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2 - 시오리코 씨와 미스터리한 일상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1부 2
미카미 엔 지음, 최고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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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1권을 읽은 지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내 품에 2권이 안겨지게 되었다.이야기가 픽션이지만 그럴 듯하면서도 묘한 여운과 추리,책이 갖고 있는 의미와 가치 등을 새록새록 마음으로 느끼게 해 주기에 책을 대하는 데에도 새로운 기분과 감정이 일어나게 되었다.빠르고 간편하며 핵심만 찾으려는 세태와 견주어 고서적을 취급하는 고서점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데에는 도서의 내용에 담긴 내용과 가치,희귀성 등을 환기시키는 의미가 크기에 독자의 한사람으로서 따끈따끈한 신간도 보기 좋지만 오래된 도서일수록 인간의 내면과 지혜,살아가는 방도를 가르쳐 주고도 남는다는 것을 또 한 번 공감하게 되었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가업을 물려 받는 것이 그들의 내면에 살아 있는 것으로 전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그도 그럴 것이 비블리아 고서당 마님격인 시오리코 역시 어머니로부터 고서당을 물려 받게 되고 그 이력이 10여 년이 흘러가다 보니 희귀성의 여부,가격의 고하,찾아 오는 손님들의 얼굴 표정과 의중 등을 누구보다도 빨리 간파하고 적절하고도 융통성 있게 대응해 가는 '인간달인'의 모습을 갖췄다는 생각이 든다.그리고 시오리코와 함께 일하게 된 젊은 고우라씨는 시오리코을 대신하여 궂은 일을 기꺼이 도맡아 하면서도 그녀에 대한 관심과 친밀도는 알게 모르게 가까워지는데 이러한 대목이 이 글을 읽는 재미,흥미를 지피는 작용을 하는 것이다.둘 다 나이차가 많지 않고 미혼이기에 향후 그 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누가 알겠는가.생각만 해도 젊은 시절 젊은 피를 갖었다는 것은 그 자체로 설렘과 흥분이 소용돌이 칠 것라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라는 생각도 해 보았다.

 

 

몇 권의 도서와 관련하여 에피소드가 진행이 된다.『시계태엽 오렌지』,『명언수필 샐러리맨』,『UTOPIA 최후의 세계대전』 등의 도서와 함께 비블리아 고서당을 찾은 손님들의 얘기,전화상으로 도서 감정가를 문의하는 고객 등을 대하면서 손님의 의중을 심도있게 파헤치면서 신통할 정도로 적중을 보여준다. 역시 시오리코답다는 생각이 든다.평범한 날에는 시오리코는 컴퓨터 앞에서 도서검색,매도할 도서,매입할 도서를 꼼꼼히 체크하는 한 편,고우라는 머슴과 같이 묵묵히 산더미같이 들어 오는 온갖 도서들을 고서당 규정에 맞게 칸칸에 집어 넣고 빼기를 반복한다.흥미로운 점은 30여 년 전에 비블리아 고서당에 책을 팔러 갔다 무슨 영문인지 인적사항은 적는 둥 마는 둥 하고 책만 놓고 집으로 돌아왔던 사연이 있는데 30년 후 자식도 아버지와 똑같이 행동을 하고,서점에 놓고 간 서적은 시오리코 어머니가 당사자를 찾아 갖다 주었다는 얘기이다.누가 시키지 않은 일이지만 그러한 사연이 세상에는 일어날 수도 있겠구나라는 묘한 여운이 일었다.

