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소시오패스 - 차가운 심장과 치밀한 수완으로 세상을 지배한다
M. E. 토머스 지음, 김학영 옮김 / 푸른숲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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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성은 너무 다양하기만 하다.복잡하고 다양한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은 타인과의 소통과 교류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나와 타자와의 다름을 인정하고 배려하려는 기본 자세를 갖추는 것이 더불어 사는 삶을 한층 앞당기리라는 생각을 해 본다.심리적이든 환경적이든 인성든 고정적인 경우도 있고,개인의 노력과 의지에 따라서는 인성을 개조해 나갈 수도 있다고 본다.심리세계이면서 사회적 영향을 주는 인성에는 다양한 성격부류가 있게 마련인데,아무래도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DNA유전자와 기질이 인성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은 이의가 없다.

 

 사회적 사건.사고가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다 보니 사건을 저지른 범죄자들의 심리적 내면세계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묻지마 살인을 비롯하여 자신을 죽이는 자살과 같은 사회적 문제가 연일 터지면서 도덕적,윤리적 문제가 대두되고,고위 공직자들의 부정.부패와 관련하여 사회부조리가 발본색원되지 않은 가운데 정의와 상식의 문제가 세인들에게 보편적으로 관심을 갖게 되었다.그렇다면 많은 인성 가운데 차갑고 까칠하며 자기중심적인 주의가 강한 소시오패스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일반적으로 반사회적이고 사이코패스적인 특징이 강한 소시오패스는 사회생활 가운데 지배 욕구,언어적 공격성,높은 자만심 등을 갖고 있다.

 

 변호사,법학과 교수,로스쿨 로펌으로 있다 업무 태만으로 해고를 당한 M.E 토머스(필명)저자는 스스로 정신과 검사를 받고 소시오패스라는 진단을 받게 되었다고 한다.세상에는 1/5의 인구가 소시오패스에 감염이라도 된듯 그 인구가 많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내가 접촉하고 있는 사람들 가운데에도 소시오패스 성향이 있는가 싶어 되돌아 보니 다행히도 그런 사람은 없다.그렇다면 어떠한 계층,부류가 소시오패스 성향이 강할까.내 생각에 감정과 관계지향적인 사람보다는 많은 사람들을 리더하고 지배하려는 욕구 및 그러한 신분에 있는 계층이 아닐까 한다.겉으로는 정상인이지만 심리적 내면세계는 타인의 인권을 무시하거나 방해하려는 성격의 소유자들이 소시오패스의 전형으로도 보인다.예를 들면 군 장교,스파이,헤지펀드 매니저,정치인,제트기 조종사,수중 용접공,소방관 등이 소시오패스 성향에 잘 맞는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소시오패스의 특징은 자아감 결핍에서 기인하고 있다.매력,조종 능력,거짓말,문란한 섹스(동성애 포함),카멜레온 같은 변신,가면을 쓴 야누스적 이중성격,공감 능력 결핍 등이다.소시오패스 성향은 감정과 배려가 얕은 대신 삶의 목표,타인을 지배하고 통제하는 우월의식등이 얼음장보다 더 차갑기만 하다.런던 킹스 칼리지 정신분석 연구센터에 의하면 소시오패스 범죄자의 뇌에는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회백질이 매우 적다는 결과가 나왔다.아울러 소시오패스의 뇌가 죽음,강간,암 같은 부정적이고 암울한 단어에 감정적 반응을 하지 않는다는 점도 특색이다.자신의 능력과 영향력이 우선이라는 자부심이 과한 것이다.

 

 사이코패스 식별법으로 PCL-R(Psychopathy Checklist-Revised)가 쓰이고 있는데,이를 고안한 로버트 헤어 박사는 "연구 대상에 대해 확실하고 정확한 측정법이 없으면 과학은 발전할 수 없다"고 했다.까칠하고 자기중심적인 사이코패스 성향이 도를 넘어 살인과 같은 범죄행위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이것은 자신의 의도대로 되지 않아 막다른 방법과 수단으로 타인의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M.E 토머스저자는 사이코패스월드 닷컴을 운영하면서 자신과 성향이 비슷한 블로거들과 소통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저자는 변호사인 아버지,배우인 어머니 사이에서 살뜰한 애정과 보살핌,사랑은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재적인 두뇌와 탁월한 성적으로 로스쿨에서 근무했건만 선머슴과 같은 그녀의 성향으로 자신이 사이코패스가 아닐까 하는 지인의 말에 정신과 문을 두드리고 사이코패스 검사를 통해 자신이 사이코패스라는 진단이 나왔다고 한다.

