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전쟁 4 - 전국시대 화폐전쟁 4
쑹훙빙 지음, 홍순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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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를 쥐락 펴락하던 미국이 2008년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으로 금융위기를 맞으면서 그 여파가 언제 가라 앉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중국이 경제성장률과 외환 보유고를 앞세워 경제패권을 쥐고 있는 형국이다.미국 경제의 한파,유로 경제권의 삐걱거림,브릭스(Brics) 신흥 경제국의 급부상 등이 오늘날 경제 흐름으로 보여진다.그 중에 화폐를 둘러싼 치열한 패권 다툼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제1차 세계대전까지는 영국의 파운드화가 세계 경제를 리드하고 있었지만 2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미국의 달러화가 기축통화로 자리매김되면서 현재까지도 달러화는 기축통화로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다만 미국의 금융권이 파산되고 반월스트리스의 거센 운동,유럽 경제의 침체 및 기타 아시아권 경제마저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 경제 판도의 키를 쥐고 있는 곳은 중국이다.

 

 

 

 

1차 세계대전을 통해 영국은 독일과 프랑스를 견제하면서 영국은 실속을 챙겼다.또한 1,2차 세계대전에서 크게 패한 독일은 프랑스에게 막대한 배상금을 돌려 주어야 했으며,2차 세계대전이 종료되면서 미국은 독일과 프랑스에게 가깝게 하면서 영국의 파운드화를 몰락시키는 고도의 계략과 전략을 발휘하게 되었다.그것은 '브렌트우즈 협정'에 따른 것으로 미국의 달러가 세계 기축통화가 되었던 것이다.

 

 

 

 

화폐전쟁 시리즈를 속속 펴내고 있는 쑹홍빈(宋鸿兵)저자는 지진(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쓰나미(디폴트 사태),화산(금리 전쟁),빙하(달러화의 몰락)이라는 '4단계 위기론'을 예언한 대로 저자만의 시각과 견해로 화폐전쟁을 역사 속에서 찾으려 하고 있으며,미국과 유럽 및 아시아의 문제를 분석함에 있어 "미국의 문제는 경제,유럽의 문제는 정치,아시아의 문제는 역사에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또한 이 글의 흐름이 그러한 맥락에서 이어지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1980년대 레이건의 신자본주의 시대를 맞이하면서 소수계층만 살아 남는 시대가 되어 버리고 대다수는 돈과 물질의 노예가 되는 소외계층이 되었다.이것은 미국 뿐만이 아닌 한국의 경제상황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보여진다.중국은 덩사오핑의 개혁.개방의 시작과 함께 풍부한 인력,노동시장과 외국의 기술과 자본을 바탕으로 착실한 경제성장률에 힘을 입었으며,이에 중국의 생산과 저축,미국의 소비,차입이라는 공생관계로 이어지게 된다.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중국은 이제 미국이 절대적 의지처가 되기도 하며 때로는 힘의 역학에 의해 중국을 역이용하기도 하는데 시절은 미국이 중국을 절대적으로 의지해야만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

 

 

 

 

능력 있는 사람이 제정한 계획은 '이상(理想)'이다.반면 능력 부족한 사람이 세운 계획은 '꿈'이다. -본문-

 

 

 

 

이것은 1,2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영국과 미국이 각각 파운드화와 달러화의 강세를 유지해야만 했던 절박한 화폐 각축전의 양상이었다.화폐전쟁이라는 고도의 심리전은 첨예한 이해관계에 따라 이리 저리 국익을 저울질하기도 했다.2차 세계대전이 종식되고 미.소 양국은 또 한차례 달러화와 루블화를 놓고 양대 각축전을 벌이게 되지만 미국의 기민하고 재치있는 머니게임에 미국이 이기고 만다.소련은 '닭 쫓던 개 지붕쳐다 보는 격'이 되고 중국과 손을 맞잡고 중국의 산업화에 힘을 실어 주지만 마오 정부의 엇박자와 같은 계획경제가 크게 차질을 빚으면서 중소관계는 삐거덕거리며 소련의 루블화는 제 역할을 못하고 만다.

