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의 미,칠월의 솔>중에서 주인공 이모가 서귀포 정방동으로 향하던 중 `정감독`을 만나기 위해 도중에 정감독과 잠시 머물렀던 함석집을 찾아 가는데 가장 좋았던 추억의 소리가 사월에는 미로 들리던 빗소리가 칠월에는 솔로 들렸다는 것이다.이모가 정감독에게 기대고 사랑을 받고 싶었던 아스라한 그 시절,그 밤에 이모는 정감독이 날이 밝자 마자 감쪽같이 사라질까 봐 걱정이 되어 자다가 깨고,또 자다가 깨서 얼굴을 들여다보고,그러다가는 다시 잠들지 못하고,또 움직이면 그가 깰까봐 꼼짝도 못하고 듣던,그 빗소리가 이제는 영영 다시 들을 수 없는 그 빗소리...애달픈 사랑은 바로 이런 것인가라는 생각을 새삼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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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메일 리스크 Female Risk - 여자를 아는 것은 이제 생존의 문제다
한상복.박현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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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어디를 가도 남성은 보이지 않는다.여성들로 꽉 차 버린 세상이 되었다.모든 분야에서 여성이 자리를 꽉 차고 있다.남.녀 평등사회이니까 그렇다 치더라도 언제부터 여성들이 사회의 모든 분야를 장악했는지 거꾸로 남성들은 더욱 분발을 해야 마땅할 것이다.특히 민간단체부터 공공기관에 이르기까지 수장(Captain)들마저 여성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 있으니 분야에 따라서는 필요한 자리라고 수긍이 가지만 그렇지 않은 자리도 있다고 본다.여성들의 교육수준과 부단한 개인의 능력과 자기계발이 우수한 성적으로 인해 절대적 평가를 받아 그 자리에 오른 만큼 눈물겨운 노력과 의지는 당연히 인정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보지만 남성들이 여성들에게 역습을 당한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마저 든다.

 

 인류가 역사 이래 남성이 외부적 활동을 많이 하고 여성은 가사와 육아를 위해 집안 내부를 다져 왔다.그러한 오랜 세월 속에서 여성들은 외부의 정치,경제,사회,군사 등의 활동은 거의 제한적일 수 밖에 없었고 설령 여성이 용기를 내어 남성들의 영역 및 울타리 속으로 진입하려 해도 사회적인 편견과 인식이 그리 곱지만은 않았다.또한 여성들 스스로가 내재적인 마인드가 치열한 경쟁과 다툼의 장을 선호하지 않고 잔잔하게 접객하고 상담하는 카운슬링과 같은 역할이 많았는데,21세기 현재는 남성들의 영역을 거의 다 잠식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남성들이 주로 서열과 권력에 촛점을 맞춰 외부적 활동을 해 왔다면 여성들은 수직적인 서열,권력 상승보다는 수평적인 인간관계에 초점을 맞춰 사회적 활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성상사를 두고 있는 남성부하는 아무래도 여성들의 말과 행동,지시 등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여성들은 단순하게 결론을 제시하기 보다는 꼼꼼하고도 세밀한 과정중심을 분석하는 경향이 있기에 서론,본론,결론을 정연하게 말을 하고 일방적인 주의.주장보다는 감성과 공감을 자아낼 수 있도록 스스로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또한 여성부하를 둔 남성상사는 여성부하를 남성부하 다루듯 다그치면서 없는 실적 내놓아라고 한다면 겉으로는 "네,노력해 볼게요,그렇게 할게요"라고 대답을 해도 그것은 실질적으로 행동에 옮기는 것이 아닌 일반적인 답변일 뿐이다.긴장감 돌고 답답한 자리를 떠나게 되면 여성들은 주로 동료들과 만나 방금 전 남성상사로부터 들은 일방적인 영업강요,실적 내놓기 등으로 불평불만을 늘어 놓기 마련일 것이다.대부분 실적과 관계가 있는 요즘 세태를 두고 볼 때 가족,친구,지인을 떠난 개척식의 영업이라면 여성들은 몇 달만 버텨 보겠다는 심산으로 자신의 급여 범위 안에서 거짓 계약 등을 하는 경우가 많고 이것이 바닥이 나고 능력에 한계에 도달하게 되면 하던 일을 쉽게 그만 두는 경우가 있다.이러한 상황은 악순환의 연속이고 그 조직은 발전을 할 수가 없는 오리무중 상태로 이어지게 마련이며,조직장과 조직원의 관계는 물과 기름과 같은 관계로 이어질 것이다.

