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만리 2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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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권에서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그중에 가장 힘이 있는 사람은 세관 주임 샹신원이다.외국물건이 들어오고 나가고 하는데 있어 그가 갖고 있는 힘은 무시할 수 없는 막강한 파워를 갖고 있는 것이다.그에게 잘 보여야 중국에서의 비즈니스 및 인맥의 폭이 넓어질 뿐 아니라 만사가 형통할 수 있다는 점이다.중국인들이 말하는 꽌시(關係)를 잘 활용해야 중국에서 임도 보고 뽕도 딸 수가 있다는 생각마저 든다.중국인은 초면에서도 스스럼 없이 펑여우(朋友)라는 말을 잘 쓴다.그것은 절친한 친구가 아닌 단순한 의미의 동무 정도의 의미이다.좀 시간이 흐르고 서로를 잘 알고 익숙해지게 되면 펑여우 대신 라오펑여우(老朋友)를 쓰게 된다.그리고 그들은 책상을 앞에 두고 상담을 하는 것보다는 술자리에서 상담의 가부가 결정된다.중국인은 도수가 40도가 넘는 독주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오랜세월 마셔 온 습관과 기질 때문인지 원샷을 해도 끄덕없다.술좌석이 어느 정도 무르익어 갈 무렵 그들은 2,3차는 거의 안하고 대신 집으로 직행을 하며 2,3차의 경우는 미혼인 경우나 특이한 경우가 아니면 흥청망청하지는 않는다.독한 술일지라도 첫잔 정도는 예의상 마셔 주는 것이 좋고 두 번째 잔부터는 양해를 구하면서 술좌석의 흥을 깨뜨리지 않도록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중국인의 특성중 그들은 체면 즉 몐즈(面子)를 무척이나 중요시한다.상대방이 업무의 경험,지식이 많을지라도 중국인 직원을 많은 직원 앞에서 모욕에 가까운 창피를 준다면 그 직원은 다시는 그 직장에 나오지 않을 것이다.그리고 창피를 당한 직원은 동네방네 나쁜 소문을 내고 다닐 것이다.그렇게 된다면 일파만파 파장이 생기면서 비즈니스에도 커다란 차질,그들과의 관계망을 넘어 일하기가 무척 힘들어질 것이다.중국은 아직까지는 선진국과 같이 오차없고 깐깐하게 일하는 것이 아직은 몸에 배이지 않은 거 같다.젊은층들이야 서구 및 외국에서 유학을 다녀왔기에 어느 정도 이러한 시스템에 대해 이해는 하지만 중국 사회의 구조 및 분위기가 아직은 인맥을 통해 사업이 이루어지고 인맥관계가 무척이나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중국인은 예로부터 장사의 기질이 많다.만들어 팔기보다는 이미 만들어진 물건을 파는데 이력이 나 있다.그래서 한.중수교 20여 년이 흘렀어도 아직까지도 부품과 소재를 중국으로 들여가서 생산기지에서 OEM방식으로 제조한 후 역수출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중국이 기술이나 자본면에서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왔지만 스스로의 기술로 제품화한 후 수출하는 케이스는 아직은 드물다고 본다.그들은 돈이 되고 장사가 될 거 같으면 눈에 쌍불을 켜고 상대방에게 접근하여 '합작'형식 및 단독거래를 제의하기도 한다.그런데 중국인의 상술이 보통이 아니기에 거래를 제의하는 거래선에 대해 정확하고 꼼꼼하게 알고 난 후에 거래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현명하다.그런데 자신을 믿고 호의적으로 거래를 요구하는 상대방과 거래를 할지 말지 우물쭈물하다가는 다된 밥에 재를 뿌리는 격이 되고 말기에 냉철한 판단과 선택,결정이 요구된다.중국인의 3대 상술이 있다.외상은 주지 말고,외상을 했으면 떼먹어라,마누라는 빌려줘도,돈을 빌려주지 말라는 것이다.