 

 

고우라 고교를 실제 공간배경으로 삼았다는 미카미엔작가는 가마쿠라시대의 옛도읍지의 한 모퉁이를 삼아 고즈넉하면서도 책과 인간이 함께 지지대와 받침대가 되어 공존해 나가야 한다는 역설적인 의미마저 담고 있고,오래된 서적일수록 책을 지은 저자의 고뇌와 번민,통찰력과 예견력이 살아 숨쉬고 있다는 점이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다시 보게 되었고 그 의미와 가치를 새롭게 발견해 나가려 한다.어찌되었든 고서에 담긴 사연과 추리도 결혼을 하지 않은 시오리코와 고우라 두 사람의 관계 어떠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 것인지는 3권에서 기대를 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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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의 그리스인 이야기 - 신화가 된 영웅들의 모험과 변신, 그리고 사랑
구본형 지음 / 생각정원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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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인의 정념이고 고전이 되어 버린 그리스 신화를 알지 못하고서는 서구의 역사와 문화의 맥락을 이해할 수가 없을 것이다.신화가 국가의 기원이나 제전,신출귀몰하는 영웅들의 모험과 변신,그리고 사랑에 얽힌 에피소드는 읽는 그 자체로 감동적이고 서사적이지 않을 수가 없다.이렇게 수많은 영웅들이 하늘과 바다,강과 땅을 수호하고 사후 세계에서도 인간의 길흉을 점지하는 초능력을 겸비했기에 과학문명과 교육수준이 낮았던 먼 옛날에는 그들만이 우주를 지키고 선악을 다스렸다고 믿었던 것은 아닌가 싶다.

 

수많은 영웅들의 모험과 자존,질투,죽음 그리고 덧없는 사랑 등이 신화적인 인간의 탄생과 더불어 모험은 시작되고 모험으로 끝날 정도로 긴장과 갈등의 연속이었다.혼돈(카오스)와 같은 시대에 창조의 순간이 찾아오고 이를 묘사한 시는 당시의 상황을 상징적으로 잘 들려 주고 있다.

 

칠흑 날개 달린 밤이

어둡고 깊은 에레보스의 품으로 날아드니

바람에 실린 알이 하나 툭,

세월이 흘러 흘러 알이 깨져

황금 날개 찬란히 빛나는

사랑이 팡 터져 나왔네. - 그리스 희극 시인 아리스토파네스 -

 

변화경영의 대가인 (故)구본형저자 유고작이기도 한 그리스인 이야기는 본래 비극 작가들에 의해 훌륭하고 정교하게 다듬어졌는데,이것은 인간의 마음속 무의식의 세계를 드러내 보이고 있기에 현세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내면 심리세계를 반영하고 있기에 각자의 신분과 위치,생각과 감정에 따라 등장하는 신화적 인물들의 개성과 캐릭터,당대를 살아 갔던 삶의 방식들을 과거와 현대,미래를 연결해 주는 모티브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나약하고 비굴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이들로부터 커다란 자극을 받아 삶을 높은 경지로 이끌어 낼 용기와 방법마저 찾아 내고 도약할 수 있는 정신적 힘을 선사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에게문명으로 불리워지는 그리스 신화의 시작은 미케네에서 시작되고 탐욕의 끝은 크레타이며,문명의 꽃은 아테네에서 절정을 이루고,본격적인 영웅들의 싸움과 격돌은 트로이 전쟁에서 숨가쁘게 질주하고 아이네이아스에 의해 로마의 탄생까지 보여주고 있다.신화에 등장하는 영웅들은 셀 수도 없이 많다.그리스 올림포스 12신의 우두머리인 제우스를 비롯하여 그의 최초의 아내 헤라,그리고 아름다움과 사랑의 신을 빼앗은 아프로디테 등이 있고 바다의 신,저승의 신,대지의 여신,태양과 예술의 신,전쟁의 신,포도주의 신,사랑의 신,전쟁과 지혜의 여신,저승의 여신,태양신,달의 신 등이 각자의 역할에 따라 호메로스 시대 이후를 한 시대를 풍미하고 그리스인들의 정념을 휘어잡고 있는 것이다.

 

그리스의 종교는 의인화되어 동물을 신성하게 여기는 일은 적었지만 신이 동물로 변장한 모습으로 등장하는 일도 많았다.그 대표적인 동물이 소이고,켄타우로스와 사티로스와 같이 반인반수(半人半獸)를 띠고 있는 경우도 있다.재미있는 것은 그리스인들은 말을 좋아했는데 말과 인간의 결합을 천하게 여기지 않은 탓인지 쉽게 사귈 수가 있었고 결혼식의 하객으로 초청받아 난장판을 만들기도 했지만 선량한 모습을 부여받은 것이 더 많았다는 것이다.

