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과 벽돌 - 미래 도시는 무엇을 먹고 사는가?
빌프리트 봄머트 지음, 김희상 옮김 / 알마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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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계를 위해,자녀 교육을 위해 농촌에서 도회지로의 인구 이동이 물밀듯이 밀려 오고 있다.내가 살던 산촌은 명절 때나 되어서야 성묘 겸 잠깐 들러 보는데,'나간 집'처럼 횡뎅그렁하기 짝이 없다.도회지로 이사 오기 전엔 약 40여 가구가 옹기종기 공동체를 이루며 살았다.돈과 밭을 벗삼아 살아가던 농부들이 많았다.그래서 나는 마음 속으로 늘 농부의 아들로 생각하며 살고 있는 셈이다.보리,쌀,푸성귀,산채나물,구황식물 등을 재배하여 자급자족하며 살던 옛시절은 금전적으론 넉넉하지는 못했지만 누구에게 아쉰 소리 하지 않고 삶을 이어나갔다.당시엔 농작물의 씨앗도 거의 국산 토종이어 인체 건강에도 걱정이 없었던 시절이었다.

 

 21세기를 달리고 있는 요즘엔 어느 나라든 농촌의 모습은 거의 폐허가 되다시피 했다.논과 밭을 일구어야 경작자들이 도회지로 떠났기 때문이다.농사를 짓는 사람이라곤 거의 노년층이고 어쩌다 귀농에 뜻이 있는 사람이 있더라도 전통적인 농법보다는 돈이 되는 상업성 작물 재배에 힘쓰고 있는 실정이다.이것을 누가 탓할 수 있는가.문제는 농촌의 경작지가 불모화되고 산업화,도시화가 가일층 진전되면서 공룡과 같은 도시군들의 인구를 어떻게 먹여 살릴 것인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게다가 인류는 문명의 진화,진보를 위해 자연의 생태계,부존 자원을 마구 쓰게 되었다.동시에 유례없는 기후변화는 대지각 변동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가뭄과 홍수와 같은 기후 변화이다.

 

 인구의 도시 유입이 심화되면서 식량문제는 국가적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논의되어야 할 사안이다.세계자유무역은 정치적 힘의 논리에 따라 미국과 같은 서방 선진국들에 종속되어 가고 있다.'농자 천하지대본'이라는 말은 이제 사어(死語)'되어 버리고,유전자 변형 식품,항생제가 잔뜩 묻어 있는 식품이 인체에 얼마나 유해한지도 모르는 채 섭취하고 있다.가장 좋은 것은 유기농 재배를 통해 수확하여 식탁에 올리는 일이지만 현실적으론 말처럼 쉽지는 않은 것이 사실이다.

 

 2016년 현재 세계 인구는 대략 73억으로 추정한다.2030년에 도시 인구가 35억 명 정도가 더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매년 중국 베이징(2,260만명/21015년) 규모의 도시가 다섯 개 정도 늘어난다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세계 어느 나라든 산업화,도시화의 물결을 거스를 수가 없는 법이어서,도시로의 인구 유입은 여러 문제를 야기할 공산이 크다.시 정부는 도시 인구를 배불리 먹여 살릴 재정적 자립이 과연 몇 퍼센트나 될 것이고,시 지도자는 어떻게 식량문제를 준비해 나갈 것인가.한국 사회에선 도시의 식량 문제보다는 '귀농'에 관한 화제가 관심거리다.도시로의 인구 증가는 사회적 다양한 문제를 야기한다.빈부 격차,소외계층에 대한 문제를 꼽을 수가 있다.

 

 이 도서는 기후변화 및 도시 인구 증가에 따른 식량문제를 다각도로 예측해 놓고 있다.도회지라는 콘크리트 바닥에서 어떻게 먹을거리를 재배하고 부가가치를 올려 나갈 것인가를 개인별,공동체별,국가별로 다양한 모습으로 실례를 들려 주고 있다.빌프리트 봄미트 저자는 오랫동안 기후변화,세계 식량 문제,인구통계의 변화를 연구하면서,도시화와 식량문제의 함수관계를 잘 짚어 주고 있어 매우 시사적이고 유용한 지침이 아닐 수가 없다.그가 제시한 식량문제는 시민들이 주체가 되어 대비하고 해결해 나간다는 가정하에 식량 문제에 대한 새로운 질서의 윤곽을 보여 주고 있다.공동텃밭,공동경작농업,농업주식회사,농부의 직거래 시장,생산자와 소비자 협동조합,마을 상점,농업 용품과 농산물을 위한 인터넷 장터 등이 대표적인 예다.

