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의 관계를 지치게 하는 것들
라파엘 보넬리 지음, 송소민 옮김 / 시공사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인간은 자신의 잘못과 실수,실패에 대해 쿨하게 사과하지 않으려는 본능이 있다.자신을 최대한 방어하고 어떻게든 회피하려고 한다.솔직하게 잘못을 인정하는 것은 자존심과 체면이 깎이면서 자신의 입지가 좁아지게 된다는 생각마저 한다.개인이 저지른 잘못과 실수가 이러하다면 사회를 이끌어 가는 사회지도층은 어떨까.사회 지도층이 중대한 실수 및 정책의 오류,민심의 이반에 대한 뉴스 및 보도내용을 보면 대부분 '오리발을 내미는'경우가 한 두번이 아니다.집안에서는 어른이 모범을 보여야 자식들의 정신적 내면에 스며들기 마련이고,사회는 지도층이 청렴하면서도 신뢰성 있게 일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믿고 지지할 것이 아니겠는가.개인 간의 관계가 회피,무책임,안일,전가로 일관된다면 양심을 파는 행위일 것이고,사안에 따라서는 사법에 의해 심판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오늘날에는 익명에 의한 댓글이 무분별하게 횡행하고 있다.확실한 증거와 근거에 의한 이성적인 댓글이 아닌 그저 자신의 생각과 현실 및 이해관계가 다르다고 해서 글을 올린 사람에게 이념과 사상이라는 색깔 논리와 명예훼손,모욕감,수치심을 안기는 댓글도 부지기수이다.차제에 소모적이고 사회적 불안감을 조성하는 댓글에 대해서는 실시간으로 엄격한 관리 및 통제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표현의 자유는 좋지만 상대를 깎아 내리고 명예훼손,모욕감,수치심까지 상대방이 느끼고 살아갈 의욕이 생기지 않아 삶을 포기할 지경에 이르게 된다면 이는 누구의 잘못일까.악성 댓글을 단 장보인의 마음은 두 다리 쭉 뻗고 잘 자격이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SNS상에서 날이 갈수록 저질성 발언,막다른 골목에 이른 듯한 과격한 발언 등이 참으로 심각하기만 할 뿐이다.왜 이러한 상황까지 이르렀는지 나 스스로부터 반성을 해 본다.
인간은 태어나 부모와 사회환경으로부터 훈육과 학습이라는 경험을 쌓아 나간다.특히 부모로부터 받는 가정교육은 말할 나위도 없을 만큼 중요하다.돈과 물질만 자식에게 채워 주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좀 시간이 걸리더라도 인내력을 갖고 자식에게 해 주어야 할 것과 당장 해 주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해 나갈 수 있는 것들을 분별시켜 주도록 일상에서 지켜져야 하고,아이는 스스로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해나가야 할 것인가를 부모는 인생의 멘토로서 친절과 배려심으로 자식들을 대해야 한다.또한 학습 결과에 따른 학교성적이 예상보다 낮게 나왔더라도 통지표를 앞에 두고 윽박지르고 호통을 치는 것보다는 심호흡 한 번 하고 평상심을 되찾은 후 자식에게 '다음엔 지금보다는 더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어,난 너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믿는다'라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으면 좋겠다.이 멘트는 요즘 내가 우리 아이들에게 하고 있는 멘트이다.또한 속담과 격언,명언 등을 기록해 놓았다가(아니면 머리 속에 저장된 것) 적시적소에 들려 주면서 "내가 한 이 말 무슨 말인지 이해하니?"라고 묻고 대답을 기다린다.모르는 경우에는 최대한의 지식을 발휘하여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끔 부연설명을 해 준다.즉 인생살이,처세법 등을 가르치면서 삶의 중요한 요소,삶의 목표가 무엇인지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고 설계해 나가도록 유도하는 편이다.
