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신 판 세계문학의 숲 41
크누트 함순 지음, 김석희 옮김 / 시공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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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20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 노르웨이 작가 크누트 함순(이하 함순)의 두 편의 경장편인 《목신 판》과 《빅토리아》을 읽을 기회를 갖게 된 점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매우 의미있는 시간이었다.함순작가에 대해서는 거의 생경할 정도인데 이는 작품다운 작품을 많이 접하지를 못한 나의 게으름과 편독의 소치라고 자성한다.함순작가의 간단한 연보를 읽어 보니 1859년 노르웨이 중남부에서 태어나고 재봉사인 아버지 밑에서 자라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워 외삼촌댁에서 성장하다 경제적인 문제로 미국으로 건너가 막노동에 가까운 잡역을 하는 등 어려운 생활을 하다 20대 후반 다시 노르웨이로 귀국하게 된다.1952년 타계할 때까지 수많은 작품을 남긴 함순은 《흙의 혜택》으로 작가로서의 명성을 떨치게 되었고,헤밍웨이작가는 함순의 문학적 영향을 받았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는 수많은 작품을 남겼는데 작품의 배경과 인물묘사 등은 일괄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가 태어난 노르웨이 중서부 지방의 자연과 바다,숲 그리고 그리스 신화를 비롯하여 생계를 위해 고향을 떠나 외지,타국으로 이동하는 등 젊은 시절의 방황과 그만의 고독이 작품 속에 짙게 배여 있다는 점이다.두 편을 읽으면서 내마음을 사로 잡은 것은 때묻지 않은 노르웨이의 자연과 숲,바다를 배경으로 사냥과 낚시,사랑과 질투,정신적 방황,도피 등의 소주제가 여기 저기에서 발견되고 있는 점이다.함순작가는 노르웨이(19세기 말경)의 대자연 속에서 펼쳐지는 주인공 글란의 방랑적인 떠돌이 생활의 단면이 짙게 배여 있다.이것은 《목신 판에서 잘 나타나 있다.주인공 글란은 바다와 숲을 벗삼아 오두막 생활을 한다. 낚시와 사냥을 떠날 때에는 충견 이솝을 대동한다.섬에서 만난 에르바르다는 글란에게 반하여 키스를 하지만 글란은 사람 사귀는 것이 서툴러서인지 에르바르다가 주도적인 행세를 한다.또 한 명의 여인 에바는 조용하고 순종적이지만 이미 결혼한 유부녀이다.글란은 그의 연적(戀敵)인 마크로부터 질투를 받고 오두막에 불에 휩싸이면서 삶의 터전을 잃고 인도로 몸을 옮긴다.함순작가가 삶의 정처를 정하지 못하고 정신적인 방황과 생계를 위해 미국으로 떠나는 것과 동일한 느낌을 받았다.글란은 인도 여인 매기와 사랑을 나누고 사냥을 하는 등 노르웨이에서와 동일한 생활을 영위하지만 사냥꾼이 쏜 총에 맞아 불귀의 객이 되고 만다.

 

 《빅토리아는 신분차이에 의해 이루어질 수 없으리라 예견되었던 남녀 간의 사랑이 진정한 사랑으로 승화되면서 깊은 울림을 안겨 준다.물레방앗간 자식으로서 후일 시인이 된 요하네스와 성주의 딸 빅토리아간의 사랑 이야기이다.둘은 마음으로는 사랑을 나누는 사이이지만 빅토리아 부모는 빅토리아가 요하네스와 혼인을 맺는 것을 원치 않고,돈과 물질이 풍족한 시종의 자식인 중위 오토와 혼인을 정략적으로 맺게 한다.요하네스는 물에 빠져 죽음의 위기에 처한 카밀라를 살려 준 적이 있는데,카밀라 역시 요하네스에게 사랑 아닌 사랑법으로 접근하지만 결국은 요하네스와의 연(緣)이 길게 가지를 못한다.빅토리아의 남편 오토가 사냥을 나갔다가 죽어서 돌아온 것이다.빅토리아는 상심과 실의에 빠지면서 죽음의 시간이 다가오면서 요하네스의 개인교사에게 편지를 보낸다.자신이 그에게 잘못한 점에 대해 용서를 빌고 모든 날들과 모든 시간에 대해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자신의 본마음을 편지로 대신한다.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일까?

