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100 국100 반찬100 - 서초동 최선생의 집밥백과
최승주 지음 / 조선앤북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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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끼를 대충 먹는 것보다는 제대로 된 식단을 꾸민 행복 가득한 한 끼는 삶의 힘,에너지,기쁨을 배로 충전시켜 준다.먹는 것이 부실하면 결국 건강을 해치면서 삶의 질도 떨어질 것이다.먹는 일이 예전보다는 풍요롭게 변했지만 제대로 된 식단을 꾸려 섭취하는 사람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한국인의 음식 문화가 맵고 짠 것이 위주라서 식단을 바꿀 필요가 있다.덜 짜고 덜 매운 음식군으로 대체해 나가야 할 것이다.맵고 짠 음식이 결코 인체에 해로운 것이 아니나 필요한 양을 넘어 지나치게 남용하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나는 요리에 대한 도서는 꼼꼼하게 읽지는 않아도 재료와 레시피의 핵심을 눈여겨 보는 편이다.공복을 달래기 위해 먹는 한 끼,별식으로 먹는 한 끼,식구들에게 깜짝 파티를 보여 주기 위해 만드는 요리 등은 평소 재료와 레시피를 눈여겨 보고 요리 연습을 통해 실력을 배양해야 한다.특히 한국 음식의 기본 재료는 정해져 있기에 잘 보이는 곳에 비치해 놓고 그때 그때 경험칙과 기민성을 발휘하는 센스가 중요하다.지지고 볶고 데치고 삶고 무치고 발효시키는 것과 국물이 들어간 것이 한국 음식 문화의 특징으로 다가온다.

 

 근래 매체에서 요리 프로그램이 자주 등장한다.유명 연예인을 비롯 주가를 날리고 있는 유명 인사들이 요리 프로그램을 장식하면서 인간의 본능을 자극한다.그들이 만드는 음식들은 색,향,맛이 어우러져 입안의 침샘을 자극시키면서 요리의 재미와 먹는 재미를 동시에 만끽시킨다.게다가 영양학적으로도 손색이 없어 일반인들에게 대환영을 받고 있다.야채,육류,과일 등이 기본 재료가 되면서 반찬과 국거리로 다양하게 응용시킨다.된장,고추장,김치와 같은 한국 전통 음식을 바탕으로 각종 반찬과 국거리를 만들어 행복하고 건강한 한 끼로 힘과 에너지,기쁨을 맛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한 가지 재료로 반찬과 국을 동시에 만드는 법이 최승주 저자에 의해 탄생되었다.1주일 분 장보기를 생활규칙으로 삼아 재료가 실내 및 냉장고에서 나뒹글지 않고 모두 소진할 수 있는 생활의 지혜를 담고 있다.신선한 재료,건강한 식단으로 가족의 행복을 되살리면서 알뜰한 주부의 마음이 살아 있어 인상적이다.마트,시장에는 다양다종의 음식 재료로 넘친다.야채,육류,생선,과일을 골고루 구입하여 어느 하나도 남기지 않고 정해진 시간내에 소진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게다가 학교,회사 식당과 같이 식단을 짜나가기는 (현실적으로)힘들겠지만 대략적인 식단을 짜놓고 이에 맞춰 음식을 만들어 간다면 건강도 챙기고 비효율적인 재료,음식 낭비도 없을 것이다.옛날처럼 육체 노동이 많지 않은 근래엔 섭취량이 많지 않고 밖에서 먹는 비중도 많아져 먹을 수 있는 양만큼만 준비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김치,된장을 이용한 다양한 찌개거리와 신선한 야채를 활용한 반찬거리,그리고 간단하게 만들어 먹는 샌드위치,우유 등의 조식도 괜찮은 식단이라고 생각한다.

 

