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워크 - 열심히 일하지 말고 완벽하게 일하라
왕중추.주신위에 지음 / 다산북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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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0년대 직장생활을 하면서 각기업에 대한 이미지와 특징이 긴가민가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당시 기업에 대한 이미지,평가 등이 거의 맞아 떨어진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굳이 기업명 및 기업의 이미지,평가 등을 거론하지 않아도 어느 기업은 어떠한 특징과 직원을 키운다 라는 것을 매체를 통해서,도서 및 소문,제품에 대한 가치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짐작을 하게 된다.개인적으로는 기업의 이미지,평가가 좋아도 부도덕하고 비윤리적인 기업에 대한 제품은 가급적 팔아 주지 않는 편이지만 직원을 잘 키우고 기업의 미래를 위해 R&D과 같은 연구개발에 충실하고 있는 기업은 높이 살만하다.개인은 외부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자신이 소속한 기업과 조직이 어떠한 제도와 시스템,분위기에 놓여 있는가에 따라 조직원의 성장 가능성과 근무기한 등도 결정되리라는 생각을 한다.

 

 사회에서 일을 하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대부분 생계와 개인의 신분상승을 위한 것일 것이다.그런데 주도적으로 일을 하는 사람보다는 지시를 받고 따라가는 수동적인 부류는 대부분 적당히 일하면서 때가 되면 급여를 받아 가는 사람들일 것이다.그런데 20세기 말 IMF 경제위기가 오면서 한국 사회의 기업문화는 예전과 정반대의 현상을 보이고 있다.한마디로 말하면 '시베리아의 혹한 속을 걷는 것과 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지금도 그러하지만 정부 및 금융권이 대기업 위주로 살찌우고 '문어발식 기업확장'을 눈감아 주다 보니 부실경영,탈세 및 각종 경제비리가 볻물처럼 쏟아져 나왔던 것이다.이를 현시대의 상황에 맞게 군살을 감량하는 쇄신정책을 내놓게 되면서,한창 일한 나이의 4,50대의 가장들이 백수가 되어 방황의 시간을 갖게 된다.경쟁력 없는 기업들도 퇴출의 대상이 되면서 기업과 조직원들은 한때 얼어 붙은 사회의 공기를 숨가쁘게 마셔야만 했던 것이다.

 

 이제 무한도전,무한경쟁의 시대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평범한 것을 떠나 자신만의 색깔과 당당함,창의성을 갖춘 능력있는 인재를 필요로 하는 시대이기에 단순히 회사에 순종하고 열심히 성실하게 한다는 마인드는 이제 버려야 할 시기이다.평범하게 열심히 일을 한다는 것은 단순 노동과 진배가 없다.아무런 표시도 흔적도 없는 법이니 말과 행동,서류작성,타부서,대외관계 등에 있어 특별하게 다가가려고 배가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된다.개인의 창의력과 능력이 중요시 되는 시대이기에 늘 자신의 분야를 한단계 더 높이기 위해 업무와 관련하여 자기계발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국제화시대이고 순환보직을 고려하여 영어 및 제2외국어를 유창하게 학습해 놓을 필요가 있을 것이며,서류작성면에서도 상사에게 보여주고 바이어 등에게 보여 주는 것이기에 당사자의 입장에 서서 서류실무 등도 실수와 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념해야 할 것이다.또한 타부서 및 타업체와의 관계에서도 없어서는 안될 '적격 중계자'로 언제 어디서든 필요한 존재여야 할 것이다.즉 남에게 뒤쳐지는 것보다는 앞서 나가려는 자세와 의지가 회사의 발전을 기하고 자신에게는 경제적 수입제고 및 신분의 변화로 이어지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한다.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말인 '완벽하게 일하라'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다만 왜 완벽하게 일을 해야 하는가를 스스로 묻고 대답해야 할 것이다.그렇지 않으면 이 슬로건이 공염불로 끝나 버리고 개인의 변화,발전은 더디고 조직에서는 퇴출 우선순위에 놓이고 말 것이다.실력과 능력 있는 후배들이 박차고 오르는 상황이고 조직의 소통과 권한이 수직적인 현상보다는 수평적인 현상으로 옮아가다 보니 예전과 같은 논공행상과 연공서열은 희박해 가는 상황을 스스로 냉정하게 인식하고 수용해야 할 것이다.지금의 사회초년생과 부장급 이상의 중견간부들과의 세대차이,의사소통의 비원활함도 조직내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중견간부들이 주로 군대식 수직문화에 젖어 들고 습관이 되었다면 지금의 세대는 개인주의 및 스마트폰 세대이어서 시대의 흐름과 변화에 매우 민감하다.

