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돈이 아닌 사람을 번다 - 동양 최고의 인생고전 채근담에서 배우는 삶과 관계의 지혜 Wisdom Classic 8
신동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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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날 빈부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다 보니 사람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도리와 덕을 지키려는 사람은 많지 않고 편법과 줄서기가 만연하다.특히 사회 지도층부터 법을 지켜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창조해 나가려는 솔선수범을 보여 주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실상은 기대와는 전혀 딴판인 작태를 부리고 있어 민심의 이반현상을 부추긴다고 생각한다.돈없는 사람은 하루벌어 먹고 살기가 빠듯한 판인데 좀 있다고 하는 사람들은 돈을 더 갖지를 못해 안달볶달이다.특히 일상에서 개인의 경제적 수입이 넉넉하지 못한 경우에는 나가야 할 두터운 고정비를 감당하지 못해 삶의 질마저 툭 떨어지면서 세상을 비관하는 사람들이 속출하는 것이다.이러한 사회적 불평등 상황이 지속되고 돈이 세상의 주인이 되어 버린 만큼 사람들은 어떠한 수단과 방법을 써서라도 돈을 벌어야 한다는 강박증에 시달리는 것이다.

 

 

 산업화 이후로 화폐경제가 발달하고 자본과 노동,토지,임금에 의한 경제시스템은 인류의 삶을 진보시키고 풍요롭게 만들었다는 데에는 이의가 없다.그런데 신자유주의,탈산업화를 넘어 IT산업이 발달하면서 극도의 개인주의가 팽배하면서 가족 구성원간의 대화와 소통마저 끊기면서 사회공동체는 점점 붕괴되고 해체되어 가는 안타까운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대가족 사회에서 핵가족화 시대로 넘어 오고 그 핵가족의 오붓함은 사라지고 스마트폰,SNS와 대화와 소통을 나누고 있는 점이 풍요로운 현실 속의 비극이고 안타까운 점이다.엊그제 TV에서 '시금치'라는 방송을 잠깐 봤는데 현대사회의 시어머니와 며느리간의 갈등을 현실적으로 잘 보여 주었다.일면 공감하는 면도 있었고 '이건 아닌데'라는 점도 있었다.공통적인 점은 젊은 며느리들이 가급적 개인의 시간과 자유를 더욱 원하고 시부모님 모시는 것은 꺼린다는 점이다.큰 질병에 걸리고 수발을 들어야 할 때 인사치례 형식으로 잠깐 뵙고 헤어지는 것이 고작이다.돈이 있는 계층은 대개 요양원에 보내 드리려 하고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형제간에 의논하여 결정된 쪽으로 시부모를 모신다는 생각도 많았다.

 

 

