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 사전 - 생각하는 십대를 위한 환경 교과서 꿈결 청소년 교양서 시리즈 꿈의 비행 8
강찬수 지음 / 꿈결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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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강 개발에 따른 녹조현상

 

 인류가 시작되면서 문명발전이 지속되어 왔다.불편한 삶을 편안하고 풍요로운 삶의 질을 모색하고 실천하기 위한 몸부림이었다.부싯돌을 부딛혀 불을 만들어 몸을 녹이고 사냥감을 구워 속을 채우던 원시인의 삶부터 청동과 철을 이용한 다양한 삶의 도구,전쟁을 위한 수단과 도구로서 창과 화살,화포 그리고 근대에 이르러 기관차의 발명부터 전화기,원자폭탄 등은 세상을 가공의 도가니로 만들었다.게다가 화석연료를 이용한 일상을 더욱 편리하고 풍요롭게 했다. 근.현대에 이르러서는 산업화,도시화가 가속화되면서 지구환경문제가 빅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인간의 삶은 비록 편리하고 풍요로워졌지만 인류의 문명이 발달하고 있는 이면에는 지구와 환경의 문제가 심각하게 파괴되고 오염되어 인류의 삶의 종말이 언제 어떠한 방식으로 찾아올지 예측은 가능하지만 정확하게는 알 수가 없다.신(神)만이 알 것이다.

 

 

기후변화에 따른 사막화의 진행도

 

 지구가 안고 있는 각종 문제는 머리로만 생각하고 고민할 일이 아니다.기후협약,생태계문제,식량문제,환경문제 등 선진국들이 위주가 되어 의제를 설정하여 협의를 하고는 있지만 거의 전시효과만 드러내고 있는 실정이다.경제선진국은 자국의 이익상충과 맞물려 개발이익을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개발도상국들마저 산업화로 인한 각종 부작용이 산더미마냥 쌓여 가고 있는 실정이다.우선 화석연료인 석탄,석유 사용은 일상의 삶과 산업화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재이기는 하지만 대체자원을 개발하여 보급화하는 것이 시급한 실정이다.석탄과 석유에서 발생하는 각종 매탄과 아황산,질산화물이 대기와 합류하여 산성비로 변하고,봄철만 되면 중앙아시아,중국에서 날아오는 황사로 인해 일반인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공장,산업용 에너지 사용,자동차 등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은 기후이상까지 발생시키고 있다.특히 자연을 훼손한 도시화 및 하천개발(4대강)은 자연생태계를 파괴하면서 인간의 삶은 더욱 침식을 받고 있는 것이다.

 

 

 

 산 정상부가 잘려 나간 현장

 

 때마침 환경 생태 분야를 이슈별,가나다순으로 총망라한 <에코 사전>은 비단 청소년뿐만 아니라 일반 기성세대까지 모두가 관심을 갖고 읽어야 할 도서이다.특이한 점은 가나다순으로 환경 생태이슈를 소개하되 하나의 이슈가 끝나면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소개되어 환경 생태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나는 소시민이지만 평소 식량문제,환경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었기에 <에코 사전>은 마음으로 공감이 가고 남는다.개발이익에 눈이 먼 일부 정치공학자 및 개발업자들이 수익을 내는 일에만 급급하고 그에 대한 부작용과 심각성은 인류의 삶이 파멸로 가는 것이다.그들이 '모르쇠','궤변'으로 일관하는 점에 대해서는 개탄을 금치 못한다.환경전문기자로 재직하고 있는 강찬수 저자의 환경 생태문제의 중요성에 대해 주요 이슈를 가나다순으로 나열하면서 원인과 그 폐해,부작용 등을 고발하고 있는 르포형식을 띠고 있다.

 

 

 후크시마 쓰나미 현장과 폭발 사고 후 후쿠시마 원전

 

 개인과 가정에서의 전자제품,자동차,전기사용,음식물 쓰레기 등의 과다사용은 부존자원이 부족한 한국사회를 고려할 때 지금보다는 더 절약하고 불필요한 낭비를 막으려는 노력과 의지가 필요하다.또한 사회지도층은 사회구성원들이 불필요하고 찬성하지 않은 개발정책과 이슈에 대해서는 한 발 물러나는 자세가 매우 중요하다.소수의 생각과 의견이 비록 기획과 협의를 거쳐 나온 발상일지라도 현 시대의 사회구성원의 의식은 어느때보다 높고 안전지향적이어 강행방식으로 몰아가서는 안될 것이다.님비적인 발상을 갖고 있는 일부 이기적인 계층이 있기는 하지만 사회 및 국가발전을 위한 것이라면 민주적인 절차방식을 따르고 대다수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발했으면 한다.

