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밤에 본 것들
재클린 미처드 지음, 이유진 옮김 / 푸른숲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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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소설에는 장르도 많고 참신한 소재도 많다.게다가 작가의 경험과 역량에 의해 선보이는 이야기들은 다채롭기만 하다.그래서 이야기의 종류와 소재는 셀 수도 없으니 독자들은 이렇게 다채로운 이야기거리를 취사선택하는 즐거운 비명을 지르지 않을 수가 없다.재미있고 흥미있으며 여운이 남는 이야기는 살아가면서 삶의 활력소가 되기도 하고 타인과의 소통을 더욱 빛내어 줄 수도 있다.이번에 만난 <우리가 밤에 본 것들>은 소재가 기이하면서도 참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햇빛 알레르기를 타는 사람들이 주위에 있다.자신도 여름날 장시간 햇빛에 피부를 노출할 수가 없는데 해수욕,계곡 물놀이를 다녀 오면 목과 팔,다리가 벌겋게 부어 오른다.이 벌건 부기가 가라앉을려면 꽤 시간이 걸린다.요즘 건강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운동과 건강식품 등을 많이 찾는데 비타민D도 관심항목 중의 하나이다.적당한 야외활동과 햇빛타기는 뼈를 튼튼하게 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색소성 건피증(XP:Xeoroderma Pigementosum)을 앓고 있는 십대 사춘기 청소년 3인의 얘기가 흥미진진하기만 하다.이들은 햇빛 알레르기가 있기 때문에 가급적 주간활동보다는 야간활동이 두드러진다.XP를 앓고 있는 아이들이 대부분 외동이고 이것은 일곱 가지 유형으로 나타난다는 점이 특색이다.일반인들은 하루의 일을 마치고 잠들 시간에 파쿠르(Parkour,또는 프리러닝,스트릿스턴트)와 같은 운동을 익히고 절벽타기,도시의 건물,다리,벽 등을 오르거나 뛰어 넘는 행동을 보여 준다.그 주인공들이 바로 로브,줄리엣,앨리이다.이 글에서는 앨리가 '나'로 등장하면서 주인공 역할을 하고 있다.

 

 남학생 로브와 여학생인 앨리 그리고 줄리엣은 3총사로 불리워지면서 로브는 두 명의 여학생들과 흥미진진한 파쿠르를 즐긴다.로브는 때로는 앨리를 좋아하고 때로는 줄리엣을 좋아하기에 두 여학생은 보이지 않는 애정의 라이벌을 형성해 나간다.깊은 관계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흔히 애정의 삼각관계라는 것이 남학생보다는 여학생에게 시기와 질투라는 감정을 낳기도 한다.로브와 줄리엣은 바늘과 실마냥 붙어 다니는데,밤에 파쿠르를 연습하기 전에 으례 호화스러운 저녁을 든다.그런데 파쿠르를 하다 남자가 여자를 죽이려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면서 앨리는 이 진상을 파헤치려 하지만 로브와 줄리엣은 앨리의 부주의와 피해자 취급만 한다.즉 약의 부작용에 의한 착시현상이 아니었냐고 되묻는다.

 

 앨리의 꿈은 트레이서로 사는 것이고 앨리는 XP 색소성건피증에 성적이 좋아 법의학과에 진학예정이다.또한 베이비시터를 하면서 생활비를 버는 알뜰한 학생이다.앨리는 파쿠르를 하다 신체부상을 당하게 되는데 이는 로브가 자신을 상해하려 했다고 의심을 하게 되면서 잠시 이들은 삐거덕거리는 소리가 나지만 곧 아무일 없었다는 듯 원상태를 보여 주기도 한다.그러면서 앨리는 친구간의 진실한 관계,진정한 우정이란 무엇인가를 느끼게 된다.그러다 다리 위에서 파쿠르를 하다 줄리엣은 강숲으로 낙상하여 행방불명이 되고 마는데 그녀는 불귀의 객으로 변하고 만다.

