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을 만들다 - 특별한 기회에 쓴 글들
움베르토 에코 지음, 김희정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특별한 기회에  움베르토 에코를 만나다

 

 현대사회 사상가이면서 수많은 저술을 남기고 있는 움베르토 에코 24세부터 저작 활동을 시작하면서 팔십이 넘은 지금도 왕성한 저작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그에게는 다양한 수식어가 뒤따른다.글을 쓰는 소설가를 비롯하여 사상가,기호학자,철학자,역사학자,미학자가 바로 그것이다.평소 왕성한 지적 호기심으로 똘똘 뭉친 움베르토 에코는 일명 공부벌레,언어의 천재이기도 하다.내가 볼 때에는 언어의 연금술사 이상이 아닐까 한다.그의 작품은 많이 접하지는 못했다.《프라하의 묘지1,2》,《젊은 소설가의 고백》을 읽었을 정도이기에 다양한 수식어가 붙는 그의 명성에 걸맞는 작품들을 일괄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향후 시간이 주어지는데로 움베르토 에코의 철학과 사상,미학과 관련한 작품도 접하려 한다.

 

 어느 시대,어느 나라에든 '박람강기(博覽强記)' 같은 간서치들이 존재했고 존재하고 있다.동.서양의 역사,철학,사상,미학 등을 섭렵하고 해박한 지식을 정교하게 필터링하여 대중 및 독자들과 소통과 대화를 이끌어 가는 인물들을 접하게 되면 절로 탄식이 나온다.인간의 머리로 저렇게 해박하고 통찰력 있는 힘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한편 박람강기의 힘을 처음부터 갖고 태어난 것은 아닐 것이다.부단한 연습과 연마를 쌓아가면서 오로지 한 길을 걷고자 하는 의지와 노력이 삶의 이력에 점과 선,원으로 아로새겨져 있을 것이다.그렇다면 움베르토 에코 저자는 이번 글에서 무엇을 보여 주려고 했던 것일까.

 

 이 글은 총 열 네 편의 글 모음집으로서 10여 년에 걸쳐 쓰여진 것이다.특정한 주제에 대해 요청 받은 담화나 칼럼이 위주가 되고 있는데,사물,사건을 일방향으로만 보는 것이 아닌 다양한 방식과 사고로 짜여져 있는 점이 특징이라고 할 수가 있다.저자의 말대로 <특별한 기회에 쓴 글들>이 주제가 되어야 하지만 독자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적을 만들다>로 결정되었다고 한다.담화,칼럼,즉석 발표,강연,고찰 등은 움베르토 에코의 작품을 애독하는 분들,인문학을 소중하게 여기는 분들에게는 기웃거리지 않고 느긋하게 읽어 가면서 내용을 음미하고 사유를 함양해 가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적(敵)을 가진다는 것은 우리의 정체성을 규정하기 위해서뿐만 아니라,우리의 가치 체계를 측정하고 그 가치를 드러내기 위해 그것에 맞서는 장애물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P13

 

 나와 너,조직과 집단 간에는 생각과 감정,의식과 이데올로기와 같은 코드의 여부를 갖고 있다.이 문제는 역사적,문화적인 면에서 오랜 세월 정착하여 내면에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서 자신을 둘러싼 자연적 현상을 규명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닌 적(Enemy)으로 규정하여 악마로 여기고 있다.인간의 속성상 또는 정글의 법칙을 놓고 볼 때 이데올로기가 해체된 오늘날 적의 개념은 경제적,금전적 이해 상충관계를 놓고 규정된다고도 생각이 든다.또한 경제적 소득과 사회적 신분,소속 종교 문제를 놓고도 적이냐 아니냐를 가리고 대처해 나갈 것이다.나아가 도덕적,윤리적인 차원에서도 인습 및 의식기준에 맞춰 호의적으로 대할 것이냐,아니면 적대적으로 대할 것인가를 따질 것이다.결국 이것은 국가와 국가 간으로 비화되어 자칫 소소하게 여겨지는 문제로 크게 불거지면 외교적,군사적인 대립과 대치로까지 이어질 것이다.

