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타이완을 만났다 - 삶이 깊어지는 이지상의 인문여행기
이지상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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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완 지도의 모양새는 마치 통통한 조선무를 연상케 한다.면적 3.5㎢, 인구는 2,350만로서 인구밀도로 보면 수위를 달리고 있다.해방후 한국이 이념과 사상면에서 남북으로 분단된 것처럼 중국도 1국 2체제를 고수해 왔다.중국 대륙이 한국과 수교가 되기 전에는 타이완은 한국의 우방국으로서 모든 분야에서 긴밀하게 외교노선을 구가했던 것이다.그런데 1992년 한.중 수교가 이루어지고 타이완과 멀어지면서 타이완측에서는 한국을 배신자라고 생각하고 그 앙금이 오래도록 남아 있을 것이다.섬나라이면서 아열대와 열대가 공존하는 나라 타이완은 인천공항에서 2시간 반 정도면 도착하는 가까운 나라이다.

 

 나는 대학시절 방학을 맞이하여 4주 프로그램으로 타이완에 랭귀지 코스로 타이완 체험을 할 기회를 놓치고 말았는데 내내 떨군 버스마냥 마음이 아쉽기만 하다.그런데 이렇게 조그마한 나라에 소수민족과 다양한 언어가 공존하고 있다고 놀랍기만 하다.흔히 중국어라고 하는 푸퉁화(표준어)와 민난어,하카어가 있다고 한다.푸퉁화는 백화문으로서 구어 위주로 된 중국어이고 민난어는 중국의 푸졘성과 타이완의 소수민족이 사용하는 언어이며,하카어는 객가족들이 사용하는 언어이다.중국이든 타이완이든 표준어를 구사할 수만 있다면 커뮤니케이션 장애는 크지 않을 것이다.타이완의 중간지대 타이중을 중심으로 그 위는 아열대,그 아래는 열대기후로서 아무리 추운 날씨라 하더라도 한국의 초가을 날씨에 해당하며 스콜성 우기,벼 3모작이 가능한 곳이기도 하다.

 

 한국과 동일하게 일제 50년의 역사적 상처와 고통이 있었지만 그들은 과거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보다는 더욱 전향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 같다.타이완은 쑨원이 제창한 삼민주의의 중화민국 연력을 사용하고 있으며 대기업 위주가 아닌 중소기업이 튼튼한 나라로 1980년대에는 아시아의 용 네 마리로 일컬어지기도 했다.타이완은 동쪽은 고산지대이고 서쪽은 평야지대가  많은데 인구의 80%가 서쪽에 집중적으로 살고 있다.맨 북쪽은 지룽이고 맨 남쪽은 컨딩으로 여행으로서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기차여행이 원활하다는 점이다.

 

 타이완을 무척이나 사랑하는 이지상 작가는 한 두번도 아닌 여섯 번째나 다녀 왔다고 한다.여행작가이기에 가능하기도 하지만 타이완에 대한 무슨 기이한 사연이라도 있는 것일까.알고 보니 이지상 작가는 타이완만이 갖고 있는 아기자기한 맛,풍성한 먹거리,친절하고 자상한 타이완 주민들의 마음 씀씀이가 오래도록 뇌리에 각인되어 있는 것 같다.또한 타이완에 가고 싶도록 유혹하는 것은 물가가 한국보다는 저렴하며 품질도 꽤 좋다는 점이다.

 

 타이완은 북쪽 타이베이를 중심으로 지룽,예류,핑시,주펀과 북동 지역 쑤아오,타이루거 협곡,화롄 해변이 일미라고 생각한다.남동쪽은 타이뚱과 헝춘,컨딩이 있으며,서남쪽은 가오슝과 타이난이 있다.타이완의 곡창지대이면서 중간지대인 타이중,르위엔탄,아리산은 고산지대,호수로서 외국인들의 발길이 잦은 곳이다.작가는 특별히 대륙 푸졘성에서 엎어지면 코 닿을 곳인 마쭈열도를 소개하고 있는데 위치상 국경지대이다보니 경비가 사뭇 삼엄하기만 하다.한국의 연평도와 같은 공기(空氣)를 드리우고 있는 곳이다.

