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능력 다람쥐 율리시스
케이트 디카밀로 지음, K.G. 캠벨 그림, 노은정 옮김 / 비룡소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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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 어린이들에게는 풍부한 상상력과 기발한 아이디어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그것은 부모의 몫이 될 수도 있고 교사의 몫이 될 수도 있다.조기학습이다 선행학습이다 하여 아이들을 사교육 시장으로 내몰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상상력과 기발한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가 있을까.얼마 전에 '작은 학교의 힘/박찬영저/시공사'을 읽으면서 느낀 바가 많다.우선 교사와 학생이 거의 1:1 수업이 이루어지고 자연학습이 저절로 되면서 수업방식은 90분 집중수업이 끝나면 30분은 맘껏 뛰고 노는 방식의 학습인데,대부분의 학교에서는 권위적인 교장 아래 대화와 소통이 거의 없는 교사들 간의 학교의 일상 풍경이 삭막하기만 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초등학교 아이들이 자연과 호흡을 하면서 자상하게 아이의 수준에 맞게 하나 하나씩 끌어 올리는 수업방식이 모든 학교에서 실행하기는 어려울지라도 현행과 같이 입시위주의 수업방식은 한국의 미래를 암울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 아닐 수가 없다.사설이 길어졌는데 아이들에게는 풍부한 상상력을 안겨 주는 이야기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든 천진난만한 동심으로 돌아가게 된다.특히 동물을 등장시켜 좌충우돌하는 이야기는 재미와 흥미,긴장감 해소를 안겨 주면서 이야기 속으로 몰입케 한다.그래서멋진 창작동화는 인간의 내면에 감추어진 위선과 기만,거짓을 털어 내준다.비록 엉뚱하고 기발한 소재일지라도 스토리의 전개에 따라 독자로 하여금 공감과 찬탄을 금할 수가 없는 것이다.

 

 초능력을 갖은 다람쥐 율리시스를 등장시켜 상상의 나래를 맘껏 펼치게 해 준 이 글은 뭐든 강력하게 빨아들이는 진공청소기가 이야기의 계기가 되고 있다.틱햄 부인의 생일선물로 받은 강력 진공청소기 '율리시스 2000x'으로 인해 냉소적인 소녀 플로라의 집안은 폭풍 전야가 되고 만다.플로라의 부모는 이혼한 사이이고 플로라는 어머니와 함께 기거하고 있다.어머니는 로맨스 소설을 쓰는 작가이다.이때 다람쥐 율리시스를 진공청소기에 대니 율리시스는 죽을 줄 알았는데 '심폐소생술'을 통해 기사회생한다.기적적으로 살아난 율리시스는 그 후 다양한 퍼포먼스를 연출하면서 율리시스의 향방이 언제 어떻게 되어갈 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율리시스는 초능력을 보유한 놀라운 힘을 갖고 있으며,사람에게는 매우 겸손하고 순종적인 존재이다.

 

 율리시스 그는 곧 줄무늬가 있는 악당들을 모두 무찌를 것이다.보호받지 못하는 이들을 보호해 주고 약한 이들을 지켜 줄 것이다. -P48

 

 율리시스가 약자를 위해 태어난 불사의 화신으로 자신의 생각을 타자기로 보여 주기도 하고,스탠드 위에 올라가 애교를 부리기도 한다.그런데 플로라 어머니는 율리시스가 광견병에 걸렸다고 쫓아내야 한다고 주장한다.하지만 율리시스의 초능력을 믿는 플로라와 일시적 시각장애인 윌리엄 스파이버와 관계가 좋아진다.그러던 중 플로라의 아버지가 등장하면서 율리시스를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놓고 고민을 한다.플로라의 아버지는 악당을 돕는 공범자이다.냄새가 나고 광견병에 걸리고 사람을 귀찮게 하는 율리시스를 놓고 고심을 하는 가운데 율리시스는 고양이와 같은 악당을 멋지게 일격하면서 초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공중을 날기도 하고 팔짝팔짝 뛰기도 하는 율리시스는 어느덧 타자를 제법 치게 된다.플로라에게 전해 주고 싶은 말이 있었다.보호받지 못하는 이들을 보호해주고,약한 이들을 지켜 줄 것이며,시(詩)를 쓸 것이다 라는 것이다.그리고 플로라를 끔찌카게 좋아한다고 한다.율리시스의 고향인 자연이 자신을 부르기에 자연의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말을 남긴다.

