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은 신발
김주영 지음 / 김영사 / 2003년 8월
평점 :
절판


 

 

바쁘고 각박하게 살아가다 보면 불현듯 지나간 어린 시절,추억이 깃든 시간 속으로 빠져들 때가 있다.조부모를 모시는 부모님과 함께 초가삼간 옹색한 집에서 온가족이 밥상을 가운데 놓고 옹기종기 지내던 시절도 생각이 나고,학교가 멀어 일찍 아침밥을 먹고 있으면 뒷집 친구가 함께 가려고 마루에서 기다리던 시절도 생각이 나고,동네에서 법 없이도 살 인정많고 덕이 많은 아주머니는 일찌감치 돼지에게 줄 음식물 찌꺼기를 받으러 우리집에 오던 시절도 엊그제와 같다.

 

마을 대개가 초가집이었기에 짚으로 지붕을 잇고 다음해가 될 때까지 지붕의 짚들은 누런색에서 바람과 비,공기의 영향을 받아 회색빛으로 물들어 가고,지루한 장마,소나기라도 내릴라치면 처마밑은 굼벵이 몸에서 떨어지는 암갈색 물빛이 흙바닥에 흥건히 고이고 처마를 긴 막대기로 훑으면 굼벵이들이 바닥으로 밤송이마냥 툭툭 떨어지던 기억이 아스라하다.

 

봄에는 할머니께서 텃밭에 갖가지 채소를 모종하고 뒷간에는 재거름을 이용하여 호박,옥수수를 심고 여름이 되면 마당 앞의 텃밭과 뒷간은 온통 녹색 물결로 집안은 생기가 돋아난다.상추와 풋고추로 한여름의 건강을 찾고,토실토실 여운 하지감자는 커다란 솥에서 모락모락 김을 피우며 허기진 속을 달래주던 시절은 소박하기만 했다.가을 벼를 베고 벼를 집안으로 들이면 동네 아주머니들이 홀태로 벼알을 훑어 내고 나는 볏단들을 한 곳으로 옮기는 잔심부름을 했다.밤이 되면 휘영청 밝게 대지를 비추는 달빛을 따라 남몰래 단감 서리를 했던 조마조마하고 짜릿한 순간도 잊혀지지 않는다.

 

그리고 가을 수확이 끝나고 논을 갈아 엎어 보리를 심고 이른 봄엔 보리밟기도 신나던 시절이었다.부지런하신 할아버지께서는 한 순간도 몸을 놀리지 않으시고 산과 들로 머슴 이상으로 일을 하셨다.벼농사,밭농사,땔감은 물론이고 손재주가 있으셔서 마른 수수대와 싸리를 이용하여 빗자루를 능수능란하게 만드셨다.그리고 83세에 작고하셨는데 돌아가시던 날 당신께서 죽음을 예견하셨던지 말끔하게 얼굴을 발을 깨끗하게 씻으셨던 분이시다.학교에서 돌아오니 부음 소식이 들려오고 지붕 위엔 할아버지께서 입던 옷이 던져져 있었다.동네 사람들은 호상이라고 하셨다.

 

지난 일에 대한 추억과 회고는 몇 날을 얘기해도 끝이 없을거 같다.어둡고 불편했던 1970년대 초.중고교 실에는 초가집과 재래식 화장실,모든 일이 손과 발을 움직여야만 이루어졌던 농경사회의 전형이었다.그시절로 되돌아 가기엔 너무 멀리 온거 같다.그리운 시절,간직하고 싶은 추억은 현대 사회에서 맛볼 수 없는 시골의 후한 인심과 공동체적인 상부상조의 정신이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돈과 물질도 중요했지만 그다지 돈에 쫓겨 다니는 각박한 상황은 아니었던거 같다.그래서 삶이 힘겨울 때에는 눈을 지그시 감고 옛 시절을 회고해 본다.

