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코코죠 > 나는 하늘을 날고 싶다
너, 외롭구나 - 김형태의 청춘 카운슬링
김형태 지음 / 예담 / 2004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스물 여섯살이다. 나는 이십대다. 나는 대한민국에서 노숙자 다음으로 먹고살기 힘들다는 이 땅의 젊은이다. 더이상 누구의 보호도 받지 못하는데 나날이 약해져가는 기이한 회귀를 하고 있는, 어정쩡하고 모호한 경계에 나는 서있다.  

 

어른들은 절대로 가르쳐 주지 않는다. 어떻게 사는 것이 멋지게 사는 것인지. 대학에만 가면 다 척척 알아서 된다고 말하지 않았나? 그러라고 우리를 이십년 가까이 학교에 처박았던 게 아니었나? 그런데 왜 대학을 졸업하고 나니 일자리가 없단 말인가. 아무도 책임지려 하지 않고 누구도 발벗고 나서주지 않는다. 공개적인 놀림감이 되서 발가벗겨진 채 거리에 버려진 기분이다. 온갖 매체와 속칭 열심히 살아왔다는 어른들이 우리를 보고 말한다. 너희는 이태백이다. 이 얼마나 절묘한 말장난인가. 그렇게 이름 지워주니 재미있나? 그들이 꽃이라고 부르니 우리는 그렇게 꽃이 되었다. 코미디언의 탈을 쓴 가수가 나와서 중얼거린다. 청년 실업이 오십만에 육박한 이 시대에 중얼중얼....그러면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터져나온다. 하하하.

 

다행스럽게도 나는 내 입에 풀칠한 만한 일거리는 가지고 있다. 나는 프리랜서다. 회사에 다니지 않고 자유롭게 내가 나를 책임지며 살아간다. 그러나 우리 엄마조차 내가 가끔 돈을 못 벌어오면 과감히 백수라 부른다. 일을 하고 있어도 돈을 벌지 못하는 순간 나는 백수가 되고 이태백이 되고 패배자가 된다. 그러면 어른들은 조용히 잡코리아에 등록하거나 벼룩시장을 뒤적일 것을 권유한다. 일정한 수입이 보장되는 회사에 취직하여 미래를 준비하라는 것이다. 아아, 그건 내가 바라는 삶이 아닌데.
왜 반드시 우리는 어떤 단체에 소속되어 마스게임이라도 하듯이 일률적으로 행동하며 살아가야 하는가. 사람은 양계장 병아리가 아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에 취직하여 적당한 나이에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살아가는 것이 이상적인 삶이라고? 남들과 다르게 살아가면 그건 불량하고 반항적인 행동이라고? 그건 당신들이 미리 만들어 놓은 세상이다. 우리를 백수로 만든 건, 우리가 일해야 할 나라를 앞서 망쳐놓은 당신들의 잘못도 크다. 게으름뱅이라고, 무식하다고, 핸드폰과 연예인과 술과 유흥밖에 모른다고 손가락질할수록, 집에서 노닥거리며 뒹군다고 비웃을수록 우리는 증오가 깊어지고 증오가 깊어지다 못해 무기력해진다. 분노하는 아이보다 무서운 건 분노하지 않는 아이다. 그래, 그래서 이 땅의 이십대들은 좀비가 되었다.

 

그때에 이런 사람이 나타난다. 그는 흰우유와 날계란을 먹으면 배가 빨리 꺼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기뻐하며 대학생활을 보낸 김형태라는 사람이다. 그는 미대를 나왔고, 화가가 되었고 연극배우가 되었으며 만화가를 했고, 황신혜밴드에서 노래를 불렀다. 누구나 한번쯤은 꿈꾸는 세상을 그는 한 손에 다 움켜쥐었다. 그리고 그는 서른 아홉에 드디어 쉰들러가 되어 이 땅의 이십대를 향해 소리치기 시작했다. 야 이 토끼들아 책 좀 읽어라! 집구석에 처박혀 있지 말고 기어나와라! 어른들, 세상탓 할 시간 있으면 평생 하고 싶은 일을 찾는데 투자해라! 꿈이 없다고? 차라리 나가 죽어라. 이것들아, 내 말 좀 들어라. 내가 너희들한테 이야기해줄게. 어른들의 비밀을 말해줄게. 너, 이 놈들아, 너희들, 
외롭구나, 그렇지?

