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박동을 듣는 기술
얀 필립 젠드커 지음, 이은정 옮김 / 박하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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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 조건없는 풋풋하고 순수가 넘치던 사랑은 시간과 세월이 흘러도 장기기억으로 남게 마련이다.서로가 좋아서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어 뜨거운 사랑을 나누고 땅에 발을 내딛고 사는 한 달콤한 사랑은 변치 않을 것 같지만,삶의 과정은 개인의 의지를 방해하는 요인이 있기 마련이기에 원치 않은 시공간 속으로 갈라져 만나지를 못한 채 그리움과 추억을 삭히며 살아 가는 것도 인생이 아닐까 한다.생에 처음 만나 심장이 뛰고 거친 물결과 같은 성애도 시간이 흐르면 허무하기 짝이 없는데,보고 싶고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지 못하고 산다는 것은 마음을 도려내는 천형(天刑)에 가까울 것이다.

 

 유부남이 첫사랑과 헤어지고 이끼가 켜켜이 낀 바위틈과 같이 기나긴 세월이 흘렀건만 풋풋하고 순수함이 물씬 배여 나던 시절과 둘이서 나누었던 달콤하기 이를데 없는 연인을 못잊어 집을 나간 한 남자가 있었으니 이를 두고 세인들은 어떻게 평가를 할 것인가.초로인 남자는 미국 동부 유수의 대학을 나오고 변호사로서 경제적,신분적인 면에서 부족할 것이 없건만,그의 내면은 첫사랑과의 언약과 피치 못할 사연으로 헤어진 것이 내내 그의 정신과 심리세계를 휘감아 돌고 있었다.그 주인공은 바로 틴 윈이고 그리움으로 몇 십년 세월이 흘렀어도 그 뒤를 그림자와 같이 따라 다니던 여인은 미밍이다.

 

 이야기의 공간적 배경은 미얀마 깔로와 양곤을 오고 간다.시대적 배경은 20세기 중반 경이다.19세기말 영국의 식민지하에 놓여 있던 미얀마는 1948년 해방이 된다.주인공 틴 윈은 해방 전에 태어났는데,당시 미얀마는 과학 및 의학수준이 저조하면서 질병 및 미래에 대한 예언 등은 민간요법이나 점쟁이(점성술사)를 믿는 풍조가 강했던 것으로 보여진다.틴 윈의 출생이 4,8,11월 토요일이라면 불길한 일이 생긴다고 했는데 그는 불길하지만 운명적인 토요일에 태어나고 말았다.또한 그는 앞을 못보는 시력장애를 안고 태어났다.아버지가 날아오는 골프공에 정통으로 머리를 맞아 불여귀가 되고, 어머니마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망하고 만다.틴 윈은 수치라는 보모에게 맡겨지지만 친부모 이상으로 그를 잘 키워준다.미얀마는 전통적으로 소승불교국답게 사원(寺院)내지 수도원이 산재해 있는 곳이기에,수치는 틴 윈은 수도원에 데리고 가기도 한다.우 메이라는 스님은 틴 윈에게 삶의 도움이 될 조언을 많이 들려 주기도 한다.

 

 틴윈이 우연히 만난 미밍은 그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남을 배려하고 챙겨주는 따뜻한 성품의 소유자이다.미밍 역시 한쪽 다리를 쓰지 못하는 신체장애를 안고 있다.둘이 만나는 풍경과 분위기는 때묻지 않은 순수함과 평화로움으로 가득차 있다.앞을 못보는 틴 윈은 사물의 움직임과 소리,모양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한쪽 다리가 불편한 미밍은 그런 틴 윈을 연민과 동정,사랑으로 포근하게 감싸준다.미얀마가 아열대 기후대에 속하다 보니 이국적인 식물과 풍경들의 묘사도 싱그럽기만 하다.집,마당,근처의 들판이 주무대인 틴 윈은 어느덧 미밍과 가까워지면서 뜨거운 성애관계도 갖게 된다.틴 윈은 곁에 미밍이 있어 주기만 하면 그 자체로 행복에 겨워한다.그녀의 손,목소리,웃음소리,체취는 그의 가슴 속에 세로토닌 호르몬을 차곡차곡 채워 준다.다리가 불편한 미밍은 틴 윈의 등에 기대어 가고 싶은 곳을 맘껏 소풍을 다니기도 한다.