 

 다람쥐 율리시스를 등장시켜 기발하고도 유쾌발랄한 상상력의 세계로 푹 빠지게 만든다.동물에게는 생각과 감정이 없다고 여기고 있었지만 율리시스는 플로라 가족 및 이웃과의 만남 속에서 자신의 초능력을 발휘하고,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악당들을 멋지게 물리쳐 준다.이제 율리시스는 플로라의 한 가족이 되면서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게 되었다.'2014 뉴베리 상 수상작이어서인지 스토리가 알차고 흥미진진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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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정오에서 세상을 바라보다
서태옥 글.사진 / 초록비책공방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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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나이에서 3으로 나누니 어느덧 오후 5시에 가까워오고 있다.누가 자신의 나이에서 3으로 나누면 하루어느 시간대인지 감을 잡았는지는 모르지만 나이라는 나이테는 쉼없이 달려 가고만 있기에 때로는 서글프기도 하고 때로는 지나가 버린 시간대를 고요한 마음으로 되돌아 본다.가장 시간이 흐르지 않았던 때는 역시 부모의 슬하에 있었던 시기였다는 생각이 들고,직장생활,결혼,출산,육아,집장만,경제위기 등을 지나오면서 탱탱했던 마음의 근육도 순간 순간 물에 불린 콩껍질과 같이 쭈글쭈글해 간다.정령 내 나이는 인생의 정오를 이미 지나버렸지만 젊은이들의 인생의 시간대보다는 풍부한 경험과 문제해결 능력 그리고 나만의 삶의 목적이 내 마음을 요동치고 있기에 나는 이 시간대에 함몰되어 비관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보다 나은 삶을 위해 긍정의 힘과 에너지를 불살라 가고 싶다.

 

 오후 5시대의 내 인생은 오랜 시간 양조장에서 숨죽이고 살아 온 와인과 같이 내 삶의 깊은 맛과 향기를 있는 그대로 전해 주고 싶다.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가정사로 인해 몸과 마음이 많이 지치고 속병까지 있지만 사람도 만나고 책도 읽으며 산책을 꾸준히 하면서 이 시간대가 내 인생에서 값진 교훈이고 경험이었노라고 언젠가는 말할 날이 있을거야 라고 스스로 위로를 하고 있다.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이웃이라도 먼저 인사를 나누면서 보다 적극적인 내가 되려고 노력한다.애완견을 데리고 짙게 드리워진 오솔길을 걷고 있는 아주머니의 동물사랑도 보기가 좋고 버스를 타려 허겁지겁 뛰다 하이힐이 삐걱하여 넘어진 아주머니를 일으켜 세워주는 젊은 청년의 모습도 보기가 좋다.예전에는 무관심으로 일색했던 내가 이제는 사람에 대해 보다 관심과 애정을 갖게 되었는가 싶을 정도로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는 내가 어떻게 먼저 다가서느냐에 따라 사회의 모습도 달라질 것이라는 믿음이 강렬하기만 하다.

 

 우리는 모두가 수직상승형의 사회구조에서 살고 있다.아마 역사상 가장 치열하고 각박한 경쟁의 시대에 살고 있지는 않을까 싶다.정직하고 성실하게 사는 사람은 바보 취급 당하기 쉽고,영악하고 기회를 잘 포착하는 사람은 신분적 상승,경제적 여유를 만끽하고 있다.이것을 타자와 비교하려고 들면 몸과 마음은 더욱 초조와 불안감으로 황폐해져 가고 자신이 원하던 삶과는 더욱 멀어지게 된다.인생의 나이 오후 5시대를 향하고 있는 나는 돈과 물질은 좀 여유가 없어 풍족하지는 못해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꾸준히 즐기면서 해 나가고 싶다.아직은 확실하게 뭐라고 얘기할 수는 없지만 삶의 후반부는 지금보다는 일도 즐겁고 삶의 질도 높아지기를 바라마지 않는다.내 생활 가치관에 요행은 바라지 않기에 내 피와 땀의 결과치만은 받아 가면서 자급자족하는 생활을 누리고 싶다.

