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변태
이외수 지음 / 해냄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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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류가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도인과 같은 거사의 느낌을 안겨 주는 작가가 있다면 단연 이외수작가라고 말하고 싶다.한국 현대 10대 문학가이면서 이외수작가 특유의 입성과 풍모는 보는 이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겠지만,내가 본 느낌은 누가 뭐라고 해도 내 멋에 살고자 하는 자주적인 풍모와 언사가 특이하기만 하다.몇 년 전 문학기행에서 뵌 적이 있어서인지 그 인상이 오래 남는다.당시 문학기행에 참가했던 분들에게 이런 저런 말씀을 해 주시고 스케쥴에 따라 움직이셨다.잠깐동안의 만남과 작별이었지만 내게는 의미있는 시간이 되었다.짧은 만남 속에서 이외수작가의 즉흥적인 하모니카 연주는 문학기행의 밤을 멋지게 장식해 주셨다.그리고 매체에 트위터로 가끔 그의 주견이 전광석화와 같이 전파되는 것을 보면 몸은 늙었으되 마음은 아직도 열정에 가득차 있다는 것을 실감케 한다.

 

 이외수작가의 작품을 몇 편 읽으면서 강하게 다가오는 점은 시사적인 부분이 많고 풍유적인 비유가 많이 들어 있는 것이다.또한 유머스러운 표현도 풍부하고 아직 세파에 찌들지 않은 예비사회인들에게 전해 주는 교훈적인 얘기,그리고 촌철살인과 같이 정곡을 찌르는 입바른 말 두루뭉술하게 살아 가는 이들에게 각성과 자성을 하게 한다.그래서인지 이외수작가에게는 안티도 있지만 애정으로 그와의 소통,모임 등을 활발하게 갖고 있는 팬들도 많다.나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다면 그저 제3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면서 작가의 활발한 작가활동과 노변담 등을 빠뜨리지 않고 경청하고 곱씹어 보려는 쪽에 가깝다.

 

 이번 작품의 제목이 시선을 끌게 한다.마치 성적인 분위기를 풍기게 하는데,읽다 보니 그러한 것과는 거리가 한참 멀다.'완전변태'를 비롯하여 총 10편의 소설들 모인 소설집인 셈이다.10편이 모두 제각각의 내용을 담고 있어 일률적으로 전체적인 내용이 어떻다 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유머스러운 면을 삽입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예를 들어 "밤나무에 감이 열리면 감나무라고 해야 옳은가 밤나무라고 해야 옳은가?"라는 물음에 "미친 나무라고 해야 옳겠지요."나아가 법마누에는 법이라는 열매가 주렁주렁 열리던가?"라고 하는 대목에서는 사회의 부조리를 꼬집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정의와 상식을 올곧게 지켜야 하는 사법계에 대한 포효와 같은 일성이 아닐 수가 없다.

 

 그리고 누구나 살아가면서 실수를 하게 마련이다.특히 그릇이 깨지는 소리를 듣게 되면 무의식 속에 '좋지 않은 조짐'을 연상케 하는데,이 대목에서도 작가는 역설적인 화법으로 독자를 유쾌하게 만들고 만다.

 

 "오랜만에 그릇 깨지는 소리를 자주 들으니 유쾌하기 짝이 없구나.(중략)너무 미안해 할 것 없다.네가 깨트린 그릇들은 어차피 언젠가는 깨트려지도록 만들어져 있었느니라.단지 그 시기가 빨랐을 뿐이지."

