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기업의 선택
짐 콜린스 & 모튼 한센 지음, 김명철 옮김 / 김영사 / 201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기업의 생명이 그리 길지 않은거 같다.하루가 다르게 변화와 혁신를 모태로 새로운 아이템이 출시되면서 고객의 니즈,니즈의 변화에 발맞추어 나가야 하기 때문에 고답적인 수구적 경영형태는 때로는 크게 요동치는 경영시장에서 오래 살아 남기가 어렵다.그만큼 인간의 삶이나 기업의 수명이 불확실하며 알 수 없는 미래를 어떠한 방향으로 이끌어 방향타를 신중하게 선택하고 판단하여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생각한다.예를 들어 빌 게이츠의 마이크로 소프트사가 오래도록 IT업계에서 승승장구할 줄 알았지만 승리의 여신,경쟁에서 선점을 차지하고 있는 곳은 스티브 잡스가 이끌었던 애플이다.

 

같은 산업에 속한 다른 기업들의 평균을 적어도 10배 이상 능가하는 기업을 만들어 이들을 10X 리더들이라 부르며 20마일 행진,총 먼저 쏘고 대포 쏘기,데스라인 위에서 이끌기,SMaC 레시피 등 전문적인 경영용어를 펼치면서 위대하면서도 오래 살아 남기 위한 기업의 선택과 결정은 무엇인지를 사례와 비교,분석을 이용하여 독자들에게 다가 오고 있다.

 

기업은 늘 불확실한 미래,치열한 경쟁을 안고 있지만 참신한 아이디어와 창조력으로 얼마든지 미래를 창조해 나갈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동종업계와 비교하면서 그 평균 실적보다 10X 이상의 실적을 보여 주고 있는 기업들은 무엇보다도 신중한 선택과 규율 있는 실행의 문제라는 사실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즉,혼돈과 불확실성의 비즈니스 세계에서 한 기업을 위대하게 만드는 것은 당연히 그 기업의 사람들의 머리와 손에 달려 있으며 그들이 무엇을 어떻게 잘하느냐에 의해 위대함이 판가름 난다는 것이다.

 

10X 기업으로 선정된 기업의 내면을 보면 전체 주식시장의 해당 업계와 비교하여 15년 이상 경이로운 결과를 유지하고,매우 요동치는 기업 환경에서 타기업보다 월등한 실적을 보여준 기업,막 창업하고 규모가 작아 초기엔 취약한 기업 구조를 갖었지만 서서히 상승하여 10X 반열에 오른 기업들이 소개되고 있다.대상 회사는 암젠,바이오엣,인텔,마이크로소프트,프로그레시브,사우스웨스트항공,스트라이커이다.10X 리더들은 개인의 목적이든 회사의 성공이든 위대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그들의 삶 가운데 자신이 소유한 것을 잃을까 염려한 것이 아닌 진실로 위대하고 자신보다 더 큰 무언가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과정에서 각고의 고민과 번민을 했던 것으로 보여진다.

 

상기 기업들은 불안정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극단적 장애물들을 극복했으며,극단적 환경에 처했을 때 최고의 기업의 리더는 돋보이는 비상한 행동과 실천력을 보여 주었다는 점이다.그 단적인 예가 남극을 탐험에 나선 아문센과 스콧의 경우를 들고 있다.아문센은 대원들이 맞이할 기후,체력,식량 등을 잘 안배했지만 스콧은 남극이라는 환경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중도에 도태되었다는 점이 매우 시사적이다.

 

20마일 행진의 좋은 요소는 실용적이고 강력한 전략 메커니즘으로 작용한다.또한 전체 시스템이 '20퍼센트 성장률 법칙'을 성취할 수 있게 목표를 설계했다.그 규치은 성과 기준,자기 규제,해당 기업 특성에 적합한가,통제 가능한 범위 내에 있는가,타임프레임은 적절하게 정해졌는가,기업이 스스로 설계하고 부과했는가.꾸준히 지속해서 수행했는가를 두고 있다.20마일 행진,20퍼센트 성장률 법칙은 무질서 속에서 질서를 강요하고,중심을 잃을 소용돌이 속에서 일관성을 요구하고 있다.질서와 일관성은 중심축이기에 지켜내야만 했던 것으로 보여진다.