 

10년이라는 긴 <트로이 전쟁>이 끝나고 <오디세이아>는 사건들을 순차적으로 들려주기 시작하고,오디세우스가 이타카로 돌아가는 귀환여정은 험난하기만 하고 그 영웅들이 죽어서도 저승에서 재회를 하는데 그 저승의 여신이 그들을 맞아 어떻게 대했을지도 궁금하기만 하다.그리고 아이네이아스는 로마 제국의 시조가 되고 아폴로 신의 신전으로 가서 그의 신탁을 받아들여 로마제국 기초를 세우고 로마시대를 활짝 열어 나갔던 것이다.

 

구본형저자가 꼼꼼하고도 정교한 문체로 그리스 신화의 영웅들을 낱낱이 해부하고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컬러 삽화를 싣고 있어 가독성을 한층 더 해 준다.저자가 말하고 있듯 문명의 시대에서 인간의 의식은 발달되어 있지만 무의식의 세계는 고래로부터 전해져 오는 신화,설화,민담 등의 비과학적 세계에 살고 있으며,의식과 무의식의 균형과 조화가 그가 말하는 자기 경영의 본질이라고 할 수가 있다.그리스 신화를 통해 다양한 영웅들의 모험과 이전투구,질투와 사랑의 이야기는 신화 주역들의 드라마틱한 운명적인 이야기이기에 학습과 흥미외에 인간 내면에 깔려 있는 권력싸움과 운명의 극복이라는 문제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어 매우 다행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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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튜즈데이 - 한 남자의 운명을 바꾼 골든 리트리버
루이스 카를로스 몬탈반.브렛 위터 지음, 조영학 옮김 / 쌤앤파커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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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말 못하는 짐승만도 못하다'라는 말이 있다.생각과 이성을 갖은 인간이 때로는 인간이기를 거부하고 상식를 벗어난 행동을 했을 경우에는 이러한 말을 들어도 싸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그런데 단순히 먹고 자고 배변에 충실하는 본능적 상징인 동물들은 사람이 해코지 하지 않으면 온순하고 충실한 존재로 거듭나게 된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동물이지만 사람과의 유대관계를 끈끈하게 이어가고 반려로서 삶을 함께 이어간다면 이것은 바로 기적이고 행복을 일구어 가는 여정이라고 생각이 든다.

 

우리에게는 개와 관련한 일화가 참으로 많다.네이버상 충견을 클릭하니 몇 개의 기사가 사진과 함께 나온다.1933년 시묘(侍墓)하는 충견,1935년 10년 동안 죽은 주인 기다리던 충견 하찌의 죽음,1936년 강보(襁褓)에 생명을 수직(守直)한 충견(이하 모두 동아일보 기사임)의 얘기를 읽으면서 가슴이 찡하게 울려온다.주인은 개를 가족처럼 여기고 개는 주인으로부터 자애로운 사랑을 받았으니 이를 어찌 잊을 수가 있겠는가.비록 말로 표현은 못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 켜켜이 쌓여진 고운 정이 새록새록 돋아나 주인의 마지막 길을 지키려 했던 충견의 기상이 아니었을까 한다.

 

골든 리트리버(Golden Retriever)로 잘 알려진 사진의 주인공은 털색깔이 금빛에 눈과 코가 부리부리하다.그리 순한 인상은 아니지만 잘 길들여 놓으면 주인을 위해 충성을 다하고 반려로서 삶을 함께 이끌어 가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이 글의 주인공 루이스가 골든 리트리버 혈통인 튜즈데이와 어떻게 만나 불행했던 시절을 딛고 새롭게 운명을 어떻게 꽃 피워 나갔을지가 무척이나 궁금했다.루이스가 전쟁에서 입은 상처와 후유증이 튜즈데이를 만나 이를 극복하고 새로운 삶을 멋지게 구가하면서 어떠한 에피소드를 들려 주고 있는지는 읽는 내내 가슴이 뭉클하고 눈가가 붉어져 오는 것을 느끼게 하고도 남는다.

