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어른 - 울지 않는 아이가 우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울지 않는 아이가 우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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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에서 예정한 일은 없는데,지내 놓고 보니 예정에 없던 일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참 많다.그러면 우연찮게 발생했던 일쯤으로 해석하면 될 것인가.이 문제에 대해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기묘하기만 하다.지금 나와 사는 아내도 함께 살기로 예정한 일은 아니었는데,지금 돌이켜 보니 예정에 없던 일로 생각이 들 수도 있는 문제가 아닌가.사람과의 만남과 일과의 만남은 계획을 세우고 궁리를 한다고 해서 꼭 그렇게 되리라는 법은 없다고 생각한다.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어떠한 인연의 끈으로 나와 타자,사물이 조금씩 가까워지는 오묘한 인력(引力)의 법칙과 같은 감각마저 들게 한다.

 

 에쿠니가오리작가는 이제 내게는 조금씩 친숙해져 간다.그녀가 남긴 몇 편의 에세이를 통해 그녀의 문체를 알게 되었다.이제 오십이 된 그녀는 아직도 청순한 소녀와 같이 맑고 감성어린 화법을 자주 소곤거린다.심오하고 복잡하고 머리를 써야 할 내용은 없다.그녀가 삶의 과정에서 부딪히고 만나고 느꼈을 소소한 소재들을 마치 밤하늘 별과 달님에게 하소연하듯 있는 그대로 주저리 주저리 토해낸다.마치 사랑하는 남자로부터 만족스러운 사랑을 받지 못해 억울하다는 심경으로 말이다.여자는 남자로부터 사랑을 먹고 사는 생물이라는 것은 나도 알지만 살다보면 여자가 원하는 데로 못해 주는 마음을 넓은 아량으로 봐주기를 바랄 때가 많다.

 

 할머니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둘도 없는 사이였던 이모할머니께서 돌아가셔서 오랫동안 상심한 적이 있다.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모할머니 묘와 이모할머니 큰아들 묘를 다녀 오고 나서 하시는 말씀이 "위에는 성(시골 어른들은 언니를 성이라고 부름)묘가 있고 바로 아래에는 조카 묘가 있는 것을 보고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아 한참이나 성 묘  앞에서 실컷 울고 왔다"라고 하셨던 기억이 있다.당시 할머니 연세는 칠십 후반이셨는데 여생이 얼마 남지 않으시고 마음 속에 이모할머니 생각이 간절하셨던지 산비탈에 놓인 묘에 다녀 오셨던 것으로 보인다.할머니께서 돌아가시고 어언 이십 년이 되어 가고 있다.내 나이도 어느덧 오십 줄이다.세월이 빠르게만 흘러간다.앞으로의 일도 중요하지만 누워 눈을 감으면 지난 시절의 기억과 추억이 새록새록 피어난다.웬만하면 눈물을 참는 편인데 누군가 '참 안됐다 라든지,고생만 죽도록 하고 세상을 떠났다'라는 생각이 들 때면 남일 같이 않게 참 불쌍하고 안타깝게만 다가온다.그럴 때엔 나도 어른이 흘리는 닭똥과 같은 눈물이 눈가를 적시운다.구비지고 가파른 삶의 비탈길을 견뎌 내고 이젠 어느 정도 정상에 가까운 평지에 앉아 있는 나이인가 싶기도 하다.어머니 품과 같은 평지를 사위로 삼고 앉아 있노라니 밑에서 기어 오르는 연약한 삶의 무리들에게 용기와 격려를 주고 싶기도 하고,때론 어설프고 약삭빠른 욕망과 탐욕,거짓으로 가득찬 것들을 보면서 '쯧쯧'소리가 절로 나온다.