-P60

 

 감방 생활을 하는 죄수들의 일상을 그린 '완전변태'는 교도소의 규칙에 따라 수형생활을 하게 되는데,죄수들 생각이 어떠한지는 모르지만 모두가 누구의 탓으로 돌리곤 한다.'내 탓이다'라고 생각하고 새삶을 꿈꾸는 죄수는 형기가 끝나면서 완전히 바뀐 새삶을 꾸려 가겠지만 대충 대충 수형생활을 하는 자는 사회에 복귀해도 또 다시 범죄를 저지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완전변태 그것은 바로 몸을 움직이기 싫은 죄수 한 명이 요지부동의 자세로 감방에 남아 우화(羽化)를 준비하려는 것을 빗대어 완전변태라고 했다.그는 대마초를 흡연하고 나비가 되려는 꿈을 꾸었다는 웃지 못할 얘기로서 구속된 것에 대해 다소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다.그외 화천 저수지가 파로호로 명칭이 바뀐 내력이 이색적이다.한국 전쟁 중에 국군 6사단의 대승을 기념하여 파로호라고 명명했다고 한다.오랑캐를 물리친 호수,수많은 중공군이 수장되었다는 의미에서 파로호(破虜湖)라고 했다.

 

 끝으로 이외수작가가 세속에 보내는 세 가지 분야의 메시지는 매우 시사적이고 설득력이 있다.종교는 아프고 소외된 자들을 돌보는 일보다 교세를 확장하는 일에 더 여념이 없고,교육은 홍익인간을 만드는 일보다 사회적 소모품을 만드는 일에 더 주력하고 있다.예술 역시 정신의 뿌리도 영혼의 뿌리도 간 곳이 없는 국적불명의 쓰레기들이 판을 치고 있다는 것이다.한국 사회에 만연한 부정부패,대형 사고는 뿌리 깊은 고질병이고 하도 많이 접하다 보니 불감증에 걸린 것은 사실이다.생명과 인성을 중시해야 사회가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전체의 분위기를 숙성재배시켜 성숙하지 않은 상태로 혼탁한 사회로 내몰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10편의 소설을 읽으면서 개인과 사회,국가의 역할과 책임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해 보고 대답해 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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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삶 2
하 진 지음, 왕은철 옮김 / 시공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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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체제에 넌더리가 난 반체제 인사들을 중심으로 톈안먼 사건 1주기를 맞이하여 강의를 하기도 하고 모임도 갖게 된다.또한 난은  티벳 라마 불교의 상징인 달라이라마도 접견하기도 하면서 중국인민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고 해를 안기는 체제는 절대 반대라는 입장이다.꼬마였던 타오타오도 시간이 흘러서 어느덧 사춘기에 접어 들게 되면서 이성을 알아 가게 된다.부자집 딸인 리비아와 타오타오가 좋아가게 되는데,신분 및 경제적인 면에서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자격지심에서인지 난은 타오타오가 리비아와의 관계를 한사코 반대를 한다.부인 핑핑도 대학졸업할 때까지는 이성을 생각하지 말고 학습에 전념하라고 충고를 한다.결국 타오타오는 여친으로만 생각하기로 한다.고국을 떠나 이국 만리땅에서 뭔가라도 쟁취하고 획득해야 가문의 명예를 남길 수 있지 않을까 한다.

 

 한편 미첼 부부는 입양아를 찾기 위해 중국으로 떠나게 된다.수속과 절차,공산당원의 관료주의의 일에 대한 늑장부리기에도 불구하고 미첼 부부는 인내심을 갖고 입양아를 얻게 되니 그 기쁨이 배가 되었던 것으로 보여진다.경제력과 부양능력만 있다면 버려진 고아를 자식으로 삼아 얼마든지 훌륭한 인격과 사회성 우등생으로 키워 낼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된다.한편 중국 정부로부터 추방당한 반체제 인사 중에는 자신을 통제하고 괴롭히는 국가 장치로부터 자신을 분리시킬 수가 없어 괴로워하는 사람도 있다.즉 기존의 틀,체제가 없으면 삶의 의미,방향도 잃어버린다고 자책하면서 노스탤지어병,고통,애국주의를 은연 중에 찬미하는 이중적인 인격자도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이럴 때 느끼는 점은 개인의 사고가 확고하지 않은 모순과 오류가 내재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한다.