 

 장미꽃들 사이에서 속삭이는 바람-아니,피 속의 노란 인광.가장 늙고 가장 쇠약한 심장조차 끼어들지 않을 수 없는 '죽음의 무도(舞跳)',사랑은 밤이 다가오면 활짝 피는 마거리트 같고,가벼운 입김에도 꽃잎을 닫고 살짝 만지기만 해도 죽어버리는 아네모네 같다. -P230

 

 사랑은 세상의 어떤 것과도 같지 않은 또 다른 무엇이다.사랑은 젊은이가 두 눈으로 두 눈을 보는 봄날 밤에 지구를 찾아온다.젊은이는 응시하고,입술에 입을 맞춘다.두 개의 빛이 그의 가슴속에서 만난 듯한 느낌.별을 섬광처럼 비추는 태양 같은 느낌이다. -P231

 

 

 

노르웨이 대자연의 풍광을 수채화처렴 묘사해 주고 있어 마음마저 정갈해진다.위도상 북극권에 가까운 노르웨이는 밤이 되면 '오로라'도 관측할 수 있어 대우주의 신비로움과 경이로움마저 느끼게 한다.두 편의 글의 남자 주인공 글란과 요하네스는 성격상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주체적으로 이성에게 접근하지 못한 채 수동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요하네스는 신분상 결합할 수 없는 제약조건이 뒤따르지만 결국 죽음을 맞이하는 빅토리아가 요하네스를 진심으로 사랑했고 잊지 않았다고 고백하는 글을 접하면서 사랑은 신분,국경을 떠나 서로에게 맞는 사람들끼리 어울리고 결합해야 한다는 것이 사랑의 조건 중의 조건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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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행 슬로보트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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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과 붕괴 뒤에 무엇이 오든 나는 이제 그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리라˝라는 문구가 인상적입니다.시간과 세월이 지난 뒤에 되돌아 보면 모든 것이 까마득한 옛날,머나먼 세계에서 일어난 일과 같이 느껴지는 것은 인간의 삶의 길이와 비례하여 남을 것만 남은 기억과 추억의 장면일지도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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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의 방정식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6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혁재 옮김 / 재인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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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가시노게이고작가가 이번에는 한여름 날 일본의 작은 어촌을 배경으로 하여 의문의 추락사를 놓고 퍼즐게임을 하듯 흐트러진 퍼즐을 하나 둘씩 채워 나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하리가우라라는 작은 어촌의 로쿠간소,그리고 해저 자원 개발과 관련하여 찬.반 양론이 오고 가는 토론이 외형적인 표피를 이루고 있으며,등장인물에 대한 탐문 수사는 과거와 현재를 오고 가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때는 바야흐로 일본의 오본으로 양력 8월15일을 전후하여 도회지로 나갔던 사람들이 귀성하여 성묘도 하고 친척.지인들과 만나 회포,정을 나누는 시기이다.게다가 주목되는 인물은 초등학생인 교헤이다.그는 부모가 사업 관계로 집을 오래도록 비우는 관계로 고모댁인 로쿠간소에 놀러 오고,여관 근처에서는 해저 자원 개발에 따라 객지에서 찾아 온 손님들로 로쿠간소는 간만에 성수기를 맞게 된다.일본에서는 8월 15일 정도가 되면 교토의 기온축제를 비롯하여 불꽃 놀이가 성행한다.

 

 사건은 교헤이가 고모부와 불꽃 놀이를 하고 난 뒤 여관에서 그리 멀지 않은 제방 바위에 추락사로 보이는 사체가 발견되면서 사건수사가 활발하게 이루어진다.추락사로 보이는 당사자는 경시청 출신이면서 퇴직하여 해저 자원 개발에 관심을 갖고 토론회에 참석했던 츠카하라씨,그는 경시청 재직시에 기본에 충실하고 고지식하며 매우 인간적인 분이었다.그런데 하필이면 제방 위 바위에 투신했을까.또 한사람 로쿠간소 여관에 체류하고 있는 물리학자 유가와씨와 교헤이가 보여 주는 행동들이다.쓰카하라의 죽음을 둘러싸고 유가와는 물리학자로서의 사건과 관련한 예측력이 신통할 정도이다.쓰카하라의 죽음과 여관 주인을 비롯한 주변 인물들에 대한 탐문 자체로서는 알리바이가 형성이 안되기에 방증이라는 수사방식으로 넓혀 나간다.