신경학자,정신과 의사,심리 요법 치료사인 라파벨 보넬리저자는 신경정신과에 내원하여 심리 치료를 받았던 환자들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총 45가지의 심리상담에 대한 케이스와 이에 따른 분석을 조목조목 서술하고 있다.인간은 완벽해지려고 노력해도 완벽해질 수 없는 존재이기에,완벽하려고 하면 할수록 예기치 않은 상황과 돌발변수에 의해 실수와 오류,사고와 사건을 일으키고 만다.어찌되었든 자신에 의해 발생한 잘못을 쿨하게 인정하고 다시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겠다는 마음의 자세가 확고하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는 점에서 문제가 되는 것이다.자신의 잘못이 죄악시 되면서 지탄(指彈)을 받으며 조직 및 사회에서 격리,소외되는 것이 두려운 나머지 자신의 잘못을 타인에게 전가한다.이렇게 해야만이 자지연민이라는 변명의 틀을 취할 수 있는가 보다.변명은 궤변 및 레토릭 등 다양하게 사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죄책감,양심을 저버리는 행위는 다양다종하기만 하다.신(神)이 아닌 만큼 누구나 잘못을 저지르기 마련인데,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당사자의 내면세계는 억압된 양심의 가책과 자신을 합리화 하려는 그릇된 본성,자신만이 최고라는 무결점의 소유자,자기기만과 허위,원칙과 내면의 모순,적개심,속죄양을 끌어내려는 욕구,왕따 현상 등이 문제거리이다.사람과의 관계를 지치게 하는 것은 결국 개인의 성향과 기질도 커다란 요소라고 보여진다.사이코패스와 같은 기질이 있는가 하면 원한과 보복성이 있을 것이다.특히 부부관계를 놓고 보면 오랜 시간과 세월을 동고동락을 하다 보니 '이 정도쯤 나를 이해해 줄 것이다'라는 착각에 빠져 해서는 안되는 비도덕적,비윤리적 행위를 거짓말처럼 태연하게 하는 부류도 있고,맞지 않은 성격을 맞추어야 하는데 늘 고집과 아집,자존심에 의해 늘 평행선을 긋는 부부도 있어 참된 부부상을 연출하기는 어려운 관계도 있다.원인이 무엇이냐에 따라 또는 개인의 성향과 기질이 어떠냐에 따라 씻을 수 없는 정신적 고통과 상처를 입게 되는 피해자가 생겨 나고,가해자도 있을 것인데,따져 놓고 보면 둘다 책임의 소재가 있는 경우가 왕왕 있다.이러한 경우에는 심리치료를 혼자만 받을 것이 아니라 모두가 의견을 모아 심리치료를 받아 보다 나은 삶의 모습,관계형성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양심을 팔아 죄책감을 느껴야만 하는 경우는 자기집착,자기 과대평가,나르시시즘,자기공감,엄살벽,감상주의,자기연민,삶의 기만,무결점주의,완벽주의,자기기만,타인에게 죄 전가하기 등이 혼합되어 있다.
저자가 말하는 연구 결과를 종합한 것을 보면,인간 행동의 (기질에 의한 즉흥적 반응) 40%가 유전자에 의하고,40%가 교육과 또래집단과 같은 환경의 영향에 의해 확정된다고 한다.나머지 20%는 자기 형성의 가능성으로 열려 있다.이 20%의 몫으로 도덕을 세우고,자유를 얻고,자신의 내면과 인간관계에서 질서를 실현할 수 있다.-P208.,
죄를 인정하고 죄를 통찰함으로써 죄의 억압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어 삶이 더욱 당당해지고 인간관계도 한결 좋아지리라 생각한다.인간은 양심과 사유라는 기제를 갖고 있는 생물이기에 우선 죄를 수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요체라고 본다.죄에서 벗어나야 보다 자유스럽고 인간적 삶을 영위할 수 있다.더불어 행복한 삶을 가능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종교인이라면 참회,고백,면죄의 과정을 밟는 것도 진정한 고해성사라고 생각한다.실수,오류를 범하는 것이 문제가 아닌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가 더욱 중요하며,진정한 삶을 바란다면 피해를 입은 타인에게 쿨하게 사과하고 다시는 전철(前轍)을 밟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