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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사회학 - 당신은 대한민국 몇 %입니까?
정태석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행복감을 맛보기 위해서는
'의식족지예절(衣食足知禮節)' 이라는 말이 『관자 목민』편에 나온다.즉 창고실 즉예절 의식족 즉지영욕 (倉庫實 則知禮節 衣食足 則知榮辱)이 바로 그것인데 창고에 곡식이 가득해야 비로소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예절을 알게 되고,먹고 입는 것이 풍족해야 영욕을 아는 법이다.생활수준이 높아지고 물질이 풍족한 세상에서 왠 사변논리와 같은 말을 꺼내는지 하고 의아해 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행복이라는 것을 주제로 말을 하려다 보니 문득 중학교 시절 도덕 선생님께서 들려 주셨던 의식족지예절이라는 말을 꺼내지 않을 수가 없다.예나 지금이나 개인의 삶은 먹고 입는 것이 우선인 만큼 개인의 노력,능력이 미치지 못하는 경우에는 사회를 리드하는 지도자,관료들이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중산층 이하의 사회구성원들에게 피부에 와닿는 민생 정책을 내놓아야 비로소 정.관.민이 신뢰를 바탕으로 상생을 할 수가 있다고 믿는 것이다.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행복지수가 낮은 이유
그런데 개개인이 소중하게 여기는 궁극적인 삶의 목표이면서 덕목인 '행복'을 느끼면서 살아가는 인구는 과연 얼마나 될까.사람의 감정과 탐욕은 사회 체제와 규범(물론 기득권층이 만들어 놓은 것이지만)에 의해 통제 및 제재가 되기에 한편 사회 체제,사회 안전,공공선이 유지해 나갈 수 있는 점은 바람직한 현상이다.이러한 사회 체제,규범이 보편타당하여 절대다수인 만인의 몸과 마음에 깊숙이 파고 들어 살맛 나는 사회에 안착하고 있는가 라고 물어보면 고개를 가로로 젖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한국사회가 군사독재,정치적 비민주화를 거세했던 것이 바로 엊그제 같지만 실제로는 뚜렷하게 변한 것이 없다고 느낀다.IMF 외환위기,금융위기는 기업의 구조조정과 정부의 기업 유연성 정책에 의해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수많은 인력이 거리로 나앉게 되면서 가정의 해체를 낳게 되고 비정규직의 인구를 양산(量産)하게 되었다.이러한 사회 불평등 현상에 대한 논의가 탁상공론(卓上空論)적인 수준에서만 오고 갈 뿐이다.부와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계층과 그러하지 못한 계층간의 이해관계는 천양지차일 만큼 해소되어 갈 기미는 아직은 보이지 않는다.
한국의 GDP는 세계 15위(1조 1,975억 달러/2013기준)이고 이를 5,000만으로 나누면 2만2천 달러/1인당 정도의 소득수준을 갖고 있는 나라인데 소득분포가 전형적인 피라미드 구조를 갖고 있는 것이 논점이다.부유층에서 보면,소득이 낮은 중산층 이하가 지금보다 더 열심히 일하고 자기계발을 해서라고 재주와 능력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을 하지만(원론적인 면에서는 맞는 말이다) 지금보다 더 나은 경제적 소득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길은 바늘 구멍보다 더 비좁기만 하다.사회가 정한 황금의 땅에 들어가기 위한 곳은 극히 협소하다.한 번 들어가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그 계층은 부와 명예,권력을 세습화할 정도의 현대판 파라다이스가 아닐까 한다.왜냐하면 돈과 물질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그들이 갖고 있는 부,명예,권력의 양은 서민계층이 감히 넘 볼 수 없을 정도의 두텁기만 하기 때문이다.이러한 기득권층의 프리미엄은 쉽게 허물어지지 않도록 그 계층들만의 짝짓기,줄서기가 이미 형성되어 있는 점이 사회구성원간의 불평등을 고조시키고 위화감을 완화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행복은 눈에 보이지도 않고 손으로도 만질 수 없는 극히 추상적인 명사이다.소득이 낮아도 자기할 일 잘 하면서 주변과 사회에 불만을 갖고 살아갈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철저하게 돈으로 사람의 질과 수준을 평가하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끔찍하다! 공동체 생활은 까마득한 과거가 되어 버렸다.IT산업의 기술수준이 발달하면서 생활의 편리함은 잠깐이다.이는 개인의 신상,사생활이 누군가에 의해 표적,감시,통제가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되고 말았다.힘과 권력이 정당한 목적에 값있게 활용되어야 마땅한데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민간사찰'이라는 자행단이 지난 정권에서 횡행하기도 했고,당한 측에서는 살아 있어도 살맛 나지 않은 지옥과 같은 시간이었으리라 공감을 한다.
