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고아 아시아 문학선 4
우줘류 지음, 송승석 옮김 / 도서출판 아시아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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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제국주의를 본격화 하면서 한국,중국,동남아의 제국(諸國)에 끼친 정신적,물질적 손해는 이루 말할 수가 없고 현재까지도 식민통치에 대한 쿨한 사과와 배상 등에 대해서도 매우 미온적이고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독일과 일본을 비교하면 극히 대조적인 현상이다.일본은 자국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자위대를 창설했으나 실제로는 '평화유지군'등 힘의 역학 관계로 전쟁과 분쟁지역에 참여하고 있다.군사력 강화가 결국 이웃 나라를 위협하고 유사시에 그들이 어떻게 나올지는 누구도 알 수가 없는 상황이기에 철저한 군사대비로 갖추어 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본의 제국주의가 맹위를 떨치면서 중국 대륙의 만주사변,중일전쟁과 더불어 중국 본토에서 떨어진 대만도 일본의 식민 지배를 50여 년 정도를 겪으면서 조선과 같이 소작민의 공출,강제 징용,정신대,창씨 개명 등이 이루어지고, 대만이 일제에 의해 받았던 수모와 착취,설움은 우줘류 작가가 이를 리얼하게 잘 보여 주고 있어,일제 식민통치의 대만,대륙,일본의 관계가 실감나게 전개되어 가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 글은 주인공은 우타이밍이다.비교적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진지하고 성실한 자세로 모범생과 같은 길을 걸어간다.성격이 내성적이면서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주는 조용한 성격이다.그는 대만이 일본에게 침탈 당하고,본토로부터는 무시하고 경멸 당하고 일본으로부터 받는 차별과 착취,탄압은 극치를 이루었고 보정(保正)이라는 직책을 이용하여 자국민을 이용하고 착취하는 황국파도 득실거렸는데,한 집안에서 형과 이복 동생이 그러한 역할을 서슴없이 해내는 것을 본다.타이밍은 과연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면서 일본의 신학문을 흡수하여 대만 미래에 커다란 보탬이 되고자 유학을 떠나게 된다.

 

 

 

그가 일본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오지만 그가 하고 싶은 일,찾으려는 직무는 찾지를 못하고,이제는 중국 상해로 도항을 하게 되면서 그곳에서 옛 친구의 도움으로 일어 교사를 하던 중에 반려(슈춘)를 만나게 되고 아이까지 낳게 되지만,부인 슈춘은 신생활 운동,생활 개선,남녀 평등,여성 해방을 부르짖으며 타이밍과는 대조적으로 적극적인 항일운동에 나서게 되는데, 외교부 패거리들에게 그가 본토인이 아닌 데다가 사상적인 혐의로 생명의 위협까지 받게 되면서 다시 대만으로 귀국하게 된다.

 

 

 

이러한 가운데 대만의 사정은 날이 갈수록 일제의 공미운동과 착취,강제 징용,정신대 문제가 불거지면서 어수선한 정국이 요동을 치게 된다.식량이 떨어지게 되면 꼼작없이 굶어 죽을 상황인지라 소작인들은 벼의 일부만 공출하고 나머지는 빼돌리자는 데 의견을 모은다.또한 보정이라는 직책은 철저히 황국 식민정책에 동화하여 자국민에게는 있으나 마나한 허수아비에 불과한 존재일 뿐이다.

 

타이밍은 주위에서 개명을 요구하지만 자신은 그 요구에 불복하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은 많지만 속수무책일 뿐이다.이복 동생마저 죽자 그는 누구에게 말을 붙일 상대로 없어져 버리고 천애의 고아가 되어 정신 착란증을 보이면서 세상을 향해 절규를 토해 낸다.그리고 그는 어디론가 행방불명이 되고 생사 여부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로 남게 된다.

 

 

 

"일본인이여! 보아라,너희가 어떻게 우리를 기만하고 착취했는지?"

"중국인이여! 보아라,너희가 얼마나 우리를 무시하고 경멸했는지?"

