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금융시대 - 개인 투자와 세계경제의 흐름을 바꿀 금융의 미래
로버트 쉴러 지음, 조윤정 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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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노벨경제학상은 미국 예일대 경제학과 교수인 로버트 쉴러에게 돌아갔다.경제분야에 대해 문외한이고 자칫 이쪽에 관심을 도외시한 탓인지 로버트 쉴러에 대한 기본지식이 부족하다.간략한 프로필을 보니 그는 행동경제학의 대부이고 사회심리학을 전통경제학과 결합시켜 버블 형성과 붕괴,서브프라임 사태 등 굵직한 경제현상을 정확히 예측하며 영향력 있는 경제학자로 주목을 받아 왔던 것으로 보여진다.2007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건이 터지기 전부터 주택가격 동향,부동산 버블과 경제 시스템,투기시장의 가격변동을 수학적,행동학적 측면에서 분석,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의 붕괴조짐을 예측한 저서들이 실물경제를 정확하게 통찰하여 경제학계에서 크게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한국도 부동산 버블이 푹 꺼지면서 기존 아파트 시장에 대한 매력이 사라지면서 새로운 투자처를 알아 보려는 작은 손,큰 손들의 향방이 주목되고 있다.천정부지로 솟아 올랐던 아파트 가격과 투기가 이제는 사그라지면서 정부의 정책의 귀추 및 향방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이에 금융권에 맡기는 이자율은 거의 서구선진국과 동일한 수준이 되어 예금자 및 투자자들에겐 투자의 선호처가 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주식,채권,펀드 등의 제3금융권으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그런데 주식,펀드 등은 사전에 잘 알아 보는 세심한 연구와 조사가 뒷따라야 하고 만일 손실이 낳을 경우에는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임을 알아야 한다.그런데 경제위기가 지속되면서 금융권을 바라보는 일반인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금융의 역사가 1500년대 경부터 시작되었는데 초기에는 단순하게 돈을 빌려 주고 그에 따른 원금과 이자를 받는 형태를 띠었는데 금융이 세분화 되면서 다양한 금융기관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다.그중에 오랜 역사를 띠는 국가적 성격의 중앙은행을 비롯하여 제1금융권인 은행,제2금융권인 생보 및 손보 그리고 제3금융권인 주식,채권,펀드를 취급하는 투자회사가 존재하고 있다.싫든 좋든 현대인은 금융권과 불가분의 관계를 갖고 있다.예금,저축,보험,주식,채권,펀드 등을 하려면 당연히 발품을 팔아 금융창고에 가서 인적사항을 작성하고 거래신청을 트게 마련이다.금융에 대한 지식이 어느 정도 있어야 금융권의 영업맨들에게 속아 넘어 가지 않을 것이고 자신의 경제적 입장에 따라 미래예측을 할 수가 있다.돈과 관련한 문제이기에 예금을 하든 주식과 같이 투자를 하든 철저하게 따져 보는 생활습관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현금화 되지 않은 자산과 환금성 성격이 짙은 자본 등을 누구에게 어떻게 맡기고 관리를 해 나갈 것인지는 각자의 몫이라고 생각을 하지만 요즘과 같이 시시각각 변동이 죽 끓듯 하는 금융시장에서는 믿을 만한 자산운용가와 상담을 하면서 차차 친밀도를 높여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그러는 가운데 금융에 대한 좋은 정보,조언을 참고로 하여 투자 대비 손해는 보지 않아야 하지 않을까 한다.도박과 같이 일확천금을 노린다면 그것은 요행일 뿐이다.현대인은 산업화,도시화된 세상에 살면서 불의의 사고를 만날지도 모른다.그리고 늘어난 수명이지만 질병으로 인해 몇 년을 고생할지도 모르는 상황이기에 재해보험 및 건강보험 등도 한 두개씩은 가입할 필요가 있다.이것은 장래 사고에 대비한 대비책이므로 든든한 의지처가 아닐 수가 없다.

