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강상중 지음, 노수경 옮김 / 사계절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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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나와 인연을 맺었던 사람들이 세상을 떠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슬픔과 비통에 빠질 때가 많다.나와 피와 살을 나눈 친족부터 가까운 친구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죽음이 한 줌의 재로 변할 때 허무할 뿐이다.철이 없던 시절에는 죽음에 대한 의미와 개념을 이해를 못해 마음의 방황까지도 했던 적이 있다.그런데 시간과 세월이 흐르고 삶과 죽음의 관계를 인식하게 되면서 죽음에 대한 문제도 스스로 준비하여 죽음에 대한 불안과 공포를 줄여 가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을 조금씩 깨닫게 된다.우주의 미세한 원자로서의 인간은 어떻게 보면 생물일 뿐이다.주어진 삶의 시간을 어떻게 의미있고 가치있게 살아갈 것인가가 더 소중할 뿐이고,자연의 섭리에 맞춰 다가오는 죽음도 고요하고 평안하게 맞이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어본다.

 

 재일교포 2세이면서 일본 세이가쿠인학원 총장 맡고 있는 강상중 작가 날카롭고 통찰력 있는 논조로 사회적 이슈를 풀어 나가는 일본 속의 지식인이다.2011년 일본 동북지방 해일과 원전사고로 수많은 인명이 희생되고 물질적 손실도 막대함을 알고 있다.게다가 원전의 냉각수 유출로 인해 해양오염 문제는 비단 일본 뿐만 아니라 이웃 한국에도 불안감을 안겨 주고 있는 것이다.누군가의 죽음은 소소한 문제일 수도 있지만 남아 있는 자들에게는 어떻게 비춰지고 이를 어떻게 수용해 나갈 것인가에 대해 강상중 작가는 사회적 신분을 떠나 젊은이들과의 격의없는 대화와 소통을 세세하게 들려 주고 있어 세대간 갈등,위화감은 사라지고 세대간 격차를 줄이면서 사람과 사람 간의 상생관계가 어느 때보다 소중하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

 

 작가가 한 청년과의 우연한 조우는 e메일을 통해 청년의 사연을 알게 된다.주인공은 니시야마 나오히로라는 대학생으로서 절친이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나게 되면서 죽음에 관한 대화가 이어진다.또한 작가가 단카이세대로서 육십을 넘긴 초로이고 그의 절친이 오십대에 세상을 떠난 것을 두고 작가와 청년은 e메일을 주고 받으면서 삶과 죽음의 문제를 깊게 사유해 나간다.또한 독일에서 살다 일본 대학에 다니는 나오히로의 여친 모에코의 등장도 신선한 소재가 되고 이야기에 활력을 더해 간다.특이한 것은 괴테의 《친화력》이라는 작품을 모에코가 각색하여 연극을 펼쳐갈 예정인데 친화력의 주제에 걸맞게 사랑과 정체성 문제를 모티브로 삼아 간다.

 

 강상중 작가는 친아들을 대진재(大震災)로 잃으면서 상실이 컸던 만큼 젊은이와의 소통은 마음을 달래주기도 하고 삶이란 무엇인가를 인생의 선배로서 담대하게 들려 주기도 한다.세상과의 관계를 끊어서는 안 되지만,자신의 껍데기 안에 틀어박혀 있어서도 안 되고,고독을 두려워해서는 안 되며,고독 속에서 자기 나름의 캐릭터나 자기 자신이란 무엇인가를 찾아 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요체이다.일본 역시 경제위기,비정규직이 늘어가면서 점점 젊은이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과 무기력증이 증가하고 있어 작가가 젊은이들에게 주는 메시지는 쳐진 어깨를 활짝 펴면서 용기와 자극을 받을 것이다.

