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션 - 생명의 기원과 미래
애덤 러더퍼드 지음, 김학영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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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주에 존재하는 생물들의 기원은 언제였을까.찰스 다윈에 의한 《종의 기원》은 변이를 동반한 유전이라는 이론을 내놓았고 그 이후 150년 동안 과학은 이론과 모델,현대사회가 요구하고 요구할 만한 다양한 생명공학 메커니즘을 탄생시켰다.변이는 암석과 바다,용암의 소용돌이 속에서 무생물이 생물학적 물질로 변화해 왔다는 것이다.생명이라고 하면 흔히 인간의 생명을 위주로 생각할텐데 우주에 서식하고 있는 다종다양한 생물을 포함하여 생물과 생물이 기후변화와 지각변동,이종교배 등에 의해 상호 의존적이면서 복잡하게 얽혀 진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인류를 이끌고 있는 것이다.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이 자연선택에 의한 이론을 발표했지만 자연선택의 범위를 벗어난 새로운 형태의 생명을 설계하고 복제하면서 생명과학이 눈부신 발전을 거듭해 나왔던 것이다.그 대표적인 것이 복제문제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유전공학이고 그 부작용으로서 합성생명학이 생물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근자에는 인체의 건강을 위협하는 유전변이 식품까지 다국적 기업화하면서 순수해야 할 생명연구가 자본화되면서 물질만능사회를 그대로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평소 생명의 기원 등과 관련하여 복제,변이 등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내게 이 도서는 생물학자들에 의한 연구,이론의 결집체인 생명현상들의 발전해 온 연구 상황과 현대사회에서 생명공학의 중요성과 메커니즘 등이 현실감 있게 소개되고 있다.딱딱하고 재미없다고 여겨질 연구와 이론 등이 정교하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어조로 애덤 러더퍼드 저자는 생명 기원의 어제 오늘을 통합분석하면서 생명학의 미래는 어떻게 전개되어 갈 것인가를 현실감 있게 분석.예측하고 있다.모든 생물은 세포를 갖고 있으며 이러한 세포들은 다른 세포의 분열로부터 나온다(레마크와 피르호)고 했으며,레벤후크가 현미경 렌즈를 활용하면서 세포에 대한 연구 발달은 생물학의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에 이르렀다.멘델스존의 종의 교배를 거쳐 근친교배를 통해 유전 단위가 염색체상에 정확한 위치를 갖는다는 사실을 증명했다.레오나르도 다빈치에 의한 인체도는 인체의 세밀한 부분을 연구하는데 기반이 되어 주기도 했던 것이다.1950년대에 이르로 크릭과 왓슨에 의해 DNA가 이중나선 구조로 이루어졌다는 논문을 발표했던 것이다.인간의 게놈에는 30억 개의 염기(鹽基) 문자(A,T,C,G)가 있다고 한다.또한 유전 암호이면서 DNA를 갖고 있었으리라 추측하는 LUCA가 세포의 유일한 기원이라는 사실이 단일 기원설을 뒷받침하고 있다.이것은 미세하면서 단백질 제조 공장으로 알려진 리보솜에 있다.

 

 유전학이 발달하면서 인간 게놈에 대한 연구가 진전을 거듭하고 있다.특히 유전공학의 부작용을 대체할 합성생물학은 인간의 질병과 환경문제를 해결해 줄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환경문제가 핫 이슈인 가운데 기후 변화,지구 온난화 문제는 합성생물학을 연구하고 공학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국가들 간에 이익상충도 제법 클 것이다.합성생물학은 컴퓨터 산업과 놀라우리 만큼 유사한 점이 많고,리믹싱으로 불리워진다.유전학자,DNA전문가,생물학자가 아니어도 신유기체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합성생물학의 발달에 힘입어 병원균의 DNA배열을 인터넷으로 구입할 수가 있게 되었으며,유전자 조작식품회사(몬산토 등)과 소비자 간의 유전자 조작문제로 뜨거운 공방을 엿볼 수도 있었다.유전자 조작의 진실은 과연 무엇인가? 록펠러사가 몬산토의 든든한 후광이 되고 미정부마저 록펠러사를 함부로 건들릴 수 없다는 것이다.자본가의 위력을 새삼 느끼게 한다.