 

비용과 위험이 낮은 것을 비유한 '총 먼저 쏘고 대포 쏘기'는 기업인수 등이 있으며 한방에 도약을 가능하게 만드는 혁신이나 천재적인 미래 예측보다 10X 기업들의 성공을 보다 잘 설명하고 있으며 실증적 확인을 기반으로 자원을 집중해 커다란 수익을 거두기 위해 대포를 쏜다는 것이다.그런데 규율과 창의성을 일체화하는 것은 용이한 일이 아니며 10X 리더들은 혁신적인 것보다는 경험을 토대로 판단을 내리고 있다.일종의 축적된 지혜와 직관력의 결과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 외 위에서 이끌어 주는 데스라인,구체적(Specific),체계적(Methodical),지속적(Consistent)를 의미하는 SMaC,운(運)에 따른 수익률 등을 위대한 기업의 선택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불확실한 미래,기업 환경을 극복하고 10X 기업이 되려면 경제,시장,유행,기술,정치적 지형,법규,사회규법,개인의 직업 등이 어떻게 변화해 나갈 것인지를 목록화하여 우선 순위를 수정.정하고 외부적 변화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되 적응하고 진화해야 하는 변화에는 당연 맞춰 행동으로 옮겨야 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적의 채소 - 비료도 농약도 쓰지 않는 먹거리 혁명, 자연재배
송광일 지음 / 청림Life / 201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인간이 스트레스 받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아가 산업개발 및 도시화에 따라 산하가 옛 모습을 감춘지 오래 되었으며 건축물과 도로는 인체에 유해한 화학 성분이 들어간 재료들로 넘쳐 난다.게다가 빨리 빨리로 통하는 한국인의 기질과 정서,사회 분위기상 매사 느리게 해 나갈 수가 없기에 먹는 것도 인스턴트 식품이고 먹는 시간은 5분을 넘기지 못한다.인간의 신체 및 정서에 얼마나 악영향을 미칠지는 불문가지이다.

 

혼탁한 공기,농약과 비료,세제 찌꺼기로 넘쳐 나는 가운데 현대인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신체 내부가 서서히 병들어 가고 있다.병상 초기에는 몰랐다가 어느 정도 진행되었을 때 병을 발견하는 것이 대부분이다.일찍 건강 검진이라도 받았더라면 초기에 완치가 가능한데 때는 늦어 놓쳐 죽음에 이르는 안타까운 경우를 종종 본다.나아가 현대인의 고질적인 병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아토피는 환경 공해로 인해 대부분 발생을 하게 되고 환자들이 가려워서 겪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아토피 환자들은 천식까지 겹쳐 합병증을 불러 일으키기도 하기에 온가족이 아토피 치료를 위해 신경이 곤두서곤 한다.

 

산업화 및 도시화가 덜 되었던 농경 사회에서는 농민들이 논과 밭에 씨를 뿌리고 적당하게 퇴비와 거름으로 농작물을 일구어 자급자족을 하고 암이나 아토피 등의 병에 걸리지 않고 오래도록 살아 갔다.그런데 상업 및 유통이 발달되면서 기름진 토양에 산성 비료와 농약,성장 호르몬과 항생제 등을 투여하면서 높은 생산성과 고수익을 얻으려는 상업 메커니즘에 의해 소비자들의 식탁에는 화학비료와 농약 찌거기가 있는 음식 재료를 구입하여 섭취하고 있는데,안타까운 것은 신체에 좋지 않은 것들이 가랑비에 옷 젖듯 서서히 신체내부의 장기,혈관,대사계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이다.

