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강물처럼
파울로 코엘료 지음, 박경희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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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은 발원지에서 시작하여 삼각주가 되기도 하고 하나의 길게 늘어진 강물이 된다.하나의 강물과 또 하나의 강물이 합류하여 거대한 강을 형성해 결국 망망대해라는 해양을 꿈꿔 나간다.인간의 삶도 작은 물방울이 실개천이 되고 강물이 되어 크고 넓은 바다가 되고 빗물이 되어 세상을 윤택하게 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그렇게 하려면 삶의 방식을 제대로 익히고 체득하여 올바른 삶을 꾸려 나가야 할 것이다.삶도 고통스럽지만 죽음도 때론 고통스러울 것이다.다만 삶과 죽음이라는 문제를 극과 극으로 인식하다보면 막연한 공포와 불안,좌절이라는 마음의 시련을 겪을 것이기에 삶도 자연스럽고 알차게 살아야 한다면 죽음이라는 문제도 자연스럽고도 편안한 마음으로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파울로 코엘료작가의 작품은 그다지 많이 접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흐르는 강물처럼>은 상기와 같은 생각을 갖게 한다.그가 작가가 되고자 했던 어린시절의 꿈과 동기의식부터 작가가 직접 겪은 일화,타인들이 자신에게 들려준 이야기들,그리고 여행을 통해 자신의 삶의 장폭(長幅)을 눈에 띄게 넓혀 준 생각들을 여러 갈래로 들려 주고 있다.또한 전세계 신문과 잡지에 게재한 것들을 독자들의 요청에 의해 한 권의 묶음으로 재탄생된 것으로 보여진다.어찌 되었든 파울로 코엘료작가는 작가라는 사명감을 갖고 작가다운 면모를 갖추기 위해 나름대로의 마음자세와 각오를 간접적으로나마 서두에 밝혀준 점도 인상적이다.

 

 * 작가는 항상 안경을 걸치고,절대 머리를 빗는 법이 없다.

 * 작가는 자기 세대로부터 절대 이해받아서는 안 될 책임과 의무를 지고 있다.

 * 작가의 말을 이해하는 건 동료 작가들뿐이다.

 * 작가라는 사람은 기호학,인식론,신구체주의 같은 불편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명사에 조예가 깊다.

 * 작가는 여자를 유혹하고 싶을 때마다 냅킨에 시 한 편을 써서 건네는데 "나는 작가입니다."언제나   통한다고 한다.

 * 작가는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문학비평을 한다.

 * 작가는 요즘 무슨 책을 읽느냐는 질문에 늘 남들이 듣도 보도 못한 제목을 댄다.

 * 작가와 그 동료들에게 한결같은 감동을 안겨주는 책은 세상에 단 한 권뿐이다.그것은 <율리시스>란다.

 

 이해가 가는 대목도 있고 좀 진부하고 보수적인 대목도 있다.개인적으로는 해박한 지식을 작가의 내면에 심어 두어야 함은 물론 소가 여물을 되씹고 되씹어 목 안으로 넘기듯 사유의 연속이 이루어진 연후에 작품이 탄생되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본다.또한 요즘 작가들은 디지털시대에 꽤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자판기에 손가락만 대면 '따다닥'하고 글이 쓰여지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수정하면서 탈고의 시간을 기다리는 인내와 끈기,사명감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듣기로는 아직도 아날로그 방식으로 연필을 깎고 또 깎으면서 원고지에 육필을 써내려가는 작가분도 계신다고 하는데 나름대로의 글을 쓰는 여유와 향기,사색의 시간이 곂곂이 포개어져 가리라는 생각도 해본다.

 

 작가는 산책에서 배운 세 가지 교훈을 새되기도 있다.그것은 '낙관적인'전망을 통해 틀에 박힌 진부한 행동에서 벗어날 수가 있어 좋고,'당신이 시작한 일은 당신이 끝내라'고 격려하는 이들이 늘 곁에 있다는 것이다.일종의 결자해지와 같은 격이 아닐까 한다.책임의식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이다.그리고 자신이 하는 일에 뚜렷한 확신을 가지면,누구에게나 그만의 권위가 생겨난다는 점이다.비록 지위와 신분,수입 등이 낮다고 불평불만,열등의식,자괴심,절망을 갖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자신이 하는 일이 생계를 위한 것이라면 그 분야에서 열정과 간절함으로 맞서 나가고 남는 시간을 활용하여 자신이 즐기고 몰입할 수 있는 것을 찾아 계발을 하는 것도 삶의 질을 높이는 방도가 아닐까 한다.

