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수업 - 온전한 나로 살아가기 위한 최고의 질문
박웅현 외 지음, 마이크임팩트 기획 / 알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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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무새와 같이 반복 복창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생각과 사유가 뒷받침되어야 하는 인문학 시대라고 생각한다.또한 생각과 사유의 폭이 넓어야 험난한 세상을 헤쳐 나갈 수가 있고,사람이 사람 구실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바탕이 되기도 한다.그런데 예나 지금이나 배웠든 못배웠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생계의 전선에 뛰어들다 보면 언제 생각하고 사유하고 토론하며 통합과 분석을 할 수가 있겠는가.인간이라는 존재가 현실에선 지극히 상품과 도구로 전락되어 스스로 생각하고 사유의 폭을 넓히기 위해 또 다른 시간과 환경을 찾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몸소 느낀다.

 

 그런데 인간은 사회적 동물임과 동시에 생각하는 갈대라고 했듯 한 순간도 생각과 지혜,사유,통찰력이 없다면 생존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다람쥐 쳇바퀴 돌듯'돌아가는 반복 순환의 일과 환경에선 어느 정도 마음 가는대로 즉흥적이고 직관력이 유용할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하지만,현 시대는 들고 날뛰는 사람들이 많고 많아서 자신을 늘 단금질하지 않고서는 인생이라는 대열에서 낙오(落伍) 내지 도태 당할 수가 있다.이를 앙다물고 지독한 마음으로 자신의 삶의 의미와 가치를 찾아 우주의 주인공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생각과 대답은 스스로 찾되 즉시 그것에 대한 실마리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생각의 장을 열어 줄 수 있는 도서,강연,전문가들의 얘기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삶의 의미와 가치를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 사회는 겉으로는 민주 사회라고 하지만 사람과 사람과의 대화,소통에 있어서는 막힌 혈관과 같이 답답하기만 하다.사회 전체의 시스템과 제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行使)하는 정치계가 늘 첨예한 대립과 독선적인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일반인들의 생각과 관념에 냉소와 무관심,단편적인 것들로 각인시키고 있다.종종 생각하는 바이지만 사회를 리드하는 계층들도 인문학적 사고도 넓혀 가고 (대국적인 차원에서) 국가의 대계를 위해 해야 할 바를 제대로 해 주었으면 한다.정치가 사회에 끼치는 영향력이 크기에 그들의 말과 행동,신념과 가치관에서 일반인의 사고에 끼치는 바가 크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이렇게 정치 현장이 당파,계파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기 위한 삶의 의미와 가치는 온전히 자신답게 살아가기 위한 질문을 스스로 던지고 스스로 답을 구해 간다.한국 사회 인문학계에 꽤 인지도가 높은 분들의 '온전한 나로 살아가기'를 주제로 한 《생각 수업》은 비록 현실은 각박하고 고달프지만 여기에서 주저 앉지 않고 박차고 일어나 자신을 자신답게 꾸려 가자는 메시지가 깊게 깔려 있다.2015년 1월 마이크임팩트에 주최한 'Grand Master Class : Big Question'이었다.정치,경제,사회,환경,과학 등 다양한 분야를 대표하는 연사들의 면면은 한국 사회의 허브(Hub)와 같고 그들의 메시지는 개인과 사회,국가의 미래를 한층 더 밝게 해 준다.

 

 박웅현,진중권,고미숙,장대익,장하성,데니스 홍,조한혜정,이명현,안병옥 8인의 연사의 생각에 대한 질문은 제각각이지만 모두가 인간의 삶의 근원과 본질에 대해 논하고 있는 것이 두드러진 특징이다.인간에겐 돈과 물질,명예와 권력과 같은 욕망의 기제들이 꿈틀거리고 있다.난사람,든사람,된사람 가운데 난사람과 든사람만 강조하는 현 시대에서 인격체를 갖고 인간다운 인간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된사람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대이기도 하다.또한 정치 민주화는 표면적인 것일뿐 생각과 사고의 다양성은 아직도 정착은 커녕 독선과 독재의 시대로 회귀한 듯 하다.게다가 절대 다수가 사회적 약자라고 한다면 노동자들의 노조 문제 등에 대해 사회적 약자 계층이 이들에게 용기와 격려를 보내는 것이 약자 계층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지렛대가 되는 것이 아닐까.그런데 한국 사회의 노조 및 노동자들의 궐기는 사회 불안을 야기(?)한다는 명목으로 공권력부터 들이댄다.이 얼마나 후진 국가의 행태를 그대로 보여 주고 있는가.

