 타인을 원망하는 마음, 특히 어느 한쪽의 이야기만 듣고 다른 한쪽을 일방적으로 폄하하거나 오해하고 따돌리고 있음을 떠올리면 안셀름 그륀 신부님이 이야기하는 지도자와 원로의 품성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실망이 더 커지기는 했지만.

"하느님이 보시기에 올바르게 사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 옳다고 인정받는 것보다 더 중요"(208)하다는 말씀에도 공감하지만, 누군가의 거짓과 편견과 모함으로 내가 올바르지 못한것처럼 비춰지게 될 때 그 누군가와의 갈등 해결은 어떻게 해야되는가... 더 깊이 고민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이 보시기에 올바르게 살아간다면' 보복의 악순환에서 벗어나 좀 더 자유롭게 마음의 평화를 느끼며 치유받게 되리라는 믿음을 갖게 된다. 이제 겨우 한번 읽어봤을뿐인데 정말 많은 위안을 받았다. 부당하게 상처받았다고 느껴질 때, 갈등으로 인해 상처받고 스트레스 받으며 힘들어 하게 될 때 좀 더 자주 이 책을 들여다보며 치유의 기도를 하며 평화를 찾을 수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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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 4 - 수상한 제재소, 개정판
레모니 스니켓 지음, 홍연미 옮김, 브렛 헬퀴스트 그림 / 문학동네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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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레모니 스니켓은 위험한 대결의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다. 사실 네번째 이야기까지 왔다면 이제는 보들레어 삼남매의 이야기가 어떤 위험과 맞닥뜨리게 되고 어떤 위기를 헤쳐나가야 하는지를 담고 있다는 것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것 아닌가?

아니, 그렇다고 해서 굳이 쓸데없는 이야기로 시작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사실 아이들은 길고 긴 이야기를 집중해서 들여다보지 않을수도 있는 것이고, 이야기의 많은 부분에 나오는 대화중에 빤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단어를 마구 설명하고 있는 것을 읽으면서 새삼 이 위험한 대결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이야기야, 라는 것을 깨닫고 있으니까.

이번 이야기는 보들레어 삼남매가 보잘것없는 마을에 있는 행운의 향기 제재소에 머물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이다. 보잘 것 없는 마을이라니, 더구나 제재소 이름이 행운의 향기라니. 왠지 좀 어처구니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번 네번째의 대결에서는 '행운'이라는 말이 얼마나 큰 의미를 담고 있는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보들레어 삼남매를 맡아 줄 새로운 후견인은 이름을 발음하기 어려운, 그래서 그냥 '주인님'이라고 부르는 제재소의 사장님이다. 그곳에서 삼남매는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되어 있는데, 제재소에서의 일이 너무 고되고 점심은 달랑 껌으로만 대신하고 있는, 요즘 표현으로 하자면 아동 노동력 착취의 현장에서 일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 역시 급여대신 쿠폰을 받고 있는데, 그 쿠폰이라는 것이 할인 쿠폰이지만 정작 물건을 사야 할인을 받을 수 있는데 물건을 살 수 있는 돈이 전혀 없다는 것이 문제다. 간혹 어린이용 도서를 읽으면서 느끼는 것은 아이들에게 책 읽기,라는 것은 그저 책을 건네주며 읽어보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님이나 혹은 대화를 이끌어갈 수 있는 누군가가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며 눈높이에 맞춰 이야기속에 담겨있는 것들을 좀 더 올바르게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시간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아무튼 나는 이미 세상을 좀 아는 어른이 되었고, 위험한 대결이 더 많은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데 서둘러 대결을 끝내버리는 것이 좀 아쉽기는 하지만, 내가 알고 있는 것 이상으로 상상력이 풍부하고 깊이가 있는 아이들에게는 또 다른 느낌일 것이라 생각하며 흥미롭게 읽어나가야겠다.

아무튼 보잘 것 없는 마을의 행운의 향기 제재소에서 고되고 힘든 나날이 이어지려나 싶었는데, 클로스의 안경이 깨지는 사건이 생기면서 보들레어 삼남매에게 커다란 위기가 다가오는데....