 

 세계 5대 박물관이 있는 타이베이는 가장 높은 101층 건물이 있으며 전철도 발달되어 있는 곳이기에 자신감과 용기만 있으면 자유여행도 충분한 곳이다.한자 문화권이기에 문화적으로 동질성을 느낄 수 있는 나라이다.거창하지는 않지만 융숭하면서도 꾸밈없이 살아가는 타이완 사람들의 따스하고 맛깔스러운 음식군들에 심취하게 되어 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곳이기도 하다.멀지 않은 나라 타이완,마음 놓고 편히 쉬었다 올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에 타이완에 대한 로망과 동경이 더욱 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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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구를 타고 5주간 쥘 베른 걸작선 (쥘 베른 컬렉션) 12
쥘 베른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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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저 2만리》,《80일간의 세계일주》의 작가인 쥘 베른의 색다른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다.경이로운 탐험여행에 공상적 과학의 요소를 잘 살려 내고 있는 쥘 베른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도 미개지에 대한 호기심과 상상력 그리고 미개지를 탐험하려는 도전정신을 잘 그려내고 있다.현재의 시각으로 보면 그다지 신선한 충격이라고 여겨지지 않은 일이지만 19세기 후반 검은 대륙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공중을 나는 기구(氣球)를 타고 대륙을 종횡무진하는 모습에서 쥘 베른 작가는 탐험정신의 진수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쥘 베른의 탐험여행은 일종의 SF소설로 간주되고 독자에게는 나름대로 재미와 흥미,상상력을 고취하고 있는 것이다.

 

 

  3인 1조가 된 기구팀은 잔지바르섬에서 출발하여 남하하여 남아프리카공화국을 경유,모국인 영국으로 돌아가는 여정을 삼고 있다.일종의 여행 견문록으로서 여정과 여정간의 기구에 탄 탐험가들이 접한 다양한 에피소드는 흔히 접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어서인지 손에 땀이 날 정도로 긴장감과 몰입을 더해 주었다.새뮤얼 퍼거슨 박사를 대장으로 친구 케네디 그리고 충직한 하인 조가 기구에 동승하여 검은 대륙 상공을 날면서 아프리카 대륙의 기후,토양,동.식물들의 생태계가 어느 정도 감지하게 되었다. 기구를 타고 공중을 나는 이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질까에 촉각을 세우며 읽어 내려 갔다.

 

 

 아프리카는 자연생태계의 특이한 곳으로서 다양한 동.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는 것을 감지하게 된다.기구를 바라보는 아프리카인의 눈에는 기구가 이양선과 같은 꼴이었을 것이다.추장을 중심하는 하는 집단 공동체 생활에 익숙한 그들은 외지에서 온 그들을 적개심으로 대하는 것은 당연했을 것이지만 퍼거슨,케네디,조는 침착하고도 지혜롭게 대처해 나간다.그러나 가스의 힘과 풍력에 의해 이동하는 기구는 험난한 산맥,강,호수,맹수,조난,폭풍우에 맞서 나가야 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퍼거슨 박사를 중심으로 아프리카 탐험에 나서기 위해 준비한 물품은 천막,모포를 비롯하여 엽총,화약,탄환 등 2톤 가량의 중량이 나갔다.과연 그들은 기구 속에서 5주간을 잘 버텨낼 수가 있을까.

