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맨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필립 로스의 작품은 <울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이다.모든이를 뜻하는 도서의 제목은 죽음을 앞둔 모든 이들이 지나온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면서 남은 가족들에게 전하는 유무언의 메시지가 회환과 정념 등으로 가득할 것이다.시간과 세월의 무게 만큼 마음 속에 내려 앉은 모든 짐들을 훌훌 털어 버리고 실존의 삶의 마지막을 평온하게 떠나갈 것이다.이것은 누구도 예외없는 자연의 섭리에 따른 것이다.

 

이 글의 이야기는 유대인 혈통을 갖은 노인의 죽음으로 공동묘지에 하관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노인은 세 명의 부인,세 번의 직업,세 명의 자식,세 번째 부인,형과 형수가 유일한 유족이다.그리고 보석상,광고 제작회사,그림 그리기가 그가 삶의 끝자락까지 해 왔던 일이다.그는 부인에게 불성실하고 거짓말을 능청스럽게 잘하여 가족들은 등을 돌리고 식구들은 남편,아버지라는 존재를 식은 밥 쯤으로 여겼으리라 생각되며,유일하게 그를 배려하고 순진한 따뜻함으로 다가 오는 사람은 둘째 부인에게서 낳은 낸시이다.

 

딸 낸시가 장례 준비를 다 하고 조문객들을 맞이하며 마지막 하관식에 이르기까지 낸시는 아버지에 대한 추억과 기억으로 가득찬데 반해 이복 오빠 둘은 아버지에 대한 장례식 참가는 법적으로 부자 관계라는 의무감에 지나지 않았다.그것은 어린 시절 어머니,자신들에게 냉대하게 대한 아픈 기억이 남아 있기 때문으로 보이며, 낸시의 어머니는 이혼을 한 상태이지만 함께 살았던 정으로 그의 마지막 길을 편안하게 보내 주려고 했던 것에 다름없다.흔히 장례식은 조문객과 상주들로 붐비고 시끌벅적해야 하는데 매우 단출하고 썰렁한 느낌마저 감돌았다.

 

누구나 죽음을 피해갈 수는 없을텐데,낸시의 아버지는 보석가게를 비롯하여 광고 제작회사,말년의 그림 그리기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은 가족 누구의 간섭을 받지 않고 나름대로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 온 인물이지만,가정에서는 후하게 점수를 줄 수가 없다.특히 광고 제작회사를 이끌어 갈 때에는 자신보다 나이가 1세대 차이가 나는 젊은 모델 아가씨와 염문과 동거가 이루어지고,친어머니가 작고할 무렵에도 병상을 지키기는 커녕 욕망에 불탄 나머지 젊은 아가씨와 놀아났던 것이다.낸시 어머니로부터 외면과 경멸을 받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일선에서 물러나 바다가 훤하게 보이는 은퇴자 마을로 이사를 하여 거실을 화가 스튜디오로 만들어 그림을 그리면서 은퇴자 노인들과 여생을 소일하기도 한다.도덕적 청렴과 완벽한 판단과는 거리가 멀고,가정에 헌신보다는 외부에서의 비행과 실수가 잦았던 낸시의 아버지는 전신마취를 통한 경동맥수술에 들어가지만 심장마비로 운명을 달리한다.희미한 기억,주검에 대한 초연하려고 생각했던 그는 소년 시절의 활력을 그리면서 가족에게는 아무런 유언과 회개도 없이 삶을 마감한다.

 

완벽하지 않아서 아름다운 존재가 인간이다.그러나 한 울타리 안에 믿음과 온기를 불어 넣어야 할 아버지가 밖으로만 뱅뱅 돌고 가정에 대해서는 무책임과 불성실,거짓으로 가장한다면 그 누가 믿고 따르려 하겠는가? 낸시의 아버지는 세 명의 여자를 얻었지만 알콩달콩한 삶을 보여 주지 못하고 끝내 남은 가족에게도 회한과 성찰의 말 한마디 남기지 못한 점이 안타깝기만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브랜드 잉글리시
김승환 지음 / 시냅스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영어를 몇 십년간 배웠다 해도 실제 영어로 말하는 사람의 말을 이해하고 응답할 수 있는 소통의 능력을 갖고 있는지 나 자신의 영어실력도 한참 멀었다고 생각한다.중.고교 시절의 배우면서 핵심이라고 일컫는 숙어,관용어구,틀에 맞춘 영어 문장 몇 마디가 전부이다.실상 사회 생활을 하면서 꾸준하게 영어를 익히고 대화를 나누면서 소통 능력을 키워 나가야 하는데 실정은 정반대이고,국가에서는 "영어 몰입을 해야 한다"고 강변하지만 영어로 듣고 말하는 환경 조성이 갖추어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는 각자 알아서 배우든 말든 하라는 방임주의로 밖에는 들리지 않는다.