 

 삶에 힘을 실어 주는 글과 생각,사진들로 아로 새겨진 이 글은 고단하게 살아 가는 우리 이웃들의 삶을 위무해 주는 글 모음집이다.그리 화려하지도 않지만 그리 낯설지도 않은 풍경들과 짤막짤막한 글들이 삶의 잠언(箴言)과 같고 시(詩)와도 같게 다가온다.누구나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을 기점으로 죽음의 종국으로 치닫고 있다.죽음을 의식하여 죽음의 중력에 끌려 가는 삶이 아닌 보다 더 멋진 삶을 구가하면서 오래도록 삶의 방식에 머무르려는 강렬한 삶의 의지와 자세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인생의 시간대가 새벽이든 정오든 초저녁이든 한밤중이든 자신의 마음자세가 어떠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이 글을 읽으면서 수미일관 느끼는 바이다.나를 위로해 주는 인생의 잠언을 만나게 되어 참으로 마음이 비상이라도 할 듯 깃털과 같이 가벼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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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두 발로 사유하는 철학
프레데리크 그로 지음, 이재형 옮김 / 책세상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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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차를 보유하기 전에는 거의 걷기가 나의 취미이고 즐거움이었다.삼십대 후반에 자동차를 구입하게 되었다.면허를 따고 장롱면허 생활을 벗어나야 하는 처지에 놓이면서 자동차를 구입하게 된 것이다.자동차가 있음으로해서 기동성과 편리함은 말할 나위가 없는데,대신 운동량이 부족하고 게을러지면서 뱃살이 하루가 멀게 나오기 시작하면서 불편함마저 체감하게 되었다.자동차가 없던 시절에는 걷는 것이 일상이어서 아무리 많이 걷고 걸어도 지루하지도 않고 싫증도 나지 않았다.그래서 누군가는 나에게 '뚜벅이'라고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지금 생각해 보니 많이 걷고 걸었던 것이 두 다리를 튼튼하게 해 주었을 뿐만 아니라 길을 걸으면서 스쳐 지나가는 다양한 풍경들과의 조우,신선한 공기를 마시면서 뇌가 활력을 찾는 점에서 걷는다는 것은 건강과 정신적 에너지를 시너지 효과까지 거둘 수 있어 향후 가능하면 걷기를 생활화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요즘에는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위해 살고 있는 단지에서 바둑판 꼴로 되어 있는 반경 1km정도의 거리를 직선으로 걷고 우회전하여 500m정도 걷다 다시 직진을 1km정도 한다.녹음방초의 계절이고 저녁 무렵에는 날씨가 선선하고 풀밭과 개울가에서 울어대는 개구리 소리들을 듣다 보면 어린시절로 되돌아 간다.내가 걸으면서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여 새로운 것을 찾아 내려는 목적보다는 무념무상의 자세로 두 팔을 시원하게 앞뒤로 내젖으면서 가슴과 등에서 땀이 흥건히 배이도록 걷기를 한다.그리고 집에 돌아오면 거의 40분 정도가 소요되고 시원한 물줄기로 샤워를 하게 되는데 그 상쾌한 청량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좋기만 하다.

 

 흙의 기운을 받고 흙의 중력과 호흡하면서 걸어 보는 것은 요즘에는 찾아볼 수가 없다.대부분 콜타르로 이루어진 아스팔트 길이 대부분이어 자연의 내음은 거의 맡을 수가 없는 대신 길에 심어져 있는 수목들과 무언의 대화를 나누게 된다.가끔은 내가 나무라면 길을 걷는 행인에게 무슨 선물을 해 줄 수가 있을까?라고 생각해 본다.허겁지겁 뛰는 자에게는 대화를 나눌 겨를도 없을 것이기에,여유를 갖고 느리게 걷는 사람에게는 그늘이 되어 주고,살아 가는 사연을 차분하게 들어 주고 싶다.겨울에는 비록 앙상한 버팀목과 가지,줄기만 남아 있어 따뜻함을 안겨 줄 수는 없어도 삶의 꿈과 희망을 함께 나눠 보고 싶다.걷다 보면 마음 속에 응어리진 좋지 않은 생각과 감정들이 대기 속으로 사라져 버리고 대신 신선한 신진대사가 내 몸 속으로 깊이 들어와 몸과 마음을 상쾌하게 해 준다.

