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국의 역사학, 어디까지 왔나
이덕일 지음 / 만권당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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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일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난다면 나라를 위해 총칼을 들고 의용군으로 나설 사람은 얼마나 되겠는가.1950년 한국전쟁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이지만 국가 방위에 대한 의식과 의지가 강렬할까.한국인은 어떠한 중대한 사건.사안이 발생하면 우∼하고 관심과 열기를 표명하지만 쉽게 사그라들고 만다.그래서 간혹 '냄비 근성'이라고 하지 않나 싶다.나라가 위기에 처해 있을 때 물론 국토방위를 위해 살신성인으로 나아가려는 사람이 없지는 않지만 위기시에 단결로 똘똘 뭉칠지에 대해서는 고개가 가로로 젖는다.반면 일본이라면 어떨까.중대한 사건.사고를 목전에 두고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국민이 강고한 단결과 일산분란한 태도로 중대한 위기를 헤쳐 나가려 한다는 칼럼에서 한.일 양국은 너무도 대비가 된다.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의 역학 관계가 수상하기만 하다.정치,경제,군사 모든 면에서 중국과 일본의 눈치를 보지 않고서는 생존이 어려운 입장에 놓인 한국은 샌드 위치(딜레마) 형국에 있다.그 가운데 과거사,영토 문제 등에 관련하여 오랜 세월 소모전을 벌이고 있는 한.중.일 3국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되 청산(淸算)되어야 할 과제이다.이 과제는 누가 풀어야 하는가.삼척동자도 알다시피 국가를 이끄는 위정자의 몫이라고 본다.실무야 산하(傘下) 및 유관 단쳬에서 연구하고 분석하여 상부에 보고하여 외교 라인 및 해당 국가와 끈질지게 파고 들어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악착같이 받아내려는 의지가 깊게 깔려 있어야 한다.동북아 3국이 안고 있는 과거사,영토 문제는 겉으로는 평온하지만 속은 완전 난장판이다.중국은 고구려,고조선 역사를 한반도에 귀속시키고,일본은 일본서기를 통해 밝힌 임나일본부가 가야를 실질적으로 다스렸다는 허무맹랑함을 완전 현실화 시키고 있다.'코에 걸면 코걸이,귀에 걸면 귀걸이'(이어령 비어령)식이다.

 

 이 문제에 대해 한국측 반응은 어떠할까.대한민국의 이름으로 과연 고구려,고조선 및 가야 역사에 대해 외교 라인을 풀가동했던 적이 있는가.현대판 사대주의가 판을 치고 있을 줄이야 예전엔 몰랐다.사학자이며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소장인 이덕일 저자는 지식과 양심의 힘으로 과거사,영토 문제를 풀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풀 수가 있으련만 국고(國庫)를 하버드대(10억 원)에 상납한 '한국 고대사 프로젝트 사건'이 학문의 노예 근성을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친중,친러,친일,친미에서 다시 친중으로 넘어가는 듯한 한국의 사대주의는 학문의 외피(外皮)로 치장한 것이 식민사학에 다름 아니다.현재 한국 과거사,영토 문제(독도 등)를 연구하고 있는 이들은 역사물에 근거하지 않고 중국의 하상주 동북공정 및 일본 식민사관을 그대로 수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게다가 이덕일 저자는 식민사관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경찰서,검찰,법원을 드나들기를 수도 없이 하면서 들었던 생각이 과연 대한민국은 1945년 광복되었는가,대한민국은 독립국가인가,대한민국에 가연 정부는 존재하는가이다.최대한 중립과 이성에 입각해서 읽어 내려가려 해도 마음이 동요가 된다.이병도,이기백,이기동 등 고대사학자들이 주축이 되어 한국 역사학계를 이끌어 가고 있다.