 

 난의 부부관계는 조금씩 탄력을 받아가면서 정말 오래간만에 잠자리를 갖게 된다.핑핑의 가슴 속에 묵혀져 있던 복잡한 심경이 한꺼번에 터지면서 얼굴을 붉히게 되고 둘은 부부의 애정이 식지 않았음을 보여 준다.난은 계간지 잡지사를 통해 알았던 사람들과도 관계가 좋아지고,아들 타오타오는 어엿한 청년으로 변모하여 대학준비에 몰입하게 된다.하루 하루가 힘들고 고역의 세월이었지만 난은 아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핑핑은 수학을 가르칠 정도의 교육열도 높다.타오타오의 여친인 리비아가 가출하면서 타오타오는 걱정반 우려반하지만 결국 리비아가 식당에 나타나 그간의 걱정과 우려를 말끔히 불식시키기도 한다.

 

 어느 나라든 마찬가지이지만 약육강식의 정글법칙이 존재한다.미국과 같이 돈과 물질이 절대적인 나라에서 시민권을 취득하지 못한 채 살아가던 난의 부부는 식당을 팔고 멋진 풍광을 자랑하는 호화주택까지 구입했으니 얼마나 멋진 일인가.꿈은 반드시 이루어지고 말았다.난은 이제 고국에 두고 온 부모님 생각이 절실히 드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을 왔다 갔다할 수 있는 왕복 비행기 표가 당첨되는 행운을 얻게 된다. 어렵사리 취득한 여권과 비자를 갖고 고향 땅을 밟게 된다.부모님께 두둑하게 용돈을 드리는 난에게 어머니는 자신을 미국에 함께 가고 싶어한다.식당에서 시급으로 일을 하고 싶고 용돈이라도 벌 요량인데 요는 며느리 핑핑과의 관계를 고려하여 난은 어쩔 수 없이 반대한다.그리고 꿈에서도 못잊고 있는 여친 베이나를 만나려 여럽사리 그녀의 주소지를 찾아 가지만,베이나는 이미 미국으로 이민을 간 상태이다.친척이 알려준 주소로 베이나를 찾아 나선다.12년의 세월이 흘러 둘다 중년의 모습으로 변하고 냉엄한 현실에 충실해야 하는 상황에서 물과 기름과 같은 형식적인 얘기만 하고 작별을 고하게 된다.다시 만날 기약은 커녕 난은 차라리 만나지 않은게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한다.사랑도 시간이 흐르면 꽃이 시들어 가듯 몸과 마음도 멀어지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난의 부부는 반체제 인물로 미국땅에 망명을 하여 20여 년을 고단하지만 쉬지 않고 성실하게 일한 보람이 멋진 결실로 나타나게 되었다.아메리칸 드림이 실감나기도 한다.난은 시인으로서 주로 글쓰기에 주력하는 모습과 관련된 사람들의 에피소드를 들려 주고 있는데,난의 역할은 아마도 하 진작가의 본모습이 어느 정도 담겨져 있음을 느끼게 한다.반체제 인물로 낯설고 푸대접 받는 미국땅에서 좌충우돌하는 난의 초창기 생활 단상과 중.후반부에 부부관계도 좋아지고 식당사업도 번창하여 집도 장만하고,아들 타오타오도 건실한 청년으로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니 자유,생명,인권이라는 단어가 새삼 고귀하고 소중함을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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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삶 1
하 진 지음, 왕은철 옮김 / 시공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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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은 시장경제를 도입하여 괄목할 만한 경제성장률을 나타내고 있음은 물론 G2국가로서 향후 G1국가로 발돋움하려 내밀하면서도 야무진 중궈멍(中國夢)을 중난하이에서 꾸미고 있다.14억에 가깝고 56개의 소수민족을 거느리고 있는 중국정부는 중국식 인민이 생계,교육,복지 문제 등에 있어서는 서구선진국 못지 않게 화려한 자본주의를 한껏 뽐내고 있다.