 

 

 

 

 

 이제 방향을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났던 현장으로 가게 된다.작가는 TV 프로그램 리포터로 탐방하게 되는데,마침 대지진으로 처참한 몰골로 변한 현장에 나오히로,다쿠미,린코,모에코가 나타난다.안타깝게도 일행중 린코의 혈육은 쓰나미가 덮쳐 불귀의 객이 되고 마는데,젊은이들은 수중을 헤쳐가면서 사체 인양작업에 몰두한다.사체 인양작업은 거친 물살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심하게 부패가 되어 눈뜨고는 볼 수 없을 정도의 형해(形骸)그 자체이다.그들은 자원봉사로 라이프 세이빙에 참가하여 사체인양,행방불명된 사람들을 수색하는 임무를 자처했던 것이다.같은 인간으로서 동정심과 위로의 마음이 절로 든다.이쯤에서 '죽음을 기억하라'는 '메멘토 모리' 연상하게 되는데 16세기 유럽 화가인 피터르 브뤼헐의 《죽음의 승리》는 동일본 지진의 참상과 흡사하기만 하다.

 

 

 

 

 주인공 나오히로는 절친 요지로의 죽음이 믿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그 비애가 오래 남게 되고,작가와의 e메일 교환을 통해 삶과 죽음은 하나라는 것을 공감하고 인식하게 된다.<친화력 후편> 연극을 통해 나오히로는 죽은 요지로 친구역을 맡게 되면서 비록 이미 세상에는 없는 친구이지만 행방불명된 자들 중 한 명인 젊은이를 친구로 생각하면서 심층 몰입하면서 연극을 해 나간다.나오히로가 한 대사가 인상 깊다."자네는 일부러 바다 밑바닥에서 우리를 건져 내 주었으니까,죽음이라는건 결국 살아남은 사람들의 마음이야."

 

 일본이 주기적으로 겪는 자연대재해인 대지진,해일,해변의 폐허를 소재로 사람은 죽음과 어떻게 만나야 할 것인가,그리고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어떻게 해소해 나갈 것인가를  e메일,연극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맛보게 한다.살아 있는 것은 축복이지만,죽음 또는 죽은 사람에 대한 마음도 살아 있는 사람의 예의이고 태도라는 것이다.깊이와 공간이 있는 울림을 마음으로 품어 보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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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은 왜 이디야에 열광하는가 - The EDIYA Story
김대식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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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의 역사와 커피의 시장 상황

 

  커피의 역사는 1,000년 이상 역사를 갖고 있다.전 세계를 무대로 파란만장한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제국주의 시대에는 피식민국가에 커피나무를 심어 이를 어느 곳에 판매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도 제국주의 열강이었다.현재는 커피 생산지가 대부분 저개발국가에 치중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제국주의 열강에 의한 일방적 커피 제도화 및 커피 생산국 간 거래관계가 불공정무역 관행으로 그 흔적이 아직도 남아 있다.

 

 커피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매개체 역할을 한다.휴식과 사교의 소통창구로서의 특성이 강한 문화적 산물이기도 하다.커피 마니아국이라고 하는 미국을 위시하여 전세계는 커피광풍(狂風)이 불고 있는 가운데,커피 산업이 다국적사업화(스타벅스에 의한 커피 하우스 제국주의)가 진전하면서 젊은층의 입맛을 끌어 당기고 있다.커피는 오늘날 문화 환경에서 큰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다.언제 어디서든 만남과 사교의 장으로서 그만이다.운전 중,회의시,아침식사,공원,혼자 있을 때 또는 어떠한 만남 등 커피는 이제 뗄레야 뗄 수 없는 소통의 촉매작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하루 커피 소비량이 15억 잔 정도로 파악하는데 그중 1/5은 미국에서 소비하고 있다고 한다.커피는 습관성 흥분제의 일종으로 자칫 중독이 될 수도 있기에 적당하게 음용하면서 소소한 문화 환경을 유지해 나가는 것이 현명할 것으로 보인다.커피가 처음 국내에 들어올 때에는 커피의 정치,종교,의학적 효과,문화규범,그리고 정부와 재계의 금전적 이익상충이 크게 작용했는데 사회적 인식이 변화하면서 커피는 이제 명실상부하게 음료문화로 정착하고 있다.게다가 거래업자 및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과정하는 커피 뒤에 도사리고 있는 환경문제와 노동문제가 얽히면서 원산지아 커피 품종을 더욱 까다롭게 따지게 되면서 커피의 시장 판도도 새롭게 바뀌어 가고 있다.이렇게 윤리적 소비의식의 확산으로 버드프렌들리(bird-friendly)커피,유기농 커피,공정무역 커피가 커피 시장의 대세로 부상하고 있어 소비자 입장에서는 매우 다행스럽기만 하다.

