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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스키, 만들어진 세계 우리가 만들어갈 미래 - 미국이 쓴 착한 사마리아인의 탈을 벗기다
노엄 촘스키 지음, 강주헌 옮김 / 시대의창 / 2014년 1월
평점 :
전세계의 정치역학은 아직까지는 미국을 중심축으로 하여 돌아가고 있다고 본다.정치,경제,군사 등 힘의 논리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구소련을 중심으로 양분되어 왔는데,20세기 후반 동유럽과 구소련이 붕괴되면서 본격적인 신자유주의 시대로 접어 들게 되었다.특히 베를린 장벽의 붕괴와 고르바초프의 글라디노스트와 페레스트로이카는 전세계가 이념과 사상의 싸움이 아닌 먹고 사는 문제가 보다 더 시급한 급선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거의 모든 나라들이 자본주의(혹은 사회주의) 시장개방을 통해서만이 자국의 경제성장 및 부의 축적이 가능한 것으로 보았던 것이다.한국 역시 예외가 아니어서 1990년대부터 신자유주의가 국내에 잠입되어 모든 분야에서 신자유주의에 의한 정책 결정이 이루어졌다.이것은 이해관계에 따라 희비의 쌍곡선이 엇갈리게 되는데 대부분 부와 권력이라는 소수계층은 웃고 대부분의 힘없는 일반인들은 우는 상(像)이 되고 말았다.신자유주의는 아직도 계속 진행중에 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낀다.
미국이 1990년대 걸프(Gulp)전과 1990년대 말 이라크 전쟁을 거치면서 천문학적인 군사비를 지출하고 수많은 인명이 희생되었다.미국은 중동의 안전을 빌미로 전쟁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변명을 늘어 놓고 있지만 내막은 새로운 힘의 구축과 석유,가스와 같은 자원을 노린 꼼수에 지나지 않았다고 본다.나아가 경제현상이 금융권에 치중되고 노동 집약적인 분야가 제3국 및 개발도상국으로 이전되면서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줄어 들면서 실업률 증가,기업 및 의료보험의 민영화를 실행하면서 중산층 이하의 일반인들은 소득대비 늘어만 가는 지출을 감당하지 못해 삶의 질이 떨어지면서 일반인들이 부르짖는 아우성은 '월가를 점령하라' 등 일반인들의 분노가 폭발하고 만 것이다.잘 사는 미국에서 어떻게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 것일까.
미국은 다민족이 모여 살아 가는 미합중국이다.그들은 세계를 제패하려 힘의 논리를 줄곧 부르짖고 있다.당연한 논리이지만 미국은 철저하게 자국의 실리를 기준으로 동맹국을 짝짓기 하다가 틀어지게 되면 내치기도 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정확한 군사비 지출은 모르겠지만 베트남전,이라크전 등에 쏟아 부은 금액은 어마어마하다.이것을 경제부양에 힘썼더라면 오늘날 미국과 중동과의 관계가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미국은 겉으로는 착한 사마리아인과 같은 제스처를 취하지만 자승자박하는 꼴을 자초하고 말았다.자국의 실질적인 경제부양을 소홀히 했기 때문에 2008년 금융위기(리먼 브러더스 사건)가 발생하면서 거대한 함선과 같은 미국은 커다란 파고에 의해 이리 저리 쏠리고 있는 형세이다.특히 신자유주의가 기업규제완화 및 경제금융권에 치중하고 부를 갖은 소수계층에게 돈과 물질을 실어 주다 보니 미국은 현재 상위 1%가 99%를 착취 내지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 정설로 들린다.기가 막힌 신자유주의이다.한국 역시도 마찬가지 현상이다 보니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중되고 있다.사회구성원간의 위화감은 어느 나라나 존재하지만 오늘날과 같은 신자유주의는 어디까지나 능력껏 하라는 논리의 잣대만 유효하다.
이 글은 미국의 언어학자,인지과학의 혁명을 부르짖고 있는 노암 촘스키의 칼럼 모음집이다.2007년 4월~2011년 10에 이르기까지 52개의 칼럼을 약자의 편에 서서 학자로서 깨어있는 시민으로서 미국의 위선과 속내를 고스란히 꼬집어 내고 있다.이 글을 읽기 전에 짐작은 했지만 미국이라는 나라가 이렇게까지 착한 사마리아인의 탈을 쓴 이리떼와 같을 수가 있을까 라는 점에서 아연해 질 수 밖에 없었다.노암 촘스키저자다운 예리하고도 냉엄한 해설은 세계의 정치역학을 그대로 조명해 주고 있다.이러한 현상은 예전에도 있었고 미래에도 그러할 것이라는 점에서 약자,약소국의 정치가들은 보다 각성하여 스스로 주체적이고 자립적인 힘을 길러 나가야 할 것이다.
