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도, 역사를 따라걷다
이훈 지음 / 역사공간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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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거리상 가장 가까운 일본 영토 쓰시마(對島)는 부산에서 쓰시마 최북단 가미쓰시마초(上對島町)까지는 49km밖에 떨어지지 않았다.맑은 날 가미쓰시마초 전망대에서는 부산과 남해의 산하가 아련하게 보이고 밤에는 부산의 야경이 찬란하게 다가오는 곳이다.거리와 역사적으로 쓰시마는 한국과 오랜 교류와 문물이 왕래했던 곳이고 일본에선 변방에 있는 외딴 섬이라 본토(혼슈,큐슈,홋카이도,시코쿠)의 영향력은 크지 않아 그들이 말하는 내지와는 물질문명이 덜 발달되어 있기도 하다.부산에서 쓰시마에서 가장 큰 도시 이즈하라까지는 페리를 이용한다든지 후쿠오카를 경유하여 이즈하라까지 가는 교통편이 있는데 한국과 역사,문화적으로 깊은 관련이 있고 조선의 문화 자취가 남아 있기에 한 번쯤 가보고 싶기도 하다.

 

 

약 8,000년 전 한반도의 융기문 토기,3~4세기 무늬없는 토기가 전래되면서 쓰시마는 한반도의 문화의 영향을 받게 된다.815년에는 신라어 통역관 설치,1274년 여.몽 연합군의 쓰시마 습격,1366년 고려국왕이 대마도주에게 왜구 단속을 요청하면서 본격적인 교류가 시작되었으며 1419년에는 이종무가 아소완 공격으로 대마도 토벌이 이루어지면서 쓰시마는 조선과의 무역과 어업(부산포.염포.제포)에 종사하게 된다.나아가 조선의 통신사가 일본에 파견되고 쓰시마를 거쳐 귀환하게 될 경우에는 쓰시마도주의 도항증명이 문인(文引)발급이 가능해지며 조선의 3포에 사는 일본인이 소요를 일으키며 조선은 쓰시마도와 통교 단절을 선언하게 된다.

 

 

쓰시마는 임진왜란 당시 소요요시토시가 고니시유키나가 군단의 선봉이 되어 조선 침략을 감행했으며 왜란이 끝난 후 1609년부터는 국교회복과 동시에 세견선 및 사자 파견 등 통교가 시작되고 조선에서는 일본과의 회담 겸 쇄환사를 파견하는데 이러한 조선과 쓰시마간의 통교가 이해관계에 따라 부침을 거듭하며,일본에서 메이지 유신이 탄생되면서 쓰시마는 일본 외무성이 담당하게 되고,구한말 러일전쟁을 앞두고 러시아는 쓰시마를 교두보로 삼게 되며 제2차 세계대전시에는 대마도를 요새화되기도 한다.현재 쓰시마는 나가사키현 소속이며 쓰시마 공항 개항과 부산 영도구간 자매섬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엄마 말과 아기 말이 땅에 드러누워 있는 형상을 띤 쓰시마 남쪽섬과 북쪽섬 두 개로 되어 있고 산악이 80퍼센트 이상이며 인구는 5만여명인데 가장 큰 도시 이즈하라에 9,000여명이 살고 나머지는 산촌과 어촌에 촌락을 이루고 있는데 쓰시마는 리아스식 해안이 발달되고 내지의 지원을 받지 못한 탓인지 많이 낙후되어 있다.

 

 

조선과 쓰시마를 오가는 사스나 포구를 비롯하여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조선 침략을 위해 쌓은 나고야죠(名護屋城),에도까지 조선 통신사를 수행한 대마번주의 가신행렬,조선 인삼을 취급한 약국,부산 초량 왜관,덕혜옹주와 소오 타케유키의 쓰시마 방문 모습,구한말 면암 최익현 선생의 비가 있는 슈젠지(修善寺),신라 박제상을 기리는 추모비,아리랑 마쓰리(축제) 행렬 등이 인상적이다.조선과 도쿠가와 막부가 260년간 유지한 선린우호가 메이지 정부에 의해 부산 왜관을 쓰시마번으로 접수하면서 조선 관계에서 손을 떼게 된다.