"타이완인이여! 보아라,너희가 얼마나 무지하고 한심한 존재인지?" - 본문에서 -

 

 

당시 대만이 일본에 의해 겪었던 치욕은 조선의 처지와 대동소이할 것이다.다만,대만은 본토로부터 외면 당하고 일본으로부터는 백성의 삶이 도탄이 될 정도로 가혹한 탄압과 착취를 당하는 과정에서,주인공 타이밍은 이성과 중용의 정신과 지식인으로 살아가려 했지만 자신의 처지와 국가의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정신적인 착란증이 그를 엄습했으리라 생각한다.일본과 본토 중간에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을 작가는 대만을 고아(孤兒) 의식으로 생각하고 정의하고 있는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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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밤 0시 5분
황동규 지음 / 현대문학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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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동규 시인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많지 않고 읽은 작품도 <삶의 향기 몇 점>뿐이다.황순원작가의 친자이기에 문학적 DNA를 많이 받았겠구나라는 호기심으로 읽어 갔던거 같다.그 뒤로 도서 검색을 하다 <겨울밤 0시 5분>이라는 시집 제목이 강렬하게 다가와 그의 시세계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

 

마을버스 종점,미니 광장 삼각형 한 변에

얼마 전까지 창밖에 가위와 칼들을

바로크 음악처럼 주렁주렁 달아놓던 철물점이 헐리고

농산물센터 '밭으로 가자'가 들어섰다.

건물의 불 꺼지고 외등이 간판을 읽어준다.

건너편 변에서는 '신라명과'가 막 문을 닫고 있다. - 겨울밤 0시 5분에서 -

 

지금은 마을 버스가 다니는 곳은 좁을 골목길,언덕길,승객이 많지 않은 비주요노선에 한정되어 있는거 같다.휘이잉 불어 대는 겨울날 칼바람 속에 귀가가 늦어지고 걱정이 되어 막차를 기다리고 있는 겨울 밤 풍경이 애처롭고 정겹기만 하다.밤 0시 5분이 되면 대지는 북적대던 하루의 먼지,때 모두를 들이키고,다음 날을 위해 소리없이 새단장 준비에 들어갈 것이다.그리고 '끄윽'하고 가게 셔터 문이 내리면 대지를 밝히고 지켜 주는 것은 하늘의 별과 가로등으로 우주의 태초의 신비감마저 감도는 시간이 밤 0시 5분이 아닐까 싶다.

 

이 시집은 총63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회한과 감정,상처와 정념이 스며 있고, 자신이 내딛은 발자취 안에서 느껴지는 그리움의 감성이 촉촉하게 그려져 있다.또한 이제 나이가 들어 가보고 싶어도 여건이 허락이 되지 않아 기억으로만 더듬어 가는 그리움의 풍경도 '아,그 시절이 있었구나'라고 입술에 미소를 짓게 하고,삶의 한 켠에서 솓아 오르는 황동규 시인만의 관성적이고 친숙한 대상에의 예찬 등을 느끼게 하고 만다.

 

작가의 오랜 친구 마종기 시인은 황동규 시인의 시학을 이렇게 전하고 있다. '평생 동안 자기 시를 갈고 닦아내는 그의 정성'과,'언제나 어디서나 좋은 시를 쓰는 것만이 자기 생의 최고,최상의 의미'라 믿는 그의 확신과,'사생결단으로 시쓰기에 매진하는 그의 시에 대한 열정'이라고 품평했다.

