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게 되어 영광입니다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31
미나가와 히로코 지음, 김선영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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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법의학이 발달한 현대사회는 죽음이 의문으로 남게 되는 경우에는 보호자의 동의 내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부검을 실시하여 사인(死因)을 규명하여 유족의 궁금증을 풀어 주고,범죄사건 해결을 위한 단초가 된다.대중들의 관심을 모으는 법의학에 의한 부검 실시를 떠나 개인 해부교실 운영을 소재로 일어나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다룬 《열게 되어 영광입니다》는 제목이 말해주듯 시신을 눈 앞에 두고 경건한 마음으로 내뱉은 말일 것이다.개인 해부교실과 관련하여 의문의 살인 사건과 주변 인물들의 행각 그리고 이를 조사하고 판단을 내리는 치안판사 등 다양한 등장인물이 소개되어 있다.특이한 것은 다수의 등장인물과 역할마저 다양하기에 등장인물의 이름과 역할을 세심하게 소개해 주고 있어 독자의 한사람으로서 이야기의 이해,몰입,전개에 따른 흥미유발 및 추리의 재미가 쏠쏠하기만 했다.

 

 18세기 영국 런던을 공간배경으로 전개되는 개인 해부교실에는 운영자 대니얼을 비롯하여 그의 제자,해부교실 경영자 그리고 살인사건과 연계되는 주식 중개인,저널 사장,치안판사,사체 도굴꾼 등이 등장하고 있다.사체 도굴꾼과 연계되어 사체를 운반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해부 교실과는 무관한 시인을 꿈꾸는 소년도 있다.시인이면서 해부교실 제자들과 얼굴을 트면서 친밀해지기도 하고 남작 영애(令愛)와의 관계,재산증식 및 부채탕감 등을 미끼로 주식 중개인과 은행 관계자 등이 얽히고 설키면서 스토리의 재미를 더해 주고 있다.치안판사인 존 필딩은 맹인(盲人)으로서 조카를 조수로 두면서 사건조사를 진행해 나가고 있다.사건수사를 1차적으로 경찰이 맡는 것이 수순인데 이 글에서는 치안판사가 거의 전과정을 맡고 있는 점이 특색이며,주변 인물들의 탐문 및 증언과 당시의 상황을 추리해 내어 판결을 내리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18세기 당시 영국에서는 교회 무덤으로 가려면 타살로 인정 받아야 했던 것 같다.자살은 기독교 윤리관점에서 허용이 되지 않기에,비록 자살일지라도 누군가에 의해 손목을 그어 비소를 탄 물에 손목을 넣어 치사에 이르게 한다든지,고의로 타박상을 입힌다든지 사지 절단을 한다든지 하여 자살을 타살로 위장하여 교회 무덤에 묻히기를 바랐던 것이 당시의 인습인 것 같다.그런데 개인 해부교실 난롯가에서 발견된 몇 구의 시체들이 의문점으로 남으면서 치안판사에 의해 수사가 진행된다.해부교실 운영자들에 의해 살해가 밝혀지는 날에는 해부교실은 공중분해가 되기에 어떻게든 이 사건으로부터 회피하려 하지만 흩어져 있던 수수께끼가 하나 둘씩 풀리면서 치안판사는 관대한 판결을 내리는 모습을 보여 준다.반전은 고시(古詩)가 위작(僞作)으로 판명되어 누군가에 의해 자살을 타살로 꾸며 죽었다고 여겼던 시인 네이선이 살아 돌아오는 모습에서 깜짝 쇼를 연상하게 하기도 하고,은행직원,주식 중개인,저널 사장 들이 금전과 유착하여 벌인 기괴한 살인사건은 호기심을 자극하는 해부교실도 그렇지만,돈 문제는 어느 시대에서든 인간의 그릇된 욕망과 관련 당사자 간의 이해관계로 인해 빚어지는 필연적인 귀결인가에 대해 생각하니 씁쓸하기 짝이 없다.