 

 '퍼펙트워크'는 '무결점'의 경지에 이를 만큼 '완벽'을 지향하는 일처리 방식을 의미한다. -P15

 

인간이 신(神)이 아닌 이상 실수와 오류가 나기 마련이다.하지만 사회와 직장은 개인의 실수와 오류를 용납하지 않는 곳이다.우연인지 필연이지는 모르겠지만 오랜 시간 서로 다른 시공간에 놓여 있던 구성원들이 각자의 실력과 이해관계에 의해 동일 직장,동일 근무환경에 놓이게 되는 '한솥밥을 먹는 식구'일 수도 있지만 과정과 결과는 개인의 기질,학습경험,능력,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나타나는 법이고 생산성과 성과를 놓고 인사고과를 매기는 엄정한 곳인 만큼 사적인 생각과 감정은 생각해서는 안되는 곳이다.그럴려면 처음부터 제대로 배우고 일을 익혀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때에 따라서는 먹이감을 겨냥하는 사바나 지대의 사자의 포효와 같이 해야 하고 때로는 차분하면서도 진지하게 궁리를 거듭하면서 좋은 결과물을 기다리는 소의 걸음과 같이 나아가야 하는 전술을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대충,빨리와 같은 일처리,방식은 더이상 통용되지 않는 시대이다.

 

 현재 베이징대학 디테일경영연구센터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왕쭝치우저자는 '왜 일을 하고,어떻게 일해야 하고,무엇을 바꿔야 하는가?'에 대한 기조 의문부터 세세한 부분까지 공감을 자아내고 있다.중국이 위력한 경제성장을 보이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중국인의 잘못된 사고방식,잘못된 습관,공산주의식 관료주의의 타성을 지적하고 있다.이와 반대로 일에 지배당하지 말고 일을 주체적으로 지배하고,부단히 자신의 결점을 지워나가면서 완벽을 지향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이를 바꿔 말하면 한국사회의 조직구성원들에게도 귀중한 타산지석이 되고 있다.중국의 멜라민 파동,일본의 도요타 및 미국 포드자동차의 리콜 사태의 원인이 무엇인가를 사례를 통해 지적하고 무결점으로 향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잘 들려 주고 있다.특히 엔드 유저에게 판매될 소비성 제품들은 제품의 결함이 치명적일 수도 있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품질 문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그래서 조직에서는 업무 프로세스 개선,업무 품질 및 가치 향상을 위해 회사차원에서 조직원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신이 해결하는 문제의 수준이 당신의 연봉을 결정한다.문제해결 능력이 인생의 가치를 결정한다."

-P103

 