물론 경이로운 경제성장률 이면에는 환경,소득격차,복지문제,소수민족과 같은 중차대한 문제가 산적해 있기도 하다.엊그제 신장 위구르(거얼무치)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총격사건이 일어나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신장 위구르,티벳은 중국 면적의 거의 1/3 정도이며 이곳은 천연자원이 대량 매장되어 있기에 중국정부측에서는 소수민족의 독립운동은 촉각을 드리우지 않을 수가 없고,절대 포기할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게다가 중국 젊은층들의 교육수준이 높아지고 서구선진국 유학파들이 늘다 보니 정치민주화 문제에 대해서도 중국정부는 엄격하고 단호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1989년 6월 4일 톈안먼 사건이 발생한지 어느덧 25년이 되었다.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톈안먼 광장 탱크를 뒤로 하고 중국민주화를 부르짖었던 왕웨이린 청년의 대담무쌍한 모습이 아직도 뇌리에 선연하게 남아 있다.후야오방의 죽음을 계기로 중국 지식인층에서 들고 일어난 중국민주화의 소요는 덩샤오핑 등의 지도자에 의해 무참히 짓밟히면서 반체제 인사들이 지옥과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그 대표적인 인물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이다.《자유로운 삶》은 중국 반체제작가인 하 진(본명,진쉐페이)가 중국정부 공안국을 피해 미국으로 망명하면서 겪었던 일들을 마치 일기를 쓰듯이 소상하게 들려 주고 있다.1985년 미국으로 망명하면서 현재까지의 일과 단상 등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꼼꼼하게 서술하고 있는 점이 하 진작가가 갖고 있는 문체의 특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아메리칸 드림'이 지금도 있을까? 미국은 원래 인디언이 원주민이었지만 잉글랜드에서 넘어 온 청교도 세력들에 의해 주객이 전도가 되고,산업화가 일어나면서 미국은 외국인의 이민정책을 관대하게 수용했던 것으로 보여진다.현재 미국은 세계 각국의 인종이 결집되어 있는 곳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금융위기 여파가 장기화 되고,신자유주의로 인해 서민들에게 의료보험 혜택은 오바마정부의 골치거리 중의 골치거리일 것이다.미국 땅을 밟고 그곳에서 생활해 보지 않았기에 인종차별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글을 읽다 보니 흑인종,황인종에 대한 차별이 심심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이 글의 주인공 난과 핑핑 부부 그리고 뒤늦게 어렵사리 부모의 곁으로 아들 타오타오가 오게 되면서,부부간에 화기가 살아난다.다만 난은 중국에 두고 온 애인 베이나를 못잊어 하는 것을 핑핑은 알고는 있지만 크게 마음에 두지는 않는다.난의 가족은 보스턴에 보금자리를 틀고 하루 하루 살아가지만 난의 직업이 일정치가 않은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난은 미국시민권을 취득하지 못했기에 정규직보다는 중국을 떠나온 반체제 인사 및 직업정보를 알아 내어 스스로 호구지책을 마련했야 했다.잡지사,공장 경비업무,중국집 웨이터 등을 전전긍긍한다.힘들지만 난과 핑핑은 근검절약하면서 돈을 조금씩 모아 가고,운좋게 성형외과의 집안을 돌보고 빈 방을 공짜로 사용하는 집에서 기거하게 된다.난은 일을 하면서도 자투리 시간을 이용하여 시(詩) 습작을 하기도 하면서 잡지사에 내밀기도 한다.