 

그렇게 해서 그는 카운셀러가 되었다. 그의 카운셀링은 기가 찰 만큼 냉정하고 정확하다. 집 안에서 자위를 하다가 사촌한테 딱 걸린 남학생에서부터 가슴이 커서 고민이라는 여학생까지 그를 찾아온다. 가장 많은 건 역시나 태반이 백수인 이십대들이다. 아아, 나는 그의 카운셀링을 읽으면서 비로소, 우리의 문제가 뭔지 알았다. 너무 구태의연해서 이상하게까지 들리는 단어, 꿈 말이다 꿈. 우리에겐 꿈이 없었다. 나이는 먹어가는데 부모님이 시키는대로 공부는 잘 했는데 저는 꿈이 없어요. 그가 이제것 해왔던 500편의 카운셀링 중에 250편에는 이런 이야기가 쓰여 있었다. 그는 냉정하게 말한다. 학교 다닐 때 공부 잘했던 거 다 쓸모없다. 그거 다 니네 부모랑 선생들이 다루기 편하게 하려고 매겨준 등수다. 세상 그렇게 만만치 않다. 일단 십년이 걸리든 이십년이 걸리든 몸바쳐 목숨바쳐 하고 싶은 일 찾아라. 그럼 내가 그 꿈을 어떻게 이루는지 가르쳐줄게.

 

뜬금없지만 나는 한때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하지만 '가지 않은 길' 이 되어 언제나 나에게 푸념거리가 되곤 했다. 아마 내가 그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평생 그랬을 것이다. 그런 내가 토요일마다 홍대 앞 화실을 다니며 누드크로키를 하기 시작했다.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그는 자기의 홈페이지를 들락거리는 젊은이들을 모아 무규칙이종예술단이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얘들아, 집구석에서 기어나와라 좀! 그래서 나는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 나는 아직도 믿겨지지 않는다. 아아, 세상에는 이루지 못할 꿈이란 없구나. 단지 이루지 않고 사는 꿈이 있을 뿐이었구나.

 

현실에서 만난 무규칙이종예술가는 따뜻한 사람이다. 우리는 그를 리더라고 부른다. 그가 돈도 되지 않고 별 재미도 없는 리더가 된 이유는 십년 이십년 후에 새로운 리더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다. 그는 우리에게 막걸리를 따라주며 강조했다. 나는 늙는다. 너희가 리더가 되어야 한다. 인터넷 안에서의 그는 냉철하고 두려우며 가혹하고 칼끝같은 사람이다. 그러나 현실에서의 그는, 단지 이십대를 이쁘게 바라보는 사십대의(그는 서른 아홉살이다) 어른일 뿐이다. 나는 그에게 고맙다. 우리를 버리지 않아 주어서. 우리를 속이지 않아 주어서. 우리를, 사랑해 주어서.

 

그의 카운셀링을 모은 책이 나왔다. 책 제목은 너, 외롭구나. 그렇다 우리는 외롭다. 외로워서 인터넷에 매달리고 외로워서 사랑을 하고 외로워서 도둑질을 하고 외로워서 술을 마신다. 외로운 우리들에게 필요한 건, 매일 똑같은 이력서를 휘갈기며 어디 한자리 궁뎅이 붙여보자고 이를 악문 우리에게 간절한 건 바로 이런 거였다. 한 어른이 이렇게 물어봐 주는 것, 이 자식아 너 외롭구나.

 

당신이 십대라면 미리 김형태를 만나라. 그리고 그 사람이 십대에 어떻게 살아왔는지 물어보고 미리 이십대를 준비해라. 당신이 취직을 못했거나 인간관계가 허섭하거나 되도 않는 일에 삽질만 하고 있는 이십대라면 이 책을 읽어라. 그리고 마음껏 깨지고 다시 시작해라. 우리는 돌도 씹어먹는다는 새파란 이십대다. 능구렁이같은 어른들한테 속아넘어가지 말자. 버티거나 개기자. 이대로 퇴화하지 말자, 제발.
이제 더이상 젊은 나이가 아니라해도, 부디 그와 친구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아이들에게는 어떤 백신이 필요한지 어른들이 많이 알았으면 하고 바란다.