 

 오염과 소음으로 가득찬 현대사회에서 자신의 내면을 잘 다스려야 한다는 점은 늘 공감하고 있다.그러한 면에서 파울로 코엘료작가는 마음의 소리가 무엇인지를 들려주고 있다.일종의 기분 다스리기와 같다고 생각을 하는데 고요함,마음의 소리,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법,참스승 찾기,위협에서 벗어나기 등이다.우선 자신의 내면부터 고요하게 다스릴 줄 알고 타인과의 관계가 조화를 이루어 나가는 가운데 꿈과 사랑,행복을 향한 길이라는 생각도 든다.그리고 앞에서도 말했듯이 죽음은 시간의 얼개 속에 갇혀 있을 뿐 언제가는 누구든 사멸하고 마는 유한적인 존재이기에 살아가면서 자신의 영혼을 맑게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다듬어 가는 삶의 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을 주문하고 있다.내 삶의 강물은 어디쯤 흘러가고 있으며 나는 맑은 영혼을 갖고 있는가를 되새겨 보게 되었다.낙관과 희망이라는 씨앗이 어느덧 내 마음 속에 깊숙이 날아들어 온 듯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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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저리 클럽
최인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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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에는 그럴싸한 나만의 서재 공간이 있는데,결혼후 여러 잡동사니로 가득 차고 나이가 조금씩 들면서 마음의 공간,나만의 공간을 만들기로 작심하고 가능한 좋은 책들과 벗하면서 지난간 삶을 되씹어 보기도 하고,부족한 역량을 채워 보기도 하고,거장이랄 수 있는 작가들과 간접 소통도 하면서 몇 년 사이에 국내외 소설및 자기계발서,역사서등이 빼곡히 서가에 정렬되고 자리잡고 있음을 보노라면 흐믓하기도 하고,후일 내 자녀들에게 물려주고 싶다는 생각도 갖어 보던 중,중고교시절 절친하게 지냈던 친우가 갑작스레 교통사고로 운명을 달리 했다는 비보를 들으며 한편 마음의 안식처를 잃어 버린듯 ’멍’하니 걸음이 떨어지지를 않았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그 학창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최인호선생님의 ’머저리 클럽’을 꺼내 들고 회심의 미소를 지으면서 다시 학생이 된듯한 기분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새로 전학 온 급우 영민이와 친해지면서 이 이야기는 전개되는데,흔히 말하는 끼가 있는 몇 명의 남학생과 톡톡 튀며 말상대가 될 법한 여학생이 어울려 청순하고 철없으며 재기발랄한 한때를 보여준다.

내 마음에서 속박을 벗겨주세요.
그래서 나를 자유롭게 해주세요. - 본문 -


그랬을 것이다.삐딱하게 교모를 눌러 쓰고 껌을 질겅질겅 씹으며 가방은 허리 춤에 대고 휙 어디론가 날아가고팠던 학창시절이 아니었다 싶다.그러던 게 메밀국수집 사건으로 머저리네들은 정학을 당하고 어디론가 베낭여행을 떠나게 되면서 가슴 속에 묻어 두었던 자신만의 여학생을 보면서 사랑의 밀알을 가슴 속에 심는다.심장이 두근두근,누구나 품을 수 있는 타오르는 연정을 어떻게 해 볼까 하다가도 현실로 돌아가 자신을 제어하고 냉가슴 앓는 경우가 있다.자신도 가끔 연애편지도 써 보고,용기내어(제3자를 통해) 말도 걸어 보고 1년 정도 서로 식사도 하고 영화도 같이 보러간 그녀가 생각이 난다.70년대의 학창시절이니까 요즘처럼 무슨무슨데이가 있던 시절이 아니라서 크리스마스나 새해무렵이 되면 무슨명목을 만들어서라도 용돈을 받아내어,크리스마스카드나 연하장을 고민고민 적어서,다음 날 일찍 학교에 도착해서 그 여학생반 문틈에 카드를 끼워 넣고 어떻게 반응이 나오는지 살펴보기도 했던 기억도 있었다.반응은 불꽃처럼 확 번지지는 않았지만 며칠 지나 길가다 마추치면서 수줍게 웃으며 "고마워""급우들이 누구한테서 보낸 카드냐 묻길래,좀 당황했다"면서 약간 홍조를 띤 여학생의(그때 남녀공학이었음) 모습이 빛바랜 흑백사진 마냥 함초롬하게 새록새록 여울져 간다.