 

 에쿠니가오리작가는 일본의 수도 도쿄출신이다.1964년 도쿄 올림픽이 거행되던 해에 태어났으니 돈과 물질이 풍요롭던 시대에 태어난 세대이면서 육체적 고생은 하지 않았다고 고백하고 있다.일본식 된장국,치즈를 좋아하는 그녀는 좋아하는 남자가,대화가 통할 것 같은 남자와 술자리에서 먼저 자리를 뜨는 이가 가장 혐오하는 꼴불견이라고 한다.남.녀가 술자리를 끝까지 지키려는 메너가 중요할텐데 먼저 자리를 뜬 남자는 무슨 사유가 있었을 것이다.에쿠니작가는 이 점이 못마땅하다고 하지만 만남의 횟수 및 관계의 친소에 따라서는 남자가 먼저 자리를 뜰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물론 불가피한 사정을 말하면서 양해를 구해야겠지만.왜 이 문제를 끄집어 냈을까? 읽는 내내 에쿠니작가 자신의 감정만 내세운 것은 아니였을까 라는 생각도 해보았다.

 

 요즘은 자신의 사후를 미리 정하기도 한다.죽으면 화장을 할 것인지,시신을 병원에 해부용으로 기증할 것인지 등이다.그런데 부부가 함께 살면서 분명 한 사람이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되기 마련인데,유골을 병원에 기증하기로 결정했는데 남편이 죽고 나니 화장하고 남은 유골을 남편 옆의 무덤에 묻히고 싶다는 고민이 아름답게 들린다.생전 사이가 금슬과 같은 관계였기에 죽어 영혼이라도 함께 하고 싶은 그 마음이 가상스럽기만 하다.

 

 "사람은 자기 힘으로 빛나는 게 아니라 그렇게 해 준 사람의 열정과 마음을 받아서,그 반영으로 빛나는 거야." P228

 

 에쿠니작가는 남성 잡지 첫 연재였던 <남성 친구의 방>을 중심으로 나날의 생활과 여행,책에 얽힌 글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고 한다.살아가면서 동성이든 이성이든 부모형제이든 친구이든 우정다운 우정을 쌓아 가는 삶의 행위,삶의 기록이 차곡차곡 쌓여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울적하고 쳐져 있을 때 내 마음을 진실로 다독여 주고 위로해 줄 진국 같은 우정의 파트너가 곁에 많이 있다면 좋겠다.그럴려면 내가 우정을 받을 정도의 인과 덕을 많이 쌓아 나가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나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닌 타인 내지 타자와의 빛나는 관계를 형성해 감으로써 삶은 결코 외롭고 힘들지만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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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강 메콩에서
김이기 지음 / 시간여행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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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계가 경제개발,산업화로 인하여 산과 강이 황폐해져 가고 있다.인간은 자연의 환경에 절대적으로 의지해 살아가는 극히 미약한 존재이건만 영민함과 문명의 힘으로 자연파괴를 일삼고 있어 앞일이 캄캄하기만 하다.자연에 의지하여 살아갈 수 밖에 없도록 만들어진 인간이 자연의 은혜를 원수로 되갚는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이는 후대를 살아가는 후손들에게 커다란 재앙을 안겨줄 것이며 후손들은 선조들을 어떻게 생각할 것인지는 명약관화이다.

 

메콩강 유역의 나라들

 

 

 중국 운남성에서 발원하여 미얀마,타이,라오스,캄보디아,베트남을 잇는 메콩강은 태국어로 '모든 강의 어머니'라는 품넓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베트남에서는 아홉 갈래로 갈라져 물길이 아홉 마리의 용이 바다를 향해 물을 뿜어내는 형상이라 하여 꾸을릉 강(九龍江)라 부르기도 한다.총 길이 4,200km로서 유량은 약 4,750억이다.한국의 4대강인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의 총 유량 415억t의 열두 배에 가까우니 메콩강을 끼고 도는 6개국은 메콩강이 허브이자 젖줄이기도 하다.