 

 경시청은 시체를 도쿄로 옮겨 해부에 들어가는데 쓰카하라의 사인(死因)은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것으로 판명이 난다.이 정보를 듣게 된 물리학자 유가와는 쓰카하라가 죽던 날 묶었던 호실(號室)을 들어 가려고 교헤이의 고모부인 시게하루가 여관을 비운 사이,교헤이를 시켜 마스터키를 훔쳐 오라고 시킨다.교헤이는 유가와로부터 페트병 로켓부터 공부하는 법에 이르기까지 자상하게 교육을 받으면서 친숙해졌기에 별다른 생각없이 갖어 온다.유가와는 쓰카하라가 묶었던 방에 들어가 불연소로 인해 발생하는 일산화탄소가 어디에서 새어 나왔는가를 알아 내게 되고,여관에 걸려진 그림을 보고도 그냥 지나치지 않을 정도이다.즉 다른 어촌의 풍경을 누군가가 그린 그림일 것이라고 강하게 추측한다.유가와는 경시청 형사와도 연결이 되어 로쿠간소에서 일어나는 일거수일투족을 치밀하게 수수작용을 하고 있는 간자와도 같은 존재이다.한편 쓰카하라는 생전 돈문제로 연인과의 불화 끝에 자상을 입혀 살인을 저지른 센바의 별장을 찾아 가려도 했던 점을 비롯하여 여관 주인 시게하루의 딸 나루미가 도쿄에서 한적한 어촌 마을로 오게 된 경위 등을 집중 수사하게 된다.센바는 돈문제로 사귀던 호스티스를 죽인 걸로 수감생활을 한 것으로 되어 있지만 실상 그녀를 죽인 사람은 다름 아닌 여관의 딸이었을 줄을 누가 알았겠는가.나루미의 엄마와 센바가 깊은 관계로 가면서 나루미의 친부는 센바였던 것이다.

 

 교헤이가 고모부와 함께 불꽃 놀이를 하던 밤,불꽃이 굴뚝에 튀어 불연소를 발생하게 될까봐 조카 교헤이에게 굴뚝 입구를 종이 상자로 막게 했다.굴뚝을 막게 되니 연기가 역류하여 쓰카하라가 묶었던 방의 벽틈으로 새어 나오고,여행지에서는 불면증이 있다던 쓰카하라는 여관 주인에게 얻은 수면제를 먹고 잠이 든 채 일산화탄소를 흡입하여 결국 여관에서 죽고 말았던 것이다.사체 처리를 놓고 경찰에 신고할 것인가,아니면 여관의 이미지와 경제적 타격을 방지하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을 하다,묘안을 짜낸 것이 쓰카하라의 상의에 솜옷을 걸치게 하고 게타(나막신)를 신긴 채 제방에 던져 버렸던 것이다.또한 교헤이는 여름방학을 맞이하여 한적한 어촌의 풍경과 자연체험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을텐데,낡은 여관의 관리부실 및 시체를 유기한 죄가 1차적으로는 고모 및 고모부에게 있지만 고모부가 시킨대로 굴뚝을 종이 상자로 막았던 자신의 행위를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초등학교 5학년 치고는 매우 영리하고 사리판단이 뚜렷한 학생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을 보면 교헤이도 오랫동안 마음의 상처가 있지 않겠는가라는 생각,그리고 나루미가 중학생 시절 친부였던 센바의 연인을 식칼로 찔러 죽인 것을 센바가 뒤짚어 쓰고 수형생활을 마친 뒤 노숙자 생활을 하던 중 쓰카하라에 의해 발견되었지만 이미 암에 걸려 시한부 삶을 살고 있었던 것인데,센바는 비록 아버지 역할은 못했지만 눈을 감기 전에 자신의 딸인 나루미를 무척 보고 싶고 그리워했을 것이다.