 

 "아무리 지독하게 일해도,우리가 어떻게 이 사람들처럼 부자가 될 수 있겠어요?"

 

 헤밍웨이가 말했듯이 '삶은 비극이지만,삶의 의미는 그 비극을 어떻게 맞느냐에 따라 달려 있다'라는 말이 난 부부의 미국 이민생활의 모습을 읽어 가면서 확연하게 느끼게 된다.중국과 체제면에서 확연히 다른 미국으로 망명한 난과 핑핑 부부는 더 좋은 삶과 자유,자유로운 사고방식을 얻고 싶어서였을 것이다.중국에서 맛보지 못한 개인적인 취향과 자연스러운 욕구들이 미국에서는 얼마든지 누릴 수가 있기 때문이다.다만 난의 부부는 현재의 고통스러운 삶이 언젠가는 만족할 만한 결실을 얻어 부부가 함께 하고 싶은 가게도 차리고 집도 마련하려는 꿈에 가득차 있다.'꿈은 이루어진다'라는 말은 뚜렷한 삶의 목표와 열정,간절함 앞에서는 분명 서광이 보이리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난은 보조 요리사로 취직을 하면서 요리 능력이 늘어가고 조지아 주(州)에서 식당을 판다는 광고를 보면서 '기회는 이 때다'라고 생각하면서 식당주인과 네고를 하러 가게 된다.마음씨 좋은 노부부가 더 이상 식당을 경영할 수 없게 되고,가게의 매출,메뉴,식재료의 유통 등을 친절하게 소개를 하자 난은 핑핑과 의논하여 더부살이 신세에서 자신만의 가게를 차릴 수가 있게 되었다.생각보다 장사도 잘되고 식당 식구들과 호흡이 척척 잘 맞아 수지도 좋아서 집을 한 채 살 여력까지 생기게 되었다.결국 난의 부부는 숲을 에워싸고 전방에는 호수가 보이는 집을 장만하게 되었는데 이 대목에서 읽는 내마음까지 감동과 든든함을 느끼게 되었다.한편 난의 부부는 사후에 아들 타오타오를 잘 보살피고 잘 되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법적 후견인을 찾기도 하고,체외수정을 통한 대리모 제안 및 입양문제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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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내게 무엇을 묻더라도 - 더 깊고 강한, 아름다운 당신을 위한 마음의 당부
김미라 지음 / 쌤앤파커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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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엄벙덤벙 나이만 들어 가고 해 놓은 일이 없으니 자식들에게 무엇을 남겨 줄 것인가를 생각하면 자괴감이 많이 든다.의학과 과학수준이 발달하여 수명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중년의 나이가 되니 이제는 오르막길을 오르는 일보다는 산 정상에서 서서히 하산하는 노정에 있는 것이 틀림없다.이것은 자연의 섭리이고 규율이며 순명이라는 생각마저 든다.영겁에 견주어 보면 인생은 찰나와 같다고 했는데 태어나면서 받은 축복을 값지고 의미있게 살아 가는 것만이 받은 축복에 대한 답례라는 생각마저 드는 것이 요즘 나의 심상이다.

 

 '삶'이 어느 시대든 각박하고 치열했던 것은 변함이 없을 것이지만 오늘날과 같이 돈과 물질에 찌들려 살아야만 하는 시대는 목을 조이는 것과 같이 답답함마저 들게 한다.아무리 재주와 능력이 있어도 치고 올라오는 신진세대들에게 자리를 물려 주어야 하고,구조조정이라는 옥쇄가 한참 일할 가장(家長)들을 밖으로 내몰고 있는 상황이니 언제 지치고 상처난 마음을 치유하고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할 여유가 있을까.가늘고 길게 늘어진 외길을 느리게 걷기도 하고 뜀박질처럼 질주하기도 하기만 했지 햇빛 드는 베란다를 앞에 두고 가족이 오붓하게 도란도란 얘기를 나눈다든지,몇 일만이라도 만사를 망각하려 어디론가 힐링 여행이라도 다녀 왔던가.지난 올 시간과 세월의 조각 조각을 커다란 프레임에 시간대별로 맞춰 놓고 마음으로 그때 그날을 돌이켜 보면 '영원히 그대로 멈춰 있을 것만 같았던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되었구나'라고 쓸쓸한 미소가 양입술을 꿈틀거리게 한다.생각해 보면 인생은 거꾸로 퇴행하는 것이 아닌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라는 진리를 새삼 깨닫게 되니 봉두난발과 같은 어수선한 마음을 다잡아 즐겁고 행복된 날들을 그리며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이 새삼 일어난다.

 

 '별이 빛나는 밤'의 작가로 널리 알려진 김미라작가의 이번 글은 내 어깨에 묵직한 납덩어리를 잠시나마 내려 놓아주고 있는 힐링이 듬뿍 담긴 글모음집이다.1990년대 자취하던 시절,회사 동료들과 회식이 끝나고 택시를 타고 귀가하면서 들려 오던 '별이 빛나는 밤'의 배경음악은 하루 동안 회사일에 시달리고 지친 몸과 마음을 쿠션 있는 소파에 눕혀 주는 역할을 했다.음악과 함께 사연까지 듣다 보면 밤하늘에 하얀 꽃가루와 같이 온 우주를 하얗게 수를 놓고 잠든 이들에게 살포시 내려 와 도닥도닥 위로를 해주기라도 하듯 밤공기는 차가웠지만 하늘은 그렇게도 따뜻한 어머니 품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있었다.

