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평전
김삼웅 지음 / 시대의창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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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 가는 국운을 다스리고 동양의 평화,아니 세계의 평화를 갈구하며 대한독립의 의사로서 짧은 인생을 살다 간 안중근 평전을 읽으면서 ’짧고 굵게’라는 말이 범인인 제게는 새롭게 다가오는 느낌이었다.안의사의 순국 100주년을 맞이하여 그를 기리고 기념하는 이벤트가 열린다는 것을 들으면서 아직도 뤼순 감옥 형장 근처에 묻혀 있는 의사의 유골 수습이 되는지 아님 현재 매장지 근처가 아파트 건축공사로 인해 정지작업을 하므로 수습조차 어렵게 되는건지 후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착잡한 심정이 든다.

 안의사는 1879년 황해주 해주에서 태어나시고 근처 청계동에서 성장하며 19세에 천주교에 입교.영세를 받고 신부와 함께 여러 지방을 순회전도하기도 한다.물론 부친의 영향을 받아 천주교에 입교했던 거 같다.그 당시 서학이라는 사상에 일찍 트였던 거 같다.또한 일본의 식민쟁탈전이 가속화되고 을사늑약에 의해 국권이 상실되던 해에는 국권을 회복하기 위해 상해등지를 다니면서 세계 각국에 망국의 설움을 호소하기도 한다.또한 구국영재에도 큰 관심을 갖고 삼흥학교와 돈의학교를 설립하여 후학을 양성하는 일에도 힘을 쏟는다.

 고종황제가 강제 퇴위 되던 1907년 군대가 해산되는 소식을 접하고 독립의 단초를 더욱 단단히 하며 만주,블라디보스토크로 망명길에 오른다.또한 대한제국의 원흉,이토히로부미를 처단하기 위해 우국지사들과 구체적인 거사 계획을 모의하던 중 그때의 비분강개를 ’장부가’로 대신하며 지사 우덕순은 보구가(報仇歌)를 지어 서로의 뜻을 노래로 화답한다.그리고 1909년 10월 26일 마침내 하얼빈역에 당도해 그토록 대한독립의 의지를 누런 얼굴,백발이 휘날리는 이토히로부미를 향해 절륜의 사격 솜씨로 절명케 하여 세계를  진동케하는 독립의지를 부각시키며 ’대한 만세’를 삼창한다.정말 당당하고 의기충천한 부르짖음이 아니었을까 한다.

 그는 1910년 3월 26일 형장의 이슬로 화할때까지 일본인 검사들의 교활한 음모에도 불구하고 대쪽같이 자신의 의지를 꿋꿋히 밝히며 오로지 세계평화,동양의 평화를 위해 차가운 감옥 안에서도 자신의 뜻이 담긴 서예와 ’동양 평화론’의 집필 완성을 위해 공소도 포기하고 매진하지만 사기(死期)에 맞추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하게 된다.

 흰 무명 저고리와 검정 무명 바지를 입고 안의사는 담담한 심정으로 2분정도 묵도를 한다음 담담한 심정으로 대한독립의 꿈을 실현하지 못한 채 이국 땅에서 쓸쓸히 묻히게 된다.특히 이 도서안에는 안의사의 성장하던 청계동,천주교 신부,우국 지사들과 함께 하던 모습,하얼삔 역에서 이토히로부미를 사격하던 장면,공판받던 법정의 모습등이 흑백 사진으로 실려 있어 당시를 생각하며 읽는데에는 더할 나위 없는 존재였다.또한 안의사의 독립운동으로 말미암아 그의 친인척들이 뿔뿔히 흩어지고 후손들이 어렵게 살아간다는 소식을 매체를 통해 알게 되었을때 국가 차원에서도 안의사의 후손들에게 보훈의 뜻을 기려서라도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 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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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송 전형필 - 한국의 미를 지킨 대수장가 간송의 삶과 우리 문화재 수집 이야기
이충렬 지음 / 김영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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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이래로 수많은 위인과 성인이 존재했고 현재와 미래를 살아가는 현세인들에게 많은 존경심과 귀감이 되는 분들이 많은데,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잊혀져 가고 외세에 의해 수탈되는 수모를 겪는 우리의 문화재 특히 자기류,화첩,전적등을 굳건히 지켜온 절세의 수장가,전형필선생님의 일대기와 발자취,업적등을 읽어 가면서 새롭게 조명하고 한국 고유의 미를 간직하고 대대손손 그 빛을 발휘할 수 있게 우리의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관심과 애정을 갖어 보는 계기가 되었다.