 

 새로운 금융시대에는 회사의 CEO를 비롯하여 금융과 관련한 기관과 사람들로 둘러 싸여 있다.CEO는 자사의 발전과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건전하게 신용등급을 올리면서 제도적 금융권으로부터 금전을 대출받아 회사의 발전을 위해 건전하게 투자하고,일반인들은 투자 및 금융사고시에 든든한 조력자를 만들 필요가 있다.자산운용사,펀드매니저,변호사와 재무 자문 등이 있다.정부는 때에 따라서는 금융규제를 펼치기도 하는데 규제를 완화해 주기를 바라는 로비스트들로 인해 금융규제가 내부적으로 차질을 빚기도 한다.직접적인 투자가 아니지만 신탁 관리자 및 비영리법인 운영자,자선사업가 등은 사회의 발전을 꾀하면서 명예와 도덕성을 얻어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오늘날과 같이 경제 불황과 호황이 왔다 갔다하는 불순의 시대에서 경제적 불안정성을 관리하기 어려운 이유는 소위 자본을 쥐고 있는 소수계층들이 복잡하고 고차원적인 시스템을 갖고 있고 다수의 감정들이 얽히고 설켜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금융은 강력한 도구다.자본을 조성하고,정보를 수집하고,사람들의 조화를 이끌고,그들에게 동기를 제공하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본문 -

 

 이렇게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는 금융권이 일반인들에게 관심을 애정을 사지 못하고 있다.금융권이 정부의 정책과 중앙은행의 견제와 눈치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경제를 이끌어 가는 사람은 자연인이 아닌 법인이기에 책임과 의무가 막중하다.피땀 흘려 거둬 들인 돈이 아닌 금융 거래를 통해 고액의 연봉으로 갑부가 된 사람들과 비윤리적이고 비도덕적인 방법으로 돈을 모은 사람들을 보면 금융권과 정부 모두 싸잡아 분노가 일어난다.주지하다시피 편법과 탈법으로 부를 거머쥔 일부 법인들에게 '호랑이 방망이식'으로 법의 잣대를 들이대는 작금의 사법권의 판결 등을 보고 있노라면 살 맛이 나지 않는다.또한 세금 정책도 경제적 소득에 맞게 과세를 해야 하는데 자산으로 부과하는 현실에서는 경제적 위기 만큼 버겁기만 하다.정부의 금융정책,과세정책 등이 일사천리로 이루어져서는 아니 될 것이다.

 

 행동 경제학,사회 심리학을 고전 경제학과 결합하여 작금의 금융위기,경제위기를 정확하게 예측한 로버트 쉴러저자는 IT산업이 혁명적으로 빠르게 흘러가고 있듯 금융혁신도 이와 같으리라고 내다 본다.개인은 경제자산을 철저하게 보호하고 사회는 경제위기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를 비롯한 금융권은 무엇을 어떻게 실천해 나가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특히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경제적 불평등의 문제는 금융권이 보다 더 공정하고 정의롭게 이행해 나가는 것만이 해소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금융관계자에게는 각성의 시간이 되었을 것이며 일반인들에겐 보다 나은 삶을 위해 금융권의 새로운 방향과 정책을 인내력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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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천재적인
베네딕트 웰스 지음, 염정용 옮김 / 단숨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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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은 룰렛 게임에 지나지 않는지도 모른다.한치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것이 인생이기에 현재를 기준으로 그것을 판단하는 것은 섣부른 자만이고 오만일지도 모른다.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현재를 중시하고 사랑하는 것이 아닐런지 모른다.인간 개개의 삶은 어느 가정,어느 부모에게서 태어났는지에 대한 기초환경과 성장하는 과정 가운데 경험하는 사회적 과정 안에서 인성이 형성되기에 이것은 룰렛 게임과는 다르게 이것은 개인에게 소중한 인성 및 사회관계의 기초가 되기에 충분하다.즉 개인의 기질,취향 등은 전적인 것은 아니지만 가정의 분위기,부모의 훈육이 어떠하느냐에 따라 개인의 미래를 결정짓는 요소가 됨은 분명하다는 것이다.

 

 요근래 사회적으로 낙오되어 스스로 도태되고 억압을 받으며 사회구성원과 거리감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이러한 사람들을 사회적 루저(Loser)라고 부르고 있다.개인적이든 사회적이든 커다란 손실이 아닐 수가 없다.그렇다고 경제적 능력과 사회적 신분이 높다고 해도 결코 삶의 질이 높다든지 행복감이 넘쳐 흐른다는 말은 아니다.이렇게 사회 구성원에게는 말 못할 결핍증상을 갖고 있는데 그 내막을 들여다 보면 천차만별로 다양하기만 하다.<거의 천재적인>을 쓴 독일의 신예작가 베네딕트 웰스는 작가가 되고저 수천 번도 넘게 출판사에 글을 의뢰했건만 거의가 퇴자(退字)를 맞았지만 그는 작가의 길을 접지 않고 홀로 분투하면서 그 아름다운 고집을 꺾지 않았기에 결국 디오게네스 출판사에서 수용했는데 처녀작이 <베크의 마지막 여름>이고 <거의 천재적인>은 세 번째 작품으로 루저의 삶을 그리고 있다. 