 

 한국 사회가 소수계층(10% 미만)에 의해 승자 독식을 이어가고 있다.돈과 물질,자본과 권력을 소수계층이 공고하게 향유하고 있다.또한 그 계층들끼리의 소통과 연결고리,권력의 분배도 간과할 수 없다.그 외 사회적 불평등,부조리 현상은 일일이 열거할 수도 없고 셀 수도 없다.사회가 갖은 자와 못 갖은 자와의 크게 벌어진 간극(Interval)을 좁혀야 할 때다.경제 민주화,보편적 복지 실현이라는 양대 공약을 내걸은 현 정부는 과연 이를 실현할 의지가 있단 말인가.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한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이를테면 노력하면 누구나 출세,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과 보장 그리고 본능이면서 대체할 수 없는 식욕과 성욕의 문제가 충동적이어서는 안된다.사회는 사회 구성원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어야 하고,개개인은 삶의 의미와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자신에게 적합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또한 삶의 방향에 대해 자유로운 선택이 가능하도록 열린 사회가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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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날은 전부 휴가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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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의 제목이 마치 모 매체의 광고를 연상케 한다."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가 상기되었다.세상 일은 쉽지도 어렵지도 않은 일들의 연속이다.일은 혼자 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회라는 단위는 여러 사람이 모여 일하게 마련이다.때깔 나는 일도 있고 뒷꿈치 때만큼의 가치조차 없는 일도 있다.일의 귀천(貴賤)에 따른 사회적 신분,위치도 모두 사람이 만들어 놓은 기제이다.어떠한 직업,어떠한 위치에 있든 사람과의 관계,구조,조직 가운데 모든 일이 흘러 가는 법이다.

 

 도서의 제목과는 달리 이 글은 정상적인 인간 부류라고 보기 어려운 사람들의 이야기이다.일종의 하찮다고 여기는 인생들의 이야기를 들려 주고 있다.사기,협박,갈취,복수와 같은 이미지를 연상케 하는 음지의 세계를 그렸다.그들도 먹고 살아 가는 방편이고 수단으로 겉으로는 선량한 척 해야 하면서,상대가 방심한 틈을 노려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먹튀'식으로 유유이 사라지고 나타나기를 반복한다.조직 생리가 그러하듯 동상이몽일 경우가 많다.달면 삼키고 쓰면 내뱉는 것이 인간 사는 세상에는 늘 도사리고 있다.그래서 중용(中庸)을 지키는 사람이 가늘고 길게 가는 법인가 보다.

 

 등장 인물도 많지 않고 스토리도 고만 고만하게 엮어져 있다.미조구치와 오카다 그리고 보스인 부스지마가 트로이카 행세를 한다.행동대는 미조구치와 오카다이고 부스지마는 선택과 결정의 시기에 나타나곤 한다.사십대 가장이 아내와 이혼 선언을 하고 드라이브를 하다 미조구치 차를 들이받게 되면서 돈을 갈취하는 일부터 시작된다.분위기가 심상치가 않다.또한 20대의 오카다 청년,그는 미조구치와 함께 톱니바퀴와 같이 일을 진행시킨다.다만 어두운 세계에서의 경험과 힘은 미조구치가 단연 우세다.가정 교육이 엉망이었던 오카다는 백수의 신세 상태에서 미조구치를 만나게 된 셈이다.

 

 이렇게 비합법적인 일을 하고 타인의 불행 및 실수를 악용해 돈을 버는 그들에겐 하늘과 같은 보스가 있었다.부스지마란 인간이다.그가 일을 발주(사주)하면 오카다와 미조구치는 하청 내지 재하청의 현장 작업자라고 할 수가 있다.그들은 경찰에게 조사 받을 일,연행될 일은 아예 뇌리에서 차단시켜 놓는다.보스에게 받은 발주 내용에 따라 행동 요령이 달라지겠지만,타인에게 그들은 정상적이고 양식있는 시민의 모습을 보여 주기에 시종일관 경찰에 엮이는 일은 없었다.조직은 충견과 같이 읊조리고 뛰고 대기해야 하는 법.미조구치는 마음 가는 대로,분위기에 휩쓸려,직감에 의지하는 오카다의 행동을 부스지마 보스에게 고해 바치고 조직에서 오카다를 떠나게 했다.미조구치는 영리했다.상대에겐 비위를 맞추고 기쁘게 하면서 심적인 빚은 만들어 주는 것으로 역이용하려고 했다.

