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2600

또하나의 숫자,

아이랑 잠을 자야한다고 싸우다가 지고 말았다,

그냥 "엄마 심심해"

하고 노래를 부르다 잠이 들었다,

에고 미안하게 오늘은 머리가 많이 아파서 제대로 놀아주지도 못하고,,,

그래도 오늘은 대청소아닌 대청소를 했다,

먼지도 털어내고,,,이렇게 추운날/ 창문 틀의 먼지도 모두 벗겨내고..그래도 더럽기는 집이 오래되어서..

하지만 손질한 집이랑 그냥 마냥 두는 집이랑은 차이가 있으니...

봄이 되면 창문청소도 해야하는데..14층 너무 무섭다,

처음에 아파트에 살면서 겁이 났다,

한번도 이리 높은 층에 살아본적이 없어서 배란다에서 밖을 내다보는것을 무서워했다,

우리 신랑은 웃을뿐이다. 지금은 적응이 많이 된상태이다. 다만 아이가 배란다에서 창문에 붙어있으면 나에게 혼이 난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아이 낮잠을 재우고 류친구네 집을 잠깐보아주고...집에 와서 저녁을 먹고 ,잠깐 졸았다,

머리가 아프다는 이유로 아이는 혼자 놀고 나는 잠을 잔깐 잤다

그잠이 너무 꿀잠이었다,

아이는 요즘 돌전후 비디오에 심취해 있다,

아빠 나오는 장면은 눈을 모때고 있다,

그런 모습을 보면 안쓰러워진다.

내일은 물감놀이를 해주어야지 너무너무 좋아할것이다.

너무나 사랑스러운 우리딸 사랑한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미설 2005-02-25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류를 사랑하시는 님의 마음이 항상 페이퍼마다 느껴집니다..

울보 2005-02-25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전 베란다 잠궈 두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혼자서 열줄 알아버려서..
그래서 베란다로 나가면 언제나 옆에서 감시감시......

놀자 2005-02-26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높은 곳에 사시네요..하늘 바라보면 정말 멋있을 것 같아요.
땅을 바라보면 아찔하겠지만.(저도 은근히 높은곳을 무서워 하는편;;;)

울보 2005-02-26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복도식 아파트인데요..
아이가 복도에서 안아달라고 하면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가슴이 쿵쾅거려요..
 
 전출처 : 로드무비 > 17777 이벤트는 이렇게 할 생각입니다만

찢어진 굴전 한 장으로 알라딘 서재 요리왕이 되고보니 갑자기 사람이 달라진 듯 송구한 마음 금할 길 없네요. 역시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합니다.(이거 지금 말이 되는 겁니까?ㅎㅎ)

17777 이벤트는 4444 댓글달기로 하겠습니다.  얼마 전의 마태우스님 이벤트에서도 그랬지만 어제 깍두기님 이벤트에서도 여러 님들의 너무 즐거워하시는 모습을 보고 결심을 굳혔답니다. 댓글을 다는 그 바쁜 와중에......

날짜는 17700을 넘긴 날 오후 두 시 어떨까요?  50번째,  100번째,  150번째,  200번째,  250번째 4444 댓글 달아주신 다섯 분께 1만 원 상당의 책 주문해드립니다.

그리고 제 배꼽을 잡게 한 댓글의 주인공 두 분을 뽑아 제맘대로 제가 좋아하는 선물을 드릴까 합니다. 가령 이런 거요.ㅎㅎ   두 개의 머그잔 중 하나(하나는 제가 쓰고 싶어요)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 DVD 중 하나를 고르시는 겁니다.(이미 확보해 놓은 상품입니다.)