 명말 환도초인 홍자성의 어록인 <채근담(菜根譚)>은 그의 사관보신의 길과 은퇴후 산림에 기거하는 즐거움을 그린 글이다.청렴한 생활을 하면서 인격수련을 게을리 하지 않고 인새의 온갖 고생을 맛 본 체험에서 우러나온 주옥 같은 지언들로 되어 있기에 누구나 이것을 읽고 깨달음의 시간을 갖었으면 한다.노력하지 않고 얻은 행운(倖運)과 횡재 등은 진정한 행운이 아닐 뿐만 아니라 행복도 맛볼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또한 돈과 재물,명예와 권력을 갖었다고 해도 이를 소유하려고 해서는 안된다고 주문하고 있다.채근담은 유교의 정신에 입각하여 불교와 도교의 정신까지 함축하고 있으므로 인의예지신을 비롯한 정신수양에도 커다란 도움을 주리라 생각한다.채근담이 말하는 자기가 얻어 갖고 있는 것을 3할을 주위 및 사회에 내려 놓은 것을 강력하게 주문하고 있다.일종의 배려와 겸양,상생의 정신을 일찍부터 터득하고 사회공동체 정신이 왜 중요한지를 잘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개인주의,이기주의,아전인수 모두가 나눔의 정신과 어긋나며 채근담에서 말하는 나눔의 정신을 실천함으로써 삶의 지혜와 자기계발에도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이 글은 크게 5가지의 나눔의 정신을 보여 주고 있다.여3분(與三分) 남에게 넘겨주어야 할 3할인 명성과 절개,귀삼분(歸三分) 자신에게 돌려야 할 3할인 오명과 지탄,양3분(讓三分) 남에게 양보해야 할 3할인 대공을 세운 후의 공덕,대삼분(帶三分) 사람 사이에 지녀야 할 3할인 강한 의협심,그리고 감삼분(減三分) 스스로 넘겨주어야 할 3할인 이익과 이윤이다.이는 개인의 이익과 이기주의,소집단주의에 집착하고 머물렀다가는 소탐대실이라는 편협한 사고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변화해 가는 다양한 집단과 세계에서 살아 남을 수가 없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특히 송인종때 포청천 청렴결백한 정신은 개인 뿐만 아니라 사회지도층들이 본받았으면 하는 바램이다.편법과 이기주의,독단과 독선이 난무하고 상호간의 다름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배타주의가 팽배한 현실에서 채근담이야말로 인간이 걸어가야 할 진정한 길이 무엇인가를 제대로 들려 주고 있다.채근담이 들려 주는 나눔의 정신 통해 부족한 점은 채우고 그릇된 점은 자신의 탓으로 돌려 크게 성찰해 나가는 것이 진정한 삶의 본질이고 요체라는 것을 공감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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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건강의 풍수 인테리어 최고의 풍수 인테리어 전문가 이상인 박사의 특별한 제안 3
이상인 지음 / 창해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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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사물 자체에 의해서가 아니라,사물에 대해 갖는 생각에 의해서 괴로움을 받는다'는 고대 철학자 에틱테토스의 말처럼,자신의 생각과 마음가짐이 스스로에게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사람들에겐 누구나 불행이 닥칠 수 있는데 불행을 제때에 떨쳐버리지 못한다면 삶은 더욱더 비참해지고 가슴속에 큰 상처로 남게 될 것이다.집 안의 기운을 바꾸어 재물운과 건강운을 영글게 하라는 저자의 모두말씀에 공감을 하고 현재 살고 있는 집 안 구석구석을 잘 정돈하고 가족의 건강과 재물을 다른데로 흘리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풍수학에 기초해서 엮어 나간 이 도서는 풍수에 대한 전반적인 이론,현관,거실,부엌 & 욕실.화장실,침실,포인트 인테리어,부록으로 우리 생활 속 숨은 풍수에 대해 기술해 놓고 있다.현재 살고 있는 자신의 집이 어느 방향에 속하는지를 잘 알고 연령과 기호에 맞으면서도 방위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 집 안의 분위기와 인테리어를 바꾸어 나간다면 보다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풍수나 방위등에 관심과 호기심이 없진 않은데,아무래도 방위에 대한 용어나 정확한 전문가의 의견과 조언을 듣지 않은 이상은 유야무야 흘러가지 않을까 싶다.또한 방위는 태양의 움직임을 중시하며 9개의 방위로 나뉘어지는데 각각의 방향마다 고유한 특성이 있으며 서로 다른 기운들을 지배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실례로 후배나 지인,시청자들로부터 자신이 하는 일이 신통치 않고 건강상에 문제가 우려될때에 직접 살고 있는 집을 방문하여 집의 방향과 현관~침실까지를 돌아본 뒤 인테리어,밝고 어두움,소품등의 배치여부등을 설명하고 조언한 뒤엔 전보다 조금씩 나아지고 개선되었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 생활 속에 숨은 풍수가 눈에 들어 왔는데 오행(나무,불,땅,쇠,물)의 특성과 작명법,상호 짓는 법,삼재,좋은 집 고르기와 이사 날짜 및 방향,나이에 맞는 이사 방향으로 구체적으로 기술되어 있어 꼭 읽어 봐야 할 것이다.자신의 건강과 재물이 거처의 방향에 맞지 않게 대처를 하지 않아 손재수나 횡액수로 빠진다면 얼마나 불행한 일일까?