 

 

역사적 기록물인 <한단고기(桓檀古記)> 태백일사에는, "400년 당시 쓰시마에 고구려.백제.신라 삼국의 분국이 있었다"라는 기록이 있다.어떤 이는 이를 바탕으로 신라가 8세기까지 쓰시마를 지배하였으며...와 <삼국사기> 신라본기 실성왕조와 타이슈헨넨랴쿠(對州編年略) 범례 '산가요약기'에 쓰시마가 신라 및 고려국의 목이었다는 것이 지배적이다.다만,이것은 정치적 관계를 나타내고 있기에 액면 그대로 믿을 수가 없다는 것이며,해좌전도(1857년 이후),조선전도(18세기 말),대한전도(1899년)에는 쓰시마가 부산의 아랫부분에 그려져 있다.

 

 

일본이 독도 영유권을 줄기차게 주장하고 국제사법재판소에 독도 문제 판결을 의뢰하려는 작금,쓰시마 역시 역사적,문화적인 관계를 놓고 볼 때 쓰시마 역시 과거 고대사 부분에서 한반도의 일부가 아니었을까? 잃어 버린 고토에 대해 한국 정부는 어떠한 생각과 방침을 내세우고 관련국에 대응을 하고 이를 외교문제로 어떻게 전개하려고 하는지 궁금하기만 하다.쓰시마의 역사와 문화는 한반도에서 흘러간 다양한 문화,생필품,언어,풍습 등이 아직도 남아 있음을 알게 되며 가깝지만 멀게만 느껴지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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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버는 공부방의 비밀 - 연봉 1억 김보미 원장의 공부방 창업 차별화 전략
김보미 지음 / 서울문화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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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대,어느 분야든 성공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도태되는 사람도 있다.성공하는 사람에겐 눈에 보이지 않는 피나는 전략과 전술이 있을테고 당장의 이익보다는 길게 내다보는 긍정적 파워와 혜안을 갖고 구체적인 목표,전략을 수립하여 몸소 실천했으리라 생각하는데,요근래 고학력 실업에 궂은 일은 하지 않으려는 의식 구조와 풍조도 사회적 실업을 증가시키는 요인이다.중요한 것은 어떠한 분야든 자신이 그 일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금전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하고 인내력이 필요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공교육이 못해 주는 부분과 극성적인 치마바람,학생의 기대치를 높이기 위해 학원,개인레슨,공부방 등을 전전하게 된다.또한 수시로 바뀌는 교육인적자원부의 교육과정으로 인해 그에 발맞추기 위해 사설 교육기관에선 학생들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부침하기도 한다.내년에는 초1~2학년 교육과정이 개편된다고 하니 그에 맞춘 학습법이 무엇인가를 미리 알아 놓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교사의 거주처에서 학습이 이루어지는 '공부방'은 프랜차이즈식과 가맹비 없는 공부방으로 나뉘고 있는거 같다.공부방을 오픈하기 위해서는 해당 교육청에 개인 과외교습 신고서 및 경찰소에서 성범죄 전과조회를 거친 후에 이상이 없으면 과외교습을 할 수가 있으며 1:1 개인 레슨보다는 소그룹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해당 거주지에서 공부방을 내기 전부터 미리 홍보를 하고 자신이 가르칠 과목에 대한 예비학습도 매우 중요할거 같다.교사는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학습과목의 전반적인 흐름부터 지식을 습득해 놓는 것이 자신감과 자질을 의심받지 않기 때문이다.

 

 

일단 공부방이 오픈 되면 공부방의 형태를 갖추어야 하며 공교육장의 교실을 개인집으로 옮겨다 놓았다는 인식을 소비자들에게 심어 주고,교사의 자질,품위,지식,상담법,휴회 등의 일련의 과정을 담담하면서도 프로다운 자세를 견지해야 하고 늘 학생들의 학습 수준과 학습법을 통해 차츰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전략을 수립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소비자 즉 학부모의 입맛과 요구가 꽤 까다워지고 있기에 그에 맞는 상담,가려운 곳을 긁어 줄 수 있는 노하우 계발에 게을리해서는 안될 것이다.

