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 정신
샤를 드 몽테스키외 지음, 이재형 옮김 / 문예출판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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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여 년의 각고 끝에 탄생한 몽터스키외의 법의 정신은 역사적 사실로부터 가설을 얻어 내고 이를 역사적 경험에 적용하는 식의 방식으로 쓰여진 저작물이다.법이라는 것이 보편성과 초월적인 명령이 아닌 풍토,풍속,종교,국민성 등 개별적인 여러 현상 제조건과 필연적인 관계를 띠고 있다.법의 정신이 1748년 출간되었다.그가 말하는 법의 정신의 고찰은 각국의 법형태.법체제의 경험적인 사회학적 비교고찰을 말하고 있다.

 

 내게는 법의 정신이 다소 난해하게 다가왔다.법학도도 아니고 법에 대한 심오한 사상을 겸비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한 번 읽고 전체적인 내용을 이해하고 머리에 저장한다는 것이 어불성설일 정도여서 이 도서를 기준으로 법의 정신과 관련한 도서 및 개요를 훑어 보면서 법의 정신을 어디에 둘 것인가를 나름대로 정리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또한 자연법과 실정법,정치체제인 공화정,군주정,전제정의 특성을 이해하고 3권으로 불리는 입법권,집행권,재판권의 구도가 서로 균형유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이 글을 읽어 내려 갔다.

 

 법의 정신이 탄생하지 전에는 대부분의 국가가 군주정과 전제정을 펼치지 않았나 싶다.즉 일부 군주와 독재주의자에 의한 정치 권력이 바로 법이고 대다수 국민을 이끌어 갔던 규범이었다고 여겨진다.법의 정신은 탄생한 뒤 미국 연방헌법 제정과 근대 법치국가의 정치 이론에 심대한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동물과 달리 인간은 탐욕과 욕구로 넘쳐 나면서 사회 속에서의 개개인,집단은 규범과 법칙의 지배를 받도록 탄생한 것이 실정법이라고 생각한다.만일 국가 및 사회를 이끌고 제약하기 위한 실정법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인간 사회는 아수라장(阿修羅場)의 도가니가 될 것이다.그래서 법의 정신이 말하는 실정법으로 사회 질서,사건.사고를 처리하도록 제도화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헌법을 비롯하여 6법이 존재한다.헌법,민법,형법,민사소송법,형사소송법,상법이다.국가,사회,개인에 이르는 세세한 법들이 법에 저촉한 이들에게 법의 절차를 따르도록 하고 있다.시대 착오적이고 수구적인 법도 있고 보완해야 할 법고 있다.나아가 정보 및 지식 사회를 맞이하여 사회의 흐름에 맞게 신설해야 할 법도 있다.그만큼 인간 사회 집단은 이성과 논리보다는 감정과 착각,그릇된 실수로 인해 법을 어기곤 한다.오늘날은 대부분의 나라들이 공화정체에 따른 입법,집행,재판을 구성하고 있다.일부 공산주의 몇 개국은 아직도 기(旣) 제정된 불변의 법에 의해 군주정체의 원형을 그대로 보이고 있다.부연하면 법이라는 것은 자유 정도,국민의 종교,그들의 성향,부(富),수,사업,풍습,예의범절과도 관련되어야 하고 법은 그것들과 관계를 맺는 것이 통상적이라고 한다.나아가 법의 기원,입법자의 의도,제정 기초가 되는 사물의 질서 등과도 관계를 맺어야 한다.법이라는 것은 모든 관점에서 고찰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법의 정신》은 총 6부로 구성되어 있다.역사학자이면서 비평가인 알베르 소셀은 "이 작품은 26편에서 멈춘다.다음 편(篇)들이 전개됨에 따라 논리적 연관성이 풀리면서 본론에서 벗어난다"라고 지적한다.즉 질서가 없다,체제와 동떨어져 있어 모국인 프랑스와 인접국인 이탈리아마저도 《법의 정신》이 환영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저자 몽터스키외는 《법의 정신》에서 과학적 의도와 개혁적 의도를 보여 주려고 했다.즉 법이 여러 사물과 가질 수 있는 여러 관계인 과학적 의도와 중간 집단 즉 중산층이 빼앗긴 특권을 그들에게 돌려주려고 한 것이다.고대 그리스,로마의 민주정체,중세시대의 교권 그리고 법의 정신을 쓰기 전 유럽 각국을 여행했다.영국 하원 의회 방청,베수비오 화산 등정,그리고 프랑스로 돌아와 《로마인의 위대함과 퇴폐 원인에 관한 고찰》을 펴내기도 했다.각국 여행을 하면서 법의 과학적 의도와 개혁적 의도를 구상했던 것으로 보인다.법의 정신이 살아 있는 나라여야 정치.경제 민주화,위대한 국가 수립과 밝은 전도(前途)를 예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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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신은 얘기나 좀 하자고 말했다 그리고 신은
한스 라트 지음, 박종대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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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에 보이지 않은 존재를 보통 신(神)이라고 부르며 영계(靈界)세계를 관장하고 있기에 신비스럽고 불가사의하기까지 한다.또한 내 마음 속의 신적인 존재는 내 자신을 잘 통제.관리하여 일상과 일,관계가 원만하게 진행되어 삶의 궁극인 행복을 온몸으로 느끼는 것이다.종교적인 관점에서의 신은 인간이 만들어 내어 나약하고 유한한 인간이 그들에게 구원과 내세를 맡긴다고 생각한다.어찌되었든 신이라고 부르는 존재가 작품을 통해 만날 수 있어 소소한 흥미와 재미를 느끼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자기 앞가림도 못하는 심리치료사 야콥은 이혼과 경제적 결핍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참에 자칭 신으로 생각하는 사내가 야콥에게 심리 상담을 하러 온다.일이 안될 때에는 앞으로 넘어져도 코가 깨지는 법이라고 했듯 심리 치료사 야콥은 하루 하루가 고역이고 의미없는 나날이다.심리 상담을 하러 온 사내는 아벨이라는 사내로 일정한 직업이 없이 비정규성을 띠는 서커스 아르바이트로 삶을 꾸려 나간다.그런데 아벨이라는 사내의 얘기를 듣다 보면 듣는 사람이 오히려 정신 이상자로 빠질 정도로 혼란을 야기한다.심리 치료사 야콥은 직업상 또는 현재 처지상 잠자코 들어 주는 것이 최상인듯 아벨의 횡설수설에 가까운 얘기에 불평불만을 터뜨리지 않는다.