 

 앞서 얘기했듯 기후변화는 가뭄과 홍수라는 극단적인 지구 대재앙을 들 수가 있는데,우선 물 부족으로 인해 일반 서민들이 겪는 고통은 심각할 것이다.지하수를 퍼 올려 물 비축을 해야 할 것이고,강의 물길을 이용한 관개시설도 식량문제를 해결하는데 긴요하다.또한 도시라는 시장은 소득과 물가의 정도가 어떠하느냐에 따라 빈부간의 체감지수는 상당히 다르다.가정에서는 발코니 및 스티로폼을 활용하여 간단한 푸성귀를 재배한다든지,공동텃밭을 활용한다든지 하여 식량문제를 해결해 나가고,주식회사 형태 및 인터넷 시장은 가장 신선하고 저렴한 농작물을 중간상인 배제하여 소비자와 직거래 하는 방식을 택해 나가야 할 것이다.또한 도회지 근교에서 재배한 농작물은 신선도,유통 거리가 짧아 도회지 시민들의 먹거리 제공에 커다란 기여를 하리라 기대한다.

 

 뉴욕의 마천루(摩天樓)에서는 각 층마다 곡물과 채소와 물고기가 자란다고 한다.외부와 접촉이 최소한으로 제한되어 불청객을 염려하지 않아도 되므로 살충제는 전혀 필요가 없다.모아진 빗물은 물고기에게 우선 사용권을 주었다가,나중에 채소와 곡물의 층 암면에 방울방울 공급된다.-p56

 

 2008년 시작된 세계 식량위기는 가격 폭등과 함께 시장이 대도시 문제를 감당할 수 없게 되었다.이에 도시민들이 주축이 되어 실질적이고도 부가가치가 있는 식량 문제 질서의 윤곽을 그려 나가고 있는 것이다.가족이 먹을 만큼의 자경농이라는 텃밭도 좋을 것이고,친환경을 최우선으로 하는 제철 농산물을 제공받는 방법도 좋을 것이다.공동텃밭과 같은 농작물 재배법은 스스로 키우고 수확하는 보람과 이웃간의 공동체를 실현해 가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가 있다.자신이 직접 뿌리고 키운 농작물엔 당연 인체에 유해한(감미료,인공 향료,방부제 따위) 것들이 없어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것이다.

 

 산업적 농업과 글로벌 식품산업이라는 체계는 취약하기 짝이 없다.2008년부터 이 체계에 대한불신은  커져가고 있다.늘어만 가는 에너지 소비,급등하는 비료 가격,줄어드는 물과 토양의 생물 종(種),글로벌 식품산업으로 갈수록 심해지는 기후변화,앞으로 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도시에 거주하면서 극한의 빈곤에 내몰리리라는 전망 등은 세계를 휩쓸 태풍의 전조다.정치는 자급자족이라는 문제를 최우선 의제로 다뤄야만 한다. -p285

 