 

 『고구려 연구재단』 『동북아 역사재단』에서 근무한다는 사람들은 과연 자국의 역사를 바로 잡아야 할 권한과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사까지 매국하려는 기도차지 않은 소신을 펼치고 있다.이들이 국민의 혈세인 국고 47여 억원을 연구비로 받아 먹고 다시 30여 억원을 청구하려다 국회특위 청문을 통해 주춤해지 상태이다.한사군이 한반도 한강 이북에 존재했다는 설,독도는 아무 이야기 없다 갑자기 우리 땅이라고 주장한지 고작 100여 년 정도 되지 않았다는 주장,백제와 신라의 역사적 등장과 최초의 임금 오류 등을 전하고 있다.국민의 세금으로 먹고 사는 재단 관계자들은 어처구니없게 갑(甲)의 입장이 되어 버렸고,잘못된 역사,역사관을 잡아 보고자 노력하는 저자와 같은 사람들은 을(乙)의 입장이 되어 버렸다.이러한 문제와 관련하여 들어가는 비용은 사비(私費)로 충당해야 한다는 것이다.참 안타깝기만 할 뿐이다.조선 총독부가 그려 놓은 한국 고대사 및 후진타오 중국 공산당 정권하에서 자행된 동북공정은 북한의 유사시 중국 동북3성이 동북4성으로 전락할 우려까지 있다.특히 한국 사학계에 만연한 도제식 수업 방식,스승.선배의 학설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비학문적 풍토,식민사학을 비판하면 학계에서 배제가 된다는 것이 통탄할 문제이다.'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나무라는 격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나라의 힘이 약하면 약한대로 힘의 역학 논리에 따라 대비해 나가면 되지만 자국의 역사를 바로 잡아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는 역사 재단 관계자들은 한국인이기를 거부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한국의 역사를 바르게 잡아야 할 책임자들이 저 모양으로 놀아나고 있으니 가슴 한 켠에선 한국인이라는 존재가 오늘따라 무척 왜소하게 다가온다.사학계에 만연한 구태적,비학문적 풍토는 지금 당장이라도 척결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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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는 시간의 힘 - 기대를 현실로 바꾸는 혼자 있는 시간의 힘
사이토 다카시 지음, 장은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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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을 잘 컨트롤하고 내면과 대화하려는 시간을 갖지 못하고 있다.또한 먹고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내적인 성장에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다.그런데 인간은 자신의 내면이 채워지고 성숙해져야 비로소 전인적으로 세상과 대화하고 소통해 나가는 것은 아닐까.현실적으로 혼자가 되어 자신을 관리하고 성숙해 나가려는 마음가짐만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 아닐까 한다.이것은 면벽수행을 할 정도의 고난을 살 것까지는 없다고 본다.

 

(개인차는 있겠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대인관계의 폭,사회활동의 반경이 점점 줄어들게 마련이다.또한 경제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게 위해 쉬지 않고 일을 해야 하는 경우도 매우 많고,정년으로 사회 생활을 그만두었지만 사교활동,자기 계발을 하는 부류도 많다.다만 인간관계든 사회 활동이든 개인의 노력이 뒤따르지 않고서는 발전과 진보가 없는 법이다.평범한 사람이라면 대부분 사회적 활동이 줄어들면서 갑작스러운 생활패턴에 어찌할 바를 몰라 허둥지둥대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그래서 혼자,홀로 서기라는 문제는 사회 활동 가운데 짬을 내어 혼자 되기를 연습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한다.

 

 한국 사회에선 일명 고시(高試)라는 제도가 있다.고시를 패스해야 사회적 신분,안정된 경제생활,멋진 배우자를 만나 삶을 행복하게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치를 갖게 된다.고시라는 것은 온통 심신을 그곳에 헌신해야 하는 고행일 뿐만 아니라 자신과의 일대 대결이라고 생각한다.고시라는 시험을 대비하여 몇 년간을 자신과 씨름하는 것인데,이것은 1차적으로는 밥벌이의 시작을 위한 준비단계이면서 명예와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전초전이기도 하다.고시를 준비하지 않은 나는 그 실상을 생생하게 체현하지는 못했지만 고시라는 목적에 맞게 시간과 정열을 온통 그곳에 바치는 혼자만의 싸움이라고 본다.나아가 어려운 고시 관문을 뚫고 최종 합격을 했다면 개인과 가문은 경사스러운 파티를 열 것이다.