돈과 물질이 인간의 삶과 사고를 지배하는 세태에서 개인은 어떠한 삶의 자세와 처신을 해야 할 것인가까지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이 글을 읽으면서 느끼는 점은 개인 해부교실을 운영하면서 사체 부검을 마치고 필요한 부위를 표본조사를 하는 등 인체의 신비,사체에 대한 해부 등에 대해 자연스레 관심과 흥미를 갖게 되었다.18세기에는 의학과 과학,법의학이 발달되지 않았던 시대를 감안하면 개인 해부교실은 분명 현대 해부학의 기초가 되었을지도 모른다.또한 시체를 훔친다든지 해부교실 제자와 도굴꾼 간의 시체 매매,그리고 해부교실 운영을 위해 필수적인 자금문제를 놓고 주식 중개인,저널 사장들이 혐의를 받으면서 자승자박의 수형생활을 하기도 한다.냉동시설,첨단장비가 미비했으리라 생각되는 당시의 해부사정은 열악하고 조잡했을 것이지만,해부교실 소재 자체가 참신하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또한 18세기 영국에서는 민간인의 고소가 있어야 재판이 가능했다.일단 고소를 하게 되면 범인 체포,재판 비용 모두를 고소자가 지불해야 했기에,돈이 없는 사람은 아무리 억울한 사정을 당했어도 '벙어리 냉가슴'으로 끙끙 앓아야만 했던 것으로 보여진다.이 글이 2012년 본격 미스터리문학대상을 수상했으며,작가 미나가와 히로코 2013년 추리소설 발전에 공헌한 작가에게 주는 일본 미스터리문학대상의 제16회 수상자가 되었던 만큼 미스터리대상으로 손색이 없는 걸작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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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데타의 기술 - 권력을 빼앗으려는 자와 지키려는 자의 전략전술
쿠르치오 말라파르테 지음, 이성근.정기인 옮김, 문준영 감수해제 / 이책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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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총,칼,화기 등 무력(武力)의해 체제를 전복하여 정권을 찬탈하는 행위를 흔히 쿠데타라고 부른다.독불장군이라는 말이 있듯 혼자서는 성사를 시킬 수가 없는 것이 쿠데타일진대,근.현대사 속에서 발생했던 쿠데타 사건은 대부분 말로(末路)가 비극으로 끝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그것은 힘과 권력이라는 무력이 많은 사람들의 삶을 도탄에 빠뜨리고 처참하게 희생시켰기 때문에 쿠데타를 일으킨 소수층의 잔치와 같은 꼴이 아닌가 싶다.쿠데타는 성공하면 좋지만 불발로 끝나는 경우에는 주동자를 비롯한 동조세력들은 기득권층에 의해 탄압,투옥,살해,살해,망명 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그래서 쿠데타,게릴라와 같은 용어를 접하다 보면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인 면이 강렬하면서,이념.사상이라는 이데올로기를 먼저 상기시키기도 한다.이념과 사상이 극단적으로 치달으면서 정권찬탈에 의한 희생양이 많다는 것을 권력투쟁의 역사에서 간접체험했기에 섬뜩하고 가혹하기만 하다.

 