 

요근래 농약과 비료의 부작용을 인식한듯 협동조합식의 유기농 농산물이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회원제이기에 가격은 일반적인 가격보다는 비싸지만 농약과 비료를 사용하지 않았기에 어느 정도 안심하고 그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엄밀히 말해서 유기농도 100% 안심할 것은 못되는거 같으며,육가공을 이용한 육식 섭취가 늘어나고 있는데 생산자들이 자연식 방목을 하여 사육을 하는 것이 아닌 촘촘하게 협소한 공간에 수용시켜 항생제,성장 호르몬제를 투여하여 단기간에 발육시켜 시장에 내파는 형식이다.이러한 사육 과정에서 인체에 부작용을 일으키는 요인들을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나아가 문제는 중국산,호주산,미국산 등 외국에서 수입해 오는 농작물과 육류 제품들이 철저한 검역과 사육과정등을 제대로 알고 유통시키는지 묻고 싶다.

 

한국인으로서 농약과 비료,동물 분뇨 등을 사용하지 않고 자연식 재배로 자수성가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송광일저자의 친환경,자연재배법은 경이롭기만 하다.농약과 비료는 당연히 인체에 해롭지만 동물 분뇨 등도 질산이 들어가 있기에 토양의 질을 낮추며 농작물의 생장 속도는 빠르지만 강인하고 튼튼한 건강유지는 어렵다는 것이다.예전보다 한국인의 체격과 체중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채소보다는 육가공 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한다.저자는 자연재배를 하게 되면 식물과 동물에 고전압 현상이 발생하여 인체에 면역력을 강화시켜 주면서 질병예방에도 크게 효과가 있다고 한다.특히 구워서 먹는 각종 고기,유제품,인스턴트 식품이 건강을 해치는 요인(아토피,알레르기,각종 암 유발)이며 허우대는 멀쩡해도(비만) 근육과 면역력이 약해서 참을성과 끈기가 부족하며 의존적인 경향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송광일저자의 자연재배법은 아직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고 인식도 덜 되어 있는 상태이다.이농현상이 가속화되어 유휴지 농지가 많은 농촌을 송광일식 자연재배법을 이용하여 토양도 살리고 인체 건강도 살리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기대해 본다.토양을 살리기 위해 부엽토 및 참나무 껍질로 비료를 대신하여 각종 채소를 가꾸어 가고 있는 저자의 참신하고 독창적인 자연재배법이 조속하게 한국에 뿌리를 내렸으면 한다.물론 기존의 채소 생산자,동물 사육자 등과의 상업적인 이해관계로 부딪히는 면이 있겠지만 자연과 인간이 하나가 되고 썪어 가는 대지,산하를 되돌리는데 커다란 기여를 할 수 있기에 정부의 적극적인 호응과 지원,대대적인 광고,캠페인이 급선무가 아닐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의 맛있는 여행
황교익 지음 / 터치아트 / 201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한반도의 사계는 뚜렷하여 사람이 살기에 참 좋은 나라이며 신으로부터 축복을 받았다고 생각한다.따뜻한 봄,무더운 여름,서늘한 가을,매섭게 추운 겨울이 있고 계절에 따라 한반도의 산하는 자연의 섭리에 맞게 색상이 바뀌어 간다.그 중에 인간이 기본적으로 생존을 위한 먹거리는 다채롭기만 하다.맛칼럼니스트 황교익저자가 떠난 한반도의 사계에 따라 어떠한 먹거리 재료들이 분포되어 있고 특징이 무엇인지를 따라가 본다.

 

 

 

 

봄이 오는 길목은 한반도 남단 서귀포에서 찾아 온다.밝고 흐드러지게 피어난 유채꽃의 향기는 봄의 전령사이다.겨우내 자고 있던 산하의 만물이 기지개를 켜면서 미각을 돋구고 싱싱하며 자연의 향을 그대로 전해 주는 것들이 있어 때론 행복할거 같다.죽순,딸기,가자미,미나리,멍게,매실,녹차,재첩,꽃게,전복 등이 미각을 살려주는 것은 물론이고 건강까지 챙겨 주는 보양식이다.특히 딸기는 노지보다는 비닐하우스 재배가 성행하고 있기에 늦봄보다는 겨울과 이른 봄에 재배되는 딸기는 빛깔도 곱고 혀에 닿는 느낌도 최고이다.또한 이른 봄 논에 자라는 미나리는 건강 음식으로 그만인데 각종 탕에 넣어 먹으면 시원하고 아삭하게 씹히는 맛도 잊을 수가 없을 것이다.