 

 지금은 합성생물학의 시대이면서 분자생물학의 시대이다.저자의 얘기대로 "어떻게 하면 생물학적 기술을 목적에 맞게 재설계하고 이용할 수 있을까?"인간의 창조력이 자연의 한계를 능가(凌加)하고 인간은 스스로에게 유리하도록 자연을 재창조해 오고 있다.종의 진화가 다양하게 발달을 거듭하면서 언어와 기호,암호,장치 등에 의해 다시 쓰기를 거듭하고 있다.생명 시스템은 창조자들에 의해 설계와 조작을 거듭해 나가고 있다.생명 창조는 신비스럽고 경이롭기도 하지만 한편 인류에게 가공한 위협과 왜곡을 안겨 주기도 한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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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의 역사 - 이기환 기자의 이야기 조선사 지식기행 7
이기환 지음 / 책문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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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 기록은 당대 집권자의 의도 및 국가 이데올로기,사회제도 및 시스템에 맞춘 정형화되고 획일적인 것들이 대부분이다.역사를 학습하는 차원에서는 대강(大剛)의 줄기도 매우 중요하지만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사료를 현대식 언어로 해석하여 독자들에게 다가온다면 역사는 딱딱하여 재미없다는 편견과 인식을 불식할 수가 있다.그래서인지 역사 장르가 작가 및 저자의 다양한 관점과 상상력,기지를 발휘한 작품들이 소개되고 있어 기존의 딱딱하고 재미없다는 인식을 넘어 흥미와 학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가 있다는 점에서 역사와 관련한 이야기는 이제 깊은 관심과 흥미를 안겨 주고 있다.

 

 조선시대는 숭유억불 정책에다 주자학에 바탕을 둔 유교가 국가의 정체성을 두고 있다 보니 사회제도가 봉건적이고 폐쇄적이었다.역성혁명에 의해 조선을 창건한 태조 이성계 그리고 이성계의 실질적 참모였던 정도전이 쌍두마차가 되어 조선개국의 주역이었다.특히 삼봉 정도전은 신권정치를 실질적으로 펼치면서 각종 문물,제도 등을 주체적으로 기획하고 제작한 총감독인 셈이다.조선 27대 왕권 가운데에는 성군도 있고 폭군도 있었다.명,청,왜군 등이 수시로 조선을 침략하면서 조선의 산하는 민둥산과 같은 형세로 변하고,백성들의 삶은 도탄에 빠지게 되는데,이는 국정을 총괄 지휘하는 임금과 신료 간의 정책에 대한 엇박자가 심했던 것이 커다란 원인이다.특히 사색당파로 인해 국정의 혼란이 지속되는데 숙종대에 이르러 사색당파는 정점을 보인다.

 

 역사는 과거와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생각한다.과거의 잘못된 인습,제도를 답습하지 않고 더 나은 사회,더 풍요로운 삶을 지향하기 위해 진보해 나가는 것이 천고의 진리이다.그러한 까닭에 과거는 현재의 거울이면서 내일의 역사를 위한 소중한 교훈인 것이다.역사를 제대로 공부하지 않고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은 개인의 삶,사회의 발전에 일익을 담당할 수 없다는 것이 역사학습을 통해 얻은 소회이다.사회에디터로 재직하면서 다년간 기자생활을 했던 이기환 저자는 조선 역사 속의 색다른 면을 소개하고 있는데 주제도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당시에는 불경스럽고 금기시되었던 왕과 신료 그리고 잡초와 같은 백성들의 삶의 내면은 웬만하면 알 도리가 없는 것이다.

