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 더 갭 - 오래된 런던에서 새로운 서울을 상상하다
김규원 지음 / 이매진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2012년 하계 올림픽이 치러질 영국 런던의 이모 저모를 그들의 정치,경제,사회,문화,의식 구조 등과 함께 알아 보고 한국의 서울과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을듯 싶다.한국과 영국의 지형이 비슷한 모양에 면적(한반도)도 비슷하지만 속살을 들여다 보면 엄연히 다르고 그들에게서 배울 점도 있지만 버려야 할 점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역사적으로 정치 민주화와 산업화가 가장 먼저 닻을 올린 나라인 영국은 보수적이고 전통적이고 균형과 조화,질서를 존중하는 나라라는 것이 가장 먼저 떠오르게 되는데 영국만의 음식은 없는거 같다.영국 유학 생활을 하다 유학의 꿈을 접고 영국의 이모 저모를 직접 체험하면서 영국에서의 생생한 현장감과 특장점을 들려 주고 있는 과연 영국다운 점도 있지만 한국의 풍토 및 정서와 맞지 않은 점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마인드 더 갭'(Ming the gap)은 틈을 조심하라는 문구로 영국에선 어디를 가든 볼 수 있다고 하는데 그 틈은 차이 내지 다름을 인지하고 존중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된다.영국은 역사가 오래되고 처음부터 단일 민족이 아니었다.잉글랜드 지방을 비롯하여 스코틀랜드까지 4개의 구역으로 나뉘고 동,서부 지방과 북쪽 지방은 엄연히 고유의 전통과 언어,문화의 색채마저도 다르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우선 책임내각제를 표방하는 영국의 정치 풍토는 정신적 지주인 엘리자베스 여왕을 중심으로 총리가 내각을 이끌어 가고 총리에게 직접 질문하기라는 PMQs(Prime Minister Questeions)가 있어 일반인들이 직접 질문하고 총리가 즉석 답변하는 풍경이 이색적이다.한국의 경우에 대통령과 일반인이 직접 마이클를 잡고 질문과 대답이 과연 있었을까를 생각케 하는데 '양파껍질처럼 몇 겹으로 둘러싸인 한국의 정치 풍토'와 견주어 보면 영국은 진정 정치 선진국이 아닌가 싶고 현내각의 수장인 캐머런 총리를 비롯하여 내각의 좌장격들이 모두 40대인 젊은층들이 포진하고 있는게 신선하고 역동적으로 다가온다.

 

 현재 한국은 4대강 개발로 천문학적인 국민의 혈세로 무분별하게 대한의 산하를 깎아 내려 획일적인 콘크리트 색채로 덕지덕지 물들게 하고 생태계 파괴를 자행하고 있다.과연 MB정권은 임기가 끝나고 4대강 운하 문제를 어떻게 평가할지 답답하기만 하다.나아가 그린벨트 지역은 거의가 주택 및 아파트 개발로 획일화되고 일반인은 획일적인 시스템과 (그들이 말하는)비지니스 차원에서 주거문제를 생각하고 이동케 하는 원인을 제공하고 있는데,영국의 경우엔 개발할 것은 개발하지만 옛 것을 중시하기에 오래된 건물을 헐고 새로 짓는다는 것은 관공서 및 주변 이웃들의 동의를 구해야 하는 등 복잡한 절차가 기다리고 있으며 신축보다는 증축 및 개보수가 런던너들의 생각이고 의식 구조이다.

 

 대학 도서관의 경우에는 일반인도 출입이 간편하게 되어 있는데 출입허가증을 받기 위해 약간의 회비만 내면 언제 어느 대학이든 자유롭게 출입이 가능하다는 점이 일반인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차원적으로 한국과 판이하다고 생각된다.높은 담장을 헐고 남은 공터는 시민들이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녹색공간을 만들고,차량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인 한국의 모습과는 다르게 런던은 사람이 우선이고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는 인구가 많다는 점도 간과할 수가 없다.

