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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회인으로 산다 - 연대와 공존으로 나아가는 유쾌한 삶의 방식
데루오카 이츠코 지음, 조한소 옮김 / 궁리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보통 사회인으로 인식되고 인정 받으려면 주민등록증이라는 신분증 및 만19세가 되어 선거권을 취득하는 나이가 아닌가 한다.일단 주민등록증(만17세)이 나오고 선거권을 행사하는 나이가 되면 부모의 동의보다는 개인의 재량에 의해 생각하고 판단하는 시기이다.다만 사회인으로서 정식 활동을 하지 않았기에 인생선배들의 충고와 독서와 같은 간접 체험에 의한 역량을 기를 필요가 있다.부모의 슬하에서 모든 것을 지원 받으며 성장한 청소년이 성년이 되어 본격적인 사회라는 대항해를 맞이할 경우,기존의 생활패턴과 사고방식으로는 험악한 세파를 이겨내지 못할 것은 뻔한 일이다.그러하기게 가능하면 자신과 가장 가깝고 친밀하며 믿음이 가는 부모,친척,스승의 조언을 새겨 듣는 겸허한 자세와 수용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일단 사회인으로 발을 딛게 되면 부모로부터 독립이 가능하다.자기결정권 및 낯설고 불특정 인간관계를 맺어가야 하고,세상에 대한 상식과 교양,사회규범을 스스로 터득할 줄 아는 시민의식도 필요하다.학교생활 속에서 배웠던 교과내용이 사회생활 가운데 적용되는 것은 극히 일부분일 것이기에,새로운 사회환경과 조직생활,자신에게 맡겨진 직무를 위해 학습하고 적응해 나가야 한다.일을 통해 자기계발을 부단히 하고 감동받을 수 있는 인간관계를 축적해 나가면서 경제적 수입 및 신분관리에도 철저하게 신경을 써야 한다.학창시절엔 부모가 자신을 먹여 주고 입혀 주는 등 아낌없는 뒷바라지를 해 주었지만,사회환경은 남이 가지 않은 길을 스스로 개척해 나간다는 굳은 마음의 자세와 노력이 없으면 자칫 도태될 우려도 있다.이것은 내가 사회생활을 하는 가운데 몸소 겪고 느꼈던 소회이기도 하다.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라는 낯설은 환경에 첫발을 디뎠을 때,게으름 피우지 않고 열심히 일하고 늦게까지 잔업을 하게 되면 기본급 외에 수당은 물론이고 인사문제도 자연스레 될 줄 알았다.그런데 지난 직장생활을 되돌아 보니, 부서원의 능력은 고만고만하고 근태도 비슷비슷했는데 인사고과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지를 못했다.낮은 직급에 있었기에 자세한 내막은 구체적이지는 않지만,나보다 먼저 온 선배 사원,직급이 높은 상사들의 의중을 적중시키지 못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다.천성이 고지식하다 보니 남 비위 맞추고 굽신거리는 것을 질색으로 생각했던 터라,일에만 매달린 일벌레였다고 스스로 되돌아 본다.이왕이면 부장급 상사들과의 원활한 인간관계를 잘 맺어 놓을 걸 하고 가끔은 성찰해 본다.비단 직장생활만은 아닌 만큼 거래처,지인 등과의 교류,접촉시에 내 속마음을 감추고 스스로 그들의 마음을 즐겁고 유익하게 할 줄 아는 센스와 기지를 발휘하는 것이 사회생활의 중추가 될지도 모른다.
이 글은 유고 등 난민을 지원하는 NGO(비정부기구)활동에 힘을 쏟고 있는 데루오카이츠코(暉峻淑子)저자가 바라 본 사회인의 자세와 일본이 안고 있는 현상황을 있는 그대로 담담하게 전해 주고 있다.일본이 1990년대 초 거품 경제가 꺼지면서 주가,부동산 등이 폭락하고 '종신고용제'가 성과급으로 바뀌는 과정과 신자유주의시대를 맞고 있는 일본의 정치,경제,사회의 단면과 속성을 낱낱이 보여 주고 있다.일본도 경제위기로 사회전반이 몸살을 앓고 있다.청년 실업의 대란부터 비정규직의 양산,부의 격차 심화,소득분포 불균형이 극단적으로 흘러 가고 있다.특히 1995년 아와지(고베)대지진,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및 쓰나미 대재해 등으로 일본 정치권과 사회구성원 간의 불화 및 이반 현상이 심화되어 갈 뿐 간극이 좁혀지지 않는 엉거주춤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세계 수위를 달리는 노령화 인구에 청년실업이(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늘다 보니 세대간 총성없는 전쟁 돌입상황이 아닌가 싶다.고령층을 위한 연금,건강보험 문제를 청년층이 뒤짚어 써야 할 판국이니 언제 돈 벌어 연애하고 결혼할 것인가.이러한 상황은 비단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다.한국의 상황도 이보다 심했으면 심했지 안심할 수 없는 국가적이고 사회적 문제이다.과연 좋은 사회란 무엇일까?
좋은 사회란 개인으로는 대처할 수 없는 어려움에 부딪쳤을 때 사회적으로 지원함으로써 개인의 자립과 자유로의 길을 여는 사회다.나쁜 사회는 그 반대로,개인으로는 대처할 수 없는 책임을 개인에게 떠맡김으로써 모든 것을 잃게 만든다. -P91
아이러니한 것은 경제대국인 일본이 경제위기를 맞으면서 청년 실업자수가 급격하게 증가하고,먹고 잘 곳이 없어 거리를 전전긍긍하는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대학을 나와도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기가 어려울 뿐 아니라,어렵게 구한 직장이 비정규직이고 입에 풀칠이라고 해야 할 상황에서는 창고 작업과 같은 일용직이라도 하게 되면 PC방을 아지트로 삼아 일을 한다는 것이다.노무자 합숙소와 길거리 생활,만화방,패스트푸드점,편의점을 전전하고 혼자 있기를 원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이러한 날이 계속되다 보면 탈진해 길에 쓰러지고 구급차에 실려 가는 안타까운 사연도 있다.경제 위기 속에 청년층들이 겪는 고충이(신체적,정신적) 크다 보니 우울증,자살,감내하기 어려운 고독을 불러 일으키고 기존의 인간관계마저 끊겨져 버린다는 것이다.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면서 인간과의 돈독한 유대관계가 삶을 보다 풍요롭고 안정적인 정서를 유지해 주는데,남의 나라 일 같지가 않다.게다가 비정규직의 경우에는 특별직 비상근,일반직 비상근,임시적 임용직원,임기제 단시간근무 직원제도 등이 비정규직이면서 한시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이 글을 읽으면서 크게 느꼈던 점은 일본이나 한국이나 교육체제,고용시스템,사회구성원의 정서 등이 비슷하다는 자조감이 든다.개인은 오로지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취업'을 목적으로 학창시절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인생의 참된 가치와 의미,교양을 단지 취업이 모두를 보장해 줄까? 개인과 개인이 모여 사회를 이루고,사회가 개인에게 못해 주는 부분은 '민주주의'는 제도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사회참여와 연대를 통해 공존을 재확인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가려는 의지와 노력이 중요하다고 본다.일본도 기성세대와 청년층 세대 간의 사고방식,시각과 관점의 차이가 매우 크다는 것을 새삼 발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