 현관의 신발정리정돈부터 침실의 배치,소품의 배치,벽지는 어떠한 색으로 할 것이며,가정에 불화가 있을때에는 어떻게 인테리어를 하고 승진이나 사업운이 저조할때에는 어떠한 액막이를 할것인지를 이 도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있다.방위와 인테리어에 관심을 갖고 건강과 화목,재물,애정등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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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스케치 노트 스케치 노트
아가트 아베르만스 지음, 권루시안 옮김 / 진선아트북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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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산업화에 따라 도회지이든 농촌이든 자연의 모습 그대로를 보고 관찰할 기회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 삭막하고 무미건조하다는 생각을 한다.자연의 생태계가 온전하게 보존되어 인간에게 무한한 영감과 감성을 주었던 시절이 마치 오랜 옛날처럼 여겨진다.대부분 건축물 주변에 인공으로 심고 가꾼 것들이 대부분이라 진정한 감성과 멋을 연출하기에는 흡족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어린 시절 산과 들,개울가,저수지 등에 자주 나타나고 사라지기를 반복했던 동.식물들이 자연과 친화적으로 교유했던 시간이 그립기만 하다.

 

 

 봄이 되면 제비들이 남국에서 날아 와 초가집 처마밑에 둥지를 틀고 새끼를 낳아 먹이를 물어 다 주는 모습,뒷간에 심어진 호박 넝쿨,옥수수 잎사귀에 앉아 이슬과 빗방울로 목을 축이던 청개구리의 모습,따사로운 봄날 담벼락과 텃밭에 어미닭과 병아리가 종종 걸음질치고 뒷다리로 흙을 헤치며 먹이를 찾던 모습,개울가 수초 사이로 날렵하게 헤엄치며 달아나는 물뱀의 모습,처서가 가까워질 무렵 잔서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창공을 훨훨 날던 고추잠자리는 자주 봐왔던 생물들이다.

 

 

 나아가 가을날 벼가 누렇게 익어갈 무렵에는 벼 잎사귀 사이로 기고 나는 메뚜기,늦가을 새벽 산 속에서 울어대는 부엉이의 소리,하얗게 변한 산비탈에 푸드덕 날다 다시 먹이를 찾아 종종 걸음을 치는 까투리와 장끼가 있으며,장미,산딸기,창포,진달래,감나무 꽃,수련,해바라기,민들레,씀바귀,강아지풀 등 셀 수도 기억해낼 수도 없을 정도로 자연에서 성장해 가는 동.식물들을 해마다 보기를 반복해 왔던 것이다.어린 시절 친숙하기만 했던 것들이라 좀 길게 나열했지만 인간에게 영감과 감성,인간과 자연의 생태계들과의 교호작용이 무한하게 순수했다.그렇게 동.식물과 자연,사람이 무구한 모습으로 일체가 되어 살아가던 시절의 추억이 그립기만 하다.

 

 

 이제는 개발이 덜 된 오지나 시골마을을 일부러 가지 않는 한 위에 나열한 동.식물들을 보고 관찰해 나가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다행히도 자연에 서식하고 있는 갖가지 곤충,조류,파충류,초식,육식동물,나무와 풀 등의 특징과 관찰을 거쳐 종이에 그려 보는 스케치 시간은 뭐라 형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친숙하기만 하다.어린 시절이 상기되면서 고향의 산과 들,초목과 동.식물들이 계절에 따라 생장소멸해 가는 모습이 선연하기만 하다.아가트 아베르만스가 쓴 <자연 스케치 노트>를 쭉 읽어 보니 취미 삼아서라도 그림 도구를 준비하여 하나 하나 그려 나가는 연습을 해 보고 싶다.

 

 

 초보자도 쉽게 배우고 따라할 수 있도록 스케치의 기본자세와 전반적인 드로잉 과정이 세밀하게 나타나 있다.야외에서 그린든 실내에서 그리든 그리려는 대상에 대한 충분한 특징과 관찰이 필요하다.모든 생물에게서 찾을 수 있는 형태와 볼륨은 공,원통,원뿔 등 세 가지 기본 형태가 있고,빛의 각도에 따른 음영,기본 원색(빨강,파랑,노랑)과 대비되는 보색(補色)관계를 주지한 다음 단계별 스케치 요령을 터득해 나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스스로 직접 스케치북에 연필로 형태를 그리고 구체적인 모습을 담아 내도록 주의를 기울인 후에 물감과 물의 배합을 잘 맞춰 농담(濃淡)을 충분히 살린다면 살아 있는 동.식물들의 모습을 그려낼 수가 있을 것이다.사람이 근접하는 것을 무서워하는 동물들을 관찰하기는 쉽지 않기에 '은신처'를 만들어 그들의 생태를 사진으로 담아 묘사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스케치하려는 대상을 머리,몸통,손과 발 등의 순서로 얼개를 그린 뒤에 세밀한 부분을 완성해 나간다.그리고 색을 칠하면서 농담과 대상물의 전반적인 질감과 구조에 맞춰 그려 보도록 표현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이 글은 전문가의 솜씨,표현이어서인지 살아 꿈틀거려 생동감까지 안겨 주고 있다.처음 스케치하는 사람들은 쉬운 표현법부터 익히고 점점 난해하고 복잡한 대상물을 표현하는 연습을 길러야 할 것이다.