 

 지적이면서 사회적 신분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타인과의 감정교류 및 공감능력이 현격하게 떨어지는 것이 사이코패스의 전형적인 성향으로 보인다.한편 사이코패스 성향의 인구가 많지만 그러한 성향과 그렇지 않은 일반적인 성향을 갖은 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것이 세상의 이치라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좋든 싫든 사이코패스의 존재를 인정하되 그들도 인간인지라 물질,명예,권력이 나락하는 죽음의 순간이 다가올 때는 때늦은 자신의 삶을 후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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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기증
프랑크 틸리에 지음, 박민정 옮김 / 은행나무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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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유석 아래로 똑똑 맑은 물방울이 떨어지는 암흑의 갱도에 갇혀 있다면 인간의 정신적 세계는 어떻게 될까.만일 그러한 상태에 처해져 있다면 여느 사람과 마찬가지로 생존의 끈을 놓지 않고 살아 돌아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을 것이다.그런데 누군가의 음모와 조작에 의해 갱도에 갇히고 몸을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형벌용 기구로 죄여져 있다면 그것은 시한부 인생이나 다름없다.몇 년 전 칠레 탄광이 무너지면서 광부 33인이 깊은 갱도에 갇혀 남은 식량과 물로 연명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그들은 삶의 끈을 놓치지 않고 동료 광부들과 아귀다툼도 벌이지 않으면서 바깥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과 의지를 보여 주었기에 결국 기사회생을 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스릴 넘치지만 어두운 세계를 들여다 보는 듯한 한 편의 프랑스 소설을 접했다.특히 주인공의 성장과정이 밝지 않았다면 인생의 길이 평탄하지 않는 것은 과학적,심리적인 차원에서 충분히 반증되고 있다.주인공 조나탕의 성장과정은 반항기 사춘기와 맞물려 사회적 우등생으로 가는 길을 놓치고 말았다는 생각이 든다.아버지의 엄격하고 보수적인 관념과 행동이 조나탕을 사행길로 빠지게 했다고 본다.반양성애,반유색인종의 관념이 짙었던 아버지로 인해 그는 가출,감화원을 오락가락하면서 육체적 고통과 반항이 그의 내면에 싹트게 되었던 것이다.

 

 프랑스 탈리에작가의 스릴 넘치지만 주인공의 어두운 내면세계를 잘 그리고 있는 현기증은 말 그대로 현기증이 일어나지 않을 수 없는 주인공 조나탕을 따라가 본다.작가의 출생지가 프랑스 안시인데 글의 공간적 배경도 안시가 나오면서 작가는 홈그라운드 및 인간의 내면세계를 충분히 소화하고 글에 반영하고 있는 점이 특장점이 아닐 수가 없다.

 

 아내 프랑스와즈와 딸 클레르를 둔 조나탕이 어느 날 눈을 떠보니 지하 갱도에 갇혀 있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그의 몸은 족쇄로 채워져 있고,옆에 또 한 명도 족쇄로 채워져 있으며 또 한명은 철가면으로 채워져 있다.또한 조나탕의 애완견 포카라는 삶의 동반자마냥 졸졸 따라다니며 조나탕의 마음을 읽어주고 행동으로 보여주기도 한다.음습하고 공포 분위기가 서린 지하 갱도에는 조나탕,미셀,파리드,포카라가 좁고 어두우며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헤쳐 나간다.그들은 남남인 관계이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자신들의 삶의 이력을 주고 받기도 한다.인간이 극한 상황에 처해 있을 때 당연 속을 채워야 하는 법인데,그들에겐 이렇다 할 식량과 음식이 없다.텐트와 가스버너,가스통이 전부일 뿐이다.주인공 조나탕은 백혈병에 걸려 시한부 삶을 사는 아내 프랑스와즈와 무남독녀인 딸 클레르를 마음 속으로 만나기를 고대한다.