 

시는 시인에게 전해주는 영감과 시인의 품는 정성의 손길로 정교하게 세상에 나온다고 생각한다.어떠한 대상에 대해 은유와 상징으로 보여 주는 점도 있지만,가슴을 적시고 누선을 자극하게 하는 뜨거운 감동의 시도 있다.이 시집에서는 대개가 산문적인 색채가 짙지만 시의 내용을 그림과 장면으로 환치하여 음미하고 되새겨 보는 여운이 오래도록 남을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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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28원칙 - 2040에게 전하는 안철수의 성공 원칙
김병완 지음 / 북씽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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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함께 모여서 사회와 국가를 이루며 살아가는 이유는 '한 사람이 할 수 없는 의미 있는 일을 사회와 국가를 통해 이루어가기 위해서'이다 라고 안철수 후보는 말하고 있다.그가 평소에 갖고 있는 정치철학은 정의와 상식,소통과 공존의 평화이다.그러한 의미에서 그가 설파하고 있는 사회와 국가가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원칙과 기본'을 중시하고 '정직과 성실'로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원칙과 기본을 지키는 부류는 얼마나 되고 정직과 성실하게 사는 사람들이 과연 제대로 된 대우를 받는지는 의문이다.현실 정치 및 사회 구조,의식이 투명하지 않다는 것이 가장 마음에 걸린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각후보들은 벌써부터 뜨거운 쟁점들을 언론에 노출시키고 있다.깨끗하고 투명하며 믿음직했던 안철수 후보 역시 국민들로부터 검증을 받아야 할 것들이 있을테고 정치 신인이기에 기성정치권과 어떻게 균형과 조화를 맞추면서 그가 갖고 있는 정의와 상식,소통과 평화의 개념을 현실화할 수 있을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이고 그에게 보내는 지지와 응원은 지금까지 기성 정치인들이 보여 주었던 돈과 물질,권력,명예를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국민과 주민들을 무의식 중에 기만해 왔기에 좀 더 참신하고 믿음이 가는 후보가 그가 아닐까 한다.

 

 

지난 선거 때까지만 해도 후보와 관련한 도서들이 그리 많지 않은 걸로 알고 있다.이번 선거를 앞두고 안철수 후보의 삶에 관한 도서가 제일 많은거 같고 문재인 후보 도서도 많다.도서의 내용은 삶의 가치관이 다르기에 딱 꼬집어서 말할 수는 없지만 공감이 되는 점은 뿌리 깊은 사회 부조리 제거,서민이 살맛 나는 세상이 아닐까 한다.두 분 모두 현정권의 정치권의 각종 비리.부패,4대강 개발에 따른 자연 생태계 파괴,고용없는 성장의 내막,사회 부조리의 극대화 등을 제대로 인식하고 풀어갈 숙제를 안고 있다.이러한 문제는 현재의 여나 야 모두가 공통적으로 느끼겠지만 여당이 고질적이고 토착적으로 안고 있는 돈과 물질,수구적인 이념의 탈 등을 벗기가 힘드리라 생각되기에,야당 성향의 지지자들이 현재 한국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안철수후보가 갖고 있는 28가지 원칙은 의과대 교수에서 바이러스 퇴치용 백신 개발에서 서울대학원교수 재직에 이르기까지 갖고 있었던 삶의 원칙과 기준이 그대로 나타나 있다.

 

 

"사람은 중요한 선택을 할 때 오랜 고민을 하고,해답을 찾고,자신이 누군지 찾을 수 있다고 합니다.생각과 말은 그 사람을 말하지 않아요.그 사람이 선택하는 행동이 그 사람이고 진실이에요.즉,고민이 되는 선택을 하는 순간이 자신인 거죠.이런 고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 청춘 콘서트-

 

 

영혼을 걸만한 것에 걸어라,지켜야 할 가치가 있다면 보상 없이 따라야 한다,우리 모두는 자기 인생의 주인이다,우리는 우리가 읽은 것으로 만들어진다,비즈니스는 긴 호흡과 영혼의 승부이다,모두가 행복해지는 것이 진짜 성공이다,열정과 냉철함을 동시에 갖춘 자가 승리한다로 크게 대별하고 있다.안철수후보의 성격은 잘 모르겠지만 어느 것 하나를 실행에 옮기더라도 매우 심사숙고하는거 같고 청산유수와 같이 쏟아 내는 언변력보다는 간단명료하면도 강렬한 흡인력을 안겨 주는 점이 특징이 아닐까 한다.