 

 이 글을 읽어 가면서 크게 느끼는 것은 인류역사의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면서 통찰력과 해석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역사와 문화,신화에 대해 무지하게 되면 이 글을 읽는 데단어와 문장의 난독증으로 유익한 시간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또한 해박한 지식은 물론이고 풍부한 어휘력이 필요하다.저자는 모국어인 이탈리어를 비롯하여 유럽각국의 다양한 언어를 습득하면서 해당 국가의 역사,문화에 이르기까지 꿰차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해박한 지식,논리적이면서 통찰력을 갖춘 그는 일종의 '걸어다니는 사전(辭典)'은 아닐런지.

 

 철학 사전에 따르면,절대라는 말은 연결이나 경계에서 자유로운,<얽매이지 않는>모든 것을 뜻한다.즉 다른 것에 종속되지 않고 그 자체로 이유와 근거를 가지며 설명되는 무엇이다.절대는 신와 매우 유사한 무엇이다.그 외의 나머지는 모두 우연적이며 그 자체로 존재의 필연성,이유와 근거를 가지지 못한다. -P42

 

 절대와 상대라는 의미의 차이를 놓고 그는 신과 유사한 무엇이다,우연히 생긴 존재는 반드시 순환논리에 따라 죽어야 할 운명이다,(현실을 떠나) 이상주의 철학자들과 만나면 절대의 일부가 될 수도 있다는 견해를 피력하고 있는데,난해하면서 심오하게 다가온다.나아가 진리에 대한 개념도 상반성을 띠고 있다고 한다.논술의 의미론적인 특징과 같은 것과 신성(神聖)의 특성과 같은 것이라고 한다.즉 진리는 말하는 것과 사물이 존재하는 방식의 일치를 의미한다.예를 들면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는 <내가 말하는 것은 사실>이라는 의미이고,<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라는 것은 신성의 고유한 특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 외 지구천체,물리학,생물학,시사문제 등의 주제와 관련하여 저자만의 담론을 밀도 높게 설파하고 있다.특히 4대 원소이면서 잊히기 쉬운 <불>에 대한 담론은 식을 줄 모를 정도로 깊이 있는 사유를 오롯이 쏟아 붓고 있다.역사,문화,예술,일상에서 불의 쓰임과 생명력,파괴력을 적나라하게 들려 주고 있다.<사순절 설교집> 가운데는 머리카락을 쭈뼛 서게 하는 죽음의 광경을 지켜보게 된다.내 자신은 경악스러움과 소름이 끼치면서 절로 혀를 내두르게 된다.(감각연구.PP 124∼125)

 

 

 

 

 

  생식력은 왕성한 정자의 힘에 있다,빅토르 위고 문학에 대한 평가(과잉의 시학!),흥미진진한 상상의 천문학,지혜와 교훈을 안겨 주는 속담 따라 살기,아일랜드 작가 조이스의 작품에 대한 저평가성 논조,역사의 장을 새롭게 펼친 위키리크스의 첩보 활동과 같은 이야기도 흥미진진하기만 하다.이 글의 초반부보다는 중.후반부로 들어가면서 독자의 시선을 끌게 하는 이야기들이 꽤 많았다.논조 면에서 전문가는 편협적인 시각으로 흐르고 박학다식한 사람은 오류가 많을텐데 움베르토 에코 저자는 전문가인지 아니면 박람강기 그 자체인지 내가 평가할 수는 없을 것 같다.다양한 분야를 다이제스트식이나마 새롭게 인식하고 폭을 넓힐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장사하라
이상준 지음 / 황금부엉이 / 2014년 9월
평점 :
품절


 

 

 

 경기가 얼어 붙어 사람들의 기운도 축 쳐져 있다.비정규직 양산(量産)과 실업률 증가로 인해 언감생심 어딘가에 투자할 의욕마저 사라져 버렸다.이에 대해 낙관론과 비관론이 공존하게 마련인데 대부분의 일반인은 경기침체가 가장 크고 설령 투자를 하려고 해도 이제는 비집고 들어갈 틈새시장마저 불경기 바람을 타고 있어 '가만히 있는 것도 돈 버는 것이다'라는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그러나 경기가 좋든 나쁘든 자신의 건강과 끼,능력을 발휘하여 투자를 하든,장사를 하든 성공으로 가는 사람은 남다른 노력과 능력이 분명 있게 마련이다.

