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물학과 윤리 - 출간 30주년 기념판
피터 싱어 지음, 김성한 옮김 / 연암서가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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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먼 옛날부터 인간은 비록 원시적인 생활이지만 집단 공동체를 영위하면서 집단이타성과 집단호혜성을 띠면서 인류의 문명이 발전되어 왔다.이는 개인과 가족을 넘어 집단과 국가,국가 연합이라는 범위로 확장되어 갔고,요근래에는 동물 세계를 바라 보는 시각도 애정과 호혜적인 방향으로 흘러 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사회생활을 하는 인간과 동물이 공유하는 이타성은 같은 종에 속하는 생물로서 상호작용을 하며 장기간 함께 머무는 사이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가리키는데,이러한 집단 이타성이 오래도록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른 집단과 거리를 유히해야 하고,외부로부터의 침입자에게 적대적인 태도를 취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타집단으로부터 교묘하게 이용을 당하기도 하고,질서 파괴를 방지하여 집단 내의 이타성 유지에 도움을 주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윤리라는 항목은 (동물보다도)인간에게 있어 말과 행동이 보편 타당하고 꼭 지켜야 할 도리나 의무사항이 아닐까 한다.동물의 세계를 보더라도 같은 무리를 중심으로 서열이 매겨지고 서열에 따라 암묵적인 습관적이며 본능적인 행동이 이루어지듯,인간 세계도 가족,집단,사회,국가,국가 연합이라는 차원에서 위계질서와 행동강령이 정해지기도 하고,상황에 따라 어울리게 말과 행동을 해야 하는 것이 도덕이고 윤리라고 생각한다.그러한 질서와 위계를 파괴하고 이용하려 든다면 따돌림과 적대감,분쟁과 전쟁으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는 것이 역사를 통해 얻은 교훈이다.

 

예를 들어 1급 정치범이나 사상범이 갇혀 있는 수용소 안에서도 도덕이나 사회적 질서가 존재한다는 점이다.그들끼리도 동정심과 배려를 발휘하면서 인간미 넘치며 생명력을 지켜 가려는 사회 조직이 있었다는 것을 증언과 관찰을 통해 알 수가 있었으며,도덕적으로 정상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저자는 인간 및 동물의 이기적 본능을 초월하여 도덕 규칙을 가져야 하는 이유를 주장과 논거를 들고 있는데,도덕 규칙은 인간의 본성에 근거하고 있으며,전체 선(善)을 위해 활용할 수가 있으며,도덕 규칙은 인간의 의무를 한정하며,어린 아이와 젊은이들을 교육시키는 데 규칙을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며,득실에 대한 복잡한 계산의 수고를 덜어 주며,자신의 이익을 위해 윤리적 계산을 하려는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의사소통에 본질적인 요소인 진실성을 구축하기 위해 필요하는 것이다.

 

루소,흄의 사회생물학과 윤리에 관련한 철학사상도 의미와 가치가 있지만,혈연 호혜성을 넘어 사회 집단,사회구성원이 분열되고 반목질시가 계속 된다면 탈산업화,정보화 사회는 극히 개인주의 및 '끼리 끼리'로만 뭉치는 소집단주의라는 좁은 울타리 안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고 본다.개인과 사회,국가가 진정으로 발전하려면 호혜성에 입각한 진정한 윤리,도덕적 규범을 다시 생각하고 이를 범사회적 차원에서 정치,경제적인 문제로 승화시켜 나가야 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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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물리학 - 과학은 인간의 일상과 운명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미치오 가쿠 지음, 박병철 옮김 / 김영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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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산업의 발달과 함께 과학기술도 나날이 발전하면서 인간의 일상과 운명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편리한 세상을 맞이하고 있다.현대 물리학의 혁명적 패러다임을 개척한 《평행우주》《불가능은 없다》의 저자 미치오 카쿠가 보여주는 미래의 물리학은 신석기 시대로부터 현대사회에 이르기까지의 과학문명의 궤적을 반추하고,향후 다가올 2100년에는 어떠한 분야가 세상을 리드하고 어떠한 직종이 유망한지도 예측하고 있다.이러한 예측이 예견으로 적확했으면 하는 바람도 앞선다.

 

이러한 예측능력은 1863년,소설가 쥘 베른이 《20세기 파리》에서 보여 주고 있는데,그의 증손자에 의해 발견되었다.그가 예측한 내용은 유리로 된 고층빌딩과 에어컨,TV,엘리베이터,고속열차,가솔린 자동차,팩스 등의 출현을 예견했고,나아가 인터넷과 비슷한 통신망까지 등장시켰기에 '천리안'의 혜안을 갖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그는 도 하나의 역작인 《지구에서 달까지》를 발표했는데,우주인을 달까지 보내는 방법이 매우 현실적이고 구체적이어서 독자들을 또 한 번 놀라게 했던 인물이다.