 

 걷는 이유는 여러가지 사연이 있겠지만 우선 건강을 찾기 위한 생활의 방편이 아닐 수가 없다.사색과 몽상을 꿈꾸는 사람들은 풀 한 포기,나무 한 그루,지저귀는 새들을 응시하면서 무언의 소통과 교류를 할 것이다.사계에 따라 색상이 바뀌어 가는 위대하고 경이로운 자연의 섭리에 찬탄을 하기도 하고,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글을 쓰는 소재의 원천,영감이 떠오를 수도 있다.내가 걷기를 길이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걷고 걸었던 가운데 잊혀지지 않은 걷기는 어린시절 어머니와 함께 외가를 갈 때의 다양한 길이었다.당시는 철이 없던 시절이었지만 흙과 돌멩이가 지천에 깔린 비포장 도로와 논과 실개천 사이로 만들어진 제방길,그리고 다시 외가로 접어 드는 길이었다.모든 길이 포장이 안된 흙이 있던 자연 그대로의 길이었는데,어쩌다 버스,트럭이라도 지나치기라도 하면 흙먼지들이 공중을 휘감으면서 시선을 흐르게 만들었다.외가를 자주 가지는 못했지만 봄,여름,가을,겨울에 찾아가는 외가로 가는 길의 정취는 계절에 따라 다가오는 느낌이 사뭇 달랐다.보리가 피어 나는 이른 봄,모내기가 끝난 하지 무렵,콩과 수수,밤과 같은 과실들이 알차게 여문 만추,소복하게 내린 하얀 설경 속을 조심조심 걸어 가던 때의 겨울의 입성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묘한 매력이 있다.어린시절의 외가로 가는 길의 기억과 추억은 중년이 되어 버린 지금도 한 장면 한 장면이 엊그제와 같이 새록새록 기억의 떡잎이 돋아나고 있다.

 

 두 발로 느리게 걷기도 하고 질주하기도 하면서 사유했던 철학가들과 걷기의 유익한 점들을 다양한 사유법과 사유방식을 전해 주고 있는 이 글을 읽으면서 현자들의 걷기와 일반인의 걷기의 차이점을 떠나 걷기는 인간에게 수많은 유익함을 선사하고 있다.고통과 상처를 잊으려 걷기를 하고,울분을 토해 내고자 뛰기도 하며,도시와 건물을 유유하게 관찰하는 소요적인 자세,신앙인으로서 성자를 찾아 나서는 순례자의 걷기 등이 다채롭게 전해지고 있다.걷기의 속도가 중요한 것이 아니기에 걸으면서 스스로 자신의 정체성과 합목적성을 갖는다면 삶의 질은 지금보다 더 고양되리라 생각이 든다.평지를 걷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가파른 산길을 걷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나아가 대로를 미친 듯이 활개치는 사람도 있을 것이며 순례자와 같이 엄숙하고 검허한 자세로 걷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사유를 하기 위해서는 전망이 탁 트이고 윗부분이 앞으로 툭 튀어 나온 곳에서 투명한 공기를 마시는 것이 좋다. -P39

 

 사실 요즘에는 거의가 인도든 차도든 흙을 밟을 기회가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일부러 흙이 자연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외진 시골을 찾아 가지 않은 이상은 아스팔트,벽돌과 같은 보도블록을 밟을 수밖에 없다.그렇다고 주위의 경관이 탁 트이고 툭 튀언 나온 곳을 발견하기도 어렵기만 하다.다행히 내가 살고 있는 단지 주변은 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는 것이 불행중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다.인공적으로 심어진 나무이지만 신록의 계절에는 눈이 부실 정도로 짙푸르기만 하다.나무 잎사귀를 쭉 짜게 되면 짙은 녹즙이 뚝뚝 떨어질 것만 같이 지치고 상처난 마음을 위로해 준다.어디 그뿐이랴.어스름한 새벽녘이 되면 어디에서 날아왔는지 지저귀는 새들의 수다에 기분 좋은 아침을 맞기도 한다.