그리고 뽑히신 분들의 댓글과 저의 댓글은 계수에 포함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숫자에 많이 약한고로 누가 저 대신 댓글 세는 일을 도와주시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면 로드무비 또 가만 있지 않을 텐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터넷 신조어 '지름신'을 아세요?
<아이뉴스24>
"지름신이 또 강림하셨어요. OTL"

최근 인터넷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장이다. 이 문장에는 수많은 유행어가 생겨나고 사라지는 인터넷 세상에서 요새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두 단어가 포함돼 있다. 바로 '지름신'과 'OTL'.

'지름신'이란 '물건을 구입하다'라는 뜻으로 젊은이들 사이에 흔히 쓰이는 '지르다'라는 단어에서 유래했다.

'지르다'와 '신'이 합쳐진 이 단어는 네티즌들이 물건을 구매할 때 '지름신이 강림하셨다'라는 방식으로 사용된다.

이 '지름신'의 특징은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구입할 때는 사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양한 기능을 갖춘 신제품이나 기능보다는 겉모습과 디자인이 화려한 물건 등을 살 때 네티즌들은 '지름신이 오셨다'라고 말한다.

즉 굳이 필요하지는 않지만 마음에 드는 제품을 발견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 물건을 구매했을 때 그 탓을 '지름신'에게 돌리는 것.

따라서 '지름신'은 '신'이라는 단어를 사용해 '충동적 구매'가 자신의 의지가 아님을 호소하는 네티즌이 만들어낸 기발한 단어라고 할 수 있다.

'지름신'은 휴대폰, MP3 플레이어, 게임기 등 첨단기기에 대한 정보를 나누는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쓰이기 시작해 지금은 여러 곳에서 사용되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이 '지름신'을 마케팅에 활용해 네티즌을 공략한다는 전략까지 세우고 있을 정도다. 인터넷 구매가 클릭이라는 간단한 절차로 이뤄진다는 점에 착안해 첨단기능과 디자인으로 무장한 제품으로 네티즌에게 '지름신'을 강림시킨다는 것이다.

'OTL'이라는 알파벳으로 이뤄진 이 단어는 사실 단어가 아니다. 이것은 '좌절'을 나타내는 이모티콘에 속한다.

땅에 엎드려 좌절하고 있는 모습을 알파벳으로 묘사한 것. 'O'는 머리, 'T'는 몸과 팔, 'L'은 다리를 표현하고 있다. 네티즌 사이에서는 자연스럽게 '좌절했다'라는 의미를 나타낼 때 쓰이고 있다.

한때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안티팬'의 새로운 유형이 등장한 점도 눈길을 끈다. 새롭게 나타난 이들은 '지능 안티'라 불린다. 말 그대로 지능적으로 안티 운동을 펼친다는 것에서 나온 단어.

이들 '지능 안티'들은 포털사이트의 게시판처럼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을 중심으로 활동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지능 안티'들의 가장 큰 특징은 절대 '안티'임을 티 내지 않는다는 것.

이들은 마치 자신이 싫어하는 연예인이나 유명인사의 팬 인듯 행동하며 게시판에 글을 남긴다. 문제는 그 내용이 오히려 해당 연예인이나 유명인사가 비판을 받도록 유도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이를테면 화재나 재앙 등을 다룬 심각한 내용의 기사에 '이게 뭐 중요하다고 우리 오빠들 기사를 안 쓰는 건가요'라는 식의 댓글을 올리는 것이다. 이렇게 '지능 안티'들의 활동이 활발해지자 네티즌들은 이런 '지능 안티'들의 활동을 경계하고 팬과 '지능 안티'를 잘 구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새로운 유행어에 대한 적응과 전파속도가 빠른 인터넷에서는 이같은 신 유행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면 커뮤니티 대화에 참여하기도 어려울 정도다. 때문에 각 포털사이트에는 이런 신 유행어의 뜻과 유래를 정리해 놓은 코너가 등장하기도 했다.

/함정선기자 mint@inews24.com

IT는 아이뉴스24, 연예스포츠는 조이뉴스24
(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아영엄마 2005-02-26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르다, 지름신이라는 말이 알라딘에서만 통용되는 말이 아니었군요..^^; OTL이 뭔 의미인지는 처음 알고 갑니다.