세월이 많이 흐른 이 시점에서 보니 손에 잡힐 듯 말듯 하지만 우리의 학창시절은 그 시절,그 또래끼리만의 울타리 안에서 사고 안 치고 이성에 대한 그리움,연정같은게 쌓이면서 인생을 배우고 지난 시절을 회고할 수 있는 거 같다.작가는 정말 스토리를 친구 대하듯이,또한 사계(四季)로 분류하여 독자들에게 머저리들의 이야기를 진솔하고 멋지게 들려주고 있다.끝부분에 나오는 ’승혜’라는 여학생은 작가님과 어떤 관계로 남았을까?궁금해진다,승혜에게 정성을 쏟고 자신의 내면을 알린 거라 그런가 싶다.이내 날씨가 우중충하지만 내일이면 봄 내음이 물씬 대지를 적셔 줄 거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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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은 모두 북유럽에서 왔다 - 스웨덴.아이슬란드.노르웨이
양정훈 글.사진 / 라이카미(부즈펌)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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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무침,애틋함,진한 추억에 대한 단상은 지나간 시간의 여정 속에서 존재하는 것들과의 설렘과 만남 그리고 이별이 못내 아쉬워서 그리움으로 온몸에 남는다고 생각한다.얼마나 좋았고 즐거웠고 행복했던 시간이었으면 그리움이 북유럽에서 나왔을까.하고 많은 나라들 중에서 아이슬란드,노르웨이,스웨덴의 흔적을 시적이고 감성적인 언어로 고스란히 표현하고 있다.가감이 없는 표현임에도 사람들과 풍경들,그리고 기억과 존재에 대한 사유들이 이 글을 읽는 나도 가보고 싶게끔 만든다.여행의 묘미는 직접 두 발로 걷고 체험하는 가운데 낯설고 물설은 타지의 기억이 새록새록 뇌리에서 품어져 나오는 것이다.

 

 나 역시 국내여행은 말할 것도 없지만 해외여행도 변변하게 다녀온 일이 많지 않기에 이렇다 할 그리움이 묻어나는 것은 그리 많지가 않다.고작 회사일로 중국에 다녀 오고 개인적으로 일본에 몇 번 갔다 온 일이 전부인데 굳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다시 가고 싶은 충동이 일어날 때도 없지 않아 있다.나라마다,지역마다 제각각의 모습과 분위기가 색다르겠지만 아무래도 한국에서 볼 수 없는 특이하고 고유한 것들이 인상적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한다.예를 들면 1990년대 중반 중국 산동성의 거리는 매캐한 자동차 배기가스와 자전거의 물결 그리고 왁자지껄하게 주고 받는 중국인들의 일상적인 소통이 인상적이다.당시에는 때묻지 않은 그들의 순박함과 외국인에 대한 호기심 가득찬 기웃거림과 속이 없는 찐만두 두 개에 뜨거운 차로 한끼를 즐거워하는 단표누항의 소탈함과 소박함이 그리울 때가 있다.먹으라고 강권하기에 입에 대었지만 사실 입맛에 맞지 않아 몇 숟가락 뜨고 말았지만 그 분에게는 미안함과 감사함 그리고 내가 기꺼이 먹는 모습을 보고 활짝 웃어 주던 마음씨,표정은 내게는 애틋하고 그리워질 수밖에 없는 내게 남겨 있는 조그마한 씬(Scene)이다.

