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의 여인 - 한일 역사기행
곽경 지음 / 어문학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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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는 인류의 죄악과 우행(愚行),그리고 불행의 기록이다. - 윈스턴 처칠

 

 개인이든 국가든 지나간 역사를 제대로 알고,역사를 교훈으로 삼아 잘못된 전철을 딛고 현재를 개혁과 변화를 이끌 수가 있고 미래의 일까지 예측하고 재단해 나갈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이것은 역사 학습과 개인적 경험이 토대가 되고 누적되면서 얻은 소중한 지혜라고 생각한다.그래서 지난 역사에 대해 객관적이고 냉철한 시각과 분석,통찰력이 균형을 잃게 되면 힘의 역학 관계에서 또 다시 과거 식민 시대와 같은 일이 되풀이 되지 말라는 법이 있겠는가.

 

 한.일 간의 관계는 굴절된 역사를 중심으로 소개,회자가 되고 있다.흔히 일본은 제국이고 한국은 식민지였다는 이분법이 주류가 되면서 가해자와 피해자 간의 사법적 결론이 아직도 나지 않은 엉거주춤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점이 안타깝기만 하다.양국 관계의 현재 및 전향적 미래를 위해 유익할 것이 없다는 것이 지배적임에도 불구하고 역사의 가해자인 일본 정부측의 잘못된 역사 인식과 식민 통치 및 2차 세계대전 등에 대해 전쟁 미화론이 일본 전국 방방곡곡에 깊게 세뇌 되었다는 것이 가공(加恐)할 만한 위협이 아니겠는가.과거 제국이었던 서방 제국(諸國)들은 식민 국가에 대해 정신적,물질적 위로,배상 등이 원만하게 이루어진 점에 비한다면 일본측이 한국을 비롯한 중국,동남아 제국에 저질렀던 온갖 만행은 현재까지도 풀리지 않은 실정이다.그것은 아마 일본 역사 속에 등장하는 사무라이(무사)들이 지녔던 충의 정신에서 기인하는 것은 아닐까.피해자에게 사죄하고 항복할 바엔 차라리 할복(갓뿌쿠) 자살하는 것이 사무라이들의 정신이고 생존법이었던 것은 아닐런지.

 

 건축사인 곽경 저자는 과거 굴절된 한.일 역사의 원점(源点)을 찾아 나섰다.거의 1주간의 일본 여정을 누비면서 일본이 한.일 과거사를 어떻게 정립해 나갔는가,한국 침략사 및 식민 통치를 위한 만반의 준비 과정은 어느 계층에 의해 형성되었는가,그리고 제국주의가 종언을 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차여차하면 또 다시 군국주의의 부활을 5분 대기조마냥 기다리고 있는 것이 일본 정부의 속셈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속이 타들어 가는 것을 꾹 참아야 했다.일본 민족,문화는 루스 베네디트가 쓴 『국화와 칼』와 같이 양면성을 띠고 있다고 보면 된다.겉마음과 속마음 즉 혼네와 다테마에의 불일치성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곽경 저자의 일본 역사 탐방은 일본에 천자문을 전한 왕인 묘를 찾아 가는 것을 시작으로 에도시대의 탄생과 막부의 붕괴 그리고 메이지 유신을 기점으로 서구문물 도입,제국주의의 발흥,조선 병탄,2차 세계 대전과 일본인들의 귀환(인양) 기념관 등에 이르기까지 지난 한.일 역사의 굴곡과 비탄을 현장감 있게 들려 주고 있다.마침 이쓰코라는 일본 여인이 저자와 합류하게 되면서 과거 한.일 역사의 시작과 과정,그리고 마침표가 없는 불우한 관계를 몸과 마음으로 느끼게 한다.두 분은 영어로 대화를 나누고 있고 겉으로는 화평의 분위기가 흐르지만 속마음은 어떠했을까.역사의 가해국과 피해국의 후세가 나누는 대화는 극히 단편적일 뿐이다.저자는 임진왜란,메이지 유신 탄생과 더불어 시작된 대외 팽창주의 및 제국주의는 결국 패전으로 막을 내리게 되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의한 조선 정벌이 메이지 유신 주역 중 하나인 사이고 다카모리에 의해 정한론으로 시작되는가 싶더니 메이지 유신 주역들 마음이 한통속은 아니었던 것 같다.사이고 다카모리는 세이난 전쟁을 일으켜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하려고 하지만 결국 승산이 보이지 않자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한편 구한말 조선의 정정(政情)은 규율과 질서가 없었던 부패와 무능이 판치던 시절이었다.세도가들이 득실하고 개화파와 쇄국파들이 갈라지면서 조선,청,일본이 벌였던 청.일전쟁에서 일본은 러.일전쟁까지 승승장구하면서 조선을 한입에 꼴깍 삼키고 말았다.조선이 일본에게 속국이 되는 시점은 명성황후 시해사건인 을미사변(1895년 7월 23일)을 기점으로 삼는다.조선 정벌의 시점이 비록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의해 기록되고 있지만 실제 일본인의 뇌리에 깊게 각인되고 있는 것은 신공황후가 삼한(신라,백제,고구려)를 정벌했다는 날조극부터 시작된다.중국의 유명한 고사 삼인성호(三人成虎)가 상기되는 바이다.일본이 왜곡,날조하고 있는 역사는 비단 신공황후의 삼한 정벌 뿐만이 아닌 셀 수 없이 많다.(고사기,일본서기 등)