 

 의료 문제에 있어서는 꽤 까다로운게 영국의 시스템으로 다가온다.공무원의 신분인 의사들이 많다 보니 급성 감기가 걸려도 환자에게 친절하게 대하지 않고 예약을 하려고 해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점이며 영국에 6개월 이상 체류하는 외국인에게는 무료로 진료를 받을 수가 있다는 점도 새롭게 알게 되었다.다만 민영 의료비는 엄청나게 비싸고 물가 수준도 한국의 물가보다 2배 정도 비싸기에 영국에 간다면 최대한 절약을 할 수밖에 없고 상비약 정도는 꼭 챙겨가야 할거 같다. 

 

 기다릴줄 알고 이웃과 조화를 이루며 예스러운 전통을 중시하는 영국 런던을 보면서 영국인이 갖고 있는 내향적 심성과 보수적인 기질이, 해방후 3~40만에 이룩한 경제성장률을 자랑하는 한국의 산업화와 개발 앞에서 한국인의 조급증과 개발주의,출세 지향주의 등이 사회 구성원들간의 위화감을 더욱 증폭시키고 옛 것은 무조건 헐고 새롭게 지어 돈으로 환산하려는 황금 만능주의가 한국인의 뇌리에는 깊게 뿌리내리고 있음을 새삼스레 알게 된다.일반인과 지체 높은 사람이 가까워지고 상생하려는 영국 런던너의 모습과 의식구조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하고 고쳐 나가야 할지를 시사하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지의 섬 - 주제 사라마구 철학동화
주제 사라마구 지음, 송필환 옮김, 박기종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미지(未知)라는 단어는 단순히 모른다는 의미를 떠나 어디론가 떠나고 싶고 알고 싶어하는 호기심과 궁금증의 발로라고 생각된다.미지는 누군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상상의 세계이기에 설레임보다는 용기와 모험심이 없으면 미지의 세계보다는 현실에 충실하는 편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를 비롯하여 남극을 최초로 내딛은 아문젠 등의 삶을 보더라도 미지의 세계에 대한 막연한 동경보다는 탐험정신과 용기,모험이 뒤따르지 않으면 미지의 세계는 인간의 머리 속에서만 맴돌 것이다.

 

 노벨 문학상(1998년)을 수상한 주제 사라마구의 철학적인 내용이 담긴 <미지의 섬>은 무한한 가능성이 숨겨져 있는 세계로 동경을 현실화하고 자신만이 갖고 있는 편협한 울타리를 벗어나 새로운 내적 경험을 한층 더 쌓아갈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된다.그러므로 좁은 울타리 속을 벗어나 세상에 존재하지 않은 세상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고 그 호기심과 궁금증을 해소한다면 인생의 폭은 넓어지고 질적인 삶의 의미와 가치마저도 승화시킬 수가 있으리라.

 

 무엇이든 물어보라는 청원(請願)문을 두드리면 왕이 그 소원을 들어준다고 하여 한 청년이 배 한 척을 얻으려 문을 두드리지만 쉽게 그 소원을 들어주지 않는다.왕은 자신에게 아첨과 비위를 잘 맞춰주는 인간에게 더 가깝게 하고 어울리는 부류이기 때문이지만 청년은 자신이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기 위해 배 한 척이 꼭 필요하다고 자신의 집념을 꺾지 않기에 왕도 결국 그에게 왕의 명함을 주면서 선원에게 가보라고 한다.

 