지금의 화두는 단연 경제민주화이고 복지문제에 쏠려 있다.OECD 32개 국가중 한국이 불명예스럽게도 행복지수 꼴치이고 자살율은 1등이며,사교육비 단연 최고이다.왜 이러한 수치가 나올까.단연 부와 권력을 쥐고 있는 계층(10% 미만)이 90% 가까운 계층을 (정치적,경제적,심리적) 지배.착취하고 있는 실정을 놓고 볼 때 과연 경제민주화,복지문제가 제대로 이루어질까.'고인 물은 정체되어 썩는다'는 말을 상기해 볼 때 사회의 흐름은 정체(渟滯,retention)현상을 뚫어 주어 맑고 세차게 앞을 향해 나가야 생태계가 원활하게 되듯 인간의 삶이 이루어지는 사회도 마찬가지라고 본다.현재의 부와 권력을 쥐고 있는 계층이 자수성가식으로 이룬 사람도 있겠지만,(내가 알기로는)일제 강점기의 친일세력,이승만,박정희,전두환,노태우 등의 보수기득권층의 혈맥과 인맥에 의해 자연스레 부와 권력을 대대손손 쥐고 있는 계층이 많다는 점이다.그 계층들의 부와 권력의 형성은 힘,부,권력도 없는 대다수의 피지배계층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여 정당하지 않은 방법에 의한 치부,경제적 이익은 이젠 누가 말을 하지 않아도 공공선의 차원에서 사회에 일정량을 환원해야 마땅하지 않을까? 자본주의를 달리고 있는 세계 각국은 이미 공정한 분배와 평등을 향한 노력들이 전개되고 있는 마당에,한국의 부와 권력계층은 경제선진화,복지정책 등에 대해 표면적으로는 공감을 하면서도 실천적인 면에서는 매우 인색하고 냉소적이기만 하다.
행복의 사회는 멀리 있는 것일까
정태석저자의 글을 읽어 가면서 백퍼센트 공감하는 바이다.미국식 신자유주의를 도입하면서 대기업위주의 기업정책과 금융정책이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가운데, 부,소득의 불평등은 더욱 심화되어 가고 있다.현정권이 경제민주화,(선별적)복지를 공약으로 내걸어 실행하려고 하지만 과연 짧은 5년 안에 이를 실천할 수가 있을까.이번 정권이 국정원이 선거에 개입하고 일베들의 톡톡한 수고로 말미암아 탄생한 부정선거이고 조작된 선거였음을 자인해야 한다.힘으로 다수를 누르고 착취하려고 하는 발상은 이제는 행복함을 느끼지 못하는 다수계층들이 공감만 하지 않고 연대를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다.또한 동일한 맥락에서 볼 때 신자유주의의 산물인 비정규직,알바의 천국을 줄이고 차별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법제도를 마련하고 적극적인 정책적 개입과 노력의 경주가 다수의 지지를 얻을 때 비로소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마련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가 좋은 점이 많지만 나쁜 점도 많다.나쁜 점은 시장 자유의 원리에 입각하다 보니 대자본가의 독점 자본을 이용하고 사회전반 아니 사회구성원의 의식구조까지 바꿔 놓고 있는 상황이다.신자유주의가 기업 유연화 정책을 내놓고 있다 보니 재벌과 대기업은 계약상의 갑이고 그이외는 을의 입장에서 처신을 해야 한다.그러한 까닭에 재벌,대기업은 천하를 얻은듯 득템을 누리고 있는데 경제선진화의 차원과 입장에서는 결코 공정한 경쟁이 될 수가 없다.비근한 예로 재벌의 일감 몰아주기,부당 내부 거래,하청업체 단가 후려치기,중소기업 기술 및 인력 빼 가기,사업 영역확장을 통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죽이기 등이 과연 시장 자유의 원리일까? 단지 주위의 마트에선 소규모 영세상인을 위해 매월 2회 휴무를 하고는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이는 '언 발에 오줌 누기'식 밖으로 볼 수가 없다.
타인 지향형 사회에서 인간은 특정한 가치관을 갖지 않고 타인이나 세상의 흐름에 자기를 맞추며 살아간다.'''''' 타인 지향형 인간은 고독을 참지 못한다.그리고 고독감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그는 군중 속으로 섞여든다. -리즈먼 『고독한 군중』 P199-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는 셀 수 없이 많다.특히 사회불평등의 차원을 놓고 볼 때 부,소득,일자리를 비롯하여 교육문제,환경.생태문제,자살율,노인의 빈곤율 등이 심각한 수준이다.게다가 세대간의 소통과 대화의 단절이 인간사회의 본모습을 크게 훼손하고 있는 것이다.고독과 익명을 상징하는 고립된 주택들,독립적인 아파트,원룸,오피스텔 등이 점점이 무분별하게 산재되어 있다.개인의 생각과 감정을 지배하여 의식구조마저 바꾸게 하는 주변환경 즉 사회적불평등 요소는 당연 행복의 질을 떨어뜨리는 위해요소이다.경제선진화,복지문제 해결 모두 좋은 말이다.이를 실천하기 위해 걸림돌이 되고 방해하는 세력이 있을지라도 초당적인 거국(擧國)의 차원에서 면모를 일색하려는 노력과 의지를 보여 주어야 할 것이다.행복은 개인의 노력과 의지에 의해 해결할 수도 있지만 지금 한국사회가 돌아가는 상황에서는 개인의 생각과 감정의 헤게모니를 부와 권력을 쥔 소수계층과 기득권층에 있기에 이러한 사회부조리,사회적 모순인 사회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려는 권력층과 계층들의 힘을 합치고 연대해 나가는 인식 전환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