 

 <EBS 다큐 프라임>제작을 위해 메콩 강 유역을 2년 동안 탐사 취재한 김이기작가와 함께 인도의 동쪽,중국의 남쪽 인도차이나반도,힌두문화와 불교문화가 어우러진 3억 명의 인구를 품고 있는 메콩 강은 오늘날 산업화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는 산하를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하게 하고 자연생태계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되어 주었다.숲과 강은 이제 형질이 바뀌면서 숲과 강에 서식하던 먹이 사슬은 온데 간데 없는 자본주의의 냄새로 진동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띄곤 했는데 물질문명의 발달과 인간의 삶의 풍요로움을 위해서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 정도이다.다만 메콩강은 아직까지는 물질문명의 침투가 심하지는 않아 다행스럽지만 국가의 지도자의 정책에 따라 메콩강의 자연생태계가 훼손되는 것은 시간 문제일 수도 있다는 위기감마저 들게 했다.특히 국가의 기간산업인 수력발전소의 건설은 메콩강 주위의 자연생태계 파손이 크게 우려된다.

 

 

수중 생태계의 파수꾼인 맹그로브

 

 

 길고도 긴 메콩강에는 농사를 짓는 농부들의 요람이 되기도 하고 수상생활을 하는 이들에게는 생계의 보금자리가 되어 주기도 한다.인도차이나 반도에 있는 나라들은 아열대기후이다 보니 3모작의 벼농사가 가능하고 갖가지 민물고기,과일,야채가 풍성하기만 하다.특히 수상에서 생활하는 이들은 수로를 따라 신선한 야채와 과일,생선을 팔아 생계 및 자식들의 교육에 힘을 쓰기도 하는데 이들은 매우 육체적으로는 고단한 삶이지만 자연을 벗삼아 살아가기에 욕망과 욕구가 크지는 않다.각박하지 않게 자급자족 형태의 생활이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김이재저자는 자연생태계의 현장을 취재하는 한편 메콩강의 발원지인 중국 운남성의 소수민족의 불교사원에 대해서도 각별하게 전해주고 있다.이들은 대부분 수도승 각자의 계발과 깨달음을 목표로 삼기에 한국과 같은 대중적인 불교와는 거리가 멀다.하루 아침 일용할 양식을 탁발하고 전심전력으로 수도에 힘쓴다.또한 소수민족의 믿음은 자연신앙에 가까워서인지 모든 물건에 영혼이 깃들어 있다는 믿는 원시 종교에 근원을 두기도 한다.

 

 

 똔레삽호수의 수상가옥 풍경

 

 언론매체를 통해 자주 들었던 차마고도 및 앙코르와트 사원,루앙프라방의 사찰,메콩강 델타(삼각주) 등이 잘 보존되어 있어 찬란했던 시절를 되새겨 보고 천혜의 자연생태계가 이렇게 유려하고 축복서린 땅이라는 것이 선망과 동경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한 번 망가지고 사라져 버린 생태계 훼손과 인공의 흔적은 비록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할지언정 그로 인한 댓가는 돈으로 환산할 수도 없는 인류의 삶의 가치와 의미를 무색하게 하는 행위에 다름없다고 생각한다.비록 불편하고 수고스럽겠지만 자연생태계를 잘 보전해야 자연은 인간에게 보다 많은 것을 베풀고 그 후광에 힘입어 인간의 삶의 질은 더욱 풍요로워지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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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익 실전 1000제 LC - 2014년 최신간, 정답, 상세한 해설을 한 권에 수록한 최신 토익 실전 모의고사 토익 실전 1000제
김승현 지음, 넥서스 TOEIC 연구소 엮음 / 넥서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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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토익(TOEIC)은 영어를 외국어로 삼고 있는 외국인을 위한 영어의사소통 능력시험으로 알고 있다.최소 700점 이상을 획득해야 제대로 된 영어 스펙이 될 것이고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로 유학을 갈 수 있는 자격이 될 것이다.물론 만점에 가까운 토익 성적을 거두는 능력있는 사람도 있지만 상황에 맞게 듣고 말하고 이해하며 난이도 높은 문장을 소화해 낼 수 있으려면 꾸준한 학습과 올바른 학습법을 유지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개인적으로는 TOEIC시험을 치른 적은 없다.사회인이 되기 위해 모기업체에서 치른 시험이 LATT시험이었던 것으로 생각된다.썩 좋은 성적은 아니었기에 당시 수험을 치르고 난 뒤 반성을 많이 했다.