 식량위기를 직접 겪어 보지 않은 나라는 그 심각성을 모를 것이다.오늘날 높은 인기를 누리는 '고입력(High-Input 농업'과 정밀 가공식품산업이 바로 그것이다.과학은 이 두 모델을 최우선의 과제로 설정하고 거기에만 집중하도록 장려하고 있다.이것을 경로 의존성이라고 한다.즉 걷기 시작한 길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관성으로 굳어지는 것을 말한다.같은 기술,생각 모델,세계관을 고집해 경로를  벗어나거나 바꾸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 경로 의존성이다.(p288) 이제 도시군은 식량문제를 심각하게 대처해 나가야 할 시기다.세계 각국은 시민들로 주축이 되어 삶 자체를 새롭게 그려내려는 시도가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인생의 의미를 돈과 소유의 증식,물질의 풍요의 증가가 멋진 인생으로 동일시하는 태도라는 물질만능주의가 퇴조의 기색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한국에서도 시민에 의한 식량문제 바람이 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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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종말
롤프 데겐 지음, 박규호 옮김 / 현문미디어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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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의 내면에는 선과 악이 공존한다.기회,상황,이해관계,방어적 본능 등에 따라 선과 악을 조율해 간다고 생각한다.너무 착하게 살아도 안되고 그렇다고 너무 악하게 살아서도 안되는 게 인간의 조건일지도 모른다.특히나 요즘처럼 '세워 놓고 코 베어 가는 세상'에선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방어적인 보호본능이 앞서기 마련이다.눈 앞에서 벌어지는 처참한 상황을 보면서도 본체만체할 뿐 적극적으로 중개역할을 하려고 들지 않는 것도 신체적,물적 위협을 피하고자 하는 심리적 자기방어 본능이 앞서기 때문이다.그래도 내면에는 분명 악한 일은 물리치려는 의협심이 남아 있을 것이고,좋은 일에는 용기와 격려를 주면서 동반상승하려는 상생의 욕구를 감추지 않는다.어쩌면 이것은 인간의 이기적 본성으로 내면에 이기적이고 자기방어 본능이라는 DNA가 고착화되었기 때문은 아닐까.

 

 자식이 부모를 살해하고 부모가 자식을 살해하는 일은 이제 비일비재하기만 하다.천륜의 정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을 정도다.무엇이 이러한 현상에 이르게 했을까.흔히 쓰는 말로 우발적인 행동을 꼽을 수가 있는데,부모와 자식이 서로가 할 본분을 망각하고 극단적인 방향으로 스스로를 내몰았던 것은 아닐까.돈과 물질이 극숭배시되는 사회에서 부모,자식 간의 척도 역시 그것이 제대로 지탱해 주어야 서로의 애정과 사랑을 확인받는 시대는 아닌가.근자 처참하기 이를 데 없는 천륜이 박살나는 소식을 접하면서 가슴 한 켠 인간의 삶의 조건이란 과연 무엇인가?라는 것을 깊게 생각했다.도덕과 윤리를 강조하는 종교 집단마저 물신숭배에 깊게 빠져 도덕적 감정의 잣대를 찾을래야 찾을 수가 없다.망연자실의 심정이다.

 

 인간에게 야수와 같은 잔인성 연구의 선구자인 롤프 데겐 저자는 다양한 각도에서 인간의 본성을 들려주는 동시에 이를 뛰어 넘어 희망적이고 의미심장한 해석을 내놓았다.고전경제학,진화생물학,뇌과학 등을 통해 인간의 이기적이고 잔인성은 유전자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이러한 이기적 본성을 억누르는 사회적 조건화 및 내면화된 처벌에 대한 두려움은 단편적일 뿐이라는 것이다.잔인성은 비단 인간이 인간에게만 행하는 것이 아니다.비근한 예로 동물에 대한 학대는 목불인견인 경우가 너무도 많다.물론 이러한 행위를 하는 데에는 이를 뒷받침할 상황과 기회이 주어지기 때문이겠지만,이러한 행위를 하는 자에게 죄책감,후회,성찰과 같은 도덕적 감정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전시,비상사태의 경우엔 말할 것도 없다.

 

 잔학행위에 대해 죄책감,후회,수치심 등과 같은 감정이 없는 사이코패스(소시오패스 등) 유형과 같은 반사회적 인격 장애를 갖은 자가 아니고선 대부분의 인간은 잔인한 폭력,살인행위에 대해서는 공분을 금치 못할 뿐만 아니라 도덕과 법이라는 이름으로 당사자를 격리시키려 한다.그런데 일반적이고 일상적인 상황으로 돌아가게 되면 인간은 남보다 우위를 선점하고 권력을 획득하기 위해 타자를 무너뜨리려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인간이 삶이라는 정글의 법칙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이러한 비도덕적,비사회적 행위가 당연시 된다고 본다.리처드 도킨스는 이렇게 표현했다."우리는 모두 생존기계다.유전자라 불리는 이기적 분자를 지키기 위해 맹목적으로 프로그래밍된 로봇이다.개인들의 이기적인 행동은 바로 유전자에 새겨진 이기주의에서 나온다."라고 했다.아울러 현대 과학은 인간에 내재된 악의 근원을 인간의 진화적 유래와 신경제 구조에서 찾고 있다.