 

 

 이 글에는 주요 등장인물이 세 명이다.프랜시스,앤메이,그로버가 스토리를 진행해 나간다.주연이라 할 만한 프랜시스는 천재 정자은행을 통해 세상에 태어나게 된다.생물학적 아버지는 누구인지 모르는데다 주식 투자로 재산을 날린 이부(異父)인 라이언은 엄마와 이혼을 하게 되면서 프랜시스 어머니는 우울증에 걸리면서 요양소에서 재활을 받게 되고,친부로부터 근친상간을 당한 앤메이 역시 우울증에 걸려 요양소에 오게 된다.그곳에서 프랜시스는 앤메이를 만나 인연을 쌓아 나간다.프랜시스는 학교 생활에도 부적응하고 스스로 고립되었다는 피해망상증에 시달리게 되는데 이부인 라이언에게 여행자금을 받으면서 유일한 친구인 그로버,요양소에서 알게 된 앤메이와 함께 미국 동부지역 트레일러 정착촌인 클레이몬트에서 멕시코 티우아나까지 대장정의 장도에 오르게 된다.

 

 이부로부터 받은 돈으로 숨가쁜 드라이브를 하면서 앤메이와는 우정과 사랑을 쌓아 가게 되는데 라스베이거스에서 슬롯 머신에 재미를 보지만 그것도 잠깐의 꿀맛이었을 뿐 여행자금이 바닥을 보인다.프랜시스는 생물학적 친부인 도블린스키를 찾기 위해 그의 행방을 찾아 가게 된다.친부는 그저 정자만 제공했을 뿐이기에 프랜시스를 만난다 해도 그를 반가이 맞아 주고 도덕적으로 사죄를 할까 싶었지만 막상 친부를 만나니 막노동꾼과 다름없는 인상착의를 하고 프랜시스에게 자신은 생존을 위해 자신의 정자를 팔았다고 말한다.친부를 만나면 인생역전이 되리라 기대를 모았던 프랜시스는 결국 일장춘몽을 맛보고 다시 미국 동부지역으로 되돌아 가게 된다.

 

 인생에서 루저로 살아가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일종의 사회적 결핍현상일 수도 있다.이것은 보다 나은 삶으로 나아가기 위한 동기를 부여해 줄 수도 있는 기회이기도 한다.루저라고 생각하고 그 자리에 푹 주저앉는 것보다는 무엇을 어떻게 하여 살아갈 지를 스스로 고민하고 알아보면서 새로운 삶으로의 희망을 버리지 않는 긍정적인 자세가 필요하다.키가 크고 IQ가 높고 직책이 좋아도 열정과 노력이 없는 자세와 태도는 인생의 가장 밑바닥으로 몰락할 수밖에 없다는 진실을 새롭게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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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맨 데드맨 시리즈
가와이 간지 지음, 권일영 옮김 / 작가정신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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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작가에 의한 추리,스릴물이 한국에서 번역되면 날개가 돋힌 듯이 잘 팔려 나간다.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본인에 의해 쓰여진 모든 장르들이 한국인의 정서와 기호에 부합하는지 출간대는 데로 인기를 더해 가고 있다.몇몇 지명도가 높은 일본작가의 작품은 공전절후의 대히트를 치고 있으니 한편으로는 국내작가들도 독자들에게 보다 신선하고 흡인력 있는(추리,스릴물) 작품이 출간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그런데 지명도가 그리 높지 않고 본명이 아닌 필명으로 추리소설을 내놓은 가와이간지는 일본추리계의 거장인 요코미조 세이시가 제정한 제18회 미스터리대상 수상작으로 <데드맨>이 선정되었다.충격이라고 할 만한 소재와 생동감 있는 묘사,입체적인 캐릭터,치밀하고 절묘한 플롯,긴장감과 스릴을 더해 가는 문체로 인해 읽는 재미가 쏠쏠하고 쉽고 빠르게 읽혀 가는 것이 가장 인상에 남는다.왜 데드맨일까.죽은 사람을 의미하는 이 글의 제목이 심상치가 않다.