 

 

이번 선거는 깨끗하고 투명한 정책 중심으로 이루어지기를 바란다.인신공격이나 비방,흑색선전은 이제는 유권자가 냉철한 의지로 이 땅에 발을 내딛지 못하게 해야 한다.한국의 정치 풍토,대다수의 서민들에게 일자리와 행복을 안겨 줄 수 있는 믿음직한 후보가 대통령으로 탄생되기를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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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 보이
호머 히컴 지음, 송제훈 옮김 / 연암서가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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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광촌에서 태어나 로켓 설계와 우주비행사로 오랫동안 일을 해온 저자 호머 히컴의 자서전격인 그의 성장 이야기는 비록 분량이 많이 지루한 감이 없지는 않았지만,지난 학창 시절 로켓 발사 시험을 위해 아마추어 차원에서 총31회의 발사가 있었고 마지막 회에는 저자의 아버지가 로켓 발사 스위치를 누르며 로켓이 콘크리트 조각을 날리며 굉음과 함께 힘차게 날아 올랐던 환희와 감격의 순간을 그리고 있다.시행착오는 그에게 성공이라는 달콤한 꿀맛을 안겨 주었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가정과 사회,국가의 총체적인 제도와 시스템의 영향을 받고 성장해 나간다.탄광촌에서 광산 엔지니어인 아버지와 평범한 주부인 어머니,그리고 형과 살아가는 저자에게는 세상을 놀라게 할 전대미문의 로켓 발사 소식이 귀에 들어 오는데 그것은 소련에서 '스푸트니크호'를 발사하게 되고 미국내에서는 이를 과학문명에 대한 자존심의 문제로 생각하는 분위기가 짙어 가게 된다.저자는 이에 자극을 받고 고교 친구들과 BCMA라는 로켓 발사 동아리를 만들어 로켓 제작에 따른 예비지식을 쌓고 발사에 필요한 재료들을 섭렵하면서 발사지점을 찾기도 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인다.

 

이에 아버지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광산 엔니지어를 권유하지만 저자는 소련의 로켓 발사에 크게 자극을 받고 로켓 발사 의욕에 박차를 가한다.그와 함께 하는 동지 쿠엔틴을 비롯한 4~5명이 지식과 지혜를 짜내어 로켓 발사에 포함되는 지식,이를테면 수학의 미적분 방정식,미적분을 비롯하여 목탄과 황을 섞어 만든 초석(흑색화약 및 질산칼슘),동체,노즐 등을 몇 일 몇 날을 쉼없이 연구에 몰입한다.그러면서 지식의 시스템이 무엇인지도 깨닫게 된다.

 

그가 명명한 로켓 오크(Auk)가 실험 발사되면서 이러한 소문이 학교에 퍼지게 되고 학교장,과학 선생님 등은 의견 차이를 빗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과학 선생님의 격려와 마음의 스승인 존 브라운 박사의 음덕으로 그가 진행하는 과학 프로젝트(BCMA)는 일취월장의 진보를 보여 준다.

 

그러던 중 비코프스키 씨의 죽음과 아버지가 광산 폭발 사고로 부상을 입게 되면서 과학 프로젝트를 계속하면서 로켓 발사의 꿈을 이어갈지에 대해 잠시 회의를 느끼지만 존 브라운 박사의 부인이 그에게 전해주는 뜨거운 격려와 위로는 쿠엔틴을 비롯한 친구들이 합작으로 만든 오크 31호가 아버지의 손에 의해 발사 스위치가 눌러지고 하늘 높이 로켓은 날아 가게 된다.아버지는 저자가 로켓에 계속 매진하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전하게 되고,저자는 20여 년을 로켓 발사와 우주 비행사 훈련에 몰입하게 된 것이다.