 

 

 황사 먼지로 뒤덮인 서울 시내

 

 환경을 살리는 길은 현세대만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것이 아니다.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각종 식량문제,기후문제,환경문제,생태계문제 등을 원상복귀는 못하더라도 더 이상의 도시화,산업화를 위한 개발과 자연훼손은 중단되어야 한다.개발을 위한답시고 국민들의 고혈(膏血)을 짜내는 그릇된 정치행위 및 개발행위는 이제는 중단되어야 한다.또한 돈이 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해도 된다는 자본가들의 상업 메커니즘 발상 및 인명경시 행위는 국가적 차원에서 안전망을 더욱 공고히 하여 각종 사회치안부재 및 인명살상 풍조가 발생하지 않기를 갈구하는 바이다.주요 이슈는 간척사업,남획,대기오염,로드 킬,밀렵,배출권 거래제,산성비,에너지,지구온난화,친환경,토양오염,화학물질 등이다. 넓게는 인류의 이기적이고 본능적인 행위가 빚은 대재앙이다.남겨진 과제는 오랜 시간 시간과 인력,돈이 필요할테지만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정치권과 자본가와의 팽팽한 이익상충이 뒤따를 것이다.사회를 리드하는 지도층은 사회와 국가,자연과 환경을 위한 대의라면 정파를 떠나 오로지 살기 좋은 사회 만들기에만 전념하고 실천으로 옮기는 일이다.문자로,표면상으로 아무리 친환경,환경 협약을 떠들어 대어도 실천으로 옮기지 못하는 행위는 '속 빈 강정'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환경전문기자 강찬수 저자의 노고와 역작에 흔쾌히 박수를 보낸다.

 

 

 

 

 4대강 사업 공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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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에 빠진 인문학 - 애니메이션과 인문학, 삶을 상상하는 방법을 제안하다
정지우 지음 / 이경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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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미진진함과 학습효과를 안겨 주는 만화는 주로 청소년들이 탐독하는 편이다.만화의 살아 있는 생생한 그림과 긴박감 넘치는 이야기,순정에 넘치는 풋풋하고 감성이 묻어나는 순애보를 묘사하다 보니 청소년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 같다.그런데 나는 만화를 즐겨 읽지를 않았다.어쩌다 친구집에 놀러가 만화책이 있으면 빌려다 읽었을 뿐 기억에 남는 만화는 없다.DJ정부 시절 일본문화가 개방 이후로 일본만화는 한국사회에 세찬 홍수와 같이 밀려 오고 있으며,인터넷 문화가 발달하면서 더욱 일본만화를 접할 기회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만화와 인문학 사이에는 어떠한 관계를 갖고 있는 것일까.만화를 만든 만화작가의 살아 숨쉬는 그림과 짜릿하고 스릴 넘치는 빠른 전개력에 시선을 끌게 마련이다.시대가 탈산업화를 맞이하면서 돈과 물질을 숭배하고 개인주의로 치닫고 있는 시대상황 속에서 인간은 삶의 방향을 어떻게 잡아 나가야 할 것인가를 만화라는 장르를 통해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해법을 궁리하고 있는 정지우 저자는 주체적인 자신을 견고히 하고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 만들기에다 공동체적인 삶을 모색하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개인의 입신출세,영달만을 위해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가장 소중하면서 도외시하고 있는 것은 상호간의 입장을 존중히 하고 이해하며 상생하려는 의지부족이 아닐까 한다.