 

 일본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사망하면서 도쿠가와 이에야스 정권인 에도 바쿠후 시대가 들어서게 되면서 300여 년 정도 일본은 평화의 시대를 맞이하지만,메이지 유신 정권이 들어설 무렵,일본은 서양의 대외 개방을 하면서 서구 문물의 적극 도입과 일반인들의 보통 교육 정책도 보편화한다.동시에 번(藩)을 폐하고 현(縣)을 두는 폐번치현 제도를 실시하고,류큐왕국(오키나와)까지 일본으로 강제 편입시킨다.특별하게 인상 깊은 점은 각료 및 군의 파벌이 초슈(야마구치현)와 사쓰마(가고시마) 출신이 대거 포진되어 있는 점이다.그외 히젠(사가현) 및 도사(고치현) 출신도 메이지 유신 탄생과 제국주의 시대 권력과 명예를 위해 결사적으로 나서게 되는데,대표적인 것이 정한론의 기수 사이고 다카모리와 죽마고우였던 오쿠보 도시미치의 내치론이 대립하면서 권력의 무정함을 실감케 했다.또 하나 현 일본 총리는 아베신조다.그의 외증조부격인 오시마 요시마사가 자행한 경복궁 습격,고종 체포,청.일 전쟁 진두지휘를 비롯하여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 및 그의 실제(實弟) 사토 에이사쿠(모두 총리 역임),친부 아베 신타로가 아베신조의 정치적 스승이고 정치적 DNA를 승계한 셈이다.아베신조를 제외한 그의 조상들의 본향이 야마구치현 하기(萩)와 나가토(長門)이다.그런 까닭인지 아베신조는 정치적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조상의 본향을 찾아 음덕을 기리는 것 같다.

 

 일본은 종전을 맞이하면서 식민 국가에서 생존권을 보장 받았던 자국민들의 귀환(인양)에 대해 대대적인 홍보를 하고 있다.하카타 인양 기념관을 비롯하여 유수의 인양 기념관을 눈여겨 보면 속에서 구토가 날 지경이다.식민국가에 대한 모욕은 기본일 뿐만 아니라 누가 전쟁의 가해자이고 피해자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이다.식민지에서 떵떵 거리며 살았던 일본인들,그들은 식민 국가인 조선인들을 만주 등으로 강제 이주 시키고(사민 정책이던가?) 그들은 일본 제국에 의해 토지 보상,상업권 등 생존이 확실하게 보장되었던 시절을 잊었던 말인가.일본 정부는 그들이 남루한 옷차림과 거짓꼴로 귀환하던 모습에 대해 일본 본토인의 동정과 연민을 사게 하려던 의도가 다분하다.