 

 

요즘엔 공교육이 통합교육(학년별,학과별로 연계성을 갖추고 있는 것)을 실시하고 있기에 국어,수학,사회,과학 등에 대한 기본개념과 이해력,사고력,표현력 등이 어느 때보다도 요구되기에 학부모 입장에서는 공부방에서 가르치는 학습법이 현행 공교육에 맞춰 이루어지고 있는지도 체크해야 하고 학생은 평소 다양한 독서력을 통해 이해와 사고,표현하는 연습을 연마해야 한다.학교의 시험이 단답형보다는 서술형 중심으로 바뀌어 가고 있기에 독서를 통한 토론과 정리,표현 연습이 부족하다면 초등학교를 넘어 중.고.수능에 이르기까지 고전(苦戰)을 면치 못할 것이다.그러기에 독서와 논술(교과서와 관련,문화,역사 등)에 대한 기초적인 배경지식을 골고루 쌓아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원,학습지 교사를 거쳐 공부방으로 성공한 김보미저자는 그녀만의 놀라운 노하우가 있다.읽으면서 느낀 것은 내용이 평범하게 보이면서도 결코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예를 들어 스터디 플래너,과목별 오답 풀이 노트,요점 정리 노트,문제 풀이 8단계 등이 눈에 띈다.어휘,문장에 대한 이해와 사고,유추력을 증강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한자 학습을 전과목과 병행시켜 주는 것이 학습과 인성,사회성 우등생의 밑받침이 아닐까 생각한다.모든 과목의 용어가 한자어로 이루어져 있고(한국어의 70%이상),한국 역사 및 고전을 이해하려면 역시 한자 학습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여겨진다.

 

 

중상 이상은 선행학습과 심화학습을 하고 중위권 이하는 학습에 대한 흥미를 심어 주고 낮은 수준에서 차츰 향상되는 모습으로 소비자에게 신뢰와 만족을 주는 것이 공부방에 대한 이미지와 소득 증가에 유익하리라 생각된다.소비자의 요구도 다양하지만 학생들의 경우에는 학부모의 등살에 떠밀려 학습을 강제로 하는 경우도 있다.우선 학생들의 학습 동기를 부여해 주고 과다한 분량의 과제,딱딱한 수업 분위기보다는 가끔은 유머와 칭찬,격려를 통해 저조한 상태에서 공부가 신난다는 생각을 심어 주어야 할 것이다.

 

 

어느 분야든 차별화 전략,특화 전략이 세상에서 살아 남는다.아이를 가르치고 성적을 올려주며 소비자와의 부단한 상담 스킬을 통해 공부방의 생존 전략이 무엇인지를 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객관식 및 단답형은 더 이상 적용이 되지 않는다.교사든 학생이든 부단한 독서를 통해 배경 지식을 쌓아 나가고 이를 현장에서 백분 발휘한다면 win-win game은 이미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공부방 및 가르치는 문제에 관심이 있다면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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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아무것도 쓰지 않았다 - 자연학자 이브 파칼레의 생명에 관한 철학 에세이
이브 파칼레 지음, 이세진 옮김 / 해나무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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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현재 나는 어떠한 종교도 믿지 않고 있지만 가끔 어디에서 왔고 무엇이고 어디로 가는지를 자주 생각한다.나이를 먹어 가는데 있어 육체적인 힘보다는 정신 세계를 더 추구하고 본원적인 것이 무엇인가에 더 주목하고 깊게 사고하는데서 연유한다고 생각한다.또한 삶과 인생이 극히 짧은 유한적인 존재이기에 지식과 지혜도 중요하지만 무언가를 깨닫는 것이 인간에게 값지지 않을까도 생각된다.