 

 대기업은 문어발식 기업경영도 모자라 골목 상권까지 침식하고 있다.독과점이 바로 그들의 비즈니스 행태이다.게다가 젊은층은 장사와 같은 힘들고 고된 직업을 선호하지 않는 점도 사회의 의식구조를 어둡게 하는 요소이다.이러한 가운데 《장사하라》이상준 저자는 젊음과 투지를 무기(武器)로 온갖 고생을 마다하지 않고 장사의 신이라 할 정도로 성공을 거두어 어느 연령층을 불문하고 요즘 시대에 귀감이 되고 있다.한국사회는 어떻게든 좋은 대학,일류 기업에 적을 두어야 제대로 된 인생이라고 인식 아닌 인식을 하고 있는데,이상준 저자는 대학을 중도 포기하고 무허가 상가에서 시작한 음식점이 성공에 성공을 거두면서 프랜차이즈 사장으로 거듭나기도 했다.처음에는 음식점 서빙으로 시작하여 부매니저로 승진한 경험이 훗날 영업의 토대가 되었던 것이다.쉬운 것 같으면서도 어려운 것이 장사인데 무슨 일이든 고객(손님) 상대하는 일은 고객의 관점과 입장으로 돌아가 생각하고 그에 맞춰 나가는 것이 속 편할 것이고 보편적이며 최선이 아닐까 한다.

 

 이상준 저자는 참신한 아이디어와 다부진 영업력으로 승부를 건 승부사이다.20대 초반 세상물정을 모르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영업의 기초부터 차근차근 이력을 쌓아온 입지전적 인물이다.일본 시마네(島根)현이 다케시마빵을 광고.홍보하는 것에 의분이 일어난 그는 독도컵을 만들어 '독도는 한국 고유의 영토'라는 것을 일반인들에게 새삼 일깨워 주기도 했다.대학가 무허가 상가에 가게를 내기 전에도 커피숍,호프집,한식 조리,편의점,퀵서비스,대리운전,물류 탑차 운전 등 다양한 아르바이트 경험이 장사 실전에 커다란 밑거름이 되었던 것이다.맨땅에 박치기 한다는 심정으로 시작한 '새우한닢'가게 그리고 지하 가게 확장을 하면서 침체기를 맞기도 하는데, '손님의 마음을 읽고 나누는 것이 진짜 장사'라는 것을 마음으로 체득하게 된다.

 

 장사는 별의별 일이 많을 것이다.'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는 것'은 믿었던 사람과의 배신감을 물론이고 장사는 계절별,연령별,계층별,특수 환경 요인에 의해 수요의 등락이 변주를 울린다.영업력을 확장하려 시도했던 저자는 경기침체에 의해 적자 상태가 되면서 장사를 접게 된다.다시 밑바닥부터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일본행을 결심한다.이자카야의 사라아라이(접시 닦기)부터 시작하는 저자는 막걸리 식당으로 옮겨 경험을 축적해 나간다.일본 우에노 재래시장에서 닭튀김(가라아게)에 들어가는 '파우더'를 얻기 위해 끈질긴 접촉 끝에 파우더를 얻는데 성공한다.잠시 카페를 개업하기 위해 동업하려던 분에게 사기를 당한 그는 건강에 좋은 대추차를 개발하기도 한다.나아가 지금의 업종인 닭강정 요리로 대성공을 거두어 닭강정 프랜차이즈 사장이 되었다.

