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토리텔링 진화론 - 창작의 원리에서 도구까지 위대한 이야기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이인화 지음 / 해냄 / 2014년 3월
평점 :
그간 글쓰기와 관련하여 작가의 피나는 글쓰기 연습의 노력과 경험담에 관해 읽었던 바 공감이 컸다.무엇을 쓸 것인가를 염두에 두고 자료수집부터 소재발굴,현장 취재,탐문 등이 모티브가 되어 글을 써 내려 갔다고들 한다.작가에 따라서는 아침형 글쓰기가 있는가 하면 올빼미와 같이 저녁형 글쓰기가 잘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한 편의 글이 완성되기까지 작가는 쓰고 고치고 버리고 다시 쓰고 고치고 버리는 과정을 거듭하면서 마음 졸이면서 기다리던 글이 완성이 되어 출판사에 보내지고 다시 편집자에 의해 약간의 손질을 거치면서 글이 시장에 선을 보이는 것으로 생각된다.현대 작가들은 컴퓨터 문명의 이기와 축적된 글쓰기 노하우와 경험에 의해 원하는 글,전달하고자 하는 형식과 내용을 잘 직조하는 수완을 발휘하고 있는 것 같다.
또한 글쓰기는 독서문화의 저변화 및 개인의 창작의욕의 고조와 함께 뜻있는 사람들은 계층을 불문하고 글쓰기에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 같다.창작의 열기가 높아지고 불특정 다수가 이에 참여하다 보니 그 안에는 옥석이 있을 것인데,이왕 글쓰기로 승부로 보려면 글을 본격적으로 쓰기 전에 개인적인 소양과 바탕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글은 어떠한 사건을 풀어 내면서 이것을 읽어 줄 독자들과의 얼굴을 맞대지 않고 행하는 간접적인 대화,소통이기에 글쓰는 사람이 위주가 되는 것 보다는 수많은 독자를 염두에 두고 평가를 받는다는 마음가짐이 우선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다.글의 내용과 전개는 개인의 스타일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겠지만 인물,사건,시.공간적 배경을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이라는 구성 단계를 잘 풀어내야 할 것이다.글을 읽다 보면 글의 활력과 탄탄한 내용전개를 위해 적절한 인용구 및 배경설명도 글이 갖고 있는 생명력이라고 본다.
이인화저자에 의해 쓰여진 《스토리텔링 진화론》은 인지과학과 컴퓨터 공학이 발달하면서 글을 쓰는 작가 이를테면 소설가를 비롯하여 드라마,영화,에니매이션 등과 관련한 작가들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 것인가를 데이터베이스화된 스토리헬퍼가 잘 지원해 주고 있다는 점을 중점내용으로 삼고 있다.현대사회의 매체 환경 변화와 발달에 힘입어 스토리를 생산하는 방법도 상전벽해와 같이 바뀌어 가는 마당에 우려스러운 점은 어느 분야든 개인의 창작력이 과연 살아 꿈틀거릴 것인가이다.현시대가 디지털 문명의 정중앙에 놓여 있어 무엇이든 쉽고 빠르게 목표를 성취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고 특징이라고 생각은 들지만 짧은 노력과 시간으로 디지털 스토리텔링에 의한 글쓰기 작법을 통해 작품다운 작품이 탄생하고 작가의 혼과 정념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을까에 대해 기우가 든다.
스토리텔링은 사건에 대한 진술이 지배적인 담화 양식이다.사건 진술의 내용을 이야기라고 하고 사건 진술의 형식을 담화라 할 때 스토리텔링은 이야기,담화,이야기가 담화로 변하는 과정이라는 세 가지 의미를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 -P15
이인화저자는 좋은 스토리의 판단의 기준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스토리는 먼 곳에서 일어나는 흥미로운 이야기이고 이것을 원방성(遠方性)이라고 부르고 있고,스토리는 청자에게 기억되고자 하는 의도를 갖는 기억유도성이라고 하며,스토리는 오랜 시간 전달 내용의 생명력과 유용성을 유지하는 장기지속성을 띠고 있으며,스토리는 사건,사물과 함깨 그것을 체험한 사람의 흔적을 전달하는 화자성(話者性)이라고 말하고 있다.