 

 저자는 조선 역사의 흔적을 조선과 중국 고대 문헌을 샅샅이 뒤져 가면서 조선과 중국의 당대 상황을 크로스 체크식으로 비교 해설하고 있는데 쉽게 이해가 가고 커다란 울림과 공감을 자아내게 한다.예를 들면 세월호 참사와 같은 인재(人災)는 《태종실록》에 나온다.경상도 조운선 34척이 침몰해 1,000여 명이 수장되었다는 내용이다.조운선의 침몰 이유는 선장의 무리한 운항과 화물과적 때문이었던 것이다.그런데 조운선 침몰의 책임을 태종 자신이 모두 떠 안았던 것이다.현대식으로 말하면 '쿨'하게 사과하고 사고수습을 위해 최선을 다했던 것이다.

 

 《사기》와 《조선왕조실록》 등 다양한 문헌을 바탕으로 해석을 할 때마다 무릎을 탁 칠 정도로 공명이 갔다고 하는 저자의 말이 딱 들어 맞는다.비록 권력과 권위가 하늘을 찌를 듯한 조선시대 임금들이었지만 국사를 위해 몸부림을 치기도 하고,국사에 대한 안일한 대책과 무능력한 소신에 의해 임금이 몽진(蒙塵)을 갔다든지 인조와 같이 청에게 삼배고구두를 조아리는 장면에서는 부끄럽다 못해 책을 덮고 싶을 정도였다.당시에는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사고 및 인식이 결여되다 보니 신화 및 비과학적 요소에 의해 국사의 향방이 정해지기도 했다.운석(隕石)이 떨어지는 것과 같은 재변은 인사의 잘못이고 국가의 쇠잔과 혼란을 암시한다는 것이다.주지하다시피 조선은 명과의 오랜 조공관계에 있다 보니 영주와 농노와 같은 관계였다.임금을 정하는 것도 명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정례적으로 조공을 바쳐야 하는 등 정치,군사적인 면에서 열세에 있었다.게다가 후금(청)의 세가 발흥하면서 조선이 청에게 보인 굴욕적이고 수치스러운 외교관계는 조선역사에서 씻을 수 없는 치부이다.이를 두고 선군(광해군)의 등거리 외교가 좋았다 어떻다 하는데 국가의 지도자는 국가의 대계를 위해 긴 안목으로 참모 및 장관들과 심모원려를 거쳐 국력증강,국리민복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임금과 신하,대외관계,사대부 및 백성들의 삶 등이 셀 수 없을 정도로 소개가 되고 있지만 정말 지루하지 않고 흥미진진하기만 하다.청렴강직할 줄 알았던 암행어사도 속물근성이 있었던 모양이다.지방의 비리를 척결해 준다는 명목하에 권력과 권위를 내세워 수뢰를 하고 성상납을 받기도 했다.또한 정조 임금은 백성들에게 시혜를 베푼다는 명목으로 조선 백성들에게 담배를 보급화했던 인물이다.요즘 흡연을 둘러싸고 유무해 논란이 끊이지를 않는데 정조 임금 자신이 골초였다고 한다.파격적인 것은 개인의 안위만 생각하는 현대 관료들에 비추어 당시 대신 및 관료들은 임금의 잘잘못을 서슴없이 직언(사간원)을 하기도 했다.목에 칼이 들어와도 할 말은 끝까지 해야 속이 풀렸던 것 같다.나라를 개국한 임금에게만 시호로서 조(祖)를 칭하는데 종(宗)으로 했다가 조(祖)로 바꾼 사례도 꽤 눈에 띄었다.속칭 '얌전한 고양이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는 말이 임금에게도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겉으로는 국사를 위해 백성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일신을 아끼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지만 속은 속물근성과 같은 평범한 인간의 모습을 보이는 임금도 많았다.

 

 기이하여 파격적으로 다가오는 주제와 다양한 인물,다양한 사건들은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모두에서도 말했듯 현재는 과거의 역사와 끊임없는 대화이다.과거의 역사를 거울로 삼아 개인,사회,국가가 지금보다는 더 나은 면목를 보이려 노력과 의지를 게을리 않는 실천적인 자세와 현명한 마인드가 어느때 보다 소중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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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 경제 - 부의 분배 메커니즘을 해부하다 화폐전쟁 5
쑹훙빙 지음, 홍순도 옮김, 박한진 감수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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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것들이 변화하고 진화해 나가는데 유독 예외를 띠고 있는 것이 있다.다름 아닌 인간의 이기적 본성과 탐욕이 아닐까 한다.앉으면 기대고 싶고 기대면 눕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능일 것이다.본성과 탐욕을 해소하려면 사회적 장치와 기제가 필요하겠지만 마음에서 우러나온 것이 아닌 한 본성과 탐욕은 동면을 취하는 것과 같이 봄이 되면 다시 꿈틀꿈틀 돋아나는 생물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이다.개인의 탐욕은 사회,국가를 넘어 전세계적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다름 아닌 돈이라는 매개체를 이용한 국가 간 화폐전쟁이다.