 

내부 고객이 만족해야 회사가 성장할 수 있다

 

 커피 음료시장에 신데렐라와 같은 에이스가 출현했다.그 커피 업체는 바로 이디야(EDIYA)이다.이디야는 에티오피아말로 '대륙의 황제'를 뜻한다.우후죽순처럼 난립하는 커피 하우스업계에 이디야의 경영철학과 기업문화가 시대의 요구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상생(相生)을 모토로 삼는 경영철학과 정애락(情愛樂)을 모토로 함는 기업문화가 어우러져 사람과 사람,사람과 사랑에 있다.이것은 이디야 최고의 커피와 음료를 선사하려는 이디야의 진심어린 열정과 가맹점주,협력업체와의 상생 노력과도 일치하는 것이기에 '갑'과 '을'의 관계로 얼룩진 현 한국기업의 잘못된 문화를 이디야는 보란 듯이 조용하면서 지속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모범적인 커피 하우스기업이다.2013년 커피 브랜드 1,000호점을 돌파한 이디아는 수직문화가 아닌 수평문화를 실천하고 있다.문창기 사장은 직원들에게 매월 e메일을 통해 독후감 1개씩을 제출하도록 과제를 부여하고 있다고 한다.독서를 통해 이디아 직원의 정신적 내면을 함양하고 고객과의 대화와 소통의 질도 원활하게 하려는 취지에서 비롯된 것인데,매우 놀랍기만 하다.게다가 직원들에게 해한 복리후생이 매우 좋고,소외된 계층에게는 정기적으로 사회공헌활동까지 하고 있다.기업 본래의 취지를 그대로 실천하고 있어 참신하고 든든하기만 하다.

 

 이디야 매장의 안과 겉 풍경

 

 

 

 

 

 

 

 

 

 

 

 

 '백문이 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고 직접 이디야 매장에 다녀왔다.이디아 매장의 환경과 직원들의 접객 수준 그리고 가격 등을 나름대로 알아보려 했던 것이다.그다지 넓은 공간은 아니지만 청결한 실내공간과 미소로 맞이하는 직원의 모습,말투에서 호감이 갔다.밖에는 테라스가 설치되어 있어 사람과의 만남의 장으로 적격이라는 생각을 했다.커피 가격도 2천원대(타사대비 30∼40% 저렴)여서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다.1회용 스틱 커피도 수량에 따라 판매하고 있어 1등급 커피인 아라비카(케냐,과테말라,코스타리카 산(産)인 만큼 믿음과 신뢰가 간다.나아가 이디야는 원재료 공급업체도 국내 최고의 회사들과 협약을 맺고 원두,우유를 공급받고 있다고 한다.문창기 사장은 가맹점주들의 밝은 표정에서 희망을 읽으면서 2001년 이디야 중앙대점을 인수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커피의 제조 과정 및 이디야 사규, 사회공헌활동

 

 

 

 

 

 

 

 

 

 

 

 

 

 

 

 

 생두를 20분 정도 180∼250도로 가열하여 로스팅을 하면서 생두 속의 성분들이 화학반응을 일으킨다.커피 고유의 성질을 갖으면서 원두의 향기,산미,바디감,뒷맛이 비로소 만들어진다.이이댜는 생두의 '로스팅 후 30일 내의 판매'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또한 예비가맹점주들에겐 강압적인 점포개설 권유보다는 예비가맹점주의 경제적 상황,입지조건을 충분히 고려하여 개설하도록 하며 오랫동안 본사와 상생해 가도록 신뢰와 관계구축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예비 창업자들은 최소한 6개월 이상의 교육을 받고 준비를 해야 한다.질 좋은 제품과 친절한 서비스를 기반으로 커피 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이디야의 발전 원동력은 광고는 거의 하지 않고 입소문에 의해 발전해 나가고 있다.예비 창업자는 본사를 직접 방문하여 본사의 분위기,사원의 표정을 살펴볼 것이고,본사와 점주의 관계를 살피면서 그에 따른 부대비용 문제를 알아 보는 것이 좋을 것이며,점주가 직접 가게를 운영하는 것이 고객에게 전해는 서비스의 온기가 달라질 것이다.