 

 청소년기에 있는 남.녀학생이 XP 색소건피증을 앓고 있는 가운데 야행성 파쿠르를 통해 우정을 다져 나간다.성실한 앨리,활달한 성격의 줄리엣,두 여학생을 리드하는 청일점 로브가 대학을 앞두고 밤에 파쿠르를 하면서 그들이 괴이한 물체를 보긴 봤는데 무엇인가는 아리송하기만 하다.다만 이들은 아직 자아완성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스스로 미래를 꿈꾸면서 모험과 용기,우정과 사랑을 쌓아 가는 성장기의 모습을 잘 보여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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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20시간의 법칙 - 무엇이든 가장 빠른 시간 내에, 가장 완벽하게 배운다
조시 카우프만 지음, 방영호 외 옮김 / 알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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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가 살아 오면서 제대로 해 본 일이 거의 없어서 늘 자성을 하는 편이다.대학시절 외국어를 전공했기에 전공과 관련해서는 쉼없이 꾸준하게 듣고 말하고 쓰고 읽는 과정을 게을리 하지 않아 나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속칭 '삶의 자산이 될 수도 있겠구나'라는 자부심도 들 때가 있다.외국어는 그렇다 치고 일반적인 개인의 정서를 함양하고 특기를 찾아 가기 위해서는 개인의 의지와 노력이 기본일텐데 '아웃 라이어'를 쓴 말콤 그래드웰은 한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기 위해 하루 8시간 투자해서 꼬박 3년 6개월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이를 시간으로 환산하면 10,000시간이 조금 넘는다.그렇게 해서라도 자신의 길을 찾고 세상에 빛을 발휘할 수 있다면 고시공부하는 셈치고 해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흔히 인간의 뇌에는 쉽고 편하게 지내고 싶은 욕구가 가득 내재되어 있다.물론 나 역시도 마찬가지이지만 사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인물들을 보면 한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기 위해 먹고 자고 노는 습관을 보통사람보다 줄여 가면서 소위 자기검열,자기통제를 철저하게 해 왔던 것으로 드러난다.그래서 현재 나보다 잘 나고 돈을 많이 버는 사람들을 보면서 가끔은 불공정하다,부모 잘못 만났다 등 자탄을 할 때가 있지만 엄밀하게 따지고 보면 모든 일이 나의 행위에서 기인하는 바가 크다는 것이다.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함으로써 스스로를 낮추면서 타인이 잘 하는 점은 모방 내지 벤치마킹을 하려고 한다.때론 친한 사람인 경우에는 집요하게 묻기도 하고 자료를 얻어 오기도 하면서 꼭 내것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의지와 열정을 불사르기도 한다.

 

 내가 <처음 20시간의 법칙>을 읽고 감상을 기술하는데 먼저 연상되는 것이 독서의 시간이다.현재 어느 곳에 구속 및 억압되어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비교적 시간이 있는 편이다.꼭 독서를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학창시절 책과 담을 쌓다시피했기에 시간이 날 때 책을 읽지 않으면 정신적 근육도 흐물흐물할 것이고 타자와의 소통과 교류면에서 한 수 뒤질 것이다.또한 인간은 만물의 영장으로서 사유의 힘을 통해 문명의 발전을 기해 왔기에 독서는 밥과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어느 분야에 편중되지 않고 다방면을 골고루 섭렵할 수 있다는 점이 책을 읽는 가장 큰 매력이고 한껏 즐거움을 안겨 준다.책을 읽으면서 집중하고 몰입할 수 있는 시간은 학교에서 교사가 학생들을 가르치는 시간인 50분 정도가 적합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책을 읽는 시간대가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닌데 주로 머리가 맑을 때 읽어 가고,컨디션이 좋지 않다든지 졸립다든지 머리가 멍할 때에는 잠시 쉰다.대신 산책을 한다든지 집안 청소를 하면서 유산소 운동을 가볍게 하는 편이다.흐트러졌던 두뇌가 청아하게 바뀌면서 새로운 기분으로 다시 책장을 넘기며서 글의 내용을 이해하면서 재미와 흥미를 더해 간다.