 업무상 더 나은 결과를 추구하기 위해 무엇보다도 기본이 되는 것은 분명한 목표와 명확한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다.데밍박사가 말했듯이 PDCA(계획,실행,검토,조치)의 일련의 과정과 질서정연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6S(정리,정돈,청소,청결,소양,안전)을 몸에 배이도록 실천하는 것이다.퍼펙트 워크가 마음 속에 그려졌다면 '지금,당장,즉각' 행동으로 옮겨야 할 때이다.실행력은 기업의 핵심경쟁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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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예찬 - 번역가의 삶과 매혹이 담긴 강의노트
이디스 그로스먼 지음, 공진호 옮김 / 현암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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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자의 기원에 대해 호기심이 잔뜩 일어난 적이 있었다.수메르,이집트,히타이트,중국의 갑골문자 등을 문자의 기원으로 삼고 있다.이들 문자가 대부분 모양과 형상을 본뜬 상형문자이라는 것이 특징이다.그런데 대학시절 외국어를 배우면서 외국어를 우리말로 옮기기도 하고 우리말을 외국어로 옮기기도 하는 시행착오를 거쳤다.흥미롭고 궁금증이 일어나는 점은 처음에 누가 외국어를 우리말로 옮겼을까 이다.외국어를 우리말로 옮길 때 고유명사,지명,인명 등과 같이 고정불변의 단어들은 그렇다치고 다의적인 의미를 지니는 단어들은 어떻게 뜻과 용례를 찾아냈을까 등에 대한 궁금증이다.아마 주로 조선시대 중국 및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던 사람들이 깨알과 같이 해당 단어와 한국어를 대조해 나가는 작업을 거쳤을 것이다.또한 2차 세계대전 후 이데올로기의 차이로 인해 적성국가였던 러시아와 같은 나라의 문학은 1차 번역작품을 토대로 우리말로 옮겨졌을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아울러 최초로 외국어를 접하면서 수고스럽게도 우리말로 잘 정리하면서 외국어와 우리말을 비교,대조해 나가려 했던 분들이 새삼스레 문화의 외교관이라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이렇게 외국어를 우리말로 옮기는 과정은 옮기는 사람의 지극 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자세라고 생각한다.단순하게 직역을 하는 수준을 떠나 해당 언어가 쓰여졌던 시대의 역사,사회,문화,작가의 생각과 감정의 틀을 이잡듯이 세세하게 해체하고 조립해 나가야만 비로소 번역물을 읽는 독자들에게 감흥과 공감을 일으킬 것이다.그래서 외국어로 된 작품을 우리말로 옮기려면 해당 국가에 몇 년 이상 살아봐야 될 것이다.학문적인 깊이도 있어야 할 것이고 해당 국가의 역사,문화를 비롯하여 다양한 분야에 걸친 해박한 지식을 겸비해야 번역이 번역답게 이루어지지 않을까 한다.또한 언어라는 것이 시대와 사회의 반영물이다.예를 들면 19세기에 쓰여진 작품이라면 19세기 해당국가의 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작가의 감수성과 이성,논리까지 머리 속에 있어야 할 것이다.좋은 번역물은 번역을 한 번역가의 영광일 뿐만 아니라 시대를 빛내 줄 명작이 될 수도 있으니 번역가는 번역을 위한 것이 아닌 작가의 반열에 오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좋은 번역이란 과연 무엇일까.

 

 번역이란 창문을 열어 비치을 들이는 일이요,껍질을 깨 알맹이를 먹이는 일이며,휘장을 거두어 지성소를 들여다보게 해주는 일이요,우물의 덮개를 거두어 물을 깉게 해주는 일이로다. -P61

 

  번역이란 다양한 세계와 문화로의 포용을 위한 여행이라고 한다.모두에서도 얘기했듯 좋은 번역을 낳기 위해서는 기존 좋은 번역물을 원문과 대조해 보는 작업과정도 중요하고,해당 작품을 쓴 작가를 만나 작품배경과 비하인드 스토리,작가의 인생역정 등에 대해 대화와 소통을 해 보는 것도 무척 소중한 기회일 것이다.이미 해당 작가가 작고하여 세상에 없다고 한다면 작가에 대해 기록해 놓은 자료집이나 기록물 등을 샅샅이 뒤져서라도 작가와의 마음의 교류를 해야 하고,해당 작가를 잘 알고 있는 분들을 찾아 해당 작가에 대한 예비지식을 배양해야 하는 수고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즘 추리,스릴러,로맨스 등의 장르소설의 번역물을 자주 접하고 있다.번역가의 풍부한 상상력과 경험의 발로가 저절로 느껴지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덜 채워지고 부정교한 번역물도 심심치 않게 발견하고 있다.원작자의 의도를 중시하여 미세하고 사소한 원문상의 차이까지 존중하는 등 번역어로 최대한 정확하게 되살리려 힘쓰는가 하면,번역가에 따라서는 조옮김한 음악과 같은 새 작품의 매력에 관심을 기울이기도 한다.문학을 번역하는 번역가는 오리지널리스트함과 액티비스트함을 두루 겸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즉 번역은 언어와 언어 간 의미의 이동이 아니라 두 언어가 주고받는 문답이라는 것이다.