 

 남성과 여성은 언어에서도 차이가 많이 난다.단순하고 수직적인 문화에 익숙한 남성들은 길고 지루하게 말하는 것은 질색으로 여긴다.나 또한 그러한 부류 중의 하나이지만 상황과 여건에 따라서는 여성의 말을 들어 주는 경우도 있다.남성이 머리 속에 뭔가를 그리고 직관을 발휘하여 뭔가를 선택.결정을 내린다면 여성은 선택.결정에 있어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그만큼 머리 속이 복잡하다는 반증인데 이것을 선택하면 과연 손해를 볼 것인지,후회를 할 것인지,가족,친지들에게 퉁사니는 먹지 않을 것인지 등을 두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마음을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나 또한 결혼하고 신혼 초기에는 아내와 가끔 백화점 등에 들러 필요한 의복,악세서리,생필품 등을 알아 보기도 했다.옷 한 가지를 놓고 보자면 아내는 앞으로 보고 뒤로 젖혀 보고 색상과 사이즈를 보면서 내게 괜찮은지,멋있는지 등을 묻고는 다시 다른 가게로 가서 비슷한 제품과 비교를 하면서 구입하는 시간보다도 알아 보는 시간이 꽤 많이 걸렸던 적이 많다.요즘엔 마트가 아니면 옷,악세사리 등 구입시에는 함께 가지를 않는 편이다.은근히 짜증이 나기 때문이다.

 

 여성이 남성보다는 섬세한 감성과 아이디어가 충만하고 꼼꼼하기에 거시적인 분야보다는 미시적이고 소프트한 분야에서 여성들의 입지가 클 수 밖에 없다.탈산업화가 진전되면서 바야흐로 서비스 천국의 시대가 되었다.모든 분야가 접객업무일 만큼 서비스 분야 일색인데 딱딱한 선머슴과 같은 남성의 이미지로는 까다로운 소비자의 구미에 맞추기 위해서는 상양하고 친절하며 공감과 배려를 아끼지 않는 여성들이 이러한 분야에서 꼭 필요하리라고 생각한다.그렇다고 여성이 기계와 같은 거친 분야에 종사하지 말라는 것은 없지만 상대적으로 서비스 직종은 여성이 남성보다 장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물론 개인의 역량과 자질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여성들이 이제는 '물고기가 물을 만난 세상'가 같은 격은 아닐까 생각한다.

 

 한상복.박현찬 공저자의 <휘메일 리스크>는 여성들의 사회진출 극대화의 시점에서 여성만의 기질,생리,감정,생각,의식수준 등을 전하고 있어 여성을 이해하는데에 좋은 계기가 된다.소통,우머노믹스,경쟁,인형놀이,사랑,모성,능력으로 나누어 이야기 하고 있다.여성의 애매모호한 말과 행동의 이면을 잘 파악해야 하여 특히 부부간에 오해와 싸움이 벌어져서는 안될 것이다.경제적 소득과 사회적 입지가 높아졌다고 목에 기부스를 하고 아내가 남편을 무시해서는 특히 안 될 것이다.자주 대화하고 의논하려는 노력과 의지가 중요하다.개인적으로 이러한 여성은 비호감이다.그것은 '릴리스 콤플렉스'현상인데 사회에서 나쁜 여자로 일컫는다고 한다.남성에게 종속되지 않고 동등한 권리를 주장하는 여성,성적으로 적극적인 여성,아이를 원하지 않고 어머니가 되기를 거부하는 여성이다.이와 견주어 우머노믹스에 맞춰 능력 있는 여성들을 엿볼 수가 있는데 '혼자 지낼 수 있는 능력'의 여성,'선택과 수용의 능력'을 갖은 여성,'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여성이다.