 

 '젊었을 때 고생은 사서라도 하라'는 말을 이상준 저자는 그대로 실천해 옮긴 인물이다.그는 장사를 성공시키는 데 있어 두려워하지 말라,닥치고 시작하라,자신을 의심하지 말라,변화하라를 장사의 원칙과 원동력으로 삼고 있다.닭강정 프랜차이즈 사장이 되어 가맹점 개설과 가맹점주와의 업무관계,사업 타당성 등에 대해 교육과 관계증진에 힘쓰고 있다.어떠한 일이든 기회는 보이지 않지만 그것을 잡으려는 자에게는 당해 낼 수 없다.장사로 승부를 건 이상준 저자의 롤러코스터와 같은 장사 일기는 일반인인 내게 커다란 귀감이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작가의 공간 - 미치도록 글이 쓰고 싶어지는
에릭 메이젤 지음, 노지양 옮김 / 심플라이프 / 2014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글쓰기는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노동이다. - 존 스타인백

 

 무(無)를 유(有)로 창조하고 생성해 가는 직업은 수도 없이 많다.신(神)은 인간을 세상의 빛을 볼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동시에 삶의 길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도록 책임과 의무를 안겨 주었다는 생각마저 든다.수많은 직업 가운데 글쓰기 역시 무에서 유를 창조해 가는 과정으로서 무엇보다 마음 챙김이 중요하지 않을까 한다.글쓰기는 다양한 장르가 있겠지만 픽션과 팩션을 먼저 떠올릴 것이다.나 역시도 마찬가지이다.시,소설,수필와 같은 문학작품을 떠올리게 마련인데,사회적으로 성공한 기존의 작품들을 접하게 되면 작가의 숨결과 개성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음을 요소 요소에서 발견하게 된다.밖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던 작가의 내밀한 사연,사회적 이슈를 버무린 다져 울림이 큰 작품,신화적 요소를 가미하여 개인의 정체성,사회 및 국가의 의식 및 인습 등은 인간이 살아가는 다양한 요소와 근본 이유를 발견할 수가 있다.

 

 글쓰기는 철저하게 자신과의 소통이고 싸움이다.자신의 내면을 잘 이해하고 다독이면서 글쓰기를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그래서 글을 본업으로 삼아 글쓰기에 매진해 나가는 분들을 보면 '대단하다'는 말 밖에는 나오지 않는다.현 시대는 글쓰는 공간이 넓어지면서 '대중화'되어 가는 점이 특색이다.책을 즐겨 읽고 자신의 무늬와 색깔을 잘 배합하여 글쓰기 전문가를 지향하는 사람들도 꽤 눈에 띄게 되는데 좋은 현상이라고 본다.작가들이 쓴 글들에 대해 검열과 통제가 심했던 시대와 견주어 보면 오늘날은 '문예'의 전성기에 접어들었다는 생각이 든다.다만,글쓰기를 취미로 하든 전문적으로 하든 글쓰는 사람으로서 자세와 태도와 같은 마음 챙김이 기본 요소이면서 초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이것은 개인의 삶의 자세와 태도에 일치하는 것으로서 견지해야 함은 물론 사회성과도 직접 관련이 있기에 더 말할 나위도 없는 것이다.

 

 글쓰는 사람으로서 다양한 공간(Space)를 갖추어야 함을 힘주어 말하는  에릭 메이젤 저자는 공간의 중요성을 여덟 갈래로 분류하여 전하고 있다.'글쓰기'와 관련한 도서를 몇 권 읽다 보니 전반적인 흐름과 내용은 쉬이 이해는 가지만 실천에 옮기려는 의지와 노력은 기울이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작가들의 서재,글쓰는 공간을 곁눈질해 본 바,대부분 아늑하고 청결한 공간이면서 글쓰기의 활력소를 찾기 위해 주제와 관련하여 자료찾기,체험 여행 그리고 집중과 몰입을 위한 작가만의 성찰과 상상력 그리고 정서적인 면을 최대한 살리려 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나마 인식하게 되었다.에릭 메이젤 저자는 글쓰는 사람으로서 갖추어야 할 공간적 요소를 물리적 공간,집이라는 공간,정신적 공간,정서적 공간,성찰의 공간,상상의 공간,공적 공간,실존의 공간으로 삼고 있다.이 가운데 궁극의 공간은 실존의 공간이라고 생각한다.글쓰기의 공간적 의미를 중요시하면서 공간적 내용에서 핵심내용을 추출한 서든 두 가지의 교훈(Lesson)은 두고 두고 새기고 실행에 옮겨야 할 사항이다.

