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읽는 동의보감 - 한의사 엄마가 깐깐하게 고른 최고의 양육처방 : 태어나서 열 살까지
방성혜 지음 / 리더스북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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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못먹고 못살던 시절에는 결핵,각기병 등이 많았는데 경제적,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진 요즘에는 환경오염 및 잘못된 식생활 등으로 인해 어린이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소아병 및 성인병이 많아지고 있다.이것은 개인의 문제를 떠나 사회적 문제이고 사회가 치뤄내야 할 비용도 어마어마할 것이다.특히 맞벌이 부부가 많아지면서 엄마도 사회적 활동이 증대되고 있기에 엄마의 사랑과 정을 받고 자라야 할 어린이들이 보모나 할머니 밑에서 성장하고 모유보다는 분유로 대신하는 것도 육아상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어린이에게 소아당뇨,소아비만,아토피가 만연하다.이것은 산업화,도시화로 인한 탁하고 오염된 환경의 영향이 크고 빠르고 간편한 것을 찾으려는 현대인의 식습관(인스턴트 식품)에서 기인한 것이 크다고 보겠다.

 

 내 경우에는 고등학생 아들이 있는데 생후 100일 후부터 붉게 번져가던 피부가 태열로 알았는데 대형병원에 가서 피검사를 통해 아토피 지수가 물경 10,000을 넘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열 가지를 넘지 못했다.외국에서 수입한 주사(인터페론)값도 만만치 않았는데 24회를 맞혔다.게다가 천식까지 있어서 한밤중에 씩씩거려 식구들이 잠을 못자고 119를 불러 응급실을 몇 번이나 다녔는지 모른다.갖은 민간요법 및 한방치료 등을 해봐도 아직도 가려워서 긁어대는 것이 안스럽기만 하다.솔직히 말하면 병원에서도 완치보장은 못해도 원점으로 되돌려 주지는 않겠다는 주치의의 얘기를 듣고 병원치료를 포기하고 말았다.성장하면서 열 가지도 못되는 음식만을 먹이려니 성장하는데 지장이 있을 거 같아 한동안은 모든 것을 다 먹였다.아니나 다를까 가려워서 잠을 뒤척이고 괴로워서 긁어 달라고 칭얼대기를 하니 부모로서 가슴이 무너지는 것만 같다.지금은 몸에 좋지 않은 피를 빼는 사혈을 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법이 무엇이고 언제 완치가 되어 온식구의 얼굴에 만면에 웃음과 희열을 안고 살아갈 수 있을까.아버지로서 마음이 참 아프기만 하다.

 

 이 글은 직장인에서 사람의 병을 고치는 일을 하고 싶어 그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자녀들을 친정 어머니께 맡기고 인내와 끈기로 향학열을 불태워 멋진 한의사로서 내원하는 엄마들에게 어린이들의 양육처방을 진솔하게 전해주고 있다.주로 영아부터 10세에 이르는 어린이들을 엄마의 욕망과 입장에서의 양육보다는 아이들이 스스로 성장하는 힘을 기르도록 유도하고,아이의 성정(性情)과 기질에 맞게 자라도록 뒤에서 도와주는 것이 엄마의 진정한 역할이라고 조언하고 있다.맞벌이가 많아지면서 비단 엄마만 양육의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닌 만큼 때론 아빠도 자식들의 대과없이 성장하도록 지켜보면서 관심과 애정을 쏟는 것이 현명하고 멋진 아빠가 아닐까 한다.개인적으론 양약도 좋지만 한방은 자연의 대지의 양기와 음기를 골고루 받고 자란 약재를 이용한 한방의 힘,경락을 통한 사침 등도 꽤 유익한 질병의 치료법이라는 생각을 한다.

