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의 아이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영주 옮김 / 박하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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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미야베 미유키 작가의 인지도에 비례하여 충격적인 사건과 예상치 못한 주인공 그리고 깔끔하면서 박진감이 넘치는 작품을 대하면서 '역시!'라는 찬사가 절로 나왔다.미미 여사로 잘 알려진 미유키 작가는 일본 에도시대의 에피소드를 스토리텔링으로 잘 그리고 있어 시대물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겐 나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기도 하다.미유키 작가의 작품을 많이 접하지는 못했지만 구입은 많이 해 놓고 여러 사정에 의해 먼지만 가득 쌓이고 있다.이번 작품을 계기로 일본 추리작가의 작품을 다양화 해야겠다고 마음을 가다듬게 되었다.

 

 일본 도쿄는 23구(區)로서 도쿄 시내를 통과하는 강은 아라카와 천과 스미다가와 천은 물줄기가 마치 대퇴부 복재정맥과 같이 가늘고 길게 드리워져 있다.두 강줄기가 하나가 되지는 않지만 지향점은 태평양 연안이다.특히 아라카와 강 끝부분은 갓사이 해변공원이 있어 여름철에는 아베크족을 비롯하여 도쿄 시민들의 휴게 장소로도 그만이다.미유키 작가가 태어나고 성장했던 곳이 도쿄 서민촌인 고토(江東)구로 여름철엔 불꽃놀이를 구경하려는 인파로 북쩍거린다고도 한다.스미다가와 천변 상류에서 떠내려 온 불명(不明)의 토막 시체를 발견한 젊은 여인이 인근 경찰서에 신고하면서 수사는 활기를 띠어 간다.

 

 그런데 사건.사고를 담당하는 형사가 출동하면서 단서거리,탐문,알리바이 등을 집중 조사하게 되는데,이 글에서는 형사 야기사와 미치오의 아들 야기사와 준이 사건.사고에 관여하는 특별한 케이스다.사춘기 문틈에 있는 준(順)은 부모가 이혼하면서 아버지 밑에서 성장하고 가사는 가정부 하나가 맡아 꾸려 나간다.피해자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의 여성으로 모두 두부와 오른쪽 팔이 없는 상태로 모골이 송연할 정도로 처참하게 부패되어 있다.죠토 경찰서가 수사본부가 되어 경감과 경찰이 폴리스 라인을 치면서 수사 현장은 삼엄한 분위기를 띠는데...

 

 형사 아이 준은 형사물을 좋아하는 동급생 신고(愼吾)와 함께 토막 살인 사건에 관여를 하게 된다.준과 신고는 주민회장을 통해 화가 시노다를 알게 된다.그는 고토 주민들과 잘 엮이지 않는 외톨이처럼 생활하는데 토막 살인 사건과 화가와 일종의 알리바이를 캐기 위해 탐문 조사에 들어간다. 그런데 시노다의 존재가 화단에서 크게 빛을 발휘하지 못한 이유가 일본이 종전(終戰)을 맞이하던 해 도쿄가 미군의 대공습에 의해 초토화되고 자신의 스승마저 화마에 불여귀가 되면서 후광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시노다는 대공습 당시의 모습을 『화염』이라는 제목으로 생생하게 재현하게 된다.시노다가 토막 살인과 관련이 있다는 연쇄 편지가 두 통씩이나 도착하지만 결국 그는 토막 살인 사건과는 무관한 것으로 판명이 난다.