 

 글은 조나탕이 읽었던 소설의 일부,인터뷰한 내용,명구,개인적 기록 등을 먼저 소개하면서 이야기의 전개방향을 암시해 주고 있다.속칭 수컷 3명이 지하 갱도에 갇혀 무엇을 어떻게 할까.단순하게 자신들이 살아왔던 삶의 경험과 체험 등의 에피소드가 주가 된다.그러는 가운데 조나탕의 동반견인 포카라를 죽여 배를 채우게 되면서 스토리는 절정을 향해 나아간다.조나탕의 어린 시적 친구였던 막스의 얘기를 꺼내게 되는데,조나탕은 막스의 애인이었던 프랑스와즈와 가까워지게 되고 지하갱도에 갇히기 직전 막스는 빙하 절벽에서 추락사하게 된다.막스는 조나탕이 자신의 애인을 빼앗아가려는 것을 감지했으며,지하 갱도에 쳐넣은 장본인은 막스의 음모에 의해 저질러졌던 것으로 보인다.

 

 아내와 딸을 만나기를 고대하던 조나탕은 빙하에서 기진맥진한 아랍계 청년 파리드를 잃고 미셸과 단 둘이 남게 되는데,조나탕은 미셸에 의해 기절 및 마취상태가 되어 길바닥에서 조난을 당하게 되고 행인들의 신고를 통해 병실에 눕게 된다.조나탕을 치료하던 의사는 조나탕의 삶의 이력을 캐물으면서 조나탕의 가정환경,성장과정이 베일에서 세상 밖으로 표출하게 된다.인간의 삶은 가정환경,성장환경,사회학습 등이 제대로 되어야 비로소 전인적인 삶이 가능하다는 것을 새삼 일깨워 준다.프랑크 틸리에작가의 어둡지만 인간의 심리세계를 극적으로 묘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진진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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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없으면 내가 없습니다 - 정호승의 새벽편지
정호승 지음, 박항률 그림 / 해냄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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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사는 것이 후회없는 삶일까를 요즘따라 되뇌여 본다.길지도 짧지도 않은 인생살이 여정이 평탄한 길일 수만은 없기에 살다보면 수많은 갈등과 번민,욕망과 탐욕이 마음 속을 비집고 들어온다.이러한 어두운 그림자를 슬기롭게 이겨 나가야 삶의 보람과 가치를 마음으로 느낄텐데 어리석기 그지없는 인간이기에 오류와 실수의 반복이 지속되기도 한다.내가 힘들고 어려울 때 내 손을 끌어주고 어깨를 토닥토닥 두드려 줄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인생살이는 비록 고달플지라도 사랑하는 사람의 격려와 위무에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으리라.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지 않고 내 앞에 놓여진 일과 삶을 최선을 다해 살아가려고 한다.나를 포함하여 많은 사람들이 생계와 해결해야 할 산적한 것들로 인해 몸부림을 치기를 다반사와 같이 되풀이하면서 인생의 나이테도 두터워져 가고 삶의 지혜와 성숙도가 높아져 갈 것이다.어려웠던 시절의 길이는 개인차가 나겠지만 그 어려움이라는 것은 경제적인 문제,인간관계,낮은 삶의 질로 인해 힘들어 하는 것이 대부분일 것이다.욕망과 탐욕이 문제라면 눈높이를 낮추고 분수에 맞게 살아가면 그만이다.타자의 시선과 타자와의 비교로 인해 정신적인 갈등과 스트레스,우울증이 높아진다면 삶의 질,정신적인 내면은 더욱 빈약해져가고 암울한 터널을 언제 통과할지 모른다.

 

 정호승시인의 에세이이면서 인생살이의 교훈을 읽노라니 세상은 비록 힘들지만 나 혼자가 아닌 타자와 사물과의 따뜻하고 든든한 애정과 사랑이 있기에 삶은 계속 이어지고 더욱 빛난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한다.작가의 시작(詩作)을 많이 접해보지 못했기에 작품의 세계 및 문체를 잘 알지 못하지만,이 글 속에는 작가의 다채로운 삶의 무늬가 녹아져 있다.한국전쟁 직전 경남 하동에서 태어나고 학창시절 및 생의 대부분을 제2의 고향인 서울에 적을 두고 있다.카톨릭신자이지만 타종교도 관대하게 포용하는 성숙한 면을 보여 주고 있다.글의 중간 중간 타작가 및 타작가와의 만남과 애정을 그리면서 동류의식을 드러내고 있다.더욱 마음을 후려치는 대목은 가족과의 따뜻하고 애정어린 모습이다.작가의 아들이 군입대,제대를 비롯하여 작고한 선친과의 생전 나누었던 부자간의 소풍과도 같던 인간적인 면모,그리고 생존해 계시는 노모에게 효를 다하기 위해 한지붕 밑에 기거하고 있다는 점이 따로따로 살려고 하는 요즘 세대에게 효의 일침을 주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바로 지금이고,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함께 있는 사람이며,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을 위해 좋은 일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P16 톨스토이