 

 셀 수도 없이 수많은 삶의 편린들을 한 땀 한 땀 수놓은 자수와 같이 아름답고 정교하며 섬세한 글들이 지친 내마음을 녹여 준다.김미라작가는 방송 30여 년을 오직 외줄기로 뚜벅뚜벅 걸어온 방송계의 멋진 전령사가 아닌가 싶다.깊고 웅숭한 연륜과 경험이 고스란히 꾸밈없이 들여 오는 것 같다.젊은이들에게는 용기를 주고 나이 든 분들에게는 위로를 건네 주는 따뜻하고 담백한 글들이 거짓과 과장,몰염치와 부패로 얼룩진 세상이 맑고 고요한 명경지수의 상태로 변화되어 갔으면 하는 바램이다.정말 주옥과 같고 그대로 따라하고 싶은 글귀들이 너무나 많다.욕망,탐욕,거짓,기만,포장된 이중인격 등이 세찬 물살에 모두 씻겨 내려갔으면 한다.

 

 세월이 갈수록 멀리해야 할 것들.

 따뜻함 없는 인연,욕심으로 가득한 마음 창고,넘치는 감상,감당할 수 없는 열정,차가운 미소,과장하는 버릇,참견하려는 습관. -P40

 

 또한 마음 사용설명서는 김미라작가만의 위트와 센스가 충일하기만 하다.고통은 10개월 무이자 할부를 활용하고,감동은 일시불로 구입할 것.사랑은 30년 만기 국채를 그리고 우정은 연금처럼 납입하고,행복은 언제든 입출금이 가능한 통장에 넣어둘 것을 권함.이렇게 하려면 부족하고 또 부족한 나는 할 일이 많다.잊었던 친구를 다시 찾아 잘린 우정에 새순이 돋도록 내 마음의 진심을 변함없이 퍼주어야 할 것이고,내가 무관심했던 가족과 지인들의 아픔을 동정과 연민으로 위무하고,내일 내가 이 세상을 떠난다 라는 심정으로 오늘을 열정과 성실로 살아 가노라 라고 각오를 해 본다.여린 존재에서는 내 마음을 울리고 말았다.세상에서 가장 강한 아버지,세상에서 가장 인내심 깊은 어머니는 이제 한 분은 작고하고,한 분만 남으셨다.강한 것 같으면서도 세월과 함께 이제는 여리고 약해진 모습으로 계신다.잘 해 드리고 싶고 보답하고 싶어도 뜻대로 되지 않은 심정이 오늘따라 두 눈가를 뜨겁게 적시운다.그중에 가종 소중한 삶의 덕목은 사랑의 법칙이 아닐까 한다.그 사람이 원할 때,그 사람이 원하는 것을,그 사람이 원하는 방식대로 주어라.사랑에 필요한 법칙은 이것뿐이다.사랑의 관계는 주고 받는 것이 최고이지만 줄 때는 받지 않을 것을 생각하고,멀리 있어 더욱 그립고 소중하다고 느껴지는 관계가 진정한 사랑이라는 것을 이제야 깨닫는다.

 