 

 두 번,세 번 만나면서 심장 소리로 상대를 알아맞히는 일은 틴 윈에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물론 심장 소리는 결코 한결같지 않았다.몸과 영혼에 대해 많은 것을 드러냈고,시간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고 상황에 따라 바뀌기도 했다.심장 소리는 젊거나 노쇠하게 들리기도 하고,지루함을 표출하기도 했고 소리 자체가 지루하게 들릴 때도 있었고,수수께끼처럼 알 수 없을 때도 있었으며 때로는 확연히 짐작가게도 들렸다.

-P220

 

 당시 틴 윈에게는 양곤에 거부인 고모부가 살고 있었다.일가친척없는 고립무원으로 사는 처조카가 시력에 장애가 있음을 알고 치료를 해준다.백내장이었다.심장박동과 소리,움직임,느낌으로만 세상과 소통하던 틴 윈은 대명천지를 눈 앞에 두고 다시 태어난 기쁨을 만끽하기도 전에 그의 미래는 고모부에 의해 조종되었다.칼로에 두고 온 미밍 생각에 마음이 무척 괴로웠을 것이다.하지만 그는 학업과 미래를 위해 미얀마를 떠나 영국으로 유학을 가고,다시 변호사를 목표로 미국으로 갔던 것이다.그곳에서 미국인 아내를 만나 결혼을 하여 두 명의 자녀를 두었다.결혼후 20여 년을 한지붕에서의 낭만과 즐거움보다는 미적지근한 부부관계로 일관해서인지 아내는 남편이 집을 나가 행방불명이 되었어도 찾으려 하는 부부의 정은 거의 찾을 수가 없다.다락에서 찾아낸 틴 윈의 쓰다 만 편지 속에 미얀마의 미밍의 주소를 발견하고 딸인 줄리아는 미얀마로 향한다.아버지가 그토록 못잊고 사랑했던 여자가 과연 누구인지를 찾아 내고자 했던 것이다.그런데 아버지와 미밍의 소식을 알고 있던 우 바라는 남자로부터 둘의 생사확인을 듣게 된다.미밍과 틴 윈이 오랜 세월이 흐른 뒤 만났지만 미밍은 병색이 완연한 상태이고 틴 윈도 심장마비가 가까울 무렵이었다.둘은 죽음의 순간에 만나 긴 회포를 풀지는 못했지만 사랑의 미로에 빠져 들었던 젊은 날의 기억과 추억은 화장(火葬)후 푸른 하늘로 치솟았던 재스민 꽃과 같은 연기 기둥이 되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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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철학 -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던 행복론
마광수 지음 / 책읽는귀족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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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과 물질,권력과 명예를 거머쥐기 위해 필살기의 정신으로 살아가야 그지 멀지 않은 시기에 행복을 누릴 수가 있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사실 행복은 눈에 보이는 것도 아니고 수치로 계산할 수 있는 방정식도 아니다.설령 어떠한 조건이 개인에게 부합하여 잠시 만족감을 느낄지는 모르겠지만 평생을 행복에 젖어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고 본다.나는 중학교 도덕시간에 난사람,든사람,된사람이라는 것을 배웠다.쉽게 얘기하여 돈이 많은 부자는 난사람이고,학식이 풍부한 사람은 든사람이며,인격을 두루 갖춰 세인들로부터 존경을 받는 사람을 된사람이라고 했다.순진한 생각에 든사람이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차원에서 최고인 줄로만 알고 노력 여하에 따라 든사람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면서 살아왔다.그런데 도덕과 윤리가 땅에 떨어진 한국사회에서 인격과 양심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사회의 규정과 시스템에 맞춰 제대로 된 직장을 찾아 밥벌이 준비를 하는 청년층들에게 있어 현대사회는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하고 각박하기만 하다.바로 생존경쟁 속에서 살아 남기 위해 피터지고 박터지는 나날을 보내야 하는 상황이다.세대간 갈등까지 곂쳐져 있으니 청년들은 세상을 잘못 태어났다는 생각마저 든다.부모가 몇 십년을 허리가 휘도록 교육지원을 해주었건만 자식에게 돌아온 것은 비정규직,취업재수 등 본인을 비롯하여 가족 전체가 울상이다.한편 때깔나는 직장에 들어가고 소위 사(士)자로 불리는 직업을 갖은 부류들은 (각자 나름대로의 고충은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보다는 삶에 윤활유를 부은 듯 여유로운 생활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자본주의 사회이고 능력에 따라 살아가는데 누가 뭐라고 간여할 사항은 아니지만 고용 유연화로 인해 양극화 및 소득 불균형 양상은 그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이어서,자본주의의 대모순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 꼴이다.

