듄: 더 포토그래피 (포토북) 듄 시리즈
치아벨라 제임스 지음, 안예나 옮김 / 아르누보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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듄 포토그래피,는 부언 설명이 필요없는 말 그대로 영화 듄의 촬영지에서 찍은 스냅 사진집이다. 이전에도 영화 포토그래피 책을 몇 권 보기는 했지만, 정말 이 사진집을 보면서는 소장용 책이란게 이런것이야, 라는 생각을 했다. 그만큼 사진의 화질이 좋고 듄이라는 영화에 대한 궁금증이 더 커지고 있어서 사진을 보며 슬그머니 덮어놓을까라는 생각도 했다. 사실 나는 영화 제작 소식에 영화개봉일을 기다리기보다 소설을 먼저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먼저 했었지만 결국 아무것도 마무리하지 못하고 이 책을 볼 기회가 생겨버렸다. 


소설 듄을 읽기 시작하면서 내가 상상해낼 수 있는 소설 속 장면들이 거의 없다는 걸 깨달으며 영화가 궁금했었는데, 듄 포토그래피의 사진들을 보면서 영화와 소설이 궁금해졌다. 부분적으로 기억나는 소설 속 묘사가 표현된 장면 사진으로 짐작되는 사진도 있고, 촬영 중 쉬고 있는 배우나 스탭들의 사진들, 캐릭터로 분장하는 과정에서 몰입하고 있는 배우의 모습 사진... 전투복을 입은 병사들의 뒷모습 사진은 뭘까 싶었는데 영화 속에서 한명씩 계단을 오르고 옆으로 빠져야하는데 잘 보이지 않는 분장과 현장의 상황으로 인해 미처 빠져나가지 못하고 뒷사람들이 계속 뒤따르며 차곡차곡 쌓여있는 모습이라는 설명 역시 기억에 남는다.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이 사진은 무엇을 의미할까, 라는 생각을 하며 사진을 한 장 한 장 넘겼는데 마지막 책장을 넘기고 약간의 아쉬움을 떠올리고 있었는데 사진 설명이 이어지고 있어서 처음부터 책의 목차를 제대로 살펴보지 않고 무작정 사진부터 보기 시작했다는 당혹감이 느껴졌지만 그것 역시 나름 내게는 좋았다. 사진 설명을 보면서 일방적인 편집자의 이야기를 듣는 것도 좋았을 것 같지만, 이 사진들이 무엇을 보여주고 있는 것일까를 생각해보는 시간도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의 이 느낌과 또 다르게 소설을 다 읽고난 후, 그리고 영화를 보고난 후 이 사진집을 다시 꺼내들면 어떤 느낌이 들까. 분명 지금보다 더 자세히, 더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며 사진을 들여다보게 되지 않을까. 왠지 그 시간이 설레임과 함께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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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그대로의 자연 - 우리에게는 왜 야생이 필요한가
엔리크 살라 지음, 양병찬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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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그대로의 자연,은 말 그대로 자연 그대로의 생태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물론 생태환경에 대한 이야기 속에는 우리 인간을 포함하여 생태계를 설명하고 있으며 그 안에서 살아가는 종의 다양성과 유지, 동식물을 모두 포함하여 '생물권'을 어떻게 인지해야하는지, 그리고 (아마도 대부분 인간으로 인해) 멸종되어가는 동식물을 보호하고 종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들과 더불어 우리가 자연 생태계를 유지보호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풀어놓고 있다. 


언젠가부터 사회현상에 대해 코로나 팬데믹 시대 이전과 이후로 구분지어 말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느끼고 있는데 자연에 대한 인식도 그 시기를 경계로 바뀌게 된 부분이 많은 것 같다. 지구 생태 환경에서는 인간이 바이러스가 아닐까, 라는.

굳이 이 말을 꺼내지 않더라도 이 책의 첫머리에서 언급하고 있는 바이오스피어 2 프로젝트를 떠올리면 지구의 위대한 생태계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보게 된다. 

인간이 자급자족할 수 있는 생명망으로 다른 행성을 식민지화하는 길을 열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담은 프로젝트지만 결과적으로 "인간의 삶을 위해 지구의 생존 가능성을 복제하는 데 실패했으며, 본질적으로 그것이 보여 준 것은 우리의 행성이 기적이라는 것"(14)을 보여주었을 뿐이다. 