 

 곽경 저자와 함께 떠난 한.일 역사 탐방은 일본 제국이 한국에 가한 피의 역사를 다시 한 번 상기케 한다.비단 한.일 관계 뿐만 아닌 지난 중.일 역사,동남아와 일본 역사 속의 관계를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특히 일본의 역사는 한국에게 전수,영향을 받은 것이 많다.그들의 민족의 기원도 한반도에서 넘어갔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한국에게 받은 문화,문물들을 하나 둘씩 제거해 가면서 일본화를 철저히 하고 있는 셈이다.이쯤에서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의 속내(혼네)를 정확하고 철저하게 인식하고 분석하여 다시는 한.일 간 피의 역사가 재발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특히 섬나라 근성에 대한 연구,분석도 시간이 되는대로 탐구해 나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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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부동산과 맞벌이한다 - 배우자 대신 꼬박꼬박 월급을 가져오는 시스템 만들기
너바나 지음 / 알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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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이 위축되었는가 싶지만 부동산은 정보,지식을 잘만 활용하면 삶의 기반이 되어 주리라 믿습니다.자산 형성은 역시 부동산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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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최민우 옮김 / 다산책방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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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초마다 터지는 웃음은 다소 과장된 표현인 것 같다.글 속의 오베라는 남자에 대한 기대는 사라지고 까칠한 면모 일색이었다.좋게 말하면 근엄하고 다르게 표현하면 물과 기름과 같이 사람 사이가 원만하지 못하다는 것을 감지하게 된다.나는 이 도서를 읽은 지가 1주일이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서평 기한을 훨씬 넘기고도 자신이 태평(?)할 줄이야.아무튼 오베라는 인물이 내 주위에도 있기는 있는데 꼬집어서 누구하고 하기에는 아직은 모르겠다.개인의 기질과 성향이 붕어빵과 같이 일치하는 사람은 이 세상 누구도 없으니까.

 

 북유럽 소설이 제법 재미와 흥미를 끌고 있다.범죄 관련 소설로서 거의 상상을 초월하는 엽기적이고 비윤리적인 이야기들이 일상에선 아웃이겠지만 이야기를 잘 배합해 놓으면 흡인력에 흡인력이 더해 가면서 독자들의 시선을 정지시키기에 대세를 몰고 가는 것 같다.이에 비하면 《오베라는 남자》는 주인공 오베의 인생의 전체적인 윤곽,흐름을 도마 위에 올려 놓고 자근자근 내리친다고나 할까,그럴라치면 황태 속살이 벗겨지면서 맛없는 겉껍질은 버리고 시간과 세월 속에 숙성된 진미(珍味)를 맛볼 수 있을테니 진정 오베는 겉모습보다는 살아 온 환경과 내면 세계를 이해하지 못하면 수박 겉만 핥다 말고 지나쳐 버릴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프레드릭 배크만 작가는 블로거이자 칼럼니스트로서 이 글은 그의 데뷔(Début)작으로서 블로그에서 처음 시작된 작품이라고 한다.블로그가 대세인 시대에 글쓰기,편집 등에 대한 내공을 다져 놓으면 낭중지추와 같이 작품성을 알아 주는가 보다.프레드릭 배크만 작가는 《오베라는 남자》를 통해 모국 스웨덴에서 공전의 히트를 쳤다고 한다.오베라는 남자는 한국 나이 60세로서 아직은 창창한 나이이지만 아내 소냐를 앞세우면서 옆구리가 시리면서 삶의 재미를 상실한다.주위 사람들에게 얼마나 까칠하게 굴면 약속이나 한듯 그를 피해 다닐까마는 그의 기질과 성격은 아버지의 유전자를 판박이마냥 이어 받았다.할 말,자신이 해야 할 일 이외엔 오불관언으로 일관하는 오베,30초마다 폭소가 터진다고 하던 이야기는 온데 간데 없고 인내와 끈기로 읽어 가야 겨우 오베의 진면목이 나타나게 된다.일종의 원리 원칙주의자와 같은 삶의 가치관이라고 할까.

 

 열여섯 살 아버지를 잃고 오베는 철도 회사 근무,주민 자치회 회장직을 맡으면서 인생의 쓴맛,단맛을 겪어 나간다.열차 객실 물건의 도둑으로 몰리기도 하고 주민 자치회에선 주민들과의 의견 다툼,논쟁을 겪기도 한다.그는 선친이 몰던 중고차를 팔아 신차를 구입하면서 스스로 중산층으로 자위하면서 삶을 설계해 나간다.그리고 천생의 배필(配匹) 소냐를 만나게 되는데,소냐는 오베를 이상형 가운데 이상형으로 (마음으로)여긴다.소냐는 오베가 갖고 있는 긍정적인 면이 든든한 남편감으로 내면에 자리잡게 된다.오베와 같은 사람을 놓친다면 소냐는 두고두고 후회의 나날을 보낼지도 모른다는 각성에 오베를 꼭 붙잡게 된다.오베는 정령 정의에 살고 정의에 죽는 화신으로 보였는지 모른다.