 

 한국사회는 소위 연고주의에 경도되어 있다.학연,지연,혈연을 비롯하여 계보,계파,당파 등으로 끼리끼리 유유상종하고 있다.그중에 부자는 부자들끼리,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들은 권력층끼리,돈이 많은 사람은 움크려 쥐고 내놓으려 하지 않는 등 소수의 계층과 다수의 피지배층은 남과 북의 휴전선보다도 더 팽팽하게 갈등의 골이 깊어만 가고 있다.시대는 21세기이고 OECD국가이면서 자살율 1위,행복 지수 밑바닥을 기고 있는 한국이 아무리 외형적 경제성장을 이루어냈다고 한들 사회구성원간의 위화감과 양극화,그리고 두터운 보수층의 담넘어 기어가는 구렁이식의 정치패턴을 보고 있노라면 답답하기만 하다.소수계층만을 위해서 나라가 존재하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회의가 많이 든다.길게는 조선시대의 사색당파부터 가깝게는 일제강점기의 친일세력,해방후 반공을 외치고 유신을 찬송했던 세력들이 현재 한국정치를 쥐락펴락하고 있는 것이다.그래도 삶은 흘러가는 것이기에 (좋은 의미에서 체념을 하고) 내 갈 길을 찾아 나서려고 한다.

 

 마광수작가는 매체 및 도서를 통해 익히 알고 있지만,그의 작품은 이번이 처음이다.1993년 <즐거운 사라>가 사회풍속을 저해하는 퇴폐적이다는 이유로 기소가 되었다.지금도 그러하지만 한국사회는 성과 관련한 표현에 대해 자유롭지 못하다.성애표현에 관해서는 동북아권 중에서 가장 치졸하고 대담하지를 못하다.게다가 중.고교생들에게 성교육을 제대로 하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제2의 성징기가 나타나는 사춘기 시기에 학생들이라도 해서 성욕이 없을까.옛말 하나도 그른 것이 없다.사람의 심리가 하라고 하면 하지 않고 하지 말라고 막으면 더 하고자 하는 호기심과 오기가 생기기 마련이다.인간의 본능은 식욕,성욕,수면욕이 있다.그중에 성욕은 음식물을 섭취하고 소화를 시켜 배설하듯 몸에 고인 액체를 정기적으로 배출해내야 건강한 몸과 가뿐한 마음이 들 것이다.마광수작가는 이러한 차원에서 성애와 관련하여 자유스럽게 표현하는 사회가 바람직하다고 한다.나아가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자신의 개성과 장점,자부심이 넘쳐 나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자신의 성 취향에 맞는 섹스를 즐기는 것,자신이 몰두할 수 있는 놀이가 바로 행복의 3대 요건이라고 한다.일종의 자기 정체성을 확고하게 다지면서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는 소신형의 인간이 되어 주기를 바라고 있다.