 

 국내 모유명작가는 이런 말을 했다.작품을 구상하고 글을 전개해 나가기 위해서는 '막장에서 사용하는 연장'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외국어를 우리말답게 번역하기 위해서는 동의어 사전,백과사전,어원까지 미칠 정도로 뒤져야 하는게 기본 자세이며 도구로서 필수품인 것이다.해당 작품의 언어의 정서적 효과,언어를 둘러싼 사회 분위기,언어에 영향을 주는 사회 환경과 풍조,언어가 불러일으키는 느낌 등에 대한 비평적 시기견을 연마하고 확장해 나가려는 적극적이고 액티비스트한 자세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이디스 그로스먼 번역가는 미국인으로서 주로 남미 작품에 대해 번역을 많이 했던 것으로 보여진다.또한 자국의 언어인 영어가 정치권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타국의 작품이 영어로 옮겨진 번역물이 많지 않다고 꼬집기도 한다.

 

 조지 오웰은 『1984』에서 뉴스피크(newspeak)의 창조와 이것으로 의도되는 결과를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빈곤한 언어와 축소된 의사소통에 처해지는 자들이 사고 과정에서 의식적인 왜곡을 하게 되는 암울한 미래를 제시했는데,이는 지금 우리가 알고 있다시피 순수한 종말론적 허구가 아니라 만신창이가 된 역사를 가진 이 세계에 이미 존재하고 있는 압제적 경향을 반영한 것입니다.이 예속적 경향을 무시하면 위험하기 때문에 우리는 그게 언제 어느 곳에 나타나든 그것에 저항해야 합니다. -P65

 

 문학과 번역이 평행선을 달리는 것이 아닌 허리가 붙은 샴쌍둥이와 같다고 하는 이디스 그로스먼저자의 말처럼 문학 작품을 재창조한다는 의미에서 번역가의 수고스러움과 온축된 번역경험이 조화를 이루어야 할 것이다.그럴려면 우리말에 대한 해박한 언어지식을 잘 갖추고 두루 잘 적용해 나가는 지식과 능력을 겸비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번역물은 이제 단순하게 타국어를 자국어로 옮기는 과정이 아니다.보다 독자들에게 생생한 의미 부여와 공감도를 이루어 나가야 하는 작가의 과정이라고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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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고물상 - 개정판
이철환 지음, 유기훈 그림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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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좁은 방 두 칸에 아홉식구가 피난살이와 같이 살았던 지난 시절,이제 나이가 들어가면서 생각해 보니 지난 시절을 말할 때가 되었구나 라는 생각을 해 본다.그때의 삶은 단순소박했다.기계화,도시화도 되지도 않았고 사람들의 인심도 그리 각박하지 않았다.그 대표적인 예가 품앗이였고 잔치 및 제사가 있는 집에서는 부르기도 하고 손수 만든 음식을 나눠 먹기도 했다.새해에는 나이가 칠십이 넘은 분들에게 세배를 다니기도 했다.그때는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도리이고 연례행사인 줄 알고 지냈는데 시간이 흐르고 시대와 사회의 구조,사람들의 의식구조가 바뀌어 가면서 어린시절 겪었던 일들은 이제는 과거지사로 깊게 파묻혀 버리고 말았다.