 

 두 구의 토막 시체가 각각 천변과 자동차 트렁크에서 발견된 것을 두고 준과 신고는 과연 누가 범인인지 알아 낼까.수사는 급진전을 보인다. 아파트 경비원,시노다 부인과 신의 어머니 아키코 등의 탐문이 이루어지지만 용의자는 무대 뒤에서 마치 조종이라도 하듯 수사망을 교묘하게 빠져 나간다.한편 토막 살인의 피해자의 신원을 확인하던 중 피해자 부모에 의해 시신 확인,피해자의 성명이 밝혀진다.둘의 살해 당한 날짜는 다르지만 동일한 장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아가씨들이었다.연예인이 되기 위해 오디션을 보러 간 아가씨는 그만 탈락하고 사귀던 남자가 풀 죽은 기분을 달래주고 헤어진 것이 토막 살인자를 잡는 강력한 단서가 된다.또한 준과 가정부 하나마저 살인 용의자에 의해 입에 재갈까지 물리게 되는 숨가쁜 시간이 이어져 갔다.

 

 준과 하나는 죽을 고비를 넘기고 조토 경찰서의 경관과 형사들과 조우하게 된다.준은 형사 아버지 미치오를 만나 토막 살인에 관여 하면서 겪었던 체험을 기회로 더욱 성장해 나가려는 의지를 불태운다.한창 공부할 나이이면서 주변기에 속해 있는 준은 형사물을 좋아하는 동급생 신고를 만나 실제로 형사물을 다뤄 보는 특별한 시간을 갖게 되었다.이렇게 해서 인간은 조금씩 사회적 인간으로 성장해 나간다는 것을 새삼 일깨워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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콕콕 집어주는 친절한 소셜 마케팅 - 네이버블로그, 페이스북, SMS 마케팅 성공전략
장종희 지음 / 에듀웨이(주)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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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야흐로 정보 과잉 시대에 살고 있다.알토란과 같은 정보가 있는가 하면 있으나마나한 정신 사나운 정보가 더 많다.그래서 자신에게 유익하고 알찬 정보가 무엇인가를 냉철하게 따지고 수용해야 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무익한 정보는 담배와도 같고 유익한 정보는 삶의 윤활제와도 같다.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메일이 가입한 포털 사이트를 꽉 채우고 있다.정신 사납기 짝이 없다.굳이 바라볼 가치,소용이 없는 것이라면 미련없이 삭제해 버리곤 한다.

 

 에듀웨이 출판사에서 소셜 마케팅 관련하여 독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도서의 제목이 말해주듯 가려운 곳을 콕콕 긁어 주고 있어 소셜 정보에 목마른 독자들에게 최신 트렌드를 잘 보여 주고 있다.태어날 때부터 SNS와 합류한 세대는 당연 소셜 마케팅을 알아야 할 것이며,기성 세대 역시 시대의 흐름,비즈니스,소셜 네트워크의 확충을 위해 스스로 계발하면서 트렌드에 부응해야 할 것이다.일종의 생존경쟁에 뒤지지 않기 위해서 소셜 환경에 적응하면서 소통 능력을 키워 나가야 비로소 자신이 원하는 바를 성취해 나갈 것이다.이왕이면 '차별화된 목표에 의한 '키워드 전략'과 '피드백'을 통해 전략적 마케팅 접근이 가능할 것이다.

 

 소셜 마케팅 분야에 대해서 관심이 있었던 터라 직접 이 도서를 접하고 보니 시간을 내어 차분하게 하나 하나 배워가야겠다는 다짐을 했다.포털 사이트에 자주 등장하는 키워드 전략부터 스토리텔링의 비밀,파워블로그의 족선,단문이 상징인 트위터,페북의 위상,끊임없고 수집하고 공유해야 하는 소셜 마케팅과 큐레이션은 결국 실전을 위한 사전 포석이 아닐 수가 없다.일반적인 정보부터 메타정보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연관정보,효용성 있는 정보,정보의 유통 과정에 이르기까지 정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잘 차려 놓은 콘텐츠의 분류,편집을 어떻게 수용하여 자신만의 색깔,키워드를 만들어 소비자들과 공유하느냐에 따라 왕성한 블로그 활동이 전개될 것이며,이것은 비즈니스이 볼륨과도 관계가 있는 것인 만큼 소셜 마케팅에 철저해야 할 것이다.