 

 이 글은 수미일관 마광수작가만의 기존의 사회구조,사회의 잣대라는 통념을 벗어나는 이야기를 들려 주고 있다.수긍이 가는 점도 있지만 세상을 삐뚤어진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 점에서는 약간의 괴리감도 느끼게 한다.가장 가슴에 와닿는 말은 한국사회가 아직도 유교주의의 사상과 의식이 짙게 깔려 있다는 점이다.시대는 21세기이지만 사회를 이끌어 가는 계층은 사고의 틀이 유연하지 못하다는 점에서 마광수작가는 시의적절하게 정곡을 찌르고 있어 가슴이 후련하기도 하다.한편 지나친 마작가식의 생각과 감정의 틀이 편협되어 있다는 점도 아쉽기만 하다.이야기의 주류가 성의 자유화,쾌락주의로 일관되어 있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솔직해서 나쁠 것은 없지만 과연(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고) 음란,음탕,문란,퇴폐,향락 등을 일삼는다면 한국사회는 야한 나라의 천국의 도래가 시간문제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사회 미풍양속을 해친다는 이유로 몇 명의 작가가 필화에 휘말리고 법정까지 간 적이 있는 것으로 안다.인간은 말 못하는 동물과 다르지만 본능에도 충실할 때는 충실해야 한다고 본다.사랑도 궁합이 맞는 사람끼리라야 멋진 성애가 가능할 것이다.사회가 만들어 놓은 도덕의 잣대로 인해 사랑을 사랑답게 표현하지 못하고 꾹 참아낸다면 그 보다 더 큰 정신질환이 어디에 있을까.이기적이지만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때로는 솔직하게 표현할 줄 아는 용기와 담대함도 필요하다고 본다.재능과 적성에 맞는 일을 하고,속궁합이 맞는 사람과 성애를 나누고,기호에 맞는 일에 몰입하여 재미있고 즐거운 인생을 펼쳐 나가는 것이 행복이라면 행복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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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역습 - 행복강박증 사회가 어떻게 개인을 병들게 하는가
로널드 W. 드워킨 지음, 박한선.이수인 옮김 / 아로파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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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인의 최대 관심사는 돈걱정 안하고 행복하게 오래 사는 일이 아닐까 한다.하는 일도 잘되고 인간관계도 원만하여 살 맛 나는 날이 오랫동안 계속된다면 그 이상 바랄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먹고 자고 입는 의식주 문제가 기본이 되지만 생활고,삶의 지수의 낮음,스트레스의 과다,불균형적인 음식 섭취,운동부족,탐욕과 그릇된 욕망 등 개인을 둘러싼 부조리한 사회환경과 사회구조가 개인의 심신을 지치게 하고 있다.반면 개인의 잘못된 생활습관 및 불정확한 정보,소문만 믿고 병원을 들락달락하는 사람도 주변에서 많이 보았다.그런데 현대인의 질병은 신경과 감정을 많이 소비하는 감정노동에 치우치다 보니 그에 따른 질병이 생기게 마련이다.과다한 업무량과 제어하기 힘든 스트레스,우울증과 같은 질병은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병이 나으면 모두 행복해질 것으로 생각하지만 삶의 과정은 만족이 없는 법이다.자신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자신이 스스로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다스려 나가는 것이 가장 현명한 처세라고 생각한다.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고 약을 먹는다고 해도 스테로이드제와 같이 일시적인 진정작용을 줄 뿐 근본적인 완치는 쉽지가 않다.현대는 의학 및 의료기계가 발달하여 형편만 된다면 고가의 MRI 등 조직검사를 통해 인체내부에 도사리고 있는 세세한 병까지도 찾아낼 수가 있지만 마음을 다스리지 못해 발생하는 질병은 마음 속의 원망,응어리,미움,배신,복수심 등을 없애려고 부단히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고 본다.마음을 다스리는 데에 있어 개인의 체질과 성향의 차이로 인해 마음을 다스리고 호전되는 시간이 다를 것이다.우선 잊어도 될 것은 어떻게든 잊어 버리도록 노력하고,누군가와 상담하여 좋은 방향으로 문제해결을 해야 할 사항은 그렇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즉 심인성 질병은 의사가 완치시켜 주지도 않고 그저 조언을 해 주는 역할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