울보 2005-02-26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저도 처음에 여기에서 쓰시는 말인줄 알았는데 아닌가봐요....
 
 전출처 : 놀자 > [이벤트 투표] 최고의(가장 기억에 오랫동안 남은) 순정만화는?

 

★최고의(가장 기억에 오랫동안 남은) 순정만화는?★

 

지금까지 본 순정만화 작품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최고의 작품은 무엇인지 궁금하여 알라딘 마을 주민들에게 물어봅니다.

후보로 거론된 작품들은 제가 좋아하는 순정물 위주입니다(-.-;)

다 보시지 않았더라도 투표해주시구요. 여기서 안 본 작품이 있다면 기회되면 꼭 보시길 바랄게요~

최고라 여겨지는 작품이 후보에 없으면 후보 11번(전 투표에서 일위한 슬램덩크)선택하시고 꼬릿말로 적어주세요~

그리고 후보 중에서 선택 하신 분들도 꼬릿말 남겨주세요~

투표종료가 되는 날에 1분을 추첨하여 만원 상당의 책을 선물로 드립니다.

투표대상자_ 순정물을 좋아하고 자주 보시는 분들만 해주세요~

거짓 투표 하지마세요~

 

후보1_꽃보다 남자(36권 완)

후보2_바사라(일반판 27권 완,애장판 9권 연재중)

후보3_나나(11권 연재중)

후보4_궁(8권 연재중)

후보5_유리가면(애장판 14권 연재중)

후보6_(애장판 5권 완)

후보7_아르미안의 네딸들(14권 완)

후보8_후르츠 바스켓(15권 연재중)

후보9_엠마(4권 연재중)

후보10_노다메 칸타빌레(10권 연재중)

후보11_슬램덩크(전 투표에서 1위한 작품임!) 기타등등으로 생각!

 

 

투표기간 : 2005-02-12~2005-03-05 (현재 투표인원 : 62명)

1.
14% (9명)

2.
6% (4명)

3.
1% (1명)

4.
3% (2명)

5.
8% (5명)

6.
22% (14명)

7.
11% (7명)

8.
6% (4명)

9.
1% (1명)

10.
0% (0명)

11.
24% (15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출처 : 바람구두 > 피아노 치는 좀머씨, 글렌 굴드
글렌 굴드, 피아노 솔로 동문선 현대신서 102
미셸 슈나이더 지음, 이창실 옮김 / 동문선 / 2002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기억하는 한, 나는 대부분의 시간을 늘 혼자서 보냈다. 그건 내가 비사교적이기 때문이 아니고, 예술가가 창조자로서 작업하기 위해 머리를 쓰기 바란다면 자아 규제 ― 바로 사회로부터 자신을 절단시키는 한 방식 ― 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관심의 대상이 될 만한 작품을 산출하고자 하는 예술까라면 누구나 사회 생활면에서 다소 뒤떨어진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 - 글렌 굴드, 피아노 솔로 중에서

영화배우 이은주의 자살을 바라보면서, 이후 나는 점점더 나의 죽음 이후를 상상해본다. 내가 죽은 뒤 나의 사체를 사람들이 발견할 수 없는 아주 깊은 산 속에 버려두거나 아니면 깊은 심연 속에서 두번 다시 햇살 아래로 떠오르는 일 없이 그렇게 조용히 부패해가기를... 한 사람이 죽었다. 그것도 아주 극적인 방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나는 잠시 전 한 회사 동료로부터 그녀의 죽음과 관련한 그럴 듯한 X파일 하나를 전해들을 수 있었다. 우습다. 사람의 죽음이 소모되는 방식이란 구더기가 눈구멍으로부터 스멀스멀 기어나오는 것처럼 잔인하다.