 

 비록 큰 재미를 보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인터넷 서점에서 블로그 활동을 하는 나로서는 소셜 마케팅의 이모 저모를 살펴 보고 정보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나와 관련한 사항,관심이 가는 사항,향후 소셜 마케팅을 어떻게 전개해 나갈 것인가를 주도면밀하게 해 나가야겠다고 스스로 다짐해 본다.온라인에서 모든 일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현대사회는 시대가 요구하는 바일지도 모른다.소셜 마케팅에 대해 전문가,소셜 홀릭이 아니기에 이 도서에 쓰여진 대로 따라 해 보기를 반복하다 보면 나만의 소셜 마케터가 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해 본다.효율적인 정보의 유통과 부가가치를 충분히 살려서 최대의 수익창출을 거두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평범하고 진부한 캐릭터에서 벗어나 참신성과 접근성의 용이함,핫한 정보와 착한 가격으로 타인과 최선의 경쟁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소셜 스토리텔링을 위한 6가지 법칙은 책을 읽고 서평 활동을 하는 내게 매우 시의적절하기만 하다.

 

 ▶ 폭넓은 어휘를 수집한다,끝말잇기와 삼행시를 자주 연습해 본다,사물의 속성을 파악한다,사물에 감정을 이입하낟,선택과 집중으로 관계를 연출한다,반응 촉발 단어를 사용한다.(행동을 유발하는 단어로 설득성과 공감성을 높이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또한 파워블로그의 조건이 무엇인가에 대해 관심과 집중을 통해 파워블로그의 영역과 볼륨을 넓혀 가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겠다.아직도 파워블로거로서 제대로 된 위상과 영역을 찾지 못하기에 사표가 될 만한 블로그를 자주 찾아가 어깨 너머로 배우고 모방하여 내 체질에 맞게 이식해 보려고 한다.또한 타블로거가 내 블로그에 그냥 지나치는 1회성 방문보다는 잠시라도 내 블로그의 활동 내용을 응시해 줄 수 있도록 즐겁고 유익한 마당으로 변모시켜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파워블로거를 찾아 롤모델을 선정한다,놀이 공간으로써의 블로그

 

 현대는 자신을 당당하게 알리고 표현하는 시대이다.그렇게 하려면 평소 꾸준한 자기계발과 준비작업이 필요하다.책을 읽는 행위는 뇌의 기능을 더욱 활성화하는 더할 나위없는 멋진 기회이다.나아가 소셜 마케팅 활동은 내 자신을 타인에게 제대로 알리는 절호의 기회인 동시에 비즈니스의 볼륨을 넓혀 나가는 생존의 장이기도 하다.소셜 마케팅 시대를 맞이하여 꼭 알아야 할 소셜 큐페이팅이 이 도서에 잘 실려져 있기에 초심자인 나를 비롯하여 소셜 마케팅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유익한 정보를 발판으로 소셜 비즈니스의 성공신화를 향해 나가려는 의지와 노력을 경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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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시간을 수리합니다 2 - 내일을 움직이는 톱니바퀴
다니 미즈에 지음, 김해용 옮김 / 예담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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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게는 시계방,금은방으로 익숙하고 각인된 그곳은 디지털 문화에 밀려 이제는 아련한 추억의 장소로 바뀌어 가고 있다.결혼 직전 아버지와 함께 간 허름한 금은방은 친척이 운영하던 가게였기에 공간은 비좁아도 사람 냄새는 물씬 풍기던 곳이었다.한쪽은 보석,시계 등을 팔고 한쪽은 고장난 시계를 수리하고 금과 은을 녹여 금반지,은수저 등을 세공하는 곳이었다.아버지의 뒤를 따라 금은방에 들렀던 이유는 친척이기에 세공도 잘 해 주고 가격도 착하게 해 주리라는 기대가 있었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오고 가는 온기 가득한 이야기를 좋아했기 때문이다.