 그러나 쿠데타를 일으키려 기도(企圖)하거나 실행으로 옮겨 성공한 인물들의 권력쟁탈전은 무력으로만으로는 반드시 성사를 시키지 못하고,치밀한 전략,전술은 물론 당대의 사회상과 국민들의 호응,그리고 이웃 나라와의 동맹과 같은 절묘한 힘의 역학관계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1,2차 세계대전은 동맹국,연합국과의 밀고 당기는 과정과 경제적 대공황,입헌군주제 등이 얽히고 설키면서 쿠데타 모의가 성공을 좌우하기도 한다.비록 쿠데타가 성공하여 정권을 장악했을지라도 시대의 변화,시대의 요구에 의해 그들의 생명은 길지 못했다는 것이 소중한 역사의 반증이고 교훈이라는 점도 간과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쿠데타의 기술》의 저자 말라파르테는 1,2차 세계대전과 쿠데타를 일으켰던 장본인의 권력찬탈과정을 픽션에 가깝게 서술하고 있다.1,2차 세계대전을 뒤로 하고 프랑스 나폴레옹을 근대적 쿠데타의 시초로 보고 있다.19세기 초 프랑스 공화제를 폐지하고 황제 자리에 오른 나폴레옹은 '법의 준수','의회적 절차'에 의해 정권을 찬탈한 인물로 묘사하고 있는 반면,말라파르테저자가 이상적이면서 '성공한'쿠데타는 무솔리니의 파시스트 로마 진군과 러시아 볼세비키의 10월 혁명으로 보고 있다.무솔리니는 2차 세계대전의 후반에 이르러 파시스트들마저 그에게 등을 돌리면서 레지스탕스에 의해 살해되고 만다.쿠데타의 시점을 1917년 볼세비키 10월 혁명으로 보고 있는 저자는 그뒤 무솔리니의 파시스트,폴란드의 피우스트스키의 쿠데타,스페인의 프리모 데 리베라 장군가 알폰소 13세 국왕의 지원하에 친정(親政) 쿠데타,화가가 꿈이던 히틀러는 연설과 정치적 감각이 뛰어나 DAP당에 입당하면서 2차 세계대전의 나치즘으로 세상을 발칵 뒤집게 한다.

 

 이 글에 나오는 쿠데타의 주역들은 (나폴레옹만 제외하고) 대부분 마르크스 사회주의의 영향을 받은 점이 공통점이다.1931년 《쿠데타의 기술》이 발간되면서 영미권의 자유주의,진보 계열 언론들로부터 자유를 방어하는데 적합한 수단들이 다른 한편으로는 이를 억압하는데 악용의 소지도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그러나 전체주의 정부들은 출간을 금지시키고,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체제전복의 전형으로 인식하여 금서로 지정했다.당시에는 그렇게 인식을 했어도 현재의 시각과 관점에서는 이념과 사상에 대한 이해와 인식의 차원으로 볼 수밖에 없기에 격세지감마저 든다.

 

 러시아에서 볼세비키 혁명이 성공을 거두면서 레닌은 일약 전제국가의 스타로 떠오르게 된다.그의 곁에는 트로츠키 혁명가가 있었다.레닌의 전략,트로츠키의 전술이 유효했고,5년 여의 소모전에 가까운 내전은 백군이 항복하면서 볼세비키 정권의 승리로 끝난다.트로츠키 전술의 특징은 각국 정부들에게 보다 현실적이고 영구적인 위협이 되는 것이다.그런데 레닌의 사망후 레닌주의의 교조적인 통일을 위협하게 되고,트로츠키는 이를 잘 잡지를 못한 채,새롭게 떠오른 스탈린에 의해 실각되면서 스탈린 추종세력에 의해 망명지 멕시코에서 암살을 당하고 만다.스탈린의 힘은 냉정과 인내,과묵함과 차가움,완강함에 있었으며,트로츠키를 불쌍한 유대인쯤으로 깔봤다.쿠데타의 커다란 축(軸)인 독일의 히틀러는 본래 화가 지망생으로서 예술적인 기질이 강했지만 DAP당에서 행한 정치적 연설이 호응을 얻게 되면서 정치입문을 하게 되고,1929년 세계 경제대공황을 맞이하면서 히틀러는 발빠른 정치수완을 발휘하게 된다.선동적이고 정치야심에 가득찬 히틀러는 독일국민들의 희망의 화신으로 삼게 만든다.히틀러와 비슷한 시기에 바우러라는 인물은 미르크스의 근본 원리를 국가 방어에 적용한 사람으로서 현대 혁명사에서 기억할 만한 인물이기도 하다.히틀러는 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를 달리고 있을 무렵,독일민족인 아리안족의 우월성을 내세워 유대민족을 대청소하게 되는데 이는 그의 심성상 질투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그는 나치 혁명을 성공시키면서 자신을 법의 수호자,민족적 전통의 회복자,국가의 공복(公僕)이라는 자세를 취한다.결국 독일이 패망하면서 그는 부인과 함께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만다.