 

 현재 중국은 동부 연안(14개 도시)도시 위주로 시장경제를 펼쳐 왔는데 시진핑시대를 맞이하면서 빈부격차,도농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중.서부 도시의 개발,산업화를 물꼬를 트고 있는데 한국의 기업인과 비즈니스맨들은 중국인의 체격,성향,트렌드 등에 대해 마케팅 조사를 수시로 하여 그들이 원하는 것들이 무엇인가를 KOTRA 및 기업인들이 만남과 정보교류를 통해 민첩하게 대응해 나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14억 인구에 노인 인구도 2~3억 정도 되는 대국인 만큼 그들만의 특화상품을 연구.개발하여 기회를 백퍼센트 활용하는 것이 모두에게 좋을 것이다.중국은 경제성장을 하면서 빈부격차가 극심하다.하루 한화 3,600원 정도의 일용직 근로자가 있는가 하면 연봉이 몇 억이 되는 갑부도 많은 나라이다.현재 그들은 교육,의료,주택 문제를 최우선으로 실행하고 있다.어느 나라나 노령화가 시급한 문제인데 중국 역시 노령화 인구가 많다 보니 실버산업을 잘 활용하여 중국 비즈니스에 심혈을 기울인다면 좋은 성과가 있지 않을까 한다.돈이 된다면 품종불구,국가불구,거리불구가 한국 종합상사맨들에게 영업의 3대불구라고 하는데 이제 중국인의 눈높이도 많이 높아졌다.기존의 관행대로 비즈니스와 영업을 하려고 한다면 높아진 중국인의 주목을 받지 못할 것이다.

 

 중국에는 24시간 감시를 하는 공안이 있다.그들은 외국인에 대한 말과 행동에 대해 매우 예민하게 반응한다.혹간 마오쩌뚱을 비판한다든지 중국과 타이완 문제를 거론한다는 생각을 절대해서는 안될 것이다.마오쩌뚱은 그들의 정치적 스승이고 타이완은 중국의 일개 부속도서쯤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정치적인 언급을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그래서 중국에는 세 가지 바보가 있다고 한다.공안이 모를 거라고 생각하는 바보,공안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바보,나만은 공안에 안 걸릴 거라고 생각하는 바보이다.이 글을 읽다 보니 흥미로운 점이 있었다.중국에서는 '성의 자유'가 한국보다 만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유부남이든 유부녀든 한 남자,한 여자와 동거를 하고 육체관계를 맺었다 해도 당사자만 모르면 되는 일이고 설령 이 사실을 알았다해도 그냥 헤어지면 되는 식이다.한국에서라면 남편 혹은 아내가 외간 여자,외간 남자와 동거하고 육체관계를 맺어 들통이라도 나면 결투,칼부림 등의 사단이 벌어지고 말 것이다.

 

 중국에는 학부생이 650만 명,연구생이 50만 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인적파워를 자랑하고 있다.이들 역시 취업문이 좁아 고학력 인플레가 심화되고 있는데 그들은 외국기업에 취직하는 것을 커다란 자랑거리이고 결혼상대를 고르기에도 좋은 이점이 있다고 한다.한국 기업체가 중국인 내지 조선족을 활용하는 것은 좋은데 그들을 한국식으로 닥달을 하면서 몰아치게 된다면 중국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중국인의 기질도 각성마다 제각각이기에 '중국인 사용설명서' 등을 참고하여 자신을 낮추고 그들을 이해하고 배려하며 존중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이제 중화의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기에 한국은 미국,일본,북한 등의 정치.외교적 관계 및 경제적 문제 등을 어떻게 통합하고 조율해 나갈지 거시적인 안목과 미시적인 차원에서 중국을 향해 전진해 나가야 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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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만리 1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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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이 시장경제를 도입하면서 매년 8% 내외의 기적적인 성장률을 보이고 외환보유고는 세계 제1위로 도약을 하면서 G2국가로 당당하게 입성했다.돈이 워낙 많아서인지 미국에도 차관을 제공하는 등 대단한 위력과 경이로움을 보여 주고 있다.경제대국이 되면서 정치,군사영역까지 세계를 제패하려는 움직임도 있다는 것을 다양한 각도에서 감지할 수가 있다.이렇게 경이로운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근원은 풍부한 노동력과 저렴한 인건비로 그간 외자를 보유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등소평에 의한 시장경제 도입이 35년 정도 흐르면서 중국도 더 이상 성장위주의 시장논리는 글로벌 시대에서는 적절하지 않을 거 같다.그것은 중국이 산업화,도시화를 이루면서 기적과 같은 경제성장률 이면에는 그들이 안고 있는 부작용과 해결해야 할 현안문제들이 많기 때문에 이제는 중국도 성장과 분배,수출보다는 탄력있는 내수확대를 통해 14억 인구가 조화와 균형있는 살림살이를 이루어 나가야 하지 않을까 한다.