 

 

삶의 길이는 유한하고 단 한 번뿐이다.비록 지금의 고통이 영원하지 않고 단지 소나기마냥 스치고 지나가는 시험물쯤이라고 짐짓 자신을 위무해 본다.작가가 말했듯이 지금의 고통은 팔팔 끓는 물에 삶아진 계란처럼 속이 단단해지느냐,아니면 푹 익은 감자와 같이 단단한 것이 유연하고 부드러워지는 탄력성 있는 존재로 거듭나느냐일 것이다.고통이 지나고 단단한 계란이 되고 부드러운 감자의 꼴로 변모하려면 나름대로 노력과 의지를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자신을 기만하지 않고 타인을 속이지 않는 정직하고 성실한 자세로 일관해 가면서 더불어 사는 삶을 모색하고 실천해야 세상이 더욱 사랑스럽고 밝아져 갈 것이다.한국사회는 지금 이념과 소득의 양극화,학연,지연 등으로 분열되어 있는 상황이다.사건.사고가 발생하면 누구도 총대를 매려고 하지 않는 비도덕적,양심 불감증이 만연해 있다.돈과 물질,명예와 권력이 높다한들 영원하리라는 보장이 어디 있겠는가.지도자급에 있는 이들이 보다 더 힘없는 계층에게 애정과 사랑을 쏟아부어야 할 때이다.

 

 제4부로 나뉘어진 이 글은 수미일관 따뜻하고 애정어린 인간관계,천륜인 부모자식관계,사물을 의인화한 것들이 무미건조한 시간과 세월을 이어가는 내 마음을 일깨우고 있다.특히 작가의 아버님이 생전 비쩍비쩍 지팡이를 짚으시면서 현관까지 따라 나오면서 "힘 내거라"고 위로해 주셨다는 대목이 오늘따라 '찡'한 감동과 회한을 안겨 준다.오랜 기간 중풍,당뇨,폐렴으로 고생하시다 작고한 선친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다.재산도 많지 않고 학벌도 변변히 않은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아버지는 가족을 위해 평생 일만 하셨던 분이다.흠이 있다면 젊은 시절 밥보다는 술로 세월을 보내셨다는 점이다.몸관리는 건강할 때 해야 늙어서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여생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을 반면교사로 삼으련다.그러한 아버지의 임종을 지켜보지 못한 것이 내내 마음에 걸리고,아버지와 따뜻한 대화,인생살이 등에 대해 격의없이 대화를 나누지 못한 점 그리고 병석에 있을 때 손,발이라도 자주 주물러 드리지 못한 점 등이 후회스럽기만 하다.

 