 

 우선 이 글이 저자의 자녀들의 양육일지를 담담하게 들려주고 있는 것 처럼 매우 진솔하기에 엄마,아빠가 읽는다면 좋은 양육 지침서가 되어 주리라 생각한다.산업화,도시화로 인해 회색빛의 콘크리트 건물들과 투명한 유리창들의 사각형의 건물들 속에서 어디 한 곳 자연의 숨결이 살아있는 흙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기가 어렵다.사람이 흙을 디디고 자연을 바라보면서 맘껏 뛰고 놀 수 있어야 어린이들은 제대로 성장하고 몸과 마음이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갈텐데 실상은 그러하지를 못해 안타깝기만 하다.콩나물 시루와 같은 폐쇄된 공간에서 일상이 이루어지고 소통과 대화는 IT의 총아인 스마트폰,게임 등으로 올바른 정서,교육이 이루어질 수가 없다.주일에 한 번씩이라도 교외로 나가 자연과 흙,맑은 공기를 흡입하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가족과의 단란함 속에서 혈육애를 지켜 나가는 것도 좋은 양육이 아닐까 한다.

 

 동의보감에 "10세에는 달리기를 좋아한다"그리고 달리고 싶어하는 아이들을 땅을 밟으며 신나게 뛰놀게 해야 한다."요즘 사람들은 아이를 품기만 하고 땅을 밟게 하지 않아서 근골(筋骨)을 약하게 만드니 질병이 잘 생긴다.아이를 사랑하고 보호하는 방법이 아니다." - 본문 -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친 말이 아닌 "하늘이 사람에게 부여해 준 곡식과 콩과 채소와 과일"을 엄마가 직접 시장에서 고르고 구입하여 삶고 데치고 볶고 쪄서 최대한의 영양분을 아이에게 먹이는 것이 나와 가족의 건강을 지키는 길이라고 생각한다.특히 3백이라고 하는 흰쌀,흰설탕,흰밀가루와 같은 음식재료는 각종 소아당뇨 및 성인병의 원인이기에 엄마,아빠가 신경을 써서 잡곡밥,정제하지 않은 설탕,호밀과 같은 재료로 식단을 바꾸는 현명한 결단을 내린다면 어떨까 한다.그리고 먹는 문제에 있어 밤늦은 시간에는 배부르게 먹이지 않기이다.먹고 바로 잠자리로 가는 것은 살찌우기이고 비만으로 가는 길이다.나아가 음식에도 차가운 성질과 따뜻한 성질의 음식이 있기에 몸이 차가운 사람은 따뜻한 성질의 음식을 취하고 반대로 열기가 많은 사람은 차가운 성질의 음식을 섭취하여 체질과 음식과의 조화를 이뤄나가야 할 것이다.예를 들면 콧물이 자주 나는 아이에게는 찬 성질의 음식보다는 따뜻한 성질의 음식을 먹이는 것이 좋다.이것이 바로 음식궁합이라고 볼 수 있다.

 

 부록으로 감기,비염,중이염,아토피,비만,성장,두뇌발달,식체,식욕부진,시력,보양에 좋은 레시피를 잘 보여주고 있다.아이의 상태에 따라 엄마가 레시피대로 적용하여 아이에게 엄마의 정성과 사랑을 그대로 보여 준다면 집안이 더욱 밝고 건강한 모습을 유지해 나가리라 생각한다.엄마만 읽는 동의보감이 아닌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위한다면 누구나 읽고 그대로 실천해 나갔으면 한다.나 역시 모두에서 얘기했듯 아토피와 천식으로 고생하는 큰 아이의 고통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조치는 최대한 하고 있지만 언제 완치가 될는지 모르기에 답답하고 안타깝고 불쌍한 생각이 들 때가 많다.좋은 건강지침서를 읽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뿐해지고 실천하는 일밖에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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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자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34
선자은 지음 / 자음과모음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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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약자라는 단어가 경제와 관련한 거래상의 용어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 글은 제목자체가 기발하기만 하다.자신의 욕망,소망을 마음으로 강렬하게 주문하는 의미로 쓰일줄이야.사춘기에 놓여 있는 청소년 여학생들이 이어가는 우정과 미움,시기와 질투 등이 아로 새겨져 가고 있으며 선자은작가는 마치 개인의 사생활을 담담하고도 세세하게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점에서 마치 사춘기의 시절로 돌아간 듯 했다.감정과 감성이 좋았다 싫어졌다를 죽끓듯한 시절이기에 아들이든 딸이든 사춘기를 둔 부모의 입장에서도 자신의 사춘기를 되돌아 보는 계기가 되어 주었다.