 

 우선 여러 사람과 부딪히고 입씨름하면서 두뇌 감정을 분산하다보면 몰입과 집중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물론 장점도 있지만 이 도서가 말하려는 『혼자 있는 시간의 힘』에 한해 말한다면 온전히 자신을 치유하고,자신과 마주하며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키우는 시간이 될 수가 있다.그것이 혼자 있는 시간의 본질이 아닐까 한다.누구나 혼자 있어야 할 때가 있기 마련이다.시기적으로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대개 부모의 슬하를 떠나는 성인기의 초입이 아닐까 한다.인생을 쉼없는 항해의 연속이라면 자신의 삶을 자영(自營)한다는 의미에서 누구의 힘도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오로지 혼자가 되어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미래를 더욱 진보된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마음가짐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또한 혼자가 되는 것은 자신의 성장을 위한 것으로 인식하는 것이 편할 것이다.집단과 소속에서 홀로 되었다는 배제감,따돌림이 아닌 진정 자신을 성장시키기 위한 시기,단계로 인식 전환이 중요하다.

 

 자신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이해할 수 있는 자가 자신일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상은 자신에 대해 제대로 알고 이해하는 것은 타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객관성이 떨어진다.욕망,욕구,승부욕 등 현실에서 벌어지는 경쟁의 늪에서 잠시라도 벗어나 보자.세상이 어떻게 보이고 자신의 존재감 및 위치는 무엇인가를 냉철하게 생각해 보자.그리고 자신이 자신답게 살아가고 있는가를 점검해 보는 시간이 바로 혼자 있는 시간이 아닐까 한다.나는 자취생활을 하면서 비로소 혼자가 되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그 이전에는 조부모,부모의 의지에 힘입었기에 자립심이 부족했는데 혼자가 되면서 가사(家事) 및 타인,주위와의 관계,행동 요령 등을 생각하게 되었고,책을 좋아하게 되면서는 집중과 몰입의 시간이 절대적으로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았다.특히 외국어를 전공한 나는 해당 언어에 대한 해석과 번역을 위해 사전 배경 지식,사전을 활용한 풀이 등이 절대적이다.특히 고독을 다룬 원서를 접할 때에는 주인공의 심경과 일체가 되어 삶과 죽음에 대해 평정심으로 접하게 된다.삶이란 과연 무엇인가,나는 어떻게 삶을 마무리할 것인가 등을 체득하면서 삶이 주는 무거운 짐을 가볍고 긍정적인 힘으로 되돌려 놓는다.

 

 혼자가 되는 것은 불안하고 공포스럽기까지 할 수도 있다.다만 생각과 감정,삶의 성숙도 등이 얉은 경우에는 혼자가 되어 삶의 진정,진실 등을 파헤치면서 폭넓은 식견과 안목으로 세상과 대화,소통이 가능해지도록 자신의 그릇을 크게 완성시켜 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그 가운데 인생의 본질을 깨달아 거듭나는 인생으로 전환해 나가는 것이 혼자 있는 시간의 요체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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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나침반은 사람을 향한다 - 공병호, 불변의 리더십 키루스를 만나다
공병호 지음 / 해냄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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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사회는 IMF위기를 극복하면서 경제 위기가 살아나는듯 싶더니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로 사경을 헤매다시피하는 형국이다.저성장,고실업은 물론이고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사회가 풀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게다가 금융권이 내놓는 금리는 1% 안팎으로 돈이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돈 부자 역시 지하 금고에 꽁꽁 돈을 숨겨 놓고 기회를 엿보고 있지 않을까.돈 없는 사람은 높은 고정성 지출로 허리가 휘어날 지경이고 가계빚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한국 경제가 총체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데,그 가운데 경영권을 진두 지휘하는 계층들이 갖고 있는 리더십에서 문제가 있지는 않을까 싶을 정도로 경영과 소유를 분리하지 않고 통째로 장악하려는 경향이 농후하다.그래서 경제 민주화가 절실하다는 것인데,기업이 내놓는 영업 결과치에는 이익도 있고 손해도 있을 것이다.특히 대기업의 경우에는 천문학적인 당기 순이익을 내놓고 있지만 이익의 일정량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는지,그렇지 않다면 소비자의 주머니에서 나온 이익금을 어떻게 쓰는지 궁금하기만 하다.과연 일정 부분을 사회에 환원하여 소외계층과 보편 복지문제에 적극 동참해야 하지 않을까 주문한다.,,