 한 청년이 미지의 세계를 찾아 나서기 위해 배 한 척을 얻었다는 소문을 듣고 왕궁에서 청소하던 청소부 아줌마가 그의 뒤를 쫓고 함께 바다 위 배 안에서 동행하게 되는데 그들이 주고 받는 이야기는 이성간 주고 받는 사랑의 속삭임과 같이 다가오는데,뱃전에 남아드는 갈매기 떼들을 쫓기 위해 빗자루와 양동이를 사용하는 아줌마의 모습과 선원 면허증이 없는 청년은 바다와 배,하늘을 벗삼아 어디론가 유유히 항해를 하게 되는데 배 안에는 언제 들여 놓았는지 모르게 가금류와 조그만 정원을 바라보면서 청년은 황량한 배 안이 훈훈한 기운이 역력한데 정작 그가 꿈꾸는 사람이 살기 좋은 곳은 어디에도 없다.그래도 그는 마음 속에서 배를 정박할 마을과 술이라도 한 잔 할 수 있는 곳을 찾아 나서는데 그의 이상향은 현재의 따분하고 비루한 삶을 벗어나 내재적인 영혼을 갈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비록 꿈 속에서나마 자신이 찾아 가고 싶은 곳을 찾아 멋진 일상을 누리고 청소년 여자와 하나가 되는 꿈을 꾸게 되지만 현실은 바다 위에 둥둥 떠있는 신세가 되고 마는데 인간은 누구나 현실의 삶에 만족하지 못한다.지금보다는 더 나은 세계에 대한 동경과 호기심으로 가득차 있고 이를 먼저 현실로 채울 노력과 의지,실천적인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것을 작가는 은유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내 마음 속에 미지의 섬은 과연 무엇인지를 곰곰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세암 정채봉 전집 동화 3
정채봉 지음, 송진헌 그림 / 샘터사 / 2006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채봉작가의 동화는 언제 읽어도 마음으로 영혼을 이끌어 내는 소리없는 아름다움이 하나 둘씩 다가옴을 느끼게 된다.지금 이 순간에도 성적과 줄서기에 안간 힘을 쓰는 청소년들에겐 인간이 왜 살아야 하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궁극적인 갈증을 해소해 줄지도 모른다.획일적이고 주입식 교육이 어린이들의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하고 사회적 비용도 가중되고 있는 현실에서 정채봉작가가 들려주는 순수하고 거짓이 없고 진정한 삶의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를 깨우쳐 줄지도 모른다.

 

 총13편의 동화들이 제목과 내용은 상이하지만 전체적으로 다가오는 핵심은 순수함과 아름다움이라고 생각된다.대표적 작품인 <오세암>을 보면 불우하게 살아가는 길손과 감이 오누이가 길을 걷다 마음씨 착한 스님을 만나게 되고 천방지축인 어린 길손이를 관음암으로 보내게 되고 그곳에서 탱화를 감상하는데 어린 길손이의 마음 속엔 탱화가 돌아가신 어머니로 착각하게 되고 마치 어머니의 부름을 받고 승천하는거 같고 탱화의 기적같은 부름에 길손이는 저 세상으로 떠나고 장례식에서 홀로 남은 감이는 길손이와 함께 가지 못하는 마음을 애닳고 서럽게 조아린다.

 

 아름다움은 보는 사람에게 좋은 뜻을 보여 주고 그 뜻이 상대의 마음 속에 더 좋은 뜻이 되어 다시 돌아올 때 생기는 빛남이야 - 본문에서 -

 

 인간의 사후 세계,우주와 자연,인간과의 관계,사물을 통한 은유적 꿈과 희망 이야기,유교적인 관례,이웃.친구간의 진정한 사랑과 보답 등을 종교적인 기원과 주술적인 관점에서 어린이들에게 교훈을 담아내고 있다.어린이들의 눈과 귀엔 보이고 들리는데로 뇌와 시상에 주입이 되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한 편 한 편의 동화가 세속에 찌든 어른들의 심성에도 많은 위로와 치유를 해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1980년대에 만들어진 정채봉작가님의 <오세암>은 인간의 근원과 사후 세계,사랑과 행복,겸손과 때묻지 않은 동심의 세계를 맘껏 향유할 수 있을 것이다.돈과 물질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갖고 싶은게 인간의 본성이지만 이 도서에서만은 돈과 물질보다는 선하고 바른 심성으로 나아갈 것을 은근하게 계도하고 있음도 느끼게 되며 보다 겸손하고 타인과의 원만한 관계를 생각케 하는 계기도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랑도감 - 씁쓸하고 향기로운 야생초의 유혹
아리카와 히로 지음, 오근영 옮김 / 살림 / 2012년 5월
평점 :
품절


 

 