 

김주영작가가 청소년 시절의 추억과 그리움을 회고하는 형식으로 1950년대의 서울,충청도,경상도 지역의 빛바랜 정경을 사진과 함께 독자들에게 다가오고 있다.한국전쟁이 끝난지 얼마되지 않은 탓인지 산과 들,마을의 모습은 벌거숭이이고 복구가 온전치 않은 상처입은 모습이다.사람들의 삶은 자연과 함께 살아가려는 순박한 삶의 모습으로 다가온다.특히 도회지보다는 시골의 모습은 전근대적인 생활상을 보여 준다.보릿고개,참외서리,이잡기,노천 학교,소 꼴 먹이기,동구밖 등의 모습들이다.자연과 함께 삶을 꾸려 가면서 안분지족했던 시절이 당시를 살아갔던 분들에겐 향수를 자극케 할거 같다.불편한 기억도 있겠지만 정겹고 따뜻했던 기억은 오래도록 간직해 두는 것이 좋을거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新일본어 능력시험 한권으로 끝내기 N3 (교재 + 모의테스트 문제집 + 스피드 체크북 + MP3 CD 1장) 新 일본어능력시험 한권으로 끝내기
이치우. 기타지마 치즈코 지음 / 다락원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일본어는 제2외국어로서 선택과목이다.중.고교에서 배우게 되는데 학교 재량에 따라 선택이 되고 내신에 반영되기도 한다.또한 대학입시에서 제2외국어이고 타외국어와 비교할 때 시간 투자 만큼 성적을 거둘 수가 있다.그만큼 말의 구조 및 한자어 사용 등이 친근감이 있어 기본 단어.어휘,문법,독해,청해에 이르기까지 교과서 범위 내에서 집중적인 학습이 이루어진다면 좋은 결과를 얻으리라 생각된다.

 

1984년부터 JLPT(일본어 능력시험)는 국제교류기금 및 일본국제교육지원협회가 주관하여 실시하고 있는 시험이다.급수는 낮은 단계인 N5에서 높은 단계인 N1까지 있다.N1의 경우는 난이도가 최고이기에 현지의 시사적인 정보,뉴스,전반적인 분야에 이르기까지 두루 알아야 한다.난해한 한자어의 읽기,근현대 문학작품에 대한 이해,시사적인 내용에 대한 청해 능력 등도 요구된다.

 

아울라 N1 정도를 취득하면 일본의 대학,전문학교에 입학에 유용하고,국내 대학교의 일본어과 등의 특차 전형과 기업 인사 및 공무원 선발에서 평가 자료로 활용되고 있기에 적극적이고 꾸준한 일본어 학습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진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으리라 판단된다.평소 학원 등에서 두루 사용되는 교재를 구입하여(문법까지 마스터 할 수 있는 교재) 학습을 해 놓으면 다음 상위 단계는 스스로 한일사전,한자어 읽기 사전을 찾아 가면서 실력을 향상시킬 수가 있다.

 

개인적으로 N3을 가르치고 있기에 이 교재를 소개하고 싶다.교재구성은 언어지식(문자.어휘),언어지식(문법),독해,청해 순이다.

 

문자.어휘 편에서는 한자읽기,한자표기,예상단어 공략으로 되어 있고 어휘 공략은 문맥규정,교체유의어,용법,예상어휘 공략으로 되어 있다.다음 문법.독해에서는 문제유형과 핵심문법 정복과 독해요령,문제유형 공략 등으로 구성되고 있고,청해에서는 청해요령과 문제유형 공략하기로 되어 있다.부록으로 스피드 체크북이 있기에 시험(매년 7월 첫 번째 일요일과,12월 첫 번째 일요일 2회 실시)이 가까워지면 직전체크로 활용하면 좋을거 같은데,스피드 체크북에는 필수단어.어휘.문법의 핵심이 정선되어 있어 매우 유용하리라 생각한다.

 

한자어 읽기는 일상에서 사용되는 단어인데 단어의 음독보다는 낱글자의 훈독에 신경을 써야 한다.일종의 서술어(형용사,형용동사,동사)인 낱글자의 읽기는 대화 및 문장에서 자주 활용된다.특히 일본에서만 사용되는 한자어는 별도로 정리해 놓는 것이 좋은거 같다.예를 들어 공부라는 단어는 일본에서는 궁리라는 의미로 쓰이기 때문이다.