 

 고대사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삶은 시대의 규율과 시스템에 의해 지배되어 왔다고 생각한다.부족장,왕과 무신,교황과 황제 등에 의한 단일체제,독재체제가 몇 천년 지속되어 오다 산업화가 시작되면서 시민의식이 싹트게 된다.독과점과도 같았던 권위적이고 폐쇄적인 봉건 그늘사회가 시민혁명이 시작되면서 개인의 권리,개인의 사회진출이 부쩍 늘어나게 되었던 것이다.게다가 20세기 초 여성의 참정권이 획득되면서 암울했던 봉건사회는 남.녀 평등,여성의 사회적 진출도 날로 증가해 갔던 것이다.이를 매개로 하여 정지우 저자는 주요 만화를 소개하고 사회적,시대적 흐름에 맞게 각색을 해 놓았다.

 

 고대에는 왕,봉건귀족,성주에게 오로지 충성하는 것이 개인의 삶의 전부였다.개인에 대한 관념이 중세 말기에 이르러 '나는 개인이다'라는 의식이 생겨나기 시작했는데 그 대표적인 만화가 <동키호테,2007>이고,근대에 이르러서는 고유한 자신의 정체성을 그려 나간다.근대의 개념을 한국사회에 치환하면 군부독재시절까지 이르게 되는데,비록 개인의 삶의 목표 및 정체성이 있다손 치더라도 이것은 어디까지나 국가의 주류 이데올로기에 맞춘 '국가를 위한 인재'로서 국가 속의 국민으로서,사회의 시민으로서 살아가게끔 했던 게 근대시기의 특징이고 근대 교육의 목표였던 것이다.또한 근대에는 민족정신이 어느때보다 국가,사회 전체에 깊게 그늘을 드리웠던 시기였다.근대를 벗어나 현대사회에 이르게 되면 개인의 대의명분보다는 실리적인 것을 우선으로 삼는다.그도 그럴 것이 돈과 물질이 받쳐 주지 않으면 사회인으로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없게끔 체제와 의식작용이 깊게 깔려 있기에,오로지 '나'자신을 위한 각개전투에 온몸을 바치고 있는 꼴이다.신자유주의 및 자본주의 체제의 장점이 있는 반면 양극화,소득불균형 등의 부조리도 만만치 않다.

 

 근대적 인간의 이상을 구현하고 있는 <그렌라간>,새롭게 변신한 현대인의 모습을 반형한 <원피스>,과거 가족적 세계관의 집단을 보여주는 <흰수염 해적단>,거창한 대의명분도,최고가 되겠다는 욕심도 없는 것을 보여 주는 <강철의 연금술사>,벌레세계와 인간세계가 곂쳐 서로 각자 살아갈 길을 그리고 있는 <충사>현실세계와 별세계와 경계선을 넘나드는 <깅코>,인류의 위기라는 한계상황을 잘 묘사한 <진격의 거인>,상상과 공감의 시대를 그린 <벽랑 위의 포뇨>,소인족과 인간이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을 그린 <마루밑 아리에타>,신화의 세계로 건너가 부모를 되찾는 여정을 하게 되는 <치히로> 등을 순차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현대사회의 구성원은 돈과 물질을 우선으로 무한경쟁을 살아가고 있다.또한 물질의 풍요로움과 다채로운 소비시대를 맞이하고 있다.개인차가 있겠지만 소비는 바로 개인의 삶의 질을 좌우하기도 한다.크고 화려한 것을 찾아 다니며 돈과 물질로서 자신을 세상에 드러내려 하는 것이다.그런데 마음은 늘 허전하고 불안하기만 하다.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도 늘 돈과 물질로 평가하고 개인주의에 팽배하다 보니 자연스레 스스로 혼자가 되어 버린다.외로움,고독,내면의 결핍이 정신질환을 낳게 되면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또한 사회의 중추역할을 해주는 정신적 지도자의 부재도 안타깝기만 하다.

 

 현대인은 자기 인생의 이야기를 좀처럼 상상하고 그려내지 못한다.왜냐하면 인생이 언제나 현실의 요청,현실의 커리큘럼,현실의 규칙을 따라가는 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P187

 