 이 도서의 제목이 눈길을 사로잡는다.재료 100가지로 국 100가지,반찬 100가지에 대한 레시피가 인상 깊다.기시감도 있고 기대를 살 만한 요리도 있다.눈으로 익히는 계량(計量),알뜰 장보기 팁,식탁에 자주 오르는 재료 100가지(채소,육류,생선과 해물,해조류,가공식품)를 바탕으로 반찬과 국 만들기를 활용하고 있다.또한 요리에 필요한 각종 가루 재료,소스 & 향신료에 이르기까지 눈길을 사로 잡는다.어릴 때부터 손재주가 있다는 소리를 자주 들었던 나는 누가 음식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지 않았지만 눈썰미,눈짐작으로 음식을 가끔 만들어 먹는다.물김치류,가지볶음,취된장국,육개장,겉절이류,소고기미역국,장조림,돈까스,갈치무조림,고등어찌개,멸치볶음,매생이대구살국,각종 채소전(煎) 등은 내가 좋아하는 음식군이어서 레시피를 자세히 읽고 새겼다.요리는 아이디어,상상력,손재주와 기민성,균형잡힌 영양학적 요소에서 찾을 수가 있다.음식 문화,요리하기가 보편화된 세상에서 자신만의 요리 솜씨를 뽐내어 가족,친구,지인에게 색다른 존재로 거듭나는 것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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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만난 건 축복입니다 - 맑은 영혼의 땅, 히말라야에서 온 청전 스님의 선물
청전 지음 / 휴(休)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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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맑고 순수한 영혼을 간직한 자가 과연 얼마나 될까.세상 인심은 칼로 무자르듯,칼로 두부 자르듯 주고 받을 것만 따지지 덜 받고 더 주고 하는 인심은 찾아보기 어렵다.또한 세상이 돈과 물질로 권력과 명예까지 사고 파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성직자라는 사람들 역시 이것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이를 반영하기라도 하듯 선거철만 되면 각계 종교 지도자 일부는 정치 권력과 결탁하여 부와 명예를 도모(圖謨)하려는 오염된 자들이 꽤 많다.겉으로는 세계 평화,사랑,자비,인류 구원을 외치고 있지만 속은 사복(私腹) 채우기에 급급하다.종교 지도자가 이러할진대 일반인들은 말하지 않아도 뻔한 일이다.

 

 나는 어떠한 종교,신앙일지라도 교리와 가르침을 잃지 않고 이어 나간다면 세상은 평화,사랑,구원,상생의 물결로 가득찰 것이다.시대의 이데올로기가 돈과 물질을 극숭상하고 이에 지배당하며 아귀다툼하다 보니 세파는 더욱 거칠어지고 사람 사이의 온기,나눔,배려는 희박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2010년 중반을 살아가면서 크게 다가오는 것은 나라를 걱정하고 인류를 구원할 만한 종교 지도자가 부재하다는 점이다.나만의 주관적인 생각일지 모르겠지만 종교 지도자의 인격과 성체의 아우라를 좀체 찾아보기 힘들다.게다가 종교를 갖고 신앙심을 키워 나가는 사람들 역시 자신이 갖고 있는 해당 종교의 가르침과 교리에 맞춰 일관성 있게 지키고 있는지 궁금할 때가 많다.종교가 갖고 있는 본래의 의미와 가치를 잃지 않았으면 한다.

 

 거대 중국 속의 이단지역으로 불리는 티벳은 현대 중국사에 있어 비극의 상징이다.티벳의 민족 분규를 잠재우고 티벳 불교가 말살하려 했던 중국 정부에 의해 달라이 라마는 극적으로 인도 다람살라로 망명했다.어언 56년이 되어 가고 있지만 달라이 라마는 여전히 조국을 떠나 해외에서 전전하고 있을 뿐이다.천혜의 자연과 광물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티벳은 중국 정부에겐 돌려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달라이 라마가 인도 다람살라로 망명하던 당시,그 가족과 휘하는 갖은 고문,구타,살상 등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 당했던 곳이기도 하다.달라이 라마의 종교적 가르침을 흠모하여 티벳 라싸를 향해 전체투지(全體投地)를 하는 사람도 꽤 많다.그것은 인간의 욕망과 소유욕을 내려 놓고 편하고 행복하고 마음에 가득찬 평화를 찾으려 하기 때문이 아닐까.인간은 수분지족(守分之足)을 알고 실천해야 한다.이것을 모르고 아니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이유는 인간의 머리 속에 욕망 덩어리가 가득차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욕망을 성취한 그대여 불행하여라.왜인가,그대 앞에 또 다른 더 큰 욕망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P81

 