 

 현대사회에서 저질러지는 살인사건의 행태를 보면 처참하고 몸서리가 칠 정도이다.사람을 죽이는 것도 수법이 다양하고 극악무도하며 철면피를 달고 다니는 범죄자들이 많다.비단 어제 오늘 일이 아니건만 가와이작가는 신인답지 않게 대범하게 글을 써 내려가고 희생자들은 복수심에 가득차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여섯 차례의 연쇄살인사건은 매우 끔찍하기만 하다.두부,몸통,손과 발이 하나씩 없는 채로 싸늘한 시신으로 남게 되는데 데드맨의 정체는 절단난 신체 일부들이 모여서 새롭게 인간화하여 자신을 죽인 가해자를 찾아 꼭 복수하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짙게 깔려 있다.

 

 경시청 소속 형사직원인 가부라기,히메노,마사키 등이 연쇄살인사건에 대해 프로파일링 작성,미아타리 수사(범인의 얼굴 형상만 기억하여 거리에서 그와 비슷한 사람을 불심 조사하는 것),현장 반복 확인을 이어가는데 유력한 용의자는 의사로 좁혀진다.그것은 사람을 죽일 때 사용했던 라텍스 장갑에 장기보존액,수면제와 메스가 나왔기 때문이다.이를 기초로 수사를 전개하면서 이번 연쇄살인사건이 43년 전의 의사에 의한 의료사고와 깊은 연관이 있음을 캐취하면서 수사는 급진전하게 된다.시체를 모아 만든 데드맨의 정체도 무척 궁금증이 일어났다.

 

 데드맨은 병원에 입원하면서 요양차 온 시즈라는 10대 소녀,다카사카 의사,가부라는 간병 원숭이 등이 그가 쓴 일기 및 편지,이메일이 수사에 활기를 안겨 주었다.의료사고를 일으킨 장본인이 일본 정치권력을 주름잡는 사람이 되었고 공소시효가 끝났기에 유족들이 법에 호소를 했건만 효과는 제로.데드맨은 알고 보니 전(前) 경시청 수사과 형사로 밝혀졌다.가와이작가는 치밀하게 짜놓은 각본이 매우 인상적이었다.또한 법치국가이지만 힘과 권력이 치외법권 및 정치역학에 의해 힘없는 중생은 의지가지할 데가 없는 속수무책이라는 비애감만이 감돌았다.

 

 쉽고 빠르게 읽히면서 스릴과 추리를 동시에 느끼게 하는 데드맨을 통해 가와이작가를 새롭게 알게 되었다.오싹하게 전율감을 느끼게 하는 토막시체라는 잔인함과 살인자를 찾아 복수하려는 기묘한 형태의 데드맨의 정체를 알게 되면서 '참 멋진 추리소설이다'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한다.경시청 소속 형사 캐릭터도 비슷비슷한 경력에 호흡도 척척 맞아 떨어져 시원시원한 느낌까지 안겨 주어 근래 보기 드문 추리소설이 아닐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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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서의 역사 - 역사 속 억압된 책을 둘러싼 모든 이야기
베르너 풀트 지음, 송소민 옮김 / 시공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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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열.금지곡 등에 대한 말을 국민학교 시절 참으로 많이 들었다.당시에는 왜 검열을 하고 가요를 금지시키는 것인가에 대해 관심을 크게 갖지 못해서인지 도외시했다.그러면서 중.고교시절로 들어 오면서 미풍양속에 저해되는 것들 예를 들면 장발족,성문란을 조장할 수 있는 도서 및 가요 등에 대해 대대적인 단속,금지가 이루어지는 것을 느끼면서 조금씩 비판적인 시각을 갖게 되었다.그런데 이러한 단속,금지에 대한 항목들은 비단 도덕과 윤리적인 문제에 어긋나고 국가의 정책 및 이념에 반하는 것들일지라도 정권을 귀고 있는 권력의 수장자의 생각과 이념에 따른 극히 독재적인 것에 다름이 아니었다는 판단이 들었다.

 

 누구 말마따마 '누가 성행위를 하면 에로스이고 누가 성해위를 하면 불륜이다'라는 편협적인 자가당착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도 쉽게 수긍이 간다.그래서 권력을 갖은 자들은 오래도록 권좌에 앉아 권력의 단맛을 오래도록 맛보고 싶어 하는지도 모른다.권력의 속성상 '눈에 가시'는 참지를 못하는 것 같다.이렇게 정권을 쥔 자들의 정책이행에 걸림돌이 되는 대상은 어느 시대든 검열,금지,척결의 대상이었다.심한 경우에는 불구덩이 속으로 들어가야 하는 희생양이 되기도 했다.시대가 바뀌고 서민들의 의식수준의 제고,SNS의 발달로 시시각각 정보를 주고 받는 소통의 시대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권력을 쥔 자들은 어떠한 방식을 사용해서든 억압된 정책이 상존하고 있다.경우에 따라서는 민주화가 퇴행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사회의 발전을 꾀하는 건전한 비판은 당연히 있어야 하고 이를 수용하는 것이 정책을 이끄는 자들의 올바른 자세라고 생각하지만 한국 사회의 속을 들여다 보면 흑과 백이라는 이분법적인 논리에 따라 먹고 먹히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가 없다.