 

 사막 위의 대상과 같이 또는 초원 위의 유목민과 같이 삶의 터전과 생계를 위해 몇 날 며칠을 걸어야 하는 생계형 걷기도 있는가 하면,고독을 씻어 내려 걷기를 하는 사람도 있다.자연 속에 잠긴다는 것은 나무들,꽃들,길의 색깔 등 서로에게 말을 걸고,인사를 나누며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구를 한다.바람소리,곤충의 울음소리,시냇물 소리,발이 땅에 내딛는 소리,빗소리 등은 실내에서는 관념적으로 다가오지만 밖으로 내딛는 걷기는 힘차고 육중하며 생동감을 더해 준다.인간이 자연의 품에서 태어나 자연의 품으로 죽음을 향해 가게 마련이지만,죽음의 중력에 이끌리지 않고 더욱 멋진 삶을 살아 보려면 숲과 오솔길,(조선시대)과거를 보러 고갯길,외진 숲길을 걷던 곳을 찾아 나서 걸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걷기를 통해 선현들과 대간접적인 대화를 나눠 보기도 하고,그 시절로 타임머신을 타고 날아가 보는 경험도 살아 있기에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

 

 걷기와 관련한 다양한 철학자 및 철학계보 그리고 정치적 성향을 띤 인물과 걷기의 유용성 등을 다양한 갈래로 전해 주고 있다.투박하고 원초적인 걷기에서부터 고독을 씻고 사유의 방향성을 바꿔 보고자 걷기도 하며,생계형 걷기와 외세에 맞서 자유와 독립을 찾기 위해 걸었던 다양한 인물들의 걷기 속에는 분명 목적이 있었다.안에 틀어 박혀 있는 것은 죽음과 같다.건강을 위해 활력을 되찾고 고요하고 평정을 되찾아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걷기를 꾸준히 하다 보면 걷기는 인생의 동반자가 되어 사유를 더욱 깊게 해 줄 수 있는 보배로운 존재가 되어 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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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란 무엇인가 - 창업.세금.회계 전문가 3인방이 밝히는 장사의 기본
조현구.엄은숙.심재용 지음 / 청림출판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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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직생활이 아무리 힘들어도 그때가 좋았다 라고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요즘과 같이 구조조정으로 인해 일찍 회사를 나오게 되면 우선 가족들의 생계 및 부양 책임으로 정신적 혼란과 고민이 많을 것이다.직장생활을 하면서 기술적으로 특출한 재능과 경력이 있다면 동종업계에 재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얼마 되지 않은 퇴직금으로 재기를 해야 하기에 몸고생,마음고생이 많을 것이다.우선 가족이 불안하지 않도록 잘 다독이고 가장 가까운 사람과 충분하게 상의를 한다음 무슨 업종을 선택할 것인가를 신중하게 결정하여 창업에 필요한 것들을 면밀하게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누구 말마따나 사업을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닌 것 같다.업종에 따라 경쟁이 치열하기도 하고,업종의 사이클을 잘 살펴서 어느 시기에 뛰어 드는 것이 좋을지,자본금,운영비,상가 위치,손익분기점 등도 고려하면서 시간을 두고 예비창업전략을 짜 나가야 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장사 즉 창업을 위해 딱딱하게 이론중심으로 쓰여지지 않고 등장인물을 내세워 생생하게 현장감을 재현하고 있는 《장사란 무엇인가는 예비창업자들에게 매우 유익한 글이라고 생각한다.주인공 장도전이 일순간 부하의 실수로 인해 책임을 떠맡게 되면서 억울하게 퇴출을 당하면서 그는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면서 창업의 고수,회계사 등의 도움을 얻어 결국 자신이 하고 싶었던 '초밥가게'를 개업하게 된다.장도전은 평소 자상스러운 아버지였던 것 같다.식구들을 위해 만든 요리솜씨가 그의 잠재력이었고 이를 실현시킨 것이 손재주를 활용한 초밥가게를 여는 것이었다.