 

 미조구치가 총상을 입어 입원하고 보스 부스지마가 병문안 온 참에 불길한 낌새를 차린다.봉투 속 스티커 그림이 파슬리였다.꽃말은 '죽음의 전조'다.자주 병문안을 오는 사람이 부스지마를 노렸을지도 모른다.부스지마 역시 자신의 죽음을 예견한다.오카다의 인생을 망친 부스지마를 처음부터 복수할 의도였다고 고한다.죽을 마당에 무슨 일이든 못하겠냐면서 부스지마는 오카다에게 메일을 보내 3분 이내에 회신이 오지 않으면 자신을 쏘라고 담담하고 초연하게 말한다.그런데 3분이 되기 직전 메일 회신음이 울린다.'차르랑'

 

 이사카 고타로(伊坡幸太郞) 작가의 《남은 날은 전부 휴가》 는 비정하고 날선 조폭의 세계를 그렸음에도 뒷맛은 인간적인 여운을 안겨 준다.빨리 가든 다소 느리게 가든 인간은 언젠가는 죽는다.빠르고 즉흥적인 방식으로 사는 방식보다는 어떻게 살아 가야 하는가에 대한 방식이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져 주고 있다.날아가면 8분 걸어가면 10분,(당신은)어느 쪽을 선택할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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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사이 등대
M. L. 스테드먼 지음, 홍한별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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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녀 간의 사랑의 느낌,맛은 어떠할까.우선 미칠 듯 격렬한 사랑에 휩싸여 느끼는 촉촉한 느낌,처음 만나 교감이 서로 통했던 시절의 풋풋하고 순수한 느낌,내 생애 한 번 올까 말까 하는 동반자적인 고귀한 사랑의 느낌 등이 있을 것이다.사랑을 할 줄 모르는 사람도 자신의 눈에 꽂히고 반하고 마는 시간이 찾아 오면 몸과 마음이 뜨겁게 꿈틀거리며서 아름답고 황홀한 순간과 시간을 갖기 마련이다.뜨겁게 달아 오르는 사랑이 영원하지는 않겠지만 사랑이라는 고귀한 정념을 바탕에 깔고 녹슬지 않도록 마음을 고치고 매만지면서 처음 만났던 순간을 기억해 내려 노력한다면 세상 속의 사랑은 다이아몬드보다 더 광택을 발(發)하리라.

 

 호주 문학을 접하게 된 것은 우연찮게 도서관에서 발견한 신간 도서 코너에서 비롯되었다.《바다 사이 등대》라는 연상 작용이 마음을 움직였다.호주 문학은 난생 처음이라해도 과언이 아닐진대 선뜻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은 남들이 읽지 않은 세계의 문학을 먼저 읽어 보겠다는 심산이 있었고,호주에서 이 도서에 대한 반향(反響)이 매우 컸기 때문이다.과연 어떠한 소재,이야기들이 호주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을까.나도 이 글을 읽게 되면 이야기의 흐름과 내용에 푹 빠지게 될까 생각하면서 마음이 가느데로,마음이 미끄러지는데로 이야기 속으로 흘러 들어갔다.

 