 시대,사회의 흐름이 어찌되었든 사람 살아가는 세상은 사람과 사람이 만들어 가는 법인데,자신의 삶의 방향을 모른 채 시류에 끌려 가는 것이 과연 삶다운 삶일까.신뢰와 관계의 가치를 복원하기 위해서는 사회의 시스템,제도가 어떻하든 이제부터는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고,생각하며,추구하기 위해 의지와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잊혀진 인간관계의 회복과 공동체적인 삶을 실천적으로 모색해 가야 한다.또한 그렇게 함으로써 상실된 자존감,자긍심이 발현될 것이고,삶의 질도 더욱 윤택해져 갈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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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 및 환율 전문가인 쑹홍빙 저자의 신자유주의의 폐부를 역사적 방대한 정보와 글로벌 금융위기 경제 추세에 대한 분석을 냉정한 시각으로 투영하고 있습니다.오바마 정부 2기를 맞이하고 있는 미국 정부가 내세운 양적완화 정책(중앙은행이 시중에 통화 공급하여 경기부양하려는 통화정책)이 과연 실효성을 거둘지 지켜볼 일입니다.부익부 빈익빈의 상징이 신자유주의이고 금력을 모든 것을 지배하는 세태이기에 누구나 날카로운 시선과 예리한 지성으로 이 도서를 읽을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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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오파트라의 딸 2 - 로마의 여인들
프랑수아즈 샹데르나고르 지음, 최정수 옮김 / 다산책방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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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티움 전투에서 옥타비아누스에게 대패를 한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는 자살을 강요 당하면서 영욕의 종지부를 찍었다.전쟁에서 지고 남은 클레오파트라의 딸과 아들은 화려했던 알렉산드리아의 생활을 뒤로 하고 로마로 끌려 가는 신세였다.기원전 29년의 일이고 딸 셀레네는 열 살 남짓의 애띤 소녀였다.그녀와 남동생을 뒷바라지 하는 유모와 함께 옥타비아누스가 집정하게 될 로마로 가게 되었던 것이다.이제 부왕 안토니우스와 생모 클레오파트라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던 것이다.

 

 역사는 늘 승자의 승자에 의한 승자를 위한 것인지도 모른다.옥타비아누스는 로마제정의 중심부에 있으면서 집정을 하게 되었다.그의 부인 리비아 사이에 낳은 딸 율리아 그리고 안토니우스의 첫 째 부인 풀비아와 옥타비아누스의 누이 옥타비아가 그의 뒤에서 정중동을 했다.이러한 가운데 셀레네는 부모를 잃고 이역 땅에 머무르고 있는 이방인 신세로서 가련하고 연민의 정까지 느끼게 한다.알렉산드리아 학살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난 세 누이는 하늘을 찌를 듯한 옥타비아누스의 승전고와 개선식에 참여를 하기는 했지만 이웃집 잔치를 구경하는 구경꾼과 다를 바 없었다.두 남동생 알렉산드로스 헬리오스와 프톨레마이오스 필라델푸스는 옥타비아에 의해 양육될 예정이었으나 두 남동생의 행방은 묘연하기만 하다.역사 기록에도 구체적으로 나타나 있지 않기에 프랑스아즈 상데르나고르 작가는 추측만 내놓을 뿐이다.

 

 

 클레오파트라 전작(前作)이 전쟁,권력,사랑,암투 등으로 얼룩졌다면 이번 글은 옥타비아누스의 집정기와 더불어 원로회의,옥타비아누스 친인척들을 자기사람 만들기,그리고 특이하고 기괴한 옥타비아누스의 소년에 대한 애정집착,참모의 부인을 겁탈하는 등 권력을 무기로 자유분방함을 즐겼다.궁정 안에서  십여 년 이상을 함께 한 리비아 부인과는 잠자리를 하지 않는 등 옥타비아누스의 성정체성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한편 누이 옥타비아는 안토니우스 첫 번째 부인 풀비아에게 낳은 자식과 자신이 낳은 자식 그리고 클레오파트라가 낳은 셀레나의 앞날에 대해 정치적 권력과 정략적 꼼수를 치밀하게 세워 나간다.옥타비아누스에게는 좌청룡 우백호가 있었으니 왕정파 마에케나스와 공화파 아그리파가 있었다.둘은 옥타비아누스의 정치적 참모가 되기도 하고 후견인이 되기도 한다.특히 아그리파는 옥타비아의 배려에 의해 리비아의 딸 율리아와 혼인을 맺어 옥타비아누스의 집정을 견고하게 하고,때로는 원로회의를 거쳐 정책조율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패자인 클레오파트라에 대한 로마인의 관념은 냉정하고 모욕에 가까운 언행을 일삼는다.이를 지켜 보는 딸 셀레네의 심정은 어떻겠는가.부모의 복수를 위해 와신상담의 염을 풀고도 남았을 것이다.그렇지만 셀레네는 연약한 소녀로서 궁정 울타리에 갇힌 신세로서 누군가를 복수하고자 마음을 품었어도 아직은 때가 일렀던 것이다.시간이 흐르면서 옥타비아누스는 셀레네의 재기에 매혹을 느끼면서 티베리우스와 결혼을 시킬 수도 있다는 생각까지 하는데...그러나 이것은 셀레네의 기분을 북돋우고자 했던 상황극에 지나지 않게 되자 셀레네는 단검과 약혼을 하는 심정으로 치닫게 되고,셀레네는 승자들의 세상에서 패자의 혈통을 이어가려 이를 앙다문다.결국 셀레네는 그녀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아프리카 왕자 미우레타니아 유바와 혼인을 맺을 수 밖에 없게 된다.