 

 어느 외국어든 듣기,말하기,읽기,쓰기 등을 골고루 익혀야 함을 물론 꾸준한 학습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우리말도 자주 읽고 쓰고 말하고 듣지 않으면 가끔은 생소하기도 하며 소통에도 장애가 올 때가 있다.언어는 사회 및 시대의 흐름을 타고 자주 변하는 것이기에 이왕이면 문학적인 작품부터 시사성 있는 정보,뉴스에 이르기까지 관련 도서,잡지,신문 등을 접하면서 단어와 숙어,문장해독 능력을 기르고,듣는 연습을 위해서는 자신의 영어 학습수준에 맞는 영어 테입,CD,영화 및 영어뉴스를 통해 귀가 열릴 때까지 꾸준한 연습이 요구된다.또한 각종 영어 말하기 대회 등을 통해 자신의 영어실력을 발휘해 보는 것도 좋은 방편이 되리라 생각한다.다만 대부분의 외국어 학습자들이 원어민들과 접촉할 기회가 많지 않아 영어로 소통하는 힘을 기를 여건이 부족하여 아쉽기만 하지만 경제적 여건에 따라 영어마을 체험 및 방학을 이용한 랭귀지 코스 체험도 영어 및 영어문화권을 이해하는데 유용하리라 생각한다.

 

 이 도서는 TOEIC 실전문제집으로서 총10회 분량의 실전문제가 수록되어 있다.가장 최신간이어 토익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에게 최신 유형문제를 접한다는 면에서 심적인 부담을 덜어 주리라 생각된다.매회 크게 두 가지로 구성되는데 리스닝과 리딩 컴프리핸션으로 나뉘고 있다.리스닝은 사진 묘사,질의 응답,짧은 대화,설명문으로 되어 있으며,리딩 컴프리핸션은 단문 공란 채우기,장문 공란 채우기,1개의 지문,2개의 질문으로 구성되어 있다.시간은 두 가지 모두 합쳐 120분간이고 배점은 각각 495점씩이어 총점 990점이 만점이 되는 셈이다.

 

 

             토익실전 1000제 표지

 

 

 

리스닝 테스트 PART 1

 

 

리스닝 테스트의 PART 3

 

 이 도서의 맨마지막에는 스크립트 정답 및 해설이 매우 친절하고 세세하게 해설되어 있다.내 경험상 영어 모의고사 10번 치뤄서 평균점수가 본시험의 성적이었던 점을 상기할 때 토익실전 10회분을 풀고 나서 스스로 점수를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매겨 보면 자신의 점수,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누구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겠지만 '열정과 에너지를 쏟아 부어 노력한 만큼'이 자신의 성적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모의고사를 치루고 나서 부족한 부분은 평소 단어,숙어,문장해석상 실수 및 오류 부분을 다시 보면서 완전하게 자신의 것으로 삼아야 한다.청해 부분은 많이 듣고 상황을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잘 들리지 않은 연음부분,시사용어 등을 신경 써야 하고,긴 문장은 목적어 및 동사 위주로 문맥을 빨리 파악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듣기의 포인트가 아닐까 한다.토익실전 모의문제집으로 토익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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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하게 그리고 우아하게 - 운명의 지도를 뛰어넘은 영국여자들
김이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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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와 문화,다민족,다언어,안개,해가 지지 않은 나라 등으로 잘 알려진 영국에 대해서는 몇 권의 도서를통해서 영국의 역사와 문화,국민성,삶의 질 등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특히 영국 여성들은 세계 최초의 여성참정권을 얻어낸 시대를 앞서가는 젠더들이라고 생각한다.요근래 유럽연합국가가 생겼지만 유로국가에서 제외된 나라이기도 한 영국은 신자유주의의 폐해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산층 이하의 삶의 질이 떨어졌다는 신음소리가 크기만 하다.