 

 현재 G2 국가의 위상을 보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금융위기 이후 금융패권을 놓고 엎치락 뒤치락 하고 있다.외환보유고 세계 1위인 중국과 빚좋은 개살구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미국은 리먼 브러더스 금융사건 이후 경제대국의 자리를 놓고 한 치의 양보가 없는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게다가 경제선진국이라고 하는 유럽의 재정문제마저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화석산업으로 부를 일군 중동의 경제도 심상치가 않다.이러한 상황 속에서 Brics국가들이 놀라운 경제성장을 보이고 있다.정치역학도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미국은 종전후 일본을 비호한 바와 같은 형국을 보이면서 미.중 관계는 새로운 국면에 돌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화폐전쟁 시리즈'로 한국 독자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저자 쑹홍빙(宋鴻兵)의 《탐욕 경제》는 미국이 리먼 브러더스 금융 위기 이후 미국 경제를 살릴 방안을 소개하면서 그 전망을 역사적,경제 흐름의 각도에서 서술해 가고 있다.미국이 자국 경제를 되살릴 부양책으로 내세운 양적완화 정책(Quide Estimation of National)과 유동성 과잉,초저금리 정책은 과연 미국을 비롯하여 세계 경제의 회복을 위한 것일까.쑹홍빙 저자는 아니올시다 라고 비관론을 밝힌다.미 뉴욕의 연방준비제도가 QE를 가능한 빨리 종료해야 하고,그 연후 금리 급등세를 막아야 지난 금융위기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이 도서는 정치경제학에 바탕을 두고 서술해 나가고 있다.탐욕으로 일관했던 고대 로마의 쇠망사 및 금권과 정권으로 얼룩진 북송의 화폐 탐욕을 비롯하여 신자유주의가 안고 있는 극소수 부자의 독점적 부의 지배,화폐의 인플레이션 상황 속에서 가물어 가는 돈의 향방,주식시장과 실물경제의 부조화,지하경제 등을 다루고 있다.이는 비단 G2국가인 미국,중국을 떠나 한국의 금융 경제의 현 상황도 유심히 살펴 볼 필요가 있다.또한 경제금융 용어가 많이 소개되다 보니 경제관련 용어에 대한 사전 이해와 지식을 갖춰야 학습효과가 있을 것이다.전체적으로는 화폐,주식시장,채권시장,환매시장,금리시장,주택시장,취업시장 등 미국 경제의 현황을 미시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다.

 

 후반부로 이어지면서 아메리카 드림,차이나 드림,로마 드림과 같은 역사경제 전반을 거울로 삼아야 할 것을 피력하고 있다.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ederal Reserve Board)는 금융정책의 본산으로 금융 위기 이후 지난 5년간 실시해 왔던 정책들이 실패한 정책으로 드러나면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양적완화를 종료하면 금리 상승이 이어질 것이 뻔하다.금리 상승을 계속 유지하다가는 환매채(Repurchase agreement) 빙산에 부딪치게 될 것이다.이는 신자유주의가 낳은 파행적인 소산이기도 하다.기업성장의 둔화에 인플레이션까지 더해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고 기업은 투자를 꺼리니 취업시장의 침체가 장기화 되고 있는 것이다.이는 국가 전체적으로 볼 때 실물경제의 중추인 노령화 및 노동생산성의 저하의 근본 원인이 되고 있다.미국 중산층 이하가 붕괴되고 비정규직이 양산되면서 실질소득은 나락으로 빠진 꼴이다.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의 QE 정책의 종점은 더블딥이 아닐 수가 없다.

