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 포에버
구자형 지음 / 박하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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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객 김광석은 30대 초반 이렇다 할 사연도 없이 이슬과 같이 사라지고 말았다.그가 살아 왕성하게 가수 활동을 할 당시엔 그에 대한 관심은 많지 않았다.아마 군대생활,복학,사회 생활,신혼으로 이어지던 시절이었기에 내 앞가림에 대한 준비로 여념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그런데 희미한 기억이지만 가수 김광석이 유서도 없이 자살했다는 뉴스가 귀에 들어 오고,그가 불렀던 『이등병의 편지』가 뇌리 한 켠에서 되살아 나면서 나와 비슷한 나이대이어서인지 동질감마저 느끼게 되었다.그가 생을 불행하게 마감한 것은 그만이 알고 있겠지만 그를 기억하고 아끼는 팬들은 오래도록 그를 못잊을 것이다.

 

 작은 체격에 5:5 가름마가 인상적인 생전의 김광석은 1,000회의 콘서트를 갖었을 정도로 1990년대에는 가객 김광석의 시대가 아니었을까 한다.문자 그대로 그의 음악 생활은 동분서주 그 자체였을 것이다.생전엔 그를 접하지 못했던 내가 미처 다 하지 못한/예담 출판을 통해 그와 음악 인생을 음미할 수가 있었기에 이번 《김광석 포에버》는 그에 대한 글로 두 번째가 되는 셈이다.순결한 짐승,순수의 영혼으로까지 불리고 있는 가객 김광석은 짧은 삶이었지만 긴 울림을 안겨 주고 있는 존재이다.

 

 음악평론가로 활동중인 구자형 작가는 요절한 유재하,김현식,김광석 가객들을 추모하는 콘서트를 열었는데 김광석 가수에게는 살아있는 한국의 모던포크로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 보면서 '슬픔의 노래'로 여겼지만 사후에는 '아픔의 노래'로 받아들이고 있다.김광석 가수 생전의 기록과 단상들을 사실적이지만 아픈 상처가 여기 저기 산재해 있다.가사도 구절마다 삶의 그늘을 그린듯 슬픔이 저절로 밀려 온다.중년의 나이가 되다 보니 감성이 제대로 살아나기라도 하듯 글 속에서 울고 웃기를 반복하는 내가 김광석이 부른 가사말을 음미하면서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가수 김광석은 큰 형의 죽음을 계기로 『이등병의 편지』 를 부르게 되었고,작은 형이 사준 집으로 기죽지 않고 가수 생활에 전념했다고 한다.형제간에 우애가 깊기만 하다.

 

 그가 세상과 작별하고 그를 추모하는 다양한  콘서트,주크박스 뮤지컬,히든 싱어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나지막하면서 은근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김광석의 소리는 한국적 뿌리를 찾아가고 있다.그는 대구,서울을 왔다 갔다 하면서 성장했다.대구에는 방천시장에는 김광석 거리가 세워졌을 정도로 그의 추모는 식을 줄 모른다.그의 음정은 불안한 듯 하지만 그것이 더 노래 속으로 빠지게 하고 그 떨림이 사람들에겐 끌림으로 작용했다고 한다.나도 사이트를 뒤적이면서 그의 노래를 몇 곡 청취했는데 그러한 느낌이 강렬했다.그를 가까이에서 소통과 대화를 나눴던 지기들은 그의 죽음을 너무도 안타깝게 생각한다.솔로 지향적인 김광석은 가창력 있는 가수에서 싱어송라이터로 거듭 태어나던 무렵에 세상을 떠난 게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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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운명이다 - 지금 당신이 만나는 사람이 당신의 운명을 만든다 좋은 운을 부르는 천지인 天地人 시리즈
김승호 지음 / 쌤앤파커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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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세상의 모든 일은 사람과 사람이 하는 것이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생각하고 타협하고 결정하는 일련의 과정 안에서 이왕이면 자신과 코드가 맞는 사람과 일을 한다면 움추려든 운명이 펴지지 않을까 한다.돈과 물질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그것이 지배하는 세상이다 보니 이념과 관념을 떠나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것들을 중시하는 것이다.그렇다고 인간관계를 돈과 물질로만 매길 수는 없는 법이다.사람이 먼저이지 돈과 물질이 먼저인 것은 아닐진대 간혹 세간에는 금전적인 문제로 가족,친척 간에 송사(訟事)가 끊이질 않고 있다.