 

 공간을 환경이라는 단어로 대체해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물리적 공간은 물리적 환경,집이라는 공간은 집이라는 환경과 같은 것인데,글쓰기를 하려면 글쓰기의 연장과 도구와 같은 대백과사전류,두툼한 자료집,작가만이 정리해 놓은 영역별,분류별 핵심내용을 비롯하여 책상,컴퓨터,노트북,필기도구 등이 기본이다.글쓰기는 집중과 몰입을 해야 하는 작업이기에 글쓰기에 방해가 될 만한 요소는 철저하게 배제하는 것이 좋을 것이고,가족 구성원의 적극적인 지원과 응원이 필요할 것이다.글쓰기는 오로지 정신적 작용인 바 맑고 싱싱한 뇌기능과 글을 써 내려가기 위한 윤활작용인 이성과 감정이 롤로코스터를 타듯 순간 순간 뇌와 손에 신호를 보내주면 더욱 좋을 것이다.또한 글쓰는 사람이 사회적 체험 및 주제와 관련하여 전문지식이 충분하다면 글의 전개력은 박진감을 보이면서 생생함과 현장감을 두루 과시할 것이다.

 

 글을 쓰다 보면 뇌도 휴식이 필요하고 정신건강을 위해 잠시 글쓰기를 멈춰야 할 때가 있다.성찰과 영감을 찾기 위해 잠시 집을 비우고 체험 여행을 하면서 글쓰기를 위한 재충전을 하면서 체험지에서 관찰하고 살핀 것들을 하나의 자료로 수집해 오는 것도 글쓰기를 위한 좋은 방편이 아닐까 한다.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자신의 글쓰기 공간으로 돌아와 평정심을 되살려 글쓰기를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비록 글쓰기가 철저하게 혼자서 진행하는 작업이지만 사람과 사람이 부딪히는 일이 있기에 마찰과 갈등,잡념,분쟁 등에 휩쓸리는 경우도 있지 않을까 한다.개인사든 사회적 이데올로기와 충돌한 경우일지라도 자신의 그릇을 키우기 위한 과정이라 여기면서 의연하고 담대하게 대처해 나가는 태도와 자세를 갖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글쓰기를 시작하려면 주제와 소재와 관련하여 예비지식,준비를 철저해야 한다.주제와 소재,대상에 대한 관찰하기,거리두기,평가하기,다시 말하기,비우기,몰입하기와 같은 생각의 흐름을 잘 조율해 가면서 이제는 어떠한 독자계층을 염두에 둘 것인지까지 머리 속으로 현실화 해야 한다.이러한 글쓰기의 전반적인 생각과 내용이 정리가 되었다면 수행하는 마음으로 글쓰기 칩거(蟄居)에 들어가야 한다.글쓰기 칩거의 시간과 환경은 글쓰는 사람의 전유 공간이고 누구의 침범도 허락할 수 없는 성(聖)스러운 곳이 되어야 비로소 원하는 글로 완성되어지리라 생각한다.무엇을 어떻게 써 나가야 할 것인가를 내적.외적 공간을 두루 잘 버무려 숙성시켜 간다면 글쓰는 사람으로서 최소한의 예의와 실존법을 터득했다고 믿는다.그러한 글을 접하고 소통함으로써 작가와 독자는 한층 가까워지고 사회의 문예사조는 더욱 흥성해지리라 기대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싸드 THAAD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정치,역사의 핫이슈를 창출해 가는 김진명 작가의 신작 《싸드》가 기대 이상의 요동을 치게 한다.미.중.일의 정치,군사 역학관계를 놓고 한반도는 샌드위치에 놓여 있는 꼴이다.현 정부가 미.중.일 3국의 정치 역학에 대해 제대로 된 대비책을 마련해 놓고 있기는 한가,어느 줄에 서야만 한국이 이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새우등'터지지 않고 고래 위에 올라타 번영을 구가할 것인가 등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하는 팩션이었다.게다가 스토리는 매우 현실감 있게 현 정부의 주요인물들을 내세워 정치 행보를 주시하고 한.미 관계,중.미관계의 향방을 예측해 보는데 있어 의미가 컸다.