저자는 자신뿐 아니라 동료들의 다양한 경험과 연구를 통해 얻은 결과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아주 재미있게 읽히지는 않는다. 생태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재미로 읽을 것은 아니지만 너무 폭넓은 이야기들이 담겨있게 느껴지는 이야기가 처음엔 쉽게 집중할 수 없었다. 책장을 다 넘기고 나면 내가 도대체 어떤 내용을 읽은거지? 하게 되었는데 지금 가만히 이 책의 내용이 뭐였더라...라며 되짚어보고 있으려니 내가 그동안 읽었던 자연 생태에 대한 거의 모든 주제들이 담겨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고갈된 생태계가 이로움을 회복할 수 있을까? 청정 해역을 보호하는 것은 그 장소가 제공하는 혜택을 유지하는 방법이지만, 훼손된 생태계를 되살린다고 해서 예전의 모든 혜택을 다시 누릴 수 있는지는 미지수였다. 그것은 희망과 절망의 차이를 의미했다"(125)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지만 이 문장을 끄집어내는 이유는 그것이다. 훼손된 생태계를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혹은 생태보전을 위한 보호구역을 설정하며 생태계 파괴를 늦춘다고 하더라도 지구의 대자연이 만들어내는 생태계의 기적같은 환경을 인간은 도저히 만들어낼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은 지금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깊이있게 고민해봐야하지 않을까,라는 문제의식을 공유해야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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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턴 숲의 은둔자 캐드펠 수사 시리즈 14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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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드펠 시리즈 14번째 이야기 '에이턴 숲의 은둔자'는 영주의 사망 후 상속자가 된 손주 리처드를 땅부자와 결혼시켜 재산 이득을 취하려는 할머니 디오니시어와 리처드를 성인이 될 때까지 후견하게 된 수도원장과의 기싸움에서 시작된다. 어린 리처드가 본인이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려는 수도원장에게서 손주를 빼내려는 디오니시어는 숲속의 은둔자로 알려진 커스러드를 통해 리처드가 집으로 돌아와야 함을 주장한다. 

서로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에이턴 숲의 은자 커스러드의 심부름꾼으로 수도원을 찾은 히아신스는 되돌아가던 길에 강물이 불어난 곳에서 나무에 깔린 숲지기를 구해주는 선행을 베푸는데, 이후에 나타난 영주 보시에가 찾는 도망친 농노가 히아신스와 동일인일 것 같다는 의심을 하게 되고....


하나의 사건이 또 다른 사건을 일으키고, 이미 그 신분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새로운 인물의 등장으로 누군가의 정체가 드러나게 되면서 사건은 점점 더 미궁으로 빠져들어가는 듯 하다. 여기에 더해 이번 에피소드는 사건의 인과관계를 설명하기 위한 역사이야기가 한조각 더해지면서 더욱 풍부한 내용을 담아내고 있다. 


캐드펠 시리즈의 다른 에피소드들과 마찬가지로 피를 부르는 복수를 옹호하지는 않지만 정당한 결투에 대한 긍정만 있을뿐 살인을 저지른 이의 비극적인 죽음에 대한 연민은 없다. 

그리고 변함없이 조연처럼 등장하는 여성캐릭터들은 자신의 사랑을 스스로 얻을뿐만 아니라 타인에 대한 배려심까지 담고 있음을 보여준다. 

"누구한테 그 책임을 떠 넘기려고? 애먼 하인에게 죄를 뒤집어씌우고 싶지는 않아...... 그렇게 해서 정말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그럴 가능성이 있다면 어떤 고통이든 감수할 용의가 있긴 하지만...."(251)

다른 사람을 난처하게 하고 싶지 않지만 자신 스스로에게는 문제 해결을 위해 고통을 감수하려는 등장인물은 조연처럼 잠깐 등장하지만 너무 멋지게 그려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에이턴 숲의 은둔자,에서 시작하는 이야기는 전혀 예상치 못한 다른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지만 역시 잘 짜여진 스토리를 통해 글을 읽는 재미와 그 안에 담겨있는 배신과 탐욕의 결말이 무엇인지를 드러내보이며 진실과 사랑이 무엇인지를 또한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캐드펠 시리즈가 시대와 세대를 넘어 사랑받고 있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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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동안 잠도 못자고 피곤이 쌓여있기도 하고, 더위에 햇빛 알러지가 올라오기도 하는 것 같고...

그래도 고생끝에 낙이 온다고 했는지.