  밥 맛을 잃어 혓바늘이 돌고 마음까지 아프다면 이를 위로하고 치유하기 위해 스스로 무엇을 해야 할까를 곰곰히 생각한다.지금까지 먹어 보지 않은 특이한 재료를 볶고 튀기고 버무려서 퓨전 음식으로나마 잃어 버린 식감을 살리고 마음마저 다스릴 수 있게 된다면 돋았던 혓바늘도 거북이가 목을 움츠리듯 쏘옥 들어갈 것이다.청춘 남녀란 만나면 불같이 달아오르고 헤어지면 사위가 식어가듯 적적하기 마련이다.일종의 건수를 찾아 남녀 사이가 코드가 맞아 하나가 되어 사랑을 도화지에 그려 나가는 정경은 상실된 사랑의 미로를 새롭게 찾아 가고 그 속에서 삶의 환희와 기쁨도 만끽하리라 생각한다.

 

 식물과 동물에만 도감이 필요하지 않은거 같다.사랑에도 다양한 도감으로 물감을 흩뿌리듯 청춘 남녀가 야생초와 산채를 찾아 식물의 특징과 맛을 제대로 알고 이를 집 안으로 끌어와 다듬고 볶고 튀기고 버무려 좋아하는 사람에게 사랑의 의미를 대신하고 서로를 알아가고 발견하는 시간은 마치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케 하고 그 곳에서 남.녀간의 정체와 관계를 더욱 돈독히 해가는 과정이 이 글 속에는 농도 깊게 다가오고 있다.

 

 직장인 사야카와 행려병자였던 이츠키와의 쌉쌀하고 달콤하고 은근미가 풍겨오는 이야기는 산과 들에 지천으로 피어나고 자라는 식물들에 대한 소중한 지식과 그때 그때 만들어지는 오묘한 일품 요리와 둘 만의 풋풋하고 정감 넘치는 스토리가 어린 시절 소꿉놀이와 같이 가난한 환경이지만 소박한 연인간의 소통과 관계가 넘쳐 난다.행려병자인 이츠키는 사야카의 쿨한 이미지가 맘에 들고 하룻밤을 그녀의 집에 기숙하면서 자신만의 특기인 야생초와 산채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함께 그녀와 가까워지고 산과 들로 동행을 하면서 풀과 꽃들에 대해 사야카에게 설명을 해주고 다시 집에 돌아와선 이를 씻고 데치고 튀겨 색다른 맛과 향기를 함께 나눈다.사랑이란 함께 나누고 느끼며 오롯이 하나가 되어 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어느때보다 깊게 느껴진다.

 

 그 맛은 달착지근하고 아릿하고 달콤하고 아삭하게 전해져 오며,내 어린 시절 토끼풀을 엮어 좋아하는 여자아이의 목에 목걸이로 걸어준 적이 있고 비름으로 요리를 할 수 있는 점에서 놀라웠다.또한 특이한 풀도 등장하는데 닭오줌넝쿨,큰개불알꽃,뱀밥이다.요리는 국, 파스타,볶음,샐러드 등 다양하고 창의적으로 만들어내는 이츠키는 결국 대학 농학과 연구실에서 연구원으로 근무를 하게 되는데,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로 들과 산의 야생초들을 사진으로 찍고 블로그에 올리며 요리를 하는 등 빠듯하게 생활하는 경제적인 자세를 물정을 모르는 사야카에게도 전해준다.

 

 남녀는 서로 붙어 있으면 몸이 근질근질해지기 마련이다.농도는 짙지 않지만 서로가 스킨쉽을 나누고 사랑을 나누는 모습에서 둘만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궁금했지만 결혼하지는 이르지 않은 채,이츠키가 사야카에게 다정하게 요리도 만들어 주고 취미 생활도 따라주며 식물 도감까지 사다 보기도 하고,좋아하는 감정까지 생겼기에 사야카는 가슴 설레이고 행복에 넘치는 둘 만의 미래에 한껏 부풀어 있음을 알게 된다.