 

 중국은 사회주의 체제를 고수하면서 시장경제 논리만큼은 어느 나라보다도 자신감과 의욕,열정으로 똘똘 뭉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또한 1980년대 이후 태어난 중국의 젊은이들은 1세대 1명의 자녀로 제한되어 있어 가정에서는 소황제,소공녀로 통할 만큼 애지중지하게 보살핌과 지원을 받으면서 부족함없이 자란 세대들이 현재 중국을 이끌어 가고 있기에 중국의 미래는 지금보다는 더욱 밝으면서 희망이 있어 보인다.다만 그들에게도 문제거리가 한 두 가지가 아니다.산업화,도시화의 문명의 괘적은 그만한 대가가 따르기 마련인데 기후온난화,오존층 파괴,생태계 파괴,노인문제,의료문제,도농간 격차,빈부격차 등이 바로 그 예이다.시진핑 정권이 들어서면서 중국 동부지역 위주의 경제성장을 중부 및 서부로 점점 이동하고 있는 추세이기에 지역간 균형적인 발전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동부 연안의 1선 도시가 중서부 2~3선 도시로 개발이 이루어지고 수출과 내수가 적절하게 이루어진다면 중국에 진출해 있는 한국의 기업인,비즈니스맨,연구원들도 그들의 경제정책의 추이를 면밀히 분석하고 통합하여 그들과의 관계를 원활하게 하면서 실사구시를 펴나가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중국은 정치와 경제를 두 권역으로 분류한다.베이징은 정치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고 상하이는 시장경제를 상징하는 도시이다.상하이의 경우에는 19세기 서양의 개방과 침입에 의해 조계지가 되면서 서구식 건물도 제법 남아 있는데 시장개방이 이루어지면서 하루가 다르게 고층건물과 하역물동량,외국 기업인의 비즈니스 증가가 괄목할 만하다.전세계 인구의 1/5을 차지하는 중국은 한국 입장에서는 절호의 기회일 수도 있고 자칫 잘못하면 다된 밥에 재를 뿌릴 수도 있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그래서 먼저 중국인의 기질,성격,성향,문화 등을 먼저 이해하고 본격적인 비즈니스 문제는 관계가 어느 정도 형성된 이후에 얘기를 꺼내도 좋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중국인들 앞에서 자사의 제품 특징,가격조건 등의 딱딱한 사무적인 얘기보다는 먼저 서로의 기질과 성향,관계증진 등을 중요시하기에 처음부터 사무적으로 '들이밀게'된다면 그들은 다시는 상대방을 쳐다 보지도 않을 것이다.즉 그들의 마음 속에는 '내가 당신하고 거래를 할 수가 있고 믿음이 가는지'를 곰곰히 점쳐 가면서 돈이 되고 코드가 맞을 거 같으면 덥석 상대방을 부르고 거래에 대한 얘기가 나오리라 생각한다.(내 경험에 비추어 봐도 그렇다.)

 

 현대는 국경이 없어진 글로벌시대이다.동물의 세계와 같이 생존전쟁이 치열하기만 하다.적자생존의 법칙이 그대로 적용되는 이 시대에서 거대한 중국인과 어떻게 관계를 맺고 거래를 형성해 나갈 것인가를 한국문학계의 거인인 조정래작가에 의해 <정글만리>는 비록 가공의 인물들을 등장시켜 이야기를 전개하고는 있지만 현장감이 그대로 묻어나 있다.읽다 보면 수긍과 공감이 저절로 일고 실제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분들,향후 중국에 진출할 계획이 있는 분들에게는 중국과 중국인을 바로 아는 계기가 되어 주리라 생각한다.1권에서는 세관 주임인 샹신원,종합상사원인 전대광,중국으로 성형의를 개업한 서하원,전대광의 조카 송재형,거대재벌 회장인 왕링링이 등장하고 있다.이들이 어떠한 얘기를 나누고 얘기가 전개되는지 2,3권에서 활짝 꽃이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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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섬옥수
이나미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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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에는 누가 살고 무엇을 하며 살아가고 있을까.큰 섬이든 작은 섬이든 거대한 뭍과는 분명 다르게 살아가리라 생각한다.바다가 사방으로 접해 있어 해풍과 오랜 세월 풍화되어 퇴적된 각종 현무암,사시사철 풍성하고 싱싱한 해산물,그리고 바다를 끼고 억척스럽게 살아가야 하는 섬사람들의 말못할 애환들이 생각이 난다.섬에서 태어나 섬에서 뼈를 묻는 섬토박이들도 오랜 세월 이어져 내려 오는 생활풍습과 삶의 방식이 있을 것이고 그러한 삶의 과정이 면면히 이어져 가리라 생각한다.