 사회라는 거친 바다에 진입한 청년들은 비록 세태가 교과서와 같은 규칙과 공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좋은 전철만 밟고 지나가기를 바란다.우주의 주인공은 바로 자신이기에 이리 저리 휩쓸리고 방황하다 보면 시간은 어느덧 다른 사람 곁에 서 있다.자신의 삶다운 삶을 꾸려 나가기 위해서 삶의 목적을 분명히 세우고 한 발 한 발 딛고 우뚝 서려는 뚝심과 의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청년기에 몸과 마음으로 축적한 경험들은 장.노년기에 이르러서 멋진 추억이 되고 행복의 거름이 되어 주리라 생각을 한다.나도 그렇게 하려고 마음은 굴뚝같다.한 번밖에 없는 인생을 시간과 영혼,바람과 함께 가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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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의 사주명리학 이야기 - 때時를 고민하는 당신을 위한 인생수업
조용헌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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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로는 불교와 가깝고 제사를 지내고 있다.또한 사월 초파일이 되면 어머니께서연등행사에 참례하여 가족의 건강과 평안을 기원하기도 한다.자주는 다니지만 않지만 역술인이나 유명한 점집도 찾기도 하는데,집안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알고 싶을 때 찾아 간다.대학입시,혼인결정할 때에도 점집을 찾았는데,두 곳을 찾았다고 한다.한 곳은 철학관이었고 한 곳은 점집이었는데 결혼 후 지금까지 아내와 살아 보니 점집의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즉 아내는 밖으로 돌아 다닐 팔자이고 나는 꼼꼼하게 뭔가를 계획하고 챙기는 정리정돈형 스타일이기에 가사일로 자주 다툼이 있고,아내의 기가 세서 내가 양보과 인내를 발휘하지 않으면 불화가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그래도 거의 20여 년을 살아 오면서 경제적인 문제만 제외하면 부부간에 아주 좋지도 않고 아주 나쁘지도 않은 극히 무난한 수준이라고 자평한다.

 

 동양의 철학인 《주역》과 《사주 명리학》은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국운과 개인의 앞날을 예측하는 점에서 공통점이라고 할 수가 있다.주역은 팔괘,육십사괘를 맞춰 가는 것이고,사주 명리학은 개인이 태어난 해,월,일,시 및 만세력에 의해 과거,현재,미래를 예측하는데,주역,사주를 믿지 않는 부류 및 세인들은 거의 비과학적이고 미신이어 돈만 낭비하는 짓이라고 조롱하기도 하며 짐짓 관심없는 척 한다.그들은 그럴 시간이 있다면 절대신에게 구원과 기도를 지극 정성해 나간다면 막혔던 인생이 뚫리고 일과 행복도 더 좋아진다고 말하기도 한다.그런데 종교를 갖고 있는 신앙인이든 무교인이든 살아 가다 보면 자신의 노력과 의지대로만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삶이라는 것이 천 갈래 만 갈래로 변화무쌍하다 보니 막힌 길,샛길로 가는 것보다는 지름길을 찾고,문제점을 찾아 해결하려는 것이 중요할텐데,직업이 일정치 않고 자기관리를 잘 해야 하는 직업에 있는 사람은 종교에 귀의하기도 하지만,유명한 역술가 및 점집을 찾는 경우가 흔하다.특히 명예와 권력을 갖고 있는 정치인의 경우에는 선거철,정치적 과도기를 맞이할 때마다 내놓으라 하는 역술인의 예언을 크게 참고한다고 한다.

 

 한.중.일 3국은 주역,사주명리학을 고래로부터 중시해 왔다.나라마다 명칭이 약간씩 다르지만 공통점은 일신상의 문제,가족의 문제를 두고 현재와 앞날에 대해 대비하려는 것이다.이를 강단동양학,강호동양학으로 나뉘는데,학교와 강단에서는 강단파로 불리고 제도권 밖에서는 강호파로 불리는데 해방 이후 강호동양학은 대학 커리큘럼에서 배제되었다고 한다.강호동양학은 조선시대 과거시험인 '잡과'로 분류되며,사주,풍수,한의학을 가리킨다.인간과 인간,인간과 지구,인간과 우주의 관계에 대한 주역과 사주명리학의 5천 년의 성찰에 대한 축적은 한자문화권의 '문화 콘텐츠'이기도 하다.생년월일시럴 간지로 환산해 운명을 예측하는 명리학은 중국의 서자평(徐子平)에 의해 이론체계가 정립되었다.오늘날 명리학을 공부하려는 학인들이 필수적으로 섭렵해야 할 교과서로 《서자평연해자평》를 들고 있다.