 정호승작가의 삶의 얘기를 들으면서 삶을 제대로 살기 위해서는 누구의 눈치나 시선에 사로잡히지 않고 주체적인 인간으로 살아가야겠다는 것이다.그리고 내 곁에 있는 사람,챙겨야 할 대상에게 가식이 없는 진실하고 애정어린 마음을 담아 전해야겠다는 마음이 새삼 물결처럼 일렁였다.오늘따라 부모가 객지로 장사를 나가셔서 국민학교 입학식에 흰수염을 날리며 국민학교에 데려다 주셨던 흑백사진과도 같은 아련한 할아버지의 모습과 코흘리지 말라고 왼쪽 가슴에 헝겊명찰을 달고 토끼마냥 깡총깡총 국민학교를 향해 뜀박질을 하던 나와 할아버지의 진한 혈연이 애정과 사랑으로 승화되어 내 마음 깊은 곳에 각인되어 있는듯 할아버지,아버지의 사랑이 나를 이렇게 성장시켜 주었다고 새삼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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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록 - 명상록은 책이 아니라 영혼의 처방전이다, 최신 완역판 다상 고전의 향기 1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키와 블란츠 옮김 / 다상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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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마 황제이면서 스토아 철학에 심취했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관심을 갖었으면서도 정작 읽으려는 의지와 노력이 약했다.철학적인 내용이 많이 가미되어 내용의 이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선입견도 명상록 읽기를 주저하게 했다.그런데 책을 펼치는 순간 선입견은 그저 선입견일 뿐 내용이 성경의 잠언과 같고 자기 계발서와도 같은 내용들이 수미일관 전개되어 갔다.다 읽고 나니 '이제 몸소 실천하는 일 밖에는 남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AD 21∼80년을 살다 갔던 로마의 황제이면서 5현제(賢帝)로 불리운다.그는 일찍 부모를 여의고 고모부 밑에서 자라면서 문학과 철학에 심취하게 된다.특히 스토아 철학에 심취하면서 철학가의 길을 걸을 것이라 예상을 했지만 로마 황제가 된다.황제 재위시절 게르만 민족의 이동으로 그는 직접 전장을 지휘하고 생을 마감한다.명상록은 주로 전장에서 그의 철학적 삶의 가치와 의미가 무엇인가를 진솔하게 잘 들려 주고 있다.거의 2천여 년 전의 글이라 해도 현대인이 갖추어야 할 도덕적 소양,삶의 목표 및 가치를 비롯하여 자기관리,교훈적인 경구와 인용문,인간의 삶과 우주의 본성,신의 섭리,인생의 무상함 등이 잘 나타나 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조부모,부모님으로부터 인성교육을 잘 받았던 것으로 보여진다.어진 성품,자제력,겸손함,대장부다운 기질,절약,절제 등이 바로 그것이다.나아가 스토아 철학의 특징인 금욕과 평정을 우선시하고 있는 것이 강렬하기만 하다.자신의 내면세계를 통제.관리하는 부분에서는 조선시대 이율곡선생의 자경문이 연상이 될 정도로 자신을 철저하게 관리했던 인물이다.이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매사를 신중하게 검토하는 것이 습관화되고,끈기가 있었고,끊고 맺는 것이 분명했다.친구와의 관계는 오래 유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인간은 동물과 달리 생각과 감정,이성을 갖은 생물이다.살아서 사안을 이성적으로 판별하되 인간은 삶의 길이가 극히 유한한 존재이기에 사랑과 자유,정의감이 최선의 덕목이고 불의와 위선,이기심과 같은 부정적인 요소는 스스로 멀리해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한다.재물,명예,권력이 아무리 많고 높아도 죽을 때에는 모두가 평등하다는 것,그리고 신의 섭리에 따라 살아가는 것이 회한 없는 삶이라고 설파한다.인간의 생과 사는 자연이 관장하는 것이기에 자연의 섭리를 따라 순종하는 것이 삶다운 삶을 이끌어 갈 수가 있으며,삶을 제대로 후회없이 살았다면 죽음은 불안하지 않고 평안하게 맞이할 수 있다고 전해준다.또한 인간이 이성적인 존재로서 최고의 덕목을 '더불어 사는 삶'이라고 했다.개인주의,이기주의가 팽배한 현대사회에서 더불어 사는 삶,공동체적인 삶이야말로 현대인들이 추구하고 이루어야 할 과제가 아닐까 한다.

 

 나아가 인간의 삶의 정상을 행복과 평화라고 한다면 과연 행복은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이것은 개인에 따라 생각이 다르겠지만 공공선을 위반하지 않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갖추는 것에서 비롯되고,해야 할 것과 해서는 안될 것 즉 선과 악을 가려 정의롭고,겸손하고,당당하고,자유롭게 이끌어 가는 과정에서 행복의 열매를 맛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보편타당하면서도 질높은 삶의 가치와 의미를 찾기 위해 솔직담백하면서도 당당하게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기를 주문하고 있다.특히 명상록이 게르만 민족의 이동을 방어하기 위해 출정한 생사의 와중에서 쓰여졌기에 읽고 또 읽어 내 것으로 삼는 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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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언어 - 나는 왜 찍는가
이상엽 글.사진 / 북멘토(도서출판)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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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의 제목인 '최후의 언어' 보면서 연상이 된 것은 사람이 임종이 가까워지면서 유족들에게 전하는 유언으로 착각했다.그런데 글과 사진을 접하면서 내 예상은 빗나가고 말았다.경건하고 엄숙한 심상을 담아 기억과 기념으로 삼을 만한 한 컷의 멋진 피사체를 담으려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은 이상엽 사진작가는 '나는 왜 찍는가'를 주제로 삼아 이곳 저곳을 찾아 다녔던 흔적이 역력하다.어떠한 직종에 있든 프로정신으로 매진해야 살아 남는 세상이다.그도 그럴 것이 작가는 하늘아래 지구촌에 함께 사는 인류로서 힘없는 약자들의 모습을 동류의식을 담아 내고 있는 점이 무척 공감이 가고도 남았다.