 

 196,70년대에는 농촌이든 도회지이든 지금과 같이 각박하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한다.비포장도로,구불구불 이어지는 고샅길,초가집,문화주택 등이 끝없이 이어지고 나이드신 할아버지는 망건을 쓰시고 할머니들은 비녀로 머리결을 마무리 하신다.아버지께서는 오래된 이발관에 가셔서 바리캉으로 머리를 다듬으시고 어머니께서는 동네에서 (개인적으로)파마를 잘하는 아주머니에게 파마를 하고 오시며 넉넉한 미소를 지으신다.산과 들,길게 이어진 초가집들 그리고 논과 밭으로 부지런히 일을 나가시는 이웃 농부들,길고 좁은 비포장도로로 학교로 향하던 내 또래의 벗들 모두가 선의의 경쟁은 했어도 지금과 같이 피튀기는 경쟁은 없었다.

 

 <연탄길>로 독자들에게 잘 알려진 이철환작가의 유년시절을 그린 <행복한 고물상>을 읽으면서 느끼는 점은 정겹고 인정 많던 시절이 다시 올까 싶은 추억이 묻어 나는 글이다.작가의 아버지께서는 고물상을 하셨다고 하면 내 선친은 양은 그릇 장사를 하셨다.본가를 떠나 5일장이 서는 시골로 아예 어머니와 새살림을 차려 그곳에서 몇 년간을 고생하셨다.정해진 장날을 준비하셔서 아침 일찍 아버지는 앞에서 어머니는 뒤에서 리어카를 밀고 당기시면서 물건 팔 준비를 하셨다.나는 방학 때가 되어야 부모님이 계시는 곳을 찾아 뵙는데 방 한 칸에 좁은 부엌 그리고 새로 들여 온 양은 그릇이 방구석에 가지런히 놓여져 있었다.입심 좋고 사귐성이 좋으신 아버지는 호객 행위를 구성지게 잘 하셨다.점심은 리어카 옆에 모닥불을 피어 놓고 밑반찬과 간단한 찌개로 때우시고 해가 넘어갈 때까지 그릇을 파셨다.장사가 잘 되는 날도 있었고 잘 되지 않은 날도 있었는데,아버지께서는 술을 너무 좋아하셨던 것이 뒤늦게 병을 얻으셨던 것 같다.

 

 개발되기 전의 서울의 길음동의 모습을 그려 놓은 이 글은 비만 오면 땅은 질척거리고 병이라도 나면 하루를 공치기 때문에 생계도 커다란 지장이 온다.그런데 당시의 부모님이나 아이들은 각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일이 잘 될 때도 있고 안될 때도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 들이면서 안되는 것을 억지로 해내려 하지 않고 순명을 지키려 했던 것으로 보여지며,아이들도 공부,공부에 매달리지 않고 놀 때 마음껏 놀고 숙제가 있으면 열심히 숙제를 하면서 몸과 마음이 상하지 않은 건강한 생활을 했던 것으로 보여진다.물론 돈에 쪼달리고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던 사람도 많았지만 시대적인 분위기,사람 사는 모습이 지금과는 정반대일 정도이다.

 

