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1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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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에는 늘 이유가 있다.다만,그 이유가 정당한 경우는 좀처럼 드물다." -벤저민 프랭클린

 

 나를 비롯한 주위 사람들이 입으로 내뱉는 표현 가운데 '짜증'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조금만 마음에 안들고 신경에 거슬린다고 짜증,폭발,묻지마 살인과 같이 내면에 갖고 있는 나쁜 감정기제를 스스로 제어하지 못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해코지를 한다.주먹다짐,폭행,상해치사에 이르기까지감정기제를 다스리지 못해 저지르는 사회적 사건.사고는 결국 분노조절장애에 입각한 것으로 여겨진다.

 

 요시다슈이치(吉田修一) 일본 작가가 『분노조절장애』와 관련한 살인 사건을 두고 현실 사회를 고발하고 있는 《분노》는 살인 사건의 용의자인 야마가미에 초점을 두고 주변인 탐문,행적 뒷조사,과학적 수사를 밀도 있게 그려내기 보다는,이 사건과 관련이 없을 듯한 제3자의 세 팀을 등장시켜 야마가미 사건에 연루되었을 가능성과 사건 제보에 따라 수사를 펼치는 경찰들의 다소 김빠지는 수사진행법 등이 씨줄과 날줄을 교차시켜 독자들로 하여금 살인 사건의 용의자가 누구일까를 추리하게 한다.요시다 작가의 전작 《악인》이 전형적인 스릴러물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살인 사건의 용의자를 만천하에 공개한 뒤 색다른 등장 인물들이 펼치는 내적 심리,이를테면 등장 인물 가운데 주인공격인 인물과 가깝게 지내는 사람이 살인 사건과 연루되었을 것이라는 애매하지만 신경을 건들리는 제보 및 단서가 발견되면 신뢰,애정이 깨지면서 괴로워하면서 스스로 품고 마는 '분노'의식을 그리고 있다.범죄자에 대한 분노,믿었던 사람에 대한 믿음이 깨지면서 생기는 분노라는 이중 의미를 되새겨 보게 된다.

 

 도쿄도(東京都) 위성 도시 하지오지(八王子)시에서 발생한 부부 살해 사건의 주범은 야마가미씨이다.사건 발생 후 1년이 지나가지만 그에 대한 이렇다 할 수사 진척은 보이지를 않는다.야마가미씨는 부부를 살해하고 피해자의 피를 손가락에 묻혀 써놓은 글자가 '분노'였다.야마가미씨는 유키노리 부부와 무슨 관계였고 어떠한 원한에 쌓여 있었던 것일까.이에 공개수사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일본 전역에 하치오지 부부 살해 사건에 대한 제보를 받게 되고,경찰 수사관인 기타미와 난조가 공조 체계를 유지한다.제보는 전국 각지에서 보내 오는 것으로 야마가미씨의 인상 착의를 비롯하여 근래 기시감이 있다는 등 다양한 제보를 내놓는다.제보를 받고 제보자의 안내에 따라 주범을 쫒지만 늘 허사다.유키노리 부부 살해 당시 집안의 온도가 40도를 넘는 한증막이었다고 하는데 주범의 행방마저 포착하지 못하는 점이 불볕 더위만큼 답답하기만 하다.

 

 유키노리 부부 살해  사건과 관련 있을 법한 세 팀의 살아가는 모습도 그다지 밝지만은 않다.삶의 결핍이 여기 저기에 도사리고 있다.아내를 잃고 어협에 근무하면서 딸과 생활을 하는 요헤이씨,차기 후계자인 사장 아들과 불륜을 저지르고 줄행랑을 치는 이즈미 모녀,그리고 난치병에 걸린 어머니를 간호하면서 성적 소수자인 유마가 등장한다.한편 살인 사건의 제보는 속속 들어 오면서 요헤이,이즈미,유마 쪽으로 경찰의 수사가 이들에게 접근한다.요헤이의 딸 아이코의 절친남 다시로가 이 사건에 연루되었을 것이라 생각하면서 마음 졸이는 아이코,오갈 데 없는 동성애자인 나오토를 자신의 집으로 끌어 들여 반 년 가까이 생활하다 그가 집을 나가게 되는데 이 사람도 부부 살해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어 유마의 마음도 들썩들썩하기만 하다.하지만 그는 부부 살해 사건과는 무관하다.빈집털이로 쇠고랑을 차게 생겼다.끝으로 나고야,후쿠오카를 거쳐 먼 남국 오키나와에 보금자리를 튼 이즈미 모녀.딸 이즈미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오키나와 생활에 잘 적응한다.그녀와 가깝게 지내는 남친 다나카,다쓰야 등이 부부 살해 사건과 연루되면서 이즈미의 마음도 고민,동요의 빛이 역력하다.