 

 한스 라트 독일 작가는 다양한 학문 이력과 직업세계의 전전(轉轉)이 이 작품의 탄생에도 영향을 끼쳤으리라.비록 한 길을 걷는 사람보다 다양한 직업을 전전하는 사람은 한 분야에 정치성(精致性)은 떨어져도 다양성을 갖추고 있어 이야기의 구성과 탄력에 묘미를 더해 주리라.신이라 자처하는 아벨의 직업은 셀 수도 없다.의사,비행사,판사,건축가 등 진득하게 살아 오지 않고 풍찬노숙과 같은 삶을 살아 왔던 아벨은 스스로 전지전능한 절대자라고 하면서도 이야기 속에는 '거짓'이라는 냄새가 깊게 배여 있다.나쁘게 말하면 정신병자와도 같다.또한 성스러운 존재로 각인되는 신이 세속인들이 즐기는 노름도 즐긴다고 하니 그는 무엇을 상담하러 심리 치료사를 찾았던 것일까.심리치료사와 신은 둘다 경제적,심리적 결핍을 안고 있는 것이 공통점으로 부각된다.

 

 신에게도 애인과 아들이 있었나 보다.그들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뭇사람들에게 경멸을 당하지만 신의 내면은 의외로 순수함의 초심을 잃지 않았다.그 점이 심리 치료사 야콥이 신 아벨과 가깝게 되는 계기가 된다.또한 야콥의 남동생이 회사 회계를 보다 공금을 횡령한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르면서 야콥 집안은 초상집으로 변한다.남동생이 결혼을 앞두고 이런 일이 벌어졌으니 야콥의 어머니와 애인은 말그대로 좌불안석이다.신의 기적이 이럴 때 사용하는가 보다.신 아벨의 조력으로 야콥의 집안은 원상을 회복한다.그런데 불행하게도 아벨은 심장에 검(劍)이 꽂히면서 심장 허탈로 세상을 떠나고 만다.