 

 고도산업사회로 접어 들고 여성의 교육수준,의식수준이 높아지면서 사회진출이 두드러지고 있다.남자는 밖에서 돈을 벌어 오고 여자는 집안에서 육아 및 가사를 보는 시대는 과거의 일이 되어 버렸다.남편과 아내가 가사일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협의 및 분담을 해야 집안이 티격태격 하지 않고 잘 돌아갈 것이다.부부 모두 밖에서 일어난 좋지 않은 일은 집안까지 들고 와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들어 주고 공감할 수는 있지만 직접 해결하는 것은 당사자의 몫이라고 생각한다.나나 아내 역시 밖에서 일어난 일은 가급적 집안까지 들고 오지 않도록 철칙으로 삼았기 때문이다.그것은 대부분 회사동료,상사에 대한 불만과 뒷담화이기에 정신적 건강에 유익하지 않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사회적 진출이 두드러지고 있는 여성들이 이제는 능력을 제대로 보여 주고 책임을 다해야 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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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주인자리 네오픽션 로맨스클럽 2
신아인 지음 / 네오픽션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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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흡혈귀를 연상케 하는 뱀파이어(Vampire)는 생각만 해도 오싹하게 전율을 일으키게 한다.개인적으론 아직까지 뱀파이어와 관련한 작품을 읽지를 못해 관념적으로만 뱀파이어의 속성을 알고 있다.죽은 귀신이 소복을 입고 송곳니를 드러 내며 원한과 복수의 화신으로 다가오는 그러한 이미지이다.때가 차가운 겨울이라 차가움을 더해 깡깡 얼어 붙은 얼음 덩어리와 같이 마비된 시신을 연상케 한다.아무런 감각,감정도 없는 살풍경을 바라보는 느낌이다.

 

 한국에도 뱀파이어와 관련한 작품은 문영의 <아이 뱀파이어>가 있어 잠깐 읽은 적이 있는데 완독을 아직 못했다.이번 뱀주인자리는 원한과 복수의 화신보다는 천사와 같고 미의 여신과 같은 여성을 놓고 내 편으로,내 사람으로 만들 것인가를 놓고 팽팽한 기싸움과 물리적 총성까지 가미한 스릴 넘치는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454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이지만 이 글을 쓴 목적과 배경,인물들의 특성들을 파악하게 되면 금방 읽어내려 갈 수 있는 흡인력이 충분한 작품이다.이렇게 해서 나도 뱀파이어 작품에 대해 맛을 들여 놓았으니 어떠한 작품이 나오더라도 재미와 흥미를 더해 가리라는 기대를 해 본다.

 

 우주에 떠 있는 별자리는 본래 12자리로 되어 있는데 열세번 째 별자리가 바로 '뱀주인자리'이다.영원한 삶을 꿈꾸던 의사,아스클레피오스의 별자리로서 죽은 사람까지도 소생시키는 탁월한 의술의 소유자라는 것이다.이 글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기기묘묘하기만 하다.대화 내용을 보면 일반인과 다를 바 없지만 행동은 뱀파이어의 신분과 입장에서 하고 있다.주인공인 신우와 수안를 비롯하여 이엘,준수,유민,승윤,민조 등이 등장하고 있다.수안을 제외하고 모든 인물들이 뱀파이어에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어 그들의 말과 행동이 예사롭지 않다는 점이 특색이다.

 

 인간으로 회귀하는 것이 목적인 준수와 신우,이엘은 헤라 직원이면서 조각과 같은 미모를 겸비한 수안을 놓고 벌어지는 사랑 싸움이 이 글의 골격이라고 할 수가 있다.주인공 신우는 뱀파이어이면서도 절대 물리적인 싸움을 원하지 않은 인간적인 면모를 띠고 있고,준수는 자신의 딸 유민마저 뱀파이어로 만들어 놓은데다 수안마저 다양하게 실험하려 들고 살해하려 든다.나아가 이엘은 피아니스트이면서 점성술사인 운하를 죽였는데 이는 수안의 어머니이다.수안의 어머니를 죽여서인지 내색은 못하지만 수안에게 죄책감 서린 말과 행동이 묻어 난다.물론 이것은 이엘이 수안에게 다가가는데 진심이 있지만 수안은 이엘보다는 신우에게 마음이 더 쏠린다.신우는 운하와의 약속을 지키려 수안에게 다가서면서 수안은 신우의 말과 행동을 지켜 보면서 신우가 과연 뱀파이어로 남아야 좋은지,인간으로 회귀하여 영원성을 끊어야 마땅한지를 놓고 고뇌를 거듭해 나간다.