 

 역사자료를 토대로 이 글이 쓰여졌되 불분명한 자료는 작가의 상상력과 개연성을 최대한 살렸다고 한다.악티움 전투에서 안토니우스가 패배하고 알렉산드리아가 살육이 횡행할 때 클레오파트라의 딸과 두 아들은 패배한 자의 자식들로 온갖 수모와 좌절을 느껴야만 했다.셀레네가 열살 무렵이던 AD29년에서 AD19년 사이에 로마에서의 옥타비아누스의 집정기의 역사적 사건을 꼼꼼하게 재조명하고 있다.여린 소녀가 어엿한 영양이 되어 아프리카 왕자와 혼인을 맺고 어떻게 살아갔을지,셀레네의 운명은 어떻게 흘러 갔을지 역사소설을 탐닉하는 나로서는 궁금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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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미치지 않을 수 있겠니? - 김갑수의 살아있는 날의 클래식
김갑수 지음 / 오픈하우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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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식사회에 접어 들다 보니 평생학습을 해야 살아갈 수 있는 시대이다.어떠한 분야이든 모두 적용되는 바이다.비단 조직의 말단에 있든 개인사업을 하든 학창시절 배웠던 전공을 살려 계속 학습과 연구를 해 나가야 하는 경우가 있는 반면 대개는 전공과 무관한 업무의 심화,자기계발 등을 쉼없이 연마해 나가야 한다.이것이 시대의 요구이기도 하기에 삶이 녹록치 않다.치열한 경쟁사회에서 도태되지 않으려면 도전과 열정의 자세로 꾸준하게 가려는 길을 닦아 나가려는 인내와 의지도 필수불가결한 삶의 요소이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어떠한 분야에 미치지 않고서는 주체적이고 전문가적 인간으로서,또는 사회의 리더자로 타인에게 끌려 가지 않고 자신의 정체성과 고유영역을 확립시킬 수가 있는 것이다.대부분 마음 속으로는 몇 년만 도(道)를 닦는다는 심정으로 도전해 보아야겠다는 마음 속으로 계획을 세우지만 빡빡하고 여유없는 시간과 공간적,물리적 제한으로 말미암아 도로아미타불(徒勞阿彌陀佛)이 되고 만다.그대로 몇 년 만 하고 싶은 일에 매달려 미쳐 보면 어떨가 한다.설마 죽기야 하겠는가.오히려 지성은 함양되고 문제해결력은 향상되며 세상과의 소통은 더욱 원활해져 가지 않겠는가.사실 시간이 없다,여건이 안된다 등 별의별 변명이 난무하지만 내 경험으로 봤을 때 시간은 짬을 내는 것이고 여건은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 삶의 경험이고 체득이다.

 

 나는 음악을 애매하게만 좋아하는 편이다.뚜렷하게 음악의 어느 분야에 미쳐 CD.LP 등을 사 나르는 별종과 같은 행위는 하지를 못했다.국민학교 3학년 시절 외갓집에 자주 놀러 갔는데 (외조모께서 아들을 낳지 못해 이모부를 데릴사위로 들여 옴) 이종사촌형이 1960,70년대 가요 레코드를 틈만 나면 사오는 것이었다.천식이 심했던 외조모께서는 토방에서 10미터를 걸어 다닐 수 없을 정도로 심한 호흡곤란을 겪고 있었기에,심심할 때 들으시라고 트로트풍의 레코드를 사 날랐던 것이다.트로트는 언제 들어도 감성적이고 애수 섞인 곡들이 많아 몇 번만 들으면 금방 입에서 가사가 나올 정도였다.나이가 들면서 현대가곡은 귀에 잘 들어오지를 않고 내 마음 속에는 아직도 1970년대 들었던 흘러간 가요가 정착되어 현란하게 빠른 템포나 재즈와 같은 가사는 쉽게 흡수가 되지를 않는다.다만 가곡은 무척 좋아하는 편이어 드라이브할 때 자주 듣는다.