 

 심리 치료사와 신이 만나 이런 저런 삶의 이야기를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조금씩 사이가 가까워지면서 심리 치료사가 신을 마음으로 믿게 되는 시기에 신 아벨은 세상의 모든 일을 내려 놓고 저 세상으로 가고 만다.이런 저런 이야기,에피소드를 통해 둘이 가까워지고 신 아벨은 남들은 어찌되었거나 심리 치료사 야콥에겐 믿음직한 존재로 바뀐다.능청,유머가 뒤섞인 신의 얘기 속에는 인간의 삶과 내면 세계는 다양한 무늬로 아로새겨져 있는 복잡한 생물이라는 것 그리고 내가 누군가에게 믿음과 신뢰를 주게 되면 그것이 바로 신(神)과 같은 존재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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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탈리아 사람들은 음식 이야기를 좋아할까? - 이탈리아 문화와 풍속으로 떠나는 인문학 이야기
엘레나 코스튜코비치 지음, 김희정 옮김, 박찬일 감수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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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 매체에서 인기,화제를 모으고 있는 프로그램이 단연 먹고 마시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환상적인 요리에 달인의 수준을 뛰어 넘는 쉐프들을 보노라면 그간 요리를 연구하기 위해 자신을 담금질한 시간과 노력의 길이는 얼마나 될까.가장 밑바닥 허드렛일부터 차곡차곡 쌓아 온 요리 인생은 바로 인생의 깊이와도 같이 융숭하게 잘 발효된 음식과도 같다.또한 한국에서 전통 요리라고 하면 으례 여성들 몫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근래에는 서양식 요리가 한국 전통 음식계를 잠식하면서 남성 위주의 셰프(Chef)들이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TV를 거의 보지 않지만 요리,다큐멘터리는 자주 시선을 고정시킨다.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스스로 먹고 싶은 음식을 만들기도 하고 솜씨가 부족하다 싶으면 해당 요리 레시피를 따라 하기도 한다.아무튼 영혼을 뒤흔들 정도의 색,향,맛이
꿈틀거리는 요리 한 접시는 인간의 삶의 전반과 죽음까지도 지배할 것이다.

 

 

 내게 외국어를 배우던 학생이 가장 높은 급수를 취득해서 학부모가 한 턱 낸다고 꼭 오라는 간청에 의해 따라 간 곳이 이탈리아 음식점이었다.그리 넓지도 않고 비좁은 공간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위생과 청결을 바탕으로 이탈리아에 간 것과 같은 분위기에 휩싸였다.나는 가리지 않고 뭐든 잘 먹는 타입이라 권하는대로 먹었다.야채 샐러드와 파스타를 먼저 먹고 맨 마지막에 슬림식 피자를 먹었다.시중에서 먹어 왔던 피자와는 색다르게 피자의 두께 및 내용물(얇게 썰어 장식한 햄) 그리고 은근하게 배여져 있는 짠 맛이 입 안을 가득 채웠다.학부모,학생 그리고 내가 함께 한 이탈리아 음식은 내 삶의 추억물로 오래 각인될 것이다.맛도 좋고 분위기도 좋아서 차후엔 식구들끼리 함께 가고 싶은 곳이다.