 

 

 

 

봄이 왔는가 싶으면 벌써 여름이다.기후 온난화로 인해 여름이 일찍 찾아 오는데 여름철 음식은 시원하면서도 허약하고 지친 심신을 달래 주는 것들이 최고일거 같다.수박,참외,자두,복숭아 등 과일을 비롯하여 남성들 스테미너에 좋다는 꼼장어와 여성들 입술 빛깔에 결코 지지 않을 빠알간 앵두의 탱글탱글한 모습,그리고 의령의 망개떡은 출출할 때 간식으로 그만일거 같다.해산물의 경우에는 난류와 한류 어종이 있는데 조기의 경우에는 서남 해안에서 주로 잡히며 법성포 굴비는 한국인이 즐겨 찾는 밥 반찬 중의 하나이다.

 

 

 

 

복숭아 황도가 나올 무렵이면 이제 가을로 접어 든다.아침 저녁으로 일교차가 크고 불청객 태풍까지 찾아 오기에 농민들은 날씨의 향방에 따라 마음을 안절부절할거 같다.가을의 대표적인 과일은 포도와 사과,호두이고 해산물은 대하,장어,전어,참게,우럭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할 것이다.내가 거주하는 곳이 경기 북서부이다 보니 임진강 참게를 식구들과 가끔 먹게 되는데 참게 매운탕은 얼큰하면서도 건더기가 사라지면 야채와 수제비까지 얹어 주기에 참 좋다.가을은 날씨도 청명하고 여행과 산책하기에 좋은 계절인 만큼 시간이 되면 과일 산지를 찾아 싱싱하면서도 덤으로 더 주는 후덕한 인정이 있어 기대가 된다.

 

 

 

 

이제 서리가 내리고 가을걷이가 끝나면 아랫목이 생각나는 겨울로 깊게 들어 간다.날이 추워지고 일교차가 커지면서 건강 음식으로 몸을 챙겨야 할거 같다.뜨근뜨근한 순두부와 포장 마차에서 피어 오르는 대게찜의 수증기,데이트 시절 춘천 막국수와 황태 무침도 일미이다.특히 흐리게 나왔지만 인제 용대리 황태는 삼한사온의 기후 조건에 적격이라고 한다.말랐다 얼렸다를 반복하여 몸통이 누렇게 변해갈 때 비로소 상품으로 탄생한다고 하는데 어민들은 혹시라도 비라도 올까봐 조마조마한다고 한다.

 

 

농약,비료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대개는 자연 속에 바람과 물,토양의 힘을 빌어 탄생하고 있는 갖가지 음식군(群)들을 보면서 역시 '신토불이'라는 말이 저절로 떠오른다.한국의 토양과 기후,한국인의 정성과 노력으로 생산된 먹거리는 빛깔도 곱고 육질도 알차고 건강까지 챙겨주는 건강 도우미이기에 재료의 특징과 체질,기호에 맞게 요리해 오감을 충족시켜 준다면 맛의 행복도 되찾을 수가 있을거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별을 스치는 바람 2
이정명 지음 / 은행나무 / 201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1권에 이어 2권에서는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스기야마 간수의 죽음에 대한 용의자 최치수를 사형을 시키고 윤동주시인이 원하던 조선 독립의 꿈과 고국에 돌아가지 못하는 한을 남긴 채 그곳에서 싸늘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것으로 압축된다.