 

 나는 시계에 대한 추억은 달콤하지도 포근하지도 않다.학창 시절 나는 시계를 자주 잃어 버린 아픈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손목시계를 몇 개나 잃어 버렸는지 집에는 '벌렁꿍'이라고 놀려 댔다.여름에는 손목에 땀이 많이 나서 잠깐 손목시계를 벗어 놓고 깜박하다 잃어 버리고,무더운 여름날 수돗가에 손목시계를 벗어 놓고 손을 씻고 물을 마시다 그만 잃어 버리곤 했다.손목시계는 대부분 선물로 받았던 것 같은데 지금도 책상 서랍에는 두 서너개가 얌전히 놓여 있다.옛시절을 생각하면서 손목시계를 차 보지만 자주 잃어 버렸던 기억과 차지 않은 간극으로 인해 손목시계에 대한 로망과 추억은 사라지고 스마트 폰이라는 문명의 이기가 대체문명을 살게 해 주는 것 같다.

 

《추억의 시간을 수리합니다》 시리즈 두 번째는 첫 번째와 크게 다르지 않게 쓰쿠모 신사 주위를 공간 배경으로 추억이 담긴 시간에 대한 사연을 하나 하나 소개하면서 타임 머신 속으로 빠져 들게 한다.추억의 시계의 계자(計字)가 떨어져 나가면서 추억의 시간으로 둔갑해 버린 그럴 듯 하면서도 기기묘묘한 사연들이 등장인물들의 입담을 통해 노변담화마냥 전해지고 있어 정감 어리게 한다.그리 멀지 않은 예전의 기억을 끄집어 낸 추억의 시간은 잊지 못할 추억과 아픔과 사랑과 애잔함이 덜 마른 물감과 같이 끈적끈적하게 배여 있다.이야기의 등장인물은 시계 수리사 슈지,미용사 아카리,아카리의 이복 여동생 카나 그리고 쓰쿠모 신사 경내를 청소하는 다이치 등이 주요 인물로 등장하고 있다.

 

 오래된 시계의 소리를 들으면서 과거뿐만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사람이 떠오를 때,상실감은 따뜻한 모포(毛布)에 감싸이듯 안도감으로 뒤바뀐다. -P159

 

 시골 처가에는 명절,여름  휴가를 이용하여 찾아 간다.거실벽에 육중하게 드리워져 기다란 추가 시간대에 맞춰 딩딩 울음을 토해 낸다.특이한 시계방 간판에 이끌려 찾아 오는 손님의 사연을 비롯하여 네 편의 옛추억과 관련한 이야기를 시계방 주인 슈지는 경청하기도 하고 맞장구를 치면서 추억에 담긴 사연거리를 풀어낸다.슈지는 할아버지에게 시계방을 물려 받으면서 쓰쿠모 신사 거리 상가의 주민들에게 성실하고 친절한 사람으로 소문이 났다.쓰쿠모 신사 주위 사람들은 그를 가리켜 '기댈 언덕'으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시계 수리 증서,딸기맛 아이스크림,라즈베리 그림이 그려진 자명 종 시계,학창 시절 운동회에서 우승기념으로 받은 크로노그래프 시계에 얽힌 사연,멈춰 버린 괘종시계의 비밀 등을 전하고 있다.네 편의 이야기를 장황하게 소개하는 것은 커다란 의미는 없을 듯하다.다니 미즈에 작가는 이 글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하려는 바를 슈지의 얘기로 대신하고 있는 것 같다.