 

 뱀파이어 신우와 인간 수안은 우연인지 필연인지 준수에 의해 총상을 입어 고통이 온몸을 옥죄어 와도 둘은 멋진 체념의 말을 남긴다.비록 신우는 인간으로 변하지 않았지만 수안에 대한 고귀하고 정성어린 사랑의 메시지는 죽어서도 죽지 않은 불멸의 영혼을 간직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는 지금도 어떤 별이 남기고 간 몸뚱이의 힘으로 살아가고 있어요.그러고는 언젠가 다시 우주의 먼지로 돌아갈 거예요." - 본문 -

 

 

 두 개의 심장이 하나가 되고 죽어서도 우주의 별로 남아 세상을 밝게 비춰 줄 신우와 수안의 로맨스적인 스토리는 애틋하기도 하고 고귀하기도 하다.대지의 여신 데메테르와 처녀 자리 주인인 페르세포데라는 그리스 신화를 인용하여 스토리를 전개한 점도 이해력과 공감도를 넓혀 주기에 충분했다.쌍둥이였던 이엘이 사라지고 신우는 서향(瑞香)나무 묘목을 심으면서 신우와 이엘이 같은 날 태어났다는 것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었는데,과연 수안은 이엘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을까.사랑은 유한할지라도 대지에 남겨 놓은 사랑의 흔적은 불멸의 존재와 같이 대지 위를 촉촉하게 만들어 놓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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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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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작가 중에 몇 명은 번역본으로 나오게 되면 불티나게 팔리는 것 같다.문학장르를 떠나 독자층이 젊은층이 많다 보니 사랑과 이별,우정과 배신 등에 관한 작품이 인기도 있고 작품성도 있다는 감이 온다.다만 너무 인기에 영합하려는 일부 작품을 읽다 보면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한다.뻔한 소재에 뻔한 내용과 전개가 가끔은 식상하다는 것이다.그런데 프랑스 작가인 귀욤 뮈소는 현재 10권이 한국에 번역되었는데 거의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내 나이가 적지 않은 편인데도 귀욤 뮈소의 작품을 읽다 보면 당연히 남.녀간의 우정과 사랑,배신 등이 교차하고 공간적 배경도 꽤 광활하기만 하다.배경의 스케일이 크다 보니 한 편의 영화를 관람하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되기도 하는데 이것이 바로 귀욤 뮈소의 매력이고 흡인력을 증가시키는 주된 요인은 아닐까 한다.

 

 <종이여자>,<7년 후에>와는 달리 <내일:Demain 드멩>은 색다른 소재를 갖고 스토리를 풀어 내고 있다.기존의 로맨스적인 요인에 배신에 대한 증오와 복수가 가득했다면 이번 작품은 과거의 시간 속으로 빠져 드는 시간 여행이 이색적이라고 할 수가 있다.일종의 타임슬립(Time slip)현상으로서 현재를 기준으로 가까운 과거 속을 헤집고 들어가 타인의 내밀한 사생활을 들추어 내기도 하는 등 색다른 내용을 선사하고 있다.일종의 컴전문가인 해커를 이용하여 타인의 과거사를 파헤치는 것은 당사자에겐 흥미로운 일이면서 절박한 문제일 수도 있지만 당사자가 그것을 알게 된다면 '믿었던 도끼에 발등 찍히는 격'이 아닐까.

 

 하버드 대학의 철학과 교수인 메튜는 아내 케이트를 불의의 사고로 잃고 실의에 빠져 있는 가운데 호화 빌라와 같은 집에 에이프릴이라는 동성애자를 세를 내주고 세 살 난 에밀리와 함께 살아간다.그런데 에튜가 중고컴퓨터를 구입하면서 그 안에 담겨져 있던 메일과 블로그들을 컴전문가가 파헤치고 추적하면서 그렇게도 못잊고 사랑하던 아내 케이트의 과거사가 하나 둘씩 세상에 드러난다.이 역할을 뉴욕 호화 호텔의 와인감정사 엠마와 와인감정사 견습생이었던 로뮈알드가 죽이 착착 맞게 아내 케이트의 부적절하고 부도덕한 사랑 행각을 들춰 내게 되면서 이 사실이 메튜의 귀에 들어 가게 된다.메튜는 심장전문의였던 케이트가 왜 그렇게 이중적인 행동을 했을까를 두고 여식인 에밀리마저 친자인지 확인까지 하려고도 한다.