 

 시인.문화평론가 김갑수 작가와 함께 한 <어떻게 미치지 않을 수 있겠니?>는 작가 자신이 음악에 완전 미쳐 음악에서 헤어나올 수 없을 정도로 음악의 애호가요,음악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분이구나 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글의 내용도 작가의 음악경험과 에피소드 그리고 풍부한 음악역사의 식견을 두루두루 혼입시켜 글의 완성도를 높여 주었다.내가 이 글을 읽고자 한 이유는 모짜르트,베토벤,슈베르트,슈만,바흐 등과 같은 고전음악에 대한 정보를 다소나마 얻으려는 차원에서 신청했는데,김갑수 작가의 편안한 친구가 수다를 떠는 것과 같은 어조와 묵직하고 고뇌섞인 삶의 해탈감마저 느끼게 해 주어 음악이라는 것이 무엇이고 왜 음악을 들어야 하는가를 마음으로 이해하고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다만 작가는 음악에 미쳐 골방에 틀어 박히고 몇 날 며칠을 LP판을 틀어 놓기를 되풀이하는 것이 일상인듯 (작가가 밝혔듯)꾀죄죄한 입성에 치렁치렁한 봉두난발의 모습을 연상하니 마치 도를 닦는 거사와 같은 인상을 안겨 주었다.

 

 누구나 고전음악을 비롯하여 현대음악의 다양한 장르 이를테면 재즈,발라드,힙합,전자음악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성향에 맞는 음악장르가 있을 것이다.내 경우에는 피아노,첼로,교향곡 등을 우선으로 틈을 내여 감상에 젖어 들고 싶다.변화가 없는 무미건조한 일상과 삶의 권태기일수록 마음 속에 켜켜이 쌓여 있는 온갖 걱정과 시름,뒤숭숭함 등을 클래식세계와 함께라면 저절로 내려져 가면서 마음은 한결 평온해지리라 생각을 한다.작가는 음악 전문가이다보니 작곡가,연주가들까지 탈탈 털어 독자들에게 소개를 하고 있다.음악을 좋아하고 판을 사 나르는 행위가 계속 이어지다 보면 음악도 중독이 되지 않을까 하는 소박한 우려를 해 본다.

 

 원시시대 인간이 야생의 숲에서 사냥하던 본능이 쇼핑 행위로 고스란히 이전했다는 것이다.그러니까 이런 음반 탐욕은 음악을 사냥하는 행위다. -P82

 

 이제 얼마 지나지 않으면 11월 낙엽이 지는 계절이 찾아 온다.남성의 계절이라고 하듯 쓸쓸하고 고독감을 느끼곤 한다.또한 지금까지 만나고 소통하고 깊은 관계를 맺은 사람들을 그리워하기도 하고 우연찮게 만나기를 시도하기도 한다.내 나이 중년이 되다 보니 고독은 씹을수록 암칡 맛과 같이 달작지근하기만 하다.일부러 만나야 하고 만나지 아니하면 모임에서 퇴출 당하는 극무시당하는 구속된 관계는 이제는 사양하고 싶다.언제 아무 때나 찾아가도 반가워해 줄 사람이 두,세 명으로 족하다.애정이 구속되는 것은 고독보다 더 끔찍한 악몽이라고 하듯 나도 그런 나이가 되었나 보다.사랑은 기억되는 것이니까.김갑수 작가의 허무주의에 가까운 음악의 인생 이야기는 음악에 미친 사람들끼리 길고 넓은 공간에 모여 음반을 들으며 음악에 미친 사연들을 주거니 받거니 해도 몇 날 며칠이 걸릴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편안하고 재치있고 대중성에 부합하는 기억에 남을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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