 

 저성장,고실업은 어느 시대에나 있었던 경제 현상이다.다만 정도가 지나칠 정도로 경기 침체가 오래 가고 있다.게다가 기업의 본질을 망각한 채 사리사욕만 채우려 드는 조직의 리더들이 알게 모르게 꽤 많다.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만  챙기면 된다는 자본주의의 논리를 악용하고 있는 것도 문제거리다.정치,경제의 주역들이 사회를 지배하다시피하는 가운데 정치,경제의 리더십의 부재가 낳은 부작용은 우리 사회의 현 주소 그대로이다.사회 구서원의 의식과 비판력은 높아졌지만 돈과 부가 되지 않는 이상적,비현실적인 문제는 외면하기 일쑤이다.개인과 국가의 미래보다는 당장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한 것이 현실이어 씁쓸하기만 하다.

 

 공병호 경영연구소장을 이끌고 있는 공병호 저자는 키루스 대왕의 리더십에 대해 역사적 배경과 함께 리더십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조목조목 열거하고 있다.리더의 지혜,리더의 조직경영,리더의 승리,리더의 번영으로 나뉘고,총 43개의 리더의 덕목을 제시하고 있다.나는 비록 조직의 리더는 아니지만 '내가 만일 그 자리에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염두에 두고 읽어 내려 갔다.키루스라는 인물은 생소하지만 헤로도토스의 『역사 』및 크세노폰이 키루스를 평가를 통해 정리한 내용이고,이것은 규모 및 단위의 대소를 떠나 보편 적용 가능한 리더의 본질을 밝히고 있기에 리더에겐 필독서로 부족함이 없다.어려운 경영 환경을 극복하고 기업이 오래 존속하기 위해 어떻게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것인가를 염두에 두고 상황에 맞게 잘 대처해 나가야 한다.43개의 리더의 덕목은 누구나 이해하고 공감할 수는 있지만 실천으로 옮기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리더 개개인의 경영 마인드,돈과 자본에 대한 리더의 감정과 욕망 등이 얽힌 문제라서 교과서적인 이야기는 등을 돌리기 십상이다.하지만 제대로 된 리더 아래 견실하고 실속있는 기업이 존속하면서 사회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상식이 아니겠는가.

 

 리더는 늘 귀와 눈을 열어 놓아야 한다.불편하고 유쾌하지 않은 쓴소리,간언일지라도 냉정한 태도로 듣고 이유를 물어 해결방안을 찾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한다.무조건 회피하고 보자는 소극적,부정적 마인드는 리더 자신 뿐만 아니라 조직원 모두를 좀 먹는다.또한 경영 2,3세와 같이 선대의 가계를 전승하여 꾸려가는 현 경영인들은 어려운 시절을 겪지 않았기에 더욱 몸과 마음을 단련하면서 현 시대의 흐름과 다가올 미래에 대해 초점을 맞추어 경영 환경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리더는 외롭고 힘든 자리이다.혼자가 된 시간과 환경을 잘 통제할 줄 알아야 한다.기회가 왔다 싶거든 직관과 경험칙을 발휘해 잘 포착하여 발전시켜 나가는 파워가 바로 리더에게 있다.키루스의 리더십은 불멸의 존재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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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리스트
로리 넬슨 스필먼 지음, 임재희 옮김 / 나무옆의자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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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 리스트는 언제 만들어 놓는 것이 좋을까.두뇌가 말랑말랑하고 유연하기 그지 없는 청소년 시절에 짜놓는 것이 좋지 않을까.어른이 되어 가정을 꾸리고 치열한 삶을 살아가면서 생각이 나면 한 번쯤 비의로 가득찬 '라이프 리스트'를 꺼내어 리스트처럼 살아 왔는가하고 점검해 보는 것도 무미건조한 삶에 자극과 충전을 안겨 줄 것이다.내 청소년 시기에는 속칭 뜬구름 잡는 꿈과 희망으로 가득했다.단순히 공부를 잘해서 좋은 대학,둘도 없는 이상적인 짝을 만나 잘 먹고 잘 사는 것이었다.비록 라이프 리스트도 없고 삶이 그다지 재미있지도 않았지만 지금이라도 남은 삶을 후회없이 살기 위한 여생의 라이프 리스트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고 혼자 말을 늘어 놓는다.