 

저자의 인생은 "우주를 다스리는 모든 물리학법칙을 하나의 이론으로 통일하기"와 "미래 미리 보기"라는 두 가지 열정으로 일관하고 있는데,컴퓨터의 미래,인공지능의 미래,의학의 미래,나노테크놀로지,에너지의 미래,우주여행의 미래,부의 미래,인간의 미래,서기 2100년의 어느 하루로 구성이 되어 있으며,지금부터 2100년까지를 3단계로 나뉘어 미래를 각분야별로 예측해 놓은 점이 특징이다.

 

서기 2100년이 되면 인류의 위상은 숭배의 대상이었던 신과 거의 동등한 위치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하며,컴퓨터공학과 나노기술,인공지능,생명공학,그리고 모든 기술을 가능케 해 줄 양자역학을 주목하고 있다.개인적으로 관심이 가는 것은 외계인의 언어를 즉석에서 통역해주는 '범용 번역기'나 원격으로 환자를 진단하는 '트라이코더'이다.이에 더하여 로봇 간호사가 환자에게 약을 투여하고 식사를 제공하는 24시간 의료서비스는 생각만 해도 황홀한 느낌이 든다.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미래에 일어날 사건을 근사적으로 '사전 재현'하는 여러 개의 모델을 만든다는 것으로,이를 위해 풍부한 상식과 자연의 법칙에 대한 이해가 수반되어야 하며,"만일 ~이라면"이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줄 알아야 한다. - 본문 -

 

가까운 미래(현재~2030)에서는 유전자 의학을 바탕으로 줄기세포,유전자 치료,암과 더불어 살아가기가 있고,조금 먼 미래(2030~2070)에는 더욱 발전된 유전자치료,디자인된 아기,마이티마우스 유전자,생명공학의 부작용을 예측하고 있다.나아가 먼 미래(2070~2100)에는 나이 거꾸로 먹기(노화 방지),열량제한,불사와 젊음,인구와 식량자원,멸종했던 생명체의 부활 등이 흥미진진하게 다가오고 있다.

 

산업화와 함께 기계가 대량생산을 하게 되고 탈산업화에서는 산업시대에서 필요했던 직종이 사라진 만큼 다가올 2100년 내에는 어떠한 직업이 사라지고 어떠한 직업이 유망할 것인지를 예측해 보는 것도 좋을거 같다.피라미드 판매조직,저급 주식중개인인 등은 온라인 거래에 밀려 일자리를 잃게 될 것으로 보여지며,이들이 자리를 보전하려면 논리적이고 현명한 투자방법을 제공할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결국 사무직에서는 '유용한 상식'을 제공하는 자가 끝까지 살아 남을 것으로 예견된다.

 

인터넷에서는 창조적인 예술이 빠르게 유통되고 있기에 예술가,소설가,시나리오작가,극작가 등도 살아 남는 유망 직종으로 보고 있다.이것은 사람들 사이의 충돌과 갈등,승리와 패배 등 현실세계에 부합하면서 극적인 스토리를 창조해내는 것은 인간만이 갖고 있는 주특기이고 고유영역이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류에게 유익한 점이 많지만 과학이라는 것은 양날의 칼과 같기에 현명하게 사용하는 지혜가 무엇보다도 필요한 싯점이다."과학은 조직화된 지식이며,지혜는 조직화된 삶"이기 때문에 중요한 이슈를 발췌하여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하고,숭고한 원리와 목적을 지키는 쪽으로 선택을 내리는 것이 과학의 원동력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저자의 미래 예측이 인류의 삶을 보편타탕하고 유익한 방향으로 이행되어 가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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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코 부도리의 전기 사계절 1318 문고 37
미야자와 겐지 지음, 이경옥 옮김, 이광익 그림 / 사계절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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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동화계의 거장으로 손꼽히는 미와자와 겐지의 작품은 <바람에도 지지 않고>라는 시를 통해서 알게 되었는데,시가 독자에게 안겨 주는 느낌은 참으로 소박하고 검약하는 생활상을 그려 내고 있다.주어진 환경에서 누구탓을 하지 않고 수분지족하며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미와자와 겐지는 방정환 선생과 비슷한 시기에 태어나 젊은 나이에 요절한 동화작가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시세계나 추구하는 이념,사상,가치관은 다르지만 두 분 모두 후대들에게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인물들이기도 하다.미야자와 겐지는 종교철학과 과학정신으로 자리매김 되고 있으며,대표작으로는 「은하철도의 밤」이 있으며,이 글은 그의 철학과 사상,세계관이 충만한 자전적인 이야기이다.