 

 사주팔자의 구성 원리는 음행오행 우주관에 바탕해 있다.만물은 음 아니면 양으로 이루어져 있고,그 음과 양에서 '수,화,목,금,토' 오행으로 분화되며,오행이 다시 만물을 형성한다는 것이다.개인의 사주도 양사주냐 음사주냐로 분류된다.양사주면 활발하고 음사주면 내성적으로 보면 된다.재미있는 것은 수가 많은 사주는 정력이 좋고 술을 좋아하며,화가 많은 사주는 언변이 좋고 담백하다고 보며,목이 많은 사주는 고집이 강하고,금이 많은 사주는 결단력이 있고 냉혹한 면이 있으며,토가 많은 사주는 신중한 대신 금전적으로 인색하다고 한다.이렇게 음양오행설에 따라 작명을 하는 것이 조선시대의 관례였다고 한다.오행원리는 상생순서의 법칙이 있다.서로 도와주는 작용을 한다.수생목,목생화,하생토,토생금,금생수,수생목이 바로 그것인데 수생목에서 수는 목을 도와주는 작용을 하기에 수를 부모로 보고 목을 자식으로 보았다.그외도 동일하게 적용한다.또한 상극관계를 참고로 하면 좋은 듯 하다.화극금,금극목,목극토,토극수,수극화다.즉 자기 사주에 목이 많으면 토에 해당하는,즉 부동산에 관계되는 주식을 사놓으면 유리하다는 것이다.

 

 끝으로 저자는 팔자에 끌려가는 삶을 살 것인지,아니면 운명에 업혀가는 삶을 살 것인지를 들려 주고 있다.정해진 사주팔자는 쉽게 고칠 수는 없겠지만 자신의 노력과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고 행복까지 맛볼 수 있어 인생이 180도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우선 어떤 식으로든 적선(積善)을 하고,어려울 때 충고하고 격려해 줄 수 있는 참다운 스승을 늘 곁에 모시고,역사적으로 뛰어난 인물들과 간접대화를 나누며 사색을 할 수 있는 꾸준한 독서,기도,명상,참선을 통한 간절한 구원과 자기수양,묏자리,집자리 등 명당을 써야 한다는 것인데,요즘에는 화장을 주로 하기에 묏자리인 음택은 커다란 의미가 없고 살고 있는 집은 잠자리라도 편안해야 하기에 집터가 중요하다는 것이다.끝으로 자신의 사주팔자를 정확하게 알고 이에 상응하는 일과 처세를 해 나가는 것이 지금보다는 더 나은 삶이 되리라 생각을 한다.사주팔자가 꼭 미신이라고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좋은 팔자를 타고 났어도 적절하게 대처를 하지 않고 빗나가는 삶을 산다면 운명은 업혀 가는 것이 아닌 질질 끌려 가는 삶으로 나락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주를 보는 철학과 및 점집에서는 사주를 넣지 않아도 풍부한 경험과 직관력(주로 접신에 의한 작용)에 의해 관상을 통한다든지 접신에 의해 들리는 말을 순간적으로 처음 보는 손님에게 신통력 있게 내뱉는다는 것이다.철학관 내지 점집의 공통점은 역시 술(術)이다.저자는 스님,점집,철학관 등을 다니면서 그들로부터 들은 얘기 등을 정리하여 들려 주고 있는데,맞는 경우도 있고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거물급 정치인들이 점집을 찾아 또는 자신의 거처로 오게 하여 상담을 하여 맞아 떨어지는 경우에는 후사를 아끼지 않았지만 맞지 않은 경우에는 수하들에 의해 고초를 당하기도 했다고 한다.인상 깊은 점집은 당연 사진점쟁이이다.점을 보러 가는 당사자의 사진을 점쟁이에게 건네면 접시에 물을 담아 사진을 물 위에 띄운다고 한다.그렇게 하면 물에 뜬 사진을 통해 당사자의 전생과 현세,미래가 훤히 보인다는 점이다.점집을 찾고 철학관을 찾기 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최고의 통찰이 아닐까 한다.자신을 통찰하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신탁인데,많은 술객 도사들이 빠지는 함정이 통찰의 부족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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