 

 나루미 가족의 얘기를 통해서 비도의적이면서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 반면 병석에 누워 있는 센바의 짧은 얘기(지난 과거는 모두 자신이 안고 가겠다,모든 것을 용서한다)라는 대목에서는 보기 드물게 인간적으로 다가 온다.히가시노 게이고의 다음 작품은 무엇을 갖고 다가올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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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3 - 미천왕, 낙랑 축출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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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간 왕족 세력을 억압하면서 폭정을 일삼던 봉상왕은 조카 을불에게 왕위를 넘겨 주고 말았다.역사 속에 명멸해 갔던 왕들을 보면 폭압과 폭정을 일삼던 군주들의 말로는 불행한 종말을 맞이했다는 것이 역사의 증거이다.좋은 스승을 만나 인성과 사회성을 잘 기르게 되면 누구든 사회에서 바라는 지도자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을불 즉 미천왕(美川王:300~331년 재위)재미와 학습을 동시에 안겨 준다.당시의 구체적 상황은 어느 정도 픽션이 가미되었기에 완전하게 믿을 수는 없지만 개괄적이고 총체적인 당시의 흐름과 상황,각국간의 역학관계는 가늠할 수가 있다.더군다나 고구려 역사가 중국 정부에 의해 심하게 왜곡되면서,급기야 고구려 역사마저 중국의 역사로 흡수하려는 계략과 의도가 분노마저 사게 한다.김진명작가는 힘과 권력이라는 갖은 자의 논리로 고구려 역사를 서술하기 보다는 사회구성원 중 가장 밑바닥에 있는 백성들이 근본이 되고 잃어 버린 고구려 고토를 수복하려는 작가의 의지와 노력이 독자들에게 한국 역사를 다시 보게 하고,한국인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려는 점에서 의미와 가치를 찾을 수가 있다.

 

 "나는 안국군의 손자이며,고추가 돌고 공의 아들이다." -P7

 

 을불이 미천왕으로 즉위하면서 일갈한 일성은 당당하고 우렁찼다.그간 방랑,은둔생활을 하면서 몸과 마음고생을 얼마나 했겠는가.8년이라는 긴 세월은 타지에서 파락호와 같이 보냈지만,안국군의 뜻을 잊지 않으면서 일행을 관리.통제하고,민심을 잘 읽었기에 숙신족의 민심을 크게 얻어 결국 봉상왕을 축출하고 차기 왕위에 오를 수가 있었던 것이다.미천왕으로 왕위에 오른 을불은 요즘말로 조각을 꾸렸다.재정은 저가(猪加),신성태수(新城太守)에는 여노(낙랑출신),숙신 자치주는 아달휼,소우,조불,양우는 장군에 봉했다.창조리는 충신들을 죽인 죄인이라 관직을 한사코 사양하지만 미천왕의 삼고초려에 의해 국상의 자리에 앉게 된다.미천왕을 극진히 보좌하면서 국정 전반을 총괄하는 임무를 띠면서 미천왕은 창조리의 경륜과 지혜를 믿고 국상(國相)에 맡긴다.우선 변방인 숙신족의 삶의 터전을 회복시키고 낙랑과 현도(玄莵)몰아내 서진(西進)을 완수하는 것이 목표였다.서진은 고구려의 국시이고 안국군 전하의 숙원인 만큼 미천왕으로서는 책임이 막중할 수밖에 없다.전쟁으로 철 생산이 줄어든 낙랑은 거꾸로 고구려에 철 요구를 하는 상황에 이른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구려는 이때를 놓쳐서는 안된다.병사들에게 무예를 단련시키고 세력을 키워 낙랑을 축출하기 위해 온힘을 쏟아야 하는 사명에 놓여 있다.