 

 말라파트테저자는 작가,종군기자,파시스트 당원을 자인하지만 이탈리아 정부에 의해 추방되고 떠돌이 생활을 하게 되지만,《쿠데타의 기술》은 민주주의 국가이든 사회주의 국가이든 지도자들에겐 국가방어로서 요긴할 수도 있고 정권을 찬탈하려는 세력에게 유용한 지침서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20세기 초.중반 유럽 각국에서 발생한 쿠데타와 관련한 사례와 인물들의 군력탐욕의 역사를 정치사회적인 입장에서 고찰해 보는 유익한 계기가 되어 다행스러웠다.마오저둥이 말한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라는 말이 이 도서를 읽으면서 수미일관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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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교토를 두 번을 갔다 왔습니다.길게는 3개월 짧게는 3박 4일 일정이었는데,헤이안시대(8세기말~거의 400년간)의 고도이고 불교가 융성한 탓에 곳곳에 사찰이 참 많았던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교토는 바둑판과 같이 구획이 계획된 도시이라 시선하게 정렬되어 있는 점,동.서.북이 분지라 고온다습한 기후,전통 견직물,염료의 생산지,그외 볼 만한 관광지(아라시 야마 등)가 많아서 외지에서 찾아 오는 손님이 많은 교토는 분명 일본의 보물이 아닐 수가 없죠.유홍준저자의 교토에 대한 해설이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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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과 중난하이 사람들 - 중국 전문작가 홍순도 특파원이 발로 쓴 최신 중국 권력지도 150 중국을 움직이는 사람들 시리즈 1
홍순도 지음 / 서교출판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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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나라나 국가의 수장이 재직하는 장소가 있다.한국은 청와대,미국은 백악관이 있듯 중국은 중난하이(中南海)가 있다.중난하이는 죽의 장막이라고 할 만큼 베일에 가려져 있는 곳이다.일명 철옹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하다.1949년 신중국이 탄생하면서 당시 마오저둥은 중난하이를 집무처로 선호하지 않았는데 정치국원들의 압도적인 찬성에 의해 중난하이에서 집무를 보게 되었다고 한다.우선 정치국원(25인)이 되면 중난하이에 들어 갈 자격이 생기고,일반인들이 누릴 수 없는 각종 호사스러운 생활을 할 수가 있는 특권을 갖게 되는 것이다.또한 정치국원만 들어 가는 것이 아닌 정치국원 식솔들이 함께 생활할 수 있기에 정치국원 자녀들끼리는 특권계층이라는 자부심과 우월감을 자연스레 형성하고,경우에 따라서는 중난하이 커플이 탄생했다고도 한다.

 

 오랜 시간 중국 특파원 생활과 절친한 중국인맥을 통해 《중난하이 사람들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하는 홍순도저자 그간 《화폐전쟁 2~4》 및 《진시황 강의》를 통해 꼼꼼한 번역과 중국 현지사정에 밝은 '중국통'이라는 것을 느꼈다.중난하이 행정구역명은 시청취(西城區) 푸요졔(府右街)가 정식명칭이다.정치국무원들은 그렇다 치고 그들의 자녀들은 신분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어울리고 교제한다(먼당후두이:門當戶對)는 말이 있으며,태어날 때부터 VVIP실에서 태어나고 양육과 교육도 최고의 시설에서 받는다고 한다.서울의 강남8학군마냥 베이징도 명문고가 있는데 그곳이 베이징쓰중(北京四中)이면서 학생과 학부모의 선망이라고 한다.이들은 정치적,사회적으로 커다란 물의를 빚지 않는 이상 태자당 출신으로 신분은 욱일승천할 수가 있다고 한다.중난하이는 화폐전쟁의 진원지가 될 것이 틀림없다.

