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드 2 - 가난한 성자들 조드 2
김형수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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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테무진은 칸의 자리에 등극하게 되고 자무칸의 세력은 서서히 쇠퇴의 길을 걸어가는데 이는 테무진의 인간 경영이 뛰아나다는 점을 극명하게 보여준다.반면 메크키드 부족에게 거둔 대승이 어린 몽골의 대표자 자무칸은 유목민의 안전과 생업을 관리할 힘이 없고 혈연에 근거한 우월의식을 가진 흰 뼈는 유목들로 하여금 고분고분하게 따르고 부하들은 자무카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게 된다.

 

 이에 비하면 테무진은 종,하층민의 상하구분을 편견없이 인격체로 인정하는 유일한 귀족으로 성장하고 예수게이를 따르던 부족민마저 그를 정신적 지주로 삼게 되는데 초원의 정세에 민감한 관능 부위에서 살고 있던 울란체첵은 첩보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필요한 첩보를 얻어 그에게 전하고 느는 그녀의 노고를 가상하게 생각한다.즉 그의 인덕과 인망이 천우신조를 보여 주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몽고에서는 아무리 고귀한 뼈에게도 특혜를 주지 않으며,아무리 칸의 자식이라 하더라도 규칙을 어길 수가 없고 평민이나 하층민도 저항하지 않으면 누구나 푸른 군대의 일원이 될 수 있다는 것도 테무진은 그대로 보여 주었고 그는 메르키드 전(戰) 때 전리품을 받지 않았던 사람이고 그로 명예를 얻었던 인물이다.그래서 그를 돕고 지원해 준 부족과 수많은 하층민들의 덕분에 그는 몽골국을 선포하고 칸에 올랐던 것이다.

 

 삼자동맹으로 목숨을 부지할 줄 알았던 자무카는 결국 신체의 포박과 함께 이송되고 인간은 어차피 운명의 끈에 묶여서 사는 존재라고 체념한다.그를 믿고 따르던 부하들은 그의 인간 경영이 등을 돌리게 하고 이송되는 동안 그에게 수모를 줄 때마다 파렴치한 배신에 치가 떨렸짐반 분기탱천하거나 저항할 기분도 아니었을 것이다.평범한 인간의 삶도 무엇인가에 사로잡히고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추락하는 경우를 깨닫는 법을 자무카는 눈을 감고 회상에 휩싸인다.

 

 고원의 서쪽 알타이 산맥의 끝 봉우리에서 초원의 동쪽 오논 강기슭까지의 유라시아 대륙을 송두리째 건너는 광대한 거리는 말을 타고 뛰어도 한 달이 소요되는 광활한 초원과 사막이다.유목민으로 성장한 테무진은 귀족이든 평민이든 철저하게 신의와 능력을 우선시하고 그 용사들에게 진급의 기회를 주었다.자무카 부하들 또한 어렵게 잡은 최대의 원수를 놓고 자신들에게 돌아올 이해관계,득실을 저울질하지만 유목민인 테무진은 신의와 능력을 고려하여 신분을 정했을 것이다.반면 정착민은 태양을 아버지라 하고 유목민은 달을 아버지라 부른다고 한다.

 

 테무진은 젤메 사령관처럼 태어나면서부터 종이고 주인에 대한 충성과 예를 끝까지 다한고 목숨을 걸고 사수해준 신의와 능력이 가상했고 그의 신의를 저버린 배신자들에겐 망나니의 서슬퍼런 칼날에 처형이 된다.인간의 신체를 쓰레기처럼 사용한 자들은 초원에서 다시 풀포기로 거듭 태어나야 한다는 몽고인의 신념과 사고를 되새겨 주는 부분이다.