 

 그렇다면 인간관계가 좋아야 돈과 명예,애정,권력 등 세속에서 필요로하는 것들이 원만하게 흘러갈 것인데 세상 일은 경우의 수가 있기에 인간관계가 좋다고 해도 반드시 생각하는 만큼의 결실을 거두지 못하는 것이 다반사이다.돈과 물질이 필요하되 이것에 목매달다 보면 자칫 소중한 것들이 자신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나갈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인간의 일은 자신이 처해진 현실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에 현실을 제대로 읽고 통찰해 나가려는 자세가 긴요하다고 본다.그래서 개개인은 운(運) 또는 운명이라는 굴레와 함께 일생을 살아가기 마련인데 운(여기서는 운으로 하겠다)이 좋고 나쁘고는 우선 자신의 정신적 인격,처세 등을 타인에게 어떻게 비쳐질 것인가를 궁구하기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당연한 말이지만 인간은 자신보다 나은 사람과 관계를 맺으려 하지 열세에 있는 사람과는 실질적인 관계를 맺으려 하지 않는 것이다.이것이 부정할 수 없는 현실 풍경이다.

 

 《사람이 운명이다》라는 말 속에는 사람을 만나 어떻게 처세를 해 나가느냐에 따라 자신의 운명의 향방을 결정한다는 것이다.세상을 산다는 사람과 만나 함께한다는 사회적 동물인 만큼 사람 만나는 과정이 죽는 날까지 지속되어 가는 것이기에 사람도 골라서 만나고 처세도 상생의 의미를 담아 해나간다면 인간관계도 좋아지면서 운명도 활짝 펴지질 것이라는 것을 믿는다.

 

 인간의 길흉화복에 관해 44가지를 들려 주고 있는 김승호 저자는 천지인이라는 삼재(三才)가 운을 창조하고 조절한다는 것이다.주역의 원리에 의한 것이다.하늘에는 때가 있고,땅에는 이익이 있으며,인간에게는 조화가 있다는 주역의 원리는 대자연의 근본적인 섭리이기도 하다.주역의 원리인 천지인을 구체적으로 풀이하면 하늘인 천은 자신의 정신적인 측면이고 땅인 지는 가족이다.그리고 마지막 사람인 인은 자신인데 자신이 쏟아야 몫은 각각 1/3씩인 것으로 지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조화를 잘 이루어가려는 마음 자세가 중요하다고 본다.

 

 사람에게는 일생에 세 번의 기회가 있다고 한다.크고 작은 기회,좋아질 기회 나빠질 기회! 인생은 기회의 연속인 것이다.기회의 순간에 탁월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사람만이 운명을 바꿀 수 있는 것이다.선택과 지혜는 평소 부단하게 갈고 닦아야 하는 만큼 좋은 운명을 창조하기 위해서는 이것을 게을리해서는 안될 것이다.좋은 운명이란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현실을 냉철하게 바라보면서 집중과 선택을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를 궁구해야 한다.

 

 누구를 어떻게 만나느냐에 따라 운명이 결정되는 만큼 사람 보는 눈도 키워 나가야 할 것이다.주역에서 말하는 8가지 인간형은 다음과 같다.듬직한 사람,침착한 사람,논리적인 사람,내성적인 사람,날카로운 사람,바람 같은 사람,온순한 사람,능동적인 사람으로 분류하고 있다.주역을 전문적으로 공부를 하지 않았지만 관심이 급가게 된다.사람은 상호보완적인 코드가 배합에 잘 어울린다고 본다.나와 맞는 사람을 찾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은 어떠한 유형인가를 제대로 파악하고 상대방의 유형이 무엇인가 잘 간파하여 좋은 관계,상생의 관계로 거듭 나야 할 것이다.아울러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리사욕보다는 존중과 배려,협동의 마인드를 잃지 않아야 한다.