장도전의 아버지 장은퇴씨의 친구 왕고수를 만나면서 외식사업 운영에 대해 멘토가 되어 주면서 용기와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창업을 하기 전에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OJT이다.자신이 하려고 하는 업종에 대한 예비지식과 업종에 대한 전망과 타당성 등의 분석에 대해 아무런 이해와 지식이 없다면 백전백패하고 말 것이기에 OJT교육은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OJT는 창업을 하기 전단계의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창업을 하기 위해 개인 및 업종에 따라 준비에 따른 소요되는 시간은 차이가 나겠지만 대략 1년 정도의 시간을 갖고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업종 선정,현장 교육 훈련인 OJT,점포 계약과 같은 과정이 있기 때문이다.하나의 스토리가 끝나면 『알아 두세요 코너가 있는데 해당 내용을 간단명료하게 정리해 놓아서 매우 도움이 된다.소상공인의 실태와 현황,개인사업자 창업 업종 쏠림 현상 지속,소상공인컨설팅 지원,중소기업청 상권정보시스템,점포 임차시 반드시 체크해야 할 7가지,2014년 소상공인 정책자금지원,사업자등록 신청시 제출 서류,개인사업자와 법인사업자의 차이점,세금의 종류 및 개인 사업자의 세금 신고 및 납부기한,4대 보험요율 및 4대 보험 신청 및 해지,일반과세자와 간이과세자의 차이,소득의 종류별로 달라지는 과세 방법,2014년 귀속 종합소득세율,단계별 종합소득세 세금계산 구조,절세를 위한 장부 기장,전자세금계산서 활용법,성실신고확인제도,알뜰살뜰 세금 상식,납세자가 알아야 할 구제절차,사업계획서 등이 실려져 있다.개인사업자의 경우에는 사장이 직접 이러한 지식을 알아야 하기에 OJT교육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일단 사업계획서(구체적이고,측정 가능하며,성취 가능하고,목표와 관련되며,언제까지)는 디테일하게 작성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사업은 개인의 노력과 의지도 중요하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트렌드와 업종의 사이클을 감지하는 것이 중요하다.사업은 '그 사업 괜찮다'라는 소문이 돌 무렵에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성숙기 및 쇠퇴기에 발을 들여 놓게 되면 득보다는 실이 많을 것이다.그리고 복잡하게 느껴지지만 세금에 대한 지식과 상식을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세금에 대해 무지한 상태에서 세금폭탄을 맞는 것보다는 세금에 대해 미심쩍을 때에는 전문가를 찾아가 도움을 받는 것도 후환이 없을 것이다.스토리텔링을 통해 이해하기 쉽게 창업의 전반적인 과정을 배우는 계기가 되어 마음이 든든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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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를 읽다 - 역사와 삶의 고비마다 고려를 지키고 빛낸 문장들
이혜순 지음 / 섬섬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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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조 왕건에 의해 건국된 고려34대 왕과 474년 간의 역사 갖고 있다.후삼국을 통일하고 개국한 고려는 참신한 인재등용법부터 다양한 개혁을 이루어 나간다.불교 유교 도교 풍수지리 도참사상 등 다양한 사상과 문화를 용인하고 공존하게 한 다양성과,그로 인한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는 정체성을 일깨웠다.깨어있는 고려왕조는 다원사회가 특징이며 고려왕조의 특성이기도 하다.고려는 다원성을 띤 역사이기도 했기에 글로벌주의를 부르짖는 현대사회와 맞물리기도 하기에 상대의 존재를 인정하고 공존과 화해를 갖어야 치열한 경쟁의 무대에서 전진할 수 있는 활력소가 되리라 생각한다.