 

 범인 기타가미의 인상 착의는 특이하다.오른쪽 관자 놀이에 점 세 개가 있고,외꺼풀,장신에 표준 체형을 하고 있다.일찍 엄마를 여의고 아버지와 살던 야마가미는 결손 가정에 부모에게 애정을 받지 못하고 성장한 야마가미는 과연 어느 지역 아래에 몸을 숨기며 살아 가고 있단 말인가.제보자의 제보,살해 사건과 연루되었을 것이라 조마조마했던 사람들은 모두 무혐의로 끝난다.진범인 야마가미는 오키나와에서 한 소년의 칼에 찔려 살해되고,유마의 남친이었던 동성애자 나오토는 심장질환이 재발,우에노 공원 덤불 속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분노라는 의미가 사회 부조리,모순에 대한 결기가 담겨져 있는가 하면,믿음과 환상이 깨지면서 스스로 자책하는 의미의 분노가 이 글 전반에 도도하게 채색되어 있다.야마가미 진범이 왜 유키노리 부부를 살해했는지에 대한 동기,의도,사건 당일의 행동 등에 대한 구체적 소명은 없었지만 사랑과 애정이 결핍된 가정,혼자가 되었다는 자포자기 의식 등이 사회에 대한 반감과 은연 중에 자리잡은 분노가 조절되지 못한 채 우발적으로 폭발하지 않았을까.인간의 내면 심리세계를 이해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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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정 - 정명공주와 광해군의 정치 기술
박찬영 지음 / 리베르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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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은 왕권 중심인 것 같으면서도 신권 및 척족,붕당 세력들이 드세었던 시대였다고 생각을 한다.조선 개국 공신 가운데 정도전과 같은 인물은 신권을 강화하면서 세를 넓혀 가려고 했던 것이 화근이 되어 제 명에 살지를 못하고 척살당한다.나아가 명종대에 시작된 당파 싸움은 넓게 보면 현대까지 미치고 있다.붕당은 발본 색원이 안되는 권력을 갖은 자들의 본능이고 속성인가 보다.또한 왕은 유교사상에 젖어 들어 왕의 말 한마디가 법이 되고 사회체제의 근간이었기에 이를 어기고 눈에 벗어나게 되면 다양한 법률을 적용하여 유배 내지 사사시키기도 했다.조선시대 모든 왕들 면면이 보수적이고 편협된 사상과 이념에 스스로 갇혀 있었던 꼴은 아니었을까.오늘날과 같이 기술이 발달하여 첨단 장비가 있고 민주적 정치형태를 띠였다면 말도 안되는 증거 불충분,사실 왜곡 및 과장,축소는 없었으리라.

 