피부암이 얼굴로부터 번지기 시작한 어머니는 냉각 치료를 몇 번 하고 검은 딱지가 떨어지니 얼굴이 말끔해지고 좋아졌습니다. 물론 잘 드시지 못해서 뼈밖에 안남은 형상이지만.

화장실도 못갈정도였는데 이제 가끔은 혼자서 화장실도 가고 - 이동변기에 대소변을 다 봤었는데 이제 두세번에 한번쯤은 화장실에 가서 대변을 보실정도는 됐습니다.


지난 주에는 저녁 먹고난 후칠동안 잠도 못자고 피곤이 쌓여있기도 하고, 더위에 햇빛 알러지가 올라오기도 하는 것 같고...

그래도 고생끝에 낙이 온다고 했는지.

피부암이 얼굴로부터 번지기 시작한 어머니는 냉각 치료를 몇 번 하고 검은 딱지가 떨어지니 얼굴이 말끔해지고 좋아졌습니다. 물론 잘 드시지 못해서 뼈밖에 안남은 형상이지만.


화장실도 못갈정도였는데 이제 가끔은 혼자서 화장실도 가고 - 이동변기에 대소변을 다 봤었는데 이제 두세번에 한번쯤은 화장실에 가서 대변을 보실정도는 됐습니다.


지난 주에는 어머니 보신을 위해 고기 외식을 했는데 집에 올 때 바짓단이 젖어 있는 것 처럼 보여서 그저 물마시다 흘렸나? 하고 집에와서 바지를 빨아 널고 무심히 넘겼는데, 아침에 일어났더니 어머니가 다리에서 물이 나온다며 휴지로 다리를 감싸고 양말을 신고 있드만요. 

일단 출근했다가 점심시간 직전에 동네 가정의학과에 갔는데 종아리에 작은 구멍이 났는데 거기서 물이 흐른다면서 신장내과로 가보는게 좋을 것 같다고. 그래서 다시 오후 진료가 되길 기다렸다가 2차 병원으로 갔는데 혈액/소변 검사같은 기본검사를 하고 다시 정형외과로, 그곳에서도 별다른 처치는 없고 소독하고 드레싱해서 가제를 대고 붕대를 감는 것으로 처치끝.


피부과 냉각치료는 암산정특례를 받아 치료비가 몇천원인데, 정형외과의 드레싱처치는 집에서도 가능한 것이고마는 이만원이나 받더라는. 


아무튼 한달사이에 오밤중 응급실로 병원으로 전전하고 피곤과 스트레스가 쌓였는데 그래도 오늘은 어머니 상태가 좀 양호해보여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신차리고 보니 한여름이 시작되었는데, 이 여름의 끝에는 분명 좋은 것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믿으며! 오늘도 땀 한바가지 흘리고 졸고 있는 오후에. 잠시 땡땡이를.







요즘은 냥이 팔자 상팔자!

손님이 그렇게나 드나드는데도 저 자세로 잠을 자고 있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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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5-07-02 20: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요즘 날이 너무 더워서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이네요. 이런 더위에 투병하시는 어머님도 옆에서 돌보는 치카님도 모두 힘드시겠어요. 몸도 힘들지만 마음도 힘든 날들이리라싶어 힘내라고 얘기하는 것도 너무 무신경한 말인거 같네요. 그래도 후회없이 지금의 시간을 소중히 하는것 밖에는 없을듯해서 힘내시라고 말씀드려요.

chika 2025-07-03 15:46   좋아요 0 | URL
그렇지요 뭐... 삶과 죽음이 맘대로 되는게 아니라...
순리대로 사는 것이 최고라는 걸 받아들이며 살아가려고 하는 중임다. ^^
 

"나는 종종 사람들이 살인을 하는 이유에 관해 생각한다네. 탐욕이 그중 하나지. 그리고 탐욕은 상속을 받고 싶어 안달을 내는아들의 마음속에서 싹틀 수 있어. 증오 역시 살인을 하는 이유가되는데, 학대받는 하인은 기회가 생길 경우 기꺼이 그런 감정을품을 수 있지. 하지만 또 다른, 보다 기묘한 이유들도 있네. 단순한 도벽 때문에, 혹은 희생자가 나중에 아무 소리도 지껄이지 못하도록 뒷마무리를 확실하게 하기 위해 그런 짓을 벌이는 경우말일세. 딱한 일이지. 휴. 정말 딱한 일이야. 인간은 누구나 언젠가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인데 그렇게 때 이르게 다른 이의 죽음을 재촉하다니." - P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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