 

 반면 인간은 이기적이고 잔인한 행위를 넘어 이타적(利他的) 행위도 놀라울 정도로 많이 한다.앞서 말했듯 '주고 받기 식'의 보상심리에 따른 행위도 없지 않아 있지만,이타적 행위 자체를 습관화하면서 사회를 보다 밝는 방향으로 선도하려는 사람들도 꽤 많다.또한 일반적이고 수동적인 이타적 행동도 많다.남에게 해를 입히지 않고,남의 물건을 훔치지 않고,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것과 같은 극히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이타적 행동을 일컫는다.인간은 사회적인 동물 또는 존재로서 선과 악이 동시에 내재되어 있는 생물로서,정치적 입장과 상황 논리에 따라 선과 악을 교묘히 왔다 갔다 하는 부류들을 목도하게 된다.수동적인 이타적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사회 구성원 가운데 대부분일진대 사회를 이끄는 실세들의 행위(정치가,자본가 등)를 보면서 선과 악의 기준점을 비정상적이고 모호한 방향으로 스스로를 밀어 넣기도 한다.과연 현대사회에서 고귀하고 영원한 도덕 감정을 갖은 지도자는 없는 것일까.

 

 건강하고 활기찬 사회 구현이 되려면 도덕적 감정과 법치 문제가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어린이 성폭생,연쇄 살인,무차별 테러와 같은 반사회적 인격 장애자들에겐 그에 상응하는 죄값을 치뤄야 한다.그들 스스로 자신의 과오 행위에 대해 수치심과 죄책감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사회의 예절과 윤리적 규범을 준수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도고 법적.제도적 장치를 완벽하게 만들어야 한다.그리고 그러한 반사회적(사이코 패스,소시오패스와 같은) 인격 장애자들이 역지사지(易地思之)의 감정이입을 해야 한다.반사회적 행위를 저지른 자들은 형기를 마치고 사회복귀를 하게 되면 동일한 죄를 지을 확률이 크기에(통계적인 면에서) 쉽게 석방시켜서는 안될 것이다.반사회적 행위를 일삼는 인격 장애자들이 '왜 이러한 행동을 하게 되었는지,어떻게 하면 사회에 적응하고 자부심을 갖고 살 수 있는지를 심도있게 조사하고 대응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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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퍼센트 인간 - 인간 마이크로바이옴 프로젝트로 보는 미생물의 과학
앨러나 콜렌 지음, 조은영 옮김 / 시공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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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생활습관병'이라는 말이 자주 회자되고 있다.운동부족,불균형적 식습관,흡연과 음주, 스트레스 증가 등을 들 수가 있다.이러한 잘못된 생활습관이 돌이킬 수 없는 질병을 낳게 된다.고혈압,당뇨,고지혈증,심장질환,악성 종양 등을 낳게 되는 것이다.이에 앞서 전조 증상으로는 위장 장애,알레르기,자가면역 질환,비만 등의 신체적 증상을 들 수가 있고 정신건강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불안 장애,강박 장애,우울증,자폐증 등을 들 수가 있다.

 

 경제소득과 의학 수준이 발달한 현대사회에서 상기와 같은 신체적.정신적 질병이 증가일로를 걷고 있는 이유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적 결함이나 신체적 결점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바로 인간 세포의 확장적 측면에서 인류와 오랜 시간 공생해온 존재인 미생물을 소중히 여기지 않은 탓으로 생긴 질병으로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인체 내 장(腸) 속 깊은 곳,산소가 없는 환경에 적응해 온 미생물은 장구한 세월 인간과 함께 공생해 온 고마운 존재이다.미생물로 불리는 박테리아는 먹이,온도,습도만 잘 맞으면 언제 어디서든 생존이 가능하고 개체수를 불려간다.인체,동.식물,토양에 붙어 사는 박테리아(세균)는 특히 인간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체의 장 및 피부 표피에 붙어 사는 미생물은 청결을 위해,질병 퇴치를 위해 수없는 항생제에 의해 박멸해 가고 있다.다행이 살아남은 박테리아도 있지만 대부분은 죽고 만다.인체 내의 미생물들이 인간의 삶에 히치하이커과 같이 얽혀 살아가면서 인체를 움직이고 인체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는 이 도서를 읽어 가면서 자세하고도 흥미로운 미생물 세계와 조우하게 되었다.사실 내 두 아이들이 아토피,천식으로 오랫동안 고생을 하고 있는데,인체 내 미생물들의 존재를 소중히 다루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는지 되돌아 보게 된다.