 

 섬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는 여섯 편의 연작을 통해서 다가오는 점은 이제 섬도 외지인과 관광객들의 발길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으며,돈이 된다면 어디라도 가겠다는 투기인들과 개발업자들에 의해 섬들이 갖고 있는 본래의 모습과 풍광이 크게 훼손되고 있다.특히 제주의 외딴 섬(가공의 섬)을 배경으로 하는 이 곳에는 마음을 다스리러 찾아오는 길손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영업행위가 태반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되면서 토박이와 외지인간의 갈등과 대립이 끊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나미작가는 땅끝섬을 배경으로 어부들,외지인,관광객들을 골고루 등장시켜 섬에 대한 환상과 현실을 대조적으로 잘 들려 주고 있다.회사일로 10여 년 전에 단체로 제주를 한 번 유람하고 그 이후로는 가본 적이 없는 외딴섬 사람들의 삶이 비록 단조롭고 강팍하기는 하지만 자연과 바다에서 재배하고 채취한 먹을거리로 수분지족하는 순박함과 넉넉함을 느끼게 한다.반면 외지인이 들어와 회집,중국집 등을 경영하는데 물과 기름과 같은 사이가 연속된다.토박이이지만 먹고 살 방도가 딱히 일정하지 않고,외지인은 갖은 돈으로 승부를 겨루려고 하니 돈과 물질이라는 메커니즘에 의해 그들 사이에는 앙금과 불만,갈등 등이 잦기만 하다.마을 자치회장을 중심으로 주민들을 모아 단결과 상생을 도모하고 이어 벌어진 술잔치는 내.외지인들간의 유대관계를 강화시킨다는 점에서 훈훈한 분위기도 느끼게 되었다.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강사 10년 세월에 교수직을 못얻고 아이까지 없어 남편과의 불화를 삭히려 외딴섬까지 내려온 자애,아내가 암에 걸려 병수발을 하러 가는 사이 애지중지하던 강아지 '깍지'는 장군바위에서 망부석이 되다시피하고,우연히 섬에 내려와 회집을 경영하는 인규,머리는 그리 좋지 않지만 성실하게 일하는 종태,조폭과 같이 이리 저리 휘젖고 다니는 삼봉이 등이 이야기를 이끌어 가고 있다.이렇게 시끌벅적하면서도 사람 살아가는 방식이 섬도 뭍과 다를 바가 없다.먹구름과 같은 분위기가 다시 맑게 개인 하늘로 변해가는 자연의 섭리와 같이 섬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거친 파도 소리에 묻히고 세월에 묻혀 고요하고 아늑한 산사의 정적함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또한 제주 방언을 적절하게 잘 구사해 주고 있어 읽는 재미,제주에 대한 미묘한 동경심,그리고 피튀기게 살아가는 섬사람들의 애환이 고스란히 전해져 왔다.섬을 배경으로 한 독특한 이야기가 현실적인 생생함을 전해주는 점도 간과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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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흔적을 찾아서
바바라 해거티 지음, 홍지수 옮김 / 김영사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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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신앙을 갖고 태어났다든지 일정한 종교가 국교가 아닌 이상에는 누군가의 권유나 설교,자발적인 신앙심이 동트면서 신앙을 갖게 될 것이다.신앙의 교리에 따라 종교생활을 하면서 마음으로 굳건하게 믿은 의지의 대상은 각종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 가운데에는 자신이 믿는 종교의 교리를 원칙으로 모범생과 같이 성실하고 근면한 자세로 종교생활에 임하면서 교리의 내용을 그대로 실천하려고 하기에 진정한 신앙인으로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종교생활이 자신을 비롯해서 타인과의 원활한 관계정립과 세상을 밝고 평화로우며 사랑이 넘치는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면 그 이상 바랄 나위가 어디에 있겠는가.