 

 영국의 '슈퍼 우먼'이라고 불리우는 11명의 여성들의 면모를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어 의미있는 시간이 되었다.이 글을 쓴 김이재작가의 작품은 <펑키 동남아>를 통해 알게 되었다.그런데 이번에는 영국 여성들의 발자취와 흔적,탐방을 샅샅이 추적하여 정리해 놓은 것이라서 여성들의 위상의 제고 및 여성의 사회진출이 높아졌다는 긍정적인 생각이 든다.영국 여성이 20세기 초 참정권을 얻기 전까지는 여성이 고등교육을 받고 사회에 진출하면서 개인의 능력을 펼치고 발언권이 강하지는 못했다.19세기 초 빅토리아여왕시대에는 여성들은 그저 경제적 능력과 멋진 남편을 만나 내조와 양육을 잘 하면 그것으로 만족을 했다고 하는데,19세기 말부터 20세기에 들어서게 되면 사회의 제도의 변환과 의식이 깨어 있는 여성들이 잠재적 능력과 뜻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여 명망과 부를 넓혀 갈 수 있었던 것이다.

 

 이 글을 읽다 보니 이미 알고 있는 인물도 꽤 눈에 들어 온다.마거릿 대처 영국 전(前)수상,지리학자 및 침팬지로 잘 알려진 제인 구달,구한말 시대 조선의 모습을 그린 여행작가 이사벨라 버드 비숍,그리고 작가로서 한국 독자들에게 친숙한 버지니아 울프,애거서 크리스터,조앤K. 롤링 등이다.그외 보디숍의 애니타 로딕,디자이너 비비안 웨스트우드,동화작가 베아트릭스 포터,현대 미술의 거장 트레이시 에민,시대 아픔을 치유하여 희망의 상징이 된 도린 로렌스가 소개되고 있다.그외에도 특출난 영국 여성들이 존재하고 있으나 김이재작가의 기획.의도에 따라 11명이 선정된 것은 이 분들의 활약상이 두드러지고 영국을 빛낸 인물들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가 없다.

 

 한국에서는 '철의 여왕'으로 불리워지고 있는 마거릿 대처는 현지에서는 그다지 존경을 받지 못하는 것 같다.그것은 그녀가 신자유주의를 도입하면서 구조조정,기업규제 등으로 상위계층의 사복만 채워 주었을 뿐 중산층 이하의 삶의 질을 더욱 곤경에 빠뜨렸다는 평가이다.불과 세 달 전 한국을 방문한 제인 구달의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과 지리학자,환경운동가로서의 면모를 접하면서 성의 차이를 떠나 누구든 자신이 하고자 하는 목표를 향해 정진하다 보면 반드시 이루어진다 라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게 되었다.나아가 한국과 그 이웃나라들의 저자로 알려진 이사벨라 버드 비숍은 예순이 넘은 나이에 조선의 황제,황후를 알현하고 조선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그녀는 여행을 통해 건강과 자유를 되찾았던 것으로 보여진다.

 

 여성이 고등교육을 받는 데에 제한적이었던 시대에서 태어난 버지니아 울프는 몇 번의 결혼파경과 우울증으로 자살을 시도하지만 친정이 있는 영국 남서부 해변가에 자리를 잡아 그곳에서 작품 구상과 활동을 했던 것으로 전해진다.그녀의 작품 <출항 1,2>를 읽으면서 글 속의 주인공은 버지니아 울프였을 정도로 그녀의 내면의 모습을 잘 묘사하고 있어 인상적이었다.추리소설의 대모로 알려진 애거서 크리스티는 수많은 세계 여행이 작품의 소재가 되면서 작품을 전개하는 데에 적절하고도 유익하게 활용했다고 한다.나아가 해리포터 시리즈로 일약 거부가 된 조앤K. 롤링은 얼마전 <쿠쿠스 콜링 1.2>를 내놓았다.로버트 갤브레이스라는 가명으로 작품을 선보이게 되었는데 가명이 알려지면서 더욱 독자들의 호평을 넘어 베스트셀러로 자리를 굳히게 되었다.