 

 "톱니바퀴는 하나만으로는 움직이지 않아." "여러 가지가 서로 맞물려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사람이라면 저 간판도 톱니바퀴 중 하나라고 생각해." -P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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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서재 - 어느 중국 책벌레의 읽는 삶, 쓰는 삶, 만드는 삶
장샤오위안 지음, 이경민 옮김 / 유유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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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애완동물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남의 집에 놀러가서 노는 모습을 관찰하거나 귀여워서 머리라도 쓰다듬어 주는 일이 고작일 뿐 직접 분양받는다든지,누군가가 준다든지 하는 일은 내 생리와 맞지 않는다.특히 거주지가 공동주택형태인 아파트이기에 애완동물을 키운다는 것이 신경 쓰이고 번거로운 일이 아닐 수가 없다.키우다 보면 정이 들고 예기치 않게 죽기라도 하면 기른 정,예쁜 정이 생각나서 슬픔은 사람과 동일할 것이다.

 

 고양이와 관련한 도서가 제법 시장에 선을 보이고 있다.고양이가 영악스러우면서도 사람과도 지근거리에 있는 반려성 동물이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고양이와 관련하여 읽었던 도서는 서 너권 되는데 인상 깊었던 것은 도서관 안의 서재 공간을 누비는 고양이 듀이와 환자의 죽음을 예고하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고양이 오스카의 이야기였다.'갸르릉'소리를 내면서 자신의 영역과 본능을 수호하는 고양이는 날렵한 동작에 감각이 뛰어난 재치꾼일 정도이다.

 

 요즈음은 블로그,SNS활동이 두드러지면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단문과 장문으로 널리 표현하고 있다.인쇄매체의 발달,생활의 여유가 늘어 나면서 다양한 문화생활을 충족하려 한다.일종의 문화의백가쟁명 시대가 아닐까 싶다.취미로 하든 전업으로 하든 문화생활은 그리 달콤하지는 않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공(功)들인 시간에 비해 들어 오는 경제적 수입과 비전(Vision)은 크지 않지만 문화생활이 좋아서 즐기고 심취하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한 사회,국가의 앞날이 밝을 것이라는 것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책,서가하면 고양이가 떠오르기에 잠깐 고양이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책이 좋아서 책에 미친 책벌레는 어느 시대,어느 사회를 막론하고 존재해 오고 있다.천문학자이면서 성(性)학자 장샤오위엔(江曉原)은 아주 특별한 책벌레이다.활자 중독증에 걸렸지만 마누라보다 더 책을 좋아하지는 않을까 싶을 정도의 간서치이다.그래서 이 글은 독자에게는 장샤오위엔의 『서유견문書游見聞』으로 보일 것이다.특히나 천문학,성(性)학자인 장 저자는과학과 인문학을 넘나드는 통섭학자에게 어울리기도 한다.문화대혁명의 소용돌이가 끝날 무렵 어렵사리 난징대학 천문학과에 들어간 저자는 여유가 생기면 무조건 책을 사서 책에 빠져 드는 탐서가가 되었다고 한다.자신의 손에 들어 온 책은 남에게 빌려 주지 않는 신념이 있어서인지 몇 십년 모은 책은 족히 3만권을 넘는다고 한다.대단하다(了不起!)! 중국 고전부터 다양한 분야를 망라하여 즐겨 책을 읽고 있다고 한다.그에게 망년지우와 같은 책의 멘토 장칭디(張慶第)선생,이후 거거 선생과 같은 분이 있었기에 책과의 삶을 줄기차게 이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그리고 그의 서재,이동 책장은 중국,타이완,홍콩 매체에서 촬영을 하면서 독서인생의 탄력을 더욱 불어 넣었던 것이다.

 

 독서가 불이 붙으면서 활자 중독증으로 전이해 간다.침대,화장실,교통 수단 안에서 저자에게 책은 반려적 존재가 된다.부전여전이라는 말이 있듯 저자의 딸도 저자를 닮아가면서 책 읽기와 글쓰기에 매진하게 된다.우리 집의 두 아들도 그래줬으면 얼마나 좋을까!그후 그는 인지도,명성이 올라가면서 책과 관련한 서평,서문,비평 혹은 추천사 등을 수도 없이 써 갔다.출판사는 영업적인 면에서 저자의 덕을 많이 보는 셈이다.저자는 좋은 서평의 세 가지 의무를 들고 있는데 책을 소개하고,책을 평가하는 1차원적인 서평을 벗어나 책을 적절한 배경에 놓고 평가하는 일을 핵심으로 삼고 있다.즉 책에서 재미있는 어떤 것을 찾아내 독자와 공유하는 작업이라는 점이다.자기 취향이 없는 사람은 재미있는 어떤 것을 독자와 공유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다.현대사회가 바야흐로 공감의 시대가 아니런가.