 

 

 취미로 하든 전문적으로 하든 자연에 사는 동.식물들의 생태를 예리하게 관찰하여 특징과 질감,구조 등을 먼저 파악해 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그리는 공간.장소도 야외가 될 수도 있고 작업실 및 가정에서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동.식물과 사람이 일체가 되어 스케치 하는 시간만큼은 집중과 몰입에 약간의 상상력을 동원한다면 대상에 대한 묘사력은 날로 증가할 것이다.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평소 동식물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행동으로 관찰하고 전문가가 그려 놓은 작품들을 많이 모방해 보는 것이 스케치를 잘하는 비결이 아닐까 한다.학창시절 잠깐 데생(드로잉)을 해 본 적이 있어 그리 낯설지 않은 시간이었다.다만 오랜 세월 그리는 감각과 연습을 방기한 탓에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스케치 연습을 해 나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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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 - 문명의 중심
프랜시스 우드 지음, 박세욱 옮김 / 연암서가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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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문화사의 발자취를 보면 유구하게 이어져 오는 경우보다는 실이 툭 끊어지는 것처럼 얼마간의 시간 속에서 번창하고 멸하여 갔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특히 산업혁명이 시작되기전 사람이 두 발로 걷고 낙타와 말이라는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경제활동을 했던 적이 있다.그 시대는 화폐로서 물건을 주고 받는 것보다는 물물교환이 주가 되었다.문화인류사에 족적을 남기고 문명의 광휘를 빛낸 것이 실크로드라고 생각한다.동서양의 문화가 시작되는 시발점이고 실크로드를 따라 카라반(대상인)들이 모래먼지 나는 사막 위를 걷고 고산지를 넘으면서 문물을 전파하고 교류를 했던 것이다.

 

동서양 문물의 교류가 러시아와 영국이 주도한 그레이트 게임(Great Game)의 결과물과 돈황 석굴의 유물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실크로드에 대한 관심과 연구,호기심을 더욱 증폭해 나갔다.실크로드는 중국 한나라 수도 시안을 시발점으로 하여 중앙아시아를 거쳐 로마에 이르는 광대역의 교류가 있었음을 보여 주고 있기에 동서양의 문화,역사,소통과 상생의 측면에서 커다란 의미와 가치가 있다고 본다.

 

 

유럽에서 중국으로 오기도 하고 중국에서 중앙아시아,서남아시아,인도 등을 왕래하고 교류하는 사이에 오아시스 도시가 형성되기도 했으며 중국의 비단을 주로 사갔다.이러한 교역이 7~10세기 초반에 이루어졌다.특히 돈황은 오아시스 도시로서 4~10세까지 중국의 불교 중심지였으며 러시아와 영국의 탐험대에 의해 돈황석굴이 발견되면서 잊혀졌던 실크로드의 문물들이 쏟아져 나오게 되었다.일부는 제국에 의해 약탈을 당하기도 했다.중국이 자국의 문화유산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으로 인한 소이였던 것이며 그 소중함을 깨닫고부터는 외세,외국인의 출입을 엄격히 제한하기에 이르렀던 것으로 보여진다.

 

실크로드 문화의 중심지 돈황에서 중앙아시아,남부 인도를 가려면 만년설로 유명한 고지대 및 사막들이 산재되어 있는데 그 험난하고 위험한 지형을 극복하고 동서양의 문물교류가 이루어졌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톈산산맥,쿤룬산맥,티베트 고원,파미르 고원(세계지붕이라고 일컬어짐)을 비롯하여 타클라마칸 사막,고비사막 등의 요새와 같은 험난한 지형들로 이루어져 있다.베일에 가려진 돈황석굴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잊혀지고 사라진 제국들을 비롯하여 문물의 교류가 매우 방대하고 다양한 교류라인에 또 한 번 경이롭기만 하다.혹독한 기후 특히 8개월간 혹한이 지속되는 중앙아시아와 오아시스의 도시들의 기후는 황량하고 맹렬하기만 하다.