 

 대몽골제국을 선포하고 대칸으로 즉위한 칭키스칸은 병영체제에서 벗어나 아일 식(式) 유목이 생겨나고 혈연을 중심으로 한 부족,씨족 공동체 역시 해체되고 천호제의 구성원으로 재편되었다.대칸의 역사와 함께 한 평민과 종 출신의 동지들은 초지사용권을 획득하고 신귀족으로 승격되고 능력이 뛰어난 자는 지휘관으로 친위대의 무장력으로 지휘관이 되었으며 백성은 법으로 다스려지고,국가의 대소사는 쿠릴타이라는 유목민 대표자회의에서 결정되었다.

 

 몽고 초원을 통일한 테무진에게는 초원의 통일만으로는 안정이 확보될 수 없었고 유목민들로 하여금 푸른 하늘이 내려준 대지 전체를 바라보며 살게 한 이유를 알게 하였다.몽고를 10년이상 탐사하고 테무진의 가치관과 '칭기스칸 체제정신'이 다르다는 확신이 들어 이 소설을 집필하게 된 동기라고 저자는 부연설명해 주고 있다.개인의 실력과 능력도 좋지만 국가를 경영하는 통치권자는 어느 한 계층만 편협적으로 대하고 정책을 펼쳐 나간다면 자무칸과 같은 인생몰락이 올지도 모른다.이 글이 지도층과 국정통수권자들에게도 필독서로 읽히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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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드 1 - 가난한 성자들 조드 1
김형수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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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수작가의 작품은 연재물을 읽어가면서 작가의 문체 및 전개력을 어느 정도 알게 되었으며 '시인'으로 등단해서인지 감성적이고 서정적인 묘사가 마음에 와닿았다.그만큼 현대인이 삶에서 정서적으로 메마르고 돈과 물질만 횡행해서인지 그 연재물은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다만 끝까지 연재물과 함께 할 수없었던 부족한 마음의 여유와 한 곳에 파고 드는 집요한 구석이 모자랐던거 같다.또한 작가는 <자음과 모음>의 계간지에서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계시기에 그의 생각과 사유,단상을 엿볼 수가 있어 시간을 내어 읽어 보려 한다.

 

 드넓은 초원과 게르라는 움막 생활과 발굽 짐승인 양,염소,소,말,낙타에 생사를 걸고 살아가는 몽고인들의 기마민족으로서의 용맹성과 신화,부족간의 영토 쟁탈전이 이 도서에는 서사적이고 서정적이며 신화에 바탕을 둔 몽고족의 삶이 파노라마마냥 흘러가고 있으며 작가는 수십번이나 역사적인 연구가치와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탐사하고 조사하며 그 결과를 독자들에게 시선을 멈추게 할 정도로 압축적으로 풀어 나가고 있다.서양의 역사가 주류가 되고 신자유주의가 팽배한 요즘 세태에 동양의 유구한 역사의 원점이 과연 무엇이고 그 후예가 될만한 한민족의 근간을 사유하는 멋진 역사장르이기도 한 '조드'는 읽는 내내 내 마음을 빼앗아 갔다.

 

 순박하고 열정적이며 자연과 신에 대한 믿음이 강한 몽고인의 삶은 초원 위에서 나고 죽는 일련의 순환과정이다.땅이나 하늘,바람을 소유하려는 자는 세상을 훔치는 자이니,마땅히 벌을 받아야 옳다고 생각하는 몽고인의 인습과 습성은 산업화를 넘어 탈산업화의 무한의 서비스시대에도 이러한 사고와 행동은 그대로 유지되고 이어져 나감을 알게 된다.

 

 신비스럽고 영험적인 얘기를 들려주는 족제비할머니의 얘기를 들으며 칭지스칸 테무진은 어린시절을 보내면서 성장한다.특히 알랑고아가 달빛과 동침하여 아들을 낳은 얘기는 큰 사건이고 이것은 대대손손 몽고인의 뇌리와 인습에 커다란 영향을 주게 된다.