 조선 왕조는 27대 왕이 있었다.7명의 왕만이 적자 승계에 의해 선위(禪位)가 되고 나머지 왕들은 여러 사정에 의해 차자 및 후비가 낳은 자식,먼 척족이 왕권을 승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조선 제14대 임금인 선조는 여러 모로 무능하고 예지력이 없는 임금으로 각인되고 있다.임진왜란이 터지면서 신립이 이끄는 충주 탄금대전투가 왜군에게 대패하면서 선조는 의주로 몽진을 가게 되는데 최악의 경우에는 명에 몸을 의탁하고 명군의 원조를 요청하려고 했다.수치와 유약한 임금이 아닐 수가 없다.아들 광해군을 임금으로 어쩔 수 없이 앉히게 되는데 광해군에겐 이복 동생이 있었다.나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작은 어머니꼴인 인목대비에겐 영창대군과 정명공주(貞明公主)가 있었다.ㅅ선조는 삶의 황혼기에 영창대군에게 선위의 뜻이 있었지만 실행으로 옮기지를 못한 채 영창대군을 잘 보살펴라는 유훈을 남기면서 세상을 떠난다.그 뒤 광해군은 영창대군의 세력이 커질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강화도로 유배시켜 뜨거운 방에 감금하여 죽음을 맞게 한다.아무런 죄도 없는 어리디 어린 피줄을 잃은 인목대비와 누나 정명공주는 끌려 가다시피하는 영창대군을 보면서 자신들이 죽든  살든 광해군에 대한 복수의 염이 도사리고 있었을 것이다.

 

 선조와 인목대비 사이에 낳은 정명공주는 당시 나이로는 드물게 팔십 삼세까지 장수를 누렸다.어린 시절 어린 동생을 잃고 인목대비와 함께 서궁(西宮)으로 폐출되면서 겪었을 암울했던 시절을 겪으면서 이복 오빠인 광해군에게 빛나는 정치를 갈구했을 것으로 보인다.그것이 바로 화정(華政)이다.정명공주에 대한 이야기는 일전 화정,정명공주/신명호 지음을 통해 알게 되었다.새로운 감각으로 정명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다.『조선왕조실록』에 나타난 파편적인 정명공주의 기록보다는 『계축일기』와 『연려실기술』에 나타난 정명공주의 직간접적인 언급을 바탕으로 그녀의 삶을 조명했다.그녀는 선조부터 숙종까지 6대 임금과 함께 했던 파란만장한 생애였다.다행히 서궁 유폐에서 풀려나 창덕궁으로 돌아온 정명공주는 연하의 홍주원과 백년가약을 맺는다.인목대비,정명이 유폐에서 풀려 나면서 인조는 반정의 명목이 폐모살제였지만 명.청과의 외교정책도 큰 몫을 차지했다.이후 정명은 숙종에 이르기까지 있는듯 없는듯 살아갔던 인물로 자리매김된다.그녀가 낳은 자식들이 후일 혜경궁 홍씨 가문을 탄생케 했다.

 

 

  정명이 태어나던 선조대부터 숙종대에 이르기까지 조선 사회는 앞날이 불투명하기만 했다.붕당 싸움으로 사분오열되었던 조정,민심 이반 그리고 왜구의 침략과 사대교린,조공을 요구하는 명과 새롭게 탄생한 누루하치의 후금 정책은 간난신고의 조선을 더욱 힘들게 했다.게댜가 인조 반정은 이괄의 난을 불러 일으키면서 당쟁은 격랑 속으로 빠져 들면서 숙종대에 이르기까지 붕당 싸움,예송 논쟁 등 유교사상의 시비가 끊이질 않았다.엊그제 포털 뉴스에서 선거시 지역 감정 조장하는 발언으로 금배지를 달았다 해도 선거법 위반으로 금배지를 떼어 내겠다고 한다.제발 그렇게만 되었으면 좋겠다.지역 감정 역시 붕당에서 기인한 구태의연의 극치가 아닐 수가 없다.살얼음판을 살았던 정명공주가 빛나는 정치를 갈구했다면 현대 정치인은 지역 감정의 암적인 낡은 세포를 오차없이 적출해 내야 한다.물질적 풍요를 누리는 시대인 만큼 사람사는 세상도 진일보하기를 바란다.아울러 정명공주가 살았던 6대 임금이 재위하던 시기의 굵직굵직한 역사적 사건을 접하게 되어 학습이 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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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비스 - 제조와 서비스의 혁명적 만남
김지현 지음 / 미래의창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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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소의 리스크를 무릎쓰고 전진과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이 성공할 확률이 크다.또한 시대의 흐름과 변화를 먼저 포착하고 전망하면서 먼저 뛰어든 기업이 살아 남을 확률이 크다.너무도 당연한 말이지만 안주하고 변화에 무딘 기업은 스스로 도태하고 만다.이것이 현대 사회의 흐름이고 패턴이다.기업에 몸담고 있지는 않지만 경제,시장의 흐름과 변화를 주시하다 보면 먼저 '저지르고 보는 게 상책'이라는 생각을 실감한다.요즘은 IT산업의 발달로 제품의 주기가 자주 바뀐다.에센스 즉 기본 바탕을 중심으로 고객의 니즈,취향,욕구 등을 연구.개발하면서 업데이트화 시키고 있다.바야흐로 문명의 이기의 중심에 서 있다.