 

김형태, 무규칙이종예술가. 그를 만나기 전에 나는 외로웠었다. 나는 불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하루 하루를 버티는 힘만 가진 가난한 이십대였다. 하지만 이제 나는 외롭지 않다. 그가 나의 목표가 되었으므로. 그리고 나는 어떤 굉장하고 재미난 꿈을 꾸고 있으므로. 목표가 있는 젊음은 돈이 없어도 회사가 없어도 결코 가난하지 않다는 걸 나는 그에게 배웠다.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이십대를 유일하게 사랑하는 한 사십대의 어른으로부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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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날개 > 그들을 따라나서다..
좌린과 비니의 사진 가게 - 408일 세계 곳곳의 감성을 훔친
좌린과 비니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4년 12월
품절


비루파크샤 사원의 원숭이 - 인도 함피, 2004 좌린

좌. 절. 금. 지.


홀로 앉아 있는 원숭이의 모습이 처연하다.
좌절금지라니.. 얼마나 멋진 말인가!


오줌 누는 아이- 인도 함피, 2004 좌린

뒤로 비치는 햇살이 아이를 보호하는 듯한 느낌이다.
그래.. 여긴 지구구나!

갈라진 강바닥 - 요르단 페트라, 2003 좌린

마른 진흙바닥 위에 유난히 눈에 띄는 마른 나뭇잎 하나..
진흙 껍질을 벗겨내면 무언가가 나올것만 같다.

바닷가 - 뉴질랜드 파울윈드 곶, 2003 좌린

바다 색상이 이리 고울수가....
물위를 걷고 싶다.

간판들 - 대한민국 서울, 2001 비니

외국 사진만 있는 줄 알았더니 중간중간 눈에 띄는 우리나라의 사진들.. 이리 보면 늘 보던 광경도 새롭다.
'이국적인 문字들의 향연'이라 표현할만 하다..

전기 물끓이개 - 이집트 시와, 2003 좌린

이거 너무 갖고싶다. 물에 담궈놓고 물을 끓이는 도구라니..!

새떼 - 이집트 카이로, 2003 좌린

새. 떼. 날아간다.


하늘이 눈부시다. 하늘을 가득 덮은 새들이 부러워진다.

팜트리 리조트 - 몰디브 팜트리, 2004 비니

작은 팜트리 섬 네개를 나무다리로 연결했다 한다. 걸어 다니자면 다리 아프겠다..

창 - 이집트 카이로, 2003 좌린

낡고.
지저분한 창이지만.
햇빛은 곱게.
들어온다.


마지막 페이지 사진.. 내 눈에는 이뻐 보이기만 하는 창이다. 창 너머로 보이는 건물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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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하이드 > 입 삐죽이는 아이
작은 별 통신
요시토모 나라 지음, 김난주 옮김 / 시공사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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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모토 나라 .



집에 있는 몇 권의 책( 책이라곤 하지만, 일어로 써져있어 그림만 보는), 그리고 기십만원 하는 요시모토 나라의 시계, 역시 0이 5개나 있는 요시모토 나라의 장난감(?) 까지. 그러고 보면, 그의 어느 그림에서 처럼 'I'm your Fan'

이 책은 요시토모 나라의 일기. 좀 거창하게 말하면 전기이다. 그의 생생한 낙서와 그의 어렸을적부터의 사진들과, 그가 그때그때 들었던 레코드 리스트. 그리고, 그가 찍은 사진들 등이 시기별로 빼곡이 들어차 있다.

'1959년 12월 5일 이른 아침, 나는 이 작은 별을 찾아왔다. ' 로 시작되는 이 예쁜 책은 아오모리 에서 태어나 도쿄에서 학교를 다니다가 나고야로 옮겨 미술을 가르치다가 뒤셀도르프로 유학을 가고, 로스엔젤레스의 UCLA에서 강의를 하고, 파리와 뉴욕을 거쳐 다시 도쿄로 돌아와 있는 그의 이야기이다.

프롤로그에 나와 있듯이, ' 과거를 다시 한번 돌아보는 것은 지금 이 현재에서 과거를 뭐라 뭐라 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최선을 다해 지금을 살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미.술.가. 치고는 많은 책이 이미 나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리 많지 않은 나이에 이렇게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는 책을 만들어서 우리 앞에 왔다.

이 책을 읽고 느낀점 몇가지.