 

저자가 보여준 과학 프로젝트에 대한 의지와 집념,끈기와 열정은 한국의 청소년들에게 귀감이 될 만하다.저자가 선탄장,탄가루가 늘 휘날리는 열악한 성장 환경 가운데에서도 하고자 하는 목표,꿈을 이루어내고야 말겠다는 의지와 신념이 매우 가상스럽기만 하다.회고록의 형식을 빌려 쓴 글이지만 성장 과정이 촘촘하고 자세하게 들려 주고 있어 감동과 환희를 함께 느끼게 한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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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유산
다치하라 마사키 지음, 김형숙 옮김 / 한걸음더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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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유산’이라는 제목에 끌려 차가운 겨울밤 화롯불 옆에 앉아 선승의 선계를 듣는 듯한 느낌으로 읽어 내려 갔다.행복감과 무상감 사이,무량사 토담길,건각사 산문 앞이 이 글의 핵심이다.이야기는 작가의 자전적인 소설을 가미한 선계 세계의 행복감 무상감에서 비롯된다고 하겠다.또한 작가의 이력이 불가사의할 정도로 그의 태생과 가정 환경,성장기,일본에서의 생활 속의 내면 세계등을 이해해야만 이 작품의 본의를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그의 본명은 김윤규)

유년 시대(행복감과 무상감 사이)에서는 아버지가 승려로 있는 무량사 선방에 취학하면서 시작되고 무용 송계스님으로부터 사서오경과 한적을 익히며 한학의 초보를 익힌다. 그의 아버지는 3일에 한 번씩 절에서 집으로 돌아오면 도요지 터를 찾아다니며 고려청자,이조백자를 수집했는데 훗날 다치하라의 무작위한 도자기들이 마음속에 기억의 잔상으로 남아 더할 나위 없는 행복한 시절로 회상하지만,아버지의 자결로 푸르스름하게 흙빛으로 변한 모습을 보면서 그의 마음속에 선연하게 남으며 아버지의 생애가 무상감에 의해 지탱되어 왔음을 공감하며 자결을 이해한다고 밝힌다.

소년 시대(무량사 토담길)는 안동 심상소학교에 입학한 이후의 이야기인데 ’쪽발이’(왜소한 일본인을 조롱해서)라고 놀린 상급생을 계단 아래로 떠밀어 대고 자신을 비웃는 학생을 단도로 상해를 입힌 일도 있다.이는 작가 자신이 실제 아버지를 잃고 이혼한 생모가 일본으로 건너가 버리고 숙부 밑에서 생활하지만 정작 따뜻한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해 우울감과 고독, 비관 의식을 밖으로 표출하고 1937년 일본으로 가게 되면서 무량사의 큰스님에게 이별을 고하러 갔을때 싸늘하게 선문답으로 "문아,가거라","됐다,가거라"는 한 마디가 비열하고 추한 것에 대한 용서없는 시선을 가르쳐 주었다고 한다.

건각사 산문 앞일본에서의 생활 이야기로서 건각사에서의 선 수행이 중심이 되고 있으며 생모의 죽음에 맞춰 건각사 산문이 완성되지만 어릴때 아버지와 이혼하고 자신을 남겨 놓은 채 남동생과 일본으로 건너간 생모와는 애틋한 정같은 것은 느낄 수가 없었던 모양이지만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나 환영은 일본의 藥師寺의 근처와 해외 여행지의 곳곳에서 강렬했다고 한다.

작가의 성장 과정에서 형성된 내면의 세계 및 개인 성격에 비추어 볼때 그의 작품들은 일본 중세의 미적 이념에 몰입하게 만든 근원이라고 하며 일본이 제국으로부터 패망하면서 일본에서의 선의 확립이 굳어졌다고 한다.

이 작품을 읽으면서 다치하라라는 작가 개인의 내면적인 정신 작용과 육신의 본향등을 회고하면서 그린 거라서 시대적인 상황이나 작품 속의 내용과는 차이가 나는 유년,소년,일본에서 삶을 마감하기까지의 그의 일대기와 비교하면서 읽는다면 한층 다치하라라는 작가를 더욱 이해할 수 있을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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