 

윤동주시인은 연날리기를 하면서 간수,소장 등에게 된통 주먹과 몽둥이 세례를 받기도 하지만 그가 글을 좋아하고 글을 쓰는 천부적인 재능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간수들은 조선인 죄수들에게 검열 대상이 되지 않는 범위내에서 엽서를 대필해 주기도 한다.이럴 때 생각나는 말이 있다.바로 '낭중지추(囊中之錐)'이다.재주와 재능을 아무리 숨기려 해도 밖으로 삐져 나오는 법이다.말로 형언키 어려운 핍박을 받을지언정 간수,소장도 윤동주시인의 문학적인 소질과 재능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암묵이 오고 갔을 거같다.

 

미도리라는 간호사가 형무소 내에 분위기를 살리려 소장의 적극적인 배려하에 합창단을 만들기도 하는데 죄수들은 그곳에 가면 뭔가 먹을 것이라도 있을까 싶어 기웃기웃하곤 한다.미도리는 스기야마가 죽고 최치수마저 처형 당했다는 분위기가 영 싫었던지 나가사키로 몸을 옮기게 된다.그런 가운데 윤동주시인은 자신이 출감할 날을 손꼽으면서 형무소 생활에 적응해 나가려 하지만 그의 몸은 영양부족에 과도한 노동으로 야위어 가고 결국 그곳에 온 의사에게 진료를 받지만 거의가 형식적인 진료 및 치료이다.이것은 어디까지나 죄수의 건강상태를 철저하게 체크하는 것이 아닌 인체 실험에 다름 아니었다.허약한 죄수의 몸에 과다한 주사 바늘과 부작용을 일으키는 약제를 조제하니 당연 인체 실험이 아니고 무었이겠는가!

 

죽음의 문턱에 이른 윤동주시인의 뇌리에는 고향에 계신 부모님,어릴 적 만주 간도의 화룡현의 마을 앞 뒤의 내와 산을 벗삼아 놀던 시절,문학도의 꿈을 안고 학창 시절을 보냈던 추억 속으로 빠져 들었을거 같다.그러나 정신을 차리려면 눈앞을 가로막는 철조망과 철장들,두꺼운 철문들,왜 이 곳에 자신이 왔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금지된 조선어 시들,경찰 조서,검찰의 기소장,재판장의 판결문 등 그가 당하는 수모는 인간이하 특히 나라를 잃은 백성이 받는 아픔과 고통일 뿐이었다.

 

허약해질대로 허약해진 윤동주시인은 피복 노역장의 매캐한 먼지,어지러운 재봉틀 소리,독한 염료 냄새와 간수들의 서슬 퍼런 눈빛 사이에서 이미 서서히 죽음을 앞두고 있었다.그가 짊어진 삶의 무게,아무런 관계도 없이 이 지경이 되었던 것은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의 묵직한 중압감이었다.그가 쓴 아름다운 시 하늘,별,바람,그리고 시를 희미하게나마 그려보면서 그는 조국의 광복을 6개월 앞두고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싸늘하게 운명을 달리하고 말았다.그의 사망에 대해 고국에 계신 부모님 앞으로 보내는 전보는 (지정한)시일내에 사체를 인수하지 않으면 형무소 규정에 의해 의학 해부용으로 사용하겠다는 취지를 전한다.

 

와타나베유이치 '나'는 비록 일본인 검열관이지만 윤동주시인의 일거수 일투족,언행을 살피면서 그의 온유하고 지성적이며 내적으로 강한 의지력을 갖고 있는 그에게 동정과 연민의 정을 느끼게 된다.그의 죽음 앞에 참으로 슬픔을 가눌 수 없었던 와타나베유이치는 과연 국가,전쟁이란 무엇이고 왜 살아야 하는가,참된 인류애를 독자들에게 잘 전해주고 있는거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별을 스치는 바람 1
이정명 지음 / 은행나무 / 201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일제강점기는 조선의 산하와 국체,정체,혼까지 모두 빼앗기고 나라의 분위기는 마치 폭격에 맞은 가옥들의 형해와 같고 살아 남은 사람들은 어디로 가야 할지를 몰라 미친듯이 사위를 해매도는 형국과 같다.그 중에 일본이 대동아공영권에 광분한 나머지 만주사변,진주만 폭격,남양만 군도에 군수 물자 및 군 인력을 조달하기 위해 조선과 대만,중국의 젊은이들을 강제징용하고 전지에서의 처우는 하루 주먹밥 하나에 멀건 일본식 미소시루(된장국) 한 종발이 전부였으며,일본이 전황이 불리해지면서 전쟁에서 이겨야만 한다는 조바심으로 소위 군인들은 가미가제(神風)식으로 군인들을 격전지에 몰아 넣었는지 모른다.나아가 군인들의 뒷바라지,성욕 해소를 위한 젊은 처녀들까지 일본군의 위안부가 되었으니 조선의 몰골은 빠싹 마른 나뭇가지나 다름 없었으리라 생각된다.