 

 "어두워지면 다들 사랑에 빠지지.유목민은 밤 시간을 달이 오고,달이 꼭대기에 머물고,달이 이지러지고,달이 가는 때로 나뉘어 알랑고아가 임(任)을 만나는 시간이거든" - 본문에서 -

 

 테무진의 고향은 호수와 숲은 있지만 대초원이 필요했을 것이고 빛나는 뼈대조차 없던 그에게는 어떻게든 대초원을 아우르며 타 부족과의 결투를 통해 세상을 평정하는 꿈과 야망을 일궈 나간다.그것만이 약육강식의 생태계에서 살아남는 길이고 그가 생각하는 약자들,여자들,바보들,소외된 자들을 모아 '몽골부'를 만들게 되고 조상님께 늘 감사하고 황금가문의 흰 뼈를 이룩해 나가려 힘쓰는 과정이 오롯하게 보여진다.

 

 테무진은 야망이 컸던 인물임에 틀림없다.어머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어스름한 밤이 되면 늑대귀 말을 타고 초원을 동태를 살피고 보르칸 산,오논 강,톨 강,헤를렌 강변에 다니면서 담력과 영웅으로의 모험심을 양성해 나간다.그가 가는 곳은 부족끼리의 물고 물리는 치열한 전투가 이어지고 그 상대는 자무카이다.

 

 괴팍한 날씨 때문에 초지가 피폐해져서 가축들이 지쳐 죽는 일을 조드라 한다.- 본문에서 -

 

 조드는 고원에 물이 마르고 생기는 현상인데 눈이 너무 많이 쌓여 가축이 초지를 찾을 수 없게 되는 것,여름이나 가을부터 초지가 말라 겨울 뿌리까지 고갈되는 재난,극심한 눈보라가 몇 날 며칠이고 계속되고 콧구멍을 막는 흙바람 때문에 가축이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는 재앙,일찍 내린 눈이 따듯해지는 바람에 녹아 흐르다가 갑자기 들어닥친 강추위에 두꺼운 얼음이 되어 풀뿌리가 얼어 입도 대지 못한 채 죽는 재앙이 조드에 속하는데 하얀 조드,검은 조드,눈보라 조드,거울 조드로 불리워지고 있다. - 본문에서 -

 

 재미있고 흥미롭게 다가오는 점은 남녀가 잠자리를 피하는 날이었다.바람이 심하게 불고 소나기가 오며 지진이 나고 격하게 흥분해 있고 운수가 좋지 않으며 액일,사계절 첫날,일식,월식,천둥, 번개,무지개 현상이 보여지고 보름날,그믐날,정월 초하룻날,몸이 약해 신경질이 많을 때는 잠자리를 피한다고 한다.이러한 현상이 있을때 아이를 갖으면 아이에게 결함이 생기며 잔병치레를 하고 단명을 한다고 한다는 속설이다.우리가 흔히 말하는 미신에 가깝고 초원에서 살아가는 몽고인들의 신과 자연의 위대함을 믿는 풍속이 아닐까 한다.

 