답답할정도로 긍정적이고 낙천척인 찰스 아저씨와 필 아저씨의 모습이 무기력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어른의 모습처럼 느껴졌었는데 우리가 살아가면서 무조건적으로 수동적인 자세를 갖는 것은 안좋은 것이겠지만 그래도 모든 면에서 밝은 면, 긍정적인 모습을 찾으려고 하는 것은 배울만한 삶의 자세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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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어디에도 없는 호주 TOP10 TOP10 시리즈
앨리스 리 지음 / 홍익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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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싶다,라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은 책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붉은 바위산때문이다. 그것은 울룰루라는 호주 원주민들에게 신성한 공간으로 여겨지는 거대한 바위라고 한다. 사진으로 볼 뿐인데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자연에 대한 경외를 느끼게 해 준다. 그러니까 호주는 울루루 하나만으로도 세상 어디에도 없는 호주,라고 지칭할만해, 라는 생각에 동의하게 된다.

저자는 최선의 선택으로 호주를 택했고, 그곳에서 벌써 12년을 지내게 되었다고 한다. 무엇이 그녀를 그곳으로 떠나게 했는지, 그곳으로 떠날 수 밖에 없었는지는 그녀 개인의 사정이겠지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 책은 그곳에서 살기 위해 떠나는 이들을 위한 조언이 아니라 그녀가 12년동안 살면서 사랑하게 된 호주의 특별한 모습을 모두에게 보여주고 싶어 쓴 책이라는 것이다.

이 책에는 '도전, 치유, 사랑... 모든 것이 가능한 호주를 즐기는 63가지 방법'이라고 되어 있는데, 도시에서 즐길 수 있는 관광뿐 아니라 천혜의 자연 환경을 즐길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이 담겨져 있다. 책을 읽는 동안 조금은 간략하게 설명된 것이 아닐까,라는 느낌이었는데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너무 과하지 않게 자신의 경험과 느낌을 적절히 풀어놓으면서 각각의 테마에 맞는 장소를 소개해주고 있다는 것을 알수있다. 호주를 여행하는 특별한 방법, 같은 것이 아니라 호주의 모습을 그대로 좋아할 수 있는 그런 여행을 소개해주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한 장소를 특별하게 만드는 건 다른 무엇도 아닌 나의 시선이고 경험'(316)이라고 밝히고 있듯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호주, 를 만드는 것은 그녀 자신이고 또 언젠가 그곳으로 떠나고 싶어하는 나 자신일 것이다.

"내게도 호주 곳곳은 나만의 것이다. 나만의 이야기가 깃들어 있기에 남들과 다른 눈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장소들. ... 당신의 이번 여행이 삶을 좌지우지할 만큼 특별한 이야깃거리를 얻을 수 있는 경험은 아닐 수도 있다. 그렇다고 억지로 특별한 무언가를 만들기 위해 굳이 노력할 필요는 없다..... 당신이 무엇을 하든 지금 호주에 있다면 그 순간을 최대한 즐기고 만끽하기를."(318)

크루즈 여행이나 스카이다이빙, 서핑, 세일링, 스쿠버, 번지점프.... 이런 것에는 별 관심이 없었지만 저자의 경험과 곁들여진 이야기를 읽다보면 정말 뭔가 특별한 것이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1년만 안식년이 주어진다면 호주로 여행을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을지라도, 언젠가 호주에 가게 된다면 그곳에서 나만의 특별한 시간을 만들고 싶어진다. 돌고래와 펭귄을 볼 수 있다면 더욱 좋겠고.

한가지 덧붙이자면 이 책 각 장의 말미에는 설명하고 있는 관광지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정보가 설명되어 있어서 호주 여행계획을 세우고 있다면 많은 도움이 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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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에 살다 - 조선 지식인 24인의 서재 이야기
박철상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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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자신의 서재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해 봤을 것이다. 아니, 한번쯤이 아니라 언제나 현재진행형으로 자신만의 서재를 만들려고 하지 않을까 싶다.