 

 고려 역사는 474년을 갖고 있다.고려 왕조의 존망을 가늠하는 두 차례 각각 30여 년간에 걸친 거란,몽골 등 이민족과의 전쟁을 극복하기도 했으며,무신정권과 승려들에 의해 집권이 뒤바꿔지면서 왕조는 약체가 되기도 한다.몽고에 의에 고려는 쑥대밭이 되면서 도읍지가 개경에서 강도(강화도)로 천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오기도 하며,여.몽 연합군에 의한 두 차례의 일본 정벌은 양국간에 커다란 시련과 좌절을 안겨 주기도 했다.또한 고려에 귀화한 쌍기에 의해 과거제도가 도입되고,해서는 훈요십조 및 팔관(해서는 안될 여덟가지 사항)회 등이 개최되기도 한다.고려가 원의 부마국이 되면서 충(忠)자가 들어가는 왕은 원에 의해 정해지기도 했다(충렬왕,충선왕,충숙왕,충혜왕,충목왕,충정왕).

 

 고려는 결국 이성계를 위시한 역성혁명에 의해 474년 간의 막을 내리고 국명이 조선으로 바뀌게 된다.이러한 기본적인 고려에 대한 역사적 지식을 갖고 이번 《고려를 읽다》를 읽어 내려 갔다.통상 고려의 전분야에 대한 통사적인 것을 기대했는데 그것과는 전혀 다른 한문으로 쓰인 고려시대의 명문장들이 정선된 문장만을 골라 세련되게 번역되어 나왔다.한문장을 번역한 내용들은 문학적인 평가를 받은 것에 국한하지 않고 전분야를 아우르는 고려시대의 속살을 그대로 보여 주는 것이었다.정치적인 글,외교문서,논설문,편지,묘지문(墓誌文),종교 의례문,과거시험 문제 등을 소개하고 있다.이혜순저자는 한국 고전문학,한문학회회장을 역임해서인지 정교한 내용과 풍부한 해설,꼼꼼한 학자적 자세가 글의 내용에 그대로 비춰지고 있어 믿음이 가고 남는다.

 

 우선 여섯 파트로 나뉘고 있다.왕과 신하,그들의 세계,외세로부터 나라를 지킨 문장보국의 명문들,친구란 무엇인가,사람의 일생,사대부의 삶과 철학,사회와 역사 인식,종교와 학문의 세계로 되어 있다.한문 실력은 변변치 못하지만 시간이 된다면 차분하게 원문과 번역문을 대조해 가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고려의 대외관계를 비롯하여 과거 출제시험,야사와도 같은 일반 백성의 삶의 진면목이 생생하게 전해지고 있다.신라시대 경순왕 김부의 이야기부터 시작되는데 박인량의 통찰력 있는 글쓰기가 시선을 끌기도 했다.김부식의 온달 장군의 이야기도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고,국순전과 국선생전의 얘기는 많이 들어서인지 깊은 관심으로 대했다.그중에 보국명문이 갖는 의미는 고려가 대외관계에서 힘의 역학을 잘 조율해 냈다는 평가를 할 수가 있으며,외교문서를 작성하는 사람의 문장력과 양국간의 가교역할은 예나 지금이나 실리적이고 선린우호적인 차원에서 막중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자랑스러운 점은 최치원이 당나라에 머물렀던 중국 양주에 외국인 기념관이 설립되었다는 점이다.(2007년 중국 중앙정부에서 세움)

 

 고려의 힘이 원보다 약하다 보니 원에서는 고려 처녀 공출을 수도 없이 요구하는데 이곡의 글에서 처녀 공출의 폐지를 요구하는 글을 접하면서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했다.원나라 황실에 바친 고려 처녀의 수는 150명이 넘는다고 한다.또한 원 쿠빌라이의 딸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왕인 충선왕이 티벳으로 유배를 가야만 했던 사연,사행(使行)으로 일본으로 떠나는 정몽주가 일본을 유람하며 느낀 소회 등이 인상에 남는다.친구란 무엇인가 라는 편에서 임춘은 글쓰기는 기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므로 문장의 어려움은 강한 기운이 가슴속에 차고 넘쳐서 자신도 모르게 말로 나타나는 데에 있다는 점에서 밑줄을 그어본다.서울 둔촌동의 유래도 흥미를 끌었는데 이집이 몸을 피해 숨어있던 곳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실천윤리에 기반을 두고 글을 쓴 사람은 단연 이제현의 유학에 잘 나타나 있다.부도(婦道)를 잘 수행하여 아내를 칭송하는 의미에서 묘지문을 쓴 최루백의 사연,가난과 기근이 들기라도 하면 부부가 자식을 파고 남편은 아내를 팔았다는 안타까운 사연,채마밭과 훼손된 가옥을 수리하는 일상,색(色)에 빠지는 것은 망조라는 사대부들의 의식,그리고 최초의 서사시인 이규보의 동명왕편이 소개되고 있다.

 

 전반적으로 고려는 도교와 불교의 색채가 짙다는 것을 알게 되고,과거시험은 유용지학에 바탕을 두고 있다.배운 것을 실생활에 요모조모 잘 활용해 생활개선과 사회발전을 꾀하는데 있다는 것이다.다양한 분야에 대해 정선된 한문장을 잘 다듬고 풍부하게 해설까지 들려 주고 있는 《고려를 읽다》는 흥미적인 요소와 학습적인 요소가 균형과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의미있는 시간이 되어 매우 다행스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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