 

 부의 양극화,소득 불균형,고령화의 증가,심각한 청년 실업율 등도 신자유주의가 낳은 부산물이다.시장경제를 중시하는 자본가들은 정부가 시장경제에 대해 개입하는 것을 반대한다.정부가 개입하지 않더라도 시장경제는 평평하다(flat)는 것인데 실상 시장경제는 심각하게 굽어 있다.정부가 시장경제 상황을 자유방임으로 일관한다면 부의 불균형,부의 양극화는 해소하기 어려울 것이다.특히 제2의 부 집중화로 일컬어지는 미국 소수계층은 오바마 대통령이 거대 자본가를 만나 금융 개혁을 요청하러 갔지만 문전박대 당했다고 한다.자본가의 위력은 대단하다.부의 집중을 막고 부의 분배,복지의 보편화를 위해 한국 정부는 어떠한 그림을 그리고 있을지 기대반 의구심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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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것 - 혼돈의 시대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강상중 지음, 이경덕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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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화,산업화가 진전되면서 농촌의 인력은 도회지로 몰리면서 도회지의 인구는 포화상태로 변하고 농촌은 나간 집 마냥 황량하기 그지없는 빈사상태에 놓이고 말았다.농촌에서 땀흘려 일해 봤자 생계를 꾸리고 자식들 교육시키기는 커녕 (농협과 같은 곳에서)늘어나는 대출은 감당을 못하니 어떻게든 삶을 꾸리기 위해서는 일자리가 많은 도회지로 몸을 실어야 했던 것이다.도회지는 자연 토박이와 이방인들이 섞여 물과 기름마냥 엉기지를 못하고 이질적인 삶이 지속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게다가 도회지는 모든 것이 돈으로 해결되는 곳이기에 나눔과 인정은 희박한 곳이다.또한 교육수준이 높아지고 거주공간이 빌라,아파트와 같이 폐쇄된 공간이 이어지다 보니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과 대화는 단절되고 말았다.

 

 도회지에서는 어리숙하게 행동하다가는 '세워 놓고 코 베어 가는 곳'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시골에서 태어나 대학 직전까지 시골물을 먹고 자란 나는 내면에는 순수의 감정이 남아 있다.말 한마디,상대에 대한 배려과 인정과 같은 것인데 이것을 통털어 사랑이라고 표현해도 될 지 모르겠다.타인에 대한 따뜻하고 온정이 있는 관계는 현대사회에서는 먼 옛날 공동체적 삶에서나 존재했던 것인가.그도 그럴 것이 사회구성원 간의 소득격차,불신,소외 현상이 만연하니 치안문제도 예사롭지 않다.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경제적 소득과 사회적 신분을 찾아 가는 것이 개인의 책무이고 본연일진대 사회 시스템은 돈과 물질이 부유한 소수계층이 독식할 수 있도록 제도화해 놓은 것이 매우 유감스럽고 개탄스럽기만 하다.그러니 사람을 사람답게 대하고 법이 모든 이에게 법 규정대로 될 리가 만무한 것이다.꺼내기도 싫지만 세월호 사건,민간인 불법사찰,4대강 개발 등은 힘과 권력이 없는 무고한 사람들을 절망을 안겨 주면서 나락으로 빠뜨리고 있는 꼴이다.국민을 수익모델로 한 4대강 개발과 권력을 전횡했던 민간인 불법사찰 나아가 생명을 경시하고 자본에만 급급했던 부도덕한 기업윤리 및 사회지도층들의 무사안일한 태도를 보면 과연 이 사회에 사랑과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재일교포 2세이면서 일본의 지식인으로 활동하는 강상중 저자는 2011년 동일본 해일과 원전으로 인해 팽배하게 내재한 일본사회의 문제점을 들춰 내어 그 해법이 무엇인가를 전하고 있다.한국과 거의 흡사하게 일본사회도 신자유주의시대에 놓여 있다.종신고용,연공서열제는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의 얘기이며 지금 일본 청년들은 비정규직에 3포현상(연애,결혼,출산)까지 만연하고 있다.청년층과 노년층 간의 세대갈등도 만만치가 않다.노년들의 여생을 위해 청년층들이 막중한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데 설상가상으로 출산율마저 낮아지고 있으니 이를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어느 나라이든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노후문제가 사회 및 국가의 중대사가 되었다.이야기가 곁으로 새었는데 동북일본 지진과 원전사고로 일본사회는 혼란과 불통의 시대를 맞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일본정부와 도쿄전력은 서로 책임을 전가하는 식이다.