나는 어릴적에 내 방, 내 책상, 내 책을 가져본적이 없었다. 그러다가 형제들이 학업으로 인해 집을 떠나있게 되면서 드디어 내 방을 갖게 되었고 물려받은 책꽂이 하나를 갖게 되었다. 그리고 한참 후 직장생활을 하게 되면서부터 책에 대한 열망으로 월급지출의 반 이상을 책값으로 쓰기도 했던 것 같다. 책을 쌓아놓느라 엉망이 되어가는 내 방꼴을 못견딘 부모님이 책장 들여놓는 것을 허락해주셨고 그렇게 하나씩 늘어난 책장이 지금은 네개나 된다. 그리고 그것도 금세 채워져버리고 지금은 책장 앞 바닥에 책들이 수북이 쌓여있다. 그렇게 쌓여있는 책만 헤아려도 이백여권은 쉽게 넘긴다.

조선 지식인 24인의 서재 이야기를 읽고 있으려니 문득 내가 쌓아놓기만 한 책들이 자꾸 눈에 밟힌다. 내가 갖고 있는 것은 책이 아니라 종이뭉치들이며 그것을 쌓아놓은 창고 하나를 마련해둔 것이 아닐까 싶어지는 것이다.

저자의 서재는 수경실 修綆室이라 이름지었다고 한다. 그리고 연이어 지인들에게 지어 준 서재의 이름을 언급하는데 어쩌면 그리도 탐나는 이름들인지. 그러니까 내가 마구 쌓아놓은 책들이 담겨있는 창고같은 방과는 달리 이들의 서재는 이름에서부터 그 안에 담겨있는 책과 책을 읽는 이들의 마음이 어떠한지까지 생각해보게 하는 차이를 느끼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책에 대한 이야기로 잘 알려진 이덕무의 팔분당, 박지원의 연암산방, 정약용의 여유당, 김정희의 보담재와 완당...에 대한 이야기는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물론 그 외에도 정조의 홍재에서부터 시작하여 유득공, 박제가, 초의, 홍대용, 황상...조선시대의 한 획을 긋는 지식인들의 서재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다양한 인물들의 다양한 성격과 성향에 맞게 그들이 꾸미는 서재의 모습도 다양하고 그 안에 담겨있는 서책들의 모양새도 다양하다. 지금 우리들이 각자의 성향과 취향에 맞게 책을 꽂아두거나 책장을 꾸며놓는 것과 그리 다르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조선 지식인들의 서재 모습을 보는 즐거움이 남다른 것은 지금의 나처럼 책을 쌓아두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서재안에 담겨있는 것이 곧 그들의 삶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서재 이름에 담긴 의미를 통해 그들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북학과 연행의 시대였던 19세기 문화를 엿보고자 했으며 변화의 시대를 살아간 지식인으로서 그들의 삶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밝히고 있듯이 이 이야기를 통해 당시의 사회와 문화를 생각해볼 수 있다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

그래서 지금 창고가 되어버린 공간에 담겨있는 사재기한 책들에 대해 미안해진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만 책을 빌려줬다는 이야기에 공감하며 웃기도 했지만, 내가 소유하고 있는 책들이 읽히지 않고 저렇게 묵혀있기만 한다면 그것은 책에게 못할짓이지 않은가 라는 생각이 나의 마음을 찌르고 있다. 내 삶이 담겨있지 않는다면, 나의 내면을 변화시키고 향상시킬 수 없다면 수많은 책을 가지고 있을수록 부끄러움은 더욱 커져만 갈 것이다.

 

"'일속산방'은 '좁쌀만한 집'이란 뜻이다. ... 그의 방에 들어가 보았더니 좌우로는 도서와 제자백가의 책들이 수북하고, 벽에는 세계지도가 걸려 있었던 것이다. 즉, 그 조그만 방안에 온 세상이 다 들어 있었던 셈이다. 그러니 집은 작지만 사실 그 작은 방안에 온 세상이 다 들어 있으므로 세상에서 제일 큰 집이라는 설명이었다"(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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