간송은 만석군의 아들로 1906년 서울에서 태어나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하게 되며 도일하여 와세다 법학부 3학년 재학중이던 귀국하여 우연히 춘곡선생님을 만나 뵙고 왜놈들 손에 넘어가는 서화와 전적들을 지키는 선비가 될 것을 권유받고,변호사의 꿈을 접고 한국의 보물들을 되찾아 보고 수집하는 수장가로서의 길을 내딛게 되며,위창 오세창선생님을 뵙고 우리 고유의 서화와 전적들을 수집하고 수장하는데 커다란 사사를 받게 된다.

간송은 친부와 양부가 남긴 물경 전답 4만 마지기를 이용하여 서화,전적,도자기등에 대한 안목과 인내,정성을 들여 빼앗긴 유산을 찾기 위해 도일하기도 하고 불에 탈뻔한 서첩과 전적을 극적으로 구해 내는 행운도 얻는등 수장 가치가 있는 보물은 장소가 어디가 되었든,가격이 얼마가 되었든 되찾아 오고야 마는 애착심이 깊에 베어 있었던 거 같다.

인상이 깊었던 점은 영국인 개스비는 고려시대 청자 수집가였는데,간송은 이를 전부 구입해서 되돌리려고 가격흥정으로 진땀을 뺏던 일화인데,개스비는 귀국하게 되면서 결국 조선의 품으로 보물들을 안겨 주는게 합당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청자 20점을 고국의 품으로 가져 오게 되었던 것이다.

또한 그는 조선 독립의 확고한 믿음 하에 자신의 호를 딴 ’간송 미술관’을 조선인 설계사에 의해 설계되고,자재는 외국에서 수입해 견고하면서도 멋진 미술관을 짓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끝에 1938년 7월 완공의 기쁨을 맞이한다(보화각이라고 명명함).미술관이 완공되고 해방이 되면서 그는 교육사업(보성중학교장)과 양로원에 구제사업에도 뜻을 펼친다.

그가 수집하고 수장한 작품 및 보물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훈민정음 해례본부터 심사정,정선,혜원신윤복,조영석,추사,흥선대원군,고려청자,석탑등 실로 국보급부터 보물에 이르기까지 그가 가격의 고하를 막론하고 수집한 한국의 미는 그의 탁월한 안목,인내,정성의 결실로 고스란히 우리 품에 안길 수 있었던 것이다.그 중에 <훈민정음>은 1997년 유네스코 세계 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으니,간송이 살아 계셨더라면 더 없는 기쁨을 누렸을 것이라 생각이 들었다.그는 급성 신우염으로 환갑의 나이도 채우지 못했지만 봄,가을 무료로 개방 관람할 수 있는 보화각의 주역,간송을 생각하면 한국의 미에 대한 자부심과 자긍심이 들게 된다.참 멋진 분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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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 개정판
피천득 지음 / 샘터사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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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교의 윤회설에서 기인한 인연의 실체는 무엇일까,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내 전생은 있었을까,지금 살아가면서 나와 부딪히고 헤어지는 만물들에 대한 애정과 그리움은 얼마나 내 마음 속에서 꿈틀거리고 있는지 맑고 곱게 피어 나는 한 송이 꽃과 청아한 나무들과의 만남을 통해 진정한 인연을 되내겨 본다.