브레히트의 시를 약간 비틀어 말하자면 "물론, 나도 알고 있다. 그들도 모두 죽는다. 오직 운이 좋았던 덕에 타인의 죽음을 오래도록 곱씹을 수 있다는 사실을... '강한 자는 살아 남는다.'가 아니라 살아남았으므로 강한 자임을 깨닫노라면 나는 자신이 미워진다." 오직 인간만이 타인의 손에 자신의 시신을, 최후 처리를 넘긴다. 짐승들은 영혼이 빠져나간 육신을 푸줏간의 고기처럼도 취급해주지 않는다. 죽은 건, 그냥 죽은 거다. 한밤의 연예 프로그램에서 성남 분당의 아파트에서 하얀 시트에 포장된채 들려나오는 여인의 시신을 바라보면서 나는 누군가의 죽음에 질질 끌려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그러자 문득 잠이 오지 않았다. 나는 글렌 굴드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오디오에 삽입한다.

"딴따아앙 따라다라 퉁두르"

뉴욕 필하모닉과 함께 토론토 순회 공연 중이던 레너드 번스타인이 어느날 굴드를 방문했다. 굴드는 자신의 아파트에 번스타인과 함께 있으려 하지 않았고, 그에게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 곧 두 사람은 자동차를 타고 떠났다. 모피와 털로 안을 댄 외투, 목도리 속에 얼굴이 묻힐만큼 깊이 파묻힌 굴드는 창문을 모두 닫고 난방을 최고로 높였다. 그리고 볼륨을 최대한 올린 라디오가 악을 쓰는 상황에서 번스타인은 굴드와 함께 서너 시간 동안 도시 주변을 배회해야 했다. 소음과 땀에 파묻힌 번스타인이 이런 일이 자주 있느냐고 했더니 굴드는 이렇게 대답했다.

"매일!"

하루에 육백마흔네가지 망상에 사로잡히는 나 같은 인간도, 병들어 몸져 누워 있는 동안 욕실 거울을 앞에 두고 면도칼로 스스로의 목울대 대신에 머리카락을 스윽쓱 밀어댄 나 같은 인간도, 회사를 그만두고 삼개월여 동안 두문불출하고 방 안에서만 지내 괴물같이 자란 수염을 보며 텅빈 미소를 지어 보였던 나 같은 인간도 글렌 굴드와 서너 시간 동안 도시 주변을 배회하라면 이렇게 말할 거다. "넌 참 짜증나는 인간이야!"라고...

그런 점에서 나는 이 책의 저자 "미셸 슈나이더"를 감히 존경하고 싶다. 어떻게 하면, 어느 정도로 글렌 굴드를 사랑하면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거지요? 하고 그에게 묻고 싶다. 굴드는 종종 마약이 필요한 나에게 마약 이상의 값어치를 한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지금쯤 백골이 진토되어 나뒹굴고 있을 굴드 자신이 아니라 그가 웅얼대며 남겨논 음반 덕이다. 나는 굴드의 골트베르크 변주곡 뿐만 아니라 골트베르크 변주곡 자체를 무진장 좋아해서 이 곡이 수록된 음반만 대여섯장 가지고 있다. 그래도 내 귀엔 굴드가 최고다. 그의 악보엔 온갖 낙서들이 난무한다. 상념 많은 인간은 스타인웨이 CD318 피아노 앞에서도 끊임없이 웅얼대고 싶어했다. 그가 그랬다.