 

일부 계층에서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영미권으로 조기 유학을 몇 년씩 보내어 현지 영어를 마스터하는 사람들도 부쩍 늘어나고 있다.집을 전세로 내어 주고 그 돈으로 유학을 가고 남편과 아내는 '기러기 부부'가 되는 사태까지 이르고 있는게 한국 영어교육의 단면일지도 모른다.그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람들은 교과부가 제시하는 룰대로 따라가야 하고,아이의 수준이나 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비싼 과외,쪽집개 강사를 들여 집안 경제를 휘청거리게 하는 사람들도 있다.부모가 자녀의 교육투자 만큼 효과가 나타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부모,자식간의 관계 및 소통이 원활해지지 않아 '한숨'만 푹푹 쉬는 집도 있다.

 

부정적인 얘기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실제가 그렇다고 생각한다.학생이 영어학습 동기가 제대로 갖춰진 연후에 아이의 영어 수준과 학습 능력을 파악하여 영어 학습근육을 늘려 가는 것이 바람직하고,체계적이고 학습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영어학습 투자를 하는 것이 부모,자녀 모두에게 득이 될 것이다.금물은 아이가 영어를 남보다 못할까봐 조바심을 낸 나머지 투자의 효용성을 망각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브랜드 잉글리시>는 포켓용으로 늘 휴대하기 쉽게 구성이 잘 꾸며져 있다.자주 쓰이는 단어,문장,기억력을 높이는 강도,새로운 정보와 오래된 정보와의 연상 작용,간헐적이고 불규칙적으로 접하게 되는 각종 브랜드의 활용,스토리 텔링을 이용한 어휘와 표현력의 증대,브랜드별 요약(Summary),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ational English Ability Test)에 맞춘 듣기,읽기,말하기,쓰기가 가능하도록 잘 꾸며져 있다.CD는 부착이 안되어서 MP3 파일 무료 다운로드를 받아야 듣고 말하는데 활용할 수 있을거 같다.

 

예를 들어 피자헛(Pizza Hut)은 1958년 미국의 대학생 형제가 어머니에게 600달러를 빌려 캔자스주에 PIZZA HUT이라는 피가 가게를 차리면서 시작되었는데,피자헛을 만드는 재료,과정부터 불규칙적으로 출현하는 생활 속의 각종 브랜드까지도 활용하면서 이를 뇌에 규칙적이고 체계적으로 저장하여 필요할 때마다 끄집어 내어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브랜드별로 빈도,강도,연상,간헐적 강화,스토리텔링,요약,회화로 구성되어 있는 이 사용설명서는 반복학습을 통해 뇌의 학습 기능을 강화하는 것을 중점으로 두고 있다.영어로 생각하고 말하고 듣고 쓰는 연습을 부단히 해야 할 것이다.영어라는 외국어는 세계 공용어가 된지 오래 되었지만 한국의 영어학습 제도와 풍토도 사교육을 줄이고 공교육 자체로 얼마든지 영어를 구사하고 소통할 수 있게끔,일선 학교에 많은 지원과 혜택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님의 청소법 - 걸레 한 장으로 삶을 닦는
마스노 슌묘 지음, 장은주 옮김 / 예담 / 2012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일 갔다 집에 들어오면 가장 먼저 발을 내딛는 곳이 현관(玄關)이다.현관의 신발과 신발장이 가지런하게 정돈되어 있고 거실에는 있어야 할 것들(TV,소파,원목탁자 등)이 고달프게 일하고 들어 오는 주인을 안스럽게 기다리는 것과 같이 평온함이 감돌고,침실과 서재,주방,냉장고,베란도 등도 말끔하고 정갈하게 놓여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집을 비롯하여 대부분이 먹고 살기 바쁘고,귀찮고,시간이 나지 않고,눈에 띄는 곳만 대충 청소를 하고 마는 것이 일상화 되어 버린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집의 청소는 거의가 내가 한다.처음부터 청소를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닌데,시간과 세월이 흐른 뒤 어느 날 냉장고 안의 야채실,베란다의 샤시 문 틈을 보니,야채실의 음식물을 하얗게 곰팡이가 피어 나고 베란다 문 틈은 마치 석탄을 캐는 갱도 안을 보는거 같았다.이렇게 글을 쓰는 있는 순간 참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지만 청소를 왜 해야 하는가에 대해 나도 하고 싶은 말이 있기 때문에 솔직하게 털어 놓는 것이 좋을거 같고,이 글을 읽는 분들이 공감을 얻고 (평소 타성에 젖은 부분에서)자신과 가족의 정신적 건강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요즘 대부분의 가옥 구조가 빌라 아니면 아파트라고 생각한다.평수가 넓고 가재 도구가 많다 보면 정리하고 말끔하게 청소를 하려면 한나절도 모자랄 것이다.너른 거실,방 3개,화장실,주방을 매일 할 수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사람이 들어 오고 나가는 거실과 침실방 정도는 각종 먼지,티끌,각종 냄새를 제거하는 차원에서라도 자발적으로 치울 것은 치우고 눈에 띄는 미세한 것들은 걸레로 닦아 내기를 몸에 배이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먼지,티끌을 비로 쓸고 걸레로 닦고 나면 마음 속의 온갖 잡념과 망상,스트레스 거리도 어느 정도 해소가 되고,마음 상태가 마치 구름 위를 나는 듯한 오묘한 기분이다.