 

 마치 귀신이 출현할 듯한 을씨년스러운 폐가에 단짝인 소희와 알음이가 당도하면서 자신들이 마음 속에 품은 소망을 주문을 건다.폐가의 귀신은 대가 없이 소원을 들어준다는 말에 둘은 소원을 성취하기 위해 계약자의 말을 그대로 믿고 기대에 부푼다.남학생이든 여학생이든 이성에게 관심과 끌림이 시작되는 시기이기에 소희와 알음이는 멋진 남자를 만나 환상과 같은 데이트를 꿈꾸는데 예쁘고 애교성 있는 소희에게 '피겨'마니아라고 할 정도의 신율이라는 남자를 만나게 된다.소희는 가정환경이 그다지 화기에 넘치지는 않지만 신율은 소희가 희열을 느끼게 할 정도의 말붙임과 분위기를 이끌어 간다.소희가 신율과의 만남에 알음이는 과연 가만히 보고만 있을까.

 

 그런데 알음이의 집에는 어느 날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어머니를 잃은 남자아이를 데려오면서 집안 분위기는 암울해진다.다움이라는 남자아이를 할머니께서 친소주마냥 애지중지하고 자신이 받아야 할 사랑을 몽땅 빼앗겨 버리는 꼴이 되어 알음이는 헛헛함과 절망감을 누구에게서 찾을지 고민을 한다.그러던 중 알음이,소희는 신율이 운영하는 피겨가게에 가면서 소희와 신율이 그렇게도 친밀감을 더해 가는 줄만 알았는데 신율은 알음이에게 관심을 더 주게 되고 가까워지면서 소희는 내내 속상해 하고 한껏 풀이 꺾인다.한편 알음이는 아버지가 데리고 온 다움과 할머니로부터 못받는 애정이 신율과 가까워지면서 늘 마음이 신나고 설레고 벅차기만 하다.마치 환타지 세상을 만난 것 처럼 자나깨나 신율에게 가 있다.이에 소희는 신율이 이란성 쌍둥이로서 여동생 나비와 새로운 우정을 쌓아간다.

 

 폐가의 주문은 대가 없는 것이었기에 주문이 폐가에서 주는 것이라고 여겼던 둘은 이제는 꿈 속에서 벗어나 현실을 직시하고 자신들의 마음 속에 강렬하게 내재되어 있던 것이 하나 둘씩 풀린다는 것을 조금씩 알아가게 되면서 자아관념이 현실적으로 바뀌어 가게 된다.사춘기에는 몸과 마음이 뒤숭숭하기도 하고 우정이라는 것도 좋았다가 어느 날 기분과 컨디션,상황에 따라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기 마련이다.이러한 시기를 넘기면서 차츰 현실이라는 거대한 바다가 보이고 험난한 바다를 항해하는 항해사가 되기 위해 마음 속의 주문은 냉엄한 세계로 질주해 나간다는 것을 지난 나의 사춘기 시절을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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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양의 모니카입니다
모니카 마시아스 지음 / 예담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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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간의 운명은 이동이라고 생각한다.운명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기에 태어나서 죽음의 순간에 이르기까지 한 곳에 정착하지 아니하고 이리 저리 유랑자와 같이 떠돌며 사는 것이 인간이 갖고 있는 삶의 운명이 아닐까 한다.부모의 직장이 인사에 의해 이동이 잦으면 그에 따라 색다른 환경을 맞고 적응해 나간다.한국과 같이 학군과 프리미엄을 예상하고 이사 이동도 잦다.이것은 운명이라고 보다는 보다 더 나은 삶의 방식을 먼저 선점하려는 기민성과 도전정신이 가득차 있다는 생각도 든다.어찌되었든 인간의 운명은 수학공식과 같이 룰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예기치 못한 돌발상황이 수없이 발생한다.돌발상황은 삶을 좌초시키고 절망의 늪에 빠지게도 한다.이것이 심각할 경우에는 누군가에 의해 극도의 위협과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까지 번져 가기도 한다.