 

 이디야 커피 문화의 매력

 

 

 스틱 믹스커피 내지 (용기에 든)고급커피를 즐겼던 나는 이디야의 속살을 알게 되면서 기존시장에서 판매하는 스틱 가격이 저렴하더라도 이디야에서 판매하는 개수별 Bean1st 커피를 자주 마셔 보려 한다.해발 800M이상에서 자라는 생두를 여러 공정을 거쳐 질 높고 저렴하기에 자주 음용하려 한다.건강과 삶의 질,사람과의 관계까지 소중히 여기고 챙겨 주고 있다.개인이든 기업이든 모든 일이 사람과 사람이 만들어 가는 것이다.지고의 진리를 이디야는 몸과 마음으로 실천하고 이를 소리없이 보여주고 있다.굴절되고 혼탁한 한국기업문화에 한줄기 빛줄기과도 같이 따뜻하고 든든하기만 하다.이러한 상생과 정애락의 문화를 오래도록 온축(蘊蓄)해 가기를 바란다.다음 이디야가 갈 길은 매년 20%씩 커피 시장성장을 하고 있는 중국이라고 한다.다국적 커피 기업으로서 우뚝 서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이디야의 새로운 기업 문화에 왜 젊은이들이 열광하는가를 이제야 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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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날리어
이츠키 히로유키 지음, 채숙향 옮김 / 지식여행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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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츠키 히로유키 작가를 알게된 것은 <청춘의 문 시리즈>를 통해서이다.마치 작가의 청년시절을 들여다 보는 것과 같은 프레임이 가득 깔려져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와세다 대학 러시아문학과를 다니다 학비가 없어 퇴거(중퇴)를 하고 마는데,청춘의 문의 주인공이 바로 경제적 결핍과 정신적 방랑을 하는 시기를 그린 글이었다.청춘의 문을 읽으면서 문득 지난 내 청춘은 과연 알차고 튼실했던 시절이었는가를 성찰해 보는 값진 시간이었다.그외 불교적 인생관이 잘 담겨져 있는 <타력>과 <대하의 한 방울>도 여운과 울림이 컸다.

 

 이번 작품은 이츠키 히로유키 작가의 전반생에 있어 회고와 성찰을 담은 글로서 유년기 교사였던 아버지를 따라 한국에서의 생활과 청년기,작가로서 작품 활동과 그와 교유했던 사람들과의 편린이 잘 담겨져 있다.인생은 부평초와 같은 존재이련가.작가는 한 곳에 지긋하게 정착을 하지 못하고 집시(jipsy)와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게 글 전반에 드리워져 스산한 마음이 절로 느껴진다.일제강점기 한국에서 소학교시절을 보내면서 주로 관사에서 생활을 하고 한국학생들과는 거의 소통과 교류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전라도,평안도,서울(경성)을 오고 가면서 종전(終戰)을 맞게 된다.전쟁 패전국 사람으로 전락하게 된 작가는 평양에서 일본인들끼리 숨어지내다 판문점을 넘어 귀환하게 되고,아버지 밑에서 성장하다 와세다 대학에 입학하지만 학비를 내지 못해 학업을 마치지 못하게 된다.

 

