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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무지개 - 언어학 ㅣ 고종석 선집
고종석 지음 / 알마 / 201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5/0514/pimg_7858471461205715.jpg)
인간이 타자와의 소통,교류,공유의 방편으로 널리 쓰이고 있는 것이 말이라고 생각한다.인류의 시작과 더불어 말도 자연스레 생겨 나겠지만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기록으로 남길 만한 말들은 문자의 탄생과 더불어 발현되었고 기록의 토대가 되는 수단과 도구들의 발명과 더불어 말의 기록은 시대의 점철과 함께 생사를 오고 가고 하기도 했다.이렇게 개인과 집단,사회가 남긴 말들을 통칭 언어라고 지칭한다면 언어의 역사는 집단과 사회,(국가)규범과 체제의 울타리 안에서 어떠한 역할과 작용을 해 왔는가에 대해 알아 보는 것도 유익한 계기가 될 것이다.
법학과 언어학을 전공한 고종석 저자는 『글쓰기』 라는 주제로 두 차례 간접 강의 체험을 했고,이번 언어에 관한 다양한 주제들은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내게는 언어에 대한 색다른 감각과 잘 정리해 놓은 이론들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다져 보는 시간을 갖게 되어 다행이었다.게다가 한국어와 이웃 나라 언어인 중국어,일본어와의 관계 및 서양어의 근간(모체)가 되고 있는 라틴어를 비롯하여 프랑스어,영어,독일어,아랍어 등의 인도유럽어족의 전개와 파생 등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게다가 글로벌 시대에 있는 현 시대에서는 해당 국가의 언어가 정치,경제,군사적 역할까지 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가 없다.실로 정치,군사,경제의 역학 관계를 놓고 언어의 위상,서열을 매기고 있는 현실적인 면에서 한국어의 세계적 위상을 되짚어 보기도 했다.
현재 영어를 모국어로 하든 그렇지 않든 영어의 위상은 독보적인 존재가 되었다.간단명료하게 말하면 영어를 잘하지 못하면 사회적 신분 상승과 기회가 박탈될지도 모르는 운명이기에 모태 영어교육까지 시키고 있는 것이 한국 사회의 현주소이다.게다가 G2 국가이면서 한자 문화권의 맹주국을 자처하는 중국을 알려면 중국의 고전과 현대문을 각각 익혀야 할 시대성이 있고,일본어 역시 한자 및 한자 서체(초서체)를 바탕으로 일본어 문자가 만들어졌기에 기본은 한자의 실력을 쌓는 것이다.한자 교육에 대한 필요성이 동기 부여로 이어지면서 초등학교 학생들 사이에서는 한자 급수 시험과 한어수평고사(HSK)까지 준비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이 실정이다.비록 한자가 모국어는 아니지만 한글이 없었던 시기에 중국에서 한자를 들여와 생각과 감정 등을 이두 문자로 기록하는 한편 세종대왕에 의해 한글이 창제되면서 한글과 한자는 국한문 혼용체로 구한말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서양어의 경우는 라틴어를 바탕으로 그리스어,프랑스어,영어,스페인어 등으로 갈라져 나갔다.영토및 종교 전쟁으로 인해 유럽의 언어는 한곳에서 지긋하게 사용되지를 못하고 생과 사의 운명을 맞이해야 하기도 했다.노르망디 공작의 잉글랜드 공격으로 영국에서도 몇 백년 간 프랑스어가 사용되기도 했다.게다가 아랍어권과 관련이 있는 십자군 전쟁과 백년 전쟁,그리고 1,2차 세계대전으로 언어의 위상이 독일어권에서 영어권으로 넘어가게 되기도 한다.이와 맞물려 의학 분야의 용어,학술지 등이 영어권(미국 영어)으로 넘어가게 되었던 것이다.비단 의학 분야만이 아닌 타분야도 동일하고 보편적으로 영어권이 장악하게 되었던 것이다.정치,군사의 역학이 언어의 위상과 명암을 갈라 놓는 것을 실감나게 한다.게다가 무역의 장벽이 허물어지면서 경제 선진국의 언어도 체졔적으로 학습해야 하는 시대이기도 하다.
고종석 저자는 라틴어 통사론과 언어학에 대해 적절하게 배합하면서 동양어인 한.중.일 한자 문화권의 언어와 서양어인 인도유럽어족의 관계를 비교 언어 차원에서 세세하게 분석하고 있다.그리고 언어는 사회성을 띠고 있어 유행어 및 은어와 같이 시대의 흐름을 타기도 한다.언어를 사물로 취급한다면 언어 자체마저도 생명이 있는 셈이다.까막득한 옛날 향찰과 같은 이두 문자를 현대인의 감각에 맞춰 재해석하는 작업은 해당 전문가마저도 난해하다고 한다.마치 생명이 없는 주검의 심폐에 소생술을 불어 넣는 것과 같은 작업일 것이다.한.중.일 3국은 한자를 바탕으로 언어의 발달과 파생,조합이 이루어졌듯 서양어는 라틴어가 근간으로 작용하면서 유럽 각국의 언어는 근간은 라틴어에 기초하고 있어 친근감과 배우기 쉬운 용이성을 띠고 있다.이것을 연관 효과라고도 한다.
그외 표준어,남.녀의 말,역설적인 말,방언,친족명칭,(국어)로마자 표기법,심리 형용사,한국어의 시제 에 대해 통찰력 있게 잘 해부해 주고 있다.SNS의 발달과 더불어 이모티콘 언어,한글과 외래어의 조합 등이 난무하고 있다.청년층과 중.장년층 간의 소통과 공유가 어려운 말들도 우후죽순과 같이 생겨 나고 있는데 꼭 나쁘다고는 말하기 어렵지만 비속어,은어가 세상을 판치는 것은 계몽 차원에서 언어 순화의 홍보가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언어는 시대의 흐름과 시대를 선도하는 계층에 의해 태어나고 잠깐 살아 가다 뿌연 안개 속으로 사라져 가는 사물과 같다.국제화 시대에서 영어 학습 열기는 고조되어 가는 반면 국어인 한국어의 존재 및 위상은 과연 어디쯤에 있는가를 되새겨 보는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