 

 이 글이 도서에 대한 금지 목록을 주로 다루고 있는데 도서 제목을 보면 인지도가 매우 높은 도서들이 많다.모두에서도 말했지만 이념과 사상을 공고히 하기 위한 수단으로 도서 검열이 이루어지고 있다.도서 금지를 했던 명목은 질서를 잡고 악을 근절시키고 정신의 지배를 위하고 믿음과 권력을 수호하는 등 표면적으론 사회의 공기를 맑게 하기 위한 것으로 보여진다.윤리적인 면에서는 음란서적으로 취급 당하기도 하고 부도덕과 독재,허위와 기만,(지극히)사적인 것,호기심에 연유하는 것들이 눈에 띈다.예를 들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사랑의 기술,돈키호테,몬테크리스토 백작,율리시스,삼총사,젊은 베르테르의 슬픔,닥터 지바고,제4의 검열,채털리 부인의 여인 등이 지난 시절 검열과 금지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불구덩이 속으로 들어갈 뻔한 도서들의 운명은 기사회생된 셈이어서 더욱 값지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대형 도서관은 비밀을 숨기고 있다.'제거된 서적'과 '분류된 서적'은 단단히 잠궈둘 수 있는 책장 속에 보관된다.(중략) 그 구역에는 관계자만이 들어갈 수 있고 누가 열쇠를 가지고 있는지도 아무도 모른다.도서관 사서가 '분리'표시가 되어 있는 구역이 있었다는 사실을 불문에 붙이고 있다가 후임자에게 알리지 않고 사망하는 게 이상적인 경우다. - 본문 -

 

 도서관의 비밀이 이렇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았다.제거한 서적은 일반 목록에는 나와 있지 않고 따로 만든 목록에만 기입되어 있다는 것이다.이렇게 책을 독자들의 호기심으로부터 보호하고 독서를 하다 생기는 피해를 막기 위한 것이기도 한다고 한다.독일의 경우 경찰이 압류한 서적은 재판 절차가 끝난 후 낡은 서류로 파기 처리가 결정되지만 내각의 결정으로(1920년부터) 국립도서관에 수집되기도 한다.

 

 중국의 경우에는 진시황의 재위시 이사에 의한 분서갱유 사건과 청의 건륭 황제시 진귀한 서적을 찾을 것을 지시했는데 그 서적 안에는 황제의 왕조를 비판하거나 지체 높은  귀족을 조롱하고 비웃는 서적을 중심으로 불태워지기도 했다.진시황은 황권을 확립하려 분서갱유 사건을 일으켰고 건륭 황제는 문학적 가치의 결여 및 나쁜 문체로 인해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는 도서들이 불살라지는 비극을 맞게 되었던 것이다.그외 검열과 금지 도서들은 신성모독죄,이념과 사상에 어긋나는 도서,도덕과 윤리라는 잣대로 인한 도서 등이 금서의 도서로 분류되는데 그 자세한 내막을 들여다 보면 '이어령 비어령식'이 대부분이다.도서는 정신을 지배하는 데에 일파만파의 영향을 줄 수도 있다.언론의 자유를 짓밟게 되면 의식있는 사람들은 도서로 시선을 돌리면서 비판과 저항의 힘을 기르기 마련이다.도서의 검열부터 금지,분서에 이르는 방대하고 다양한 역사적 사건들이 다른 나라의 일과 같지 않게 다가온다.한국 사회의 검열과 금지의 잣대는 과연 무엇을 기준으로 삼고 있는지 아리송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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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보는 눈 - 손철주의 그림 자랑
손철주 지음 / 현암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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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회사에서는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관상만 보는 면접관이 있다고 한다.일반적인 면접을 치르는 가운데 관상 면접관은 입사 예정자의 전반적인 이목구비를 비롯하여 언변,입성 등을 차분하게 관찰하면서 자사의 재목감으로 타당한지를 머리 속으로 그려 볼 것이다.그러하기에 입사 예정자들이 좋은 인상,호감가는 인상으로 재치있게 스토리텔링을 보여 주는 것이 좋은 점수를 받으리라 생각한다.관상이라는 것은 이목구비가 뚜렷하면서 직장인으로서의 덕목과 발전가능성 등을 면밀하게 살펴 보는 과정이 아닐까 한다.면접 보는 날엔 면접자와 피면접자가 코드가 잘 맞아 질문과 답변이 척척 맞아 떨어지면서 좋은 이미지를 남겼으면 한다.