 

구스코 부도리의 전기와 펜넨넨넨넨 네네무의 이야기가 이 글의 전.후반으로 나뉘어져 있는데,펜넨넨넨넨 네네무가 먼저 쓰였고 구스코 부도리의 이야기가 나중에 탈고 되었다고 하는데,펜넨넨넨넨 네네무는 본편에서 단어와 문장이 사라져 버린 상황이고,구스코 부도리만 온전한 작품으로 전해지고 있다.

 

구스코 부도리와 펜넨넨넨넨 네네무는 글의 내용이 대동소이하다.부모를 잃고 구스코와 펜넨넨넨이 자신만의 삶과 생명력을 이어 가기 위해 여기 저기를 이동하고 사람을 만나면서 삶의 방향이 결정되며,결말은 다른 시공간에서 다른 삶의 모습으로 귀결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먼저 구스코 부도리를 보면 공간적 배경이 숲 - 천잠사 공장 - 수렁논 - 구보 대박사 - 이하토부 화산국 - 산무토리 화산 - 구름바다 - 가을 - 칼보나드 섬으로 되어 있으며,펜넨넨넨넨 네네무는 펜넨넨넨넨 자신의 사회적 독립과 출세를 바탕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미와자와 겐지가 일본 동북부 지방인 이와테현에서 출생하여 성장 중에 자연재해와 사회 혼란의 와중에서 작가 자신은 사회의 주류 세력이 아닌 아웃사이더로서 은둔하면서 은둔자의 생활가치,이념,신념 등을 은유적이고 상징적으로 나타내지 않았나 싶다.

 

두 작품 모두 부모님을 잃고 먹고 살기 위해 여기 저기를 방황하고 이동하는 가운데,구스코 부도리는 은인을 만나 농사도 짓고 책도 읽는 행운을 얻기도 하고,자연재해에 관련하여 가뭄을 막는 비와 비료를 만드는 연구에도 몰두하고 화산국의 기사가 되기도 하며,냉해를 막고자 화산 폭발을 시도하는 모습에서 주인공 구스코 부도리의 신출귀몰하는 반전의 삶을 보여 주고 있다.

 

이에 반해 펜넨넨넨넨 네네무는 스스로 독립하여 하늘에서 다시마 따는 일을 하다, 세계 재판장이 되어 명판결을 내려 부하들로부터 존경을 받기도 하며,잃어 버린 여동생도 만나지만 한순간의 실수로 인간 세계에 출현하여 모든 것을 잃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미와자와 겐지의 자전격인 이야기로서 학자나 기술자라는 직책에 있을 때에는 일반 사람들 위에 군림하는 존재가 아닌 일반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는 존재이며,그것이 자신들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존재라는 것이 이 글이 전해주려는 중심내용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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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중국어 자습서 1
박덕준 외 지음 / 정진출판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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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중국어가 제2외국어로 자래매김된 지가 오래 되었다.국.영.수.과라는 메인과목에 치중하다 보면 중국어와 같은 서브과목을 소홀히 하기 쉽다.중.고교에서 학교별로 재량에 따라 중국어가 제2외국어로 선택을 하게 되는데,듣기로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대비하기 위한 수단 정도이다.이왕 중국어를 배우려고 맘을 먹었다면 튼튼한 기초와 응용력을 길러 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한다.

 

제7차 교육 과정에 맞춰 나온 중국어 자습서 1은 총 15과로 되어 있다.중국어 발음부터 인사말,길 묻기,쇼핑,교제,날씨,풍습,관광 등으로 엮어져 있다.

 

발음은 대부분 운모와 성모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고,성조의 소리의 높낮이이기에 규칙에 맞게 연습해야 한다.같은 성조가 여러 개 나올 때의 규칙과 각성조에 뒤에 오는 경성의 높낮이도 발음편에서 신경을 써야 한다.

 

각 단원에는 미리 읽어 보기,새단어,본문 연구,심화 학습,말하기 활용,확인 학습 및 연습문제가 있으며,5개 단원이 끝나면 5개 단원을 총괄 평가하는 종합문제가 있다.연습문제와 종합문제만 제대로 이해하고 푼다면 중간,기말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라 있을거 같으며,일부 학교에서는 담당교사가 제공한 프린물에서 시험문제가 많이 나온다고도 들었다.

 

추가적인 특징으로는 2과,6과,11과 앞에는 중국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중국문화 엿보기』가 팁으로 제공되어 유익하다.중국인의 관습과 예절,중국의 요리,숫자와 금기,중국의 자전거 문화,중국의 음식 문화가 차례대로 열거되어 있기에,한국과 중국의 문화의 차이,다름을 이해하면서 비교해 보는 것도 좋을거 같다.