 학창 시절,’수필’과 ’인연’으로 독자들에게 친근감을 주고 있는 피천득선생님의 인연은 억지 춘향격의 이해타산의 만남도 아니고,순간 번뜩거리는 폭죽같은 만남도 아닐 것이다.

 이 작품을 한바퀴 읽어 가는 내내 내 마음의 욕망과 욕심은 누군가에게 그렇게 하지 않았나,그러한 것들을 나는 내 마음 속에 채워 넣으려고 생욕을 부리지 않았는지 싶다.한편으로는 이기적인 본성의 발로일테이고,때로는 심약한 자의 허위 날개짓에 불과할지도 모를 일이다.

 80여편의 글들이 아련하게 다가오고 색깔은 없지만 우리네 선조들의 하얀 모시적삼과 삼베옷을 입고 뙈약볕 아래에서 송글송글 땀을 흘리며 거짓없는 삶의 모습을 보여 주는 순수한 일상이 참으로 선연하게 다가왔다.

 제일 마음에 드는 글,’아사코’와의 이야기는 세 번의 만남과 잔잔한 대화 속에 청순하고 고운 자태의 모습으로 그녀를 그리워하는 선에서 아사코를 마음 속에 간직해야 했는데,두 번,세번은 아니 만나야 했던 것일지 모른다.그리워하는 것은 진정으로 사랑하고 존경하는 대상에의 예의이고 갖추어야 할 미덕일지 모른다.아사코는 세월과 함께 한 가정의 아내로 현실에 충실한 채로 살아 가는 모습에 작가의 로맨스의 꿈은 사라지고 만것이 아닐까?


 하늘에 별을 쳐다볼 때 내세가 있었으면 해 보기도 한다.신기한 것,아름다운 것을 볼 때 살아 있다는 사실을 다행으로 생각해 본다.=만년=


 나도 조금씩 나이가 들어 간다.나이가 들어가는 것이 무슨 대단한 일일까 싶지만,천 길, 만 길을 걸어 보기도 하고,천 사람 만 사람을 만나 본들 내 마음엔 허한 마음밖에 내 마음 속에 똬리를 틀고 있는거 같다.

 태아의 마음처럼 순진무구하고 사념을 떨치고 어디론가 푸른 녹음 속의 인연을 만나러 가야겠다는 맑은 생각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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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경림 시집 창비시선 218
신경림 지음 / 창비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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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림시인의 <뿔>이라는 시집을 음미하면서 사람이 사는 세상에는 여러 갈래의 길이 있고,누군가 말로 표현해 줄 수 없는 서사적이며 아픈 역사를 소리 없는 저항으로 울림을 가져 옴을 느끼게 했다.

 저자의 말씀처럼 시를 짓는 시인이 갖어야 할 본연의 자세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는데,억지로 소재를 끌어다 만들려 하고 독자의 시선과 인기에 영합하려는 자세로 인하여,현대 한국시들이 왜소해지고 울림이 없다는 것이다.

 시,소설등이 그렇듯 작가의 인생관,삶,사회적 이슈등이 한데 어우러져 때로는 울부짓기도 하고 큰 울림을 통해 반향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이 참된 작품이고,자연스럽고도 큰 울림을 지닌 시로 돌아갈 것을 간절하게 말하고 외치고 있는듯 하다.

 총55편의 시로 이어진 이 작품은 1~5부로 나누어지는데,1부에서는 떠도는 자의 노래를 주로 노래하고 있다.

 2.3부에서는 해방후 독재정권,군부정부의 시작부터 한국의 젊은이들에 의한 정치 민주항쟁까지의 사회 현상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을 던지고 있다.

 4부는 늘 가까이서 모시던 저자의 어머니를 잃은 슬픔과 가족에 대한 애틋한 정을 보여주고 있다.

 5부는 기행시로 베트남과 연변길을 따라 그곳의 산하,길손들을 보면서 말을 나누고 정념을 노래한 시들이 주가 된다.