좋은 스토리의 요건을 염두에 두고 사건 전개를 위해 필요한 네 가지 상태인 가능성,개연성,잠재성,필연성이 있다. 글쓰는 사람이 처해 있는 시대와 사회의 상황을 비롯하여 어떠한 대상,어떠한 사건을 잘 배합하여 전개,위기,절정,결말을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가를 다양한 각도로 고민하면서 글을 풀어 낼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스토리 전개상 필요한 네 가지 상태 위에 진정한 창작의 힘은 무엇인가도 기본지식으로 알아 놓아야 한다.인지적 활동,정교한 기획 요구,분석적,묙표와 계획과 관습 등의 제약 요건 고려,자유로운 정신의 상상 행위이 창작의 공통의 법칙이라는 점이다.
포스트모더니즘 이후의 시대를 사는 현대 작가들은 삶이란 이글거리는 태양과 같아서 인간의 의식과 언어로는 잘 포착되지 않는,대단히 복잡다단하고 모순적이며 악의적인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그러나 예술적 재현에는 일정한 기준이 존재하지 않으면 안 된다.어떠한 경우에도 예술은 일정한 형식에 따라 삶에 대해 신중하게 의미를 부여하고 해석을 내리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P49
외적 인격을 의미하는 페르소나를 놓고 저장 서사가 서로 다른 만큼 서사 수용 방식도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그것은 독자에 따라 특정한 경험을 추구한다든지,목적을 달성하는 방식,독자의 태도 및 고려 사항에 따라 독자를 유형화하고 있다.몰입형(카타르시스)독자,공감형(연민)독자,추수형(애석)독자,성찰형(소원:疏遠)독자로 나누고 있다.구체적인 수용 유형을 보면 몰입형 독자는 감정 전이,공감형 독자는 체현적 공감,추수형 독자는 서사적 공감,성찰형 독자는 관조적 수용으로 나뉘고 있다.서사의 수용을 거쳐 표상 순환,표상 추출과 표상 재기술,이야기를 만드는 모티브로 이어진다.표상 추출을 위해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의 창작 연대기 12가지 과정이 잘 소개되어 있고,서사 명제,배경-상황,사건-행위를 담고 있는 스토리의 205개의 모티프와 돈,사랑,영생,명예,권력이라는 분류 체계를 읽다 보니 그간 보고 듣고 읽었던 각종 작품들의 면면이 파노라마,주마등과 같이 스쳐 지나갔다.
1990년대부터 탈고전 서사학의 구도가 정보화 혁명의 물결과 더불어 디지털 스토리텔링의 혁명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서사적 창작은 개인의 노력 및 학습에 의해 터득되는 것이 기본이겠지만 이렇게 인지학습의 발달과 컴퓨터 공학이 소프트화 되면서 이젠 창작은 일부 계층의 전유물이 아닌 뜻과 노력이 있는 모든 사람에게 열린 창구로 다가 서고 있다.이것은 학습과 표현의 민주주의화이고 창작자와 수용자의 상호작용의 촉진은 물론 다양하고 참신한 스토리가 속속 출현하는 계기가 구축되어 가는 시대가 아닐 수가 없다.문화산업 육성 차원에서 한국은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 비해 그 인프라가 열악하지만 디지털 스토리텔링의 첫삽을 떴기에 시대의 변화,창작 열기가 맞물리면서 디지털 스토리텔링은 축적된 DB와 함께 모든 인간이 작가의 시대를 맞이했다는 기대감이 앞선다.(www.storyhelper.co.kr 참조)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라는 생각도 들었다.또한 이 글은 디지털 스토리텔링에 대해 다소 전문적인 내용과 잦은 도표 제시 등에 의해 흥미를 잃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글쓰기에 필요한 형식과 내용이 알찼기에 필요할 때마다 읽고 또 읽어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최상이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