 

스님만 청소하는 것은 아니지만 '스님의 청소법'은 읽어 가면서 많은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인간이 죽어 아무 것도 가지고 가지 않는데,세인들은 돈과 물질에 지나친 탐욕과 향유로 말미암아 과연 정신적 건강과 행복지수는 얼마나 될까 싶다.사족으로 요즘 한국 사회에 지나친 사회적 범죄의 원인을 단정지을 수는 없겠지만 '돈'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카드 빚을 갚지 못한다든지 경제적 무능력자로 낙인 찍히고 사회적으로는 소외가 된 자들이 세상과 융화를 못해 사회적 범죄가 발생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돈이 너무 많아서도 그렇지만 너무 없어도 정신적 행복을 찾을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스님은 100일 간을 새벽 4시부터 저녁 잠자리에 들기 9시반 정도까지 일종의 궂은 일을 통해 무념무상의 마음으로 수행정진을 한다고 한다.마음을 수양한다는 말은 스님의 행동거지에서 온 말이 아닐까 한다.하루의 일을 좌선(坐禪) 속에 명상하면서 세속의 오욕을 씻어내며 참된 스님의 길을 걷게 되며 결국은 열반에 이르기까지 지속된다고 보여진다.좌선이 정(靜)이라면 청소는 동(動)이라는 개념은 참으로 공감이 가는 말씀이다.

 

필요 없는 물건을 처분하고 더러움을 제거하며 정리정돈하는 과정 속에서 마음의 때를 벗기고,심신의 건강과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것이 청소가 아닐까 한다.청소(淸掃)라는 의미를 보더라도 마음이나 외부의 환경에 쌓여 있는 먼지와 티끌을 말끔하게 제거한다는 의미가 아닐까 한다.맑은 환경이야말로 일과 행복이 찾아 드는 좋은 기회가 아닐까 한다.깨끗하고 말끔한 분위가 속에서 잡념도 사라지고 일에 대한 집중력도 높아지며 그 속에서 멋진 생각과 감정,글쓰기 등도 배양되지 않을까 한다.

 

집안에서 청소는 누구의 담당이라도 정해 놓은 것은 아니지만 우리집의 경우에는 쓸고 닦아 놓으면 큰 애가 아토피로 손,발등이 가려워 긁어대니 매일 아침 허연 '각질 가루'가 한줌씩 나온다.집사람도 깔끔한 스타일은 아니다(고백).지저분하고 더렵혀져 가끔은 짜증과 말다툼도 있었지만 이제는 내가 청소하는 것이 나와 가족을 위하는 것이다라는 당위성과 체념이라는 삶의 방법을 터득한거 같다.집안 청소를 어떻게 해야지,다음에 해야지라는 귀찮은 감정과 생각보다는 매일 조금씩(5분만이라도) 치우고 정돈해 나간다면 없던 복도 저절로 찾아 들지 않을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철길따라 대륙을 누빈다 - 몽골, 시베리아, 만주 대륙횡단열차 여행
하헌준 지음 / 삼우반 / 2005년 5월
평점 :
품절


 

 