*그는 그림쟁이일지는 몰라도 글쟁이는 아니다. 말이 통하지 않는 외국에서의 생활을 오래 해야했던 그는 '말'이란 의사소통보다는 '그림' 으로 소통하고자 했고, 역시, '그림'으로 보는 그가 더 멋지다.

* 요시모토 나라의 그림에 나오는 입 꾹 다문 아이들, 그리고 눈 치켜뜨고 째려보는 아이들, 때로는 눈 감고 웅얼이는 아이들, 책 읽는 개들은 나라 ' 자신' 의 모습이다. 그는 그 자신을 그렸다고 한다.

* 그는 천재다.  - 운이 좋았다고, 기적이었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의 작품에서 나오는 진한 감수성들은 그의 말처럼 그것이 '일본'을 벗어나면서 배경을 벗어버리고 인물에 집중할 수 있게 되면서 나오게 되었든 아니든 간에 그를 도와주는 많은 사람들. 그의 작품을 보고 전시를 요청했던 겔러리들, 말도 유창하지 않은 그에게 강의를 요청했던 학교들까지, 그를 알아본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의 작품을 팬시용품정도로만 알고, 예쁜 그림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로만 알려져 있는데, 새로운 사실이었다.

* 요시토모 나라와 요시모토 바나나-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은 그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현대작가의 책들이라고 한다. 요시토모 나라의 작품집에 요시모토 바나나가 띠지에 글을 넣어 준 것이 첫 인연이였다고 한다.


왠지  일본책 살금살금 모을 때에 비해 시들해진 한국책 출판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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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책읽는나무 > 어른이 보는 그림책(?)
보름달의 전설
미하엘 엔데 지음, 비네테 슈뢰더 그림, 김경연 옮김 / 보림 / 2005년 3월
평점 :
절판


요즘 <어른들이 보는 그림책> 내지는 <어른들이 읽는 동화>라는 테마의 책들을 종종 보게 된다.
이런 책들은 일단 부담없이 책을 넘기며 읽을수 있어 좋다.
부담없이 읽었으되 책을 덮고 나면 잃어버린 그무엇인가를 다시 가슴속에 주워 담은것 같은 느낌이 있어 또 좋다.
헌데 좋은것은 알겠는데...그게 또 이런 책들은 솔직히 말해 돈 주고 잘 사지지 않는 책들이다.
같은 돈이면 더 오래 소장할수 있는 책들의 가치를 저울질 하느라 내가 구입하는 책 목록표에선 가차없이 소외당하는 책들이다..ㅠ.ㅠ

헌데...요즘 시간이 흐를수록 '아~~ 이래선 안되겠구나!' 라고 새삼 다짐하게 되는데..그 이유는 내가 내새끼를 키우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해본다...내새끼를 키우기 위해서 정서순화를 위해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을 애써 옆에 끼고 봐야만 할것 같기 때문이다..ㅡ.ㅡ;;
좀 이상한 목적으로 어른들이 보는 그림책을 찾는 이유가 되어 좀 거시기하다...ㅠ.ㅠ

오늘 나는 소장가치가 높은 그림책 한 권을 만났다.
그 유명한 미하엘 엔데의 책이다..일찌기 <모모>책을 읽고서 개인적으로 깨달음이 컸던지라 초등학교를 다니는 조카에게 읽어보라고 강요했고(일주일만에 다 읽은 조카에게서 결국 "모모책 재밌어요!"라는 대답을 들은후 집으로 돌려보냈다..^^"")...초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지인의 딸들에게도 또 <모모>책을 안겨주고서 독후감 써서 이메일로 보내라고 협박을 했다..이거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어른답지 않게 강요를 한것 같아 많이 부끄럽지만 이렇게 해서라도 미하엘 엔데의 책을 내주위의 아이들에게 읽히고 싶었다.

그런데 오늘 또 다른 책을 만났으니...이제 조카들은 또 내게서 시달림을 받을 듯 하다..ㅋㅋㅋ
조카들에게 선물을 해주고 싶긴 하나...이책 만큼은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소장해야겠단 생각이 먼저 앞선다..책의 내용자체도 많은 생각을 제시해주고 있지만 일단 비네테 슈뢰더의 그림이 하나의 명화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이책도 작가와 일러스트레이터의 궁합이 잘 맞는 책인것 같다.
몽환적 분위기의 초현실주의적인 그림들이 신비스럽다 못해 사람을 공중에 붕 뜨게 만드는 느낌마저 든다.