굴드는 만년에 잠시 야마하를 쓰기는 했지만 그가 즐겨쓰고 좋아한 피아노는 역시 <스타인웨이 CD318> 그것도 그만의 174번째 생산된 피아노였다. 그 피아노를 불의의 사고로 잃기 전까지는 말이다. 1960년 초 굴드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피아노의 건반을 좀 더 가볍게 하기 위해 스타인웨이사의 전속 조율사 윌리엄 후퍼를 불렀다. 후퍼는 스타인웨이 피아노를 애용하는 호로비츠와 굴드를 위해 스타인웨이사측에서 특별히 채용하고 있는 조율사였다. 굴드의 집에 온 후퍼는 굴드와 이야기를 나누다 친근감의 표시로 그의 등을 가볍게 한번 툭 쳤다. 그러나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절대 악수하지 않는다는 결벽증의 소유자. 소련에서 니콜라예바와 악수할 때조차 장갑을 낀 채 였던 굴드에게 이것은 경천동지할 일이었다. 그는 즉시 왼팔과 등에 통증과 왼손 넷째 손가락과 다섯째 손가락이 마비되었다고 주장하며 스타인웨이사에 30만달러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 재판에서 누가 승소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이 사건이 굴드의 노이로제 증세를 더욱 악화시킨 것만은 확실했다. 게다가 굴드는 이전부터 '감기에 걸렸다' 혹은 '신장에 이상이 있다'는 등의 핑계댈 만한 것만 있으면, 아니 핑계될 것이 없다면 만들어서라도 예정된 연주회를 취소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었다. 그는 함부르크에서 휴식하던 중 번스타인에게 이런 편지를 보낸 적도 있었다. "나는 앞으로 유용하게 써먹을 병의 이름들을 적어놓은 리스트를 가지고 있지요. 그리고 특히 콘서트 매니저들에게 효과가 있을 병들을 앞으로도 더 찾아볼 생각입니다." 그의 나이 26세때의 일이다. 결국 이런 글렌 굴드의 꾀병과 노이로제 증세는 정작 그의 몸에 중한 병이 찾아왔을 때 의사가 그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 부메랑이 되어 변변한 치료조차 받을 수 없었다.

문득 독일 작가 파트릭 쥐스킨트가 떠올랐다.
이 인간의 사진 한 장 보기가 어렵다. 그런 점에서라면 J.D. 샐린저도 만만치 않은데, 쥐스킨트는 사람 만나는 걸 꺼리고, 빛을 싫어하고, 누가 그에게 문학상을 수여할 테니 시상식장에 나와달라고 요청할까 두려워서 문학상도 거부한다. 어디가서 자신의 얘기를 전하는 친구에겐 주저없이 절교를 선언한다. 그는 개도 무서워하고, 비위생적이란 이유에서 악수도 거절한다. 그가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 좀머씨는 그래서 쥐스킨트 자신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저 침묵한 채 걸을 뿐, 누가 말이라도 걸라치면 "나를 좀 제발 그냥 놔두시오"라고 외치는... 자기 안에 심연을 가지고 있는 인간은 타인과의 대화를 꺼리게 되는 걸까.

두 번째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녹음한 얼마 후 글렌 굴드는 자신이 거주하던 토론토의 아파트에서 뇌졸중으로 숨졌다. 불을 모두 켜둔 채 잠을 자던 그는 토론토의 찌는 듯한 열기 속에서 죽어갔다. 그의 <데뷔 레코딩곡>이었던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그의 마지막 녹음이 되었다. 굴드는 두 번째 녹음 이듬해인 1982년 10월 4일 토론토에서 51세의 나이로 사망한다. 그가 피아노 건반에 코를 박듯 허리를 깊숙이 숙인 채 연주하는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는 일이 되었다. 우리는 파트릭 쥐스킨트의 소설 속 결말이 어찌 끝나는지 잘 알고 있다. 소설 속의 좀머씨는 호수를 향해 그냥 걸어 들어갔고, 그것을 지켜보는 어린 나는 그가 과연 자살을 위해 호수로 걸어 들어갔는지 그냥 걸어들어갔는지 알 수 없다.