 

 

 

 

미국이 경제 대공황을 맞이하고 루스벨트의 뉴딜 정책이 크게 실효를 거두게 되는데 그것은 일반 노동자들까지도 아우르는 포용정책이 빚을 발휘했기 때문으로 보여진다.나아가 미국은 브레튼우즈 체제가 실질적인 효력을 발휘하면서 달러화가 금을 끼고 천하를 호령하게 되며,막대한 경제적 힘을 발휘하면서 그들의 경제적 이익을 챙기는데 전후 일본을 이용하고 한반도에서 한국을 보호하는 체 하면서 정치,경제,군사 등에서 미국의 힘은 막강했고 한국 역시 그들에게 잘 보여야만 했던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베트남 전쟁,이라크와의 전쟁에서 막대한 군사비를 지출하게 되며,1990년 미국의 경기 침체,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2011년 유럽 채무 위기 등이 취약한 경제 성장 모델의 반영이고 결과물이었던 것이다.투자 주도형 경제 성장 모델이 아닌 채무 주도형 성장 모델로 전락해 버린 상황이다.또한 경제선진국이라 평가를 받던 일본 경제도 버블경제가 꺼지면서 계속 경제위기의 늪에서 헤어나지를 못하고 있다.

 

 

 

 

세계 글로벌 경제위기의 터널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저자는 아시아 통화를 희망하고 있다.이른바 야위엔(亚元)이라고 할 수가 있는데 그것은 골이 깊은 아픈 역사인식이 있기에 실현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생각된다.특히 일본이 과거사에 대한 전향적이고 진심어린 사과가 있어야 하며 일본이 과연 한국,중국과 손을 맞잡고 아시아 통화 구축을 위한 의지와 노력을 할지가 미지수이다.한중일 3국이 협력,이익 공유 실현을 위하고 아시아 공동 시장의 규모 확대에 기여를 하는 바람직한 방향에서 저자의 제안은 신선하기까지 하다.한국의 혁신,중국의 생산,일본의 기술,아세안의 자원 우위가 뭉쳐져 공동 시장을 형성한다면 세계 3대 중심 화폐로 못나갈 것은 없다고 본다.

 

 

 

 

미국이 '태평양 전략'을 제창하면서 중국에 절대적으로 의지하는 모습이 역력하다.그만큼 미국의 경제위기도 그렇지만 종이 호랑이와도 같은 달러화의 약체를 그대로 보여주는 거 같다.또한 한국 경제는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에 중국이 갖고 있는 각종 제도와 시스템 등이 한국에 실익이 될지의 여부를 면밀하게 조사하고 현실에 반영해야 할 것이다.파운드화에서 달러화를 거쳐 이제는 어떤 통화가 세계 금융의 공고한 기축통화의 자리를 차지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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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13 -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의 2013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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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뱀의 해인 계사년 2013년을 얼마 남지 않은 싯점에서 내년에 무엇이 뜨고 유행하며 잘 팔릴 것인가를 두고 미리 알아 보는 것도 좋은 시간이 되지 않을까 한다.트렌드는 소비자의 입장과 기호에 맞춰 그 흐름이 오래 가기도 하고 일시적인 경향으로 치우지는 것도 있다.뱀이 상징하듯 풍요롭고 다산이 이루어지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그것은 나를 비롯한 모든 사람에게 적용하는 것이고 서로가 상생하는 의미가 담겨져 있는 것이다.

 

교수,트렌드 연구자,컨설턴트,작가 그리고 '란도 샘'으로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는 김난도저자의 '2013년 트렌드'는 2012년을 점검하면서 2013년을 예측해 보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또한 트렌드는 일시적인 유행과 사조에 따르기에 그것에서 파생되고 그것들이 낳은 신조어들도 무척이나 흥미진진하기만 했다.다양한 분야,새로운 각종 뉴스,정보를 말끔하게 정제하여 탄생된 이 도서는 사람들의 취향과 기호가 무엇인지 속내를 파고 들어가 끄집어 나온 듯 살아 있는 정보,믿음이 가는 예측이 아닐까 한다.

 

 

2012년에는 자동차에서 일어나는 예기치 않는 사고에 대비하여 차량용 '블랙박스'가 날개 돋힌 듯이 잘 팔려 나갔다고 하며,B급으로 인정받지 못한 마이너가 세계 무대에 진출하면서 화려한 무대 등극을 하게 된 싸이(PHSY)의 말춤은 오바마의 재선 무대에도 선을 보이는 등 마이너들이 세상에 빛을 본 한 해였다고 평가하고 있다.