 

 그(오베)는 정의와,페어플레이와,근면한 노동과,옳은 것이 옳은 것이 되어야 하는 세계를 확고하게 믿는 남자였다.훈장이나 학위나 칭찬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그래야 마땅하기 때문이었다. -P206

 

 오베와 소냐의 백년해로가 너무도 일찍 종지부를 찍을 줄이야.소냐가 암으로 운며을 달리하면서 오베는 순망치한을 몸과 마음으로 겪는다.겉정보다 속정이 깊었던 오베가 아내 소냐를 앞세우면서 목매달기,배기 가스 질식사,권총 등으로 자살을 시도하지만 무위로 돌아간다.결국 오베는 멀리서 이사온 주위 사람들과 대화와 소통을 나누면서 오베의 진면목이 소리 소문없이 퍼져 나가게 된다.기차역에서 한 남자의 생명을 구한 의로운 사람이기도 한 오베...그리고 오베는 힘없는 아녀자,아이들을 위해 싸우기도 했던 사람이다.오베는 호불호에 대한 판단을 정확하면서 누구에게 신세지고 의타심을 갖으려는 사람이 아니다.한국 사람들이 흔히 갖는 감정 가운데 '까칠하게 따지고 덤벼들지 않고 은근하게 묻어 가는 성격'을 좋아하는데,오베라면 '절대 안될 말'이죠!라고 딱 잘라 말할 것 같다.고지식하고 융통성은 없을지라도 그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편견과 질시,오만은 없으리라 생각한다.그리고 오베는 그의 죽음을 대비하여 장례 절차,묫자리까지 유언으로 남길 정도로 치밀한 성격의 소유자이다.나아가 오베와 같은 사람이 많은 사회일수록 사회 질서,규율이 정착되고 정의와 상식만이 사회를 이끌어 갈 것이라는 믿음이 생긴다.오베라는 남자에게 경의와 존경을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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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있는 식탁 - 먹고 마시고 사는 법에 대한 음식철학
줄리언 바지니 지음, 이용재 옮김 / 이마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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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고 마시는 행위는 인간의 극히 기본 행위이다.삶의 기본 요소를 의식주에서 식이 가장 앞으로 나가 '식의주'라고 해도 무방할 듯하다.그만큼 먹고 마시는 것은 생리적인 욕구를 해소시키는 것은 물론 생각하고 느끼고 사유하며 소통과 교류를 촉진시키는 촉매작용임에 틀림없다.못먹고 못살던 시절엔 허기를 채우는 것이 가장 큰 의식 절차였지만 지금은 허기를 채우는 것보다는 사람과 사람간의 소통과 교류의 행위,인간관계를 밀접하게 촉진케 하는 소금과 같은 작용,사유와 상상력을 키워 나가는 원동력이요,윤활제라고도 생각을 한다.

 

 집에서 먹는 다반사(茶飯事)는 어떠한 재료로 어떻게 먹고 마셔도 크게 신경 쓸 일이 없다.말 그대로 방약무인과 같이 가장 편안한 자세에서 음식을 취하곤 한다.물론 혼자인 경우에 한해서지만...가족 모임,명절과 같이 다소 격식을 차려야 하는 경우에는 입성,두발,언행 등에서 자신의 교양의 정도를 잃지 않는 것이 상례이다.이것을 사회에서 만난 지인과 형식적인 관계에서 더욱 심화된 관계로 이어지기 위해 의도성이 깔린 만남에서는 모든 것이 평가받는 자리일 수도 있기에 평소의 언행,입성,삶의 경륜 등이 무척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음식을 먹는 행위는 인류 역사 속에서 다양한 생각과 사유를 도출해 냈던 사례들은 부지기수이다.배부른 한끼보다는 영양과 의미 있는 자리의 한끼가 삶의 방향을 더 이상적으로 만든다.그렇다고 먹고 마시는 행위에서 심오(深奧)한 철학적 관념 사상을 찾아 내려는 것이 아닌,그러한 행위에서 인간은 보이지 않는 인간관계의 긴밀성과 더 나은 삶을 위한 기술과 가치,습관을 엮어 나가는 것이다.(적확한 표현인지 모르겠지만) 남자는 먹고 마시면서 관계가 깊어지고 여자는 함께 누워 도란도란 속깊은 얘기를 하면서 관계가 친밀해진다는 말이 있듯,먹고 마시는 행위는 인간과 인간간의 관계 작용에 있어 매우 기본이 아닐 수가 없다.