 

 부친이 선장인 퍼거슨,사냥 실력이 출중한 케네디 그리고 수영 실력이 으뜸인 조는 각각의 장점을 살려 아프리카 상공을 무난히 활공하는 줄 알았는데 도중에 조가 호수에 떨어지면서 생사가 불투명해지면서 분위기는 일순 가라앉게 되었다.그러나 이것도 기우에 불과했다.조는 생환하여 퍼거슨,케네디와 다시 합류하게 된다.기구명은 '빅토리아 호'로서 위풍당당하기만 하다.게다가 쥘 베른의 글에 삽화로 그려진 동판화는 기구에 탄 이들의 5주간의 모습을 생동감 있게 재현하고 있다.또한 기구팀이 아프리카를 탐험하게 된 목적은 나일강의 발원지를 찾을 목적이었는데 그만 탐험여정은 예상을 뒤엎는 순탄하지 않게 되었다.예상치 않은 위기,난관에 봉착할 때마다 기구팀 일행은 절대신에게 기도로 의지하는 것이 최대의 정신적 구원이었다.

 

 기구팀은 세네갈 생루이에 도착하면서 5주간의 기구 여행을 마치게 된다.해협,호수,산맥,(아프리카 특유의)풍토병,맹수이라는 위기를 극복하고 고국인 영국으로 돌아가게 된다.기구 여행을 통해 박사인 퍼거슨과 하인 조는 어느새 친구 사이로 바뀌게 되었다.험난한 미개지 탐험을 통해 정신적 우의가 발현하게 되었던 것 같다.과학적 탐험정신과 미개지 문명을 발전시키는 계기를 마련하는 쥘 베른의 역작이라 할 《기구를 타고 5주간》은 19세기 아프리카의 문명과 생태까지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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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15
프리드리히 뒤렌마트 지음, 차경아 옮김 / 문예출판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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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리소설에 맛을 들여 가고 있는 가운데 색다른 추리소설을 접하게 되었다.추리소설의 전형적인 공식이 무엇인가는 한마디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사건.사고가 터지면서 인물과 배경이 복잡하게 얽히고설키면서 경찰과 탐정의 파편적인 흩어진 단서들을 조합시키는 가운데 색다른 반전이 등장하면서 독자들을 미궁(迷宮)으로 집어 넣는 묘미 그리고 범인의 윤곽도 오리무중인 경우 추리소설의 궁극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스위스 작가에 의한 추리소설은 처음 접한 셈이다.작가는 프리드리히 뒤렌마트로서 스위스에서는 국민작가로 칭송이 자자하다고 한다.특히 그가 남긴 《사고事故》는 전후 독일어권 최고 작품으로 찬사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뒤렌마트 작가의 색다른 추리소설이란 아슬아슬하고 환상적인 이야기의 서사가 아닌 이야기의 서사가 약간은 지루하면서 평범한 느낌마저 안기고 있다는 점에서 추리의 본령에서 벗어나지는 않았는가 라는 생각마저 들었다.나름 신선한 추리의 맛을 느낄 수가 있고 공간적,시대적 배경이 스위스라는 독특한 공간이 나를 매료시키기도 했다.

 