 

 

 그간 이탈리아와 관련하여 신화,문화,여행과 같은 도서가 위주였는데 이번엔 색다르게도 이탈리아인들의 음식 사랑 이야기를 담은 책을 읽게 되었다.구입한 지가 5년 정도가 지나서야 읽게 된 것은 순전히 이탈리아 음식점에 다녀 온 뒤 마음이 움직였기 때문이다.박람강기의 움베르토 에코의 찬사와 셰프 박찬일의 강력 추천도 마음이 끌리게 되였다.왜 이탈리아 사람들의 몸과 마음에는 온통 음식 이야기로 가득차 있을까.또한 대부분의 이탈리아 사람들이 대화,소통,회의,선거 유세 등에서도 꼭 등장하는 화제거리가 음식 이야기라고 한다.그들은 말하는 것을 먹는 것처럼 한다고 하니 음식이 발전하지 않을 수가 없다.먹은 음식에 대해,먹을 음식의 메뉴와 재료에 대해  활기차게 토론을 방불케 하는 이탈리아 사람들의 음식 사랑은 다양한 식재료,요리,음식 문화의 천국으로 만들어 놓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탈리아 국토 면적이 30만㎢ 정도로 한반도 크기의 1.3배 정도이지만 역사적,지리적으로 숱한 외침과 교역으로 말미암아 이탈리아는 북부,중부,남부,도서지역으로 음식 문화를 분류하고 있다.

 

 

 이탈리아는 음식 문화가 발달하다 보니 지역별 식재료,음식 이름도 다양할 뿐더러 음식과 관련한 어휘,숙어가 발달되기도 했다.어떠한 직업에 놓여 있을지라도 음식을 화제로 자주 삼는 나라는 많지 않을 것이다.한국도 지역별로 음식 재료와 특징이 독특하지만 이탈리아 사람들을 따라 가지는 못할 것이다.이탈리아는 공동체가 발달하여 그들만의 대표 음식을 형성하는 경우가 많다.피렌체의 스테이크,밀라노의 리조토,트레비소의 라디키오,카프리의 샐러리와 같은 것으로 그 지역에서만 요리되는 음식들이다.그들의 음식에 대한 집착과 사랑은 자부심으로 똘똘 뭉쳐져 있다.북부 지역의음식과 언어는 프랑스,스페인,독일권의 영향을 받고,남부 지역은 알바니아,그리스의 영향을 받고 있다.놀라운 것은 음식을 화제로 삼는 경우에는 다양한 사회계층과 어울릴 수 있다는 점을 꼽을 수가 있다.이것은 사회 공동체,통합의 역할로 이어지는 긍정적인 면이 크다.현대인의 생활의 리듬이 가속화 되면서 음식도 '패스트푸드'를 찾는 경향이 짙다.이에 반대하여 세운 단체가 슬로푸드 연맹이다.슬로푸드는 그 지역의 식재료로 만들어진 대표음식으로 국가적 재산이면서 역사의 양피지 위에 기록될 만큼 숭고한 가치가 있다.

 

 

 건강한 요리는 영혼과 향기로 채워진 가볍고,새콤하고,맛있는 요리다.깨어 있는 지성을 갖춘 자와 부풀어오른 부담스러운 배를 원치 않는 사람들을 위한 요리다. -P375

 

 

 