 오늘날 클래식 연주자들은 본인이 원하든 원치 않든 스타성을 발휘하길 원하는 청중들에 의해 둘러싸여 있다.(그렇게 말하고 있는 본인을 포함해서) 사실 고전 음악의 최전성기 때조차 연주자와 작곡가들이 받은 대접이 그렇게 훌륭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는 것이었다. 모차르트는 자신의 몸을 누일 만한 그럴 듯한 관짝 하나도 허용되지 않았고, 오페라 작곡가들은 온갖 연애담과 구설수의 대상이 되어야 했다. 그들이 진정한 예술가로 대접받았던 시기는 고전음악사 전체를 통틀어도 얼마 안 되는 기간 동안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현대에 이르러 연주자들은 더 이상 예술가라기보다는 메이저 음반사에 묶인 상품이 되어가고 있다. 대중들은 마음의 심연을 두드리는 음악보다는 듣기 좋게 짜깁기된 콤필레이션 음반들을 더 선호하고, 불황으로 활로를 찾을 수 없는 음반사들은 음악성보다는 뛰어난 외모를 갖춘 연주자들을 통해 매출을 극대화하려 든다. 글렌 굴드가 이와 같은 이유들로 청중들을 싫어했다고는 할 수 없다. 다만 그는 '음악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청중일수록 연주자에 대해 가학적인 욕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잘 안다는 건, 어떤 의미에선 더 잔인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그건 서로 사랑하다가 이별한 경험이 있는 연인이라면 더 뼈저리게 느낄 수 있다. 내가 당신을 아는 만큼 나는 당신에게 더 잔인해질 수도 있다. 왜냐하면 나는 바로 당신이 사랑해달라고 애걸했던 그곳, 당신의 가장 취약한 곳에 비수를 박아넣을 수도 있으니까. 글렌 굴드는 미치도록 위대한 사람이 되고 싶어했다. 그래서 외로왔고, 무대에서, 콘서트 장에서 홀로 피아노 앞에 앉았을 때 누군가에게 손가락질 당하고 있다는 강박에 사로잡혔을지도 모르겠다. 종종 내 자신이 강박적인 인간이란 사실을 자각하게 될 때마다 나의 상처들이 벌어져 오래된 고름들이 뚝뚝 떨어지는 느낌이 든다. 그럴 때 글렌 굴드는 나에게 좋은 위로가 된다. 사랑이란 모든 걸 다 아는 존재로서의 대상을 상정하지 않는다. 사랑이란 거기 오랫동안 있어주는, 그것이 무엇일지는 나도 모르는 존재를 상정할 뿐이다.

고독 속에 있을 때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 안에 있는가. 밖에 있는가? 음악 속에 있을 때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 이따금 음악이 일체를 엄습해 깡그리 지워버리고 만다. 그리고 음향 외에는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그곳에 없을 수도 있지만, 음향은 거기에 있다. 그것은 거기에 있는 것이다. 때론 아주 미미한 것, 거의 무효화된, 아니면 부서진 무엇일 때도 있다. 하지만 어디에 있는 것일까? 음악은 내 안에 있고, 나는 음악 안에 있다. 피아노를 연주한다는 것은 끊임없이 내부에서 외부로, 내면이 된 외부로 나아감이다. 마치 내면에 외부가 존재하는 양. 음악은 신의 자질들을 지니고 있어 성 아우구스티누스가 말했듯이 보존하면서 채운다. 그것은 에워싸고 조여 온다. 그러면서도 귀로 올라오는 기쁨, 혹은 첨예한 고통으로서, 아주 작은 부분이 되어 내부에 머문다. <글렌 굴드, 피아노 솔로 中에서, 미셸 슈나이더 지음, 이창실 옮김, 동문선 현대신서>

지난 88년 프랑스에서 출간돼 유명한 페미나 바카레스코상까지 수상한 전기문학이지만 매우 특별한 구조를 취하고 있다. 미셸 슈나이더는 굴드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담아 그의 내면으로 침투해 들어간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기인 글렌 굴드를 조금더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누군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닌 다른 존재에 대해 만약 추억하거나 회상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 그것이 혹시 나라면 이처럼 해준다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