 가난하고 풍족하지 못했던 1940,1950년대 담배 한 개비도 반으로 찢어 불을 붙일 정도였다고 한다.풍족하지 못한 생활 속에서도 작가는 르포라이터,방송작가,편집자 등을 거쳐 <창백해진 말을 보라>로 1967년 나오키(直木)상을 수상하면서 창작활동에 전념하게 된다.주거는 이시가와현 가나자와시에 적(籍)을 두고 활동은 도쿄에서 이루어진다.서울과 같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도쿄를 떠나 유유자적한 생활이 가능한 가나자와에서의 삶은 그에게 정신적 풍요로움과 작품의 소재,영감의 활력소가 되었으리라.이츠키 히로유키 작가는 유년시절 친부께서 하이쿠(俳句)의 작법을 사사받은 것이 후일 창작의 유훈이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은 황량한 바다에 내던져진 존재인지도 모른다.거칠고 무심한 망망대해에서 본능적인 생존법으로 몸부림치는 존재일 것이다.거친 풍랑을 헤치고 살아가려는 주체적이고 진보적인 존재는 세상에 빛줄기가 될 것이다.주어진 환경에 순응하고 안일하게 살아가는 존재는 평범 이하의 수준에서 머물 것이다.세상일이 녹록치가 않은 매몰찬 경쟁시대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노작가로서 지난 시절의 단편적인 필름 조각들을 스스로 영사기에 비춰 작가의 추억을 비춰주고 있다.삶의 경륜과 세월의 진한 흔적들이 촘촘하지는 않지만 이야기의 중간 중간 한국에서의 유년시절의 기억과 추억을 반추하는 것을 보니 인간은 추억을 먹고 사는 생물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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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발과 패턴 - 복잡한 세상을 읽는 단순한 규칙의 발견
마크 뷰캐넌 지음, 김희봉 옮김 / 시공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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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얼어붙은 우연(frozen accidents)의 누적에 의한 진화의 역사가 현재의 역사이고 얼어붙은 우연이 바로 역사적 우발성이라는 것이다. -P6

 

 세상은 복잡하게 얽혀져 있다.어떠한 법칙도 고유의 단일법칙으로 자리매김되는 것이 아니고 다른 분야와 얽히면서 이론과 실제는 더욱 긴밀해지면서 다양성을 띠게 되었다.그래서 세상을 단순하게 보려는 관점보다는 냉철한 분석과 통합,다양한 시각으로 직시해나가려는 지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과학의 발전은 인접분야와 관련 지으면서 융합현상으로 나타나게 된다.오늘날과 같이 정밀한 데이터 분석과 통계 이를 도식화한 그래프 그리고 시뮬레이션이 일련화되면서 비과학적이고 비평형적인 상태도 과학적 이론의 틀에서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놀랍기만 하다.비록 물리학 전공도가 아닌 사람일지라도 이러한 과학적 이론의 틀을 이해하고 인식한 연후 비과학적,비평형적 상태를 유추해 나간다면 원인과 결과 사이에는 분명 어떠한 이론이 개입되어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가 있는 것이다.

 