 이야기의 시대적 배경은 1차 세계대전 이후 호주 서남부 퍼스(Perth)지역 파스타죄즈를 기점으로 주인공 톰이 등대지기로 근무하는 야누스 록과의 보급선을 따라 톰과 이저벨이 고귀한 사랑의 하모니를 극적으로 연출하고 있다.사랑은 우연히 오는 것일까.외딴섬인 야누스 록은 1평방마일 정도의 풀밭으로 등대지기인 톰에게는 등대청 소속원으로서 막중한 책임과 임무를 띠고 있다.무인도에 가깝지만 철석꺼리는 바다의 광기의 에너지와 울부짖는 밤바다 소리에 톰은 몸과 마음을 가눌 데가 없었을 것이다.보급선을 타고 흘러 들어 온 한 여인이 있었으니 바로 톰의 애인이며 아내인 이저벨이다.이저벨은 한 눈에 톰에게 반하면서 사랑의 씨앗을 뿌리게 되는데...둘 사이에선 아이가 생기지를 않는다.불행히도 세 번이나 유산(流産)이 되면서 둘의 운명의 앞날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하늘이 도왔는지 둘에겐 반가운 손님이 찾아 온다.해안가로 보트(Rowboat)에 실려 떠내려온 갓난아이와 싸늘하게 주검으로 변한 한 남자를 목격한 톰과 이저벨은 남자를 적당히 매장시키고 아이를 데려다 양육한다.아이의 이름은 루시이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호주 사회는 질서가 없는 상황이었지만 귀환한 병사들에게는 매우 호의적이었다.등대지기인 톰은 자신에게 철저하게 통제하고 관리하는 자기주도적인 타입이었다.야누스 록 섬 주변을 탐사하고 스스류 규정을 등대지기 규정을 만들기도 했다.다만 전쟁터에서 겪은 트라우마,상실과 우울감이 다 가시지는 않은 상태에서 아내 이저벨을 만난 것은 음과 양의 조화를 아로새기는 동시에 불행했던 톰의 내면 세계를 점점 정화해 나갔다.당시 톰은 괜찮은 가정 환경과 알아 주는 대학을 졸업한 인재이기도 했다.한편 이저벨은 데려 온 수양딸 루시를 친딸 이상으로 양육하면서 가족애를 한껏 발양한다.특히 루시는 톰과 이저벨은 친부모로 여기면서 그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면서 무탈하게 잘 성장한다.

 

 "당신은 내 하늘의 절반이에요." -P93

 

 톰과 이저벨의 찰떡 궁합과 같은 인연,그들 앞에는 아무 것도 거스를 것이 없다.사랑도 만점,애정도 만점,루시 양육도 만점인 그들에게 예상치도 않았던 사건이 터지고 만다.루시의 아버지가 오스트리아인이면서 사업가 딸인  해나의 남편으로서 루시의 친딸로 친자 소송을 걸어 온 것이다.톰과 이저벨은 루시 문제에 대해 궁지에 몰리게 되면서 톰이 루시와 루시의 친부 프랭크 문제를 모두 뒤짚어 쓰고 법정에 서게 된다.이서벨은 톰이 루시 문제로 모든 것을 뒤짚어 쓰게 되는 것이 양심적으로 허락하지 않은 듯 자신이 루시를 데려와 키우고 있다고 주장에 나선다.법적으로 피할 수 없게 된 톰과 이저벨은 루시를 해나에게 보낸다.이저벨은 톰을 적극 보호하려 하지만 톰은 이미 유치장에 갇혀 있는 몸이고,이저벨은 난마와 같이 얽힌 마음을 정리해 나간다.루시는 비록 친모 해나에게 몸은 가 있지만 마음은 톰과 이저벨이 깊게 각인되어 있다.해나 역시 낳은 정보다 기른 정을 솔직하게 인정한다.무인도와 같은 야누스 록 섬에 찾아 온 사랑과 사랑스러운 아기 루시를 읽으면서 서정성과 인간미를 마음으로 느끼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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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밍웨이의 작가 수업 - 키웨스트와 아바나에서의 일 년
아널드 새뮤얼슨 지음, 백정국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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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밍웨이 작가의 《노인과 바다》를 다시 읽어 가는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노인과 바다》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헤밍웨이 작가는 불행하게도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지만,그가 남긴 작품은 불후(不朽)의 명작들이어 읽을 가치가 크다.1차 세계 대전의 포화 속에서 군의관과 간호사의 사랑을 그린 『무기여 잘 있거라』도 헤밍웨이 작품의 백미라고 생각한다.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노인과 바다》는 노인과 소년이 쿠바 아바나 근해에서 청새치 잡이 이야기는 노인의 삶에 대한 애착과 집요함에서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노인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청새치 잡이에 몰두했던 노력치고는 별반 소득은 없었지만 청새치 잡이에 임하는 노인의 의지와 자세는 숭고하기만 하다.

 

 백정국 옮긴이는 모래 속에서 진주를 캔 것과 같이 《헤밍웨이의 작가 수업》이라는 도서를 중고서점에서 발견했다고 한다.특별한 것은 헤밍웨이의 인생에 대한 얘기가 여과 없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는 가치 있는 도서임에도 불구하고 절판이 되었다는 것은 보물을 사장하는 것이나 다름없다.헤밍웨이가 작가로 명성과 인지도가 높을 때 작가의 삶을 꿈꾸던 아널드 새뮤얼슨은 이 글의 저자이면서 헤밍웨이의 제자이기도 하다.1930년대 초반 키웨스트에 거주하던 헤밍웨이를 만나러 무작정 길을 나섰던 아널드 새뮤얼슨은 예상치 않게 헤밍웨이와 인생의 전반에 대해 소통과 대화를 나눈다.