 

 요즘에는 병원이 상업메커니즘에 의해 조그마한 질병도 우선 다양한 조직검사부터 강요를 한다.환자측은 혹시라도 인체 내에 커다란 질병이라고 있을까 싶어 의사의 반강요에 의해 이것 저것 검사를 받게 되며,중환자의 경우에는 병원규정인지는 모르지만 새로운 환자를 수용하기 위해 기존의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옮기라고도 한다.실제 그러한 꼴을 경험했던 사람이다.병원은 제약회사와 연결고리가 견고하게 형성되어 처방전도 해당 제약회사의 것을 사용하도록 제휴가 되어 있는게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그렇다면 정신적이고 심리적인 질환의 경우에는 꼭 병원의 문턱만 제일일까.반드시 그것은 아니라고 본다.이러한 질병을 고치기 위해서는 대체요법과 같은 방법도 있으니 스스로 알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한방의 사혈(寫血)과 같은 침뜸도 묵은 피를 맑게 해주면서 심신이 가뿐해지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그외 꾸준한 운동을 하면서 세속의 시름을 모두 잊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아직 해보지는 않았지만 명상,요가,음악감상,(불교의)영가의식 등도 정신건강을 회복하게 위해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한다.

 

 인공행복의 특징은 삶을 부정하는 힘이다.인공행복을 경험하는 사람은 비참한 삶도 비참하게 여기지 않는다.실로 고통스러운 삶을 살고 있지만 그다지 고통스러워하지도 않는다.아무리 나쁜 일이 일어나도 기분은 여전히 유쾌하다.그 누구도 그들을 슬프게 할 수 없을 것 같다. -P17

 

 이 글은 엄청나게 늘어가고 있는 '인공행복 미국인'이라는 사회계층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일과 종교생활 모두 정상인과 같지만,자신의 행복만큼은 약물에서 얻으려 한다는 점이 아이러니할 뿐이다.프로작과 졸로프트와 같은 항우울제를 통해 행복감을 성취한다는 것이다.그외 코카인과 같은 향정신성 약물에 의존하는 부류도 있다고 하니 진정한 행복감이 무엇인가를 그들은 알고서나 약물에 중독이 된 것일까.항우울제,향정신성 약물은 자주 복용하다 보면 중독이 될 것이다.담배를 피우다 끊은 사람이 금단현상으로 인해 다시 담배를 입에 대듯 항우울제,향정신성 약물은 인간의 정신과 마음을 피폐시키지 않을까 우려가된다.이와는 별도로 종교의 힘을 빌려 마음의 병을 고쳤다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안수와 같은 영성의 힘을 빌려 치유를 보았다는 것이다.그런데 과학적인 평가가 불가하다.경쟁,성취지향적인 것을 요구하는 시대에서 사회구성원은 심신의 고통이 커져만 간다.외로움,지루함,혼란스러움을 넘어 무력감까지 느끼게 한다.

 