 지은이 청전 스님 지구에서 가장 높은 히말라야 산맥을 무대로 티벳과 인도 사이를 오가며 그가 보고 듣고 느낀 바를 종교인의 관점에서 술회하고 있다.인간은 어떠한 환경에서 어떻게 태어났든 죽을 때엔 동일하게 죽고 한 줌의 흙과 재로 변한다.인간의 삶의 길이가 의학과 과학 기술로 말미암아 연장되었을지언정 병원 신세를 지지 않고 살아가는 삶의 길이는 과연 몇 살이나 될까.영겁(永怯)과 같은 길이에 비하면 일순(一瞬)과 같고 찰나에 지나지 않는다.사회는 사람을 갑과 을로 규정하고,신분의 고하를 정해 놓고,부자와 빈자의 간극을 넓혀 놓으면서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정책은 아무 것도 없다.오로지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면서 자신의 밥그릇은 스스로 챙겨가도록 방치해 놓고 있는 사회 체제,규범이 냉정하기만 하다.나는 불교라는 종교를 떠올리면 그래도 자비심만은 남아 있구나 라는 것을 느끼곤 한다.산 속의 사찰을 찾아 목탁 소리와 함께 퍼지는 스님의 염불소리,'찰랑'거리는 명상곡과 같은 청아한 소리는 마음을 정화시키고 순수한 동심으로 돌아가게 한다.

 

 이웃 간에 정담을 나누고 나눠 먹으며 상부상조하던 공동체 생활은 이젠 눈을 씻고 봐도 없다.가끔은 기성세대의 영악하기 그지없는 꼼수가 밉상스럽기만 하다.이웃과 허심탄회하게 털어 놓기가 어려운 세상이다 보니 가끔은 혼자가 되어 고독을 즐기는 연습을 하기도 한다.가족 특히 부모자식,부부간,형제간의 금이 가고 어긋나는 이유는 대개가 금전,상속 문제가 주 요인으로 보인다.순수하고 맑은 영혼을 간직한 티벳은 인간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생각하게 하는 보고(寶庫)이다.티벳의 면적은 광활하다.이에 비해 인구는 적어 소수 민족으로 분류한다.그들은 망명정부로 살아가고 있는 셈이다.그들에게도 진정한 인권과 자유가 도래하기를 바란다.일반적인 얘기이지만 내가 좀 손해보는 듯 살아간다면 세상의 각박함,아귀다툼,살생과 같은 분쟁,사건은 완화되지 않을까 한다.그리고 사랑과 평화의 샘이 더욱 깊어져 가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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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세상을 바꾸는 통찰의 순간들
윌리엄 B. 어빈 지음, 전대호 옮김 / 까치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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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알고자 했던 것을 알게 되고,무의식 가운데 무릎을 '탁' 칠 정도로 신선한 충격을 줄 때가 있다.이것은 지적 호기심에 대한 답이 될 수도 있고 도덕과 윤리와 같이 이성과 논리의 잣대로 적용하기 힘든 경우도 있다.나아가 창의력을 요구하는 분야는 육체 노동 이상보다 더 장고(長考)의 시간을 요구하기도 한다.남들보다 한 발 앞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창의적 결과를 내놓는 것은 개인의 힘과 명예에 국한하는 것이 아닌 세상과 사회에 커다란 영향력 내지 반향을 불러 일으키기에 새로운 장(場)을 열어 나가는 행위는 선구자,예지적,계시적으로 다가온다.

 

 예리한 관찰력으로 사물을 꿰뚫어 보는 것을 통찰이라고 한다. -네이버 지식

 

 통찰이라는 문제는 무심결에 자주 사용하곤 했다.또한 이 문제에 대해 깊이 연구하여 새로운 사실을 도출하고 검증했던 적은 없다.그런데 세상이 복잡다단해지면서 이성과 논리적인 합리성을 요구하기에 사소한 것일지라도 일의 선.후 관계가 일관되고 투명해야 한다.해당 분야가 무엇이든 누군가 어떠한 문제를 도출하고 통찰했던 흔적에 덧씌우려다 들통이 나서 힘과 명예를 상실하는 사람들도 많다.통찰의 순간을 잘 보여 주는 사람이 아르키메데스인데 그는 히에로가 부과한 질문을 숙고하던 가운데 목욕탕에 들어가 탕 속에 미끄러져 가면서 탕 속 물의 수면의 상승 관계를 알아 내고 환희에 들뜬 나머지 알몸으로 달리면서 "유레카(Eureka)!"를 외쳤다고 한다.질문을 부여받고 즉석에서 확답을 하지 못했지만 질문에 대한 답을 알아내려는 의식과 의지가 작동하면서 질문에 대한 답이 완전하고 확실하게 도출된 것이다.비단 이러한 문제는 질문에 대한 단순한 답을 떠나 연관 분야에까지 고루 적용 가능하여 새로운 사실 발견,발명 등은 인류 문명에 큰 업적과 영향을 끼치게 마련이다.