 

 눈에 띄는 대목은 세상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사람이다.누구일까? 바로 잘난 척하는 놈을 가장 미워한다고 한다.과연 나는 남을 무시하고 나만 높아지려고 했던 적이 있던가.세상은 잘난 척하는 부류가 꽤 많다.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특권의식에 빠진 계층들이 많다.자신만 잘먹고 잘살면 된다는 생각으로 너무도 권위적인 사람들이 있다.목불인견이다.이와는 대조적으로 목소리가 운명을 바꾼다고 한다.인간의 기분에 영향을 주는 외모,목소리 모두 중요하다.운을 개선하고 자신을 매력적으로 가꾸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도 무척 중요한 시대이다.그 요소는 다양하기만 하다.소소한 것부터 굵직한 것에 이르기까지 노력과 수련에 의해 얼마든지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되었다.인생은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삶의 향방이 달라진다는 것 또한 마음 깊이 새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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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감성의 눈을 떠라 - 서울대 최종학 교수와 함께 떠나는 문화기행
최종학 지음 / 소울메이트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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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의 흐름과 속도가 연령층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몸과 마음으로 실감한다.결혼하고 집장만하기 위해 허리띠 졸라매고 살다 보니 40 가까이 되어 버렸다.삶의 흐름도 거세지면서 속도 역시 가속도가 붙는다.아이들 한참 교육비 들어갈 시기이지만 심신의 근육은 예전같지 않게 쇠약해져 가는 것 같다.아이들 교육비,노후,건강 관리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것들이다.또한 홀로 계신 어머님을 생각하면 마음이 짠하기만 하다.소득이 많지 않아 정기적으로 돈을 못드리고 부정기적으로 주는 것으로 마음을 달랜다.야속하게도 시간은 나를 기다려 주지 않고 하염없이 흐르기만 한다.자연의 섭리로 수용하려고 한다.

 

 

 한국 사람 중에 한창 돈을 벌고 돈이 들어 갈 시기인 4,50대에 마음 놓고 개인적인 문화 체험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집과 일터를 쳇바퀴 돌듯 반복하는 생활이 대부분일 것이다.각박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도 잠깐의 짬을 내어 지친 심신을 위로하면서 다가올 시간을 충전해 나가는 마음 자세야말로 더 없이 소중한 덕목이리라.지난 시간을 돌이켜 보면 나 역시도 정서적,심리적,경제적으로 매우 위축되고 바스락거리는 삶이었다.한때 대중가요가 좋아서 출퇴근 시간대에 자주 들었고 영화 감상,갤러리,여행 등은 30대에 수료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일상을 벗어난 화려한 여행은 아니었지만 부부간,회사 엠티 등으로 다녀 왔다.지금은 독서활동이 가장 커다란 문화 체험이 되어 버렸다.음악,영화도 관심이 많기에 차츰 독서와 병행하여 관심의 폭을 넓혀 가려고 한다.

 

 

 이 글은 2000년대 초반부터 10여 년 동안 썼던 글 가운데 문화와 관련된 글을 발췌하여 실은 글로써 직.간접 체험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최종학 저자는 경영대학 교수이면서 그간 재무제표,숫자 경영과 관련한 저서를 출간한 바 있다.경영학 교수가 인문학적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저자 나이 40을 넘기면서 지나온 삶을 되새김질 하면서 맑고 싱싱한 영혼을 오래도록 유지해 나가려는 의지가 짙게 깔려 있다.또한 여유없이 각박하게 살아가는 동세대에게 무미건조한 일상을 벗어나 보다 생기있고 활기찬 삶을 영위하자는 의미도 짙게 내재되어 있다.조금만 아끼고 조금만 부지런하면 문화 생활이라는 감성을 얼마든지 향유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최종학 저자는 음악,미술,영화,국토,색다름이라는 다섯 가지 여행 줄기를 포진시켜 저자가 직.간접 체험했던 바를 서술하고 있다.음악여행에서는 가객 김광석에 대한 얘기가 가장 애잔하기만 하다.나이 삼십 초반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그는 사후에 더욱 세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그의 대표족들을 이용해 제작된 주크박스 뮤지컬이 무려 세 편이나 된다.미술분야에서는 나폴레옹이 알프스 산맥을 넘는 장면을 흔히 백마를 타고 넘는 그림으로 인식하고 있는데,실제로는 노새를 타고 알프스 산맥을 넘었다고 한다.또한 밀레의 『만종』으로 알려진 작품은 의미가 <삼종기도三鐘祈禱,Angelus>가 맞다고 한다.영화여행은 방화 및 외화를 골고루 소개하고 있ㅈ는데 중세 역사 및 제 2차 세계대전의 역사를 잘 다루고 있는 『반지의 제왕』 이 압권이다.주인공 아라곤의 늠름한 모습,장대한 스케일에 인간의 심리를 잘 묘사한 점이 인상에 남는다.