 이 글은 『약속』과 『사건 』이라는 두 편을  싣고 있다.추리소설 창작 기술에 관한  강연을 맡은 작가가 강연장에 당도하니 청중들의 숫자는 파리 날리듯 한산하기만 하여 흥이 나지를 않는 참에 취리히 주 경찰국장을 역임한 화자(話者) H박사를 만나게 되면서 약속의 이야기가 전개된다.경찰국장을 역임한 H박사가 약속의 화자가 되는데 10대 소녀만을 골라 살인을 저지르는 연쇄 살인마를 수사하는 이야기이다.소녀가 인적이 드문 산간 숲속에서 누군가에 의해 칼에 찔려 죽게 되는데 동일한 살해사건이 터진다.희생자에게서 나온 초콜릿 봉봉과 같은 것이 단서가 되면서 또 다른 희생자의 단서가 될 공통분모를 찾아 나선다.그런데 연쇄살인 사건을 맡은 수사관은 마태로서 경찰국장을 역임한 H의 부하이기도 했다.공교롭게도 연쇄 살인범은 행상(行商)으로 마태의 오랜 단골이었으며 수사 실적,평가가 좋지 않은 마태는 수사관의 거취 문제를 고려하여 외국으로 나가려다 살인사건 수사를 위해 주저 앉았던 수사관 마태,그는 결국 수사관직에서 해제되고 주유소 일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로이다.극히 평범하기만 한 추리소설이다.희생자는 성범죄의 희생양이 되고 유력한 용의자는 자신의 결백을 시종일관 주장하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두 번째 『사건』은 자신에 관해 털어놓기를 거부하는 작가,자신의 자아를 낭만적이고 서정적인 방식으로 보편화하려 하지 않으며,자신의 희망,이나 좌절에 대해,여자들 곁에 눕는 자신의 버릇에 대해 시시콜콜 털어놓아야 할 의무감을 아예 느끼지 못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이런 작가의 경우,창작은 한결 힘들어지고 외로워지며 또한 무의미해지기 마련이라고 뒤렌마트 작가는 말하고 있다.직물판매 총책임자였던 트랍스라는 사람이 숙박비를 받지 않는 인심 좋은 여관 주인을 만나게 되낟.여관 주인은 여관에 묵고 있는 사람들을 소개하고 한 무리에 들어간 트랍스는 재판 놀이를 하게 된다.트랍스가 피고인이 되어 사건.사고의 상황을 재현하는 것이다.지난날 판사,검사,변호사를 역임했던 사람들은 법조계의 경험과 이력이 몸에 배여 있지만 트랍스는 직물 판매만을 했던 사람으로 법에 관해서는 신출내기티가 물씬 풍긴다.역사상 유명한 재판들을 즐겨 찾고 재미있게 재판 놀이를 한다는 『사고』는 법에 문외한인 나도 직접 원고.피고가 되어 역사상 유명한 인물들의 이력을 비틀어서 재판에 회부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재판,판결은 시대와 사회의 여론에 따라 유.무죄가 되는 가변적 요소가 크기에 실제로 재판 놀이를 해 보면 재판의 현장에 몰입하여 생생한 소재,서바이벌 게임이라는 흥미로운 상황을 연출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또한 뒤렌마트 작가는 일반 독자들이 생각하는 추리소설의 통념 구조를 깨뜨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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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공항을 읽다 - 떠남의 공간에 대한 특별한 시선
크리스토퍼 샤버그 지음, 이경남 옮김 / 책읽는귀족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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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중을 가로지르는 비행기의 정거장은 공항이다.공항은 거대한 거미줄이 얽혀져 있는 난맥과 같은 물질적 공간이다.사람이 떠나고 맞이하기를 반복하는 일상적인 풍경부터 지급을 요하는 물동량이 오고 가는 곳으로서 지구촌의 현대인에게 생활의 편리함과 풍요로움의 상징적인 장소이기도  하다.오랜 세월 배 또는 선박이라는 수단에 의해 사람과 물류가 지역과 지역,나라와 나라를 연결시켜 주었는데 20세기에 들어와 비행기의 발명으로 해상보다는 공중에 의한 이동과 유통이 빈번해졌다.물론 해상과 공중의 인적.물류 비용은 차이가 나지만 시간 싸움을 요하는 것들은 대부분 비행기에 의해 물류이동이 행해지고 있다.

 

 나는 공항에 대한 최초의 기억은 여가수의 대중가요에서 비롯된다.일명 『공항의 이별』이라는 노래이다.사랑하는 사람을 먼 이국으로 보내는 연인의 애달픈 마음을 전하고 있는데 들으면 들을수록 떠나보낸 이를 다시 만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와 미련이 교차하고 있다.세월이 흘러 한국 경제 수준이 높아지면서 해외여행 자유화가 실현되고 경제적 여유가 있는 계층들은 바다 건너 물 건너 비행기를 타고 외국 땅을 밟게 되었다.해외여행 자유화가 실현되기 전에는 반공연맹에서 시행하는 여행교육까지 받아야 했던 적도 있었다.