 

 대형 화장품 회사를 경영하다 암으로 세상을 떠난 엄마에게 경영 참여,부동산 상속과 같은 재산과 자본 권력로 받지 못한 브렛은 두 오빠 및 언니에게만 회사 경영권을 부여한다.브렛은 돌아가시기 직전 라이프 리스트를 유언으로 받게 된다.34살의 브렛에겐 기도 차지 않을 내용들이다.

 

아이 한 명 또는 두 명 갖기, 강아지 키우기, 캐리 뉴섬과 영원히 친구로 지내기, 가난한 사람들 돕기, 말 사기, 깜짝 놀랄 만한 아주 멋진 집 갖기, 사랑에 빠지기. 여유 시간에 스탠드업 코미디 공연, 아버지와 친하게 지내기, 훌륭한 교사 되기 등이다.

 

브렛이 14살에 작성한 라이프 리스트는 버린 줄로만 알고 내내 잊고 있었지만,브렛의 엄마는 이것을 고이 간직하면서 때가 되면 유언으로 남겨야겠다는 생각이었던 모양이다.브렛은 이것을 받고 보니 꼼꼼하게 라이프리스트를 체크한 흔적을 발견했다.개인적인 감(感)으로는 브렛에게 얼마만이라도 재산 상속과 경영권을 넘겨 주리라 예측했건만 완전 빗나가고 말았다.언어치료사,생활지도 상담자,가정방문 교사를 했던 로리 넬슨 스필먼 작가는 이 작품이 처녀작이면서 영화화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자랐던 주인공 브렛은 비록 빗나간 삶을 살아가고 있을지 몰라도 위에 나타난 라이프 리스트와 같이 꿈 많은 소녀의 모습을 잃지 않고 아름답고 우아하고 멋진 꿈을 이루면서 살아가기를 엄마는 소원했을 것이다.주인공 브렛은 처음에는 황당하고 난감했을지도 모르지만,시간이 흐르고 삶을 성찰하면서 엄마가 전해준 자신의 라이프 리스트를 음미하면서 엄마의 진심,진정성을 깨닫게 된다.그리고 삶이 성숙해지기라도 하듯 가슴이 터질 것 같은 슬픔이 북받치며 눈물을 쏟게 된다.엄마의 마음,모성애를 깨달았던 순간이었을 것이다.

 

 이 작품은 로리 넬슨 스필먼 작가의 자서전격인 이야기가 가미되었다.가정방문 교사와 같은 직업적 특성과 체험담을 아로새겨 넣었다.브렛이 서른 네 살이 되어 열 네살 때 꾸었던 삶의 리스트대로 과연 살아갈까.현실적으로 얼마든지 재산 상속 및 회사 경영권을 부여받아 돈과 자본의 힘으로 멋진 인생을 살아갈 수 있겠지만 브렛은 엄마의 유언대로,일반적인 삶에서 벗어나 열 네 살의 소녀의 꿈으로 돌아가 살아간다.세상을 떠난 엄마는 브렛의 삶을 천국에서 조종하고 있을지도 모르니까.특별한 소재와 이야기 전개로 인해 무료해던 시간들이 상쾌한 순간으로 바뀌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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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와 반지의 초상 미야베 월드 (현대물)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북스피어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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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야베 미유키 작가는 정령 입담꾼인가 보다.장장 863쪽의 두꺼운 분량의 이야기를 일사천리로 막힘없이 토설하는 것을 보니 그런 생각이 절로 든다.사실 미유키 작가의 작품은 손으로 꼽을 정도로 많이 읽지는 못했지만 이야기는 늘 깊은 사연이 담겨져 있고,이러한 사연을 누에가 실을 뽑듯 한 올 한 올 잘 풀어 내는 것이 미유키식의 이야기로 각인되고 있다.미유키 작가의 작품은 대개 추리물이었고 이야기의 진행 방식도 담담하게 흘러가는 것이 특징이다.이러한 문체,이야기의 전개 방식을 잘 이해해야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포착 가능할 것이다.