 

현재 중국대륙에서는 간화자(簡化字)를 사용하고 있어,이 교재 역시 간화자와 병음을 함께 실었는데,간화자의 쓰기 연습은 평소에 시간을 내어 연습하는 것이 듣기,말하기,쓰기,읽기에 기본이고 유용하리라 생각한다.중국어의 기초이지만 꼼꼼하게 해설이 잘 되어 있고,확인,연습,종합문제가 단계별로 되어 있어 학습효과도 크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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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양장)
박상률 지음 / 사계절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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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이 불면 동네처녀,총각들의 몸이 꿈틀거린다.꽃샘추위가 지나고 담장 너머로 앵두꽃이 피어나고 개나리가 흐드러지게 만개하면 젊은 처녀,총각의 마음도 싱숭생숭해지는 것이 몸의 섭리가 아닐까 한다.특히 봄이 올 무렵에는 꽃샘추위와 함께 살짝 찾아 왔다 금방 사그라드는 것이 짧은 여운을 남기는 봄이다.

 

이 글은 작가의 고향이고 어린 시절 삶의 터전이었던 1960년대 진도 섬마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주인공은 훈필이고 농사를 짓는 농부의 아들로 열세살 소년이다.훈필이는 공부보다는 짝사랑하는 연주에게 다가가려 무진장 애를 쓰고,애지중지 키우는 염소와 자연을 벗삼아 성장해 가는 순수한 소년이다.나중에 커서 푸른 목장을 운영하면서 연주와 함께 살아가는 상상을 하기도 한다.그런데 서울에서 전학을 온 서울소녀로 인해 연주에게서 찾아 볼 수 없는 야릇한 감정을 느끼게 되면서,서리를 맞고 자라는 들국화를 꺾어 서울소녀에게 꽃다발을 바치면서,훈필이가 서울소녀를 좋아하게 된다는 발없는 소문이 동네에 쫙 퍼지게 되고,연주도 약간 토라지게 된다.

 

훈필이의 고향에는 정신은 멀쩡한데 동냥으로 생활을 해 가는 꽃치와 정신병이 있는 연주 고모를 바라보면서 둘이 어떻게 엮어지기를 바란다.꽃치는 1년을 가도 말이 없는 사람이지만 남의 말을 듣고 이해하는데 누군가 그에게 일거리를 부탁하면 육중한 몸으로 일을 처리해 주고 허기진 배를 채워 나가고 잠은 연주네 담배 건조장에서 해결하고,연주 고모는 미친 병이 발광하면 옷을 홀라당 벗고 동네방네를 길길이 뛰고 날며 고래고래 춤을 추기도 하는데,문제는 자신이 누운 똥을 온몸에 칠을 하며 볼썽사납게 행동한다.연주 고모를 달래고 위로하는 것은 연주의 몫이기에 훈필이는 연주의 착하고 여린 마음씨가 가상하고 좋았던거 같다.

 

훈필이가 내내 좋아하던 대상이 연주에서 서울 소녀로 바뀌면서 내면의 비밀이 탄로가 나면서 훈필이는 섬마을 촌놈에서 벗어나 '큰 물에서 놀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섬마을 탈출을 결행하는데 엄마가 생활비(500원)을 훔쳐 읍내로 나가고 읍내에서 할머니를 만나 목포로 몸을 옮기지만 '어서 오세요'라고 반기는 사람은 없다.훈필이는 건달에게 돈을 빼앗기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는데,연주와 서울 소녀와의 사랑과 추억,그리고 일장춘몽으로 끝난 희망과 성공은 훈필이에게는 커다란 삶의 교훈이 되었을 것이다.

 

이야기의 공간적 배경은 내가 자라나던 곳과는 다르지만 전원적이고 목가적인 풍경이 눈 앞에 아른거린다.도장포장이 안되었던 시절에는 꽃샘바람이 한바탕 지나가면 뿌연 먼지가 소용돌이를 이루고,마당에 널어 놓은 빨래들은 켜켜이 먼지가 쌓인다.봄부터 겨울까지의 훈필이의 봄바람과 같은 이야기는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따뜻하고 훈훈하기만 하다.산비탈에 염소 목장을 만들어 연주와 함께 살아 보고 싶은 훈필이의 가슴에는 어느덧 사랑의 씨앗이 뿌려진거 같이 늘 쿵쿵거리고 말과 행동이 조심스럽기만 하다.

 

내게도 그러한 시절이 있었는지를 되돌아 보면서,누구나 한 번쯤 다가오는 이성에의 야릇한 감정을 열세살 훈필이를 통해 다시 느껴보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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