 

우주와 지구,식물과 동물,인간이 어우러져 살아가면서 그 역사와 존재,특징,영향 등을 로마의 시인이며 철학자인 루크레티우스의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의 글귀를 인용하면서 자연과학적인 요소에 인문학적인 생각과 감정을 혼용하여 인간과 우주,지구,식물과 동물의 세계를 음미케 하고 있기에 지식적인 요소와 사유적인 요소를 두루 체득하게 하고 있다.

 

우주의 빅뱅론과 더불어 137억 년 전에 우주의 기원 비롯되고 빛,태양,행성들의 행렬,지구,공기와 물에 대해 들려 주고 있으며,생명체의 등장과 더불어 세포의 형성과 출현,진화론과 인간의 조상들에 이르기까지 광대한 세계와 역사를 자연과학자답지 않게 인문학적인 사유를 관조적이면서도 담담하게 들려주고 있다.

 

특히 현생 인류인 호모사피엔스는 천재적인 창조적 재능과 파괴성을 갖고 있는 야누스적인 이중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 새삼 놀랍다.세상의 물질문명을 발전시킨 주역인데 반대로 자신을 길러낸 자궁을 약탈하고,지구를 파괴하며 스스로를 고문하고,노예 신세를 자처하며,동족에 대한 대대적 학살,핵전쟁으로 끝장을 보겠다는 악마와 같은 야수성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도 경악을 금지 못한다.21세기는 생태주의의 나눔을 실천해야 한다고 저자는 역설하고 있는데 이 점은 본인도 전적으로 공감한다.

 

생명이 깃들일 수 있는 행성인 지구는 44억 5000만 년 전에 등장한다.생명체에 필요한 물과 공기 덕분에 푸른 행성은 삶의 행성의 되었고 그리스에서는 대지의 여신인 '가이아'로 불리운다.1972년 달도 궤도선상에서 아폴로 17호가 찍은 사진은 달의 지평선에서 떠오르는 지구의 일출이 나타나 있는데 그것은 코페르니쿠스 혁명의 시작으로 보고 있다.사진을 보고 있으면 감동의 물결이 온몸으로 퍼져 간다.(P243참조)

 

태양을 둘러 싸고 있는 행성들과 지구의 생명체에 영향을 주고 있는 물과 공기,구름,바닷물 등의 생성과 설화 등도 관심과 흥미를 끌게 한다.자연과학적인 요소 안에 물리,화학적인 지식도 필요하지만 저자는 알기 쉽게 개념 설명을 이끌어 가고 있다.신비롭고 경이로운 것은 역시 자연과 생명체는 어떻게 탄생되었을까이다.다윈의 진화론과 멘델스존의 유전법칙 등도 생명과 관련하여 관심을 끌게 하였다.나아가 영국의 존 메이너드 스미스가 제기한 진화론 이론에 접목한 '8대 단계'가설 분자에서 인간으로,생명 없는 존재에서 지성과 의식을 갖춘 주체로의 진화가 주요한 8대 국면을 거쳤다는 이론이다.

 

지구에 출현한 과거,현재,미래의 모든 세포와 유기체의 기본 틀인 루카(Last Universal Common Ancestor)는 모든 생명체의 가장 오래된 공통조상이라고 한다.여기에는 바이러스,박테리아,청조류,규조류,운석,금,화산과 간헐천,온천,바다 거품,성경의 점토,달과 생명 등을 전해주고 있는데 인간의 삶에 깊게 영향을 주고 있으며 부작용이 있는가 하면 없어서는 안될 존재이고 유익한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인간은 빅뱅의 에너지와 소립자에서 태어난,허다한 우연의 산물이다.초신성 폭발,태양계의 행성,혜성과 운석,액체 상태의 물과 대륙의 표류,DNA와 LUCA,세균과 광합성이 배출한 산소,자기권,오존층,세포핵과 성,선캄브라아기의 빙하기,원좌우대칭동물,대본기의 육상생물 출현,고생대 말과 중생대의 대재난,신생대 제3기의 포유류 부상,젖과 털,거대한 뇌를 갖고 세상을 관찰하여(아리스토텔레스여!) 사유를 하고 우리 자신을 알게 되었다.(소크라테스여!).그뿐만 아니라 서로를 죽이고,학살에 '영웅주의'니 '영광스러운 희생'이니 하는 이름까지 붙이게 되었다.! P502에서