 

 실물을 보면서 사람의 됨됨이 등을 보는 관상이 있는가 하면 그림 속의 인물과 소재 등을 화가의 깊은 마음 속으로 들어가 사람을 볼 수 있는 눈을 갖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평소 관상에 대해 관심과 호기심이 많은 내게 <사람 보는 눈>은 내 마음 속 깊게 들어 왔다.69점의 그림들이 모두가 마음에 든다.주로 조선시대의 인물과 풍속화 등을 소개하고 있다.진하게 갈고 간 먹물에 붓을 대고 그림의 농담(濃淡)을 적절하고도 날렵하게 그려 놓은 그림들은 먼 옛날 나의 조상의 삶의 숨결이기도 하다.비록 시공간은 다를 것이지만 어딘가에서 나의 조상들도 아스라한 삶을 살아갔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색상은 잿빛에다 백의민족답게 무명 저고리,바지를 입었던 조상들의 애잔한 삶이 아련하기만 하다.

 

 손철주저자의 글을 몇 편 읽어 가면서 일반인들이 놓칠 뻔한 요소 요소를 귀신같게 해석해 주고 있기에 찬탄이 절로 나온다.조상들의 자취가 물씬 풍겨 나오고 멋진 해설까지 더하니 심미안마저 커져 간다.저자의 해설이 과연 맞는지 돋보기를 들여 대기도 했다(사십 중반이 넘으니 노안이 옴).과연 해설대로이다.기기묘묘할 정도이다.그림 속의 인물과 사물의 거동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는 통찰력은 그림을 오랜 시간 관찰하고 연구한 결과일 것이지만 저자의 그림을 보는 전문성은 탁월하다는 말밖에는 나오지 않는다.현대화는 주로 서양화,조각 등이 위주가 되고 있기에 수묵화로 대변되는 동양화의 예스러운 맛은 언제 음미해도 영혼이 시들지 않을 것만 같다.

 

 4부로 나뉘어진 이 글은 부제도 마음에 쏙 든다.같아도 삶 달라도 삶,마음을 빼닮은 얼굴,든 자리와 난 자리,있거나 없거나 풍경이 바로 그것이다.삶 속에는 조상들의 간난신고한 삶을 여과없이 투영되고 있다.이해타산을 따지는 삶이 아닌 자연과 함께 호흡하면서 주어진 운명을 달갑게 받아 들이는 순수함이 그대로 묻어나 있다.인간의 마음은 숨길 수가 없다.초상화를 찍을 당시 그리는 사람이 자세 및 표정을 어떻게 하라고 코치를 하겠지만 본마음은 숨길 수가 없는 법이다.무슨 생각과 감정을 갖고 있는지 등 심상이 얼굴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다양한 초상화들,자연 속에서 자연과 함께 노니는 다양한 화초,곤충,수목들이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태고의 모습을 그대로 견지하면서 자연의 섭리에 따라 피고 지는 모습이 예쁘고 귀여우며 친근하기까지 하다.

 

 나는 옛그림을 매우 좋아한다.그것은 할아버지,할머니와 함께 살았던 어린시절의 향수와 추억,자애로움이 내 마음 속에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모시적삼,흰광목 옷을 입으시고 일을 하시던 할아버지,할머니의 모습이 순박한 백의민족을 표상하고 있기도 해서이다.표정없는 근엄한 초상화보다는 자연을 벗삼아 살아 가던 조상들의 풍속화가 훨씬 더 정겨움을 안겨 주고 친근함을 갖어 주기에 마음에 쏙 든다.그 시절을 다시 살아보라고 하면 적응하는데에 시간은 걸릴지언정 논밭을 갈고 내에서 멱을 감고 월하에서 사랑도 진하게 나누고 앙상한 겨울날 초가에서 군불을 때고 아랫목에 등을 따숩게 하고 싶다.몸이 노근해지면 사랑방에 들어가 새끼를 꼬기도 하고 벗들과 화투놀이도 하면서 동동주로 목을 축이고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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