 

아버지는 경제학 교수,어머니는 기업 CEO집안이었던 루이스는 낙관주의와 애국심을 기치로 내걸었던 레이건 시대에 사악한 제국인 러시아를 붕괴하기 위해 무엇인가를 해야겠다는 결의가 생기게 된다.그러는 와중에 1990년대 미.이라크 전쟁이 터지면서 루이스는 열망과 확신으로 이라크로 파병을 나가게 된다.이라크 전쟁을 통해 그는 이라크의 심한 부패상을 목격하고 교전과 살상이 난무하는 가운데 그도 허리,팔 등에 부상을 입게 된다.게다가 이라크 라마디와의 교전은 그를 복수의 칼날을 더욱 드리우게 하면서 그의 몸은 육체적,정신적으로 망가지게 된다.나아가 그는 이라크 파병을 두 차례나 떠나면서 외상후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그 악몽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뇌손상으로 인한 현기증과 대인기피증은 그의 삶을 망가뜨려 버리고 마는데,교도소의 강아지를 입양받으면서 그의 삶은 반전을 거듭하게 한다.

 

테러 습격을 받은 지 6년,열일곱에 군에 입대하고 17년 만에 명예전역 하게 된 루이스는 재난관리국에 일자리를 얻으면서도 외상후 스트레스를 이기기 위해 알코올로 나날을 보내게 되고,미국 정부측에서마저 이라크 전쟁으로 부상을 입은 상이용사들에 대한 처우가 빈약하기만 하다.그렇지만 그는 향학열을 살리기 위해 컬럼비아 대학원에 입학을 하고 또 도우미견 튜즈데이를 만나게 되는 행운을 얻게 된다.그가 받은 외상후 스트레스를 덜어 주기에 족한 존재이었던 것이다.훈련 프로그램에 따라 도우미견 튜즈데이는 어느덧 루이스에겐 없어서는 안 될 반려가 되면서 그의 외상후 스트레스는 조금씩 아물어 들게 되는 희열을 맛보게 된다.전쟁은 승자,패자의 구별은 어렵다.모두가 가해자이고 피해자 일뿐이며 전장에서 희생이 되었든 살아 돌아왔든 당사자에겐 씻을 수 없는 상처이고 악몽인 것이다.반카스트로 활동차 쿠바에 잠입해 활동하던 그에게 신경쇠약으로 인해 투즈데이와의 이별이 죽음으로 몰아갈 뻔했다고 한다. 루이스가 도우미견 튜즈데이를 만나지 못했던들 그의 삶은 살았어도 죽어 가는 시한부 인생이나 다름 없었을 것이다.

 

등과 무릎 상처로 인해 지팡이를 짚어야 하는 루이스는 집안에서는 애완견으로 둔갑하면서 목욕과 털손질,귀청소,이닦이까지 서비스를 받게 된다.밖에서 충실히 루이스를 위해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해 냈으니 그 정도 보답은 수수작용에 다름 아닐 것이다.함께 목욕하고 난 뒤 둘만의 평온한 시간은 고요하고 평화롭기 그지 없다는 생각이 든다.더욱 놀라운 것은 그가 학위증을 수여할 때 학장이 튜즈데이에게도 학위증을 수여하고 특유의 미소로 관중들에게 보여주었다는 흐믓한 에피소드이다.그리고 루이스와 튜즈데이는 영혼을 함께 할 각오가 되어 있기라도 하듯 두 개의 심장이 하나가 되는 궁극의 만족감과 같은 사랑을 느낄 차례를 맞이하고 있다.