 

 이 글에서는 미국 키웨스트 거주지 및 쿠바 아바나 시내 및 근해에서 청새치 잡이를 하던 1년 여의 삶을 엿볼 수가 있다.아널드 새뮤얼슨 저자는 글쓰기에 대한 전반적인 것에 호기심과 질문을 이어 나가는 한편,청새치 잡이를 통해서는 여행,배움,글쓰기,낚시,바다,자연,사람을 넘어 인생의 궁극을 체득해 가는 과정을 그렸다.털털하고 스케일이 큰 이미지의 헤밍웨이는 전용 보트에 올라 청새치 잡이의 노련미를 잘 보여 주고 있다.낚시줄과 릴,미끼,청새치 등 물고기를 낚아 채는 법에 대해선 도통이다.헤밍웨이는 새뮤얼슨에게 글쓰기의 중요한 교훈을 다음과 같이 전해 준다.

 

 "절대로 한 번에 너무 많이 쓰지 말라는 걸세," "절대 샘이 마를 때까지 자기를 펌프질 해서는 안돼.내일을 위해 조금은 남겨둬야 하네.멈춰야 하는 시점을 하는 게 핵심이야." -P31

 

 글쓰기에 대한 천부적인 소질이 있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만,요체는 글쓰기는 꾸준하게 쓰는 것이다.무에서 유를 창출하는 작업이기에 지독하게 고된 일일 수도 있다.헤밍웨이 자신은 단 편 열개 써서 하나 정도만 쓸 만하고 나머지는 휴지통에 쳐박히고 만다고 한다.이야기를 바꿔 아바나 근해로 돌아 가게 되면,산호초 위 잔잔한 푸른 바다 미끄러지듯 내달리는 보트,조타를 잡은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마냥 행복하기만 했다.아내 폴린,요리사 후안,선장 카를로스 등이 청새치 잡이에서 실제 인물로 등장하면서 바다와 자연,인간과 해양 생물,풍랑의 흐름이 미끄러져 간다.그러면서 헤밍웨이는 처음 세상에 자신의 글이 발표된 것이 하나의 문체가 되고 세인들에게 각인되므로 글쓰기는 수고스럽지만 절차탁마를 달게 받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자네가 아는 사람을 하나 골라 그의 나이와 전력을 바꾸고 그가 한 번도 가 본 적 없는 나라로 그를 옮겨놓게.그래도 그는 실존 인물인 거야.그를 재미있는 상황(또는 흥미로운)에 던져 놓고 액션을 만들어내.꾸며내는 요령만 터득하면 소설은 얼마든지 쓸 수 있다네. -P115

 

 이 글이 1930년대 초반에 일어났던 이야기로서 쿠바의 정정(政情)과 아바나 시내 사창가 풍경도 습하고 더운 여름 날씨만큼 끈적끈적하고 눅룩한 분위기에 휩싸이게 만든다.헤밍웨이가 『노인과 바다』 라는 역작을 탄생시킬 수 있었던 계기와 동력은 바로 아바다 근해를 벗삼아 바다와 풍랑,청새치와 상어들과의 사투를 벌여 가며 즐겼던 낚시 인생에서 나왔다고 확신한다.그리고 노인과 바다에서 노인이 청새치 잡이를 마치고 귀가하던 모습과 아바나를 떠나면서 헤밍웨이와 새뮤얼슨이헤어지던 순간들이 교차되었다.이 글을 통해 헤밍웨이의 젊은 시절 삶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또한《노인과 바다》가 역작으로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을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시간을 갖게 되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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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다섯 가지 상품 이야기 - 소금, 모피, 보석, 향신료 그리고 석유
홍익희 지음 / 행성B(행성비)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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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의 삶에 있어 기본이 되면서도 삶의 질을 촉진시켰던 것은 무수히 많다.수렵 채집 생활을 떠나 인구가 증가하고 서로 모여 살면서 분업과 교환은 삶의 중요한 전환점이자 수단이 되었다.흔히 말하는 의식주일진대 먹고 입고 거주지가 있어야 비로소 삶을 지탱해 나갈 수 있었다.삶의 기본이 충족되고 인류의 문명과 인간의 이기적 사고가 확장되면서 좁은 울타리를 벗어나 드넓은 대외관계를 모색하게 되었다.그곳에는 인류의 삶을 보다 제고하고 사회적,국가적 하부구조를 지탱해 나가는 전략적인 것들도 많다.생활필수품이 있는가 하면 사치 호화품과 사회와 국가의 전반을 이끌어 가는 생존 자원도 있다.인간의 신체,생각과 사유,행동을 위해 꼭 필요한 것들을 소개하고 있으니 그게 바로 상품 이야기가 아닐까 한다.