몽골.시베리아.만주를 있는 대륙횡단(橫斷) 철도여행은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레인다.드넓은 평원과 초지,고원이 일망무제로 펼쳐져 있고,그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을 느껴보기도 하고 문화와 역사를 간접체험해 보는 것도 의미있는 시간이 되기 때문이다.그 옛날 칭기스칸의 후예들이 사는 몽골,몽골족의 후예들(부라트인)이 사는 러시아의 이르쿠츠크의 바이칼호(湖)를 호젓하게 느껴 보는 시간,세계문화유산에 등극된 만리장성에 가봐야 호한(好漢)이 될 수 있다는 베이징 등은 유구한 역사와 다양한 문화 만큼 자존심도 강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여행은 동반여행도 좋지만 개인적으로 부딪혀 보고 체험하는 개인여행도 꿀맛 같은 추억을 안겨 준다고 생각한다.하헌준작가는 직장 생활 가운데 월차,연차를 긁어 모아서 남들이 자주 가지 않는,그곳은 위험한 곳이야라고 생각하는 몽골.시베리아.만주를 탐험과 용기라는 젊음의 혈기로 14박15일간의 대륙기차여행에 몸을 싣게 된다.

 

 

그가 잡은 여행노선은 우선 비행기로 인천에서 선양으로 간다음 선양에서 북경으로 다시 북경에서 국제열차를 이용하여 울란바타르로 간다.그리고 울란바타르에서 이르쿠츠크에서 여정을 마치고 중소 국경도시 완저우리를 거쳐 선양에 당도하는 것으로 여행 일정을 마무리 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중국,몽골,러시아 모두가 동독이 붕괴되기 전에는 경직되고 획일적인 공산주의 국가였으나,이제는 공산주의라는 두터운 껍질을 벗어 던지고 자본주의 시장을 도입하면서 시장 경제가 방방곡곡으로 번져 나가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일본의 731부대가 있던 선양(랴오닝성의 성도),북경의 만리장성,왕푸징 거리,몽골의 드넓은 초원과 말타기 연습,울란바토르의 재래시장,이르쿠츠크 근처의 바이칼 호수의 천혜의 장관 등이 수를 아로 새기고 있다.열차여행 중에 만난 여행객들은 낯설지만 보디 랭귀지,소소한 선물 주기 등을 통해 금방 친숙해지고 술파티,간식 파티를 하면서 대륙 열차여행은 지루하지 않게 여정지에 당도하게 된다.

 

 

유의할 점은 중국의 경우에는 호객행위가 심하다는 점이다.택시 기사가 외국 손님을 태우기 위해 한사코 싫다고 뿌리 쳐도 버스 안까지 들어와 끌어 내리려는 행위와, 정나미가 떨어질 정도로 무뚝뚝한 러시아인들에겐 먼저 미소와 정겨움을 표시해야 한다는 점인데 억압된 공산주의 체제의 정령이 아직도 살아 있지 않나라는 생각을 해본다.반면에 저자가 몽골 초원의 게르에서 만난 사람들은 저자가 한국에서 왔다는 것만으로도(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다) 오랜 친구를 만난 기분으로 대접을 받았다고 한다.

 

 

러시아 횡단 철도여행은 언젠가는 실현해 보고 싶은 설레는 로망이다.모스크바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는 장장 7일이 걸린다고 한다.길고 먼 열차여행이지만 타국의 풍광,역사,문화,풍습 등을 이해하고 삶의 활력 및 정체성을 되찾아 가는 인생의 멋진 여정이라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튜이션 - 40년간 연구한 인지과학 보고서
게리 클라인 지음, 이유진 옮김, 장영재 감수 / 한국경제신문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살아가면서 사람,사물,문제거리가 머리 속에서 한순간도 떠날 날이 없을 정도로 현대인의 뇌는 두 개도 모자랄 정도이다.특히 단순한 문제가 아닌 복잡한 문제일수록 무엇을 어떻게 방식과 경로를 통해 해결해 나갈 것인지는 대부분 삶의 과정에서 터특한 경험이 위주가 될 것이다.경험을 바탕으로 처리하고 선택하는 것은 사람의 뇌에 저장되어 있는 선례와 일의 맥락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40년간 인지과학을 연구한 게리클라인은 '자연주의 의사결정론"의 창시자이다.40여 년의 장구한 세월 속에 인지과학의 정수가 총집결된 것같아 '의사결정'의 교과서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내용에 대한 믿음과 저자의 각고의 노력,열정이 고스란히 배여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다종다양한 정보,신지식이 쏟아지고 있기에 개인의 호불호에 따라 취사선택을 잘 해야 마땅하다.불필요하고 비우선적인 사항이라면 차치하는 결단력이 필요하고 중요 사안이라면 반드시 스크랩 및 발췌를 해서라도 오래도록 보관하여 의사 결정에 효과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의사 결정에는 분석적 의사결정과 직관적 의사결정이 상존하는데 대부분은 경험에 바탕을 둔 직관적 의사결정이 많다고 생각한다.인간은 그간 해 온 경험과 순응성에 의존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자료와 근거를 바탕으로 하는 분석적 의사결정과 경험과 경험과 순간적 느낌을 바탕으로 하는 직관적 의사결정 두 가지 방법이 적절하게 활용한다면 인간이 지닌 힘을 강화하고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리라 생각한다.그 인간이 지닌 힘의 근원은 직관(패턴 인,큰 그림 보기,상황 인식),과거와 미래 관찰의 멘탈 시뮬레이션,레버리지 포인트를 활용한 문제해결,보이지 않는 것 보기(지각적인 식별력과 예측),스토리텔링,유추적 및 비유적 추론,타인의 의도 읽기,합리적 분석,팀마인드(팀의 경험 활용하기)가 있다.