 

 저자의 바람은 고양이가 되는 것이란다.

 

 게으름뱅이 고양이.서재 가득 꽂힌 책과 디브이디 사이를 나른하게 오가며 자다가 깨다가 읽다가 보다가 상상에 빠지는 고양이.떠올리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일이다. -P250

 

 책은 읽고 잘 소화해 내면 생존에 활기를 불어 넣어 주는 불쏘시개와 같다.잘못 먹으면 궁합이 맞지 않은 음식을 먹어 체한다든지 독사하는 경우와 같을 것이다.개인의 건강,여력,환경에 맞춰 책을 즐기면서 심취해 가는 것이 지혜로운 처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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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막요 세트 - 전2권
동화 지음, 전정은 옮김 / 파란썸(파란미디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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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머야요.JPG

 

 통화(桐華)작가는《보보경심步步警心》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일종의 시대극인 셈인데 청나라 강희제 시절 황제와 황태자,궁녀의 궁중 애정소설로 각인되고 있다.열 명이 넘는 황자들이 황제의 신임과 총애를 얻기 위해 피나는 노력과 궁녀를 차지하기 위해 애정다툼은 무릇 권력을 떠나 모든 인간에게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인간사라는 것을 새삼 인식하게 되었다.작가 통화는 시대극을 위주로 하면서 중국 역사의 갈래 갈래를 잘 풀어 내고 있으며 인물들의 갈등과 고뇌,타협과 체념 등의 심리묘사도 공감이 크게 갔다.게다가 이야기가 대서사적인 극의 분위기를 띠고 있어 유구한 중국 역사,문화의 일부를 적출하여 현미경으로 들여다 보는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또한 시대극에서 없어서는 안될 양념거리인 서정적인 묘사는 독자들의 이목을 심취하게 하는 묘한 마력이 있다.

 

옥근.JPG

 

 원제가《대막요大漠謠》이지만 중국 안방극장에서는《풍중기연風中奇緣》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고비 사막 바람 속의 기이한 인연 정도일까.기원전 123∼117년의 서한무제 시기를 다루고 있다.당시 서한무제는 몽골 부근의 흉노족과 싸움이 그칠 날이 없을 정도로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고 서한의 국내정정(政情)도 불안하기 그지 없던 변화무쌍한 시기였다.이러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늑대와 함께 성장하던 주인공 금옥은 흉노정변으로 유망민(流亡民)이 되어 서한의 장안으로 도피하게 된다.도망하던 도중 알게 된 두 남자가 바로 유상(儒商) 맹서막과 한나라의 영웅 곽거병이다.맹서막과 곽거병은 우선 성격부터 판이하게 다른데 맹서막은 고상하고 기품이 넘치며 재력이 있지만 가문에 대한 책임감 때문인지 여자에게 환심을 사지 못한 채 속으로 끙끙 앓는다.이에 비하면 곽거병은 흉노와의 전쟁에서 영웅답게 딱부러지게 금옥에게 자신의 마음을 감추지 않고 그대로 전달한다.

