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죽음의 식탁 - 독성물질은 어떻게 우리의 일용할 양식이 되었나
마리 모니크 로뱅 지음, 권지현 옮김 / 판미동 / 2014년 4월
평점 :
지구촌이 경제성장에 매달려 오다 보니 물질적 생활은 풍요로워진 것은 틀림없다.돈과 물질만 풍족하면 권력과 명예도 저리가라 할 정도이다.그런데 산업화,도시화로 인해 농경사회에서 볼 수 없었던 문제들이 지구의 대재앙을 예고라도 하듯 그 조짐이 하나 둘씩 다가오고 있다.우선 기후변화,환경문제,식량문제가 바로 그것이다.인구 증가와 함께 식량문제가 대두되면서 1960년대 필리핀과 멕시코가 미곡의 신품종을 개발하여 녹색혁명을 이루어냈고,1975년에는 헬싱키 선언에 따라 경제,과학,기술 및 환경문제가 국제적인 협력에 따라 실천해 나갈 것을 약속했으며,1997년에는 교코 기후협약이 맺어지기에 이르렀다.하지만 혁명과 선언은 현실과는 따로 노는 것 처럼 보인다.이 문제는 신자유주의 시대에 접어 들면서 각국의 이익 상충과 맞물리기도 하며,구체적으로는 정치가와 기업가 간의 암묵적인 합의에 따른 것으로 보여진다.
인간에게는 자연과 분리하여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다.경제개발은 개인의 삶을 풍요롭고 소득을 제고하는데 기여를 하지만 반면 개발이익과 상업 메커니즘에 의해 산과 강,토지의 형질은 심각하게 훼손되고 인체는 치사에 이를 정도로 그 심각성이 경악할 수준이다.아직 읽지를 못한 도서인데,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은 살충제 남용에 따른 환경 오염의 심각성을 경고한 환경학의 고전으로 불리우고 있으며,지금은 절판된 마리 모니크 로뱅(상기 도서의 저자)의 비윤리적이고 죽음을 생산하는 기업의 실태를 고발한 《몬산토》는 곡류를 비롯하여 과일,야채에 이르기까지 농약의 잔류성분이 소비자의 인체에 흘러 들어간다는 것이다.마리 모니크 로뱅저자는 유전자 조작으로 잘 알려진 《몬산토》사의 연장선상 내지 다 말할지 못한 내용을 추가하여 《죽음의 식탁》을 현장감을 살려 리포트 형식으로 들려 주고 있다.저자는 설치류 및 원숭이와 같은 포유류에 대한 임상실험에 대한 소름 돋는 사례를 소개하고 있어 재삼재사 경각심이 생기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인체에 가장 좋은 식자재는 유기농 식품이겠지만 현실적으로 유기농만을 찾아 나서기가 쉽지만은 않다.물론 요근래에는 생산자 표시가 구체적으로 표기되어 있고,성분 및 원산지까지 기입되어 있어 어느 정도 신뢰는 가지만 실제 눈으로 보지 않은 이상 100% 안심할 수는 없다.손과 발로 경작하던 농사가 기계로 대체화되었다.비료를 비롯하여 농약 살포를 하는데 제초제,살충제,살진균제 등을 때에 맞춰 살포를 하게 된다.저자는 살충제를 살생제로까지 불리고 있는 만큼 인체에 농약 잔류물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2차 세계대전과 함께 화학산업이 발달하면서 농산물 및 집안에서 사용하는 세제류,샴푸류 등도 강과 호수,바다의 생태를 오염시키고 있다.농약과 같은 식물 약재는 발암성,변이원성,생식 독성이 있는 물질로 분류되고 있기도 하다.식물 약재를 자주 사용하는 농부는 알레르기 비염,습진,천식,고혈압,당뇨병,경색,파킨슨병,알츠하이머병이 생긴다고도 한다.특히 먹이사슬상 농약 잔류물을 흡입한 미세생물이 생물의 꼭지점인 인간의 인체에 들어올 수가 있다는 점을 환기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농약의 위험성을 다시 한 번 생각케 한다.