 

 구체적이고 정확하지는 않지만 먹고 마시는 행위의 대부분은 일적인 관계,친밀 작용의 촉진을 위한 행위가 대부분일 것이다.친밀한 관계라면 사소한 부분까지 끄집어 내어 주고 받기 식의 대화,소통이 가능하겠지만 일적인 관계에서의 만남은 매우 형식적이고 요식적인 행위로 그치는 경우가 태반이다.친소관계든 형식적인 관계든 먹고 마시는 자리에서는 한정된 인간사,일적인 얘기로 그치고 마는 것이 통례이다.이 도서는 그러한 생각과 관념을 떨쳐 버리고 우리가 먹고 마시는 동.식물성 원재료부터 음식 준비를 위한 선입견 불식(拂拭)하기,삶의 만족인 건강과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행하는 감량과 단식 행위,홀로든 여럿이 먹고 마시는 행위에서 무엇을 추구하고 발견해 나가야 할 것인가를 이해하기 쉽게 일상에서 쉬이 발견 가능한 소재들을 들려 주고 있다.

 

 농약.비료를 과다하게 사용하면서 토질과 자연 생태계가 심하게 파괴되고 말았다.농약의 과다한 사용은 조류 개체수를 격감시키면서 생태계의 교란을 야기하고 있다.게다가 육류의 경우 성장 촉진을 위한 과다한 호르몬 투여로 생산된 가축들이 소비자의 식탁에 버젓이 올라 오고 있다.육류만 그러한가.야채류 역시 마찬가지이다.대부분 비닐 하우스에서 재배된 숙성 재료들은 이젠 제철 식품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돈만 있으면 언제 어디에서든 구입 가능하게 되었다.이러한 상업적 행위로 인해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는 행위가 과연 적절한 것인가.유기농법도 비료를 적게 사용할 뿐이지 사용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레이첼의 《침묵의 봄》은 자연 생태계 유지,토양의 질이 인류에게 얼마나 소중하고 값어치 있는 것인가를 선구자의 예리한 눈으로 직시하고 있다.

 

 사람은 태어나면서 최초로 입에 대는 것은 엄마의 젖(또는 분유)이다.젖에는 약간의 단맛이 섞이면서 단맛을 처음으로 익힌다.그래서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단연 단맛이 들어간 음식으로서 주로 인스턴트가 어린이들을 유혹하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엄마가 아이에게 단맛 외의 시고 맵고 짜고 쓴 맛들을 골고루 배합한 음식을 만들어 먹이려는 의지도 매우 중요한 교육이다.식생활이 서구화 패턴으로 바뀌면서 쌀과 보리와 같은 음식에서 빵과 치즈,햄,쥬스와 같은 칼로리 높은 음식이 인기를 더해 가는게 현실인데,건강하고 행복한 한끼를 위하고,삶의 미래를 더 가치와 기술,습관을 몸에 배이게 하려면 부모들이 자식에게 직접 음식을 만들어 주는 것이 최고(最高)가 아닐까 한다.그리고 몸을 자주 움직이는 것이 건강과 활력을 되찾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운동부족,스트레스 증가,체지방 증가 등은 대사성 성인병(순환기 장애,내분비 질환 등)에 걸리기 쉽다.

 