 

 특별하게 다가오는 점은 영국이 다민족,다언어 국가이지만 아직도 흑백인종차별이 남아 있는 것 같다.자메이카 출신인 도린 로렌스의 아들이 백인 청년에게 피살되면서 도린 로렌스는 아들의 명예회복과 정의,상처와 고통의 치유를 위해 몇 십 년 간을 사법계와 싸우면서 아들을 죽인 가해자를 찾아 내어 법의 심판을 받게 만들었다.이것이 영국인에게는 '희망의 상징'으로 표면화 되고 아들이 피살된 자리를 기념하는 의미에서 박석판을 깔아 놓았다.또한 2012년 런던 올림픽 때에는 도린 로렌스가 평화와 꿈,희망의 상징으로 각인되었다.또한 동화 작가 베아트릭스 포터의 재테크 전략이 시선을 사로 잡았다.동화책을 써서 번 돈으로 땅을 사들이고,사업을 다각화하며,호수 지방의 아름다움을 수호하기 위해 환경 보존에도 앞장서기도 했던 것으로 보여진다.

 

 스물 살 때 영국으로의 베낭 여행으로 영국과 인연을 맺었다는 김이재작가는 자녀들을 양육하는 한편 영국의 사회와 문화를 더욱 이해하기 위해 영국 대학 비정규직 연구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현재는 국제지리학연합 지리교육분과 아시아 지역 대표위원 및 동남아 지역전문가로 활약 중이다.작가는 영국 남자들로부터 "당신 진짜 영국 여자 같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영국 여성들에 흠뻑 빠져 있다고 한다.이왕이면 한국을 빛낸 한국여성과 영국을 빛낸 영국여성을 역사,문화적인 차원에서 비교하여 새로운 도서가 출간되기를 바래본다.11인 11색을 갖은 영국을 빛낸 영국 여성들의 삶의 괘적과 활약상을 살펴 보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여성이 자신의 재주와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개인의 노력과 의지,경제적 지원과 정진하려는 자세 등이 눈물겹도록 노력과 흔적이 잘 배여져 있음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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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스키, 만들어진 세계 우리가 만들어갈 미래 - 미국이 쓴 착한 사마리아인의 탈을 벗기다
노엄 촘스키 지음, 강주헌 옮김 / 시대의창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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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계의 정치역학은 아직까지는 미국을 중심축으로 하여 돌아가고 있다고 본다.정치,경제,군사 등 힘의 논리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구소련을 중심으로 양분되어 왔는데,20세기 후반 동유럽과 구소련이 붕괴되면서 본격적인 신자유주의 시대로 접어 들게 되었다.특히 베를린 장벽의 붕괴와 고르바초프의 글라디노스트와 페레스트로이카는 전세계가 이념과 사상의 싸움이 아닌 먹고 사는 문제가 보다 더 시급한 급선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거의 모든 나라들이 자본주의(혹은 사회주의) 시장개방을 통해서만이 자국의 경제성장 및 부의 축적이 가능한 것으로 보았던 것이다.한국 역시 예외가 아니어서 1990년대부터 신자유주의가 국내에 잠입되어 모든 분야에서 신자유주의에 의한 정책 결정이 이루어졌다.이것은 이해관계에 따라 희비의 쌍곡선이 엇갈리게 되는데 대부분 부와 권력이라는 소수계층은 웃고 대부분의 힘없는 일반인들은 우는 상(像)이 되고 말았다.신자유주의는 아직도 계속 진행중에 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낀다.

 

 미국이 1990년대 걸프(Gulp)전과 1990년대 말 이라크 전쟁을 거치면서 천문학적인 군사비를 지출하고 수많은 인명이 희생되었다.미국은 중동의 안전을 빌미로 전쟁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변명을 늘어 놓고 있지만 내막은 새로운 힘의 구축과 석유,가스와 같은 자원을 노린 꼼수에 지나지 않았다고 본다.나아가 경제현상이 금융권에 치중되고 노동 집약적인 분야가 제3국 및 개발도상국으로 이전되면서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줄어 들면서 실업률 증가,기업 및 의료보험의 민영화를 실행하면서 중산층 이하의 일반인들은 소득대비 늘어만 가는 지출을 감당하지 못해 삶의 질이 떨어지면서 일반인들이 부르짖는 아우성은 '월가를 점령하라' 등 일반인들의 분노가 폭발하고 만 것이다.잘 사는 미국에서 어떻게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 것일까.