 

2012년의 소비트렌드 키워드는 드래곤볼로 압축.상징하고 있다.특히 진정성이 가장 큰 키워드인데 그것은 선한 의도,솔직함,리얼한 사실관계,일상 속의 공감을 차지하고 있다.비근한 예로 도서 등의 문화계에서도 '공감'이라는 제하가 많이 등장하고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2012년 키워드는 진정성을 전하라(Deliver true heart),로가닉 시대(Rawganic fever),주목경제가 뜬다(Attention! Please),인격을 만들어 주세요(Give'em personalities),세대 공감 대한민국(Over the generation),마이너,세상 밖으로(Neo-minorism),스위치를 꺼라(Blank of my life),자생.자발.자족(All by myself society),차선,최선이 되다(Let's 'plan B'),위기를 관리하라(Lessen your risk)이다.

 

2013년은 국내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긍정적으로 기대되는 것은 신정부 출범과 함께 국내 경제 상황이 지금보다는 호전될 거라는 '희망'을 찾을 수가 있다.중점적으로 해야 할 일은 내수경기 부양과 해외 수출 확대이다.서민들의 입장에서는 '맞춤형 복지'와 '일자리 창출','교육비 절감'등이 우선적으로 실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즉 서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정책만이 국가와 사회에 신뢰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2013년의 트렌드 키워드는 코브라트위스트로 정하고 예측하고 있다.즉 날 선 사람들의 도시(City of hysterie),난센스의 시대(OTL...Nonsense!),'스칸디맘'이 몰려온다(Brovo,Scandimom),소유냐 향유냐(Redefined ownership),나홀로 라운징(Alone with lounging),미각의 제국(Taste your life out),시즌의 상실(Whenever U want),디톡스가 필요한 시간(It's detox time),소진사회(Surviving burn-out society),적절한 불편(Trouble is welcomed)이다.

 

 

2013년의 트렌드를 3가지로 압축해 보면 계속 날카롭고 치열해지는 한국 사회의 변화,그러한 사회적 변화 속에서 몰두와 침잠으로 대응하는 개인적 대처,적극적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젊은 소비자들의 대두라고 정리하고 있다.이번 선거에서 누가 대통령으로 뽑힐지 아직 장담하기는 어렵지만 소수보다는 다수가 삶의 질을 높히고 사회구성원 간의 위화감과 이분법적 사고의 감소 그리고 문화정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반영이 가시화 되었으면 한다.

 

경제가 위축되면서 사회치안 문제도 살벌하고 사회구성원 간의 불신과 반목도 여전한 시대이다.이는 돈과 물질을 너무 숭배하는 현대인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어려운 시대 상황에서 새롭게 선출될 사회지도자는 이러한 시대상황,사회구조를 제대로 인식하고 개선과 혁신으로 나아가려는 의지와 신념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고 서민들의 삶의 주름살이 펴지기만을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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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과 그의 형제들 2 - 어둠의 시대
이덕일 지음 / 김영사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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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과 그의 형제들 1』이 정약용이 정조와 인연을 맺으면서 관료로서 신하로서 명성을 떨치게 되던 시대를 그린 글이지만,2권은 정조 사후 정순왕후에 의한 천주교인들의 대대적인 탄압이 이어지면서 정약용 일가는 피의 숙청이 시작된다.정약용은 비의 숙청에서 가까스로 벗어나지만 가시밭길과 같은 유배의 형극을 맞게 되고 유배지에서 남긴 수많은 경세치용과 백성들을 위한 저작물들을 남겨 후대에 높은 명성을 떨치게 된다.

 

 

 

정조가 붕어하면서 정약용은 순망치한의 시대를 겪게 되는데,정조 없는 세상에 대한 그의 두려움을 여유당(與猶堂) 현판을 내걸게 된다.그 의미는 '겨울에 냇물을 건너는 것처럼 주저하면서 사방의 이웃을 두려워한다'는 뜻이다.당시 정순왕후에 의한 순조의 수렴청정과 가혹한 천주인 탄압,세도정치의 회오리 바람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스스로 경계하고 몸을 낮췄던 것으로 생각된다.