 

 하루 50분 정도씩 집중과 몰입으로 20시간만 투자한다면 하고 싶은 취미활동 및 (직장생활 속에서)인사고과를 위한 학습 성취면에서 충분히 배우고 익히기를 반복하면서 응용과 발전의 기회를 삼을 수가 있다는 생각을 새삼 느끼게 한다.무슨 일이든 처음 시작할려고 할 때가 문제이다.과연 꾸준하게 할 수 있을까,도중에 포기하는 일은 없을까 등 잔걱정을 할 때가 있다.그런데 집에서 배우든 교습소에서 배우든 일단 시작을 하게 되면 정서적 불안 요인,장애물 등을 모두 집어 치워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자주 사용하는 스마트폰,인터넷,기호식품,친한 사람들과의 관계 떠올리기 등인데 이미 몸에 배인 익숙한 습관을 철저하게 차단하기가 용이하지 않지만 이왕 뭔가를 훈련과 학습이라는 주된 과정을 성실하고 야무지게 해놓지 않으면 결과는 좋지 않을 것이다.또한 주먹구구식의 학습패턴과 습관도 바람직한 방식이 아니기에 스스로 체크리스트를 작성하여 자신의 체질과 스타일에 맞는 방법을 찾아 실행에 옮기는 것이 좋을 것이다.

 

 20시간 내에 노력과 끈기,투지를 발휘하여 합당하고 만족스러운 보상을 얻어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우선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과제를 비롯하여 관련 주제에 대해 사전 조사,자기 평가(1일차~20일차)에 대해 꼼꼼하게 서브노트를 마련하여 목록을 만들어 일차가 끝나면 체크하면서 부족한 부분은 터득한 기술을 바탕으로 훈련과 학습을 연마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연습할 시간을 마련하고,약간을 시간을 투자하여 정보를 찾고,초기의 불안감을 완화해나가야 상당한 진전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다.당연히 여러 개를 한 번에 이룩하려고 욕심을 내서는 안 될 것이다.외국어,요가,체스,바둑,피아노,기타 등 자신이 꼭 배워 활용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결정하여 꾸준히 포기하지 않고 정진해 나간다면 훈련과 학습의 진척도에 따라 그 결과는 다양할 것이다.이왕 시작한 일이라면 전문가의 수준에 도달하는 것이 금상첨화일 것이다.이 도서는 20시간내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개인의 마음자세부터 실례(Illustration)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면서도 효과적인 길을 안내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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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2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13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김학수 옮김 / 문예출판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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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활'이라는 작품이 1895년에 완성되었다고 하는데 부활을 집필하게 된 동기는 톨스토이의 절친 토니가 그에게 내민 '토니의 수기'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톨스토이는 토니의 수기를 읽어 가면서 카튜사와 같은 천민들이 겪는 수모와 고통,불합리하고 부조리한 사회체제에 대한 저항과 개혁의 의지,그리스도 정교회(正敎會)를 중심으로 한 종교를 통한 신앙심을 통해 부패한 영혼을 되살리려는 열정과 의지를 담고 있다.톨스토이가 법학사를 획득했기에 재판과 관련하여 비교적 무게감 있는 법조계의 안팎을 그려낼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1부에 이어 2부에서는 살인 혐의를 받았던 카튜샤가 감옥에서 병원으로 이송되었지만 그곳에서 정치범으로 분류되어 시베리아 이르쿠츠크로 유형을 가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숨이 콱콱 막히는 유형지로의 노정은 참혹하기 짝이 없다.염천으로 말미암아 정치범,범죄인이 일사병으로 쓰러져 가고 죽는 이들도 속출했다.카튜사는 다행히 정치범으로 분류되어 숙박면에서는 대우가 괜찮은 편이었는데 이는 네흘류도프의 진심어린 구명운동과 청원을 효력을 발생했다고 본다.

 

 네흘류도프가 카튜샤의 구명운동과 더불어 집안에서는 반대가 극심했다.특히 나탈리아 누나와 라고진스키 자형이 그랬다.한편 당시 제정 러시아는 그리스도 정교회를 국교로 삼고 있었기에 분리파 및 성경교리에 대한 잘못된 해석을 하는 자에게도 준엄한 법의 심판을 받게 했는데 그가 바로 시몬손이다.대학을 마치고 인민파가 되어 곧바로 농촌에 내려가 학생과 농민들에게 자신이 옳다고 인정하는 일을 대담하게 선전하고 사회체제가 허위라고 생각되는 것은 낱낱이 부정했다.시몬손이 정치범이 되어 카튜샤와 일행이 되는데 시몬손은 내성적이지만 한 번 마음 먹은 일을 끝까지 하고야 마는 심지가 강한 사람이었다.그가 카튜샤의 마음을 사로잡을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이 사실을 네흘류도프도 알고 있었지만 그는 커다란 마음의 동요와 질투는 없었다.누구와 삶을 꾸려 갈 것인지는 오로지 카튜샤의 마음에 달려 있다.