 이탈리아 북부 산간 지역에서 남부 지역,도서 지역의 지중해에서 산출되는 갖가지 식재료와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과 특산품,대표 술은 여행객들의 입맛과 시선을 매료시킬 것이다.이것은 오랜 세월에 걸쳐 숙성되어 탄생한 이탈리아만의 독특한 음식 문화의 보고(寶庫)임에 틀림없다.이 도서는 양도 방대하지만 내용은 더욱 알차기만 하다.이탈리아 전역을 한바퀴 돌아 본 느낌이다.아울러 부록으로 조리 방식과 이탈리아 요리 및 식품명이 빼곡이 기재되어 있어 이탈리아 요리에 관심이 많은 이들에게 절호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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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 김욱동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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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작(名作)이라고 일컬어지는 작품은 그만한 가치와 이유가 있다.그래서 굶주린 벌들이 꿀을 빨기 위해 꽃가루로 몰려 드는 것처럼 명작에 대한 열기,인기는 식을 줄을 모르는가 보다.내 마음 속에도 명작이 꽤 많이 각인되어 있다.그것은 고전이기도 하고 현대에 들어와 선을 보인 작품이기도 하다.책을 읽을 여유가 없을 때에는 명작이라는 개념도 뇌에 저장이 되지 않았는데 책이 좋아지면서 명작에 대한 내 생각과 감정의 수준도 조금씩 향상되어 가는 것을 느낀다.오래 전에 눈과 귀를 정신없게 만든 명작이 바로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이기도 하다.앵무새 죽이기가 유명세를 타고 있을 때에도 거들떠 보지 않던 내가 이제서야 읽고 읽을 만한 가치와 의미가 충분하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1960년 《앵무새 죽이기》는 미국 퓰리처상 수상,1962년 영화화 되어 아카데미 8개 부분 노미네이트되는 쾌거를 이룩하기도 했다.하퍼 리 작가는 1926년생으로 아직도 건재하다.그녀는 앵무새 죽이기 하나로 일약 스타텀에 오르고 후속작도 거의 내놓지 않다 근간 《파수꾼》이 탄생되어 또 한 번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하퍼리는 다작보다는 소작이되 굵고 짧게 살자는 주의(注意)인가 보다.아무튼 파수꾼이 앵무새 죽이기의 후속작이고 작가의 성장담,(미국)사회 문제를 파헤치고 있어 주의 깊게 읽어 내려 갔다.바로 유색 인종인 흑인 문제를 둘러 싸고 법정 공방까지 가게 되었던 것이다.미국과 같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새삼 인종 문제를 끄집어 내어 사회 문제화한다는 것이 시대 착오적인 것은 아닐까 싶었지만 아직도 이 문제는 현재 진행형이다.아직 치태와 같이 고착되어 뗄 수가 없는 사안일지도 모른다.

 

 이 작품은 미국 남부 앨라배마주(州) 메이콤 군(郡)을 공간적 배경으로,시대는 1930년대 및 1955년 사건은 다르지만 흑인이 미국 사회에서 차별받는 것을 직접 목격한 하퍼 리 작가는 이것을 매개로 작품 구성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미국 헌법은 신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고 규정해 놓았는데 실상은 유럽에서 건너 온 청교도인 후세들이 미국 사회를 주무르고 있다는 것을 고발하고 있는 셈이다.뭐라고 할까.사회적 약자가 정의와 양심이라는 보편적 문제를 이슈화했다고 하면 무난하리라.또한 이 작품이 미국에서 성경 다음으로 가장 많이 읽혀진 것이라고 한다.그것은 절대 다수인 사회적 약자들이 이 작품을 읽고 느끼는 점은 인간은 돈,명예,권력을 떠나 법 앞에 평등하다는 보편적 진리를 일깨웠다고 생각한다.

 

앵무새들은 인간을 위해 노래를 불러 줄 뿐이지.사람들의 채소밭에서 뭘 따 먹지도 않고,옥수수 창고에 둥지를 틀지도 않고,우리를 위해 마음을 열어 놓고 노래를 부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하는 게 없어.그래서 앵무새를 죽이는 건 죄가 되는 거야. -P174

 

 이야기는 핀치 가문을 중심으로 소소한 이야기들이 전반부에서 흘러 가다 후반부에 들어서면서 이야기는 급물살을 타게 된다.주인공은 스카웃 소녀이다.예닐곱살의 소녀가 바라 본 기성 세대의 모습,사회 동향 등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직접 참여하기도 하기도 한다.주인공 소녀는 하퍼 리 작가의 화신일지도 모른다.변호사 애티커스 아버지,젬 피치 오빠,젝 피치 삼촌,알렉산드라 고모 그리고 흑인 가정부 캘퍼니아가 한 지붕 아래이고 주변엔 래들리 및 몇 명의 아줌마들이 조연으로 등장하고 있다.전반부에서 주인공 스카웃은 오빠 젬 피치와 함께 휩쓸려 다니면서 이웃과 어른들의 세계를 주의 깊게 관찰한다.미국 남북전쟁 이후 링컨에 의해 노예였던 흑인들이 해방이 되었지만 사회 인습과 구조는 흑인에 대한 냉대가 여전하기만 하다.당시 앨라배마 주에선 흑인 피가 단 한 방울만 섞여도 흑인 취급을 받는다고 했으니까.