 

개인과 팀의 경험을 활용한 직관적 의사결정 외에도 전문가의 의사결정을 보면 그들은 계획적으로 실습하는데,목표와 평가기준을 가지고 임하며,광대한 경험저장고(데이터베이스 등)를 형성하며,정확하고 진단적이며 시기적절한 피드백을 얻으며,이전 경험을 검토해 새로운 통찰력을 얻고 실수에서 교훈을 이끌어내 경험을 더욱 풍부하게 하는 전략 꾸미기,체계성을 갖고 있지만,전문지식을 쌓을 수 없는 경우도 참고하는 것이 좋다.해당 분야가 역동적이고,인간의 행동에 대해 예측해야 할 때,피드백을 받을 가능성이 저조할 때,전형성의 감을 쌓을 수 있을 만큼 반복이 충분치 않은 업무일 때,시도를 많이 하지 않았을 때이다.

 

반대로 전문가는 볼 수 있지만 타인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이 있는다.그것은 초보자가 의식하지 못하는 패턴,변칙(미연의 사건 및 기대치에서 어긋난 점),큰 그림(상황 인식),일이 작동되는 방식,기회와 즉흥적 대처,이미 일어난 사건(과거)이나 일어날 일(미래),초보자가 감지하기에는 너무 미세한 차이,자기자신의 한계점 등을 엿볼 수가 있다.전문가만이 보이는 현상으로 초보자는 경우에 따라서는 전문가의 의견과 행동지시에 따라야만 할 때도 있다.

 

타인에게 자신의 뜻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일의 목적,일의 결과물(원하는 결과에 대한 이미지),계획의 단계,근거,내려야 할 핵심적인 의사결정,목표와 대치되는 것,제한 및 고려사항들이 있을 것이다.이러한 사항들이 늘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뜻을 전달하게 위한 점검표로 삼아 두는 것이 좋으리라.그것은 소소한 사안부터 커다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단계까지 고루 적용될 것같다.

 

나아가 의사결정에서 생기는 실수는 경험의 부족(화재현장에서 보여 주었던 대다수 소방수의 불끄기 대처방법),비행기 승무원의 일기예보 파악에 대한 부족한 정보,멘탈 시뮬레이션에서 문제가 생길 징후를 의식해도 그것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미니멈 설명의 오류를 지적하고 있다.이 중에서 멘탈 시뮬레이션에 관심이 가는데 과거의 데이터,경험을 바탕으로 미래에 발생할 소지 또는 개연성이 있는 사안에 대해 다각도로 연구,분석,종합해 과정을 게을리해서는 안될 것이다.특이한 점은 개인이 안고 있는 스트레스(고위험성,모호함,시간압박)는 의사결정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지 않는 점이다.

 

사람들이 실제 환경에서 실제로 어떻게 의사결정을 내리는지를 설명해 주고 있는 자연주의 의사결정은 1989년 개최된 자연주의 의사결정 컨퍼런스에 현장을 배경으로 의사결정을 연구하는 연구자들이 동시다발적으로 개발된 9개의 자연주의 의사결정모델을 제안했으며,이 글의 프로젝트 및 사례에 나오는 의사결정론자들은 불완전한 정보,시간 제약,애매모호한 목표,변화하는 상황 등 흔히 존재하는 혼란과 악조건을 감당하면서,각자의 분야에서 경험을 활용하여 신속하고 효과적인 결정을 내렸다는 점에 주목하게 된다.

 

분석적 의사결정이든 직관적 의사결정이든 사안과 프로젝트에 따라서는 교과서와 같은 원칙과 규정이 현장에서는 다양한 변수,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이 돌출하게 된다.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신속하고 효과적인 결정,난국을 해쳐 나가기 위해서는 거시적인 안목에서 가지치기를 하고 새로운 사안,프로젝트로 넘어 가는 것도 현명한 의사결정 중의 하나라고 생각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