 

문장흐름과 독해를 잘 하려면 기본적으로 동사의 활용법을 마스터해야 한다.그리고 문맥 파악이 중요한데 그것은 문장과 문장을 연결하는 접속사와 용언을 꾸며 주는 부사,그리고 문장의 의미를 살리는 기능어가 70여개가 수록되어 있기에 의미 파악은 물론 독해를 통해 자기 것으로 삼아야 한다.이러한 과정을 거친 후에 독해를 당황하지 않고 풀어나갈 수가 있다.독해의 요령은 뭐니 뭐니해도 문맥 파악이 첫 째이기 때문이다.

 

맨 마지막에는 실전과 동일한 모의고사 2회가 수록되어 있기에 시험 직전에 스스로 풀어 보고 채점을 하여 오답에 대해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비슷한 문제로 다시 실수를 한다면 안될 것이다.참고로 합격 여부는 상대평가 방식이며 종합득점으로 95점이상,기준점으로는 각각 19점이 넘어야 합격이 된다.종합득점이 95점이 넘어도 기준점에서 19점 미만이면 탈락이 되는데(2010년 7월 기준),점수는 매년 달라진다고 한다.(참고로 기준점이란 문자.어휘,문법 19점/60점,독해 19점/60점,청해 19점/60점)이다.

 

요즘 글로벌 시대라고 한다.영어는 말하지 않더라도 영어에 대한 스펙도 취득하고 제2외국어까지 높은 등급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적시적소에서 도구로서 활용가능하고 궁극적으로는 해당 언어 및 해당 국가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인식,교류의 폭을 넓혀 가리라 생각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럽 음악축제 순례기
박종호 지음 / 시공사 / 201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반인들이 문화를 사랑과 애정으로 대하고 발전시켜 나가려는 것은 일과 행복을 동시에 만족시켜 준다고 생각한다.또한 문화의 척도는 대중예술을 널리 홍보하고 수용하려는 문화 정책과도 직결된다.문화 생활 이를테면 콘서트,오페라,연극,미술,독서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사회 전반적으로 널리 퍼져 나가되 이를 단발마적인 현상이 아닌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안목에서 정책 운용이 이루어져 문화를 향유하는 계층이 보편적으로 퍼져 나가기를 바라고 있다.

 

문화 생활을 한다는 것은 단지 인간이 밥만 먹고 살아가기 보다는 지친 심신을 달래고 마음의 여유와 영혼을 살찌우는 고귀한 현상이기에 문화 생활을 향유하고 공유하는 층이 두터울수록 그 나라는 안정적이고 살기 좋은 나라가 아닐까 생각한다.유감스럽게도 한국은 문화 정책에 대한 예산이 미미하고 적극적으로 이를 활성화 하려는 의지가 부족하다는 것을 귀로 듣고 매체를 통해 실상을 알게 되었다.

 