 

 후반부로 들어가면서 흑인 남성이 백인 여성을 강간했다는 사유로 기소되어 법정 공방이 이루어지는데 스카웃의 아버지 애티커스 변호사는 흑인 남성을 진실과 정의 차원에서 질문과 답변을 주고 받는다.그런데 법정에서의 피고와 원고에 대한 답변을 듣다 보니 명명백백 흑인 남성에겐 죄상이 없다는 것을 인식하지만 배심원(陪審員)들은 아마 백인 위주였는지 흑인 남성에게 유죄의 취지를 건넨다.그리고 원고측은 애티커스 변호사를 못살게 굴면서 정신적 혼란을 야기시킨다.흑인 남성은 수감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탈옥을 기도하다 총탄에 맞아 죽게 되고 유얼 원고측은 피치 집안을 위협하려다 뜻대로 되지 않아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주인공 스카웃은 오빠 젬과 함께 법정 방청석에 앉아 증인들의 답변을 청취하면서 원고측 백인 여성의 증언은 정황상 일관성이 결여되었다고 생각한다.당연 흑인 남성이 앨라배마 아니 미국 사회 전체가 유색 인종에 대한 차별로 인해,사회적 규범 및 인습으로 인해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독립 선언문』상 평등 운운하는 것은 눈가리고 아옹하는 식이다.어린 소녀 스카웃이 미국 사회의 부조리,몰상식을 세상에 직접 고소하는 것과 같아 그 반향과 파고는 불문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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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개의 키워드로 읽는 자본주의 이야기 - 산업혁명에서 피케티까지 50개의 키워드로 읽는 시리즈
김민주 지음 / 미래의창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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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세기를 달리고 있는 요즘에는 몇 개국만 제외하고는 자본주의를 실질적으로 채택하고 있다.한국 역시 예외는 아니면서 신자유주의 체제를 고수하고 있다.돈과 물질,자본이 우선시되는 신자유주의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선진국들이 표방하고 있으며,북유럽과 같은 국가들은 자본주의를 내세우되 분배면에서는 사회주의 색깔을 띠기도 한다.소위 복지제도를 수용하고 있다.어찌되었든 자본주의가 돈과 물질,자본이 우선시 되면서 개인의 재주와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것이 특장점이 되는 한편 (신자유주의의 흐름상) 사회적 불평등 요소를 더욱 양산하는 부정적 측면도 있다.그래서 이 사회적 불평등 요소인 지니 계수가 클수록 그 사회는 불안정하고 사회 구성원 간의 상생,단결,협동 정신은 점점 희박해져 갈 것이라는 분석이 크다.

 

 나는 자본주의에 대해서는 대찬성이다.소위 놀고 먹는다고 생각되는 공산주의 및 일인 독재하의 파시즘이 자본주의를 타도하기 위해 지난 세기 광분에 가까운 전쟁과 분쟁,이념 싸움을 했지만 결국 자본주의 앞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대표적인 국가인 중국과 러시아이다.특히 중국은 덩샤오핑의 시장 개방 수용 이후 놀라운 경제 성장을 이룩하면서 외환 보유고가 세계 1위로 껑충 뛰고 GDP역시 수 년 내에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공산주의 국가이면서 빈곤 국가였던 중국이 이제는 시장 자본주의를 내실있고 착실하게 운용해 온 결과 붉은 색으로 상징되었던 중국은 이제 다채(多彩)로운 이미지 변신을 하게 되었다.개인의 노력만큼 결과 및 대가가 주어지는 자본주의 사회는 좋은 점이 많지만 어둡고 부정적인 면도 많다.