 

서시,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참회록,자화상 등으로 시문학에 크게 영향을 끼친 윤동주시인의 후쿠오카 형무소 생활을 허구적이나마 처참하고도 가련하며 힘없는 지식인의 고뇌와 실낱같은 희망이 담긴 이야기를 읽어 가면서 당시 일본은 누구를 위해 전쟁을 일으켰는지 묻고 싶다.전쟁에서 승리하든 승리하지 못하든 그 후유증은 정신적,물질적으로 헤아리고 셈할 수 없는 천문학적임에 틀림없다.이것은 인간의 탈을 썼지만 정신은 거리를 미친듯이 휘젓고 다니는 광견이 하는 짓이나 별반 다름 없다고 생각된다.2차 세계대전의 전황이 불리해지면서 젊은이들을 대부분 강제징용시키고 사상이나 이념적으로 거추장스럽다고 판단되는 자들은 모두 당시 일본 형법의 잣대에 맞춰 처벌을 내리곤 했던 것으로 보여진다.

 

부끄러운 미소와 온유한 성품을 지녔던 윤동주(尹童舟)시인은 교토 도시샤(同志社)대학 영문학에 재학 중에 조선어로 시를 쓰고 사상적으로 불온하다고 하여 교토 형무소에 수감이 되지만 그는 후쿠오카 형무소에 이첩된다.좁고 어두우며 불결한 환경,죽지 않을 만큼만 주는 식사,가혹한 감시와 폭행,폭언 등이 윤동주시인을 비롯한 사상범들에겐 삶과 죽음에 대해서는 미련도 없는 체념의 시간만 흘러갔을거 같다.후쿠오카 형무소에 수용된 조선인 수용범들은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관계이기 때문에 탄압과 감시,멸시는 한층 더 증폭되어 갔기에 윤동주시인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내적으로 강한 자존심과 조선 독립의 갈구는 윤동주시인에게는 강렬했다.창씨개명도 어쩔 수 없이 히라야마 도주로 했을 뿐 그의 가슴 속엔 윤동주일 뿐이다.자신이 좋아하는 부류의 도서를 읽고 시를 쓰고 하는 것은 그가 소학교 시절부터 싹이 텄고 연희전문대학 시절에는 시집을 내려다 담당 교수의 만류로 세상에 나올 수 없었기에 형무소 안에서의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시로서 자신의 고독한 마음을 보이지 않는 미지의 우주,세상과 교유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글에서는 시종일관 '나'라는 인물이 후쿠오카 형무소의 소장,간수,수인들의 언행을 감시하고 검열하는 검열관이다.(와타나베유이치) 소련의 로몬한 전투에서 전설적인 영웅담을 갖고 있는 간수 스기야마,일본 우에노 공원에서 당시 일본 천왕 생일 축하행사에 폭탄을 투척하려다 실패한 최치수 등이 후쿠오카 형무소의 분위기를 잡아 나가고 있다.우락부락하면서 완력이 센 스기야마 간수는 윤동주시인의 문학적 소양에 강한 배척감을 갖은듯 하지만 그의 진실을 알고부터는 그에게 온유한 자세를 보여주고 반대로 최치수에겐 인정 사정없이 대한다.스기야마 도잔은 이미 시인이 되어 버렸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주먹과 몽둥이로 죄수들을 감시하고 체벌하던 그가 의문사로 남게 되는데 용의자는 최치수가 되고 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