박종호저자가 유럽 음악축제 현장을 6개국을 누비면서 발품을 팔아 공연과 페스티벌의 현장을 생생하게 전해 주고 있다.오스트리아,스위스,체코,이탈리아,프랑스,독일을 샅샅이 이잡듯 조사하고 감상하면서 콘서트,오페라,축제 등을 보여 주고 있다.경제력이 뒷받침이 되고 있는 이들 나라는 모짜르트,베토벤,하이든,슈베르트 등 음악 거장들을 배출시키고,그들이 남긴 업적을 소중하게 보존하면서,음악 거장들에 대한 존경심과 불후의 명작들을 훼손시키지 않으려는 정신들이 살아 남아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인스브루크,뫼르비슈 호수,스위스의 취리히,베르비에,독일의 뮌헨,바덴바덴,바이로이트,체코의 프라하,프랑스의 엑상프로방스(엑스라고 불린다),오랑주,몽펠리에,이탈리아의 베로나,피렌체(오페라가 이곳에서 탄생),라벤나,페사로 등의 축제 현장은 공연과 오페라 등으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가을부터 봄까지만 치뤄지는 곳이 있는가 하면 여름이 오긴 전 딱 1달만 축제를 행사하는 곳도 있다.나라마다 축제를 여는 시기가 다르지만 축제를 관람하고 만끽하려는 사람들의 발길은 기대와 설레임으로 가득차 있다.저자는 축제가 열리는 곳이라면 불원천리의 자세로 뛰고 타고 달려 간다.티켓이 매진되었을 때에는 혹여 캔슬한 표나 암표라도 손에 쥘까 애를 태워가기도 한다.운 좋게 표를 손에 쥐었을 때에는 어린 아이가 뛸듯이 기뻐하는 그만의 표현은 과연 음악의 축제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음악은 메마르고 지친 영혼을 달래 주고 삶의 전환점을 안겨 주기도 한다.인간의 귀에 들려 오는 감미로운 선율과 리듬 특히, 클래식의 정수를 담은 선율과 리듬은 문명의 이기가 전혀 뻗치지 않은 오지의 산 속에 들어온 느낌일테고 몸과 마음은 무념무상의 경지로 빠져 들어갈 것이다.또한 축제의 현장에서 보고 듣고 알게 된 모든 지식과 정보는 저자에게는 음악적 소양을 한층 깊게 해주고 글쓰기의 원동력이 되어 줄 것이다.

 

음악 축제가 시작되기 전부터 입구는 관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고 축제가 시작되면 장내는 찬물을 끼얹은 듯 고요하고도 경건하게 음미하는 수준 높은 음악 애호가들의 자세에 새삼 놀랍기만 하다.축제가 일어나는 현장 주위에는 알프스와 산도 있고 청아하고 푸르른 빛을 자랑하는 호수는 한 폭의 그림과 같고, 음악 거장들이 사색하고 작품 활동을 하던 고가(古家)의 고색창연함은 마음의 본향에 온거 같다.종교적 색채가 짙은 바로크,고딕의 다채로운 건물 양식이 그곳에는 아직도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어 역사.문화에 대한 인식이 각별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한국도 음악을 사랑하는 유럽 주요국과 같이 사람과 자연,건축물 등이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 나갔으면 한다.문화 정책을 새롭게 구상하고 문화를 향유하는 계층을 보편화하는 쪽으로 예산을 넓혀 나가고 많은 사람들이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문화를 즐기는 계층이 많아질수록 사회 구성원들의 정서는 풍요로워질 것이고 안정적으로 흐를 것이다.생생하고 아름다운 화보와 함께 유럽의 음악축제를 실제로 다녀온거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래서 나는 김옥균을 쏘았다 - 조선의 운명을 바꾼 김옥균 암살사건
조재곤 지음 / 푸른역사 / 2005년 11월
평점 :
품절


 

 

 

지난 역사를 놓고 볼 때 정치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과 정치를 잡으려고 하는 사람간에는 늘 대립과 반목,갈등과 회유,척결과 희생이 뒤따랐다.정치라는 것은 말그대로 국민을 위하고 나라의 안위를 먼저 생각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힘과 권력,명예,부의 세습을 위한 수단과 도구로 여겼다고 생각한다.그만큼 정치권력을 쥔 자와 아웃사이더 간은 팽팽한 긴장감과 갈등이 도사리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이다.

 

 

그러한 비근한 예가 해방이후에 등장하는데 이승만 정권하에서의 정치 거목 조봉암선생 처형,박정희 시대 장준하선생의 의문사 등은 법과 체제를 떠나 지식인의 일반인의 분노를 사게 만들었으며 아직도 이제 대한 쿨한 사과도 없이 빠져 나갈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역사의 진보를 기대할 수가 없는 점이 아직까지도 지속되고 있는 것은 권력 주위에 포진되어 있는 정치,경제적 이해관계에 얽힌 부류들이 문제라고 생각한다.과학과 기술 문명은 나날이 발전되어 가지만 권력을 쥐고 있는 자들의 생각과 이념,파벌은 아직도 구태의연하기만 하다.