 

 정원 일을 하다 손을 다친 메튜는 케이트가 근무하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서로 알게 되면서 4년 정도의 사랑과 결혼,가정을 꾸려 간다.케이트는 메튜를 알기 전부터 비디오게임 사업자였던 닉 비치를 열렬히 사랑했다.그는 선천성 심장질환에 헬싱키그룹에 속해 있어 어떻게든 그의 생명을 연장시키려 안간 힘을 쓰던 차에 청부살인업자를 고용해 남편 메튜를 살해하고 심장이식을 하려고 했던 것이다.케이트는 여의사로서 영리한 만큼 살해계획도 용의주도하게 하는 대범성과 치밀성에 약간은 소름이 끼친다.결국 케이트는 엠마의 총에 사살된다.사랑에 굶주리고 정서불안증이 있는 엠마는 이제 모든 것을 툴툴 털어버리고 메튜와 다정하고 행복한 내일을 설계해 나가리라는 기대가 간다.

 

 케이트는 피아니스트 엄마를 일찍 여의면서 실의에 빠지고 우연히 병원에 치료차 들른 남편 메튜와 알콩달콩 4년 정도를 음흉한 내색 없이 살아 왔건만 결국은 모든 것이 중고컴퓨터 안에 케이트의 이중적이고 비도덕적인 저의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던 것이다.서스펜스적인 요소와 (후반부)쫓고 감금 당하는 스릴감과 전율감도 동시에 맛보게 하는 보기 드문 글이었다.사랑의 이름으로,사랑을 위해서라면 과연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를 생각하게 하는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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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쓴 후성유전학 - 21세기를 바꿀 새로운 유전학을 만나다
리처드 C. 프랜시스 지음, 김명남 옮김 / 시공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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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부모의 유전인자(DNA)를 많이 닮고 태어난다.그런데 환경공해와 굶주림,각종 약물중독,전염병 등에 의해 태어나는 태아는 뇌에 심각한 손상을 입으면서 성 발달장애,후각(嗅覺)장애 등에 손상을 입게 된다고 한다.뇌에서 후각의 발달을 담당하는 영역이 후각 기원판인데 그 발달에 문제에 있을 때 '칼만 증후군(Kallmann syndrome)'이 발생한다고 하는데 이는 전성(前成) 증후군과 대조가 되는 현상으로서 요근래 환경문제와 관련하여 태아에게 부각되고 있는 문제이다.후성유전이란 DNA 서열 자체를 바꾸지는 않으면서도 장기적으로 DNA에 변화를 일으키는 현상이다.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후성유전학이 관심과 흥미를 끌기에 충분한데 후성유전적 변화는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먹는 음식,노출된 오염물질,사회적 상호작용에 대한 반응으로 벌어지며,후성유전적 과정은 결국 환경과 유전자의 접점에서 벌어진다는 것이다.모든 인간은 태내에 있을때 엄마가 무엇을 먹고 어떠한 환경에 처해 있는가에 따라 성 발달과 후각 등의 문제에 영향을 끼칠 수가 있다는 점과 후성유전적 변화가 클 경우에는 비만,당뇨,심장질환,동맥경화증,우울증,불안증,정신불열증에까지 취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를 끈다.

 

 리처드 C.프랜시스저자쓴 <후성유전학>은 전문적이고 학술적인 내용에서 벗어나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풀어 쓴 후성유전학 다이제스트 정도로 보인다.개인적으로는 생물학 특히 인간이 태내에 있을 때부터 태어나는 순간까지의 과정과 기억은 나지 않지만 나를 낳아 주신 어머니는 무엇을 드시고 외부적 인간상호작용은 어떠했는지 호기심이 일었다.특히 산모가 태아를 갖었을 때엔 무엇보다도 심신의 안정 및 태아와의 교유가 무척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으며 영양실조 및 과다한 스트레스는 태아에게 커다란 장애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다.

 

 수정란이 분열하면서 성체가 되면서 점점 사람의 모습을 갖추게 되는데 매우 신기롭기만 하다.유전자 안에는 염색체가 존재하고 이는 DNA와 단백질이라는 두 종류의 생화학 분자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염기는 네 가지로 이루어져 있다.염기 서열이 단백질 구조와 관계될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프랜시스 크릭과 제임스 왓슨이 했으며 유전 부호의 역할은 DNA의 염기 서열과 단백질의 구성 단위인 아미노산들을 짝짓는 것이다.단백질 구성 단위인 아미노산이 합성의 단계를 거친다.