 

 자본주의의 유래로 거슬러 올라가게 되면 자본주의 시작은 언제쯤으로 보고 있을까.보통은 증기 기관차가 발명되었던 시기로 보고 있지만 실제로는 방적기(紡績機)가 출현하면서 노동력이 한 곳으로 몰리면서 대량 생산과 유통,대량 판매가 이루어졌던 시점이 아닐까 한다.원시적인 생산 방식에서 기계에 의한 대량 생산 방식은 가히 산업 혁명이 아닐 수가 없었다.그리고 자본주의라는 용어는 1840년대 프랑스 노동자들이 착취 계층을 비판하기 위해 고안해 낸 것이라고 한다.자본주의가 도입되고 250여 년이 지나오면서 경제 사이클 및 사회 구조 등에 의해 발생되었던 경제 위기는 다양하다.비근한 예로 IMF 금융 위기,실업 사태,시민 혁명,국가 부도,전쟁,핵 폭발,환경 재앙 등이 바로 그것이다.경제,금융 위기를 맞게 되면 회생책을 강구하여 탄력적으로 대처해 원상 회복해 나가는 보여 주고 있다.자구책,외자 및 기술 도입,사회 구성원들의 총력 단결 등이 뒤쳐진 경제를 회복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다.

 

 그런데 21세기 자본주의는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중국을 비롯한 몇 나라만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의 경제 선진국들은 2∼3% 안팎의 저성장과 1%대의 시장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자본주의는 우선 산업화와 도시 개발화를 들 수가 있다.1차 산업에서 2,3차 산업으로 옮겨 가면서 국가적 기반 시설과 산업 단지를 건설하게 되면서 이에 소요되는 자원과 에너지가 절대 필요하게 되었다.자본주의를 도입하면서 세계 각국은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는 셈인데,자원과 에너지의 가채량과 생산량은 한정되어 있음에도 지속적으로 사용하다 보니 자원과 에너지의고갈 상황은 시간 문제이다.동시에 지구 생태계 문제,오존층 파괴,식량 문제 등이 자본주의가 잉태한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특히 한국과 같이 천연 자원이 절대 부족한 나라일수록 대체 에너지 개발 및 보급화가 시급하다.

 

 《50개의 키워드로 읽는 자본주의 이야기》는 5가지 카테고리로 나뉘고 있다.자본주의의 특성,자본주의의 주요 이슈,자본주의를 만든 혁명,자본주의를 만든 핵심 산업,자본주의를 만든 인물이다.5가지 카테고리를 더 세세하게 분류해 놓은 것이 50가지 키워드가 되는 셈이다.김민주 저자는 자본주의의 장점과 단점을 균형 있게 나열하고 자본주의를 바라 보는 안목을 키워 주고 있다.게다가 50가지 키워드는 익히 알고 있는 용어,개념 위주로 나열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세한 자료 수집과 서술력 그리고 이해하기 쉬운 어조로 자본주의 키워드를 설명해 주고 있다.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자산 형성,자본과 부채가 정해지기 마련인 자본주의 사회는 경제 사회 시스템과 제도하에서 자신의 노동과 자본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다만 오늘날과 같은 신자유주의는 돈과 자본의 힘을 소수 계층에게 몰아 넣어 주는 형국이기에 사회 불평등 요소를 한층 더 가중하게 되는 것이다.현대는 정보통신 혁명의 시기로써 포스트 서비스 산업으로 볼 수가 있다.3차 산업가운데 정신 노동인 서비스 산업은 통신,금융,정보,교육,의료 등 지식 집약형 서비스가 위주이다.

 

 개인 및 국가의 부(富)의 원천을 따라 돈과 자본은 인류에게 커다란 공헌을 해 오고 있다.동시에 인간 및 물질의 진화도 자연스레 형성하고 있다.인간은 외부적 영향에 쉽게 동화하기도 하지만 불편부당,부조리에 맞서 개혁과 혁명을 부르지었던 사례도 자본주의 역사에서 쉽게 찾을 수가 있다.일괄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이 모든 자본주의 행위가 개인과 국가의 보다 윤택하고 풍요로운 삶으로 이행해 가려는 본능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50개의 자본주의 키워드를 읽으면서 경제와 금융,산업 등 전반적인 흐름을 되짚어 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자본주의 소사전(小辭典)으로 충분하다.간과할 수 없는 점은 경제 성장 뒤에 숨겨진 인류의 대재앙 문제는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이다.이러한 문제 역시 자본가들의 마음 자세에 달려 있다는 것을 직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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