 테무진의 아내를 위한 삼자동맹은 시작부터 결말까지 만족할 만한 끝을 보게 되면서 1권의 막은 내려진다.2권에서 테무진의 역할과 행동반경,영웅이 되기 위한 진행과정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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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탄생]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음악의 탄생 - 왜 인간은 음악을 필요로 하게 되었나
크리스티안 레만 지음, 김희상 옮김 / 마고북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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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音樂)은 새삼 설명하지 않아도 그 자체만으로 리듬감이 연상되며 음악 장르에 따라 감상하는 사람의 몸과 마음은 신명이 나기도 하고 얼어붙었던 상처가 사르르 녹아나기도 할 수가 있다.또한 매일 밥을 먹듯이 MP3 등을 귀에 꽂고 학교와 회사,취미로 음악은 인간의 삶과 절대적인 관계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나 또한 클래식이나 발라드 계통을 좋아하고 멋지고 웅장한 오케스트라 음악과 가곡을 즐겨 듣는다.그러한 음악을 귀에 접하고 있으면(내가 좋아하는 장르이기에) 그 소리와 리듬에 빠지게 되고 가사 속의 장면으로 이입되어 간다.즐거운 비명이고 마음을 풍요롭게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자연과학,심리학,진화 생물학,음악학,역사적 유전자로 물려받은 창의적 발명과 표현 능력이 결부된 리듬감각은 공동체 생활을 더욱 유기적으로 이끌어가고 악기의 발명과 함께 음악적 이론은 발돨되면서 음악은 명실공히 음색과 음정이라는 단조로운 울타리를 벗어나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게 하는 신비로운 분야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특히 고대 그리스 아테네 문명의 음악은 다양하게 그 빛과 영향을 발휘하는데 교육,운동,축제,결투 등에서 음악을 선을 보이고 그 갈래는 고급예술과 민중음악으로 대별되기도 한다.중세의 음악,낭만주의 음악이 현대로 들어오면서 팝과 힙합 등의 새롭고 다채로운 장르가 탄생되면서 음악을 애호하는 젊은층들의 주목과 애정을 한몸에 받고 있다.이제 음악도 비지니스 사업을 펼치면서 음악은 무엇이고 사회속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며 개인은 음악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하게 한다.그것은 단순히 듣고 따라하는 것을 떠나 개인의 정체성의 창조와 공동체 유지 역할에 커다란 영향을 주고 있다.

 

 죽음을 앞둔 중환자나 심신 박약증을 갖고 있는 무력하고 의기소침하고 있는 이들에겐 음악은 몸과 마음에 커다란 영향을 안겨 주며 자신과 관련이 깊은 음악을 감상하다 보면 옛 애인이 생각이 나고 가족과 친지의 생각이 더욱 솓구쳐 오르는 경우도 있다.이는 심리학에서 말하는 심장박동과 호흡을 빠르게 하며 눈물까지 흐르게 하는 카타르시스의 역할도 음악은 직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또한 말을 못하는 동물의 울음소리를 통해 인간이 동물에게 어떻게 접근하고 멀리해야할지를 읽어 내야 하고 '실음악증'이나 '음치'가 있는데 이는 '상대음감'의 결여로 빚어지는 현상이며 청각이나 일반적인 언어능력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특수한 능력으로 보여지는데 이들의 언어능력은 '언어멜로디'까지 포함하여 지극히 정상적으로 보여진다는 점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즉 뇌졸증 환자,더 이상 노래를 부를 수 없는 사람,선천적으로 타고난 유전자로 인해 음악을 전혀 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

 

 구이도 다레초가 악보 기호를 발명한 지 천 년이 지났다. 오늘날 '클래식'이라고 부르는 음악의 거의 모든 것이 그 결과라고 얼마든지 대답할 수 있다 - 본문에서 -

 

 음악치료의 이론적이고 방법론적인 현주소 설정은 음악치료의 출발점이 된 생각을 이해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고 있으며,멜로디와 하모니,리듬이라는 특성만으로는 인간의 생각과 느낌과 의지에 특별한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닌 치료 관계 안에서 이루어지는(공동의)음악활동 테두리 안에서만 빚어진다는 점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음악을 통해 즐거움과 환희를 더해가고 환자는 심리적이고 신경학적인 측면에서 위로와 치료를 음악이 간접 영향을 줄 수 있지만 환자 자신이 능동적인 음악치료의 의지가 없다면 그것은 멜로디와 하모니,리듬을 '수박 겉핥기 식'으로 지나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음악이 개인의 성향과 분위기에 따라 듣고 공감하는 능력이 다르듯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고 맞는 멜로디와 하모니,리듬을 고루 갖춘 것을 선택하든지 아니면 전문가의 소견에 따라 선택이 되어 꾸준한 동기부여와 치료의 목적을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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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세우는 옛그림]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나를 세우는 옛 그림 - 조선의 옛 그림에서 내 마음의 경영을 배우다
손태호 지음 / 아트북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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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시대의 회화를 보노라면 거의가 수묵화가 대부분이고 산과 물,서민들의 유유자적한 것들이 눈에 많이 띈다.교통수단이 걷기 내지 말을 타는게 주가 되고 산과 물은 한가롭고도 넉넉하며 평화롭기 그지없다.또한 사군자가 들어가면서 매란국죽의 고풍스럽고 지조가 절개를 읽어 갈 수가 있으며 서민들의 주막 풍경과 월하노인 등을 통해 당시의 풍속도를 어림짐작할 수가 있다.색조는 먹을 갈아 붓터치로 화백의 마음과 생각이 녹여나고 개인의 삶과 사회상마저 읽어 갈 수가 있다는 점이 그림에 대해 문외한인 내게 즐거움과 화상(畵想)을 넓혀 주기도 한다.