 

 동화 스테로이드는 남성호르몬의 합성물 형태인데 테스토스테론이 많이 쓰인다.근육 형성,생식기 발달,털 성장,여드름 촉진 등을 들 수가 있다.두드러진 현상은 성욕 증가이고 기분과 공격성도 달라진다.테스토스테론이 과다하면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사춘기의 청소년,야구선수들에게 격분에 가까운 폭력 행위를 저지르게 되는데 이는 테스토스테론이라는 호르몬의 영향으로 보여진다.반대로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을 경우 고환이 쪼그라들면서 성욕은 충분하지만 발기부전을 겪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환언하자면 산모가 받는 스트레스의 정도 즉 불행한 결혼,사회적 고립,경제적 곤란,PTSD(Post Traumatic Stress Disorder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을 겪었다면 태아에게 심장질환,당뇨를 포함한 질병 발생이 평균보다 높고 수명은 짧았던 것으로 보인다.이는 뇌/행동 문제를 겪을 가능성도 높다.특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전쟁,지진,쓰나미,허리케인,대형건물 붕괴,홀로코스트 등을 경험했다면 심리적 불안장애,우울증,물질남용,정신분열증을 수반할 수 있다고 보여진다.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여성은 부모로부터 X염색체를 하나씩 물려받아 두 개를 갖고 있지만,남성은 어머니로부터 X염색체를 하나만 물려받고 아버지로부터는 자그마한 Y염색체를 물려받는다는 것이다.만일 어머니로부터 받는 X염색체에 열성 돌연변이가 있다면 남성은 사실상 우성 돌연변이를 경험하는 셈이고 남성이 여성보다 열성 돌연변이 발생률이 훨씬 더 높은 것은 이것에서 기인하는 것이다.남성의 X염색체 부족은 출생에서 노년까지 평생, 또한 나이와 발달 단계에 무관하게 늘 남성의 사망률이 여성보다 더 높은 한 가지 원인이라는 점이다.남성이라면 이 점을 잘 이해했으면 한다.

 

 

그런데 여성이 보통 부모로부터 X염색체를 하나씩 받게 되는데 터너 증후군 여성은 X염색체가 하나 부족하다.이러한 여성의 성염색체를 XO라고 표기하며 터너 증후군에 걸린 태아의 98퍼센트가 자연 유산(流産)되는데 터너 증후군 때문으로 보고 있다.터너 증후군 여성들이 많은 문제를 겪는데 대표적인 특징은 성적으로 성숙하지 않는다는 점이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성장 부진,심장혈관질환,골다공증,당뇰,공간 지각력 결함을 겪는다고 한다.15번 염색체에서 DNA가 조금 사라진 경우 프라더윌리 증후군과 안젤만 증후군이 있다.15번 염색체에 결손이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라면 안젤만 증후군이라는 장애가 발생한다.프라더윌리 증후군에 보이는 이상 징후는 비만,근육 긴장 약화,생식샘 미발달,작은 키,인지 장애가 보여진다.

 

 정자핵과 난자핵의 융합 즉 수정을 처음으로 과학자들이 관찰한 것은 성게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성게는 발생 생물학에서 주된 역할을 하고 있다.수정에서 나아가 세포 분열,접합체,포배(胞胚)를 형성한다.이러한 포배 세포를 배아줄기세포라고 부르며 사람도 성게와 마찬가지이다.포배가 척추와 생식샘을 갖춘 동물,혹은 뇌와 생식샘을 갖춘 동물로 자라는 과정은 가장 멋지고 인간의 두뇌로 파악해내기 가장 어려운 과정이다.인간이 어떻게 인간이 되는지,내가 어떻게 내가 되는지 이해하는 것이기에 신비롭고 경이스럽기만 하다.생애 초기 벌어진 사건은 우리에게 오래도록 영향을 남기는데 "묘목이 굽으면 나무도 휜다"는 속담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환경에 의해 유도되는 후성유전적 변화는 이러한 경향성을 만들어내는 하나의 메커니즘이라고 할 수가 있다.쉽게 풀어 쓴 유전학이어서인지 호기심과 흥미를 모두 해소해 주었던 유익한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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