 

 현대 사회에도 통찰의 기쁨과 환희를 만끽한 위인들이 많을텐데 인류 문명사에 통찰력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인물은 참으로 많다.종교,도덕,과학,수학,예술 등 분야는 다르지만 통찰이라는 새로운 이론과 사실,발견과 발명을 통해 분명 인류의 삶을 몇 단계씩이나 상승시켰다는 점에서 의의가 깊다.아인슈타인,말러,아르키메데스,루앵카레 등이 대표적인 통찰의 순간을 보여 준 케이스다.일반인이든 유명인이든 통찰의 순간은 누구든 맛보았던 적이 있을 것이다.통찰의 순간이 오기 이전 단계도 간과할 수가 없다.모두에서 말했듯이 이론,사실,발명 등이 완벽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하나의 가설(Hypothesis) ->알 품기 ->통찰 ->검증이라는 일련의 과정을 통과해야 한다.이러한 정석을 밟아 나가야 통찰의 의미는 더욱 가치를 발하게 되는 법이다.세칭 이러한 통찰의 경험을 최초로 발견한 자들에겐 명예를 부(富)를 거머쥘 수도 있다.일종의 전매 특허라고나 할까.

 

 이 도서의 저자 윌리엄 어빈은 종교,도덕,과학,수학,예술이라는 다섯가지 분야에서 통찰의 순간을 기록하고 있다.계시의 이미지가 강한 종교,인간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될 일을 구분하는 도덕,나아가 시간과 노력,의지의 결집이 요구되는 과학,수학,예술이 자리잡고 있다.계시에 의해 하나의 교리,가르침이 탄생하는 종교와 신앙은 나약한 인간의 심신을 이용하면서 정치적 집단으로 부상하고 있고,간디의 예와 같이 인종차별에 직면하면서 인권 운동가가 변신하는 계기가 되었다.인권 문제는 아직도 전면 해결되지 않고 있어 인권(시민) 운동가를 중심으로 풀어나가야 할도덕적 문제이다.나아가 실험과 관찰,발견에 대한 호기심을 시작으로 욕망과 명성을 꾀하는 과학과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증명했던 앤드루 와일스의 수학에 대한 통찰의 순간(기억 회상 시스템)이 얼마나 황홀하고 감격스러운지 간접 체험할 수가 있다.끝으로 음악,미술,창작과 같은 예술 분야는 어떠한 영감 작용이 모티브가 되어 쓰고 지우고 그리고 지우기를 반복하면서,인고의 시간과 세월을 겪은 후에 비로소 만족할 만한 작품이 알껍질을 깨고 나오지 않을까 한다.

 

 작곡가 제임스 모벌리가 말했듯 작곡하는 시간 가운데 2퍼센트만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하고 나머지 98퍼센트는 아이디어를 비틀고 개정하고 확장하는 데에 쓰인다고 한다.창작이라는 작업은 본업이든 취미든 각고(刻苦)의 시간,에너지 소모가 절대적이다.종교,도덕,과학,수학에 대한 통찰도 이러한 맥락에서 바라보아야 할 사안이다.이러한 다섯 가지 분야의 통찰의 순간들은 결과에 따라 명성과 부,권력까지 차지할 수 있어 놀랍기만 하다.게다가 인류가 겪고 있는 무지,부조리,질 낮은 삶을 해소하는데 궁극의 역할이 가능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삶의 순간 순간 찾아오는 통찰력은 가설과 영감 작용이 모티브가 되어 시간과 노력,무의식 등이 얽히면서 세상 속에 탄생되는 것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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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왕후
함영이 지음 / 말글빛냄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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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 지도자가 부각되고 있는 시점에서 과거 역사 속의 여성 지도자의 뒤안길을 살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실록과 사료에 의한 것일지라도 한 인물에 대한 평가는 매우 조심스럽고 중립적인 시선으로 접근해야 마땅하다.특히 남존여비와 같은 남성 위주의 조선시대에 여성이 국사를 일임했다는 것은 파격적인 행보로 다가올 수도 있다.조선 27대 임금 가운데 비록 여왕은 존재하지는 않았지만 임금 곁에서 반려(伴侶)로서 정사에 대한 막후 교섭,관여,조언,정책 만들기 등은 얼마든지 가능했다.독불장군이라는 말이 있듯 든든하고 아낌없는 부군의 신임과 격려에 힘입어 정치적 감각을 발휘했을 것이다.