 

 그림을 감상하면서 최고로 친다는 것은 그림을 마음으로 만나는 '알아봄에 있다'고 하는데 내 생각에는 화백이 살았던 당대의 사회상과 화백의 개인적 성향,그림 속에 묻어나는 정경을 세밀하게 관조하고 해석을 하는 과정이 으뜸인데 당대 그림을 그렸던 화백들이 그림에 대한 배경설명과 해설이 있지 않은한 그림에 대해 비전문가인 독자들은 전문가들의 의견과 해설을 크게 참고하면서 자신의 생각과 감정도 곁들여 가면서 그림에 대한 감상법을 깊고 넓게 연습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

 

 흔히 조선후기의 그림은 김홍도와 신윤복을 연상케 하는데 색다른 인물들의 그림들이 시선을 오랫동안 머둘게 한다.김명국의 설경산수도,윤두서의 유하백마도,심사정의 딱다구리,정약용의 매화쌍조도,안견의 몽유도원도가 그것인데 그리움,자신감,초탈함,애틋함,(환상적인)꿈이 잘 배여 있다.특히 안견의 몽유도원도는 부감법(俯瞰法)을 이용하여 그렸는데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듯 그린 그림으로 현재 일본 덴리(天理)대학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몽유도원도는 보면 볼수록 도원경(桃園境)의 환상적이고 화사로움을 더해가고 '신선들이 살았다는 무릉도원이 이곳이다'라는 것을 자아내게 한다.

 

 김정희의 수식득격,윤두서의 자화상,신윤복의 주사거배,정선의 계상정거도,김홍도의 황묘농접도,허목의 월야삼청은 삶은 고되고 힘들지만 살아있기에 아름답다는 뜻을 그림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특히 신윤복이 그린 주사거배는 다양한 계층의 인물들을 술집에서 만날 수가 있으며 값싼 안주에 서서 한 잔 하면서 회포를 풀 수 있는 서민들의 술집이다.예외로 간헌과 별감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그외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행복하기를 기원하는 춘작보희,인왕제색도,월하정인,매천 황헌초상 등이 등장한다.존재가 기쁨이고 아픈 이별을 원치 않고 소중한 것을 지키며 애국지사가 흘린 통곡의 눈물을 은유적이고도 사실적으로 나타내고 있다.특히 정선의 인왕제색도는 인왕산의 특징만을 부각해 그 모습을 온전히 드러냈으며 생동하는 기운이 충만해 있음을 보여주며 능선에는 성곽이 점점히 묘사되어 있어 과거와 현재의 시간적인 간격을 좁히고 공유를 더욱 자아내게 한다.

 