 

 카튜샤가 유형지로 떠나게 되면서 네흘류도프는 형사재판에 대한 의문과 해결사항으로 다섯 가지를 생각하고 있었다.캬튜샤에 대한 원로원의 판결을 뒤짚는 일,캬튜샤를 범한 일에 대해 속죄를 하고 그녀와 결혼을 하겠다는 결의,토지에 대한 소유권 포기 즉 영지 정리,감옥 및 유형지로 가던 도중에 만난 대화를 나누면서 죄수들이 부탁한 내용,감옥사제,소장에게서 들은 이야기,죄수들의 수기이다.네흘류도프는 어찌보면 정의의 심판의 상징이기도 하다.그러던중 황제폐하의 결정에 의한 특사지령서가 그에게 도착하는데 카튜샤에 대한 징역형 취소와 지방으로 거주 변경에 관한 복음이 전해진다.네흘류도프는 카튜샤가 무죄라는 것을 백방으로 알리면서 포기하지 않고 황제폐하의 귀에도 들어 갈 수 있도록 온힘을 쏟았던 것이다.캬튜샤는 네흘류도프가 자신을 진실로 사랑했기에 더 이상의 마음 고생을 시키고 싶지 않다는 의미에서 시몬손에게 마음을 두고 있다.카튜샤가 누구에게 가서 삶을 살지라도 뭐가 문제가 있겠는가.이제 네흘류도프는 자신이 원하던 바를 다 이루고 잘못된 사회적 질서,체제도 조금씩 바꿔갈 수 있는 기틀을 만들어 놓았으니 시대의 영웅과 존경의 대상이 아니겠는가.

 

 '너희들은 여러 세기에 걸쳐서 너희들이 범죄인이라고 인정하는 사람들을 수없이 처벌해왔다.그것으로 죄인은 근절되었는가? 아니,근절은 커녕 형벌을 통해 더욱 타락한 죄이니과,판사와 검사와 예심판사와 옥리 등이 남을 재판하고 처벌하는 죄인들 때문에 도리어 그 수가 늘고 있는 형편이다.' P358

 

 네흘류도프는 사회와 질서가 존속하고 있는 것은 남을 재판하고 처벌하는 이것은  합법화된 범죄인들이 있기 때문이 아니라,이러한 부패와 타락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사람들이 서로 돌보며 서로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뚜렷이 깨달았다.현대사회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법치사회의 단면이라고 생각한다.과연 법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인가.기존의 사회체제라는 것이 과연 정의와 형평성에 맞는 것인가를 곱씹어 볼 수 밖에 없다.톨스토이는 부활이라는 작품을 통해 부패한 제정 러시아의 사회체제 및 사람답게 살아 가지 못하는 대다수 농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형사재판의 모순과 해결방안이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한 흔적을 엿볼 수가 있다.귀족출신으로서 사창가의 카튜샤를 범한 것이 양심에 어긋난다고 스스로 속죄하고 캬튜샤의 진실을 황제를 상대로 분연히 일어선 네흘류도프의 정의심과 용기는 돈과 권력이 소수층에게 쏠려 있는 현대사회에 경종(警鐘)을 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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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1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12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김학수 옮김 / 문예출판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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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톨스토이의 명작 중의 명작인 <부활>을 이제야 접하다니 참 부끄럽다는 생각이 든다.그간 다양한 분야의 도서를 읽어 왔지만 정작 고전의 부류이면서 명작으로 일컬어지는 작품을 많이 읽지를 못한 것은 신간에 치우쳐 고전을 소홀히 하고 말았다.'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시기'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이후로는 가급적 고전을 가까이 하고 싶다는 마음이 일었다.시대와 삶의 패턴을 달라도 고전이 주는 재미와 유익함,교훈은 심대하기만 하다.또한 부활을 번역한 김학수작가의 정교하고 군더더기 없는 내용은 신선하고 강렬하면서 내용의 전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

 

 부활은 1~3부로 나뉘어져 있다.1권은 1부 및 2부(상)까지 되어 있고 2권에서 2부(하) 및 3부 그리고 작품해설,작가연보가 순서대로 정리되어 있다.