 

 인간의 장은 100조개의 박테리아와 곰팡이의 보금자리다.박테리아,바이러스,균류,원시세균을 포함하고 있는 미생물총(叢)의 유전자들은 2만 1,000개의 인간 유전자와 더불어 인체를 이끌어 가고 있는 존재다.또한 장에는 1.5킬로그램 정도의 박테리아가 상존하고 있다.특히 대변에서 발견되는 4,000종의 박테리아는 인간의 건강 상태 및 식이 상태를 알려주는 표식이다.미생물총이 인체를 유익하게 해 주는 존재라는 것은 DNA 염기서열 분석 기술 및 무균 쥐 연구와 함께 과학계에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한편 저승사자로 불리웠던 폐렴과 결핵은 다양한 종류의 미생물에 의해 일어난다.19세기 말과 20세기 초 의학 기술의 혁신과 공중 보건 조치 덕분에 인간의 삶은 근본적으로 바뀌었다.백신과 예방접종,의료 환경의 개선,공공시설의 위생 관리 개선을 통한 집단 발병의 예방,추가적인 백신 개발 및 병원측의 위생적인 의료 위생 기법 도입 그리고 염소를 이용한 소독 처리를 들 수가 있다.이러한 기술 혁신과 보건 조치 덕분에 21세기의 삶은 무균 상태를 맞이하게 되었던 것이다.

 

 무균 상태를 맞이하게 된 현대인들은 잘못된 생활습관,불균형적인 식습관,과도한 스트레스 및 정신질환 등으로 전례 없는 정신적 질환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주위력결핍 장애,투렛 증후군,강박 장애,우울증,불안 장애 등이 주를 이루고 있고,비만,과민성 장 증후군과 염증성 장 질환도 만만치 않다.나아가 음식 알레르기,아토피,천식,피부 알레르기는 출생 직후 내지 출생 후 몇 년 안에 시작되고 있다.육체적 노동보다는 정신 노동 즉 감정 노동이 많고,서구적 음식 문화를 선호하는 현대인에겐 예전에 없는 질병들이 찾아 오고 있다.비만,심장질환,고혈압,고지혈증,관절염 등을 들 수가 있다.특히 운동부족에 따른 비만은 합병증을 유발한다.

 

 인간이 사는 환경,인체는 너무 청결해도 유익한 무생물이 감소되어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위협할 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또한 각 영양소의 특징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을 제대로 알고 균형있는 식습관을 지속하고,질병을 예방하고 건강 유지를 위해 꾸준한 운동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미생물이 인체에 유익하다는 다양한 사례를 전해주고 있는데,인상적인 부분은 산부인과 의사의 간단한 메스를 대어 태어나는 갓난아이에게 엄마의 질 속에 묻어 있는 미생물 접종을 온몸에 묻혀 갓난아이의 몸속에 미생물총을 증가시키는 효과를 나타낸다는 점이다.또 하나 성장촉진을 위해 동물들에게 무제한 항생제를 투여한 후 식단에 오르는 동물성 육류엔 항생제의 위험이 덜 하나 식물의 성장을 위해 투여한 항생제는 토양과 식물 줄기,잎에 묻어 있어 과연 인체의 건강에 끼치는 위험도는 얼마나 될까.그 외 대변을 통한 미생물 이식은 자가면역 질환에 유익하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웠다.