 지금은 눈을 감아야 그 유년시절이 온전하게 보인다.삶이 불편하고 불만스러웠던 것도 많았다.특히 밤에 재래식 화장실(치칸)에 가는 것,내일 모레가 중간.기말고사인데 일손 도와 달라고 강청을 할 때,TV가 없어 남의 집으로 TV를 보러갈 때 등이다.시간이 흐르면서 물질문명의 혜택도 집안에 들여지고 나이가 들면서 시골집을 팔고 도회지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시골에서 보낸 시간이 30여 년이 되기에 도회지의 삶은 아직도 낯설어서 정이 들지 않는다.할아버지 묘가 시골 산에 있기에 유년시절의 시골동네를 잠깐 들르게 되면 대부분 외지에서 온 사람들이고 어쩌다 마주치는 노인들은 이제 백발이 되어 내가 먼저 인사를 하지 않으면 알아 보지를 못할 정도의 격세지감을 느낀다.시간이 멈춰 영원히 그대로일 것만 같았던 유년시절의 꿈은 어느덧 퇴색되어 가고 남은 것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삶의 무게를 하나 하나 풀어 내어 맑고 건강한 내일을 오래도록 간직해 보고 싶다.유년시절 내게 안겨 주었던 천진무구한 자연의 아름다움과 위대함 그리고 넉넉한 인심과 사리가 밝았던 어른들의 지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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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세우기 - 숭례문 복구단장 5년의 현장 기록
최종덕 지음 / 돌베개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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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건국한 이성계에 의해 지어진 숭례문은 임란을 비켜 가면서 그 위용을 잘 지켰습니다.일제강점기가 되면서 숭례문의 양쪽 성벽이 무너지고,2008년 2월 방화에 의해 소실되어 2013년 4월 재단장을 하게 되었습니다.숭례문의 위상과 역사적 가치,풍수사상 등을 재고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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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감정에 서툴까? - 감정 때문에 사람을 잃고 일을 망쳐본 적이 있는 이들을 위한 감정조절 해법
이지영 지음 / 청림출판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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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사회는 감정노동의 인구가 절대적으로 많다.일종의 접객업무를 보는 서비스 직종이 많다는 것이다.사람을 마주하면서 업무를 보든 SNS 및 유선과 같이 소셜네트워크상에서 이루어지는 업무자체가 상대방의 비위를 맞추고 동의하며 상냥한 태도로 대해야 한다.고객도 천차만별의 부류이기 때문에 고객을 대하는 당사자는 고객의 말씨,학력수준,신분,경제적 상황 등을 충분히 고려하여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특히 고객을 가르치려하기 보다는 안내하고 도움을 준다는 지원과 격려의 역할모드가 무척 중요한데 상황에 따라서는 접객업무자가 고객을 가르치려 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그러다보면 클레임과 항의가 빗발치고 당사자는 잘잘못을 떠나 추궁과 시말서까지 써야 하는 상황까지 올 수도 있다.그만큼 감정노동을 하는 사람은 육체적으로는 다소 편해졌지만 신경쓰고 비위 맞추다 보니 심신이 쉽게 피로해진다.

 

 태어나서 부모형제와 함께 생활하고 학교생활,사회생활을 거치면서 자신의 내면에 쌓여져 가는 것이 감정이라고 생각한다.즉 감정은 학습과 경험을 통해 마음 속에 저장되면서 유사한 상황,동일한 상황이 찾아 오면 습관적으로 반사작용을 하게 되는데 이것은 말과 행동,표정으로 나타나기 마련이다.평소에 아무 걱정,근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표정이 평온하고 안정감이 있으며 활기찬 모습을 띨 것이다.반면 불만과 불안으로 가득찬 사람은 표정이 죽을상이어 어둡기만 할 것이다.또한 태생적으로 낙천적인 사람과 비관적인 사람이 있는데 이는 기질상의 문제이기에 여기에서는 논외로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면서 한시라도 사람과 부딪히지 않고 살 수는 없는 법이다.사람과의 관계에서 일이 원활하게 돌아간다면 당연 감정은 좋은 모습을 띠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불만과 짜증,원망,분노로 가득찰 것이다.그런데 복잡다단한 사회 속에서 이해관계를 갖고 대부분 살아갈 것인데 시간을 다투는 일이 대부분일 것이다.일의 결과에 따라서는 쌍방간에 희비극이 엇갈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좋은 결과를 성취한 쪽은 기쁨과 환희로 충만할 것이되,바람직하지 않고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본 쪽은 자신을 탓하는 경우보다는 화살을 타인에게 전가(轉稼)하는 경향이 많아 당사자와 피해자 간에는 불만과 갈등,언쟁과 폭발로 이어지는 불상사를 주위에서 많이 보았다.이기는 쪽은 당연 신분과 경륜이 높은 쪽이고 당하고 피해 보는 쪽은 그 반대일 것이다.이러한 비합리적이고 부조리한 상황도 시대의 흐름과 변화 속에서 사라져가야 마땅하지만 아직까지도 상존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이러한 현상은 개인이나 사회 모두 부정적이고 비생산적이고 비효율적이어 바람직하지 않다.