 

 

 

 

노론 벽파에 의한 천주교 탄압은 정약용의 형 정약종과 그의 매형 이승훈,소론의 좌장격인 이가환 등의 엄중한 추국과 숙청을 당했던 것이다.천주교 탄압은 당시 국체인 유교를 배반하고 조상을 섬기지 않은 대역죄로 몰렸던 것으로 황사영 백서사건으로 황사영을 비롯하여 중국인 신부 주문모,천주 여성인 강완숙씨 등이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정약용은 황사영 백서사건으로 장기에서 다시 강진으로 유배를 가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그는 바로 위 형인 정약전과 강진에서 헤어지면서 언제 풀릴 지 모르는 유배의 형극을 참고 기다려야 했다.정약용은 강진 유배 생활 속에서도 수많은 저서를 남기게 되고,정약전은 흑산에서 어부들과 어울리면서 민중들의 삶을 깊이 체험하면서 자산어보를 남기게 되며,정약용은 유배의 몸이지만 자식에 대한 바른 교육법을 편지로 또는 구두로 자상하게 알리기도 한다.특히 정약용이 유배지에서 남긴 수많은 저서들은 후세에 길이 남을 저작물이고 현실 정치,경제,의학,주역 등의 다방면에서 유익한 지침서가 되고 있다.

 

 

 

정약용과 정약전 두 형제는 강진과 흑산을 오갈 수는 없어도 편지를 통해 그 마음을 전하기도 하는 등 돈독한 우의를 다지기도 한다.형이 동생에게 보내고,동생이 형에게 보내는 서찰들은 사랑과 슬픔을 상징하며 결국 형인 정약전이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된다.정약용은 형이 있는 흑산을 향해 그 그리움과 슬픔의 한을 달래기도 하는데 우이(牛耳)라는 형제봉을 지었다고도 한다.애틋함이 쏴하게 밀려온다.

 

 

 

 

그는 18년 간의 유배생활에서 해배가 되면서 고향에 돌아와 <자찬묘지명>을 작성하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다.

 

 

경진년(1820년,59세) 봄에 배를 타고 산수(汕水)를 거슬러 올라가 춘천과 청평산 등지를 유람했다.가을에는 다시 용문산에 가사 유람하는 등 산과 시냇가를 산보하면서 인생을 마치기로 했다.

 

 

 

현세에서 자신의 자리가 없음을 체념하면서 인생을 정리했다.태어난 1762년부터 1822년까지의 삶의 가정을 되돌아 보면서 정밀하게 수신을 실천하고 하늘이 준 밝은 명을 살펴서 여생을 끝마치려 한다는 내용이다.

 

 

 

 

그가 태어나던 해는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죽음을 맞이하게 된 해이기도 하며,정조로부터 엄혹한 관료훈련을 받으며 정조의 신임을 한 몸에 받기도 했던 정약용은 천주교의 대대적인 탄압과 정순왕후의 세도정치에 휘몰려 두 차례에 걸친 유배의 몸이 되었지만,국체와 사회를 원망하기보다는 자신의 몸을 낮추어 몸소 수신제가의 정신을 보여 주었던 인물이다.그는 관료,학자로서 '경세치용'의 정신을 백퍼센트 보여 주었던 인물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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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서사의 영토 1 - 실사와 허구 사이, 한문단편소설
임형택 지음 / 태학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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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 나와 있는 지난 한국역사의 사료는 대부분 한문학자 및 연구진들에 의해 번역 및 각색되어 독자들에게 다가온다.이는 주로 널리 알려진 관변사료(즉 실록 및 일기 등)에 의한 것들이 위주가 된다.그러한 사료들과 각색물들을 읽다 보면 역사적인 사실을 통해 교훈 및 미래예측에 도움이 되기도 하며,각색물 즉 역사소설 등에서는 작가의 상상력이 가미되어 흥미와 재미를 안겨 주기도 한다.