 행복을 찾기 위해 약물에 의존하는 미국사회의 인공행복 계층자들이 늘어가고 있다는 현상황에서,한국인 역시 건강과 행복을 찾기 위해 아프지 않아도 건강식품을 비롯하여 약물에 의존하려는 사람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개인적으로 생각하건대 평소 조급하지 않은 생활습관과 적당한 운동,원만한 대인관계,그리고 폭넓은 교양의 함양을 통해 건전한 시민으로 살아가려는 노력과 의지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한다.약물은 스테로이제와 같아 일시적인 진정작용과 평온함을 안겨 주지만,병원,제약회사,보험회사의 상술에 의해 병은 완치가 되지를 않고 의료비용만 증가할 우려가 있다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된다.약물에 의한 인공행복을 쫓으려 하지 않고 스스로 신체건강과 내적인 건강을 되살리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를 찾아 나서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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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 똥장수 - 어느 중국인 노동자의 일상과 혁명
신규환 지음 / 푸른역사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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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말부터 20세기 전반에 걸쳐 베이징의 도시위생을 다룬 똥장수(糞夫)들의 삶과 애환을 다룬 글로서,도시하층민을 연구하는 글로서 직업의 변천사의 측면에서 귀중한 자료가 아닐 수가 없습니다.베이징,난징 등의 위생개혁과 혁명의 시기에 이들은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 살펴 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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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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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이하고 기발한 소설을 만났다.기발한 소재와 탄탄한 구성 그리고 지루하지 않게 재미와 몰입을 더해 주어야 독자들을 사로잡는다.그리고 이왕이면 특정 연령층을 타깃으로 하지 않고 전연령층이 안방극장에서 가족 시트콤과 같은 드라마를 즐기는 것과 같은 이야기라면 더욱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이 온몸에 퍼질 것이다.그러한 맥락에서 오래 간만에 기발한 소재와 탄탄한 구성을 선사하고 있는 소설을 만나게 되었다.늦깍이 작가로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요나스 요나손작가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 글로벌 베스트셀러가 되고,이 작품이 영화화하여 절찬리에 관객들을 사로 잡고 있다고 한다.

 

 인간의 수명이 의학과 과학수준에 힘입어 늘어났고는 하지만 100세를 맞이하기란 아직은 많지 않다.100세를 살고 있는 노인들을 어쩌다 매체를 통해 보면 얼굴엔 검버섯이 잔뜩 나있고 거동이 불편하여 후손들의 보살핌을 받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1세기라는 시간과 세월은 개인이든 사회든 역사가 아닐 수가 없다.기억은 가물가물해도 장기기억으로 남는 굵직굵직한 사연과 기억,추억 등은 풍성한 자서전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몸과 마음이 쇠락하여 죽음의 문턱에 있으리라는 100세의 노인은 기상천외하게도 창문을 넘어 자유로운 인간이 되고자 행방을 정하지 않고 이곳 저곳을 전전하고 사고도 치면서 잡다한 사람들과 한무리가 되어 그들 속에서 갖은 해프닝을 쏟아 낸다.주인공은 바로 알란 칼손으로 1905년생이다.백세를 맞이하는 생일날을 앞두고 그는 왜 창문을 넘어 유유히 도망쳤을까.

 

 '꼭 여기서 죽어야 한다는 법이라도 있는가? 다른 때,다른 곳에서 죽는다고 하여 문제 될 게 없지 않은가?' -P9

 

 비척비척 걸어 도착한 버스 터미널,그는 한 청년을 만나면서 사건과 사고를 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갱단 소속의 청년이 화장실에 간 사이에 갈 길이 바쁜 알란은 손에 쥔 액수에 맞게 행선지를 정하고 청년의 트렁크를 훔쳐 달아나는 셈이다.일단 버스에서 내려 또 어디론가 비척비척 걷다 나타난 한 민가에서 만난 율리우스와 술을 마시고 있던 참에 트렁크 주인인 청년이 어렵사리 알란 노인을 만나게 되지만 수완이 좋은 알란과 율리우스가 청년을 냉동고에서 집어 넣어 결국 얼어 죽고 만다.그런데 청년의 트렁크 안에는 천문학적인 스웨덴 화폐가 잔뜩 들어 있고,이 돈을 어떻게 해야 할까를 두고 설왕설래하던 둘은 핫도그 장사인 베니와 합류한다.죽은 청년은 궤도차에 실려져 갑판 너머로 버리고,양로원에서는 100세를 맞은 노인이 행방불명이 되면서 난리가 나고,청년의 행방까지 묘연해지면서 사건은 일파만파 번지게 된다.청년을 죽인 알란과 율리우스는 죄책감과 좁혀져 오는 수사망에 호숫가 부근의 농가로 피신하는데,농가의 주인은 구닐라라는 예쁜여자이다.얼굴은 예쁘지만 오만방자하고 예의가 전혀 없는 여자이다.얼핏보면 껌을 짝짝 씹으며 되먹지 않은 욕설을 내뱉는 여자인데,베니는 예쁜여자를 좋아하게 된다.