 

 웰빙 시대를 맞이한 현대인들은 병이 나도 의료 기술과 경제적 수준이 높아져 더 오래 살게 되었다.그런데 질병을 달고 살면서 오래 산들 과연 신체적.정신적 행복을 누릴 수가 있을까.질병에 걸린 위험도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현명하게 삶을 살아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소식(少食),균형잡힌 식단,꾸준한 운동,삶의 질을 높이는 건강하고 행복한 라이프 스타일이 바로 장수하면서 행복을 유지하는 길은 아닐런지.그 가운데 인체의 건강을 유지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미생물총의 고마움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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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2 대기근 - 삼백만 명이 굶어죽은 허난 대기근을 추적하다 걸작 논픽션 5
멍레이 외 엮음, 고상희 옮김 / 글항아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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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나간 역사의 비극 현장을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세상에 알리는 일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그것은 사회체제 및 주류 이데올로기가 어떠하느냐에 따라 해당 사건에 대한 공개 여부가 달라지리라 생각한다.일종의 정보의 불투명성이라 여겨지지만 인류 역사 이래 비밀이란 결코 없다.투철한 직업정신과 불요불굴(不搖不屈)의 집요한 기자정신에 입각한 중국 현대사의 비극 취재 결과가 세상에 드러났다.바로 중일전쟁의 와중에 허난(河南)성에서 발생한 재해와 인재가 뒤섞여 아사자만 300여 만을 낳았다.그것도 중국과 일본이 싸우는 가운데 허난성의 애꿎은 인민들만 새우등이 터진 꼴이었다.

 

 너무나도 생생하고 소름 끼치는 재해의 현장은 제석천과 아수라가 싸우는 아수라장을 연상케 한다.허난성 인민들은 일본군이 허난성을 쳐들어 올 무렵 제방 폭파로 황허강이 범람,이재민이 대거 발생한다.연이어 가뭄까지 들어 식량을 구할 수가 없게 된다.굶주림에 지친 인민들은 느릎나무 껍질과 같은 초근목피로 연명을 하는데,때아닌 메뚜기 떼가 허난성을 급습하여 허난성 인민들은 천형(天刑)을 받아야만 했다.더욱 놀라운 점은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자식을 매매하고 인육까지 서슴치 않고 먹는다.게다가 자국의 인민들을 보호해야 할 지도자들은 인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양식들을 착복한다든지 (인민들이)거추장스러운 존재로 여겼는지 탕언보(湯恩伯)와 같은 군인들은 수많은 인민들을 학살한다.설상가상 기근으로 수많은 이재민까지 발생한다.그들은 일본군과 자국 군인의 학살을 피해 후방지역 (샨시성)으로 피난을 간다.

 

 당시 대기근의 상황을 집중 취재했던 미국 「타임즈」기자 해리슨 포먼이 없었더라면 1942년 허난성 대기근 상황은 그저 흘러가는 에피소드로 끝났을지도 모를 일이다.해리슨 포먼 기자가 있었기에 당시 대기근 상황과 허난 인민들이 간난신고의 처지를 현장감 있게 접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죽음의 어두운 그림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허난 인민들이 겪어야만 했던 길고 긴 피난 행렬은 한국 전쟁을 방불케 한다.허난성을 일본군이 침입하자 장졔스 군인은 양식이 일본군에 돌아갈까 방출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인민들이 굶주려 죽어 나가는 상황을 알고도 모르쇠로 일관했다.중.일전쟁이라는 난리통에 허난 성 인민들은 자식들을 병역에 보내고,현물납부가 필수적이었다.

 

 1942년 대기근을 경험했던 생존자들은 이구동성으로 기근의 참담함을 그대로 전한다.메뚜기 떼가 허난 성을 급습하면서 허난 인민들은 메뚜기를 구워 먹는다는 생각은 못했던 모양이다.재앙을 부르는 곤충을 먹으면 하늘의 노여움을 산다는 미신을 믿었던 탓이다.양식이 없어 초근목피로 연명했던 허난 인민들은 입에 넣을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먹고 보자는 심경이었을 것이다.보리 뿌리,야생 노란 국화,콩 줄기,목화 잎,호두 껍질,감나무 잎,능금나무 잎,가죽 끈 등 셀 수도 없을 정도이다.뤄양역에서 시안으로 떠나는 피난 행렬은 생지옥과 같다.말그대로 '콩나무 시루'와 흡사할 정도로 피난민으로 가득차 발들일 틈이 없다.타임즈지의 해리슨 포먼 기자의 생생한 리포트와 촬영을 본 장졔스는 결국 허난성에서 발생한 대재앙을 추스르는 동시에 인민들에겐 적극적인 구제활동을 실시하게 명령했다.