 

 미국은 다민족이 모여 살아 가는 미합중국이다.그들은 세계를 제패하려 힘의 논리를 줄곧 부르짖고 있다.당연한 논리이지만 미국은 철저하게 자국의 실리를 기준으로 동맹국을 짝짓기 하다가 틀어지게 되면 내치기도 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정확한 군사비 지출은 모르겠지만 베트남전,이라크전 등에 쏟아 부은 금액은 어마어마하다.이것을 경제부양에 힘썼더라면 오늘날 미국과 중동과의 관계가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미국은 겉으로는 착한 사마리아인과 같은 제스처를 취하지만 자승자박하는 꼴을 자초하고 말았다.자국의 실질적인 경제부양을 소홀히 했기 때문에 2008년 금융위기(리먼 브러더스 사건)가 발생하면서 거대한 함선과 같은 미국은 커다란 파고에 의해 이리 저리 쏠리고 있는 형세이다.특히 신자유주의가 기업규제완화 및 경제금융권에 치중하고 부를 갖은 소수계층에게 돈과 물질을 실어 주다 보니 미국은 현재 상위 1%가 99%를 착취 내지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 정설로 들린다.기가 막힌 신자유주의이다.한국 역시도 마찬가지 현상이다 보니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중되고 있다.사회구성원간의 위화감은 어느 나라나 존재하지만 오늘날과 같은 신자유주의는 어디까지나 능력껏 하라는 논리의 잣대만 유효하다.

 

 이 글은 미국의 언어학자,인지과학의 혁명을 부르짖고 있는 노암 촘스키의 칼럼 모음집이다.2007년 4월~2011년 10에 이르기까지 52개의 칼럼을 약자의 편에 서서 학자로서 깨어있는 시민으로서 미국의 위선과 속내를 고스란히 꼬집어 내고 있다.이 글을 읽기 전에 짐작은 했지만 미국이라는 나라가 이렇게까지 착한 사마리아인의 탈을 쓴 이리떼와 같을 수가 있을까 라는 점에서 아연해 질 수 밖에 없었다.노암 촘스키저자다운 예리하고도 냉엄한 해설은 세계의 정치역학을 그대로 조명해 주고 있다.이러한 현상은 예전에도 있었고 미래에도 그러할 것이라는 점에서 약자,약소국의 정치가들은 보다 각성하여 스스로 주체적이고 자립적인 힘을 길러 나가야 할 것이다.

 

 이 글에 소개된 칼럼들을 일일이 열거할 수는 없겠지만 주요 내용은 미국과 이스라엘,이란,이라크,파키스탄 그리고 북아프리카 튀니지의 재스민 혁명,미국 신자유주의의 폐해 및 중국의 경제부상에 따른 자기편끌어 들이기 술수 등이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특히 미국은 중국이 괄목할 만한 경제성장과 G2국가로 부상하게 되자 중국을 정치,경제파트너로 생각하기 보다는 자국의 정치,군사적인 안전망을 확보하기 위해 일본 끌어 들이기를 교묘하게 시도하고 있다.대외적으로는 정치,군사적인 힘의 역학의 논리를 들이대고 있으며,미국 국내적으로는 신자유주의에 의해 불평등과 시민권 박탈,공직자들의 오만과 기만이 뜨겁게 달구어지면서 '점령하라(Occupy)' 운동은 전 세계적인 추세이다.그런데 미국 정부는 국가정책을 반대하는 국민을 내부의 적으로 생각하고 통제해야 할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이러한 현상을 목도하고 감지하면서 과연 국가란 무엇인가,민주주의란 무엇인가를 새삼 되묻지 않을 수가 없다.