 

비록 방대한 분량으로 엮어진 이 글은 자칫 자연과학적인 요소가 짙어 흥미를 잃을 수도 있었지만 우주라는 존재부터 내가 살고 있는 지구 안에 인간과 동물,식물,다양한 생명체를 갖고 있는 존재들의 아우라를 신선한 기분으로 살펴보고 확인하는 계기가 되어 다행스러웠다.다만,신비롭고 경이에 가까울 정도로 풍부한 상상력과 창조성으로 문명의 발전에 획을 그었으나 동족을 살상하고 지구 생태계를 파괴하는 야수와 같은 기만적인 행위 앞에서는 모두가 감시자가 되고 힘을 모아 파괴의 행위를 방지하는데 주력해야겠다는 의분이 일었다.저자가 루크레티우스에게 보내는 찬미적인 시와 철학적인 사유는 우주와 지구,자연,인간이 평화롭게 오래 상생하자는 의도가 깊게 담겨져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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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예술의 혼 - 술의 역사를 논하다
장혜영 지음 / 어문학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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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쁠 때나 슬플 때나 혼자서든 여럿이 모여서 마시는 술은 그 때의 분위기,상황에 따라 술이 목을 타고 넘어가는 기분은 취하는 정도가 다를 것이다.젊어서는 호기로 마시고 중년을 넘어서는 삶의 곡절을 음미하고 세상 사는 이야기로 주점의 분위기는 달라지지 않을까 한다.술의 종류도 다양하고 그 역사도 사뭇 길기도 한데 술의 기원,술과 관련한 에피소드,문인들의 사연들을 엿보는 것도 흥취를 더하리라 생각된다.

 

인류의 기원과 더불어 술의 역사도 유구하다.기원전과 기원후로 나뉘는 술의 역사는 수렵,채집시대의 과일주,원숭이주(猿酒)가 있고 농경시대에 들어와서는 의적(儀狄)과 두강(杜康)에 의한 술 발명이 있었다고 한다.효모와 교접하여 발효된 술이 과일주이고 원숭이술은 나무 구멍이나 바위틈에 저장해둔 과일에 효모가 들어가 발효된 천연 술이며,곡식을 이용하여 빚은 술은 의적과 두강에 이르러서 등장하고 있다.

 

술은 신경계통을 흥분히시키고 몸에 에너지를 공급하고 흥분을 억제 내지 마비시키는 기능을 하기도 한다.술의 발견으로 말미암아 과학,문학,예술,민속,정치 등 인류의 사상과 물질문명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는데, 요근래에는 술이 소비재로 둔갑하면서 문화적 당위가 홀시(忽視)되고 있기도 하다.

 

이 도서는 술과 신의 관계,무속예술의 관계,술과 예술의 탈종교화,연극예술과 술 그리고 무속,술과 행로(行路)문학,술과 상업,예술로 나뉘어져 있고 다양한 에피소드를 관련자료와 문인들의 삶을 통해 술이 갖는 문화성을 다채롭게 엮어 나가고 있으며 술이 인간에게 의식적이고 정신적인 세계를 보다 고양시키고 문명을 이끌어 가는데 촉매작용을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음을 알게 된다.