 

 <나는 평양의 모니카입니다>의 주인공 모니카 마시아스 특별한 운명의 인물이다.세상 물정 모르던 가녀린 어린(일곱살) 나이에 모국 적도기니를 벗어나 북한의 평양에서 16년 간을 북한식으로 생각하고 생활했던 사람으로서 모국보다도 한국과 북한을 무척 사랑하고 그리움을 나타내고 있다.스페인 식민통치에서 막 벗어나 초대대통령이었던 그녀의 아버지가 조카이면서 정적에게 암살당하면서 어머니를 제외한 형제자매가 아버지와 김일성과의 돈독한 관계에 의해 북한에 들어올 수 있었던 것이다.김일성의 지시에 의해 북한에 온 만큼 그들에게는 특별한 대우와 교육을 받으면서 성장하게 된다.'만경대혁명학원'를 졸업하고 피복공학과에 진학하게 된다.북한에서 학창시절 사귀었던 몇 명의 북한여학생 중에는 마음씨 따뜻하고 정감 넘치는 학생도 있었다.개성출신의 선화라는 여학생이 바로 그 주인공인데 모니카는 선화를 둘도 없는 사이로서 각별하기만 하다.폐쇄적인 사회에서 성장하다 북한을 떠나 중국,모국을 가야 한다는 생각에 모니카는 두려움반 호기심반으로 가득차 있지만 절대 자신의 아버지,자신의 가정을 파괴시킨 모국 적도기니에는 가고 싶은 마음이 눈꼽만큼도 없이 증오심으로 가득차 있었다.

 

 귀국길에 선화가 건네 준 송편과 편지 한 장에는 각별하고 애틋한 우정이 순수 그 자체이다.

 

 "모니카야,늘 당당하고 씩씩하게 살아줘.가다 멈추지 말고,멀리 둘러가거나 헤매고 방황하더라도 반드시 너의 여행을 끝내야 해".

 

 

그러면서 모니카는 여행의 목적을 '나를 찾는 것','새로운 세계와 만나는 것','나도 모르게 만들어진 고정관념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모토로 북한의 온실 속에서 은혜를 입었지만 지금부터는 자신의 삶은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포부를 내비친다.그녀는 당차고 야무지다는 생각이 든다.스페인 시라고사,마드리드,뉴욕,서울 등의 대항해를 펼쳐 가는데 그녀는 보모생활,직장생활 그리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 육체적으로는 힘은 들지만 정신적으로는 한없이 즐거움과 희망으로 가득차 있다.한국인보다도 더 한국말을 잘하는 그녀,그리고 영어,스페인어까지 터득하면서 자신 앞에 놓여 있는 생존의 법칙을 익혀 나간다.그런데 모니카의 행방이 적도기니의 대통령의 귀에 들어가면서 내키지 않는 만남이 잠깐 이루어지는데 '돈다발'로 모니카의 트라우마를 잠재우려 하지만 모니카의 가슴에는 응어리가 풀리지 않는다.과연 정치가들의 합종연횡,정파,이해관계,이념,사상에 따라 정적을 살리고 죽이는 일이 비일비재하고 비정하기 짝이 없다.비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딛고 바르게 성장하여 자신의 모국으로 회귀하여 아버지 묘를 찾아가면서 아버지에 대한 수많은 생각으로 만감이 교차했을 것이다.독재자 말 그대로 혼자서 설계하고 재단하는 사람이라는 1차적인 의미로서 정치적으로는 독단적으로 모의하고 결단을 내리는 비민주적인 존재이다.