 

 국토여행 및 색다른 여행 모두 내 건조한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친근하게 다가오는 국내여행은 이웃집 마실이라고 다녀올 법한 지근거리이다.여건과 상황에 따라 기간을 정하면 되는데 조그마한 한반도에 이렇게 멋진 곳들이 숨어 있을 줄이야.정선,영원,단양,제천,수안보,속리산 등을 소개하고 있다.충분히 지친 심신을 풀어 줄 곳들이다.그 가운데 삼부자,삼대(아버지,저자,아들)가 체험한 국토여행편은 마음 훈훈하게 다가온다.아버지다운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 주고,자식은 아버지의 존재감을 새록새록 키워 갈 기회이고 추억의 시간이기 때문이다.그외 고흐가 남긴 <론 강에 비친 별이 빛나는 밤에> 별빛과 불빛이 반사하는 강의 미려한 모습이 일품이다.별빛과 불빛을 벗삼아 강 언저리에서 속삭이는 연인들의 달콤한 속삭임이 무딘 감정을 일으켜 세우는 것 같다.

 

 문화 체험은 시간을 내어서라도 많이 체험하는 것이 감성을 살찌우는데 유익할 것이다.취미로 하든 체험으로 맛보든 문화 체험의 폭을 넓혀 가면서 각박하기만 한 삶의 템포를 아름답고 의미있는 삶의 템포로 바꿔 나가려 한다.삼부자가 보여 준 국토여행은 내게 큰 시사를 안겨 주었다.기회를 잘 포착하여 아이들과 상의하여 가까운 서해 바다라도 1박2일로라도 다녀올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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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5-07-04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바람이 불어오는 곳.. 뮤지컬 그날들을 봤어요.. 인터미션때 객석 중앙에 자리한 고 김광석님의 사진과 흰 국화꽃을 보고.. 순간 감정이 폭발하면서 눈물이 쉴새없이 흘렀어요.. 뜨거운 눈물이..
 
단종애사 대한민국 스토리DNA 1
이광수 지음, 이정서 편역 / 새움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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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면적으론 정치 민주화가 진척되었다고는 하나 작금의 정치 행태를 들여다 보면 아직도 갈 길이 멀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한국 현대 정치사를 돌이켜 보면 정권욕에 혈안이 되어 야욕을 성취하고자 수단과 방법을 행사했다.그것도 군부라는 총탄을 이용한 활극이었고 군부 정치라는 위세에 눌려 수많은 민주 인사,지식인들이 고통과 희생을 치러내야만 했다.이 연장선상에서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 가노라면 정권욕에 눈이 멀어 방해세력들은 유배,주살,사사,척살이라는 방법으로 제거했던 이가 있었다.바로 조선 제 7대 세조이다.그는 수양대군(首陽大君)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1453년은 계유정난(癸酉靖難)이 일어난 해로서 수양대군이 상감이면서 어린 조카인 단종(端宗)을 내려 앉히고 자신이 왕위에 앉으려는 계략을 세우면서 착착 계략을 하나 하나 실행해 나갔다.수양대군은 세종의 둘째 아들로서 왕이 될만한 자질이 부족하여 상왕 및 형제들로부터 일찌감치 도외시되었던 것으로 보인다.짧은 간격으로 세종과 문종이 서거하자 수양대군은 수하이면서 책사인 권람과 한명회와 자주 회합하여 정적이 될 만한 세력들을 제거해 나갈 것인가를 모의한다.제거 대상은 칠삭둥이 한명회가 살생부를 만들어 수양대군에게 건의하면 즉결 처분(척살)하기도 하고 주살,유배,사사를 내리기도 한다.