 

 1980년대엔 컴퓨터는 거의 보이지를 않고 일반 타자기가 서류 업무를 대신하고 1990년대는 PC통신이 들어 오면서 워드,액셀과 같은 소프트웨어가 업무를 대신해 주었다.그리고 2000년대 들어 컴퓨터 인터넷 시대에 접어 들면서 검색,정보,지식시대로 접어 들었다.언론사가 1990년대까지는 명맥을 유지했지만 컴퓨터 인터넷의 저변화 및 포털 사이트가 속속 출현하면서 이제 페이퍼 뉴스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 및 스마트폰에게 넘어가게 되었다.정보,검색,지식 찾기가 포털 사이트의 비율이 크지만 향방은 스마트폰이 장악할 날이 멀지 않았다고 본다.게다가 스마트폰은 인터넷상에서 이루어졌던 메신저 역할까지 넓혀 가고 사물 인터넷까지 가능하다.IT산업이 0차 산업이라고 불릴만하다.

 

 개인적으론 스마트폰을 구입하지 않았다.이유는 간단하다.스마트폰이 없어도 삶과 일에 방해가 되지 않고 귀중한 시간을 빼앗기지 않기 때문이다.간혹 필요하다고 느낄 때는 있지만 아직은 그 유혹을 물리칠 만하다.외부 일이 많아지고 사람과의 소통,정보,지식을 생동감 있게 하고자 할 때엔 나도 최신식 스마트폰을 구입하려고 한다.이렇게 IT산업의 발달과 더불어 현재는 SNS시대를 달리고 있으며 사물 인터넷도 점차 빠른 속도로 일상에 침투할 것으로 보인다.웹과 앱을 지나 모바일이 대세인 요즘 스마트폰은 개개인에게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는 기구이자 벗이기도 하다.없으면 허전하고 있어도 또 보고 어루만져 주어야 할 스마트폰은 다양한 콘텐츠,커뮤니티,커뮤니케이션,커머스 체험에서 나아가 비즈니스 모델과 사업 기회를 맛볼 수가 있다.특별한 점은 제조와 서비스를 하는 IT 기업이 기존 동종 업체들과 인수.합병하면서 사용자(End User)와의 관계 형성을 기민하고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IT기업 입장에서는 사활을 건 일대 진검 승부를 건 셈이다.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주변 사물들이 연결되고 서비스 혁신이 이루어지면서 제조와 생산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시작되고 있다.이 패러다임은 새 제조 혁신을 목표로 IT와 융합되었다는 측면에서 제조 3.0이라고 부르고 있다.특히 인터넷 서비스와의 연계가 강화된 제조 혁신을 강조하는 의미에서 김지현 저자는 프로비스(Product와 Service)라고 부른다. -P101

 