 

 식물 도감을 통해 사랑을 엮어 가는 작가 아리카와 히로만의 특이한 발상과 이츠키와 사야카의 풋풋하고 정감 넘치는 러브 스토리는 또 하나의 사랑 이야기임에 틀림없다.사랑하는 과정도 요리를 통해 얼마든지 엮어 나갈 수가 있음을 새롭게 발견하고 산과 들에 피어난 잡초와 꽃들에 대해 그 존재와 특징,요리법도 관심 깊게 다가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의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 - 박범신 논산일기
박범신 지음 / 은행나무 / 201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은 태어나 성장하고 늙게 되면 어머니가 낳아 주신 대지의 품으로 돌아가기 마련이다.시간이 언제쯤 될지는 모르지만 나에게도 그런 때가 도래할 것이고 나의 욕망과 갈구가 조금씩 사그라지고 평정한 마음이 온몸을 휘감을 무렵엔 나 역시 어머니의 품인 대지로 돌아갈 것이다.이것은 사필귀정이고 자연의 섭리일 것이다.박범신작가님이 서울 생활을 마무리하고 제2의 삶을 그의 고향인 논산에 터를 잡아 산과 물,벗들과 함께 하면서 그의 글쓰기 향연을 조정리(釣庭里)에서 갈무리하려는 일기가 잔잔하게 다가오고 있다.

 

 20여년의 교수직을 마무리하고 산과 호수가 눈 앞에 어름거리며 자연이라는 청량한 뜰을 마음껏 빨아들이며 새로운 집필활동을 구상하는 조정리에서의 홀로서기는 답답한 도회지의 생활과 유유자적할 수 있는 전원의 풍경이 대조적으로 다가온다.그가 논산 강경에서 태어나고 논산의 신작로,들길,철길의 기억과 추억이 묻어나는 유년,청소년 시절을 담백하게 회고하면서 갈대밭에 누워 문학의 꿈을 꾸었던 시절의 얘기도 한낱 엊그제의 일 쯤으로 그의 기억 속엔 논산의 대지는 농과 담이 아로새겨져 있을 것이다.

 

 나 역시 군대의 단추를 논산 연무대에서 시작했기에 논산은 가깝고도 먼 무대이고 대지이지만 그가 자랑하는 논산 팔경은 역사와 문화가 짙게 배인 곳이기도 하다.은진 미륵이 있는 관촉사,윤증 선택의 고택,대둔산,계룡산 등이 논산에 자리를 틀고 강경 젓갈 냄새가 비릿하고도 입맛나게 맛의 고장이기도 한 논산 자랑을 은근하게 하신다.39년 작가 생활과 39편의 글을 내놓으면서 최근작 <나의 손을 말굽으로 변하고>출판기념회에선 그의 정치철학과 인생관을 보여준다.어느 정파에도 소속되지 않고 자유롭고 썩지 않는 청년작가로 인식되어 주기를 바라는 그의 소신에서 다음 작품은 어떠할 것이 탄생이 될지 마음 속으로 기대가 된다.

 

 행복한 사람은 스스로 자기를 정화하는 능력이 있어 언제나 순정 어린 마음의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환경은 부차적인 문제이다 .- 본문에서 -

 

 인생은 전반기에 후반기냐는 어찌보면 인간이 만들어 놓은 구획이고 계단일 것이다.그렇다고 여기고 체념하며 그 획일적인 지도를 따라 살아가다 보면 어느새 죽음의 그림자에 가위눌리리라 생각된다.몸은 시간과 세월의 정념 앞에 오그라 들겠지만 마음만은 풍요롭고 행복함을 늘 꿈꾸는 작가의 마음 한 켠에는 그를 낳아준 본향 논산에 대한 그리움과 수구초심이 어느때보다도 가슴 깊은 곳에서 솓구칠 것이기에 새 터를 잡고 새롭게 리모델링한 글의 향기가 피어오르는 조정리에서 멋진 소재가 탄생하고 독자들의 뜨거운 애정이 모아지기를 기대해 본다.또한 지금까지 선을 보여 주지 않은 색다르고 독특한 작품이 탄생되었으면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