 유사 이래 다양한 물리법칙이 발견되고 이론화하면서 지구와 우주의 관계를 연구하고 축적하기에 이르렀다.고전물리학자로 대표되는 뉴턴의 만유인력(萬有引力)의 법칙,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등에 이르기까지 역사 속에서 발생했던 사건과 비해결 문제를 역사 물리학의 문제로 돌리고,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얼어붙은 우연이 역사적 우발성으로 구체화할 수 있다고 설파하는 마크 뷰캐넌 저자는 근.현대사회 속에서 발생하고 목격했던 주요 이슈들을 역사 물리학이라는 관점에서 해석하고 있으며,다양한 시각,다양한 관점으로 해석해 나갈 것을 강조하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제1차 세계대전의 발화였던 사라예보 사건은 한 운전사가 길을 잘못 들어 오스트리아 황태자가 세르비아 청년에 의해 암살 당하면서 유럽은 전쟁의 소용돌이에 빠지고 수많은 인명살상이라는 비극이 발생했던 것이다.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20여 년이 지나 제2차 세계대전이 발생하게 되는데,저자는 이를 두고 작은 불씨 하나가 인류 역사를 뒤바꾸고 연쇄 폭발을 불렀다고 해석한다.당시 유럽은 팽팽한 긴장감이 도는 임계상태로 보고 있다.20세기 말 고베지진,엘로스톤 국립공원 산불,블랙 먼데이,공룡의 대멸종,소비에트 연방과 베를린 장벽의 붕괴와 같은 현상도 결국은 임계상태와 격변이라는 관점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점이다.개인과 사회,국가와의 관계도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집단적 욕망과 욕구가 일치하지 않을 때 과도기를 맞게 되고 대형 격변의 시기가 찾아오는 것이다.우리의 삶의 패턴도 주기적이든 비주기적이든 인터벌을 두고 임계상태 맞이하면서 변화와 개혁의 불씨가 터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러한 임계상태가 멱함수 법칙,프랙탈과 같은 물리용어로 대체설명하고 있다.예를 들어 전쟁의 근원은 정치와 역사와의 관계,지진과 같은 지각변동(판구조론)은 지구물리학,산불과 같은 대형화재는 기후변화와 자연 생태계와의 관계,대량멸종의 경우는 기후 변화 및 소행성 충돌과 같은 생명권의 극심한 충격에서 기인한다.블랙 먼데이 및 월가를 점령하라와 같은 금융위기는 자본과 경제의 원칙과 인간의 행동에서 찾아야 하는 것이다.이러한 현상,경우는 얼어붙은 즉 팽팽하게 얼린 농축된 계(界)의 조직들이 불만과 불안정화되면서 작은 충격이 거대한 반향을 불러오는 것이다.새롭게 발견한 것은 물리법칙이 얼어붙은 역사를 허용하기에 비평형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인류의 역사 속에 얼어붙은 우연적 사건이 임계상태를 넘어 격변의 상태가 되면서 폭발로 변했던 것으로 해석된다.사건.사고가 인간의 심리적 기제(근본론,낙관론,비관론 등)가 작용하기에 대세가 어느 조직,어느 집단으로 쏠렸는가에 따라 격변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이러한 격변은 사실에 부합되어야만 임계상태와 격변이라는 관점에서 쉽게 이해할 수 있다.이 도서를 읽다 보니 지난 한국역사의 격변을 되돌아 보고 다가올 미래의 역사,자연,사회 그외 모든 분야와의 관계에서 도사리고 있는 격변은 어떻게 변화를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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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을 위한 에너지 강의 - 경제성장을 발목잡는 에너지 딜레마
리처드 뮬러 지음, 장종훈 옮김, 허은녕 감수 / 살림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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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임스 와트에 의해 증기기관차가 발명되면서 산업화가 가속화되었다.인류 문명의 발전 과정에서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날로 늘어만 가고 있다.그것은 인구의 증가,산업화의 가속화에 따른 에너지 사용 증가가 원인이 되고 있는데,수억년 지하 부존자원으로 매장되었던 화석연료가 현대사회에 이르러 기후문제,생태계 문제를 심각하게 야기하고 있어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점이 또 하나의 딜레마로 부각되고 있다.에너지 자원은 무한정 매장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그 사용한계는 목전에 있어 대체에너지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1970년대 두 번에 걸친 석유파동은 에너지 사용에 대한 위기와 경각심을 일깨워 주었다.석탄,석유의 부존량의 한계 및 지구환경 문제가 크게 대두되면서 이제는 천연가스,원자력,태양열,태양전지,풍력,조력,파력과 같은 대체 에너지를 개발하여 잘 활용해 가야만 한다.에너지가 인류 사회 모든 분야에 막대한 영향을 주면서 에너지 강국들은 이를 앞세워 치열한 경제적 이익을 앞세워 분쟁과 전쟁을 불사하고 있다.비근한 예가 두 차례에 걸친 페르시아만 전쟁이다.일명 걸프전이다.

 

 또한 21세기 근자에 이르러서는 에너지와 관련한 글로벌 이슈가 일거에 속출하고 있다.기존 석유와 같은 화석 연료의 공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하자 유가 상승이 이어지고,셰일(Shale)가스 개발,중동의 민주화 및 분쟁 심화,BRICS 국가의 경제성장,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에 이어 지구온난화,기후변화협약 등이 에너지 문제와 직접 연관을 띠고 있는 것이다.이제 석탄,석유의 시대를 넘어 천연가스를 필두로 태양열,풍력,조력과 같은 대체에너지의 시대를 맞이할 참이다.중성미자의 연구 및 핵에너지 분야의 전문가인 리처드 뮬러 저자는 2011년 노벨문리학상을 수상한 인물로서 에너지를 '자연과학적 사실'과 '자연과학적연구'를 바탕으로 에너지의 자연 그대로의 본 모습이 어떠한 것인지 보여주고 있다.'대통령을 위한'을 수식어로 삼은 이 도서는 국가정책이나 국제적 분쟁 등에 대한 저자의 국가에너지정책에 대한 제안을 피력한 것이 특징이다.개인 및 국가의 에너지 정책과 상충되는 면이 있기도 하여 경우에 따라서는 불안감과 배타성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리처드 뮬러 저자는 미국인으로서 미국의 입장에서 에너지원(源)을 바라보고 입장을 밝히고 있기에 다소 이질감과 위화감이 있을 것이다.다만 지구촌이 안고 있는 에너지 정책과 이것에서 발생하는 기후온난화,기후변화 협약 등은 모두가 이를 품고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임은 부인할 수가 없다.과학적,기술적 자료와 동료학자들이 진행한 과학연구들의 결과를 응용하여 서술하고 있는 이 글은 중점 내용은 다음과 같다.