 

 과연 세상에는 신이 존재하는가.지난 과거의 역사 가운데 고대와 중세를 보면 신화적인 인물이나 예수와 같은 존재가 하느님의 아들로서 태양과 같은 존재로 여겨지고 있었다.비단 보이지 않는 신화적인 가공의 인물,각종교가 떠받드는 인물들이 과연 세상에 태어나 만인들을 위해 값진 일을 하고 고귀한 말씀을 남겼는지는 (솔직히)의문이다.각종교의 경전을 바탕으로 예배와 같은 의식 등이 정해진 날에 치러지면서 종교인들과의 유대관계,돈독한 신앙심의 교유,힘과 권력을 바탕으로 한 첨예한 이해관계 및 세력확장 등의 선입견이 남는다.그렇다고 각종교가 나쁜 점은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사회의 약자,신체장애인,불우가정,가난한 사람들에게 온정의 손길과 물질적 도움,사회갱신을 위해서 조력을 아끼지 않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종교인이 갖고 있는 사회적 가치이고 의미있는 일이다.

 

 종교인이든 비종교인이든 살아가면서 굴곡이 있게 마련이다.좋은 일,평탄하게 흘러갈 때에는 누구에게도 구원을 하지 않지만 좌절과 절망,고통과 상처가 몸과 마음 속에 깊게 내재해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 경우에는 누구든 모든 과거를 성찰하면서 자신이 살아왔던 날들을 깊게 되새겨 볼 것이다.그러면서 자신에게 처해져 있는 절박하고 암울한 상황을 극복해 주도록 보이지 않는 절대신에게 기복을 하고 갈구해 나갈 것이다.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때로는 가장 나약하게 다가오는 순간일 것이다.누군가는 혼수상태에 빠져 죽음의 문턱에 이르고 환영과 같고 환하게 내리쬐는 빛과 신의 환영을 조우했다고 한다.속세에서는 헛것을 보았다고 하지만 신앙인으로서 임사체험을 한 분들은 진정한 신의 강림이고 짧은 시간이나마 자신을 따뜻하고도 평안한 길로 안내해 주었다고도 한다.

 

 그런데 의학과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질병에 걸린 환자들은 대부분 병원의 의사와 간호사의 도움을 받으면서 첨단장비,의료기기라는 계기판의 수치,약물투여 등에 의해 질병의 호전상태를 점검받게 된다.인간이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에는 혼수상태가 왔다 갔다 할 것이며 의식마저 혼미하기에 신을 보았다,신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라는 경우는 특이한 케이스를 제외하고는 일반인에게는 상상하기조차 힘들 것이다.심폐기능,뇌의 산소량의 부족 등으로 인간의 삶은 서서히 종말을 고하는 것이다.사경을 해매는 환자가 임사체험,유체이탈을 통해 눈부시게 밝은 광선 속에서 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대화까지 나누었다는 기이하고 경이로운 체험은 신성하기까지 하다.이러한 영적인 체험을 하고 기적적으로 '다시 태어난 사람들'의 증언을 듣고 있노라면 과연 그럴 수가 있을까라는 의구심마저 드는데,그들(신앙생활을 하는)이 영적 체험을 맞이할 수 있었던 이면에는 평소 신앙심이 깊었다든지 보이지 않는 절대신을 향한 강렬한 구원이 임사시에 무의식적으로 현현하지 않았을까 하며,이러한 체험을 하는 사람일수록 죽음에 대한 공포,두려움이 없어진다고 한다.

 