 

 나는 공항을 통해 비행기로 외국을 갔던 것은 1990년대 초였다.일명 자유여행으로서 혼자서 비행기를 예약하고 외국 땅을 밟고 기한에 맞게 여행을 즐겼던 것이다.그리고 회사 일로 중국에 자주 다녔다.비행기를 이용한 적도 있지만 대부분은 인천에서 배로 떠났다.북한 영해를 침범한다는 이유로 하항했다 다시 상항하는 경로를 밟아 목적지에는 장장 22시간 정도 걸려서야 당도했다.신입사원 시절에는 2등석을 끊어 주어서 맨 밑바닥 층에서 생면부지 사람들과 비좁은 공간을 한 침실로 사용해야 했고 직급이 올라가면서 1등석으로 클래스 변경이 되어 잠깐이나마 호사와 여유를 누릴 수가 있었다.반면 비행기는 대부분 이코노미석으로 시간은 1시간 반에서 2시간 정도면 닿을 수 있는 거리여서 피곤하면 잠시 눈을 붙이고 그렇지 않으면 조용히 명상에 잠기다 이국 땅을 밟게 되었다.외국을 향해 떠날 때는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차고 귀국할 때에는 현실로 다시 돌아오는 이유로 마음이 무겁기까지 했다.

 

 공항은 사람들의 정체를 수상히 여기거나 신분을 확인하는 장소이고,남들에게 자신을 과시하는 장소이고,사생활이 먼저냐 국가 안보가 우선이냐를 놓고 갈등을 빚는 현장이며,애국심과 기동성의 특권을 조정하는 종합 공장이다.  -P8

 

 해외여행이 보편화된 현 시점에서도 공항을 이용하는 계층은 경제적,신분적으로 위상이 높은 사람들이 많다.개인적 업무든 사용(社用)이든 일정한 준비 절차를 거쳐 탑승권,공항 심사대 통과,탑승의 순으로 이어진다.정해진 게이트를 넘어 비행기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의 기분은 구름 위를 거니는 것과 같다.그런데 미국의 9.11 테러사건이 발생하면서 공항 관제탑의 판옵티콘은 전방위 검사 체제로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그리고 외국 땅을 밟는다든지 귀국할 때 마지막 관문은 수하물을 찾아 검사대를 통과하는 것이다.공항은 스크린에서 시작하여 스크린으로 끝난다해도 과언이 아니다.보안을 목적으로 한 승객의 신체,수하물 검사는 자칫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의 여지도 있겠지만 결국은 개인과 사회,국가의 안녕과 안전을 위한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겠다.

 

  공항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이해하고 특별한 시선으로 공항을 접하기 위해 쓰여진 이 도서는 떠나고 보내는 사람들과의 만남과 이별을 시작으로 다양한 에피소드가 담겨져 있다.공항의 묵시록과 같은 문인들의 글을 접목시켜 공항이 주는 이미지를 비롯하여 텍스트적이고 생산적이고 보안적인 측면까지 두루 생각하는 공항의 인문학적 시각을 새롭게 배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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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서양사 편력 1 - 고대에서 근대까지
박상익 지음 / 푸른역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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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양사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은 내게 재미와 유익함으로 가득찬 시간이 되어 다행스러웠다.연구논문과 같이 시대별,사회상황,통치체제 등으로 엮어져 있었더라면 재미와 유익함은 반감되었을 것이다.그런데 시대별 주요 이슈를 객관적이면서도 이해력을 돋구기 위해 현대 한국 정치,사회의 단면과 연관지어 놓은 점이 큰 특색이다.시대와 국적은 달라도 정치,사회의 속성,풍향계는 오십보백보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인류가 동일하다는 고대를 시작으로 중세,근대 Ⅰ,Ⅱ,현대에 이르는 시기를 99개의 이슈를 발췌해 놓았다.박상익 저자는 존 밀턴과 관련하여 5개의 이슈를 별도로 추가하여 해설해 주고 있다.종교가 권력이 될 때,한국 지식인에게 과연 영혼은 있는가 라는 부분이 (약간)식상하지만 주목되는 부분이었다.세계사를 통해 서양의 역사를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이슈를 문제화하여 소개하고 있는 것은 내게는 신선한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었다.나치에 의해 유대인이 무참하게 홀로코스트 당하기 직전의 유대인들의 평화로운 일상의 모습을 보니 인간,인류의 운명이란 무엇인가를 되뇌이곤 했다.