 애플,구글,아마존,페이스북,MS,샤오미(小米)가 제조와 서비스를 겸하면서 소비자의 취향과 패턴을 중심으로 시장의 미래를 예측해 나가고 있다.스마트폰으로 거의 모든(소비자가 바라는) 기능이 가능해지면서 부정적인 측면도 없지 않아 있다.인간은 손과 두뇌를 작동시켜야 창의력이 생성되기 마련인데 정제되지 않은 지식,정보가 되려 정신적 혼란을 야기하고 스스로 찾고 발견하려는 것이 약해지기 마련이다.결국 전자파을 장시간 들여다 보게 되면 시각 감퇴 및 심리적 정서,판단력.분별력의 결여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컴퓨터 인터넷도 마찬가지다.업무 통합,경비 절감,일관된 경영 방침이 스며들기 위해서 제조와 서비스가 한 기업이 맡는 것이 바람직할 수도 있다.이것이 현대 IT업계의 흐름이고 대세이다 보니 너도 나도 이에 편승하려는 징조도 눈에 띈다.모두에서 말했듯 모든 일은 위험을 무릎쓰고 전진해 나가는 기업이 살아날 확률이 크다.핀테크,사물 인터넷,공유경제 등에 대해 한국 정부는 포지티브 규제를 한다.한국 정부 입장에서 해야 될 것만 하라는 것이다.미국과는 크게 대조가 된다.미국은 네거티브 규제를 한다.그래서 자율성과 도전정신이 활발하게 되고 산업 패러다임을 이끌고 있다고 본다.우선 해보고 좋고 나쁘고는 뒤에 판단을 내리면 된다고 생각한다.일종의 '새싹이 돋는 순간 새싹을 밟는 꼴'이 아닐까 한다.유연한 IT정책과 국가의 발전을 위해 사고 및 정책의 전환 수립이 긴요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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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 오늘날의 세상을 만든 6가지 혁신
스티븐 존슨 지음, 강주헌 옮김 / 프런티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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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시대를 살고 있지만 그 가치는 당연한 것으로,별 관심이 없는 것으로 치부하면서 살아 가지는 않은가 라는 생각을 한다.인간은 문명이라는 혁신과 진화가 인류의 삶에 크게 공헌하는 반면 지구 생태계,환경 오염,기후 온난화 등의 주범으로 꼽히기도 한다.이 모든 것들이 인간의 생각과 의도에 의해 저질러진 결과물이기도 하다.예를 들어 수력을 대신한 대체 에너지 원자력은 그 자체로는 인간의 삶에 공헌을 하지만 우라늄 찌꺼기인 플루토늄은 원자폭탄의 원료이기도 하다.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할 혁신적인 발명이 때로는 인류에게 가공할 위협의 대상이기도 하는 것이다.

 

 나는 인류의 삶,일상을 살아가는데 있어 빠르고 편리함을 안겨 주는 물질 문명에 대해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동시에 현재 지구촌이 앓고 있는 다양한 문제점들에 관심이 생기면서 장점과 단점을 교차식으로 생각하기도 한다.물론 세계 각국이 해결해야 할 문제로서 나같은 개인이 깊게 파고 들어 지구촌이 해결할 문제까지 나서야 할 이유는 없지만 향후 후세들이 겪어야 할 재앙과 고통을 사전에 완화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한다.인류의 문명 진화가 삶에 커다란 영향을 주면서 타 영역으로 응용 발전해 가는 것도 함께 생각해 볼 문제이다.물과 공기와 같이 당연시하는 물질 문명의 원천과 인류에게 끼치는 영향 등을 중심으로 생각해 본다.

 

 중국의 4대 문명이면서 세계 문명사에 커다란 획을 그은 것이 제지술,나침반,화약,인쇄술이다.그런데 중국이 발명한 4대 문명은 고대 시기의 것으로서 중국 문명의 찬란함과 선구자적 역할이 두드러진다.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4대 문명 역시 어떠한 계기,특정 사건에 의해 만들어진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제지술,인쇄술은 인류의 페이퍼 문명 진화에 큰 영향을 안겨 주고,나침반과 화약은 항해술,전쟁 등에 이용되고 있다.이 문제는 이 정도로 하고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는 현대 사회에서 없어서는 안될 물질 문명의 총아 6가지를 서술하고 있다.유리,냉기,소리,청결,시간,빛을 소개하고 있다.이 여섯 가지는 특정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에서 시작되어 점차 사회 전반에 확산되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변화까지 도출해 낸다.현대적 용어로 표현하면 '나비효과'의 예 또는 벌새효과를 예측할 수가 있다.