 

 수양대군은 먼저 정적 1호로 꼽은 절제 김종서,황보인 등을 척살 제거하기 시작한다.살생부 명단은 한명회 짜면서 정인지,신숙주 등은 수양대군에게 향후 정사의 방향에 대해 멘토 역할을 한다.수양대군에게는 일종의 무력으로 권력을 잡기는 하지만 자신의 혈육인 동생 다섯 명과 장인(송현수)를 사사,능지처참,주살(誅殺)이라는 방법으로 죽음으로 몰고 간다.권력을 잡기 위해서라면 피도 눈물도 없는 게 예나 지금이나 하나도 다를 바가 없다.이렇게 수양대군의 지시에 의해 행동으로 옮겼던 이들은 정난공신(靖難功臣)으로 인정받아 승승장구한 반면 단종 편에 있었던 세력들은 추풍낙엽의 신세가 되고 말았다.

 

 단종은 숙부인 수양대군이 지근거리에 있는 숙부(안평대군) 및 매부(영양위),장인(송현수) 등이 정적으로 몰려 제거되자 단종 자신도 스스로 왕위를 수양대군에게 선위하게 된다.수양대군은 단종을 노산군으로 강등하지만 거처는 창덕궁에서 지내도록 배려하지만,신숙주의 건의에 의해 노산군을 정치 권력에서 거리가 먼 강원 영월 청령포로 유배 보낸다.한편 상왕 단종 복위를 두 차례나 시도하자 실패로 돌아간 금성대군은 관노의 고변에 의해 사사(賜死)된다.성삼문도 단종 복위를 협의하려다 금상(세조)에게 친국 당하면서 처형된다.이를 계기로 유배지에 있던 단종은 세조가 보낸 공생(貢生)이 옭아맨 줄에 의해 절명(1457년)하고 만다.단종의 시신은 동강에 던져졌지만 영월 호장 엄흥도가 건져 평토장을 했다고 한다.아래 시귀는 단종을 유배지로 호송하던 작자 왕방현이 단종을 유배지에 남겨 놓고 떠나는 애닲은 마음을 싣고 있다. 

 

 천만리 머나먼 길에 고운 님 여의옵고 

 

 이 마음 둘 데 없어 냇가에 앉았으니

 

 저 물도 내 안 같아서 울며 밤길 예노매라   -P510 

 

 춘원 이광수 작가에 의해 1928년 쓰여진 《단종애사》는 예스럽고 한문투인 어투를 현대문에 맞게 편역한 작품이다.문종의 서거 직전,단종의 왕위 계승,수양대군의 정적 제거 및 왕위 찬탈 그리고 단종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세세하고 생생한 현장감을 띄우고 있어 (읽는 동안) 긴장감을 지울 수가 없었다.새삼 느끼는 바이지만 정치 권력은 냉혹하고 매정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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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수련
미셸 뷔시 지음, 최성웅 옮김 / 달콤한책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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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를 동경하는 이유는 대중 예술문화가 발달하고 오래된 그들의 문화를 잘 보존하고 있기 때문이다.음악,회화,건축,철학,문학 등에 이르기까지 애정의 손길이 뻗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이다.아직 프랑스에 가본 적은 없지만 간접적으로 느끼는 프랑스에 대한 이미지는 문화가 잘 보존되고 발달한 나라라는 인식이 강하다.개인적으로는 코맹맹이 소리가 나는 프랑스어의 비음과 연음은 매우 독특하면서 묘한 매력을 안겨 준다.

 

 

 

 얼마 전 《그림자 소녀》로 독자들의 좋은 호응을 얻었던 미셀 뷔시 작가는 인상파 화가 모네의 주요 작품인 수련(水蓮)을 모티브로 하여 사건과 수사를 중심에 놓고 부가적인 이야기를 삽입하여 완성도 높은 작품성을 선보이고 있다.하나의 살인 사건이 계기가 되어 형사들에 의한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했지만 살인 사건의 진범을 추적하여 법의 심판대에 올려 놓으려는 형사들의 집요한 직업 근성은 희미한 대신 형사가 추억 만들기를 빙자하여 용의자의 부인에 사랑 전선에 적극적인 모습과 화가 모네가 살았던 시대의 음악,회화,문학 작품과 관련한 에피소드를 뒤섞으면서 (작가는) 은연중에 프랑스의 대중문화를 널리 예찬하고자 하는 의도도 숨어 있다는 것을 감지하였다.