 

 미국의 정치란 전 세계를 손아귀에 넣으려는 제국주의적이고 패권주의적인 기도(企圖)와 책략이 농후하다.미국에는 민주당과 공화당이라는 양대 정당이 존재하고 있는데 자국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어느 당이든 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다.이스라엘을 우방으로 생각하다 팔레스타인을 생각하는 척하기도 하고,경제이익을 내세워 중동에 무기를 팔기도 한다.이란의 핵무기 정책을 막기 위해 이스라엘과 손을 잡기도 한다.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의 치안을 내세워 현대판 NATO국이 손을 잡고 그곳에 진출해 있기도 하지만 해당국들의 국민들은 미국 및 NATO국들이 자국에 들어와 있는 자체를 혐오한다.나아가 미국은 중국의 정치,군사력의 증강이 위협적인 요소로 다가오면서 동남아 및 인도 등에 경제적 협조 라는 구애작전을 펼치고 있다.미국이 경제적으로 이러한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을 부시,클린턴,부시(부시의 아들),오바마 모두 모르는 바는 아닐 것이다.자충수를 두고 말았던 그들은 실질적인 경제부양이 무엇이고 '점령하라'와 같이 일반인들의 들불과 같이 거세게 번지고 있는 상황을 모면하려고 하기 보다는 부의 분배,일자리 창출,기업 및 의료계의 민영화 정책을 진지하게 고민했으면 한다.소득 계층의 분포가 피라미드형을 보이고 있는 상황하에서 신자유주의를 계속 밀고 나가고,노령화문제,일자리 창출,의료보험,보편적 복지문제를 소홀히 하게 된다면 미국은 멀지 않아 사회적,국제적으로 커다란 재앙을 자초하고 말 것이다.이러한 현상은 미국을 비롯하여 모든 나라에 영향을 줄 것이며,힘없는 백성들만 주린 배를 더욱 주리게 되고 살아가는 삶은 더욱 의미와 가치를 잃어 갈 것이다.

 

 "정치는 대기업이 사회에 드리운 그림자","은행과 땅과 산업을 사적으로 통제하고,언론과 홍보 기관을 비롯한 선전과 프로파간다의 수단을 지배함으로써 통제력을 강화하여 사적 이익을 챙기는 기업"에게 권력이 있는 한 정치는  그림자 신세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P113,존 듀이-

 

 민주사회는 무력에 의존하지 않고 프로파간다를 이용한다.오바마가 좋아하는 철학자 라인홀드 니부어의 충고를 인용하면,"필요한 환상"과 "감정에 호소하는 단순화"로 여론을 조작한다. -P237

 

 

 1970년대 이후 계속되고 있는 경제의 금융화는 미국 국내 생산의 공동화(空洞化)를 조장시켰다.상위 1%에게 부의 쏠림 현상이 가중되고 있으며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이는 최고경영자,헤지펀드 대표들이다.민주주의란 "국민의 권력을 가지고 그 권력을 스스로 행사하는 제도"인데 미국이든 한국이든 국민들이 제대로 된 권력을 행사하고 있는가? 게다가 일용직 및 비정규직의 인구의 증가,노동시간 증가,빚과 자산 인플레이션이 심화되고 있다.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 경영자들은 건강한  사회에 대한 무관심과 '탐욕'을 비난하는 목소리에 그들 나름대로 변명을 하는데,그들의 임무는 이윤과 시장 점유율을 극대화하는 것이다.이것은 합법적인 의무인 것은 사실인데 경영자들의 행위가 경제 전반에 해를 끼칠 가능성마저 무시한다는 점이다.외적 결과는 그들의 관심사안이 아닌 것 같다.그것은 제도적인 이유 때문에 구조적인 위험마저 무시하는 것이다.나아가 현 미국사회가 안고 있는 빅 이슈 중의 하나인 심각한 의료보험 위기는 남의 일 같지 않다.또한 전 세계적인 미래의 숙제인 환경과 에너지 위기는 국민의 여론과 정부 정책간의 간극을 크게 벌려 놓았다.신자유주의가 한국 사회에도 깊에 뿌리 내리고 있다.소수계층을 먹여 살릴 것인가,아니면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를 놓고 한국의 지도층들도 간과하고 무시할 것이 아니다.미국의 현 상황을 냉정하게 직시하면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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