 

 톨스토이가 살았던 시대는 흔히 제정 러시아시대라고 한다.황족이 국가 최고의 권력을 갖고 있으면서 신분체제가 뚜렷했던 것으로 보여진다.흔히 고위층이라고 하는 공작,후작,남작,백작을 비롯하여 판사,변호사,검사 등의 계층이 있고 농민,노동자 등은 하위계층으로서 거의 노예에 가까웠다는 것이다.공작과 같은 계층은 속칭 '빵빵한 집안'으로서 경제적,사회적 지위가 높아 돈과 물질,명예가 남부럽지 않을 정도였을 것이고,농민,노동자는 지주 등에 예속되어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지 못했을 것이다.게다가 인간관계 역시 예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나지 않겠지만 인간관계 형성도 비슷비슷한 계층끼리 어우러졌다는 점이 관례이고 인습이다.그런데 부활은 이러한 관례적인 틀을 깨고 있는 점이 두드러진 인상이다.

 

 귀족계층인 네흘류도프는 공작 집안에서 태어난 청년이면서 재판정의 배심원이기도 하다.또한 인맥이 풍부하여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에는 핫라인을 잘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 부러울 정도였다.반면 네흘류도프가 마음으로 사랑해 마지 않는 카튜샤는 사창가 출신으로 네흘류도프와 정을 나누게 되고,카튜샤는 상인의 반지를 훔치려 하고 독약을 주입하여 상인을 치사에 이르게 한 혐의로 지방 재판소에서 4년의 징역을 언도받게 된다.4년 징역언도를 받았다는 소식을 들은 네흘류도프는 카튜샤의 평소 행실을 잘 알고 있기에 그녀의 실형은 잘못된 것이라면서 그의 친구 변호사에게 이 사실을 알려 원심파기를 요청하게 된다.그러나 당시 사회상으로 볼 때 천민에 가까운 카튜사가 귀족계층과의 스캔들은 상인의 죽음과 관련하여 죄를 뒤집어 씌우기에 충분했던 것으로 보여진다.즉 카튜사는 고위층에게 미운 털이 박힌 셈이다.

 

 네흘류도프는 자신에 의해 카튜사가 실형을 받게 되었다고 스스로 괴로워하면서 속죄의 뜻으로 원로원 등 고등기관에 항고를 하려고도 하고 황족에게도 간청을 하려 했지만 결국 법원이 언도한 원심대로 카튜사는 징역을 살아야 한다.카튜사가 감옥에 있을 때 네흘류도프는 그녀를 어렵사리 만나게 되고 돈까지 찔러 주지만 그녀는 이 돈으로 술을 사서 몸을 망가트린다.결국 카튜사는 시베리아 이루크츠크라는 곳으로 유형을 가야 할 상황이다.네흘류도프는 자신이 갖고 있던 토지를 농민들에게 싼 값으로 배분하려고 하는 등 '노블레스 오블리제'를 몸소 실천하려고 한다.네흘류도프는 비록 귀족계층이면서 제정 러시아의 봉건시대에 살고 있던 인물이지만 사랑은 신분을 뛰어 넘는 고귀한 것이고 돈과 물질이 소수계층에 몰려 있는 비합리적인 시대의 고통을 대다수의 농민,노동자들에게 분배하여 삶의 질을 바꿔 보자는 톨스토이작가의 삶의 가치관이 명징하게 투영되어 있음을 감지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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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브 바이 나이트 : 밤에 살다 커글린 가문 3부작
데니스 루헤인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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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의 무대는 화려하기도 하고 뒷골목마냥 음습한 분위기도 연상된다.밤에 활발하게 활동하는 야행성 계층은 과연 무엇이 있을까.술 접대를 하는 요정과 룸싸롱이 있을 테고 조폭들이 아지트를 만들어 영역과 세를 궁리하는 시간적 배경이 있을 것이다.밤에 사건.사고가 터지면 경찰들은 5분 대기조가 되어 현장에 급파되면서 사건.사고 현장은 요란하게 사이렌 소리를 울려 대기도 한다.밤에 사는 사람들은 일반인들과는 확연히 다른 세계를 살아가는 것임에 틀림없다.