 

 한편 요나스 요나손작가는 100년을 살아 온 알란의 삶을 20세기 역사적인 사건과 인물을 결합하여 지나간 현대사를 반추하게 한다.그속에 위대한 알란이라는 인물이 있었다니 작가의 상상력과 구성은 탄탄하기만 하다.조실부모를 하게 된 알란은 십대 중반에 다이너마이트사를 설립하는 등 폭약과 관련하여 일가견을 보여 준다.폭약,원자폭탄에 깊게 관여하면서 알란은 때로는 도움을 주기도 하고,때로는 스탈린에 의해 반동죄로 30년의 강제 노역형에 처해지기도 한다.알라는 현대사의 다양한 인물과 조우하게 된다.스페인 내전의 프랑크 총통,미국의 헤리 트루먼,존슨 대통령,장졔스부인 쑹메이링,장칭,마오저둥,북한의 김일성,프랑스 드골,소련의 스탈린,후루시초프,브레즈네프 등이다.흥미를 유발한 대목은 블라디보스토크로 강제 노역을 하던 알란은 헤르베르트와 짜고 헤르베르트는 원수,알란은 부관으로 변신하여 북녘땅을 진입하게 되는데,나이 어린 김정일은 둘의 신분을 영 믿지 못하고 아버지 김일성과의 접견을 거부하려 드는데,바로 그 날 스탈린이 죽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둘은 김일성을 만날 수가 있었던 것이다.그후 알란은 중국 히말라야 산맥을 넘고 이란에서는 선교사를 만나기도 하는 등 파란만장한 삶과 100세를 맞이하여 사고를 치면서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한 곳에 진득하게 살아 가지 못하는 운명과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론손 반장은 경찰견을 대동하고 시체의 냄새를 맡게 하기도 하고 라넬리드 검사는 알란과 관련한 사고를 종합하여 알란은 삼중 살해범으로 처음에는 몰고 가는듯 하지만,예쁜여자네 집에서 합류하게 된 4인조는 그럴듯하게 알리바이를 조작한다.합동 기자회견장에서 라넬리드 검사는 4인조와 취조답지 않은 취조를 하는데,마치 주객이 전도된 듯한 분위기이다.4인조가 마치 사건.사고에 대한 전모를 숙지한 듯 검사를 꼼짝 못하게 한다.결국 알란은 무혐의,무죄로 끝나고,트렁크 속에서 횡재한 거액의 돈으로 비행기를 전세내어 발리로 여행을 나서기도 한다.그곳에서 만난 84세의 여인과 알란은 부부관계를 맺는 등 인생의 황혼기에 알란은 멋진 선물을 받게 된다.하지만 여우를 죽이기 위해 닭장 옆에 설치한 폭약이 터지면서 그는 건물과 사육동물을 모두 죽이고 알란은 가까스로 살아 남으면서,사회복지사에 의해 양로원에 들어가게 된다.100세를 맞이하여 양로원에서는 알란의 100세 기념 생일을 차리고,외부에서도 진기한 생일잔치를 취재할 예정이었는데,그만 알란은 창문을 넘어 구속받지 않고 자유로운 인간이 되고 싶었는데,예상치 않는 사고를 치고 돈에 눈독을 들인 사람들을 만나 상상속에서나 가능한 삶을 살아간다.기나긴 세월 속의 개인의 삶을 현대사와 결합시키고,웃지 않고는 배기지 못할 정도로 좌충우돌하는 알란 할아버지의 천방지축과도 같은 스토리는 내내 시선을 고정시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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