 

 중국 베이징의 정치1번지라고 할 수 있는 베이징의 신화먼 부근은 철통같은 경호로 삼엄한 경계가 숨막힐 지경일 것이다.홍순도저자는 중난하이 사람들의 역사와 현상을 집필하기 위해 관련 기사를 이 잡듯이 찾아 내어 정리하고,중국인들의 아낌없는 자료 및 구술에 의해 《중난하이 사람들》이 출간되었던 것으로 보여진다.사실적이고 생동감 있는 문체와 저자만의 독특한 스토리텔링은 중국에 관심과 애정이 많은 내게 재미와 흥미를 한층 더 높여 주었다.중국을 움직이고,세계를 움직이는 컨트롤타워와 주인공,선발제인으로 천하를 움켜쥐라,화폐전쟁 진원지,보이지 않는 실세들로 엮어져 있다.

 

 중국은 우선 G2국가로서 외화보유고 면에서는 세계 제1이면서,모든 분야에서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향후 몇 년 사이에 미국을 추월하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흥미로운 점은 중난하이에는 핫라인이 미국과만 설치되어 있다는 점이다.미국 외에는 대결상대가 아니다 라는 자부심이 충만되어 있다는 점이다.괄목할 만한 경제성장을 보이고 있는 중국이 과연 경제대국답게 경제성장 속에 내재되어 온 산적한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실천해 나갈지는 두고 볼 일이다.거의 14억에 육박하는 중국 인구에 눈에 가시로 보여지는 소수민족 달래기까지 중국 정치부는 민생 살리기에 온힘을 쏟고 있는 듯 하다.현재 정치상무위원 7인이 중난하이의 실세로서 각자 맡은 분야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고,차세대 실세들까지 고려한다면 현재 시진핑 주석의 지도력과 계파(태자당,공청단,상하이방 등)간의 역학관계로 흥미진진하기만 하다.

 

 중국 대장정을 성공으로 이끈 마오저둥,저우언라이,덩사오핑,주더,펑더화이류사오치,린뱌오 등이 중난하이 1세대라고 한다면 장저민,후진타오,시진핑 등은 중난하이 2세대라고 할 수가 있다.과연 3세대는 누가 될 것인지를 두고 이런 저런 말이 나오고 있지만,지금 자신들이 맡고 있는 위치에서 처세를 무탈하게 해야 할 것이다.중난하이행 티켓을 거의 다 따놓고 부적절하고 부패한 꼴을 보여 주었던 보시라이,천시퉁,천량위 등이 있었다.또한 마오저둥의 넷째 부인 장칭의 정치야욕에 의해 희생된 류사오치 부인 양광메이 등의 불운은 안타깝기만 하다.정치야욕이 강했던 장칭은 문혁 기간 중 실세로 안착하기 위해 4인방으로 행세하지만 마오가 죽은 뒤 그녀는 사형을 언도받고 복역하던 중 자살로 생을 마감하게 된다.참된 지도자가 되려면 천시,지리,인치가 기본 요건이 아닐까 새삼 되뇌어 본다.

 

 정치상무위원 7인을 비롯하여 정치국원들은 매주 정례적으로 몇 차례씩 모여 자신의 분야가 아닌 것들을 주제로 삼아 학습과 토론을 하기도 하며,민생문제,현안문제 등을 심도있게 다루기도 한다.교과흥국(敎科興國)을 기치로 내걸은(1986년) 중국은 모든 분야에서 선진국 수준을 향해 최고의 인재를 수혈(受血)하여 최고의 연구환경과 최고의 대우를 해 주고 있다.이제 시진핑 시대를 맞이하여 시진핑은 대국민 연설을 통해 '중궈멍(中國夢)', 즉 중국의 꿈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렸다.자신의 시대에 G1 국가가 될 것이라는 선언을 대내외에 천명한 것으로 보여진다.