 

 유리는 이산화규소가 원소이고 사막의 잿가루에서 스마트폰의 원료로 변신하고 있다.제지술,인쇄술이 발전하면서 글을 쓰는 사람에게 안경이 필요했던 만큼 유리는 안경의 원료로 사용되었다.실험실 도구,거울 등에 유리는 없어서는 안될 물질인 셈이다.19세기 중반 무렵 호수에서 말이 끄는 쟁기를 이용해 얼음을 잘라내면서 얼음의 쓰임새는 무궁무진하다.더운 여름에도 청량감을 안겨 주는 냉장고,제빙을 비롯하여 방부제로서 얼음은 그 역할을 톡톡이 해내고 있다.중앙냉방장치,에어컨 등이 얼음과 관련한 물질 문명의 대표적인 발명품이다.나아가 소리(Sound) 테크놀로지와 관련한 오작동과 예측 불가능성의 세계를 나타내고 있는데 태고의 신비,자연의 소리는 동굴에서 찾을 수가 있다.동굴의 일곱 가지 울림소리,동굴의 반향 효과는 음성 기록의 토대가 되었다.포노토그라프,귀,전기를 이용한 전화,라디오,수중 음파를 활용한 커뮤니케이션 장치를 속속 개발했다.오늘날 병원에서 의사가 환자의 인체 내부를 탐지하는 초음파도 소리의 영역이다.

 

 하수관에서 청절실까지,양극단을 오가는 청결의 세계는 하수 시설을 계기로 진공청소기,살균제,냉수 샤워장을 사용하면서 위생적,활력에 도움이 된다.현며경과 세균 양 측정법 개발,염소처리법 등장,위생과 청결 시설을 고안하게 되었던 것이다.특히 위생과 청결 문제는 현대인의 질병을 예방하고 쾌적한 생활이 가능하기에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시간 문제는 로마 팔일장 달력에서 비롯된다.8일마다 장이 서는 팔일장을 기준으로 일주일을 정하고 갈릴레오 갈릴에이의 진자시계,선박용 크로노미터,출근부에 도장 찍기,회중시계,1년에 한 번씩 태엽을 되감아야 했던 데니슨의 시계,방사선 탄소 연대 측정법,현재의 시계까지 시간의 변천사를 접하게 된다.투탕카멘의 무덤에서 발견된 잔 모양의 램프,에디슨의 필라멘트 전구,도로의 조명,대도시의 야경 등이 빛의 진화사가 된다.여섯 가지 물질 문명의 족적을 뒤쫒아 가면서 이러한 문명들의 역할과 기능,인류에게 끼친 영향 등을 인류사적 관점에서 살펴 보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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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행33훈 - 삼성 이건희 회장의 경영철학
김용준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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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이 한국 기업계의 중추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2008년 미국 금융 위기 사태가 경제,금융권을 1급 태풍 이상으로 강타했지만 그래도 성장하는 기업은 따로 있었다.삼성 기업도 경제,금융위기를 잘 돌파하여 높은 영업 순이익을 냈다.이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자강불식(自强不息)하고자 이건희 전(前) 삼성 회장은 2009년 4월 사장 이하 상무에 이르기까지 계열사 임원들을 연수원으로 집결시켜 정신무장의 자리를 마련했다.그것은 위기극복방안으로 내걸은 이건희의 경영철학 33가지로 지행용훈평(知行用訓評)로 줄여서 지행 33훈으로 불린다.경영자들이 갖추어야 할 5가지 능역은 알고,행하고,사람을 쓰고,가르치고,평가하는 것이다.