 

 중국의 대륙간 탄도미사일(IBM)을 요격하기 위해 미국의 미사일 방어계획인 '싸드'가 한반도에 배치되는 계획이다.작금 미국은 일본의 자위권을 인정하고 미.중 간에 전쟁이 일어났을 때에는 전적으로 미국을 지원한다는 시나리오까지 있는 상황에서,한국은 맹방국인 미국과의 정치,군사관계를 어떻게 조율해 나갈 것인가,경제적 실익을 추구하기 위해 한국이 중국과의 관계증진에만 몰입해야 할 것인가를 놓고 이제 한국은 고난도의 선택을 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중국의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미국이 한국에 싸드를 배치하려고 하는 마당에 한국은 이 문제에 대해 수용할 것인가,아니면 거절할 것인가.그것이 핵심 문제이다.

 

 직업이 변호사로서 긴 시간 수입이 없어 방황을 하다 우연한 기회에 변호사 취직을 하게 된 최어민.미친 듯이 변호사 영업 전단지를 뿌리던 가운데 한국계 미국인이 최어민과의 만남이 이루어지게 된다.최어민은 한국계 미국인 리처드 김의 모친이 요양원에 있어 잘 돌봐달라는 명목하에 거금 3천만원을 받게 되면서 리처드 김의 모친을 만나고 리처드 김이 미국에서 돌연 암살된다.리처드 김의 생모는 최어민에게 아들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혀달라는 부탁을 받고 도미(渡美)한다.3류 인생에서 일약 1류로 부상한 최어민은 최고의 대우를 받으면서 생전 리처드 김의 행적 등을 조사하게 되고,미 경찰국 형사,그의 부인 수전도 만나게 된다.부인은 싸드를 둘러싸고 군사기밀 유출죄로 검거되어 있는 상태이다.놀라운 것은 미국 로펌에서 근무했던 김윤후 변호사가 폴 라운트리 변호사와 지기의 관계에 있기에 최어민은 리처드 김의 행적을 비롯하여 미국의 속내를 인식하게 된다.

 

 미국이 한반도를 핵전쟁으로 몰아 넣으려는 '싸드'는 일명 1조 달러 평택딜이라는 워싱턴 태프트를 갖고 있다.경제적으로 중국이 외환 보유고 및 미 국채 소유액은 어마어마하지만 미국은 중국의 행보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속셈이다.중국이 군사적 팽창과 경제적 우위를 핵전쟁이라는 전략으로 나서겠다는 '워싱턴 태프트'는 듣기만 해도 모골이 송연해진다.현 정부는 이에 어떠한 결정을 내릴 것인가.싸드 배치를 놓고 미.중 사이에서 한반도는 가장 실리적이고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미국은 전쟁을 통해 약화된 미국의 위신을 살리고 경제적 실익을 챙겨 보려는 속셈이 다분하다.김진명 작가는 이러한 정치,군사 역학 면에서 시사성 있게 예리하고 통찰력 있는 시나리오를 구성했다.긴장감과 위기감,긴박감 모두를 느끼게 하는 순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트라우마 사용설명서 - 정신과 의사가 붓다에게 배운
마크 엡스타인 지음, 이성동 옮김 / 불광출판사 / 201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삶은 예측할 수가 없을 정도로 가역적(可逆的)이고 변화무쌍하기만 하다.그래서 인생계획을 크게 짜되 수시로 반복 수정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환경에 쉽게 변하고 치열하리 만큼 경쟁을 하지 않으면 존립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기에 개개인 모두가 고민과 갈등,스트레스와 우울이 쌓여 가는 것이다.게다가 이러한 상황하에서 건강관리,인간관계마저 소홀히 하게 된다면 삶의 모든 것을 잃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태어나 죽음에이르기까지 한순간이라도 잔잔하고 평화로운 호수와 같은 일상을 누려 본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있는 그대로 보라(如實知見)." - 붓다의 말씀 -

