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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쓴 후성유전학 - 21세기를 바꿀 새로운 유전학을 만나다
리처드 C. 프랜시스 지음, 김명남 옮김 / 시공사 / 2013년 12월
평점 :
인간은 부모의 유전인자(DNA)를 많이 닮고 태어난다.그런데 환경공해와 굶주림,각종 약물중독,전염병 등에 의해 태어나는 태아는 뇌에 심각한 손상을 입으면서 성 발달장애,후각(嗅覺)장애 등에 손상을 입게 된다고 한다.뇌에서 후각의 발달을 담당하는 영역이 후각 기원판인데 그 발달에 문제에 있을 때 '칼만 증후군(Kallmann syndrome)'이 발생한다고 하는데 이는 전성(前成) 증후군과 대조가 되는 현상으로서 요근래 환경문제와 관련하여 태아에게 부각되고 있는 문제이다.후성유전이란 DNA 서열 자체를 바꾸지는 않으면서도 장기적으로 DNA에 변화를 일으키는 현상이다.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후성유전학이 관심과 흥미를 끌기에 충분한데 후성유전적 변화는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먹는 음식,노출된 오염물질,사회적 상호작용에 대한 반응으로 벌어지며,후성유전적 과정은 결국 환경과 유전자의 접점에서 벌어진다는 것이다.모든 인간은 태내에 있을때 엄마가 무엇을 먹고 어떠한 환경에 처해 있는가에 따라 성 발달과 후각 등의 문제에 영향을 끼칠 수가 있다는 점과 후성유전적 변화가 클 경우에는 비만,당뇨,심장질환,동맥경화증,우울증,불안증,정신불열증에까지 취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를 끈다.
리처드 C.프랜시스저자가 쓴 <후성유전학>은 전문적이고 학술적인 내용에서 벗어나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풀어 쓴 후성유전학 다이제스트 정도로 보인다.개인적으로는 생물학 특히 인간이 태내에 있을 때부터 태어나는 순간까지의 과정과 기억은 나지 않지만 나를 낳아 주신 어머니는 무엇을 드시고 외부적 인간상호작용은 어떠했는지 호기심이 일었다.특히 산모가 태아를 갖었을 때엔 무엇보다도 심신의 안정 및 태아와의 교유가 무척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으며 영양실조 및 과다한 스트레스는 태아에게 커다란 장애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다.
수정란이 분열하면서 성체가 되면서 점점 사람의 모습을 갖추게 되는데 매우 신기롭기만 하다.유전자 안에는 염색체가 존재하고 이는 DNA와 단백질이라는 두 종류의 생화학 분자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염기는 네 가지로 이루어져 있다.염기 서열이 단백질 구조와 관계될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프랜시스 크릭과 제임스 왓슨이 했으며 유전 부호의 역할은 DNA의 염기 서열과 단백질의 구성 단위인 아미노산들을 짝짓는 것이다.단백질 구성 단위인 아미노산이 합성의 단계를 거친다.
동화 스테로이드는 남성호르몬의 합성물 형태인데 테스토스테론이 많이 쓰인다.근육 형성,생식기 발달,털 성장,여드름 촉진 등을 들 수가 있다.두드러진 현상은 성욕 증가이고 기분과 공격성도 달라진다.테스토스테론이 과다하면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사춘기의 청소년,야구선수들에게 격분에 가까운 폭력 행위를 저지르게 되는데 이는 테스토스테론이라는 호르몬의 영향으로 보여진다.반대로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을 경우 고환이 쪼그라들면서 성욕은 충분하지만 발기부전을 겪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환언하자면 산모가 받는 스트레스의 정도 즉 불행한 결혼,사회적 고립,경제적 곤란,PTSD(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을 겪었다면 태아에게 심장질환,당뇨를 포함한 질병 발생이 평균보다 높고 수명은 짧았던 것으로 보인다.이는 뇌/행동 문제를 겪을 가능성도 높다.특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전쟁,지진,쓰나미,허리케인,대형건물 붕괴,홀로코스트 등을 경험했다면 심리적 불안장애,우울증,물질남용,정신분열증을 수반할 수 있다고 보여진다.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여성은 부모로부터 X염색체를 하나씩 물려받아 두 개를 갖고 있지만,남성은 어머니로부터 X염색체를 하나만 물려받고 아버지로부터는 자그마한 Y염색체를 물려받는다는 것이다.만일 어머니로부터 받는 X염색체에 열성 돌연변이가 있다면 남성은 사실상 우성 돌연변이를 경험하는 셈이고 남성이 여성보다 열성 돌연변이 발생률이 훨씬 더 높은 것은 이것에서 기인하는 것이다.남성의 X염색체 부족은 출생에서 노년까지 평생, 또한 나이와 발달 단계에 무관하게 늘 남성의 사망률이 여성보다 더 높은 한 가지 원인이라는 점이다.남성이라면 이 점을 잘 이해했으면 한다.
그런데 여성이 보통 부모로부터 X염색체를 하나씩 받게 되는데 터너 증후군 여성은 X염색체가 하나 부족하다.이러한 여성의 성염색체를 XO라고 표기하며 터너 증후군에 걸린 태아의 98퍼센트가 자연 유산(流産)되는데 터너 증후군 때문으로 보고 있다.터너 증후군 여성들이 많은 문제를 겪는데 대표적인 특징은 성적으로 성숙하지 않는다는 점이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성장 부진,심장혈관질환,골다공증,당뇰,공간 지각력 결함을 겪는다고 한다.15번 염색체에서 DNA가 조금 사라진 경우 프라더윌리 증후군과 안젤만 증후군이 있다.15번 염색체에 결손이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라면 안젤만 증후군이라는 장애가 발생한다.프라더윌리 증후군에 보이는 이상 징후는 비만,근육 긴장 약화,생식샘 미발달,작은 키,인지 장애가 보여진다.
정자핵과 난자핵의 융합 즉 수정을 처음으로 과학자들이 관찰한 것은 성게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성게는 발생 생물학에서 주된 역할을 하고 있다.수정에서 나아가 세포 분열,접합체,포배(胞胚)를 형성한다.이러한 포배 세포를 배아줄기세포라고 부르며 사람도 성게와 마찬가지이다.포배가 척추와 생식샘을 갖춘 동물,혹은 뇌와 생식샘을 갖춘 동물로 자라는 과정은 가장 멋지고 인간의 두뇌로 파악해내기 가장 어려운 과정이다.인간이 어떻게 인간이 되는지,내가 어떻게 내가 되는지 이해하는 것이기에 신비롭고 경이스럽기만 하다.생애 초기 벌어진 사건은 우리에게 오래도록 영향을 남기는데 "묘목이 굽으면 나무도 휜다"는 속담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환경에 의해 유도되는 후성유전적 변화는 이러한 경향성을 만들어내는 하나의 메커니즘이라고 할 수가 있다.쉽게 풀어 쓴 유전학이어서인지 호기심과 흥미를 모두 해소해 주었던 유익한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