 

 모니카의 북한 생활 16년 속에는 자신의 모국보다는 북한에 대한 기억과 추억,향수,그리움이 잔뜩 배어 나오고 있다.기회가 닿으면 또 다시 북한과 한국을 방문하고 싶어하는 모니카의 삶의 여정을 통해서 그녀는 질기도록 끊어지지 않는 낚시줄과 같은 강인한 정신력을 갖은 여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북한에 대한 생활상,북한의 정치상황(1990년대) 등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끼게 되어 다행이다.잘살지는 못하지만 북한사람들이 갖고 있는 순수하고 때묻지 않은 점이 매우 인상적이다.어느 나라이든 정치적 성향이 어떠하느냐에 따라 대중들의 삶의 질과 방향이 달라지겠지만 모니카의 경우에는 자칫 전가족이 몰살의 위기를 당할 수도 있었지만 천우신조로 김일성과 그녀의 아버지와의 정치적으로 돈독한 관계로 새로운 삶을 펼칠 수가 있었고 그녀를 통해 북한의 실상을 몇 조각이나마 이해하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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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일
위화 지음, 문현선 옮김 / 푸른숲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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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화의 작품은 <형제>를 통해 알게 되었다.문화대혁명의 소용돌이가 지나간 뒤의 의형제와 같은 주인공들의 굴곡진 삶의 여정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그외 <허삼관 매혈기>,<인생> 등을 읽어 가면서 중국 백성들의 고단한 삶의 조각들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그의 작품은 한국 독자들에게 어느 정도 인지가 되면서 친숙하고 그 또한 한국 문인들과의 교류를 통해 한.중 문화의 이해도를 넓혀 가기도 하는 작가이다.그가 이번에 내놓은 <제7일>은 색다른 감각의 이야기를 휴머니즘에 바탕을 두고 독자들에게 다가오고 있다.또한 경제적으로 어려운 계층들의 신체장기 밀거래를 통해 중국사회를 한겹 벗겨 주기도 하여 사회부조리의 면을 고발하는 면도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화장터 중국어로는 빈이꽌(殯儀館)이라고 하는데 주인공 양페이가 죽어 화장을 하기도 되어 있던 참에 그는 화장터로 오라는 전화를 받고 그의 차례를 기다리지만 그는 자신의 순번을 놓치고 만다.건물이 무너지면서 시신으로 변하고 그가 사랑하던 리칭과도 영이별을 하게 된다.그런데 중국에서는 화장장의 가마가 계층에 따라 수입산과 국산이 따로 있나 보다.돈이 없는 가난한 사람은 수의,빈의관,유골함마저 살 수가 없는 처지이다.그들이 이승에서 어떻게 살았든 남은 유족들은 망자에 대해 최소한의 예의를 갖춰 '좋은 곳으로 가서 편안하게 영면하기'를 기원할텐데 양페이에게는 특별한 사연이 있었다.

 

 양페이가 죽어 화장터로 향하던 첫째날부터 일곱째날까지 그 스토리가 가슴 뭉클하면서도 연민의 정마저 느끼게 하는데 위화작가는 중국사회의 이면에 깔려 있는 소외계층의 목소리,신음을 예리하게 끄집어 내어 그 환부를 세상에 알리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양페이는 마흔이 넘은 나이이건만 그를 낳은 모친과는 생이별을 하고 양부(養父)인 양진뱌오로부터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가르친다.철도 공무원의 신분으로 그의 뒷바라지와 보살핌은 친아버지 이상으로 관심과 애정을 쏟았고,양부는 매사 근면성실하며 절약하는 정신이 몸에 배인 분이다.그렇게 정성을 쏟으면서 양페이를 길러주신 양부는 진정 '기른 정'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대목이다.양페이의 친모는 그를 기차간 화장실에서 낳는 순간 변기통 구멍으로 미끄러져 내려가 기차길에 너부러지고 이를 양부가 발견하고 애지중지 키워 온 것이다.그의 부모는 양페이가 죽지만 않았다면 살아 있을 거라는 일말의 희망을 안고 매체 등을 통해 그와 극적으로 상봉하게 되지만 양페이는 친부모 댁에서 며칠을 지내지 못하고 그만 양부의 품으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

 