 

술의 역사가 중국에서 시작되면서 술의 신의 관계를 보여주고 있는데 그것은 인류의 물 숭배와 신의 탄생,용 문화,술과 여자와 깊은 관련이 있다.성경의 창세기 7장의 대홍수,여성이 생명을 탄생시키는 양수,한국의 생식기숭배의 역사와 관련한 제천 박달재의 남근목(단군신화)이 있다.특히 중국에서는 바람의 신을 달,별과 연계시키는 민간신앙이 있으며 물과 바람은 술을 만드는 에너지원이라고 할 수가 있다.특이한 점은 술과 무속신앙에 있어 무당이 승천하기 위해 비둘기모자를 쓰고 새의 분장을 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술이 신을 위한 제주(祭酒)에서 인간을 위한 술(飮酒)로 전이하는 과정을 볼 수가 있는데 춘추전국시대,위진남북조 시기,송나라 시기를 넘어서 완전하게 인간이 마시는 기호 식품으로 전이가 된다.이러한 과정에서 고조선의 공무도하가의 공후인은 권력에서 배제된 무당의 비참한 생활상을 노래하고 있으며,고려는 불교가 왕궁에서 산간벽촌에 이르기까지 깊게 침투하면서 종교적 색채가 짙고 무속과 깊은 관련이 있다.위진남북조시대에서는 음주풍속이 어느 시대보다도 성행했고(죽림칠현),당나라에 들어서 문학예술과 술 문화가 돋보이는데 시인 이백과 두보의 시에 잘 나타나 있다.송대에는 연극예술과 술,무속에서 인위적 환경의 관계가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다.

 

교통과 술,예술은 도로와 상업의 발달에 힘입어 인구가 도시로 유입되고 시장의 역할이 커지면서 술의 문화가 발달되었음을 알게 된다.당대의 과거제도,고려의 우역로(牛驛路),조선의 도로교통망 10대 간선으로 재편 등에서 술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조선시대에서 한시와 기행문에서 술과 행로문화가 눈에 띄는데 주막이 발달하지 않고 술을 등에 짊어지고 가면서 읊은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가 있다.구한말에서는 망국의 설움을 통탄하는 시가 위주이고 흥청망청한 취흥은 배제되어 있다.이에 반해 당송시에서 보여주는 행로문학의 특징은 길을 떠나는 시작부터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술과 시가 자주 등장한다는 점이다.

 

중국에선 도시(城市)와 함께 술의 상업성이 발달되고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는데 술의 상업성은 송대에 이르러 "상업혁명"이라고 할 만큼 눈부신 성장을 보여 준다.조선의 경우 수도 한양의 인구가 점차 증가하는 현상을 보여주는데 상업과 수공업,도시문화를 향유할 경제력이 부족하다 보니 술과 같은 기호품을 마시고 즐기는 여유는 힘과 권력을 갖은 일부 궁중에서 이루어지고 일반 백성들은 먹고사는 데 급급한 생계형에 가까웠던거 같다.물론 집에서 손수 빚어 반주로 마셨다고 하지만 상업성과는 거리가 멀다.

 

한국에서는 술이 주점의 형태인 고급요정의 형태를 취하고 문화오락과 예술을 즐기는 음주공간으로 바뀐 것은 고작 일제강점기 때부터라고 한다.주점,음식점,다방과 커피숍,기생집,극장과 백화점 등이 유흥 공간으로 변해가고 이에 따라 문학,예술,공연예술 등의 문화 전반에 걸쳐 술의 상업성이 눈부시게 발전해 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술을 마시는 데에는 사연이 있다고 생각한다.신에게 제사를 지내고 연극,문학작품,행로에 있어 한차원 높은 문화의 향연을 고양시키는 데에 커다란 작용을 했다고 본다.과일주,곡주가 탄생하면서 술은 분명 인간에게 여러 가지 작용을 했다고 생각한다.현대에는 술이 상업성과 더불어 소비자의 소비재로 각광을 받고 있으며 적당한 음주를 통해 정신 건강과 흥취를 더해 가면서 삶을 풍요롭게 이어간다면 좋을텐데 과음으로 인해 사회부작용을 야기하는 불건전한 음주 문화는 개인과 사회에 커다란 폐해를 안길 수가 있기에 그 옛날 당.송시대,고구려,고려,조선의 문인들마냥 음풍농월하는 유유자적하는 마음의 여유를 갖었으면 한다.술과 예술,문화에 대해 역사와 의미,가치를 발견한 좋은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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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복 세이초 월드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김경남 옮김 / 모비딕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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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쓰모토 작품은 이번이 처음이다.표제어 '잠복'을 놓고 과연 이 도서에서는 어떠한 소재로 글이 전개될지를 상상하고 추측해 봤다.또한 작가가 말한 "나는 인간성이 드러나는 추리소설을 쓰고 싶었다"라는 말을 염두에 두고 읽어 내려 갔는데 8편의 단편 하나 하나 사건 사고가 잔잔하고 마치 흑백 영화 속에 상처를 주고 상처를 입는 남녀간의 애정 행각이 나타나고 등장 인물들도 커다란 굉음,스릴 넘치는 반전의 효과보다는 일본인만이 갖고 있는 인고(忍苦)의 관념도 함축되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시대가 종전 직후의 일이니까 그럴만도 하다.