 

 

 

 

그러나 널리 알려지지 않은 역사 이야기는 읽어 가면서 참신함을 느끼게 하고 새롭게 다가오는 사실(史實)은 기존의 역사지식에 살짝 끼얹어서 하나의 맥락을 이루게 하면서 끊겨졌던 지난 역사의 물줄기를 하나로 이어지는 역할을 하기에 그 의미와 가치는 크다고 생각한다.

 

 

 

 

이 글은 조선시대 사회를 살아 갔던 문인들이 창작한 사실과 허구가 아로 새겨지고 있으며,임형택저자의 각고에 가까운 번역 작업의 결실이 놀랍고 경이스러울 정도이다.조선시대의 풍물,백성들의 애환과 고락,역사적 사건 등이 현장감과 생동감을 동시에 느끼게 하며,당시 남존여비 사상 등도 새롭게 느끼게 한다.

 

 

 

 

15세기 말부터 19세기 초에 이르는 한문서사는 다양한 이야기와 다양한 역사적 사건들이 재미와 흥미를 더해 현장감마저 안겨 주고 있다.그것은 용재총화,어우야담,학산한언,동패낙송,기리총화 등에서 보여 주고 있는데,단편이 위주가 되고 문집 위주로 되어 있으며,자칫 난독증으로 흐를 뻔했지만 임형택저자가 보여준 깔끔하고 정밀한 번역과 해설이 수미일관 지루하지 않게 독파할 수 있었던 것이다.

 

 

 

 

제2권 중 1권에 속하는 이 글은 제1부에서 제3부로 나뉘고 있다.1부는 성현의 용재총화,관동만유를 비롯하여 남효온의 김시습,박동량의 임꺽정,기재잡기로 구성되어 있으며,2부는 이항복의 방외일사,재인박춘,이정귀의 임진피병록,이덕형의 괴물이근,김택형의 황진전 등이 있으며,3부는 이익의 차한일기,임방의 일타홍,신독복의 겸재정선 등이 있다.조선전기부터 후기에 이르기까지 시대의 순서에 맞춰 나뉜 것으로 생각되며 남녀간의 사랑이 담긴 이야기,임진왜란의 직전과 와중,중인이하 계층들의 삶의 애환과 고락 등이 사실감과 허구감을 오묘하게 보여 주고 있다.

 

 

 

 

이는 민간 견문에 속하는 패설(稗說),임진왜란 당시 일본군의 노략질과 민간인 살해위기,남녀 사이의 욕망,(조선후기)문인들과 화원들의 삶 등을 사실적이면서 서정적으로 잘 묘사하고 있다.임진왜란을 일어날 거라는 소식을 민간인이 들어 이를 소문을 내고,일본 장수 가토기요마사가 조선내에 침입하여 조선정세를 정탐하고 민간인들을 살해하는 긴장감 넘치는 상황 등도 예전에 몰랐던 새로운 사실이다.

 

 

 

 

조선시대를 살아 갔던 사람들이 그려낸 허구와 실사를 관통하는 이야기는 흥미와 재미도 있지만,당시 유교적이고 봉건적이었던 사회상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가 있고,그 상황에서 외세의 침략의 일부나마 생생하게 들려주고 있어 역사적 교훈도 함께 얻어 가는 계기가 되었다.다양한 이야기와 다양한 문인들을 새롭게 알게 된 점도 의미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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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에로틱한 우정
파스칼 브뤼크네르 지음, 이혜원 옮김 / 뮤진트리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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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나에게 "결혼하여 살아 보니 행복하세요?"라고 물어 보면 대답은 그저 웃고 말 것이다.행복하지도 않고 불행하지도 않은 냉엄한 현실 속에 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좋아서 만났던 나이가 차고 주위의 시선이 따가워서 만나 결혼을 했든 만남과 결혼에서 오는 느낌은 판이하게 다르다는 것을 몸과 마음으로 느낀다.

 

 

나의 경우는 중학교 동창 소개로 만난 커플이다.중학시절 남녀공학이었고 남친과 여친이 캠퍼스 커플로 만나고 여친은 처형과 절친한 사이인지라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소개를 해 주었던 것이다.또한 우리는 나이가 꽉 찬 시기였기에 커다란 결핍이 없다면 결혼하자는 암묵적인 믿음이 있었기에 만난 지 3개월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혼인식을 올렸다.