 그런데 양부가 림프암에 걸리면서 양페이는 작은 점포를 운영하면서 생계를 이어가는데 돌연 양부가 행방불명이 된다.양부의 고향을 물어 물어 찾아갔건만 그를 찾을 길이 없었고 상심을 하고 되돌아 오고 만다.그리고 그는 다시 죽음의 세상으로 돌아오는데 여기 저기 나뒹그는 해골들의 무리를 발견하게 되는데 죽었어도 매장되지 못한 이들의 장소를 보고 돈이 없는 사람들은 죽어서도 갈 곳이 없다는 가련한 생각이 밀려 온다.이야기 속의 샤오칭이 자신의 신장을 밀거래를 해서라도 연인 슈메이의 유골함을 챙겨 주려는 갸륵한 정성 속에서 진한 감동이 밀려 왔다.양페이 또한 양부의 생사가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는 상황에서극적으로 해골 무리 속에서 양부와 재회를 하게 된다.아버지의 슬픔 음성이 양페이의 귓전을 울리면서 그들은 소리나지 않는 대화를 주고 받는다.

 

 "이렇게 빨리 오다니."

 "아버지,여기서 만날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요."

 "여기서 매일 너를 그리워했지만 이렇게 빨리 만날 줄은 정말 몰랐구나."

 " 아버지,이제 또 함께해요."

 

 

핵가족,개인주의가 팽배한 이 시대에서 가족의 소중함,기른 정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준 휴먼드라마와 같은 글이었다.친부모에 대한 아무런 기억도 없었던 양페이는 오로지 양부 양진뱌오가 전부이고 세상의 버팀목이었으며 의지처가 되었던 것이다.림프암에 걸린 양부가 죽음의 순간까지도 양페이에게 부담을 덜어 주고자 스스로 집을 떠나 어딘가에서 죽음을 맞이하였겠지만 죽는 순간까지도 양아들 양페이를 잊지 않고 죽음의 세계에서나마 만나서 다정하게 얘기를 나누고 영원히 함께 하자는 대목은 가슴 찡한 울림이 아닐 수가 없었다.진정한 사랑은 사후세계에서도 만날 수가 있고 그 사랑은 불후의 존재와 같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해 본다.그리고 부모와 자식사이의 애정은 천륜이고 함께가는 삶의 동반자와 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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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만리 3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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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구한 역사와 문화,수많은 점철로 얼룩진 중국이 이제는 모든 시행착오를 벗어내고 어떻게 하면 잘먹고 잘살 수 있을까만을 생각하고 있다.상하이와 같은 거대도시는 뉴욕보다도 더 휘황찬란하고 고급스럽고 값비싼 외제품들이 없어서 못팔 정도로 중국인의 경제수준이 높아만 가고 있다.그런데 외국에서 들어오는 제품들의 가격이 각종 세금이 붙어 수입가보다 몇 십 퍼센트 이상 비싸니 돈있는 중국인들은 해외여행을 통해 그들의 취향과 여력에 맞는 제품들을 잔뜩 사들고 들어간다.그만큼 경제적 여력과 해외여행 자유화가 볻물처럼 쏟아지고 있다.현재 한국과 중국이 일제강점기를 통해 일본으로부터 치유하기 힘든 고통과 희생을 치뤘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공공연하게 역사왜곡을 일삼으며 영토분쟁까지 불사하고 있는 판국에 중국은 그 어느 때보다도 대일감정이 극도에 치닫고 있다.일본제품 불매운동부터 막강한 군사력으로 일본과의 한 판 승부라도 벌일 듯한 분위기이다.이에 중국인은 일본제품보다는 한국제품 및 한국으로 여행을 선호하고 있다.'보이지 않은 손'이라고 할 정도로 중국인들의 한국관광으로 외화소득은 물론 좋은 이미지,브랜드 가치를 높여 이것이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이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치기를 기대한다.