 음식을 섭취하는 행위는 삶에 있어 기본적 행위이고 의례이다.비록 친밀도가 옅은 관계일지라도 식탁에서는 내가 상대방에게 대접하는 자리라고 생각하면서,허기를 채우는 행위에서 벗어나 삶의 습관과 가치를 제고해 나가려 한다.한끼의 식사에서 즐거움과 행복이 찾아 온다면 식탁이라는 자리는 보다 건조한 삶에서 보습제가 풍부한 윤택한 삶으로 바뀌어 갈 것이다.한끼의 식사 속에 담겨 있는 다양한 이야기거리를 재구성하면서 인간관계의 질높은 단계로 이행해 가는 촉진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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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에서 용 나면 안 된다 - 갑질 공화국의 비밀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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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 갈 수 있는 세상은 오지 않는 걸까.사는 재미가 갈수록 희박해져 간다.삶에는 다양한 시기,해야 할 삶의 목표,희망 등이 있을 것인데,내 의지에 의해 뭔가를 도모하여 하나 둘씩 이룩해 나가려 해도 개인를 둘러싼 사회적,경제적 불평등 요인은 개인의 꿈과 희망까지 뭉개버릴 수 있다는 것이 한국 사회로부터 불어 오는 맵싸한 분위기이다.잠재적 재주와 능력이 있다손 치더라도 태어나면서 물려 받은 가정의 경제,환경적 불우함은 개인의 앞길을 막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 보지도 말라'는 말과 일맥상통할 수도 있다.

 

 한국 사회는 압축 성장을 하면서 오로지 앞만 보고 내달려 왔다.정치적 이데올로기를 유일신으로 여기고 오로지 경제 성장에 초점을 맞추었던 지난 시절은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 매고 내 자식,내 새끼만 출세하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으로 간주하여 청춘의 특권마저 포기한 채 자식 농사에 전념했다.나아가 사회,국가는 가난에서 탈출하여 모두 잘 먹고 잘 살자는 허울 좋은 슬로건을 내세워 혹세무민 정책을 써 왔다.결국 한국인의 GDP가 경이로울 정도로 제고되면서,'한강의 기적','4대 아시아 용'이라고 불리게 되었다.겉으로 보이는 성적이 좋기에 한국인으로 살아 간다는 것이 자랑스럽게 여겨지던 시절이 엊그제만 같다.

 

 그런데 압축 성장의 이면에는 찌든 부정부패,죽지도 않는 패거리 문화,세습 재벌,기회주의가 버젓하게 사회 전체를 뒤흔들고 있을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IMF 즉 외환위기가 터지지 않았더라면 한국 사회의 비정상적인 부패도는 어디까지 치달았을까.나라를 이끈다고 하는 위정자들은 입만 열면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이라는 말을 밥먹듯,눈 하나 깜박하지 않고 잘도 읊조린다.해방 이후 현재까지의 한국 현대사를 되돌아 보면 부정.부패의 점철이었다.정경관언이 짜고 치는 고스돕과 같이 찰떡 궁합마냥 유착(癒着) 관계를 보여 주었다.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지금도 각계의 유착 관계는 음양의 조화를 보이고 있다.그들은 그것이 살아 가는 수단이고 방편이라고 변명을 내세울지 모르지만 그러한 사회 양태가 누적되면서 힘없는 계층은 늘 소외되면서 낮은 삶의 질이 세습화 되어 가고 사회,국가도 힘없는 계층에 대해 근본적인 대책을 갖고 있지 않은 것이 실상이다.

 

 현재 한국은 OECD국가 가운데 삶의 질이 가장 낮은 국가로 나타나고 있다.자살율,이혼율,3포(연애,결혼,출산) 현상,비정규직 양산(量産)은 사회 구성원 간의 이질감 조장,지니계수 높음(인구와 소득 관계상 불평등)현상으로 이어지면서 미래에 대한 희망보다는 절망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의견이다.경제 계획이 사회 구성원의 가난을 어느 정도 완화시켜 주었지만 부와 권력을 갖은 계층은 그 이전부터 존속되어 오고,고도 성장기에 부와 권력에 대한 항상심을 사유재산쯤으로 여겼던 것은 아니었을까.인간의 본능,속성은 큰 것에서 찾을 필요가 없듯,부와 권력에 대한 욕망은 탓할 사안은 아니다.부와 권력을 어떻게 획득하고 가치 있게 활용했는가,부와 권력이 절대 다수의 국민들의 땀과 눈물에서 나온 것이라면 이것을 함부로 사용해서도 휘둘러서도 안될 것이다.한국 사회를 이끌고 있는 정.경.관.언계의 계층들은 스스로 사회의 엘리트 중의 엘리트로 여기면서 모든 분야에서 최고라고 여기면서 관계층간의 돈독한 유대의 끈을 놓치지 않으려 안간 힘을 쓰고 있다.