 

 

당시 사회초년 시절이었지만 해외무역을 하는 업무였기에 좀 바빠서 아내를 잘 챙기지 못한 점이 아내에게는 무뚝뚝하고 관심이 없는 것으로 비쳐졌을 지도 모른다.만날 약속을 하면 기대와 설레임으로 가득차 있었고,결혼을 하여 신혼살림을 할 때에는 그야말로 둘만의 세상이었기에 근무시간이 끝나면 곧장 집으로 직행을 했다.없는 애교 있는 애교를 부리고,보고 있어도 또 보고 싶었던 사이이고 그 시절이 그립기만 하다.

 

 

내게도 IMF라는 된서리를 맞고 힘겨운 시절이 오래도록 지속되고 있지만 내가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집안 일도 반이상은 내가 챙기고 아이들에게도 교육적인 문제에 신경을 쓰고 있기에 큰 불만은 갖지 않은거 같다.다만 사십 대가 넘으면서 노후에 대한 막연한 불안과 사회적으로 뒤떨어진다는 생각이 어느 새 내 마음에 꽈리를 틀면서 이런 저런 일로 스트레스가 쌓여 가고,형제 간에 돈거래 아닌 돈거래가 오래도록 해결이 되지 않은 채 속만 썩어 간다.

 

 

결혼 할 당시의 짜릿하고 달콤했던 시절들이 지금은 많이 무디어 가는 거 같다.핑크 빛과 같은 시절이 영원히 이어질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부부간의 사랑과 애정은 끓는 찌개와 같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는데,아프고 어렵고 심심할 때 함께 놀러 가고 애정을 다시 확인하며 부부라는 존재의 색깔을 되찾아야 마땅한데 실상 그러하지를 못하여 부부란 무엇이고 삶이란 무엇인가를 수없이 되뇌이고 생각해 본다.

 

 

남들이 부러워할 만큼 잉꼬부부이고 멋지게 오래도록 잘 살아갈 거 같은 지인 중에는 이런 저런 사연으로 헤어졌다는 소식을 접한다.귀에 들어 오는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성격차이가 가장 큰 것으로 보여지고,경제적 위기,한파로 남편이 장기 실직상태로 무능함을 탓하고 헤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무엇이 부부간을 갈라 놓는지는 모르지만 서로 맘에 들지 않더라도 믿음과 양보라는 차선책을 택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처음 만나 기대와 설레임이 컸던 만큼 현실 속에서의 그 기대와 설렘이 그대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본다.그렇기에 서로에 대한 기대치를 조금은 낮추는 대신 함께 오래도록 가겠다는 의지와 믿음을 평소에 보여 주는 것이 부부간에 오래 가는 길이 아닐까 생각된다.

 

 

경제적 위기 속에 결혼을 망설이는 청년층이 늘어 가고 있으며 이혼도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가는 풍토가 되어 버린 지 오래이다.또한 기성세대가 자식들을 결혼시킨 뒤에 황혼 이혼을 하는 경우도 많다.억압받고 사느니 노후 만큼은 훌훨 나는 한 마리의 새가 되어 진정한 자유를 찾고 싶다는 마음도 이해가 간다.그러나 부부의 인연을 맺어 살아가는 과정에서 피치 못한 사연은 누구나 있을 것이고 마음에 들지 않은 것들도 수없이 발견된다.이러한 것들을 모두 문제 삼아 헤어지기로 마음 먹는다면 성이 다른 남녀 간이 만나 결합하고 살아간다는 의미는 퇴색되어 버리고,그 사회의 행복지수는 블랙홀로 빠져 버릴 것이다.

 

 

부부 관계도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거 같다.사랑이라는 경계를 넘어 시대 감각과 의사전달 방식을 고려한 파트너십,우정 어린 관용,상호 존중 등의 다양한 시도를 포괄하는 부부관계의 창조가 필요한 시대인 거 같다.서로에게 부족한 점은 채워 주는 연민의 정신과 배려와 이분법적(남자는 이것을 해야 하고,여자는 저것을 해야 한다)인 구태연한 사고 방식도 현시대에서는 불필요한 거 같다.본래의 젠더를 존중하고 더 나은 삶을 구가하기 위해 부부가 챙기고 의논하는 성숙된 관계창출이 무엇보다도 중요함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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