 

 피사체는 비단 사람만이 아니다.역사,문화,사회부조리,기억에 남는 현장물 등을 담아 내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사진을 찍는 사진가는 피사체가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숨을 고르고 마음을 정리한 후에 '이만 하면 멋진 작품이 될 수 있겠다'라는 판단이 섰을 때 셔터 소리마저도 소음으로 여기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면서 셔터를 누르는 조준사격과 같은 것이다.이상엽작가가 선보인 작품들은 다채롭기만 하다.컬러 사진이 주종을 이루는 시대에서 굳이 흑백사진을 선보이면서 독자들에게 아련한 추억과 흩어진 기억의 편린들을 한 곳으로 응집하게 하는 인간적인 면모를 풍기고 있다.나 역시 지나간 과거의 추억과 기억들을 기록한 실제 사진은 전무하다시피해서 이번 도서 안에 등장하는 피사체들은 공감과 아픔,상처,자연순환 논리를 무의식 중에 온몸을 타고 돈다.

 

 해인사 지관스님의 다비식(茶毘式),고기리의 풍경,동막천의 자연습지,백령도 가는 길,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불편한 한.미.일 관계,국내정치 등을 찍은 살풍경,비정규직 노동자의 철탑농성,천안 독립기념관,고구려 광개토대왕 및 고국원왕의 왕릉,오녀산성의 모습,도시 재개발로 몸살을 앓는 중국의 비리덩어리 및 위생개혁 캠페인,실크로드가 시작되는 시안 주변의 모습,바이칼 호수의 자연생태계와 주변 풍경,명청시대 가장 흥했던 홍춘의 예스러운 모습,설악산과 금강산을 포개 놓은 듯한 황산의 절경,말라카 궁 화랑과 이슬람인들의 일상,영주댐 건설로 곧 수몰지역으로 변할 경북 영주의 내성천(乃城川)의 자연습지,새만금 건설 후 정부측의 이율배반정책,불러도 대답없는 세월호 유가족들의 고통과 아픔,육체적,정신적으로 힘은 들지만 밝은 표정의 비정규직사람들의 모습이 차례대로 소개가 되고 있다.

 

 1864년 영국인 윌리엄 헨리 폭스 텔벗 의해 사진이 발명되고 양차대전에서 더욱 사진기 및 사진술이 발달되어 왔다.작가는 글을 전개하면서 자신이 최초 구입했던 사진기와 타사진기 등의 장단점과 기능을 소개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띄인다.옛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기는 어렵지만 재현하려고 하는 척 한다는 작가의 솔직한 멘트와 사진을 찍을 때 하는 일은 사물에 대한 해답을 찾는 작업이라고 윈 블록이 말한 부분도 크게 공감을 샀다.디카가 발달된 현대에서 전문사진가는 수동형 사진기를 즐겨 휴대한다고 한다.피사체를 정하고 포착하여 숨을 고르는 등 다소 느리지만 한 컷의 사진이 모든 사람들의 기억과 공감을 부여한다면 사진가에게는 그만한 보람과 가치가 어디 있겠는가.4월 중순경에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건과 관련하여 작가는 일본 노작가 마루야마 겐치가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에서 다음과 같이 덧붙이고 있다.

 

 "국가란 누구의 것인가.독재국가는 물론,이상적인 민주주의 국가 역시 불특정 다수가 아니라 특정 소수의 것이다.더는 민주적일 수 없을 만큼 민주적인 국가라 하더라도 실제로 그 나라는 특정 소수의 사유물이거나 거의 사유화된 동산이며 부동산이다." -P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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