 

 석유,석탄,천연가스의 부존량은 막대하고 기술 및 가격경쟁력이 우수하여 향후 지속적으로 상당한 위치를 점할 것으로 보이며,셰일(Shale)가스의 발견으로 미국의 중요 에너지원이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재생에너지인 태양광,풍력,바이오연료,수소,전기차 등의 잠재력은 크나 기술적 한계가 크며,원자력은 일반인의 생각보다 안전하고 활용가치가 높은 것으로 관측하며,인간 활동에 기인한 지구온난화 문제는 실제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 대처법은 공개적으로 발표된 적이 없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유가의 상승기조 및 기후변화협약 등이 맞물린 오늘날 가장 큰 에너지 축(軸)은 에너지 안보 및 에너지 기술개발로 축약된다.미.중.일은 화석에너지 확보전략으로 일관하고 있으며,유럽국가는 에너지 절약 및 재생에너지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다.이러한 입장 및 견해차이가 기후변화협약에서 커다란 입장차이를 낳고 있는 것이다.그렇다면 부존자원이 미미한 한국의 경우에는 어떠한 에너지 정책을 펼쳐야 할까.석유,가스 등 일상에서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 에너지는 가급적 절약하는 생활습관이 중요하고,화석 연료의 사용을 줄여 온실가스 감축의 노력에 힘써야 할 것이다.대안에너지로는 태양광에너지,풍력,바이오연료,합성연료와 최신 화석연료,수소,지열,조력,파력,전기자동차,천연가스자동차,연료전지,청정석탄을 꼽을 수가 있으며,태양열과 풍력발전용 터빈에서 발생한 열과 전기는 배터리,축전기,수소연료를 사용하여 에너지 저장이 가능하다.아이슬란드는 축복을 받은 나라인 것 같다.지열에서 전기의 1/4 이상을 생산하고 있고,미래의 핵심 에너지원이라는 것이입증될 가능성이 크다.

 

 인간의 오류와 실수로 인해 빚어진 에너지 재앙인 석유 유출(드리마일,멕시코만,태안 기름유출),원전 사고(체르노빌,후쿠시마 등)은 확실히 인재(人災)임에 틀림없다.설상가상으로 허리케인과 같은 자연재해가 에너지 재앙 위에 덮친다면 그것은 상상만 해도 악상황이 아닐 수가 없다.또한 석탄,석유,천연가스를 사용하면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매탄,아황산가스,질산화가스 등은 기후온난화를 야기시키고 산성비의 영향으로 식물의 성장,어류 등의 먹이사슬 붕괴,(산화물)인체 영향 등 다양한 매개변수가 있는 것이다.새롭게 알게 된 사항은 재활용 종이는 나무를 절약하지도 온실가스 배출을 축소하지도 않는다는 점이다.재활용 종이가 나쁠 것은 없지만 이를 어떻게 정당화하느냐이다.

 

 바야흐로 에너지 전쟁이 시작되었다.에너지를 둘러싼 에너지 경제 가속화와 기후온난화 및 기후변화협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어떻게 조율해 나가야 할 것인가는 에너지 정책의 정치지도자들이 풀어내야 할 과제이다.에너지는 인류의 삶을 풍요롭고 윤택하게 해주는 촉매제 작용을 해 주는 반면,국가와 국가 간에는 에너지 논쟁을 불러 일으키면서 정치,군사적 충돌까지 야기시키기도 한다.경제성장과 지구온난화의 문제를 놓고 풍부한 사례와 연구,경험을 바탕으로 한 리처드 뮬러 저자의 해박한 물리학 강의는 에너지 문제에 대해 참신하고 새로운 인식을 안겨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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