 돈과 물질이 지배하고 격무와 스트레스,우울증으로 힘들어 하는 현대인들에게 옛 그림은 다소나마 위로와 치유를 해줄 수도 있다.그림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먹고 살아가기에 땀과 노력을 아까워하지 않았을 것이다.조선시대의 옛 그림에는 넉넉한 인심과 자연과의 유유자적하는 삶,나라를 잃어 분통하고 개탄하는 애국심이 당대의 사회상과 풍속,그림을 읽어가는 독자에게 심금을 울리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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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들려주는 우주이야기 - 천체물리학자 위베르
위베르 리브스 지음, 강미란 옮김 / 열림원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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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어릴적 할아버지,할머니의 말씀은 거의가 일제강점기 시절 어려웠던 이야기와 한국전쟁으로 보리고개 이야기가 거의 대부분이었다.할아버지,할머니께서 겪으셨던 지난한 세월을 극복하고 이만큼이라도 먹고 살 수 있는 것은 당신네들의 피와 땀의 결실이고 자식과 후손들에게 노동의 가치와 고생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간접적으로 일깨워 주는거 같다.그러한 얘기들이 한참 사춘기를 지나고 있을 무렵엔 귀에도 들어오지 않았던 얘기가 어른이 되니 당시의 얘기들이 하나 둘 이해가 가고 공감이 간다.삶이란 무엇인가부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생생한 경험을 통해 일깨워 주려고 했던 것이다.

 

 푸르름이 짙어가는 잔디밭에 누워 밤하늘의 별과 달,행성들을 생각하고 바라보면 이 우주는 단 한순간도 쉬지를 않고 움직이면서 지구에 사는 세인들에게 우주의 법칙과 흐름들을 알려주고 있다.중학교,고교시절 지구과학에 대해 흥미를 느끼지 못한 내게 이 도서는 우주의 주인공인 '나'라는 존재와 우주와 인간과의 관계들을 생각하게 하는 멋진 시간이 되었다.지은이 위베르 리브는 천쳬물리학자로서 '별'들을 연구하고 '별들의 밤'이라는 TV 프로그램을 진행했을 정도로 별에 관한 독보적인 존재이고 해박한 지식을 겸비한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해가 지고 땅거미가 밀려 올 무렵 할아버지가 손주를 데리고 언덕받이에 올라 창공에 떠 있는 수많은 행성들을 가리키면서 우주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유도해 가는 이야기는 참으로 교훈적이고 유익한 시간이 되리라 생각된다.어느 학문이든 관심과 흥미,찾기 등을 통해 지식이 넓혀 가고 그 분야에 대해 전문이 될 수도 있기에 어린 시절 어렵게 생각되고 느껴지는 우주의 실체에 대해 누군가가 멘토가 되어 하나 둘 가르쳐 준다면 어른이 되어서도 그 기억과 지식은 사그라지질 않고 오래도록 반추하고 새로운 영역으로까지 지식의 반경을 넓혀가리라 생각된다.

 

 아이는 미지의 세계에 대해 지적 호기심과 엉뚱한 질문으로 듣는 이를 당황스럽게 만들기도 한다.아이의 시선에 맞춰 대답을 해주고 모르는 부분은 다시 알아서 알려 주는 방식으로 대화를 이끌어 가는 것도 좋은 학습 방법이라는 생각을 해본다.지구에서 별까지의 거리,별은 무엇으로 만들어졌는가,벌집과 은하,팽창하는 우주,우주의 역사,나이,블랙홀,암흑 물질,우주의 미래 등이 아이의 질문이고 할아버지가 자상하게 답변을 해주고 있다.

 

 양자와 중성자라는 글자가 모여 만든 원자핵은 질소의 핵이 되고 양자가 여덟 개면 산소,스물여섯 개면 철이 되고 여든여덟 개가 있으면 납이 된다.양자의 숫자에 따라 자연 속의 원자 모습이 달라지고 그 조합은 백 개가 넘고 그중 가장 가벼운 원자인 수소는 단 하나의 양자만을 가지고 있으며 두 번째로 가벼운 건 헬륨이며 두 개의 양자의 포함하고 있다. - 본문에서 -

 

 자연과학과 인문학이 서로 공존하고 사유하는 것이 요즘 부각시키고 주목을 끌고 있는데 어렵게 느껴지던 우주계의 신비로운 물체와 존재 그것을 인문학적 차원으로 연결시켜 우주의 주체인 나는 어떠한 존재이고 살아가야 할지를 '위베르 리브'는 잘 말해주고 있다.간접적으로나마 멋진 멘토를 만난거 같아 무척 편안하고 유익한 독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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