 

 이 글은 강상중 저자가 잡지《아에라<AERA>》에 4년 동안 연재한 칼럼을 취합하여 정리한 글이다.모래알과 같이 흩어져 있는 민심을 추스리면서 사회구성원 간의 유대 관계를 결집하자는 의미가 깊게 담겨져 있다.작금 아베 신타로 수상이 일본 국민을 향해 단결을 호소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보여진다.누구나 말할 수 있는 사랑과 평화라는 말은 몸소 실천으로 옮기지 않는 한 구두선에 불과할 따름이다.신자유주의,일본과 같이 재해는 한순간 인간을 절망과 고통의 늪으로 빠지게 한다.산산조각난 국민들의 상처와 고통을 누가 보듬고 다독거릴 것인가.그것은 힘과 권력을 쥔 계층이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정신을 현실화해야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코드가 맞느냐 맞지 않느냐,좌파냐 우파냐 등 흑백논리로 가득찬 사회는 상생은 그저 가식에 불과하다.지도자는 불신,대립과 같은 사회적 결핍현상을 사랑과 평화로 채우기 위해서는 마음이 담백해야 하고 국가관이 뚜렷해야 할 것이다.개인이든 사회든 문제가 발생했을 때에는 미봉책으로 수습할 것이 아니라 발본색원하려는 의지와 노력을 보여 주면서 살 맛 나는 사회로의 개혁에 불을 지펴야 할 것이다.

 

 이 글은 재일교포(자이니치)로서 일본 속의 경계인으로 차별과 굴절된 삶의 단상을 소회하는 것부터 생의 전반에 걸쳐 겪었던 경험들을 담담하게 전하고 있다.현재 우울한 모드에 휩싸인(온다케산 분화까지) 일본사회가 혼란과 불통을 날려 버리고 배려와 사랑이 넘치는 희망찬 사회로 나아갈 것을 주된 메시지로 삼고 있다.한국사회도 일본사회와 비교하여 오십보백보이다.'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듯' 사회지도층부터 사랑과 평화가 넘치는 상생 모드로 가려는 정책실천 의지와 노력을 국민들에게 보여 주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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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선문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6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지음, 송영택 옮김 / 문예출판사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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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문학은 많이 읽어 보지를 못했다.또한 전쟁을 직접 겪어보지를 못했기에 글 속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의 대화 및 시대,이데올로기와 같은 문화범주에 대한 예비지식을 통해 당시의 상황 및 등장인물의 입장과 처지에서 스스로 반응하고 공감할 수 밖에 없다.재미교포가 쓴 《순교자》를 통해 한국전쟁 속에서 나타나는 종교인과 공산체제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상과 심리묘사가 인상 깊게 다가왔다.전쟁문학의 연장선상에서 써내려 간 《개선문》은 수미일관 불안과 절망의 늪에서 처연한 인간 심리묘사 절망적인 사랑의 속삭임이 교차하면서 내내 내 마음을 뒤흔들어 놓았다.

 

 제2차 세계대전은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하면서 연합국과 동맹국 간의 피비린내나는 혈전이었고 그 결과는 천문학적 희생을 낳았으며 미.소 양대국 간에 정치,군사적 이념적 경계선을 긋고 말았던 것이다.독일이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키기 직전 히틀러는 아리안족의 우월성을 내세워 수많은 유대인을 대량학살하게 되는데,주인공 라비크는 게슈타포 강제수용소에서 인간이하의 고문과 학대를 감내하지만 그는 삶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고 강제수용소를 탈출하여 프랑스 파리로 불법입국하는 망명자 신세가 된다.