 

 중국인은 대륙기질이 강해서인지 아기자기하고 자잘한 것보다는 크고 비싸며 허세(?)부리기 좋은 것들을 선택한다.중국인의 체격을 보면 북방은 키가 크고 장대한 반면 남방은 키가 작고 왜소한 편이다.북방이 정치 및 관료적인 기질이 몸에 배여 있다면 남방(상하이)은 돈이 되는 일에는 결코 지지 않는 성향이다.북방과 남방의 차이점은 주로 베이징과 상하이를 두고 견주고 있는데 북방이 호방하다면 남방은 섬세하다는 점이다.그리고 중국은 마오쩌뚱에 의해 남존여비 사상을 남녀평등화로 바꾸어 남자가 할 일,여자가 할 일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여성이 바깥에서 일을 많이 한다면 남편은 가사 및 육아문제도 스스럼 없이 잘도 한다.특히 음식 만드는 일은 중국여자보다도 중국남자가 만드는 정성과 손맛이 일품이다.중국식 만터우,빠오즈,수이쟈오 등 각종 만두는 만드는 것도 예술이고 맛도 예술에 가까울 정도이다.중국은 인구,면적,소수민족 등이 많다 보니 없는 것이 없을 정도로 다양하고 다채롭기만 하다.한반도 면적의 100배에 가까운 중국이 이제는 먹이를 향해 맹렬하게 질주하는 사자와 같은 존재이기에 한국은 중국과의 관계를 증진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실무진들은 그들의 풍습,문화,언어들을 기본무기로 하여 그들을 진정으로 배려하고 존중하려는 낮춤의 자세를 견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중국인의 특성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만만디(慢慢的)'정신이다.특히 사회주의 체제가 오랜 세월 이어지다보니 각자 해야 할 일 등을 위에서 내려오는 지시에 따라 느릿느릿하게 하는 분위기가 강하다.성질급하고 빨리 해치우기를 바라는 한국인이 중국인을 닥달하고 결과를 내놓으라고 재촉하는 행위는 가급적 삼가는 것이 좋다.그들도 업무의 경중,우선순위 등을 알고는 있지만 관리자와 실무자간의 업무라인이 복잡하고 더디게 결정하는 성향이 짙다.다만 정해진 리드타임에 따라 일의 과정을 체크하고 확인하는 것은 좋으나 획일화,정형화된 시스템은 아직 중국 도처에는 덜 형성되었다는 것이다.다만 그들도 이제는 서구선진문물을 받아들이고 이를 수용할 자세가 되어 있기에 시간이 걸릴 뿐이다.우선 중국인보다도 더 만만디할 각오로 그들과 접촉하고 상담하면서 일의 진행과정이 원만하게 진행되어 가는 것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것이 아닐까 한다.

 

 중국은 2020년 늦어도 2030년까지는 중산층 시대를 예측하고 있다.중산층의 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중국이 이제는 자국의 자본과 기술로 승부를 걸고 도농간,1선 도시 및 2~3선 도시간의 격차를 해소하면서 소득격차,양극화 현상을 감소시키는 것이 선결문제이다.경제 대통령으로 불리는 리커창의 역할이 내수진작과 중.서부 도시개발인데 이에 역점을 두고 중국은 이제 서서히 서부시대의 서막을 착착 진행하고 있다.이 글에 소개되고 있는 인물들이 세대 교체(정년퇴직)를 하기도 하고 하던 일이 잘 안되어 도피 및 좌천되는 경우도 있다.특히 안타까운 인물은 한국에서 정형외과 사업이 안되어 중국에서 의료시장을 공략하러 온 서하원의 삶이 순조롭지 못해 망망대해에 떠있는 부평초와 같다.14억 인구를 상대로 어느 기업이 누가 제대로 중국과 중국인을 바르게 이해하면서 그들과 진정한 라오펑여우의 끈을 오래 유지할 것인가가 중국과의 사업포인트라고 생각한다.그들을 맞이하면서 용기와 베짱으로 탄탄하고 끝없는 중국의 대지를 종횡무진하는 멋진 한국 비즈니스맨들이 대거 탄생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한.중관계는 고래로부터 일의대수(一衣帶水)의 관계인 만큼 이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재치와 지혜도 거래이상으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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