 

 한편 모용외는 군소 부족들을 통합하고,복속하지 않는 우문부,단부 등을 쫓아내는 등 세력을 확장해 나가는 상황이었다.모용외는 아영을 내내 못잊어 하면서 그녀를 곁에 둔 이후에야 황제의 위에 오를 것이고 입버릇처럼 되뇌인다.그 즈음 미천왕에게는 왕후의 대상감이 생겼지만 딱히 선택.결정을 하지 못하고,불안하고 힘들었던 시절 자신을 도와준 소청과 아영을 떠올리게 되는데,소청은 방정균과 결합을 했을 거라 상상하면서 왕후 간택이 차일피일 미뤄져만 간다.총명하고 아름답기로 소문이 난 아영에게 마음이 있는 미천왕의 마음을 읽은 창조리는 음모를 시켜 주가장을 만나 아영의 혼인문제에 대해 물음을 떠보지만 미적거리기만 한다.과연 아영은 누구를 배우자로 생각하고 있을까.고구려 자손으로서 끝까지 고구려인으로 남겠다는 그녀의 굳은 결의가 모용외에게 넘어갈지 아니면 미천왕에게 올지는 내내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변방 숙신에서 낙랑을 향해 전쟁의 양상을 보이던 고구려는 오리무중과 같은 양상이 전개되고,미천왕은 직접 전장에 나가 진두진휘를 하면서 안국군의 도움을 요청한다.전쟁이 혼미한 상황에 다다르면서 숙신을 지키던 장군들이 희생되고,선비족인 모용외군은 현도에 깃발을 날리며 쳐들어 가지만 원하는 것은 아영의 행방이었다.아영은 이미 어디론가 사라진 몸이 되었는데,남장으로 변장한 아영이 전쟁터 막사에서 을불을 만날 줄이야!아영이 자신을 고구려로 보내 달라는 말을 들은 을불은 그 의미가 무엇인가를 알아 차렸다.한편 아영을 놓고 최비와 모용외가 벌이는 심리전은 흥미를 떠나 가소롭기까지 했다.종반에 이르면서 최비는 체념 섞인 말투로 흉노,선비,고구려를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다.한편 을불은 장수,병사들을 진두하면서 낙랑성에 진격하여 한족들

 

 왕후에 오른 아영은 기막힌 재사의 능력을 과시한다.'제살(濟殺)' 이 두 글자의 의미는 백제왕을 죽여 최비를 막겠다는 생각이다.부왕이 낙랑군에 잃고 왕위에 오른 백제 분서왕마저 낙랑인에 의해 목숨을 읽고 만다.당시 백제왕은 창랑의 일격에 의해 절명하면서 최비를 막을 수가 있었던 것이다.종반에 이르면서 최비는 체념 섞인 말투로 흉노,선비,고구려를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다.한편 을불은 장수,병사들을 진두하면서 낙랑성에 진격하여 낙랑과 진의 장졸들에게 항복을 받아 낸다.지리멸렬했던 낙랑과의 한판 승부가 고구려군의 승리로 끝나고,을불은 낙랑성의 백성과 군사들을 해치고 약탈하지 않도록 지시를 내린다.을불과 아영 사이에 태어난 장자 사유(斯有)와 차자 무(武)의 이야기가 4권에서 어떻게 흘러갈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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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2 - 미천왕, 다가오는 전쟁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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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을불은 나뭇꾼,소금장사로 은둔하면서 고구려 주변 정세를 염탐하면서 자신의 힘을 키워 나가던 을불은 종조부 안국군의 유지를 잊지 않으면서 안국군이 세를 키웠던 숙신(肅愼) 땅에 접어 든다.상부 봉상왕의 추적을 피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자신만의 힘과 세력을 키워서 반드시 상부 봉상왕에게 복수를 하겠다는 결의가 가득차 있었던 것이다.낙랑에서 만나 잠깐의 인연을 맺었던 양운거와 소청은 과연 고구려 땅에 안착했을지는 미지수이다.활달하고 명랑하며 사귐성이 있는 소청은 을불을 내내 못잊고 마음으로 기다렸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을불과 저가 일행은 일심동체가 되어 병기를 만들고 세력을 키워 반드시 못되 먹은 봉상왕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 놓겠다는 을불은 몸과 마음,일행과의 의견,상황 등이 뜻대로 되지 않아 고생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게다가 숙신에는 흉년과 기아로 신음하는 백성들은 아이들이 죽으면 묻지 않고 삶아 먹는 전식이 유행하고 있었다.이웃집 죽은 아이와 죽은 자기 아이를 바꿔 먹는 광경을 보면서 을불은 목이 매어 울부짓는다.