 

 '왜 감정에 서툴까?'라는 명제를 놓고 자신부터 가족,친지,지인 등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상대방에게 뭔가를 바라게 되는데 결과적으로 내가 원하는 데로 상대방이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든지,신분과 지위에 맞게 사람구실 및 제 가치를 못한다든지,기대하는 재주와 능력을 발휘하지 못할 때 대부분 불만과 원망을 터뜨리기 십상이다.그 불만과 불평을 표출하는 것은 몇 십번 참다 참다 폭발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논리적으로 불만사항을 지적하고 피드백 시키는 경우도 있다.가장 바람직하지 못한 경우는 타인의 실수와 오류가 마치 큰 일이라고 난 듯 많은 사람들 앞에서 언성을 높이면서 모욕과 자존심을 깔아 뭉대는 경우라고 생각한다.머리로는 그러면 안되는데 하지만 (수행이 덜 되었는지) 현장에서는 말과 행동이 앞서는 경우가 많다.자신이나 상대방이나 모두 배울 만큼 배웠기에 상대방의 처지를 생각하고 배려한다면 돌직구와 같은 언행,도를 넘어선 지적과 모욕은 사내 개선사항으로 건의하여 사라져 가는 조직문화 만들기가 시급할 뿐이다.물론 지적을 받은 당사자는 기분이 나쁘고 자존심이 상하겠지만 자신이 상대방의 기대에 못미쳤다는 점은 겸허하게 수용하고 성찰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감정을 통해 주변의 자극이나 대상,상황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우리의 목표에 어떤 방향으로 영향을 미치는지,우리가 어떤 상태에 있는지 등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P33하단~P34상단

 

 일이든 관계이든 친소(親疎)에 따라 일의 향방이 정해지고 관계도 진전되리라 생각한다.그런데 사람이 살다보면 나와 맞는 사람이 있고 아무리 노력해도 기질상 맞지 않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특히 첫만남에서의 첫인상은 향후 만남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다.신체적인 조건은 부모에게 물려받은 것이라 바꿀 수는 없지만 외모와 입성은 때와 장소에 맞게 적절하게 코디하여 나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첫만남이 정중하면서도 친근감과 배려심이 가득차도록 인간미를 보여 주는 것이 포인트일 것이다.정성과 성의를 다하여 상대방을 대하는 것은 좋은 이미지,좋은 점수를 부여하면서 향후 관계 및 일적인 면에서 원활하게 진전되어 갈 것이다.

 

 부정적인 감정과 긍정적인 감정이 우리의 몸안에 섞여 있을텐데 부정적인 감정을 완벽하게 없앨 수는 없겠지만 우선 자신의 내면과 자주 대화를 나누면서 자신에게 무엇이 문제이고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무엇인가를 냉철하게 살피고 판단하면서 자신을 중립적인 자리에 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그렇지 않으면 집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대로 사람을 대하면서 실수와 비판거리를 낳게 되는 것이다.감정을 조절하게 위한 방법으로 지지추구적,주위분산적,접근적 방법은 감정조절의 적응적 방법으로 매우 유익한 요소이다.조언이나 도움을 구하고 친밀한 사람 만나고 감정을 표현하고 공감을 얻는 지지추구적 방법,수동적으로 생각하기,즐거운 상상하기,기분 전환 활동하기 등의 주의분산적 방법,능동적으로 생각하기,문제해결 행동 취하기,인지적으로 수용하기,감정 수용하기 등의 접근적 방법이 바로 그것이다.

 

 나아가 감정을 효과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4단계가 있다.감정을 명명하라,감정을 느끼고 표현하라,감정을 만나라,감정을 받아들이라 이다.이와 견주어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은 인지적 오류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가 있다.주로 흑백논리 및 주관적인 견해에 따른 경향이 주된 요인이라고 할 수가 있다.이제 감정은 개인의 얼굴이고 상품이 되어 버렸다.이미 알고 있는 사람을 떠나 불특정 다수를 상대해야 하는 일이 많아진 만큼 자신의 생각과 견해가 표정에 나타나기 마련이므로 당당하면서도 솔직하고 배려와 존경의 마음을 담은 감정표현은 상생을 요구하는 시대에 매우 중요한 삶의 잣대가 아닐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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