 

 나는 조선시대 역사에 대한 큰 물줄기에서 벗어나 지류(支流)에서 벌어졌던 사안들에 대해 나름 관심을 갖고 있다.이러한 참에 조선시대 최초의 수렴청정(垂簾聽政)을 한 여성을 만나게 되었다.그 인물은 바로 세조의 정비, 정희왕후(貞熹王后)였다.놀라운 것은 배운 바가 없어 까막눈에 일자무식이지만 부군 세조 곁에서 터득한 정치적 감각은 훗날 어린 성종을 대신하여 수렴청정을 하게 되었다.정확하게 말하면 청정(聽政)의 정치를 행사했다고 본다.그 기간은 성종 즉위(1469)년부터 1476년까지 청정을 했다.어찌된 일인지 정희왕후가 청정을 할 시기엔 조선의 정정(政情)과 사회상은 비료적 평온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부군 세조는 정희왕후에게 깊은 신뢰와 애정이 컸기에 그녀의 척족들에게 내린 벼슬도 정비례했던 것이다.청정에 들어가고 나올 때에 정희왕후는 늘 세조의 힘을 빌렸던 것으로 보인다.

 

 군주이며 부군이었던 세조는 조카 단종을 영월로 유배시킨 장본인이며 이 사건에는 정희왕후의 입김이 작용했던 것으로 보이고,단종의 정비 정순왕후에겐 늘 미안한 마음이 가득했다고 한다.또 하나 정희왕후에 대한 실책은 세조의 계비(繼妃)이며 연산군의 생모였던 폐비 윤씨에게 사약을 내리게 하여 연산군이 폭정을 일삼는 도화선이 되었던 것이다.나아가 공신과의 결탁,부패척결 미온 및 외척 관리 미흡 등이 있다.반면 그녀는 청정을 시작하면서 정치가답게 정사를 펼쳤다.군주로서 독단을 내릴 때도 있고 원상(院相)들의 수렴을 거쳐 대왕대비에게 아뢰게 하여 정책결정을 해 나갔다.국사를 훈구세력들과 자주 의논하고 권력의 안정을 도모하고 신진세력을 키워 나가는 작전을 펼쳤다.청정 첫 행보로 민생을 살피는데 역점을 두었다.호패법폐지,경제 살리기 측면에서 양잠업 장려 등이 있다.청정을 마치고 성종이 치세하던 시절엔 경국대전이 완성되기도 했다.

 

 정희왕후는 2남 1녀를 두었다.요절한 맏이인 의경세자(懿敬世子),족질로 고생했던 예종(睿宗,14개월 치세)이 일찍 세상을 떠나면서 그녀에겐 현덕왕후(단종의 어머니)의 저주,젊은 임금의 건강악화로 권력의 공백이 생길 염려가 있고,세조의 왕위 찬탈에 대한 저주를 온몸으로 감싸면서,이 모든 것을 자신의 운명으로 여겼다.길지 않은 기간 정치 기간 중 정희왕후의 정치력은 시험대에 오를 수 밖에 없었다.벼슬과 잇속을 챙기려는 공신들의 아귀다툼,부패와 비리,척족들 관리는 그녀에게 한계상황이었을 것이다.요즘말로 하면 민생 위주의 경제 살리기,과거 정권과의 화해 등을 구사하면서 밝은 미래를 꿈꾸었을지도 모른다.세조의 정비이면서 조선시대 첫 청정을 했던 정희왕후라는 인물을 인식하는 시간을 갖게 되어 다행스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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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세상을 유혹하다
윤성원 지음 / 시그마북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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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 일부에 걸치는 장신구는 더 이상 사치,부의 대상이 아니다.경제적 소득과 의식 구조가 고조되고 사회적 활동이 증가하면서 장신구는 일종의 자신의 정체성을 표시하는 수단과 도구쯤으로 다가온다.장신구라고 하면 값싼 합금부터 값비싼 보석(다이아몬드,루비,사파이어,에메랄드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기만 하다.일반 서민 입장인 내겐 보석과 같은 장신구는 '그림 쏙의 떡'과 같이 다가오지만 경제적 여력이 닿는다면 멋과 아름다움이라는 관점에서 구매하여 오래도록 장식하고 싶다.이것은 사회 생활,인간 집단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의 사회적 신분,과시욕,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것과 맞물리기도 하다.