 

 인상에 남는 부분은 《중난하이 건강장수 독본이다 이것은 당 총서기를 비롯한 최고 지도자들이 지켜야 할 기본 내용 두개의 네 가지이다.첫 번째는 '네 가지의 기본'이다.합리적인 식생활,적당한 운동,금연과 절주,마음의 평화 유지이다.다음 명심해야 할 '가장 좋은 네 가지'인데,가장 좋은 의사는 자신,가장 좋은 약은 시간,가장 좋은 심리 상태는 편안하고 조용함,가장 좋은 운동은 걷는 것이라는 점이다.-P55

 

 밀고 당기면서 정치적 수업을 쌓아 나가고 눈도장과 처세,공적,꽌시에 의해 중난하이에 들어갈 것인지 아닌지에 대한 명암이 엇갈린다.시진핑은 태자당 출신으로서 어린시절 중난하이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기에 다시 고향에 돌아간 느낌이었을 것이다.속칭 나대면서 사회적 비리,부패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에 SNS가 발달되어 누린꾼들에 의해 소문이 일파만파 퍼지고 만다.대표적인 예가 전(前)충칭시장이었던 보시라이(薄熙來)이다.권력형 비리에 마누라마저 영국 애인이었던 남자를 살해하면서 그에 대한 비리의 전말이 공안국장 왕리쥔에 의해 밝혀지면서 보시라이는 자승자박의 벌을 받고 있다.그외 중국 수뇌부의 곁에서 일하는 기사,요리사,통역관 등이 수뇌부의 눈에 잘 들어와 인생역전을 하는 사람들도 있으며,1980년대,1990년대 태어난 세대들은 자유분방,호사스러운 생활을 맘껏 누리고 있다.이들이 부모의 후광 및 자신의 정치적 수업과 노력,처신을 잘한다면 중난하이행 티켓은 문제가 없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중국의 정치1번지 중난하이의 속살을 조금이나마 이해를 하게 되고,그들이 G1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해 치밀한 계획과 연구,실천이 속속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되었다.이에 한국 정치계도 국리민복을 위해 실천적이고 알찬 정치행보를 보여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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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러비드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16
토니 모리슨 지음, 최인자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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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노예역사

 

 노예제도가 처음 시작된 연대는 확실치 않으나 신석대 시대와 청동기시대에 타부족,타 씨족을 정복하면서 정복된 부족 또는 부락을 하층민에서 부린 것에서 출발하고 있다.노예제에 관한 기록은 함무하비 법전,성서,고조선의 법조문에 노예에 대한 규정이 존재하고 있다.이러한 노예제는 수메르 문명을 비롯하여 고대 이집트,아카드 제국,아시리아,고대 그리스,고대 로마,이슬람 아랍 제국 등 거의 모든 고대 문명에 등장하고 있다.노예 제도는 채무 노예,범죄자 출신,전쟁 포로 출신,아동 유기,노예가 낳은 자식 등 여러 종류가 혼재되어 있다.노예무역은 크게 대별하면 대서양 노예 무역,아랍의 노예 무역,유럽의 노예 무역,아프리카,아시아,미국,한국 등에 널리 존재했다.

 

 노예의 발생 원인은 선천적인 노예,후천적인 노예 등으로 대별되며,노예들이 해방되는 특수한 경우도 있다.나아가 노예들이 사회에서 활동할 수 없는 분야도 있었으며,아프리카인에 대한 노예화에 반대한 사례는 독일인과 네덜란드인 퀘이커를 필두로 1863년 링컨에 의해 노예 해방 선언을 했으며,1865년 전미 노예 제도를 금지하였다.1948년 국제 연합 총회에서 세계 인권 선언을 채택하여 노예제에서 해방되는 것은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인권이라고 선포했다.세계 인권 선언 제4조는 다음과 같다.

 

 아무도 노예의 신분이나 노예의 상태에 얽매어 있지 아니한다.노예제도와 노예매매는 어떤

형태이건 금지된다.