 

 당시 고구려는 변방족인 숙신족에게 공물을 바치게 하고 젊은 청년들을 강제노역을 시켰던 것으로 보인다.이러한 비참하고 가련한 상황을 보면서 병기를 만들려고 모은 철을 백성들의 살림과 농기구에 쓰이도록 제공해야 한다고 을불은 주장한다.을불은 가장 밑바닥 생활을 하는 백성들의 삶의 실정을 직접 보고 느꼈기에 자신의 입장과 처지를 뻔히 알면서도 '민본'을 잊지 않았던 것이다.고구려에서 낙랑으로 유민 온 주 대부와 아영이 철 공급을 원활하게 해주면서 을불은 물질적,정신적 도움을 많이 받게 된다.나아가 낙랑은 무제 사마염과 종군시 한솥밥을 먹던 최비(崔琵)가 태수가 되어 군사력과 재정 등을 총책임지게 된다.진의 세력이 약화되면서 낙랑으로 진나라 사람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국가재정이 위기에 봉착하니,토호세력을 숙청하여 재산을 빼앗는 방안까지 생각하는 등 낙랑의 재정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낙랑 땅에는 철이 지천에 깔리면서 주 대부와 아영은 최비와 을불 중간에서 철 공급줄이 된다.쫓기는 반역자의 신분이었던 주 대부는 한편으론 모용외(慕容嵬)에게 기대려고도 한다.아영은 자신을 혼인 상대로 생각하는 모용외에게 마음이 없을 뿐더러 고구려 사람으로 살아가려는 심지가 짙다.

 

 아영은 미모의 가인의 빛을 띠면서도 사리판단,예지력,통찰력이 강한 여성이다.모용외가 진정으로 노리는 꼼수가 무엇인가를 간파할 줄 아는데,묘하게 을불에게 마음을 두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그녀가 고구려 출신으로서 언젠가는 다시 고구려로 회귀하고 을불이 왕족출신으로서 방랑의 생활을 하고 있지만 멀지 않은 시기에 을불은 고구려의 왕이 될 잠재력이 재목감이라는 것을 점치고 있었기에 쉽게 모용외에게 접근,소통을 하지 않으려 하는 것이다.아영은 매우 영악하고 정치감각이 강한 여성임을 부각시키고 있다는 점다.최비가 이끄는 낙랑과 모용외가 이끄는 전연간의 난전이 펼쳐지고 일진일퇴를 연출한다.그러한 가운데 모용외는 아영을 염두에 두고 형제의 연을 맺기도 한다.한편 을불이 숙신의 홀한주성에 도착하면서 환영을 받는다.숙신족으로서는 존경의 대상이었던 안국군이 봉상왕에게 척살되었기에 을불의 숙신 도성 진입은 대리만족과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안겨 주고도 남았던 것이다.헐벗고 굶주린 백성들에게 손수 밥을 지어 백성들에게 밥을 퍼주니 그 고마움과 든든함이 어디 가겠는가.민심을 얻고 무예를 잘 단련하던 을불은 숙신을 얻게 되면서 고구려로 진격할 만반의 준비를 갖추게 되었다.역시 민심은 천심이라는 말이 맞아 떨어졌던 것이다.

 

 을불이 평양성을 점령하고 직찰대를 소탕한 을불은 이제 봉상왕을 납작코로 만들면 되는 것이다.그는 키가 나지 않게 변장을 한 채,봉상왕이 학수고대하던 대장군 고노자의 녹번,역적 을불을 죽인 대장군의 승전보만 기다리고 있을 때,을불이 전령으로 나타나 이를 전하려 할 때 그의 정체가 상부에게 탄로가 나 죽음의 순간에 직면했을 때,창조리와 고구의 덕에 목숨을 건지고,상부 봉상왕은 지체가 역전되어 을불에게 목숨을 구걸하는 상황으로 바뀌게 되었다.이제 을불은 부패하고 폭악한 왕권을 되돌려서 백성을 근본으로 하는 정치를 시행하려고 했다.백성을 위하고 낙랑과 같은 고토 수복을 위해 힘쓰겠노라고 다짐한다.황하족의 군현을 몰아내고 요하의 동서남북을 차지하여 요하족이 일어난 터전을 되찾으겠다는 결의가 가슴 뭉클하게 다가온다.김진명작가다운 고대사 인식과 서술이 후손의 한사람으로서 울림과 반향이 크게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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