 

 패자도 동화시킨 로마인의 정치적 지혜는 한국 사회를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되었다.한국 사회의 기회구조에 공평하게 참여하고 한국인으로서 소속삼을 갖게 하는 것은 사회 발전의 중요한 조건이고 원동력이다.특히 상생이 아쉬운 시대에서 한국 사회 구성원간의 관용과 배려는 절실한 부분이 아닐까 한다.남북 분단,지역 대립이 팽배한 한국 사회는 '이민족'에 대한 관용을 배워야만 한다.또 하나 '반달리즘'과 피맛골 부분을 읽으면서 문화와 유적을 파괴한다는 것은 반달리즘의 전형이고,개발의 명목하에 피맛골을 전면 헐어내고 현대적 상가로 탈바꿈한 것 역시 반달리즘이 보여 준 상징물이다.산업화,도시화 필요하기는 하지만 오래도록 보존하고 후세에게 물려 줄 유산은 전면 개조하지 않고 개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중세 시대는 교황과 영주가 사회를 지배하던 시기로서 사회적 다양한 영역은 어떠했을까.다행히도  종교.문학.건축.교육 방면의 문명이 활짝 꽃을 피웠던 시기였다.국민들의 생활 수준 향상,국민국가 수립,고등 교육 기관 형성,문학과 예술의 위대함을 증명했던 시기였던 것이다.눈길을 끄는 대목은 20세기 말 미국 케이블 방송이 서기 1000년에서 2000년까지 세계 역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인물 중 1위로 뽑힌 사람은 활판인쇄술의 선구자 구텐베르크였다.물론 구텐베르크보다 앞서 만든 직지(直指)는 더욱 자랑스러운 인쇄술이 아닐 수가 없다.

 

 루터의 종교개혁부터 근대로 분류하면서 근대 부분은 상당량의 이슈를 소개하고 있다.루이 14세가 전쟁과 건축에 몰두하여 프랑스 경제를 거덜 냈던 것을 MB 정부와 견주어 들려 주고 있다.국민의 혈세를 거둬 들여 인위적으로 만든 4대강 사업은 수미일관 문제 투성이였다.19세기 말 프랑스에서 거울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 여인들이 거울 앞에서 자신의 미적,심리적 부분을 드러내려 했던 부분이 인상 깊게 다가온다.《옥스퍼드 영어사전》제1권이 간행된 뒤 초판(전 10권)이 완성되기까지 44년이 걸렸다는 점,남녀가 평등 선거권을 획득하기까지 거의 1세기가 걸렸다는 점 등을 접하게 되었다.

 

 21세기 한국 사회는 겉으로는 풍요로운 사회이다.정치적 민주화가 이룩된 만큼 국민의 의식수준이 꽤 높다.그런데 저자가 말한 바와 같이 한국 사회는 감정과잉 사회,'패거리의 이익'을 위한 사회가 아닐까 한다.아무리 옳은 말도 '싸가지 없게'하면 용납하지 않으려 하고,합리적 설명을 들어도 '패거리의 이익'에 어긋나면 한사코 귀를 틀어막는 소통불능의 풍토이다.과연 한국 사회는 합리성.도덕성을 내면화한 '근대적 개인'은 요원한 것인가.이 글은 저자가 서양사의 주요 이슈들을 두루 섭렵한 시간 여행이었다.또한 우리의 현실을 비춰 주는 거울이 될 만한 서양사의 주요 장면들이면서 어떠한 삶을 영위해 가는 것이 후회없는 삶이 될 것인가를 깊게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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