 

루이스는 "지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사내"라고 말했듯 어찌보면 인연은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사람과 사람,사람과 동물,사람과 사물은 신이 잘 알아서 교유하고 보완해 가는 상생관계를 이어가라고 주문하지 않았나 싶다.특수한 상황에 놓인 루이스가 정신분열증과 같은 외상후 스트레스를 이겨내고 삶의 동반자인 튜즈데이를 만나 사랑과 행복을 쌓아 가는 모습을 보면서 진정한 사랑과 용기,인내,헌신이란 무엇인가를 깨닫게 해 주는 가슴 훈훈하고 감동이 교차하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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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 보상
새러 패러츠키 지음, 황은희 옮김 / 검은숲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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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여성을 내세운 여형사,여탐정의 활약을 그린 글은 '사미라에게 장미를'을 통해 사건.사고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주도해 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현장감마저 있어 마치 한 편의 스릴감 넘치는 영화를 보는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남성 전유물로 여겨졌던 탐정,형사 시리즈물이 여성으로 옮겨지면서 독자들의 흥미와 가독성마저 안겨 주게 된 것 같다.

 

이번 작품은 그야말로 화려한 국선 변호사 경력을 지녔지만 원만한 결혼생활을 이어가지 못하던 여성 변호사가 사설 탐정으로 변신하면서 그녀의 이름은 바로 V.I 워쇼스키이다.무대배경은 시카고이고 그녀는 주로 권력과 돈이 얽힌 화이트칼라 범죄를 폭로하는 것을 타킷으로 하고 있는데,어느날 은행 고위 관계자가 그녀를 찾아와 사라진 아들의 여친을 찾아 달라고 의뢰를 받으면서 이 글은 시작된다.

 

늘씬한 키에 프로정신으로 가득찬 워쇼스키는 사건 추적과 폭로를 위해서는 남성 못지 않은 기동성과 집요함,재치마저 보여주는 한편 일상에 가까워지면 매우 친절하고 편안한 인상마저 안겨 준다.특히 1980년대에 출간된 만큼 하드보일드적인 요소가 강하지만 한 여성 탐정이 이끌어 가는 사건 추적은 사실과 진실을 가려 내기 위한 프로정신은 설득력과 매력적인 캐릭터임에 틀림없다. 이는 돈과 권력에 집착하려는 못된 근성을 뿌리 뽑으려는 분위기가 박진감있게 흘러 간다.그녀는 불의,위협에 맞서기 위해 총과 가라테,논리적 접근으로 한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당찬 여성의 이미지로 다가온다.

 

사건을 의뢰한 은행 고위 관계자라고 밝혔던 그는 은행 고위 관계자가 아니었고 보험사기에 얽힌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워쇼스키는 동분서주 하게 된다.부패한 노동조합장,불법적인 금융거래 등을 두고 가능성을 두고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고 직관과 추측을 통해 결론을 도출해 내려 한다.특히 프로정신이 지나치다 보니 경찰과 같은 인상을 심어준 나머지 "자신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건 나 자신뿐이예요"라는 대목이다.

 

보상금 허위 지급명세서를 부당하게 취득하고 그 명령서로 가능한 무언가를 또 하고,돈을 신탁계좌에 입금하고 관리하려 했던 일종의 돈세탁과 같은 금융범죄,나아가 의사와 금속연마공조합이 짜고 지급명령서를 보완했다는 대목까지 본다면 돈과 권력으로 인한 각종 사건.사고는 어느 시대에서나 흔하게 발생했던 것으로 볼 수가 있다.노조를 이용해 불법을 저질로 이를 토대로 보상금을 가로채려 했던 사건을 두고 V.I.워쇼스키 여탐정은 시종일관 프로정신으로 자신의 위치,입장을 흐트러지지 않은 채 당당하게 일에 임하려 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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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면 사랑하고 싶어져 - 시간산책 감성 팟캐스터가 발로 쓴 인도이야기
김지현 글.사진 / 서교출판사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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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0대에 통크게 어디론가 나그네가 되어 자유와 낭만을 만끽하지 못한 것이 가끔은 후회가 된다.대학졸업하자 마자 취업하고 혼인 나이가 되어 부랴부랴 결혼을 하면서 아이를 갖고 가정 생활에 나름대로 충실하다 보니 모든 것을 잊고 나만의 여행은 갖어 보지 못했던 것이다.아니 가고 싶었지만 이런 저런 여건에 의해 여행을 놓치고 말았던 적도 있었고,아이들 교육비가 많이 들어가고 경제적 여건이 하수상하는 요즘에는 여행은 말그대로 사치품이고 허영이라는 생각마저 든다.짧은 삶을 재미있게 살아야 하건만 그러지 못하는 것도 내 불찰이고 능력의 한계라는 생각을 한다.