 

 조직폭력배들의 이권과 영역다툼을 둘러싼 스릴러물은 많이 읽어 보지를 못했다.그러다 보니 조폭들의 세계에 대해서는 배경지식이 많지는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일본의 야쿠자를 비롯하여 이탈리아의 마피아 조직 등을 알고 있고,한국에서는 지방과 지역에 따른 00파가 나뉘어져 파벌싸움이 일어나게 된다.조폭들의 세계는 누가 뭐라고 해도 영역과 세를 넓혀 나가면서 이권에 깊게 개입하는 것이 특징인데 이권과 관련하여 정치계 등과 '누이 좋고 매부 좋고'식의 이권을 나누면서 그들의 비호를 받아 가고 있다.이권과 관련하여 조폭들이 난동을 부리고 살인사건을 저지르면서 수사측에서 일망타진을 하다 보면 으례 힘과 권력계층의 비호를 받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 관례였다는 것이 언론매체를 통해 또는 지상을 통해 알게 된 바이다.특히 일본의 야쿠자 조직은 일본 정치거물 및 연예계와 두터운 교분과 의리를 나누었던 과거가 있다.

 

 1920년대 후반에서 1930년대 중반 미국의 뒷골목의 무대를 비롯하여 중미의 쿠바에 이르는 방대한 공간을 배경 삼아 조폭의 세계를 그리고 있는 이 글은 수미일관 언제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를 두고 촉각을 곤두서게 한다.짧막짧막한 대화와 빠르게 전개되는 글의 구성이 단연 압권이면서 시대를 3부로 나뉘어 미국의 시대적 배경과 정치,경제 상황을 간접적으로 전해 주고 있어 지난 역사의 물갈래를 이해할 수가 있었다.미국의 금주법(禁酒法)이 1926년 시행되고 1933년 루스벨트가 해주령을 내리기까지의 과정을 묘사하고 있다.술과 담배와 같은 기호(嗜好)식품은 쉽게 끊지를 못하는 금단현상이 있기에 술을 금하는 법령이 내려지더라도 밀주주조를 해서라도 암암리에 유통되는 법이다.금주법의 시행이 내려지던 해,주인공 조와 에마가 만나면서 사건.사고가 터진다.주인공 조는 경찰간부의 자녀로서 조폭세계에 발을 들어놓지 않아도 아버지의 경제적 지원과 후광의 덕을 톡톡히 볼 텐데 조는 십대 후반에 밀주와 뒷골목의 영역다툼의 와중에 놓이면서 경관을 살해하여 그 댓가로 철창신세를 지기도 한다.

 

 보스턴의 부두 하역장을 비롯하여 쿠바의 하바나에 이르는 길고도 광활한 공간을 배경으로 목졸라 죽이기,총격전 등이 간간히 일어나고,이보르의 시가(담배)공장에서의 이권다툼이 약간은 고전적 스릴러의 감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조는 아버지로부터 물려 받은 시계로 인하여 죽음의 문턱에서 벗겨 나가게 되고,처음 사귀었던 에마의 행방이 불투명해지는 가운데 그라시엘라와 하나가 되어 삶을 이어나가게 된다.조는 현실에서는 그라시엘라와 함께 살지만 마음 속에는 에마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애틋하기만 하다.

 

 괜찮은 집안에서 태어난 조는 방탕아의 기질이 농후하면서 술과 마약,도박 등의 이권세계에 발을 들여 놓으면서 젊은 시절 산전수전을 다 겪게 된다.또한 경제공황에 놓여 있던 1920년대 후반에서 미국 뉴딜정책이 발효되던 1930년대 초반의 미국 사회,경제 상황을 간접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점도 특색이라고 할 수가 있다.금주령이 내려지던 시절 밀주를 통해 이권을 챙기고 경쟁조폭들과의 한판 싸움,그리고 주인공 조가 사랑했던 에마와 현재의 마누라 그라시엘라의 사연도 없어서는 안될 존재이다.허구적이지만 사실에 가까울 만큼 스릴감과 인간이 살아가는 법이 무엇인가를 새삼 느껴보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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