이 글에 소개된 칼럼들을 일일이 열거할 수는 없겠지만 주요 내용은 미국과 이스라엘,이란,이라크,파키스탄 그리고 북아프리카 튀니지의 재스민 혁명,미국 신자유주의의 폐해 및 중국의 경제부상에 따른 자기편끌어 들이기 술수 등이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특히 미국은 중국이 괄목할 만한 경제성장과 G2국가로 부상하게 되자 중국을 정치,경제파트너로 생각하기 보다는 자국의 정치,군사적인 안전망을 확보하기 위해 일본 끌어 들이기를 교묘하게 시도하고 있다.대외적으로는 정치,군사적인 힘의 역학의 논리를 들이대고 있으며,미국 국내적으로는 신자유주의에 의해 불평등과 시민권 박탈,공직자들의 오만과 기만이 뜨겁게 달구어지면서 '점령하라(Occupy)' 운동은 전 세계적인 추세이다.그런데 미국 정부는 국가정책을 반대하는 국민을 내부의 적으로 생각하고 통제해야 할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이러한 현상을 목도하고 감지하면서 과연 국가란 무엇인가,민주주의란 무엇인가를 새삼 되묻지 않을 수가 없다.
미국의 정치란 전 세계를 손아귀에 넣으려는 제국주의적이고 패권주의적인 기도(企圖)와 책략이 농후하다.미국에는 민주당과 공화당이라는 양대 정당이 존재하고 있는데 자국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어느 당이든 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다.이스라엘을 우방으로 생각하다 팔레스타인을 생각하는 척하기도 하고,경제이익을 내세워 중동에 무기를 팔기도 한다.이란의 핵무기 정책을 막기 위해 이스라엘과 손을 잡기도 한다.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의 치안을 내세워 현대판 NATO국이 손을 잡고 그곳에 진출해 있기도 하지만 해당국들의 국민들은 미국 및 NATO국들이 자국에 들어와 있는 자체를 혐오한다.나아가 미국은 중국의 정치,군사력의 증강이 위협적인 요소로 다가오면서 동남아 및 인도 등에 경제적 협조 라는 구애작전을 펼치고 있다.미국이 경제적으로 이러한 상황에 놓이게 된 것을 부시,클린턴,부시(부시의 아들),오바마 모두 모르는 바는 아닐 것이다.자충수를 두고 말았던 그들은 실질적인 경제부양이 무엇이고 '점령하라'와 같이 일반인들의 들불과 같이 거세게 번지고 있는 상황을 모면하려고 하기 보다는 부의 분배,일자리 창출,기업 및 의료계의 민영화 정책을 진지하게 고민했으면 한다.소득 계층의 분포가 피라미드형을 보이고 있는 상황하에서 신자유주의를 계속 밀고 나가고,노령화문제,일자리 창출,의료보험,보편적 복지문제를 소홀히 하게 된다면 미국은 멀지 않아 사회적,국제적으로 커다란 재앙을 자초하고 말 것이다.이러한 현상은 미국을 비롯하여 모든 나라에 영향을 줄 것이며,힘없는 백성들만 주린 배를 더욱 주리게 되고 살아가는 삶은 더욱 의미와 가치를 잃어 갈 것이다.
"정치는 대기업이 사회에 드리운 그림자","은행과 땅과 산업을 사적으로 통제하고,언론과 홍보 기관을 비롯한 선전과 프로파간다의 수단을 지배함으로써 통제력을 강화하여 사적 이익을 챙기는 기업"에게 권력이 있는 한 정치는 그림자 신세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P113,존 듀이-
민주사회는 무력에 의존하지 않고 프로파간다를 이용한다.오바마가 좋아하는 철학자 라인홀드 니부어의 충고를 인용하면,"필요한 환상"과 "감정에 호소하는 단순화"로 여론을 조작한다. -P237
1970년대 이후 계속되고 있는 경제의 금융화는 미국 국내 생산의 공동화(空洞化)를 조장시켰다.상위 1%에게 부의 쏠림 현상이 가중되고 있으며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이는 최고경영자,헤지펀드 대표들이다.민주주의란 "국민의 권력을 가지고 그 권력을 스스로 행사하는 제도"인데 미국이든 한국이든 국민들이 제대로 된 권력을 행사하고 있는가? 게다가 일용직 및 비정규직의 인구의 증가,노동시간 증가,빚과 자산 인플레이션이 심화되고 있다.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 경영자들은 건강한 사회에 대한 무관심과 '탐욕'을 비난하는 목소리에 그들 나름대로 변명을 하는데,그들의 임무는 이윤과 시장 점유율을 극대화하는 것이다.이것은 합법적인 의무인 것은 사실인데 경영자들의 행위가 경제 전반에 해를 끼칠 가능성마저 무시한다는 점이다.외적 결과는 그들의 관심사안이 아닌 것 같다.그것은 제도적인 이유 때문에 구조적인 위험마저 무시하는 것이다.나아가 현 미국사회가 안고 있는 빅 이슈 중의 하나인 심각한 의료보험 위기는 남의 일 같지 않다.또한 전 세계적인 미래의 숙제인 환경과 에너지 위기는 국민의 여론과 정부 정책간의 간극을 크게 벌려 놓았다.신자유주의가 한국 사회에도 깊에 뿌리 내리고 있다.소수계층을 먹여 살릴 것인가,아니면 사회구성원 모두에게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를 놓고 한국의 지도층들도 간과하고 무시할 것이 아니다.미국의 현 상황을 냉정하게 직시하면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