 

 그리고 일본은 호텔에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이곳 저곳을 유랑자가 되어 보곤 했는데 나와 호텔에서 함께 일하던 일본인과의 따뜻한 우의가 돈독해져 그가 나를 데리고 간 일본 전통식 회석요리(한국식 전골)에 일본의 샤미센을 들으면서 아늑한 분위기 속에서 일본의 살결을 느낄 수가 있었다는 점과 대도시의 거미줄과 같이 얽혀 있어 자칫 미아가 될 법한 복잡한 전철노선 때문에 헤매고 묻고 해서 다행히 목적지(일본친구의 집)를 식은 땀을 흘리면서 찾아 가니 친구는 옛친구를 만나듯 신발이 벗겨지는 줄도 모른 채 달려나와 나를 반겨 주었던 시간과 만남이 인연이었고 그리워질 때가 많다.단지 돈을 쓰러 다니는 물질여행이 아닌 마음 깊게 다가오는 애틋함이 묻어 있는 사연은 시간이 오래 흘러도 그 기억은 더욱 두터워져 장기기억으로 남게 되는 법이다.

 

 선진교육시스템,복지국가,백야 등의 대명사가 된 북유럽 국가들 그중에 스웨덴,아이슬란드,노르웨이를 양정훈작가는 서정적이면서도 센티멘탈하게 여행의 흔적들을 들려 주고 있다.북극에 가까우면서 포경업,화산 등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아이슬란드,수많은 호수와 선진교육시스템,그리고 슾지와 나뭇길로 이어진 쿵스레덴 트래킹 코스가 떠오르는 곳이다.나아가 노르웨이는 피요르드 및 남극을 탐험했던 아문센 등이 떠오른다.그중에 백미는 백야일 것이다.밤인데도 우주의 조건에 의해 하지무렵 백야현상이 지속되면서낮과 밤을 잊고 사는 사람,그리고 백야의 현상과 낭만을 잊지 않기 위해 그곳으로 떠나는 사람들이 북유럽의 인상 깊은 점이다.북극에 가까운 나라들이다보니 한기에 저항력이 강한 사람들이라는 생각도 든다.

 

 스웨덴,아이슬란드,노르웨이 모두가 평화롭고 사랑스럽도록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곳들이다.한국에서는 까마득하게 멀게만 느껴지는 곳인데 실제로 가본다면 오래도록 그곳에 머물러 산림과 해변,유람선과 트래킹을 하면서 돈으로 살 수 없는 멋과 낭만을 내 삶의 기록장에 남겨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리고 천국에서 왔다는 초록빛 오로라를 볼 수 있는 행운을 작가는 거머쥐고 그 순간을 포착해 주었는데 무척이나 동경심과 경이감마저 주게 되었다.'백야'의 나라 북유럽의 신비스럽고 낭만적이며 평온한 모습을 언제 가볼지 모르겠지만 그 즐거움을 도서로나마 먼저 접하게 되어 다행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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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뻬 씨의 행복 여행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오유란 옮김, 베아트리체 리 그림 / 오래된미래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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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살아 오면서 행복했던 풍경들은 고향의 마을에서,학교에서,직장생활하면서 한 조각 한 조각들의 필름들이 뇌리에 남아 있다.그 행복한 풍경들은 꾸밈없고 넉넉하며 진실된 마음의 표시와 표정에서 우러나왔다.누군가 억지로 강요해서 하는 말과 행동이 아닌 몸과 마음에 배여 있던 인의예지가 자연스레 표출되는 넉넉하고 살가운 모습은 그것을 행하는 사람,보는 사람 모두가 흐믓하기만 하다.그러한 시간이 오래도록 지속될 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사람 사는 것이 어찌 마음대로 되겠는가.