 

 장졔스가 허난 인민들에게 적극적 구제활동을 명령하면서 탕언보 군인이 인민들을 학살한 사건과 관련하여 인민들은 탕언보 탄핵과 허난 성 개각을 요구하게 된다.허난 성 대재앙은 결국 '수해,가뭄,메뚜기 재해,탕언보'라는 4대 재앙으로 압축된다.1942년 허난 성 대재앙이 종식되고 70여 년이 흐른 현재의 허난 성은 처참했던 당시의 상황은 찾을 길이 없을 정도로 상전벽해의 꼴을 보이고 있다.도시화,산업화에 의해 현대식 건물이 즐비하게 들어서고,당시 처참했던 상황은 생존자들의 경험이 가감없이 말해주고 있을 뿐이다.또한 기근 문제와 관련하여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아마르티아 쿠마르 센이 보여 준 사실 증명은 정치 지도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근이 자연재해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객관적인 요소는 주로 어떤 결과를 야기하거나 심화시키는 작용만 할 뿐이다.권리의 불평등,정보의 불투명성,언론 자유의 부재,민주적이지 않은 정치체제야말로 빈곤과 기아를 악화시키고 대량으로 사상자가 발생하는 기근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다.즉 식량 문제의 본질은 정치와 관련이 있고,기근의 발생 여부는 한 사회가 어떤 권리와 제도를 갖추었는가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이것은 1942년 대기근의 본질이기도 하다."

 -p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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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대화를 위한 넓은 상식사전
이대영 지음 / 별글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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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양인 내지 사회 초년생들이 갖추어야 할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이 풍부한 '스펙'과 '스토리텔링'을 들 수가 있다.스펙은 일종의 자격증과 같은 것이라면 스토리텔링은 교양의 깊이의 정도가 아닐까 한다.무엇이 낫고 못하다를 떠나 둘은 사회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수단과 방법,소통의 도구이기도 하다.근자 『지적 대화를 위한』시리즈가 다양하게 출간되고 있어 교양인으로서,매끄러운 소통의 장을 이어가기 위한 가교의 역할로써 매우 유용하다.게다가 전문성을 요구하는 시대인 만큼 자신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가늘고 긴 '한 우물을 파는 삶'이 요구되는 것이다.

 

 이와는 별도로 나는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점은 각 분야에 대한 지식은 물론이거니와 배경지식이 넓혀져 간다는 데에 있다.물론 세세하고 깊은 지식과 교양은 아직 멀었지만 겉으로 드러난 얄팍한 모양보다 더 구체적이고  세세한 속깊은 지식까지 알 수가 없어 다행이다.독서를 꾸준히 하다 보니 정리하고 통합할 수 있는 역량도 배양해 나갈 수 있다.그것은 성실,인내,삶의 목표에 어긋나지 않게 자기관리를 게을리 하지 않는 데에서 찾을 수가 있다.그러면서 자신이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것들이 조금씩 눈에 보이고 깨닫게 되면서 느끼는 기쁨과 환희는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일이다.

 

 교양의 범주에는 지식,상식과 같은 용어들이 떠오른다.매체 및 IT산업이 발달하면서 정선되지 않은 얄팍한 정보가 여과없이 쏟아져 나오는 세상이다.자극적이고 강렬한 것이 특색이지만 결코 오래 마음에 품을 수가 없는 것들이 태반이다.그래서 비록 시간이 걸리고 인내가 요구되겠지만 (아날로그식) 종이책과 함께 하는 재미는 농부가 스스로 밭갈이를 하고 씨를 뿌려 작물을 거둬들이는 행위에 비유할 수가 있다.즉 종이책을 읽으면서 주요 내용을 정리해 보고,생각과 감정을 혼입시켜 나가다 보면 자신의 삶을 스스로 주체화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지적 대화를 위한 넓은 상식사전》은 재미있고 흥미로운 말과 어원의 변천을 소개하고 더 넓은 상식과 지식의 저변으로 초대하고 있다.