 

신문사 전화 교환원,카페 마담,술집 여자,보험 설계사 등이 여자 주인공으로 나오고 남자 주인공들은 육체적 노동자로부터 대학교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지금이야 마음에 맞지 않으면 쉽게 이혼하는 세상이지만 이전엔 유부남이 몰래 첩을 거느리면서 버젓하게 자식을 낳아 기르다 들통이 나면 사니 못사니 한바탕 실갱이를 벌이다 없었던 일로 되버 버린 경우도 왕왕 있다.일종의 격세지감을 느끼는 대목이지만 나약한 아내 및 여성에게 씻지 못할 상처를 안겨 주는 행위는 가련하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지울 수가 없다.

 

배우의 꿈에 방해될까 살인을 저지르는 배우 이뇨료키치의 얼굴은 명예를 위한 수단이면서 파멸을 부추김을 알게 하고,강도 살인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지방으로 떠난 유키 형사가 범인의 아내가 범인 앞에서 생기있고 아름다운 빛을 내뿜는 광경을 지켜 본다는 여자의 처지를 그린 잠복,첩을 내쫓고 도의상 들여온 세 자식을 본부인과 코드를 맞추어 불륜,아동학대,살인,아동유기죄를 보여주고 이는 주인공의 내면에 '내 아이가 아닐거야'라고 위기를 모면하려는 무책임하고 비윤리적인 행위의 귀축(鬼畜),잘못건 전화로 살인사건 범죄자의 목소리를 듣는 목격자 전화 교환원인 도모코가 신고할 것이 두려워 살해하는 내용을 담은 목소리,보험설계사로 알게 된 스무라사토코는 무능력과 알콜중독,바람끼에 가정 폭력을 일삼는 남편을 살해하여 세상의 동정을 사는 일 년 반만 기다려,긴급피난의 본질을 그린 카르네아데스의 널 소장학자 구무라가 은사인 오쓰루와 다시 학교로 복직하는 것을 도와야 말아야 하는 상황에서 그의 정부인 스미코가 오쓰루를 고소하는 사태에 이르게 되고,협곡에서 동반 자살한 사건을 위장하기 위해 지방 신문을 구독하다 작가 스기모토에게 발각되는 지방신문을 구독하는 여자 되어 있다.

 

8편의 글이 인간의 내면과 정신 세계,사회성 짙은 사건.사고를 그려 내고 있다.사건,사고가 발생하게 되면 부산나케 범죄 수사를 위한 초동단계부터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탐문과 단서 발견,용의자가 압축되어 쇠고랑을 차게 되는 장면을 연상하게 하는데 이 글이 관통하는 것은 사건이 일어나기 행각과 사건이 일어난 싯점을 세밀하게 그려 나가되,결말 부분은 인간의 내면과 정신 세계,선과 악,죄와 벌에 대한 판단은 독자들에게 맡기는 방식으로 그려 가고 있다.또한 이야기의 시대 상황이 1940년대 후반부터 1960년대이기에 아날로그적인 요소가 짙게 깔리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그중에 귀축은 인간이 갖고 있는 마성과 축성의 요소를 고루 갖춘 작품이고 윤리와 도덕,책임을 묻게 하는 이야기이기에 오래 남을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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