 

 파리 근교 지베르니라는 마을에는 세 명의 여자가 살고 있었다.팔십 노파는 심술쟁이로서 이 글 전체를 이끌어 가고 있고,삼십대 중반의 여자는 교사 신분이면서 예술에 관심이 많다.일명 거짓말쟁이이다.또 하나는 엄마와 단둘이 사는 열 한 살의 소녀로서 그림 그리기에 천부적 자질을 갖고 있으며 철저한 이기주의자로 통한다.그런데 센강과 압센강이 교차하는 곳인 지베르니 마을 냇가에 안과 의사가 변사체로 발견되면서 베느농 경찰서 소속 실비오와 로랑스가 이 사건의 진상을 찾기 위해 분주한 듯 단서,탐문,알리바이를 염두에 두고 수사에 나서게 된다.안과 의사 제롬 모르발의 몸에서 나온 모네의 <수련>그림이 인쇄된 엽서의 글귀를 단서로 교사인 스테파니,피해자의 정부(情婦) 등을 대상으로 사건의 용의자 물색에 나선다.

 

 한편 방앗간 꼭대기층에 기거하는 노파는 검은옷에 검은색으로 뒤덮인 <수련> 한 점을 소장하고 있다.그림은 빛이 닿지 않는 캄캄한 구석,사각(死角)지대에 걸려 있고,회색 물길을 따라 흐르는 짙은 점들은 어둠 속에 더욱 을씨년스러움을 자아내고 있다.애도의 꽃,절대 완성되지 말았어야 할 슬픈 애도의 꽃.이 애도의 꽃이라는 것이 앞으로 지베르니에서 일어날 일들에 대한 전조라고 봐도 될 것이다.

 

 피해자 제롬 모르발을 죽인 범인을 찾으려 형사 둘은 한 조가 되어 탐문과 수색에 나서는데 고참 형사인 로랑스는 용의자 자크의 아내 스테파니에게 추파를 던지게 된다.처참하게 죽은 안과 의사의 부인은 남편의 죽음에 크게 절망,상심,동요는 거의 보이지를 않고 형사들의 수사도 지리멸렬하게 진전된다.설상가상으로 미국에서 건너 온 화가 제임스가 밀밭에서 변사체로 발견되면서 과연 두 명의 살해자는 동일 인물일 것인가에 촉각을 세우게 된다.당초 형사 보좌관은 여러 명의 정부를 둘러싼 치정사건,그림에 미쳐 있었던 피해자와 관련한 밀매 사건,숨겨진 아이와 관련한 사건을 살인사건의 동기로 보면서 수사에 나섰던 것인데,로랑스 형사는 사랑의 추억을 만들려고 스테파니에게 치근대면서  그녀의 남편 자크는 보호본능,방어 차원에서 형사와 대치하기도 한다.안과 의사,미국인 화가를 죽인 진범은 잡히지를 않고 미제사건으로 끝나고 만다.게다가 교사 스테파니,천재 소녀 화가 파네트마저 모네의 마을에서 예상치 않게 죽고 만다.과연 이 사건의 진범은 누굴일까.

 

 

 이 글의 화자인 팔십 노파는 모네가 서거하던 1926년에 태어나 그간 모네 마을인 지베르니에서 살면서 겪었던 에피소드를 담담하게 반추하고 있다.그녀가 소유하고 있는 검은 <수련>은 어둡고 음산한 분위기에서 애도의 전조를 알리기라도 하듯 연쇄적으로 몇 명의 사람이 죽어 나간다.게다가 사건의 진범이 누구냐에 신경을 쓰다가는 이 글을 읽는 재미가 반감될 것 같다.이와는 대조적으로 모네의 마을인 지베르니를 중심으로 센 강과 압센 강,모네의 정원은 볼거리로 가득하다.모네의 구옥은 잘 보존되어 있는데 고색창연한 맛이 일품이다.게다가 모네의 정원은 싱그러운 화초들로 가득차 있어 외지 및 외국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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