 

 사보를 만드는 홍보지 『아오조라 靑空』 편집부 직원이면서 회장의 사위인 주인공 스기무라(杉村)와 편집장이면서 오쓰보네(직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갖은 여성)로 불리는 소노다(園田) 에이코와 함께 치매를 앓고 있는 회장 부인이 있는 '시 스타 보소 별장'으로 취재하러 가던 차에 뜻밖의 차량 탈취 터지고 말았다.이쯤이면 긴장감이 고조될텐데 인질 사건의 주역인 노파는 매우 침착하면서 냉정한 태도로 한 손에 권총을 들고 인질을 볼모로 자신이 찾고 있는 세 사람을 데려 오라고 위협한다.이 사이 경찰이 출동하면서 노파는 자신의 뜻을 이루지 못하고 경찰의 포위망에 갇히면서 자살로 삶을 마감한다.노파는 자신이 요구하는 세 사람 데려오기를 실현하지 못했지만 그 뒤에 펼쳐지는 얘기를 통해 노파의 정체가 드러나고 관련 사회 문제가 백일하에 밝혀진다.

 

 차내의 인질들은 가슴을 쓰러 내리며 건강 진단을 받고 모두 뿔뿔이 흩어진다.주인공 스기무라는 장인이면서 사장에게 사직서를 제출하려고 하지만 반려된다.그러면서 회장으로부터 차량 인질극의 장본인에 대한 인적 사항을 알게 된다.구레키 가즈미쓰라는 사람으로 천애고아이며 무직이다.그가 자살로 생을 마감했지만 생전 이런 저런 일을 전전하던 가운데 다단계 마케팅 및 가공(假工) 투자사기 등 악질 상행위에 가담했던 적이 있었다.차량 인질극을 벌이면서 그가 요구하던 세 명은 바로 다단계 생활을 하면서 씻지 못할 관계에 있었던 자들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다단계 마케팅 속칭 피라미드식 판매망은 개인 및 사회를 멍들게 만든다.제품을 많이 팔아야 함은 물론 다운 라인을 많이 확보해야 한다.또한 끝없는 교육과 설득 작업,겉으로는 웃지만 속은 폭력성이 내재된 가공할 만한 마케팅이다.한국에도 꽤 많이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지루할 정도로 이야기는 미궁 속을 헤매는 듯 보이지만 차량 인질극 노파의 정체성과 그가 찾으려던 사람들의 행방,다단계 마케팅이 낳은 사회 문제 등을 집요하게 파헤친다.주인공 스기무라는 이마다 콘체른을 사직하려다 부지불식간에 차량 인질극과 관련한 사람들의 정체성과 비정상적으로 파생하고 있는 다단계 마케팅의 현 주소를 신랄하게 고발하고 있다.(개인적으로) 국가는 사회가 인정하지 않은 제도,행위,체제 등은 철저하게 발본색원해야 한다.권력으로 사리를 채우려는 몰지각한 사회 지도층이 꽤 많은 걸로 안다.이들 역시 사회 정의의 차원에서 엄벌에 처해야 한다.힘없고 선량한 자들을 사기치고 돈을 뜯어내는 후안무치를 일소해야 한다.보이스 피싱,파이낸스 등이 대표적인 사기 행위이고 투자사기이다.그리고 주인공은 이 사건에 대한 전반적인 개요와 흐름을 정리하여 장인에게 보고한다.판명된 것과 미해결된 것으로 나뉘어서.또 하나 교훈으로 삼는 것은 '꼬리가 길면 밟히고 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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