 

비단의 원료인 명주실을 짜기 위해서는 뽕나무와 누에가 필요한데 비단을 처음으로 만든 사람은 전설상의 황제 부인인 누조(嫘祖)이며 중국 비단이 지중해에 전해진 것은 기원전 2세기경이라고 한다.실로 비단의 교류가 유구하다는 것을 새롭게 알았으며,그리스.로마의 작가들은 비단을 쾌락과 퇴폐와 연관짓기도 했다.속칭 비단옷은 야시야시한 느낌이 없지 않다.명주실을 이용한 다양한 화집을 통해 중국의 공예기술,수준이 높다는 것도 말해 주고 있다.누에 및 뽕나무 산지는 중국 남서부부터 산동성에 이르기까지 여러 지역에서 골고루 생산되지만 주로 양자강 삼각주 지역이 주산지이다.

 

 

중국의 비단이 중앙아시아를 거쳐 그리스.로마로 전래되고 중국은 서역에서 생산되는 참깨,완두콩,양파,고수풀,오이 등을 일찍이 한나라 시기에 유입되었던 것으로 보여진다.이렇게 물자 교역이 빈번하면서 중국은 교역과 이동을 통제하고 상품이 유입될 때 일종의 관세를 부과하며 밀수방지책도 마련했던 것으로 보여진다.육로를 통한 교역이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바닷길을 통한 교역도 있었는데 대표적인 품목이 진주,별갑,상아,무소뿔 등이다.몇 명이 무리를 이룬 상인들이 있는가 하면 보따리 장수와 같은 사무역을 행하는 이들도 있었다.

 

 

동서양의 문물교역의 정점인 돈황석굴과 천불동은 불교문화가 융성하였음을 그대로 전해주고 있다.그 주위는 황량하고 건조한 기후 탓인지 목화밭,양,염소들이 많다.돈황설굴 안에는 다채로운 불상과 불탑,문서,그림들이 수장(收藏)되어 있는데 불교자료들이 위주가 된다.놀라운 것은 다양한 언어가 발견되고 다양한 종교의 문헌도 발견되고 있다는 점에서 돈황석굴은 실로 동서양의 문물교류의 보고(寶庫)가 아닐 수가 없다.이렇게 장구한 세월 동안 각종 문물과 문서들이 돈황석굴 안에 숨겨져 있었고 그 석굴을 폐쇄한 이유가 무엇일까.그것은 서하(西夏)왕국을 세운 탕구트족이 위협해 올 무렵,아니면 1000년에서 1010년 사이에 닫혔을 것으로 고고학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19세기 러시아 및 영국 탐험대에 의해 돈황석굴이 알려지면서 폐허가 되다시피한 그곳에서 다양한 문물과 문서,가치있는 자료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왕의 폐허 별장,땅 속에서 건져 올린 부처 두상과 괴수상 등이 관심을 끌게 한다.중국역사 전문학자이면서 영국 국립도서관 중국문헌 큐레이터인 프랜시스 우드저자 의해 동서문물 교류의 역사와 문화,언어,그림과 문서,탐험일지를 비롯하여 중국에 종교전파를 위한 흔적의 일환으로 다양한 종교자료도 돈황석굴에서 발견되어 인류학,고고학,종교학적인 측면에서 커다란 의미와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꼼꼼하고 정교한 자료 및 해설이 이 글의 완성도를 높여 주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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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알려준 것들 - 일상에서 건져올린 삶의 편린들
가와카미 미에코 지음, 정선희 옮김 / M&K(엠앤케이)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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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MC인 정선희씨가 번역물을 내놓았다.주워 들은 바로는 그녀가 일본어를 꽤 잘 한다는 것이었다.일본어를 듣고 말하는 것과 읽고 한국어로 옮기는 것은 큰 차이는 없지만 일본어에 담긴 속뜻을 독자들이 알기 쉽고 공감이 가도록 하는 것이 번역가의 기본이라고 생각하는데 기대이상의 번역물이어서 정선희씨는 다방면에 재주와 능력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된 시간이었다.그녀가 정오의 희망곡을 내보낼 때에는 광팬으로서 자주 청취했는데 톡톡 튀는 순발력 있는 말씨에 위트까지 보태어져 그 프로그램은 아직도 선연하게 귀에 남아 있다.