 

 

조선 후기 외세의 개화 압력이 거세지고 개화 세력들이 늘어나면서 봉건적이고 수구적인 왕권사상을 벗어나 선진문물을 받아 들여 조선의 개혁개방을 진보적으로 이끌어 가려던 인물이 김옥균이었다.그는 당숙 김병기의 양자로 들어와 어린 시절부터 총명함을 보여 주는데 알성문과에 장원급제하고 홍문관교리로 임명되면서 정치적 결사 및 개화당 형성에 진력을 하게 된다.그리고 이동인을 일본에 파견하여 일본의 근대화 실태를 조사케 한 뒤 그도 일본 근대화 시찰을 통해 이것을 조선에 밴치마킹하려 김옥균을 위시하여 홍영식,서광범,박영효 등과 우정국에서 갑신정변을 일으켜 체제 개혁의 요강을 발표하지만 청군과 민비수국세력에 의해 실패하게 된다.

 

 

김옥균은 정변 주도자들과 일본인의 도움으로 일본으로 은신을 하면서 뜻있는 자들로부터 생활자금 등을 제공받게 되지만 그의 입지는 좁아지기만 한다.도쿄에서 홋카이도,오가사하라 섬 등으로 망명의 설움을 달래다 다시 일본 도쿄로 돌아오면서 그를 죽인 자객 홍종우라는 인물과 접촉하게 된다.자객 홍종우는 민비수구세력이 보낸 이일직의 (댓가성 있는)제의를 받고 김옥균과 동지로 가장하면서 당시 조계지(租界地)였던 일본 소유의 동화양행 호텔에서 외롭고 처절한 죽음을 맞이해야 했다.

 

 

홍종우는 조선인 중에서 프랑스 유학 1호자로 춘향전을 프랑스어로 번역할 만큼의 능력을 갖은 자였고 김옥균을 살해한 댓가로 그는 홍문관 교리직을 제수받고 사택까지 하사 받은 자이다.청국의 방해로 김옥균은 자신의 개혁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청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은 조선을 집어 삼키려는 철저한 계획을 이토히로부미에 의해 착착 진행되고,조선에 대한 일본의 간섭이 심화되면서 홍종우는 제주목사로 좌천된다.그곳에서 탐관오리로 부정부패를 일삼던 홍종우의 말년은 자업자득의 결과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김옥균과 홍종우가 만일 살아 있다면 두 분이 국내외 정치 문제를 어떻게 펼쳐 나갈것인지를 가상 대담으로 실어 놓은 점이 매우 인상적이고 독특하다.이것은 어디까지나 역사적 사실과 증거에 의해 조재곤저자의 유연성과 개연성 있는 상상과 추리로 대담을 실은 점은 당대의 상황을 한층 이해하기 쉬워 역사적 학습과 그들의 심리적,이념적 문제까지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주고 있다.

 

 

유교적이고 왕권 중심으로 돌아가던 조선 후기는 풍전등화의 형국이었다.시대의 흐름과 나라의 문명발전을 일찍이 간파하고 이를 실천으로 옮기려 했던 김옥균은 비록 뜻을 이루지 못했지만 현대 위정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그리고 김옥균이 죽지 않았더라면 과연 조선의 운명은 어떻게 진행되어 갔을지도 의문이다.왕권,신권,사색당파,민란,세도정치로 이어지면서 김옥균과 같은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선지자들의 뜻이 빛을 발할 수 없었던 점은 역사의 후퇴,국치로 이어지는 불운의 연속이었다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펑키 동남아 - 사랑과 행복의 상징 두리안을 찾아 떠나는 힐링 로드
김이재 지음 / 시공사 / 201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흑인적인 감각이 풍부한 리듬이나 연주를 나타내는 펑기는 재즈의 용어로 쓰이며 '흑인의 체취'로도 쓰이는데 펑키 동남아라도 하니 불현듯 거무잡잡하고 생동감 있게 살아 가는 동남아인들의 모습이 오버랩되었다.한국과는 달리 기후나 생활 풍습,인종,언어,경제 수준 등이 판이하게 다른 동남아 주요국에 대한 지리학자인 저자가 안내하는 5개국(싱가포르,말레이시아,태국,필리핀,인도네시아)의 체험에 따른 인상기는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여성들의 사회진출과 권한이 강하다는 점이 돋보인다.