 

 많이 배워 자식의 것으로 삼는 것은 기본이되 이것을 대화와 소통의 양념으로 활용하는 것은 그것을 더욱 찰지고 윤기나게 하는 촉매작용을 하리라 믿는다.물론 대화,소통을 위해서는 들어주고 공감해 줄 적절한 상대가 필요하다.아무리 아는 것이 많고 사회적 지체가 높아도 들어주고 공감해 줄 상대가 적다면 교양물은 한낱 장식품에 불과할 수도 있다.시의적절하고도 위트 있게 활용해 나가노라면 화자와 청자는 공명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나는 이러한 즐겁고 유익한 소통의 시간을 자주 갖지를 못해 내내 아쉽기만 하다.적절한 때,장소,대화 상대에 따라 내가 알고 있는 잡학을 술술 이어나가려 한다.

 

 이 글은 총 9개의 주제로 나뉘어져 있다.어원,단어 풀이,고사성어,순우리말,알고 바로 써야 할 말,최신 용어,영어 한마디,유머(유명인이 남긴),잡설 등이다.

 

 일일이 열거할 수는 없지만 우선 눈에 띄는 대목을 몇 개 소개하고자 한다."얼레리꼴레리∼얼레리꼴레리∼"에서 얼레리는 나이 어리고 키가 작은 사람이 벼슬했을 때 '알나리'라고 불렀다고 한다.그것이 '아이 나리'로 부르던 말이고 얼레리로 바뀌었다.'꼴레리'는 알나리와 더불어 운율을 맞춘 별 뜻 없는 말이라고 한다. '꿔다 놓은 보릿자루는 첩자?'라고 한다.연산군의 폭정이 지속되면서 신하들이 거사를 꾸몄는데,어두운 방 안에 옆집에서 꾸어다 놓은 보릿자루를 거사의 첩자로 삼았다.보릿자루에 도포와 갓까지 올려놓아 사람처럼 보였다고 한다.서로를 바라보며 춤추듯 오랜 시간 짝이 되어 함께하는 사람은 동무(同舞)라고 부르는데,조선 후기 조재삼이 쓴 《송남잡지》에 나오는 말이다.

 

 내가 이미 알고 있었던 잡학도 있어 복습하다는 의미에서 끝까지 읽어 내려 갔다.주지하다시피 근래 외래어가 범람하고 있는 가운데 순우리말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쏟아야 할 때다.'채취한다'는 우리말 표현과 관련하여 캐다,뜯다,걷다,훑다,꺾다,자르다 등 나물에 따라 표현법이 다양하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나아가 불필요하게 단어에 존경의 뜻을 담아 쓰는 표현이 많다.감사나 축하는 '드린다'라는 말이 어법상 맞지 않다.예를 들어 '축하드립니다'는 옳지 않다.나도 가끔씩 쓰는데 이번 기회에 사용하지 않으련다.또 하나 '학생 증후군'이라는 신조어이다.일을 미루다 마지막 순간에야 최선을 다하는 습관을 말한다.기한 연장을 요구하여 들어주어도 결과는 처음과 다를 것이 없다.'습관은 제2의 천성'이 아닐까?

 

 글로벌 시대에서 시의적절한 영어 한마디는 매우 유용하고 돋보인다.'허리띠를 졸라매다'는 의미의 You should economize를 배웠다.또 하나 '손바닥도 부딪쳐야 소리가 난다'는 말은 영어로 It takes two  to tango다.격이 다른 유명인의 유머는 웃음,감동이 아로새겨진다.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을 보고 눈물을 흘리는 나폴레옹을 보고 부관이 "장군,어찌 한낱 그림 앞에서 눈물을 흘리십니까?"라고 했다."내가 아무리 광대한 영토를 정복한다 해도 다빈치가 붓끝으로 정복한 정신의 영토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내가 정복한 땅은 칼이 위력을 발휘하는 동안만 내 것이지만,다빈치가 정복한 땅은 영원하기 때문이지." 가슴 뭉클해지는 명언이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주장.설득을 해야 할 때가 많다.무미건조하고 지루한 이야기보다는 시의적절절한 단어,인용문,고사성어,유머 등을 피력한다면 대화.소통의 효과는 배(倍)가 될 것이다.이제부터라도 대화.소통에 윤기를 내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때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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