 

 한국 사회의 환부,부조리 등을 조목조목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미래의 보다 밝은 한국 사회를 제시하고 있는 강준만 저자는 한국학의 대명사로 생각된다.작금 한국 사회는 갑이 사회를 불도저로 밀어 재끼는 형국에 놓여 있다.일일이 말할 수는 없겠지만 대한항공 회항(回航)사건을 필두로 갑이 을을 지배하고 통치하는 것은 비단 오늘 어제 일은 아니건만 부와 권력을 쥐고 있는 소수의 계층들이 다수의 을 계층을 사노비 다루듯 마음대로 부려 먹는 작태를 그냥 계속 놔둘 수는 없는 사회적 문제이기에 강준만 저자는 갑 계층이 되기 위해 기회 비용을 아까워 하지 않고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서 현재의 입장과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삶의 이력을 비롯해서 해서는 안될 갑질의 횡포,폭언,비하,수치심 안기기,자존감 무너뜨리기 등에 이르기까지 갑 계층이 행하고 있는 모든 단면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다.갑질을 행하고 있는 대표적인 계층는 뭐니뭐니해도 정치인,고위공직자,고용주,직장상사가 아닐런지.내가 첫직장에 들어 가면서 계약서를 작성하게 되었는데 계약서상에는 갑과 을이 있었다.서류상의 갑과 을의 관계는 말 그대로 사규에 맞게 일하라는 것이고,이를 어겨 회사에 중대한 문제 및 (경제적)손실을 안겼을 경우에는 사규 및 일반법에 의해 처벌된다는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부모는 논과 밭을 팔아서라도 자식을 서울로 서울로 유학을 보내 좋은 대학,좋은 학과를 나와 좋은 직장,괜찮은 규수를 찾아 혼인에 골인한다.당사자는 그의 유전자를 뿌려 자식을 낳아 자신보다 더 나은 미래를 꿈꾸어 나가고 있다.이것은 극히 인간이라면 갖을 수 있는 본능이고 속성이다.그런데 개천에서 용이 난 당사자는 미꾸라지가 될 수도 있었던 시절은 아예 상기하기도 싫은 듯 현재의 신분과 입장을 유지하기 위해 비슷비슷한 계층끼리 패거리 문화를 조성해 나간다.눈 하나 깜박하지도 않고...현재 한국 사회는 고인력 포화 상태에 있는 나라로 사회 구성원의 의식 수준도 사상 최고 수치이다.이러함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가 보이고 있는 무능 사회,사회 안전망 부실은 국민들을 우롱하는 처사가 아니겠는가.'세월호'침몰 사건,4대강 사업,자원 외교는 과연 누구의 책임인가.왜 한국 사회는 정의,상식을 운운하면서도 실행에 옮기지는 못한단 말인가.신자유주의는 자본 및 자본가에 의한 돈과 물질을 숭상하는 시대의 전형이다.갈수록 삶은 재미가 없고 팍팍하기만 한데 10%도 되지 않은 계층들이 현재 한국 사회의 부조리를 생산해 내고 있다.'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랄 수' 없듯 모든 계층이 부정과 비리로 얼룩져 있는 가운데,힘없는 계층들의 피와 눈물은 마를 날이 없다.

 

 이 도서를 읽는 계층은 아무래도 한국 사회 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이 글을 읽다 보면 다양한 생각과 감정이 솓구칠 것이다.또한 머리로는 이해는 되지만 부조리를 뿌리 뽑기 위해 적극 나서려는 마음은 거의 없을 것이다.안타깝게도 나도 그런 부류이지만...갑 계층에게 고한다! 부와 권력이 시민의 힘으로 나올진대 함부로 갑질을 해대서야 되겠는가.시간과 노력을 기울여 갑 계층이 되었을지라도,태어나면서 은수저를 물고 나와 갑 계층이 되었을지라도,기회를 잘 타 갑 계층이 되었을지라도 죽음 너머에는 무엇이 있는가를 생각해 본 적은 있는가.나는 다음 대선에선 정의와 상식을 살려 나가려 하고,절대 다수의 을 계층의 피와 눈물을 닦아 줄 후보자에게 한 표를 아낌없이 던지겠다.그리고 이러한 사회 부조리를 근절하기 위한 캠페인 및 연대 운동이 있다면 적극 동참하겠다.개인의 힘으로는 계란으로 바위치기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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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5-07-04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요.. 개천에서 용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공부가 부랑 연결되어 있는 것같은 느낌 받지 않았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