 

 어린시절 할머니의 회갑잔치는 집안이 들썩들썩할 정도로 풍성하기만 했다.철이 없던 나는 동네 어른들,친척들이 하나 둘 찾아 오면서 마당에는 멍석(덕석)을 깔고 흰광목으로 된 휘장을 치면 마당은 어느새 인산인해가 된듯 북적북적하기만 했다.당시 어른들은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난듯 얼싸안고 술과 고기,적반 등을 드시면서 회갑의 하루는 그렇게도 짧게 지나갔다.할머니께서는 할아버지와 함께 아버지,작은 아버지,고모께서 차려주신 회갑상을 앞에 놓고 신혼시절의 모습으로 되돌아 간 호강을 받으셨다.자식들이 차려주신 회갑상 앞에서 흐믓해 하시던 할아버지,할머니의 행복했던 표정이 어제와 같이 생생하기만 하다.행복이라는 것이 계획을 세우고 하나 하나 뭔가를 실천해서 성취하는 보람과 뿌듯함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을 할머니의 회갑날을 통해 오래도록 뇌리에 남아 있다.

 

 "진정한 행복은 먼 훗날 달성해야 할 목표가 아니라,지금 이 순간 존재하는 것입니다.인간의 마음은 행복을 찾아 늘 과거나 미래로 달려가지요.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자신을 불행하게 여기는 것이지요.행복은 미래의 목표가 아니라,오히려 현재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지요". - 본문 -

 

 행복은 돈으로 살 수도 없고 팔 수도 없는 마음의 그릇이라고 생각한다.행복은 돈과 물질이 많아서 채워지는 것도 아닌 만큼 계량,수치화할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현대인이 돈과 물질의 지배를 받을 수밖에 없다 보니 이것이 절대적인 것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를 과도하게 추구하고 목숨을 거는데에 있다.설령 원하는 돈과 물질이 자신에게 찾아 온다고 한들 어느 정도,얼마 동안 그 행복감과 만족감이 지속될 수가 있을 것인가.행복은 물질로부터 얻는 것이 아닌 인간과의 관계,비움,초월 이라는 대승적인 자세와 태도의 견지에서 비롯될 수도 있고 건강한 몸과 신체,명상,나눔,상생이라는 것들로부터도 찾을 수가 있다고 본다.늘 행복하고 만족감을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인간이 아닌 신의 경지에 이른 존재라고 할 수가 있을 것이다.

 

 이 글의 주인공 꾸뻬 씨는 정신과 의사이지만 찾아 오는 환자들과의 면담과 처방을 통해 행복감을 느끼지 못해 정신과 진료실 문을 닫고 중국,아프리카 등지를 다니면서 행복이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스스로 체득하고 그것을 목록화하여 행복으로 이르는 길이 무엇인가를 체득하고 스스로 행복해져야 환자들에게 행복의 메시지를 전하면서 환자의 상처와 고통마저 완화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23가지의 행복의 메시지는 누구나 수긍하는 것이지만 현실 속에서는 먼저 타인에게 다가가고 타인의 아픔과 고통,행복의 메시지를 몸과 마음으로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꾸뻬 씨가 여행길에서 배우고 실감한 행복으로 가는 길은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다,행복은 때때로 뜻밖에 찾아온다,행복은 알려지지 않은 아름다운 산속을 걷는 것이다,행복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이다,행복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행복은 살아 있음을 느끼는 것이다,자신이 사회에서 쓸모있는 사람이라고 인정받는 것이다 등이다.또한 누구나 죽음의 문턱에 이를 것인데 죽음에 대한 명상,죽음을 맞이하는 자세에서도 죽음 자체가 공포이고 두려움이 아닌 자신의 본향인 자연으로 되돌아 간다는 감사함과 안심에서 행복한 죽음을 위한 준비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꾸뻬 씨는 행복을 위한 여행을 마치고 다시 정신과 진료실로 되돌아 와서 행복이라고 느꼈던 것들을 되새기면서 환자들 편에서 생각하고 배려하는 휴머니즘을 실천하게 되었다.춤추고,사랑하고,노래하고,삶답게 살라는 메시지에서 많은 생각이 교차했다.현실의 삶이 묵직하고 각박하지만 불필요한 것들은 버리고 처분하면서 단조롭게 살고 내 자신이 추레하고 삶의 질이 낮아 자격지심으로 만남을 회피했던 옛친구,친척들을 만나서 회포를 풀면서 행복한 시간을 만들기 위해 나는 가까운 국내 여기 저기를 떠나려 한다.행복은 받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지만 내 마음 속에서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것을 아무 대가없이 주는 것에서 비롯된다는 삶의 이치를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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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지우고 남은 것들 - 몽골에서 보낸 어제
김형수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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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의 엉치뼈부에는 푸른 반점이 남아 있다.어른이 되면서 사라지기도 하지만 유아기의 엉치뼈부를 보면 푸르스름하게 있는데 몽골로이드계 집단에서 볼 수 있는 신체의 특징이라고 한다.인류학적으로 보면 푸른 반점이 몽골,중앙아시아에서 유입되어 온 것으로 일명 몽고반점이라고 한다.이 반점을 생각하면 몽고라는 나라가 상기되고 몽골의 역사와 문화,자연환경 등도 자연스레 연관되어 생각하게 된다.또한 고려시대 당시 원나라가 고려를 침략하는 등 몽고와의 지난 시절의 악연도 남아 있지만 이제는 한.몽수교까지하여 두 나라간의 관계는 우호적인 편이다.광활하게 펼쳐져 있는 사막에 초지 등이 대부분인 몽고는 한반도 면적의 8배에 이름에도 불구하고 인구는 고작 250여 만명 정도이다.