 이 도서에서는 심장전문의가 뇌의 스캔을 활용하여 임사체험을 하고 그들의 증언을 듣기도 했지만 과연 의학과 과학이 발달한 현대사회에서 불가사의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신의 존재가 가당키나 하는 문제인가를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누구에게든 언제가 찾아오는 죽음이 낯설기도 하고 두렵기만 할 것이다.살아가는 과정 속에서 성장,행복,나눔,내려 놓음,깊은 신앙생활을 통해 '죽음은 삶과 하나'라는 안심입명을 맞이하는 것이 섭리이고 자연의 이치가 될 것이다.누구에게나 믿고 의지처가 되어 주는 절대신과 만나는 것은 무엇보다 영광이고 행운일 것이다.신과의 존재를 믿음으로써 충만한 느낌,중심이 잡히고 고요한 느낌,아무것도 없는 느낌 등을 임사체험자들의 증언을 통해 종교와 신앙,신의 존재,의학과 과학,인간의 무의식 등을 되새겨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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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4번지 파란 무덤
조선희 지음 / 네오픽션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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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비(口碑)문학 즉 말로 전해져 오는 글이라는 문학의 갈래로서 흔히 구전문학 내지 설화라고도 부른다.신화,전설,민담 등이 이에 포함된다.이것은 기록에 의한 글이 아니기에 사실성과 신빙성은 떨어지지만 이야기를 듣는 사람에게는 재미와 흥미를 안겨 주며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는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펼쳐 나가기도 하기에 구비문학은 그 속에 담긴 허구적인 내용에 따라 재미와 흥미,교훈,삶의 방식까지 정해주기도 한다.

 

 이 글이 구비문학의 성격과 약간의 환타지적 요소가 담겨 있다.글의 제목이 다소 으시시한 공포감과 처연함을 안겨 주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3대째 내려오는 마술사의 집안인 공윤후라는 인물과 주변인물 그리고 사물을 의인화한 대목이 읽는 묘미를 안겨 주기에 족했다.개인적으로는 이런 장르를 그다지 선호하지는 않지만 마술사사 대중들을 눈속임하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인생에 있어 고민과 갈등으로 얽혀 있는 이들을 달래주고 해결해 주는 해결사와 같은 역할까지 하고 있는 점에서 신선한 소재가 아닐 수가 없었다.

 

 유전공학이 발달하여 무엇이든 새롭게 탄생시키는 시대에 파란장미가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꽃말로 바뀌면서 신경섬유종을 앓고 있는 여자는 가장의 역할을 대신하면서 여동생의 학비 등을 뒷바라지하다 병이 악화되면서 삶을 마감하려 고층 빌딩 옥상의 난간에서 장미 꽃다발을 안고 곤두박질치려 하는 순간 김씨라는 낯설지만 매력만점인 남자에 의해 죽음에서 삶으로 바뀐다는 이야기부터 시작된다.

 

 미술학원을 운영하는 민혜를 좋아하는 작은 병구는 큰 병구와 함께 간담상조와 같은 사이로 지냈지만 큰 병구의 가정생활에 더 이상 지장이 되어서는 안되기에 스스로 자립하기로 마음을 먹게 된다.작은 병구는 민혜에게 마음은 있지만 작은 체격에 볼품없는 외양으로 고민을 하게 되는데,블로그 필명 룸룸을 통해 만능해결사 공윤후의 존재와 거주리를 알게 된다.마침 공윤후라는 마술사로부터 마술을 배워보고 싶다는 마음에 백방으로 그의 주소지를 알아내게 된다.천신만고 끝에 찾아간 오지산골의 404번지 파란무덤에 공윤후가 나타나면서 작은 병구와 민혜 사이에서 사랑의 조정역할을 하게 된다.특히 신기한 점은 교통사고를 당한 민혜가 작고한 작은 병구 어머니의 금반지로 화신할 줄이야...

 

 그외 활과 공윤후와 얽힌 이야기가 네 편이 나온다.착한 혹부리 영감과 도깨비들의 얘기를 연상하면서 읽어 내려 갔다.활의 역할과 마술사 공윤후 관계가 명콤비와 같은 밀접한 관계에 놓여 있음을 느끼게 한다.포장마차의 주인으로 변하는 활,길가에서 꿈만 꾸는 소년을 공윤후에게 삶의 문제해결을 부탁하는 등 다양한 에피소드가 등장한다.주목나무,회화나무,단풍나무,자명괴 등에 얽힌 이야기들도 마술과 과학의 경계선을 넘나 들면서 신비함마저 느끼게 해 주었다.<해동잡록>,<삼국유사>에서 모티브를 얻은듯 현실과는 거리감이 많이 느껴지는 작품이지만 섬세하고도 촘촘하게 이야기의 완성도를 높이려 한 작가의 문체가 매우 인상적이었다.100여 년에 걸쳐 면면히 내려오는 도깨비의 정기가 조각 조각 나뉘어져 전해주고 있지만 이야기의 중심은 신비스럽기만 한 공윤후의 담대하고 기괴한 행동에 있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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