성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고고한 은자와 밑바닥을 살았던 도둑!
이 두 사람이 찾으려 했던 진리의 깨달음은 누구나 적중할수 있는 은자가 진리를 깨달았을것이라고 생각하지만...그결과는 정 반대였다.
도둑의 눈에 진실과 허위를 정확하게 비쳐졌던 것이다.
은자는 오히려 눈에 비늘이 한꺼풀 씌어졌는지 오소리를 대천사 가브리엘이라 믿으며 자신이 바로 진리의 깨달음을 얻었다고 생각한 것이다..은자는 오랜세월동안 독실하게 수행을 행하여 왔지만 결국은 자신만의 아집에 둘러싸여 자만심에 빠져 든 경우라고 보여진다.
보통 사람들도 자신의 허점과 단점은 스스로 알지 못한다..유행가 가사처럼 내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 내생각들로 가득차 있기에 자신의 단점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아닌 타인의 눈엔 내자신의 단점이 정확하게 보이는 것이다. 
은자가 범한 우가 바로 이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한다.
은자는 그것도 모르고 도둑이 진리의 깨달음을 얻지 못하는것에 통탄만 하는 모습들이 내모습 같아 보이기도 한다.
나를 먼저 되돌아 보기에 앞서 남을 비난하는 마음이 먼저 앞서는 은자의 모습!..ㅡ.ㅡ;;

암튼...보름달이 뜬 날에 도둑으로 인해 은자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
은자의 깨달음은 바로 나의 깨달음이기도 하다.
미하엘 엔데는 쉽게 지나칠수 있는 것들을 다시 한번 더 생각하게 만드는 큰힘을 지닌 작가라고 생각한다.
글이 만들어낸 그이미지를 비네테 슈뢰더의 아름다운 그림으로 이미지를 확립시켜주니 아이들이 읽으면 유익한 교훈이 될만한 그림책이 되기도 하겠지만...어른들도 한번쯤 읽어봐야만 할 필독서가 아닐까! 라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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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水巖 > 이런 책 0573 - 콩알 하나에 무엇이 들었을까?


"내 안에 세상 있다"
콩알 하나에 무엇이 들었을까?
 

/ 이현주·원경선 등 지음/ 임종길 그림/ 봄나무

김윤덕기자 sion@chosun.com
입력 : 2005.02.25 17:30 58'

나락 한 알 속에 우주가 있음을 일깨우는 일종의 생명철학서다. 이현주 목사를 비롯해 ‘농사 짓는 할아버지’ 원경선, 민속학자 임재해, ‘달팽이박사’ 권오길 교수 등 6명의 저자는 생명에 관한 여섯 가지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려준다.

이현주 목사는 콩알을 골랐다. ‘콩알 하나에 하늘과 땅과 사람이 들어있다’는 어릴 적 아버지의 가르침을 나누기 위해서다. 그 비유가 참 쉽다. “콩알 하나가 생기려면 흙과 빗물, 벌과 나비, 햇빛 등등 온갖 것들이 필요하지? 콩 한 알이 작고 하찮아 보이지만 알고 보면 온 우주가 도와서 만들어내는 엄청난 작품이란다.”

원경선 선생은 “흙 한 줌 속에 지구에 사는 사람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은 생명이 살고 있다”며 아이들 귀를 솔깃하게 한다. 2억 마리 미생물을 비롯해 개미·진드기·지렁이, 이름모를 벌레들까지 우글거리는데, 신기한 건 이들이 서로를 이롭게 하면서 풀과 나무, 꽃과 열매 등 새 생명을 낳고 키운다는 점이다.

권오길 교수의 각시붕어와 조개 이야기도 재미있다. 각시붕어는 알을 보호하기 위해 조개 껍데기 속에 알을 낳고, 조개는 양모(養母)가 되어 그 알을 정성껏 키워준다. 그럼 각시붕어는 그 은혜를 어떻게 갚을까? 재래식 화장실이라면 기겁을 하고, 쌀은 나무에서 흰 눈처럼 흩날리는 줄 아는 어린이라면 엄마랑 꼭 같이 읽어봐야겠다.

※이 기사 작성에는 본지 인턴기자 최혜인(이화여대 국문과 3년)씨가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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