 

 모든 것이 피안이다.아득한 지평선,일망무제의 평원,몇 개의 구릉을 넘고 호수를 건널 때마다 햇살은 따갑고 창밖은 춥다. - 본문 -

 

 몽고는 13세기 칭기스칸이 유라시아를 정복을 했던 대제국이었지만 그 화려한 명성과 위용은 역사의 뒤안길로 넘어가고 말았다.유랑과 정착을 반복하면서 대자연에 숨결에 순응해 살아가는 몽고인들의 삶은 순박하기만 하다.게르라는 주거에서 남편은 사냥을 하고 아내는 양을 키워 젖을 짜내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몽고의 종교가 라마교로서 불교에서 파생한 종교이지만 사회주의국가가 되면서 1930년대 국가로부터 라마교는 수난과 말살이라는 대재앙을 맞아야만 했다.지금은 일부 라마교 사원들이 곳곳에 남아 있기도 하다.몽고인들은 사람 구경하기가 힘들 정도로 대초원에 드문드문 게르가 있어 찾아오는 나그네,손님에게는 따뜻하게 맞이하고 최대한의 대접을 한다고 한다.또한 그들의 설날인 차강사르는 온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덕담을 나누고 그들만의 훈훈한 정을 나눈다고 한다.

 

 <조드>작가로 잘 알려진 김형수시인은 조드를 구상하고 그들의 문화와 풍습,신화와 전설 등을 보고 듣기 위해 몽고 현지답사를 다녀 오기도 했다.조드라는 작품을 통해 인상적이었던 것은 초목의 근기마저 빼앗아 갈 정도의 혹한 속에서 몽고인의 젖줄인 양과 말들이 얼어죽는 대참사를 가리키는 것이었는데 김형수작가는 대서사적으로 서정성과 함축성,(몽고인의)치열한 생존방식을 독특하게 그려냈던 것이다.지금의 몽고는 시장경제를 도입하면서 수도 울라바타르로 몰려 들면서 차츰 그들의 경제,삶의 질도 변화해 가고 있다.자원이 부족한 한국은 몽고에 국가적 인프라사업에 적극 참여하면서 그들이 갖고 있는 자원을 한국으로 유입할 수 있도록 정부차원에서 힘을 써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작가는 몽고의 이곳 저곳을 답사하면서 느낀 바를 소회형식으로 현장감있게 들려 주고 있다.

 

 그리스.로마신화 등 유럽의 문명이 최고라는 인식이 팽배한 가운데 찬란했던 중세의 몽고의 역사와 문화,신화와 전설 등을 아로새기고 있다. 아시아의 문명사를 새롭고도 참신하게 그려내고 있는 저자의 구상이 짙게 드리운 베일에서 굵고 널직한 발자국으로 남았으면 한다.글로벌시대로 맞이하여 이제는 가깝고도 더욱 가까운 한.몽관계를 형성해 가기를 바라마지 않는다.나 역시 기회가 닿으면 초원 위에서 펼쳐지는 나담축제를 관람하고 유목민의 삶의 근거인 대초원의 공기와 바람,무늬와 살결을 마음 가득 느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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