 

 지금도 막후에서 삼성 경영을 조종하는 이건희는 삼성 및 삼성맨들에게 불사조와 같은 존재일 것이다.만성 심장질환으로 장기간 입원 중인 이건희에게 삼성은 자신의 업보이고 자산이며 대대로 이어나가야 할 절체절명의 가보이기도 하다.그래서 영업 이익을 놓고 쉽게 샴페인을 터뜨리는 우(愚)와 후회를 범하지 않으려 삼성 임원진들을 연수원에 모이게 하여 삼성의 앞날에 대한 경영철학을 강도 높게 설파했을 것으로 보인다.가끔 언론에 비치는 삼성 이건희의 모습,언행은 짧고 간결하다.질적인 경영을 추구하기 위해 마누라와 자식 배고 모두 바꿔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소프트웨어와 디자인의 중요성,재택근무와 유연근무제,농업혁명의 필요성,가족이 간호할 필요가 없는 간병인 병원,도시개발 자체를 수출하는 아이디어,사무실과 주거공간이 함께하는 복합공간에 대한 구상,암기 중심의 공부에서 탈출해야 하는 필연성,모든 업무의 디지털화,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인재,기업문화와 사회공헌의 중요성 등을 말하고 있었다. -P8

 

 이 세상은 위기 의식을 갖고 선점(先占)하는 자가 승리하는 것이 보편적인 것 같다.삼성은 1936년 정미소부터 시작하여 근간 수십 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그 가운데 핵심은 단연 삼성전자이다.삼성물산이 모체기업이었지만 이건희가 삼성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한구 반도체를 인수하면서 반도체 사업에 적극적이었다.이것은 삼성 신화의 기틀을 마련하는 계기가 된다.이건희가 회장에 취임하기 전엔 전자 분야는 선진 일본 전자 업계에 눌려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어눌한 말씨에 독선적인 느낌이 강한 이건희는 불도저식으로 삼성 경영철학을 강행해 나갔던 장본인이다.흔히 일본은 투지도 전략도 없는 월급쟁이 CEO인 반면 삼성은 경영자의 전략능력과 의사결정의 차이로 일본 전자업계를 추월했다는 것이 정설이다.특히 이건희 경영철학 가운데 본받을 점은 인재(人材)로 삼을 만한 재목감은 바다를 건너가서라도 정중하고 끈질기게 교섭하여 모셔 온다는 것이다.삼성 전자에는 사장보다 연봉이 더 많은 기술진이 분포하고 있다.삼성 외의 타 대기업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겠지만 이건희 경영철학은 통찰력이 돋보인다.또한 생각을 많이 하는 이건희는 '생각중독자'로 평이 나 있다.특히 기회상실만큼은 죽어도 겪고 싶지 않아 굶주린 맹수와 같이 먹이감이 보이면 인정 사정없이 돌격하는 꼴이다.

 

 

  이건희는 어린 시절 부모와 떨어져 일본에서 공부했다고 한다.혼자가 되면서 고독 속에 갇혀 생각이 많아지게 되고 한때는 일본 야쿠자 조직원과 휩쓸리기도 했다.선진 기술을 비롯하여 일본 문화,철학이 몸에 배였던 이건희는 삼성 회장이 되기 전엔 삼성의 사활은 일본의 높은 기술력을 도입하고 배끼면서 극일하는 것이 최고라하고 여기며 전력투구했다고 한다.경영은 일종의 흐름을 타기에 미래에 대한 준비 대책에 매진한다.경영의 위기를 극복하고 삼성이 세계 1위의 기업이 되기 위해 이건희와 아들이면서 현 삼성 전자 부회장 인 이재용은 한국에서 월(月)  가장 많은 전기요금을 낸다고 한다.집이라는 공간이 경영을 일궈 나가기 위한 전초전인 것 같다.이건희는 미디어를 전공하여 언론계에 뼈를 묻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한국 반도체를 인수하면서 그의 경영 인생은 180도 바뀌었다.기술,경영 모두 1등을 고수하는 이건희 경영철학은 일면 강행군으로 비쳐지기도 하지만,경제 위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는 한 순간 고삐도 늦출 수 없다는 것이 현실로 다가온다.기업인,자영업자 누구든 경제 위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이건희 지행 33훈(訓)은 타석지석이 될 수 있다.경영 구루가 전하는 내용을 읽으면서 남이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하고 선점하려는 다소의 리스크를 안고 가는 사람,기업이 성공할 확률이 크다는 것도 새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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