 

 

누구든지 일상의 시간을 통해 다양한 사연들이 있을 것이다.드러내고 싶은 사연,감추고 싶은 사연,누군가와 넓고 깊게 공유하고 싶은 사연을 기억의 편린들을 모아 일기장에 적어 보기도 하고 끄적끄적 메모장에 적어 보기도 한다.이러한 사연들을 머리와 가슴으로 정리하여 한 편의 글로 남겨 보는 것은 참으로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남의 얘기를 통해 미처 내가 겪은 경험과 견주어 보기도 하고 미처 몰랐던 사연들을 통해 상대편의 사정을 간접적으로 이해하고 공감하는 점에서 보이지 않는 소통과 대화가 연결되어 가리라 생각한다.

 

이 글의 저자 가와카미 미에코 30대 후반으로 시간과 세월의 연륜이 많지는 않지만 다양한 사연들을 들려 주고 있다.일본인다운 감각과 센스,취향과 서정성이 그대로 전해져 오는 것 같다.네 개의 커다란 스토리들로 이어져 나가고 있다.신경 쓰이는 것들,인생이 그녀에게 전해주는 것들,(일본)동북부 쓰나미사건과 후쿠시마 원전폭발의 후유증,그리고 다시 일상과 삶으로 돌아오는 순환적인 이야기이다.또한 원작의 내용을 재미나도록 번역가 특유의 앙증맞고 애교섞인 말투들도 시선을 고정시켜 주고 만다.예를 들어 왜 그녀의 '빤쭈'에 신경이 쓰이는 거지? 화장실에섲는 '쫌!' 좀 봐주시지요잉! 등의 소제목이 눈길을 끈다.정선희씨가 게그우먼을 했기 때문에 그러한 언어의 감각을 살릴 수 있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작가는 글을 쓰는 것이 본령이기에 글을 써서 마감시간 안에 보내야 하는 각 언론사,잡지사 등의 생리와 속성을 들려 주는 부분에서 그녀는 인간으로서 매주 무언가에 시험 당하고,끊임없이 실격되고 있는 도전과 시련의 소태와 같은 맛을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닐까,그리고 여고생들이 졸업을 할 무렵 '사인노트'를 만들어 급우들의 주소,전화버놓,이름,혈액형,추억 이야기,메시지를 개성있게 적어 간직하는데 먼훗날 앨범처럼 넘기다 보면 풋풋하고 꿈으로 가득했던 시절이 그리울 것이다.

 

나아가 쓰나미,원전 사고로 인해 수많은 인명피해,재산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 동정과 연민의식을 동류애로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기도 한다.아수라장이 되다시피한 사고현장과 피해 복구의 소식을 들으면서 인간의 힘보다 자연의 힘이 보다 위력하다는 생각 앞에 인간은 참으로 미약한 존재라는 것을 새삼 느끼고 겸허해지고 만다.멘붕과 같은 절망과 무력감을 딛고 이제는 아무일 없다는 듯이 일상으로 돌아와 살기 위해 바둥거리는 소시민들의 눈물겨운 삶의 투쟁은 어느 나라도 똑같다라는 생각을 되뇌인다.

 

우리가 일상을 살다 보면 예상치 않은 일들이 수도 없이 많다.반복적이고 관례적인 일들은 관성에 의해 물흐르듯 이어가지만 생뚱맞은 일들은 잠시 머리를 써보기도 하고 누군가와 의논과 타협을 보아야 할 경우도 있다.그러면서 인생의 깊이는 점점 깊어만 가고 지혜의 주머니는 점점 두둑해져 가는 것은 아닐까 한다.이 시간 내가 겪은 사연들을 누군가와 공유해 보고 싶고 코드가 맞는 사람과 어울려 진하게 술한잔을 나누면서 세상의 시름을 다 토해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그렇게라도 해야 삶은 삶다워지고 사람은 사람의 향기를 잊지 않고 살아가야만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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