 

 한편 금옥은 맹서막의 주선에 의해 낙원방이라는 가무방에 적(籍)을 두면서 춤과 노래로 시름을 달랜다.금옥은 야생마와 같은 늑대와의 생활이 몸에 배이면서 몸은 여자이지만 마음은 심지가 곧은 감추어진 야성이 있다.게다가 서역에서 흘러 들어온 빈한한 출신의 이연(李硏)이라는 여자는 금옥보다 더 권력과 야망에 심취해 있는데 후일 이연은 황제의 후궁으로 들어가 고귀한 신분인 황비가 된다.그런데 이연이라는 인물이 기방에 들어오면서 맹서막과 곽거병에게 사랑을 빼앗기니 금옥은 누구에게 자신의 몸과 마음을 투척하지도 못한 채 또 다시 초원의 야생시절도 되돌아 가게 된다.

 

"난 예쁘고 연약한 꽃이 되진 않겠어요.아무도 깔보지 못하고 크고 높은 나무가 될래요." - 1권 P41

 

 영리하고 도도한 금옥은 내심 맹서막의 사랑을 받고 싶은데 그는 지체 높은 가문을 이어가야 하는 책임감과 보수적인 기질에 책만 탐하다 보니 맹서막은 금옥에게 자신의 애틋한 마음을 쉬이 전달을 못하고 금옥의 마음마저 수용하지 못하는 반쪽짜리 사랑으로 끝나고 만다.반면 곽거병은 진취적이고 활달한 면이 있어서인지 금옥에게 사랑의 작업을 적극적으로 진행해 간다.몸과 마음이 뜨겁게 달아 오르는 숨막히는 사랑도 젊은 시절의 특권이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한다.서역 출신의 이연은 서한무제 유철의 총애를 받으면서 황비로 앉게 된다.일국의 황비가 된 몸이라 청아하고 교태가 어린 얼굴은 가냘프고 사랑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이연이 궁중에 들어가 황비가 되었던 것도 금옥의 심정적 지원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금옥후테.JPG

 

 금옥은 자살한 양부(養父)를 생각하면서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붓글씨로 유려하게 써 내려간다.

 

 행복은 마음속에 까닭 없이 피는 꽃이다.아름답고 요염하며,은은하게 감도는 달콤한 향기가 스며들게 한다.사람의 기억이란 거짓과 같아서,언젠가는 나도 오늘의 행복을 잊어버릴지 모른다.(중략)행복이든 슬픔이든 다 내가 살아온 흔적일 것이다.그래도 나는 행복해지려고 노력하겠다.-1권 P141  

 

 황실 사람들이 들썩거리면 태자,황자들,대장군과 신구 귀족들,조정의 중신들이 모두 모여 성대한 잔치가 되는 기이한 풍경을 이룬다.수많은 사연과 아름다운 전설을 남긴 이연도 복사꽃 지듯 운명을 달리하고,금옥의 남편 곽거병도 세상을 떠나게 된다.맹서막은 곽거병과 금옥을 놓고 벌였던 자신의 잘못된 행실에 대해 후회하게 된다.금옥을 '언제 또 만날지 모르겠구려'라고 하면서 맹서막은 기이한 미소를 띤다.

 

 정은 깊으나 인연이 얕으니 어찌하리.하지만...... 후회하지 않네...... 단지 그리워할 뿐...... - 2권 P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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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기원전 2세기 경의 서한 시기와 주변국 이를테면 흉노족,서역(중앙아시아 주변국) 등을 떠올리게 한다.흉노의 정변을 피해 서한으로 피신했던 금옥은 두 남자를 만나면서 밀고 당기는 사랑의 세레나데를 중국 전통 악기인 호적(胡笛)의 가락에 맞춰 변주하고 있는 것 같다.분위기는 그리 밝게 피어 오르지는 않지만 두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는 고비사막을 더욱 활활 타오르게 하고 있다.늑대와 같이 야성을 길렀던 금옥은 사랑의 관계에서도 뚝 부러지는 나무가지가 아닌 버들가지와 같이 낭창 낭창한 면모를 보여 주고 있다.또한 통화 작가는 제자백가의 사상까지 시대적 배경으로 삼고 있어 문맥의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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