 

 금방이라도 비가 올 듯한 흐릿한 공기와 무기력하고 활력을 잃은 망명자들이 파리 몽마르트 주변으로 몰리고 베를린에서 외과부장이었던 라비크는 야전병원에서 수술과 치료를 도와주고 그 댓가로 수당을 받는 임시직에 있는 몸이다.춤과 노래를 좋아하면서 집시족과 같이 정처없는 생활을 하는 조앙 마두라는 여인과 접촉하면서 라비크는 외롭고 고단하며 휘청거리는 몸을 그녀와 함께하면서 달래고 스스로 위로한다.한편 수술을 맡으면서 알게 된 이탈리아 여자 케이트도 만나는 횟수가 늘면서 라비크와 깊은 사연까지 주고 받게 된다.라비크는 언제 어디에서 프랑스 경관에게 불심검문을 받을지 모르는 아슬아슬한 상황이지만 눈치 빠르도록 기민하게 행동한다.거처,이름도 수시로 바꾸는 것을 보니 라비크의 입장과 처지는 딱하기만 하다.게다가 심리적 불안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두 여인 모두에게 자신을 맡길 수가 없는 어중간한 처지가 언행을 통해 일관된다.

 

 엥테르나시오날(인터네셔널) 호텔에서 빌라와 같은 곳으로 옮겨 다니다 프랑스 경관에게 결국 불심검문을 당한 라비크는 스위스로 강제추방 당하게 된다.또한 케이트 여인은 프랑스를 떠나게 되면서 여인 조앙만 남게 된다.라비크는 신출귀몰하듯 또 파리로 들어와 수술과 치료를 하면서 수당으로 생계를 꾸려 가는데,뇌리에는 늘 자신의 목숨을 경각에 놓고 저울질하고 아내마저 살해한 게슈타포 수용소의 고문관 헤케에 대한 복수심으로 가득차 있다.꿈속에서도 나타나고 몽환과도 같은 실루엣으로도 보이게 된다.원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나는 말이 딱 맞는가 보다.헤케가 파리에 나타날 줄이야.라비크는 헤케를 단박에 알아보지만 헤케는 그를 알아 보지를 못한다.헤케 자신이 고문했던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으면 그랬을까.헤케를 죽이려 기회만 엿보던 라비크는 몽키 연장으로 소리없이 죽이고 한적한 곳에 시신을 처리한다.

 

 라비크와 조앙 사이가 표면적으로는 서로 의지하는 사이이지만 라비크는 조앙의 마음을 수용하지를 못한다.겉으론 태연한 척하지만 라비크는 비합법적 불법체류자이면서 언제 쥐도 새도 모르게 잡혀갈 지 모르는 신세이고 조앙이 사귀는 남자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 마음은 물과 기름과 같기만 하다.어찌된 일인지 조앙은 총상을 당하면서 라비크가 수술을 맡게 되지만 조앙은 그만 세상을 등지고 라비크마저 불법체류자로 체포되어 파리를 뒤로 하고 사라지고 만다.라비크가 체포되어 파리에서 사라지고 곧이어 독일은 폴란드를 침공하면서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게 된다.당시의 유럽은 국가 간 팽팽한 임계상태에 놓여 있던 꼴이었으리라.당시 파리는 독일,이탈리아,스페인 등지에서 몰려온 불법 체류자들로 득실거렸다.

 

 피와 눈물로 얼룩진 전쟁의 상흔은 정치,군사를 리드하는 권력에서 나온다.전쟁에서는 양쪽 모두 상처를 안게 되고 후유증은 오래 가기 마련이다.라비크는 죽어가는 사람을 관리하는 한 편 두 여인과의 아슬아슬하고 절망적인 사랑을 속삭인다.잿빛 파리의 하늘은 늘 우중충하고 개인 날이 없을 정도이다.마치 휘청거리는 파리의 뒷골목을 응시하는 듯 했다.라비크가 파리를 빠져 나오던 날 어둠은 짙게 깔리고 개선문은 보이지 않더라 라는 말이 이 글의 전반에 흐르는 분위기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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