 

 인간의 신체 내부를 지탱하는 소금은 인류 문명의 발상과 함께 시작되었다.지금이야 각종 소금이 넘쳐 나는 시대이지만 문명이 시작되고 전쟁과 같은 문명 충돌 시기에는 소금은 국가의 동맥 내지 허브(Hub)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음식,약품,급여,군수 물자 등에 요긴하게 쓰이는 소금은 인류 문명과 함께 가장 기본이 되는 상품이라고 생각한다.또한 아한대,극한대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추위와 동사에 대비하기 위해 맹수 및 일반 동물들을 숱하게 죽였다.사람에 의해 죽은 동물들의 털은 인간의 신체에 온기를 불어 넣고 사치와 고상함을 드러내기 위해 모피라는 제품을 만들기도 했다.나아가 근대에 들어와 가치와 빛을 발휘하게 되는 다이아몬드는 결혼 예물 1순위라고 할 정도로 여성측에서 바라는 예물 목록이다.남아공과 중앙아프리카,러시아에 많이 분포되어 있다.근대 초기 네덜란드는 다이아몬드 수출국으로 명성을 날렸지만,남아공 금강석 채굴 문제로 영국과의 보어 전쟁을 치르면서 한꺼풀 꺾이기도 했다.

 

 콜럼버스에 의해 서인도 제도가 발견되면서 각종 식재료 및 향신료를 발견하게 되었다.그 가운데 후추와 정향(丁香)은 향신료로서 음식 맛을 내는데 더 없는 부재료가 되고 있다.후추를 뿌리게 되면 칼칼 하면서 잡내가 없어지는 느낌이 든다.특이한 것은 콜럼버스에 의해 후추가 발견된 당시 그 가격은 동일 무게의 금과 같았다고 한다.현대에는 각종 요리 재료에 약방의 감초처럼 자주 사용되고 있는 것이 후추이다.끝으로 부존자원 가운데 석유를 들 수가 있다.석유는 미국 록펠러의 유전 개발부터 현대 중동 전쟁 그리고 자원 전쟁으로 일컬어지는 가까운 미래의 자원 쟁탈전을 예측해 볼 수가 있다.대기 오염의 주범이지만 석탄,석유는 없어서는 안될 생활 필수품이요 국가 기반 산업을 이끌어 가는 전략 물자이다.석유와 같은 자원은 쓰면 쓸수록 가채량이 줄어 들기에 대체 에너지 개발이 시급하다.미국,러시아,중국과 같이 정치,군사 대국들은 자국의 정치.군사 역량을 발휘하여 자원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특히 중국이 석유 개발을 위해 아프리카에 진출하고,차이나 머니를 활용하여 자원 쟁탈전에 나서고 있는 점이 시선을 끈다.석유,가스와 같은 부존 자원 확보가 세계를 지배하는 모티브가 되고 있다.

 

 소금,모피,보석,향신료,석유만이 인류의 삶과 세상 바꾼 상품은 아니겠지만 다섯 가지 상품이야말로 인류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간과할 수가 없다.이러한 상품들이 인류의 삶을 향상시키고 풍요로움을 안겨 주기도 하지만,이기적인 인간의 본성이 지나치다 보면 지구의 먹이 사슬인 생태계가 파괴됨과 동시에 (상품이 자원이 되어) 국제 정세는 더욱 요동을 칠 것이다.당연 정치,군사 강국들이 세계를 지배할 것이라는 예견이 든다.인류의 역사,문명의 발상과 함께 시작된 각종 상품 이야기는 분명 인간의 삶을 바꿔 놓았지만 에너지 냉전 시대가 도래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한국 정부도 대체 에너지 개발 및 부존 자원 확보를 위해 실질적이고 주체적인 자세로 나아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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