 

 

제2차 세계 대전을 치르면서 상기 5개국은 미국,영국,네덜란드,일본 등의 침입으로 갖은 고통과 탄압을 받아 왔다.특히 2차 세계대전 막바지에 이르러 일본의 남양만 군도를 침탈할 무렵에는 인도네시아,태국 등은 교량 건설과 군수 물자에 동원된 강제징용자들이 겪었던 모진 수모와 탄압,희생이 있었던 점에서 각별하게 관심이 가는 곳이다.

 

 

상하의 날씨,다양한 민족,언어,관광과 오락,문화와 예술,풍성한 먹거리와 다채로운 요리,정관계에 진출하여 사회를 리더해 가는 다부진 여성들,격심한 빈부차이를 느끼게 하고 있다.인도계,말레이시아계,중국계 등이 사회구성원으로 갈등과 분쟁을 최소화 하면서 살아가는 말레이시아,싱가포르,인도네시아의 면면을 보면서 조급증과 구성원들간의 위화감보다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면서 자신들에게 주어진 사명과 몫을 자신과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해 가면서 살아가는 모습이 한국 사회와는 대조적으로 다가온다.

 

 

사회치안과 경제 활력이 샘솟는 싱가포르,동서양의 음식 문화를 자랑하는 말레이시아,문화와 예술,요리와 디자이너가 활발하게 살아 있는 태국,미국과 스페인의 문화 영향이 살아 있는 필리핀,인구 약 2억 5천을 거느리면서 새롭게 경제력 향상에 주력하고 있는 인도네시아를 읽어 가면서 다가오는 것은 싱가포르만 빼고 나머지 국가들의 수장은 여성들이라는 점이다.막강한 정치권력을 쥐고 있는 동남아는 실질적인 남녀평등이 정착한지 오래된듯 하다.다만 그들의 삶의 질과 경제력 향상을 위해 민관이 얼마만큼 협력과 공동체 인식을 해날지는 두고 보아야 할거 같다.

 

 

김이재저자는 지리학자로서 이 글에 실린 5개국들의 여성의 사회진출과 실질적인 경제권 행사 등을 두고 한국 사회의 구조와 현상을 비교해 가면서 저자만의 섬세하고 구성진 입담으로 동남아 5개국의 실상을 전해 주고 있는데 요리와 농작물이 풍성한 그곳에는 두리안이라는 과일이 '사랑과 행복'의 상징하고 있으며 과일 두리안(겉이 고슴도치와 같이 뾰족한 가시 형태로 되어 있음)을 어느 나라나 예찬하고 있다.조각상도 있고 유명인의 포스터에 등장시키고 있으니 그들은 천상 사랑과 행복을 갈구하는 나라들인거 같다.

 

 

돈과 물질,명예와 출세에만 혈안되어 있는 한국의 사회 분위기와 풍토에서 과연 삶의 질과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를 자탄해 본다.생활고,마이너스 통장,우울증,자살,대학의 낮은 질 등이 결국 사회 구성원의 마음 속에 독소마냥 똬리를 틀고 있지 않을까 한다.펑키 동남아 5개국이 이제는 경제수준을 끌어 들이기 위해 외세 자본,기술을 도입하여 착실하게 경제 성장에 분주하고 있다.근대와 현대가 공존하고 다양한 종교와 언어,성적 소수자의 권위를 인정하면서 그들만의 고유한 전통과 인습을 지켜 나가는 삶의 자세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그들의 마음 속에는 세라토닌,도파민 등의 유쾌한 호르몬이 충만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활력을 읽을 수가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