 

 붓다가 말씀하신 팔정도 가운데 사성제(四聖諦)가 있는데 있는 그대로 보라는 인생의 현실이 괴로움으로 가득차 있으니 삶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서 제도와 체제에 순응해 가면서 번뇌,열반을 넘어 팔정도까지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일반인의 시각,현실적인 면에서 사성제와 팔정도를 깨닫기까지는 각고의 마음 다스리기와 수행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세계 3대 종교의 하나인 불교는 붓다의 말씀을 기본으로 하여 소승불교,대승불교로 나뉘어지고 현재는 마음 다스리기,마음챙김이 주목을 받게 되면서 동양뿐 아니라 서양에서도 각광을 받고 있다.

 

 저자 마크 웹스타인은 정신치료사이면서 동양 수행에 매료를 느끼게 되면서 붓다의 삶과 그의 가르침을 트라우마의 치료법으로 소개하고 있다.흔히 외상후 스트레스를 트라우마라고 하는데 이것은 결손가정,전쟁,난민,폭행과 같이 외부의 힘에 의해 몸과 마음이 망가지면서 긴 시간 내면에 자리잡고 있는 상처와 고통이다.부모의 무관심,애정결핍 내지 불안한 양육은 내적인 예후 및 징후가 없다가 우연한 상황과 연결되면서 마음을 갉아먹게 되는 증상이다.이러한 현상은 심리치료사와 꾸준한 상담과 약물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까지 망각이 되지 않은 고질병이기도 하다.붓다의 경우는 왕족 출신이었지만 생후 7일만에 친모 마야가 작고하고 결혼까지 했지만 세상의 불공평하고 부조리함에 환멸을 느끼면서 스스로 6년 정도를 수행길에 나섰던 것이다.그리고 깨달음을 얻고 보리수 아래에 평화롭게 생을 마감했던 것이다.

 

 

 물 밖으로 내던져진 물고기가 마른 바닥에서 몸부림치듯

 

 내 마음도 온종일 파닥거린다 『법구경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혼자이고 죽을 때도 혼자가 되는 존재이다.미물이면서도 가장 영악하면서 현명하기도 하다.원초적 트라우마로서 부모로부터의 애정결핍,학대이 원인이 될 수가 있고,부모의 유전인자를 닮아 기질적으로 상처와 고통이 오래 가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세태가 경쟁위주이고 입신출세가 최고라고 인식하는 사회이다 보니 개개인 모두가 총성과 '댕강' 칼 부딪히는 소리만 없지 전쟁터 그 자체이다.이러한 일상 가운데서도 누군가는 고통과 상처로 치료를 받아야 하고 누군가는 소속감과 안정감을 취하면서 자아실현을 누릴 것이다.붓다는 제자에게 주는 설법으로서 감각적 쾌락의 덧없음을 설명하는 한편 보시(普施)와 덕을 천상에 설법했다.또한 내가 행복을 원하다면 타인에게 먼저 베풀어라,사염처(四念處)인 몸,느낌,마음,현상에서 마음 다스리기,마음챙김을 해야 한다고 설법하고 있다.

 

 2,500여 년 전의 붓다의 말씀은 자비심이 핵심이다.지금 트라우마로 속앓이를 하고 고통과 상처로 얼룩진 사람이 있다면 위로와 격려를 진심으로 전해 새 삶을 살아가도록 격려와 위로가 필요하다.사회공동체가 무너진 현대사회에서 이기주의,배타주의도 개인의 트라우마를 낳게 하는 요인이다.나(우리)만 잘되면 그만이다 라는 개인 및 집단이기주의를 지양하여 보다 밝은 사회를 지향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붓다의 말씀을 정신치료에 이입하고 있는 마크 엡스타인 저자의 동양 수행의 진지하고 세심한 면모가 이색적이기만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