농약의 잔류물은 인체의 신경계,면역계,내분비계에까지 교란을 시키면서 각종 질병을 유발시키고 있다.국민 안전과 노동 안전을 책임지는 정부가 농약 잔류물에 의해 발병이 되었다면 해당 기업측에서는 쿨하게 사과하고 재발방지책을 내놓으면서 피해자에게는 위로와 보상을 해야 하는데,변명과 면피로 일관한다는 것이다.이는 정치가와 기업가 간의 이익 상충관계라는 함수에서 찾을 수가 있는데,매우 불쾌하고 비윤리적이다 라는 생각을 감출 수가 없다.파라셀수스가 말한 "양은 독이다"라는 말은 적든 많든 독성물질이면서 질병의 원인이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위 이익창출에만 몰두하고 소비자의 건강과 안전은 도외시한다는 것이 실정이다.게다가 누가 어떠한 기준으로 만들어 놓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납과 같은 물질이 인체에 유입되어도 어느 정도까지는 '일일섭취허용량'을 정해 놓기만 하고,사후대책은 손을 놓고 '나 몰라라'하고 있고,관련부서의 책임자마저도 '일일섭취허용량'의 기준 및 산정방법을 정확히 밝히지 못하고 어물쩡거리며 딴전을 피우고 있다."이러면 안되잖아요!"라고 면박을 주고 싶다.
현실 속에서 먹고 마시며 바르고 잠자는 주거 공간에 이르기까지 인체에 무해한 것들이 얼마나 될까.아이러니하게도 가는 곳마다 독성물질,화학오염물질로 가득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소비자 모두는 개인의 생활지혜를 최대한 발휘하여 농약 잔류성 물질을 깨끗히 씻어 내고,인스턴트와 같은 가공 식품 및 식품첨가제,화학제품을 스스로 멀리 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또한 일상에서 접하는 담배 연기나 방사선 혹은 과다한 자외선 노출 뿐만 아니라 음식,공기,토양,수질에 이미 들어 있는 산업 공정,농업 활동에서 발생하는 화학오염물질에 대해 소비자 및 시민의 높은 의식 및 부도덕 기업체에 대한 고발 및 규탄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저자가 30년 동안 연구해온 책과 자료에는 납 오염,광우병,유전자 조작 생물체,농약,식품첨가물,아스파르탐,비만,일일섭취허용량 등이 잘 정리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저자가 국제잔류농약전문가그룹과 식품첨가물전문가회의를 위해 정부,유관 기관,제조업체,개인에게 보유한 데이터를 제공해 달라고 요청을 하면서,이것은 농약의 독성학 데이터를 확인하려는 소비자단체나 환경 단체를 위해서인데,왜 원자료가 영업 비밀이 되어야 하냐에 대한 답변이 혀를 끌끌 차게 만든다.
"지적 재산권 보호 때문입니다.법적인 문제지요.데이터는 기업의 소유입니다.저희에게는 그것을 제3자에게 알릴 권리가 없습니다." -P349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유효성에 관한 의심을 불러일으키고 투명성이 담보되어야 생기는 신뢰도를 깎아내리고 있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외 인간 감미료인 아스파르탐과 디에틸스틸베스트롤에 노출되면 각각 뇌종양 및 난소나 음경 기형을 일으킨다는 보고가 있다.일명 내분비계 교란물질로서 갑상선,뇌하수체,부신,난소,고환 등의 호르몬 활동을 조절한다.생명과 직결된 배의 성장,혈당,혈압,뇌 기능,신경계 기능,생식능력의 과정을 조절하기도 한다.플라스틱 포장재와 랩,PVC로 만든 물건,샴푸와 같은 바디 용품도 조심해야 하며,모유에 들어 있는 프탈레이트 농도와 요도밑열림증 같은 남아의 태아 기형 비율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 연구를 발표하기도 했다.
산업화 및 기업의 이윤창출를 목적으로 기후,환경,생태계는 이미 심각한 수준으로 전락되었다.먹고 마시고 씻고 잠자는 환경이 이제는 안전지대가 아닌 만큼 소비자의 각성과 의식제고가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부도덕하고 비윤리적인 형태로 소비자의 눈과 귀를 기만하고,발각되면 벌금 몇 푼으로 끝내려는 몰지각한 상업윤리의 근절은 언제 사라질 것인지 답답하기만 하다.내 건강과 안전은 스스로 챙기면서 건강에 유해한 독성물질의 위험에서 벗어나야겠다.저자는 언론인으로서 인류의 건강하고 안전한 삶을 위해 30여 년을 두 발로 뛰고 취재한 결과를 담대하게 들려 주고 있는 점에서 존경의 염(念)을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