그러고 보니 1.2.5부는 시인이 어딘가를 떠돌아 다니며 나그네만이 느끼는 시정,정념,삶의 길등을 노래하고 있는데 아무리 거칠고 누추한 행색이지만 사람이 가는 길은 아름답다고 승화하고 있는거 같다.

 2.3부는 한국의 지난 50년간 꽃다운 청춘들의 민주화의 외침과 달콤한 권력의 연장을 기도하는 세력간의 아비규환 같은 세월을 압축하여 노래하고 있으며,여기에는 탱크와 비명소리,환호의 역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으며,<은하>를 보면 "놈은 닥치는데로 집어 삼키는 거대한 고래"같다고 노래한 대목은 섬뜩함마저 들었다.

 4부는 시인의 가족과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강렬하고도 애틋하게 보여 주고 있다.

 이승에서 밤낮 얼굴 맞대고 떠들고 위해주고 다투던  

사람들 거기 가서 다 만났을 테니

 이승에서 띄우는 내 편지 어머닌 펴볼 겨를도 없을

게다

 개인의 삶이 정처없이 떠도는 나그네가 될 수도 있고,나그네가 되어 굽이치는 찰나의 요동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승화시켜 나가는 아름다운 인생길을 느꼈고,사회는 늘 힘있는 자만이 누리는 특권이 아닌 꿈틀대는 지렁이마냥 가만 있지만은 않은 무서운 존재라는 것도 새삼 음미하게 되었다.

 압록강,도문에서 남녘 땅을 바라보며 두 동가이 나고 만 이념의 비운,한반도를 생각하며,시인은 조국의 아픔도 함께 고뇌했을거 같다.


 시는 단편적인 지식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고 삶 속에서 찾아 오는 섬광같은 울림과 자연스러운 산하가 우뚝 서있는 모습에서도 발견할 수 있으리라는 소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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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진 - 풍각쟁이 은진이
최은진 노래 / Beatball(비트볼뮤직)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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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음악에 대한 취향,선호도등이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흘러간 트로트풍을 무척이나 좋아한다.생래적으로 좋아했던 것은 아니지만 초등학교 시절 친척 형이 둥그스름(1970년대)하고 폭이 넓은 레코드판을 갈때마다 틀어 놓으면 돌아가신 외할머니께서 곰방대에 담배가루를 손가락으로 집어 넣고 먼 산을 쳐다보며 애수어린 트로트를 약간의 미소를 지으시며 들으시던 모습과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자주 듣다보니 저절로 귀에 익었던 게 좋아한 이유가 된 거 같다.

요즘엔 가수들의 이름도 영어식이고 음악도 서구풍에 한 스테이지 한다는 시끄러우며 관중을 사로잡는 것에 반해서,’풍각쟁이 은진’에 실린 곡들은 일제 강점기에 작사.작곡된 음악이 주가 되어서인지 시대의 아픔,이별,질투등이 잔잔하게 배어 있는 느낌이었다.가사는 슬프고 애잔하지만 최은진씨의 코믹하고 구성지며 그냥 잘 넘어가는 목소리는 듣는 이로 하여금 달콤함과 구성진 리듬으로 엉덩이가 들썩거림도 느꼈다.특히 ’아리랑 낭낭’을 듣고 있으면 어떠한 시름과 애환도 이 곡 속에서 툴툴 털어 버리고 환희의 품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계발과 명상 속에서 여기에 실린 13곡을 노래로 잘 표현했던거 같다.또한 오래된 음악이지만 현대인의 시름이나 애환도 최은진씨의 흥겨우며 구성진 노랫가락에 찌든 삶이나 스트레스등을 잠시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음악에는 다양한 장르가 있고 취향도 가지각색이겠지만,이번 풍각쟁이 은진의 트로트를 들으면서 트로트라는 고정관념,선입견보다는 현대적인 감각과 멋진 목소리에 반해 버린 거 같다.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장점과 근대화의 우리 조상들의 애환을 십분 이해할 수 있는 이 CD를 많은 분들이 들어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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