 

 

 이집트 파라오가 시작과 끝이 없는 '원'의 형태에 의미를 부여하여 반지라는 장신구를 사용하고 결혼 서약의 도구로 사용한 것은 로마 시대부터다.다이아몬드 반지가 언약의 의미로 쓰인 역사는 1477년 오스트리아의 막시밀리안 대공이 프랑스 버건디 지방의 메리라는 공주에게 청혼하면서 시작되었다. -P274

 

 

 보석 가운데 보석은 역시 다이아몬드라고 생각한다.남녀 간 언약의 증표이면서 영원한 사랑을 상징하는 장신구이다.몸에 걸치는 장신구는 미적 아름다움을 최고로 여기고 자신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표출할 수 있어 여성들에겐 자연스럽고 본능적으로 보석에 대한 로망과 소유욕을 불사르고 있는 것 같다.가끔 아내가 "나도 저런 보석 반 캐럿만이라도 갖었으면 여한이 없겠네"라고 독백을 한다.나는 현실적으로 못해 주니 듣고도 못 들은 척 하기 일쑤다.보석은 개인에겐 자신의 분수에 맞게 장신구로 활용하고 보석 사냥으로 먹고 사는 컬렉터들에겐 보석에 대한 심미안과 시장 상황을 잘 예측해 나가야 할 것이다.보석은 그냥 보고만 있어도 심미안과 순수함,미적 감각,신데렐라가 된 기분을 안겨 줄 것이다.그래서 보석이 안겨 주는 가치와 의미는 지고하다고 생각한다.

 

 

 주얼리 스페셜리스트인 윤성원 저자 보석의 총아인 뉴욕,런던,파리 세 도시를 찾아 쥬얼리 영감을 찾고,쥬얼리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 런던 찍고 파리를 찍으면서 럭셔리의 근원을 찾으려 했다.보석은 고대부터 중세,근대.현대에 이르기까지 공주,황후,영화 속의 여 주인공,황태자 비(妃),고위층 부인 등이 몸에 차고 있는 장신구들을 이음매 없는 실타래와 같이 장신구의 역사와 가치를 소개하고 있다.장신구들은 손에 끼는 반지,팔목에 끼는 팔찌,귀에 꽂는 귀걸이,목에 거는 목걸이,가슴에 꽂는 브로치 등으로 단일종의 장신구가 아닌 복합적 요소가 배합된 보석들이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과 동경,자부심과 감성적 쾌락을 만끽하게 한다.특히 보석 세공사들의 눈물겨운 장인 정신이 내포되어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게다가 전쟁 중에 불법 채굴.밀수하는 다이아몬드로 수익을 챙기면서 무기를 사들여 수많은 사상자를 낸 '블러드 다이아몬드'는 다이아몬드의 빛과 그림자라고 할 만하다.

 

 

 보석은 신앙의 상징,왕관의 정점에서 휘황찬란한 권력의 표상이기도 했다.그것은 사후에도 몸에 치장했던 장신구들을 무덤까지 갖어가 사후 세계를 더욱 빛나게 하려고도 했다.그러던 장신구는 자신의 취향과 안목을 과시하는 방향으로 인식 전환 되었던 것이다.그 가운데 가장 사치와 허영심이 강했던 인물은 청말 서태후다.그녀는 사치,권력욕이 심하여 자신의 아들마저 왕위를 물려 주지 않고 죽어서도 장신구들을 몸에 덕지덕지 치장시켜 매장했지만 도굴꾼에 의해 도난 당하고 말았다.보석은 행운을 안겨 주기도 하지만 저주를 안겨 주는 흉물이기도 하다.영화 속의 보석,사랑을 훔치는 보석,예술과 환상을 겸비한 세공사들의 숨은 노력 등이 소개되고 있다.사랑을 하고 결혼을 앞둔 남녀 사이에서 보석은 사랑을 찾고 사랑을 받는 과정이기도 하다.다이아몬드,루비,사파이어,에메랄드는 비단 여성 뿐만 아니라 남성 입장에서도 소유하고 싶어진다.보석이 갖고 있는 매력인 아름다움을 근간으로 그 가치와 장인정신,경제적.상속적 관점에서 보석이 갖는 존재감은 묵직하고 화려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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