 

 그러나 법률상으로는 노예제가 완전 폐지되었지만,아직도 개발도상국가에서는 아동 노동착취,인신매매 등이 횡행하고 있어 현대판 노예제는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음성적으로 독버섯과 같이 자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인권,자유,생명이라는 인간의 최소한의 권리가 짐승만도 못한 비인간적인 취급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착취,구타,강간,학살 등으로 희생되었던 것이다.21세기 현재에도 노예제의 참혹한 현장이 르포,다큐멘터리로 소개되고 있는 가운데,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얼마나 참혹하게 힘있는 자들에게 지옥과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을지를 생각하면 동인류로서 통탄과 분노를 금할 수가 없다.이번 문학동네출간 빌러비드/토니 모리슨저와 글항아리출간 노예12년/솔로몬 노섭은 공히 인간의 자유와 생명력을 빼앗기고 착취 당했던 고통과 좌절,자유에의 갈망을 그리고 있고,흑인이 인종편견으로 인해 백인으로부터 착취와 감시,자유를 빼앗겼던 시기를 그리고 있다.또한 두 작품이 실화(實話)이며 부모 역시 노예출신인 점이 공통점이다.일종의 선천적 노예라고 할 수가 있다.

 

2.노예12년

 

 자유인에서 노예로 신분이 바뀌면서 12년(1841~1853)간 노예생활의 실상과 자유인으로의 갈망을 간절하게 그리고 있다.뉴욕출신으로서 실업자가 된 노섭은 일자리를 알아 보던 중 음악 반주 관련자들을 만나 그의 특기인 바이올린을 켜 주면서 돈을 손에 쥐게 되지만 그 달콤한 시간은 오래 가지를 못한다.노예매매자와 연결된 자들에 의해 감금되면서 그는 뉴욕에서 워싱턴으로 다시 루이지애나 레등 강을 거쳐 뉴올리언즈의 목화 농장에서 자유인의 신분으로 해방될 때까지 비인간적인 처우를 받으며 감내해야 했다.그는 노예생활을 하면서 선량한 노예주를 만나기도 하지만 현실적인 노예제도로 인해 노예로부터 자유인으로 해방되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당시 미국은 주(州)간 노예제를 반대하는 주도 있고 노예제를 관행적으로 시행하는 주도 있었던 것으로 보여진다.같은 인간으로서 가슴 아픈 점은 노예매매 현장에서의 일인데,여자 노예 중에 상류층의 삶의 경험이 있던 일라이자가 딸과 어쩔 수 없이 헤어져야 하는 장면이었다.전 노예주가 딸을 키워 비싼 값에 팔려고 엄마인 일라이자와 떼어 놓는 장면에서 일라이자는 몸부림과 통곡으로 딸과 함께 가겠다고 노예주에게 애원하지만 비정하게도 모녀는 헤어지고 만다.

 

 솔로몬 노섭은 기혼자로서 처자와 생이별을 하게 된 꼴인데,단 한시도 자유인이 되겠다는 꿈을 버리지 않는다.우여곡절 끝에 그는 인권 변호사를 알게 되어 그가 부당한 입장,신분에 있기에 반드시 자유인이 되어 주기를 청원하여 솔로몬 노섭의 전후사정이 법원에 제출되어 자유인으로 환생한다.물론 12년 간을 생이별했던 가족들과의 해후는 기쁨과 환희 그 자체였을 것이다.이후 솔로몬 노섭은 노예제 및 자유인으로 해방된 과정을 위해 강연을 하기도 하고,농사일을 했다고 한다.그의 삶의 마지막은 어떻게 되었는지 알려진 바가 없다고 하니 안타깝기만 하다.솔로몬 노섭의 노예생활 12년은 인종편견과 비인간적인 처우 즉 짐승만도 못한 가혹한 노예현장은 무시무시하기만 하다.글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시간과 장소,노예주와 노예간의 심리적 갈등과 분노 등의 묘사가 매우 사실적이고 생생하게 다가 오고 있는 점이 특색이고,솔로몬 노섭은 쥐도 새도 모르게 노예로 팔려 간다는 자신의 미욱함을 추스리면서 어떻게든 자유인으로 되돌아 가려는 굳은 의지와 노력이 강렬하고 간절함이 묻어 나고 있는 점이다.

 

3.빌러비드(Be Loved:사랑받은 이)

 

 빌러비드는 1993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토니 모리슨작가의 노예문제에 관한 이야기이다.이 글도 노예12년과 동일하게 실화를 바탕으로 노예로 살다 도망친 마거릿 가너의 삶이 모티브가 되어 이 작품을 구상하고 작품화되었다고 한다.