 

 

내가 만일 세속의 모든 일을 잊고 나만의 여행을 늦게나마 떠난다고 하면 중국 소수민족의 전통과 문화,언어가 살아 있는 곳을 탐방하고 싶다.중국 동남부의 강소성을 비롯하여 운남성,사천성 등지에는 아직도 고래의 전통 문화를 비롯하여 가족과의 끈끈한 유대관계,전통적인 의료행위,농경방식과 신화와 주술 사상이 잘 보존되어 있다고 하니 아니 가보고서는 후회막급일 것 같다.얼굴도 비슷하고 인정도 살아 있으며 물질문명이 아직은 침투하지 않은 곳이라 사람과 자연이 잘 교유하고 호흡하는 천혜의 지역이라 매력덩이가 아닐 수가 없다.문명의 이기가 덜 발달된 곳이라 다소 생활의 불편은 있겠지만 그쯤이야 감수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요즘 우연찮게 인도와 관련한 여행 에세이,소설을 접하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다양한 인종과 종교가 혼재되어 커다란 사회적 문제,잡음을 일으키지 않고 살아 가는 인도는 인구가 세계 제2위이며 화장(火葬)문화가 보편화되어 죽으면 모두가 한 줌의 재가 되어 강물에 던져진다.그들은 육신은 사라지지만 영혼만은 윤회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는 것 같다.21세기인 현재 인도의 거리의 모습,사람들의 용모,의상,생활 수준은 한국의 196,70년대를 방불케 하지만 IT강국,Brics국가로서 착실한 경제성장을 보여 주고 있기도 하다.높은 교육수준과 산업화가 진전되면 인도의 미래도 지금과는 전연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 되리라는 생각도 든다.다만 아직까지는 카스트제도가 은연중 내지 의식 속에 살아 있어 사람 차별이 심한 곳도 인도가 아닐까 한다.

 

 

내 소원을 이루기 위해 '디아'라는 촛불접시를 구해 갠지스강에 흘려 보내면 그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그들만의 아름답고 정념적인 이야기,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어린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쓰레기는 무조건 땅바닥에 던지는 그들의 생활습관,위생관념이 덜 발달된 탓인지 큰 것,작은 것은 스스로 알아서 처리해야 하는 곳,락샤(인력거)가 교통수단으로 발달한 곳,밤늦게는 외출을 삼가는 것이 최상인 곳이라는 찜찜하고 뒷걸음질 치게 만드는 구석도 있지만,화려한 결혼식,영화가 발달한 나라라는 이미지는 나쁜 선입견을 일순 바꿔 놓는다.그리고 티베트 사람들이 모여 사는 맥그로드간즈는 나라 잃은 설움을 그들끼리 모여 얘기하면서 비애를 삼키고 독립의 염원을 함께 공유하고 갈구하는 모습이다.티베트가 자주권을 되찾아 독립국가가 되기를 바래본다.

 

 

생각지도 않은 낯선 환경과 사람들 앞에서 어리둥절함과 불편함이 그대로 전해지는 인도의 모습이지만 내가 어떻게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 그곳 환경과 사람이 새롭게 보이고 그들과 하루라도 빨리 가까워진다는 김지현저자의 풋풋하면서도 감성 넘치는 인도여행 후기는 사랑도 행복도 내가 먼저 타인에게 가까워지려고 노력하고 호흡해 가려는 넓은 마음에서 나온다는 것을 새삼스레 알게 되었다.산업화로 인해 기계,과학문명보다는 다소 불편하고 인내력이 필요하지만 느긋하게 그들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포용하려는 동류애가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강하게 다가오고,또 다른 자신의 모습을 찾아 나서는 것이 여행의 핵심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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