 

 1873년 미국 남북전쟁이 끝나고 노예 선언 해방까지 되었지만 미국내에서는 노예제가 잔존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주인공 세서도 선천적인 노예출신으로서 비참한 노예생활을 자식들에게 되물림 해주고 싶지 않아 자식을 처참하게 죽인 죄로 재판을 받게 되고,수용소 생활을 마치고 거주공간인 스위트 홈에서 지난 시절을 회고하는 형식으로 스토리가 진행되고 있다.그녀에겐 핼리라는 남편과 덴버라는 딸이 있지만 남편 핼리는 집을 나가고 대신 같은 노예인 폴 딘이 세서 곁에서 그녀의 마음을 다잡게 해준다.어느날 셋이서 서커스를 구경하고 돌아오던 날,문 밖에서 만난 유령의 소녀가 바로 세서 자신이 죽인 빌러비드였던 것이다.빌러비드는 갓난아기 때 친모로부터 살해 당했지만 그 원혼(怨魂)이 되살아 난 듯 세서의 목을 조이기도 하고 사랑받지 못해서인지 적극적인 애무도 마다하지 않는다.소유욕과 애정욕을 느끼게 한다.노예12년이 사실적이면서 생동감 있게 현장감을 재현해 주었다면 빌러비드는 지난 18년 간 세서가 정신적으로 안고 살아 왔던 시절의 고통과 상처를 폴 딘과 시어머니인 베이비 석스의 정신적 가르침이 그녀의 삶을 지탱해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세월이란 걸 믿기가 힘들다고.어떤 순간은 떠나가.그냥 흘러가지.또 어떤 순간은 그냥 머물러 있고.(...)어떤 일들은 까맣게 잊어버리지만, 또 어떤 일들은 절대 잊지 못하잖니.하지만 그게 아니었어.그 자리.자리가 여전히 거기 남아 있어."  -P67

 

 

 무대배경이 오하이오 주였는데 노예에 대한 비인간적인 처우,착취가 매우 심했던 모양이다.베이비 석스는 오하이오를 떠나 신시내티로 가기로 결심한 이유는 노예 생활이 그녀의 '다리아 등,머리,눈,손,신장,자궁 그리고 혀까지 망가뜨려 놓았기 때문에' 먹고살 수 있는 수단이 심장 말고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아서였다고 한다.그래서 베이비 석스는 교회 없는 목사가 되어 신도들을 방문하여 자신의 넓은 심장을 활짝 열어 그들이 마음껏 쓸 수 있게 했다고 한다.한편 세서의 비극은 백인 여자의 속치마에 싸인 갓난아이를 가슴에 안고 뛰어내린 순간부터 124번지에 비극이 시작되었다고 회고하고 있다.이야기가 과거와 현재가 크로스식으로 전개되고 있는 점이 특색이며,유령의 화신인 빌러비드는 폴 디에 의해 쫓겨 나면서 폴 디와 세서는 과거를 청산하고 미래에의 꿈을 그려 나간다.

 

 "세서,당신과 나,우리에겐 어느 누구보다 많은 어제가 있어.이젠 무엇이 됐든 내일이 필요해."   P445

 

 

4.두 작품에 대한 감상

 

두 작품을 읽으면서 느끼는 점은 비인간적이고 비참한 노예현장과 노예생활을 당사자 및 작가에 의해 서술되고 있다는 점에서 당시 미국 일부에서 벌어졌던 노예현장의 실태 및 상황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고,법률상으로는 노예제도 완전폐지되었다고 하지만 아직도 개발도상국가에서는 참혹한 노예제 및 노예현장이 상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비극적이고 충격적이다.인권존중,자유,생명이 인종,국가를 떠나 동등하게 누릴 수 있도록 세계인권위원회(Amnesty)는 더욱 노예제의 실상 파악 및 보호조치를 실천적으로 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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